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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태권도연맹 자체단증 발급 움직임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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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원장 엄운규)에서 발행하는 태권도 단증. |
| 세계적으로 통용되었던 국기원(원장 엄운규) 단증이 앞으로 해외에서 그 기능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유럽에서 자체적으로 단증을 발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 산하 유럽태권도연맹(회장 파라갈로스, ETU)이 최근 자체단증 발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유럽연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자체 회의를 통해 오는 5월 1일부터 자체단증 발급을 정식으로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재 ETU는 자체단증 발급을 위해 심사규정과 발급을 위한 시스템을 모두 갖춘 상태. 따라서 오는 5월부터 자체단증 발급을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ETU는 이번 주 내에 소속 가맹국에 자체단증 발급을 시행한다는 공문을 보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TU는 지난 2005년 3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자체단증 발급을 의결했다. 이어 2006년 1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자체단증 발급에 대한 실행계획을 최종적으로 검토했다. 당시 자체단증 발급에 대한 표결에서 전체 38표가 찬성, 7표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사실일 경우 세계 태권도계에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또 다른 대륙연맹도 유럽연맹 움직임을 뒤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TU를 비롯해 팬암태권도연맹(PATU)도 지난 2005년 10월 정기총회에서 자체단증 발급을 의결했다. 그러나 WTF가 지난해 7월 베트남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대륙연맹들의 자체단증 발급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2006년 10월 WTF 본부에서 대륙연맹들의 자체단증 발급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이대순, 아시아연맹 회장)가 열렸다.
이날 회의 결과 대륙연맹 자체단증 발급을 자제하고, 국기원에서 발급하는 단증만을 인정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에 따른 조건이 뒤따랐다. 국기원은 매년 해외 단증 수수료 내역을 각 대륙연맹에 공개하고, WTF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또 이미 발급이 된 자체단증을 국기원 단증으로 전환해주는 것도 거론되었다.
그런데 이후 WTF나 국기원이 별다른 큰 변화가 없자 ETU가 예정대로 자체단증을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WTF는 각 대륙연맹에 4년간 행정지원금으로 5만 불을 지원한 것 이외, 추가적으로 지원한 내역이 없다.
유럽연맹이 자체단증 발급을 시행하는 큰 이유는 어려운 재정형편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또 국기원에 대한 불신과 종주국인 한국에 대한 반한정서가 일부 작용하고 있다. 한때 유럽이나 해외 각 지역을 장악해 우리나라를 지원했던 한인사범들의 입지가 예전과 같이 못한 실정이다.
한 유럽권 한인사범은 “재정확보를 위해 시작하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며 “우선 단증 발급이 시작되면 쉽게 그만두기는 힘들 것이다. 미리미리 발빠른 대응을 했어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또 “유럽연맹은 개인의 단체가 아닌 공조직이다. 그런 만큼 일부 개인도장들이 자체적으로 단증을 발급하는 것과는 그 취지나 범위가 크게 다르다”며 ETU의 자체단증 발급에 따른 의미를 설명했다.
ETU는 현재 프랑스, 스페인, 터키, 벨지움 등 48개 회원국이 가맹돼 있다. 특히 팬암(42개), 아시아(41개), 아프리카(40개), 오세아니아(11개) 등 5개 대륙연맹 중 가장 많은 가맹국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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