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가이드 ▒

우뇌형 CEO

천하한량 2007. 6. 5. 19:03
믿음, 감성경영으로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는 德將
 
 
◇ 우뇌형 CEO 특징

- 직원의 이름보다 얼굴을 더 잘 기억한다
- 텍스트 위주의 보고서보다 그림이 있는 것 선호한다
- 한 번에 여러 가지 업무 동시 진행한다

- 현장시찰이나 회의 중 아이디어 제시한다
- 도전하지 않은 분야로의 진출 즐긴다
- 세세한 설명보다 전반적 흐름을 보고 받는 것 선호한다

- 책상은 어지러워도 업무에 구애 받지 않는다
- 계획수립은 일을 시작한 후에 시작한다
- 격식 없이 직원과 어울리며 유머러스하다

- 아랫사람의 행동이나 눈빛을 보고 감정을 알아차린다
- 조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반영한다
- 눌변이지만 행동이 앞서는 솔선수범 형이다
 
 
신입사원 환영회에서 즉흥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던 물건을 선뜻 건네주는 CEO, 예고 없이 불쑥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CEO, 새로운 일을 추진할 때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왜 안돼. 하면 돼’라고 단호히 말하는 CEO. 이 중 하나라도 속한다면 우뇌형 리더다.
 
이들은 말하고 듣는 것보다 관찰하는 것에 익숙해 텍스트 위주보다 짧고 간결하더라도 도표나 그림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보고서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우뇌형은 기질과 성격에 따라 내향적이나 외향적이냐로 나눌 수 있다. 우뇌형이면서 내향적인 대표적인 예가 최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믿음 야구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김인식 감독이다.
 
작전을 짜거나 지시를 내리기보다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은 전형적인 우뇌형 내향적 인물이다. 김인식 감독 같은 CEO는 직원들에게 결정권을 최대한 부여하지만 그 의중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뇌형이면서 외향적인 스타일은 이전까지의 사실이나 이해득실보다 감성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고 처세에 강하고 눈치가 빨라 적응력이 뛰어난 편이다. 우뇌형이면서 외향적인 CEO는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기도 하고 신제품의 아이디어를 직접 내놓는 경우가 많다. 흔히 연예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돌출발언이나 행동에도 거리낌이 없어 구설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우뇌형 CEO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유는 성과제일주의를 표방해 왔던 기업문화에서 엉뚱한 상상력과 도전을 즐기는 우뇌형보다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는 좌뇌형이 전문경영인으로 부각돼 왔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이런 부담이 적은 오너들에게서 우뇌형이 많이 보여지는 면도 같은 맥락에서다.
 
대표적인 우뇌형 CEO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등이다.
 
 
감성경영 1인자-이구택, 현정은, 이재현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독려해주는 우뇌형 중 전면에 드러나기를 꺼리는 일명 ‘은둔의 경영자’들이 흔히 있다. 이들은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고 감성경영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시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의 닮은꼴로 불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내향적이면서도 우뇌적인 성향을 지녔다. 지난해 연말 수험생 자녀들에게 일일이 격려메일과 목도리를 선물한 면이나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은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창의적인 우뇌형이면서 내향적인 일면이 그대로 보여진다. 또 김운규 전 현대해상 대표를 과감히 숙청한 것에서도 우뇌적인 도전정신이 나타난다.
 
홍양표 박사는 “현 회장이 좌뇌적인 인물이라면 대북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과감한 숙청을 하지 않았겠지만 우뇌형이기 때문에 먼 미래 자신의 경영권을 강화하고자 이를 단행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현 회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다만 그는 현 회장에 비해 좀 더 적극적이다.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은 내향적인 편으로 보여지나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이메일 대신 직원들을 직접 만나 술자리를 갖거나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지나치게 내향적으로 치우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회장의 스타일은 수직적 구조를 추구하는 좌뇌적인 인물과 크게 대비된다. 춤과 노래, 술자리를 즐기는 점은 활동적인 일을 좋아하는 우뇌형의 전형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우뇌형의 특징은 딱딱한 정장 대신 복장자율화를 채택한 점에서도 나타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역시 우뇌형이면서 내향적인 면을 보이지만 현정은 회장과 이재현 회장과 달리 2세 출신이 아닌 샐러리맨부터 30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우뇌형의 경우 아이디어 창업을 한 오너이거나 디자인·광고·게임업체 등 감성적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은 전문경영인이 많지만 이구택 회장처럼 이공계를 졸업한 후 단계적으로 최고 위치까지 오른 경우는 드물다. 이구택 회장이 샐러리맨에서 회장이 된 이유는 강한 리더십과 좌뇌적인 계획성을 어느 정도 겸비했기 때문이다.
 
작은 소리까지 귀 기울이는 감성의 소유자이면서 인재육성 계획을 세우는 꼼꼼한 면은 우뇌적인 약점을 보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좌우뇌를 균형적으로 활용하려는 이 회장 같은 유형은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단점도 있다. 때문에 운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으면 폭주나 흡연으로 건강이 악화될 염려도 있다.
 
 
행동이 앞서는‘솔선수범형’-구본무, 김남구, 윤석금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형식이나 격식을 따지기 싫어하는 우뇌형이면서 주변 사람과 잘 어울리는 유머러스한 외향적 성격을 지녔다. 우뇌형이면서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 특유의 고집스러운 면도 보여진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반도체 빅딜로 불편한 심기는 아직까지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 자천해서 원양어선을 탔던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도 우뇌형이면서 외향적 스타일이다. 우직한 성격으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지만 가끔 엉뚱하다 싶은 일을 벌이기도 한다.
 
“Why not” 이라는 말을 즐겨쓰는 그는 동원금융지주 사장 시절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겠다고 공표한 후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경쟁사들이 금융권 출신 인사들을 앞다퉈 스카우트할 때도 그는 사외이사로 의외의 인물인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사장을 삼고초려해 영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엉뚱한 발상이라는 주변의 말을 질책하듯 “인재는 금융 전문인력만 있는 게 아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금융에 접목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출판사업으로 시작해 학습지·식음료·생활가전·건설업까지 뛰어든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이는 우뇌형이면서 외향적인 스타일의 오너의 전형이다. 남들과 똑같은 일을 하기보다 정수기 렌털사업, 전통음료 개발 등에 도전한 것은 모험을 즐기는 우뇌형과 적극적인 면모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사원에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박찬법 아시아나 항공 부회장도 업무상의 위기를 뛰어난 지략으로 극복한 에피소드가 많은 우뇌형 외향적 인물이다. 사원시절 물에 젖은 시멘트 때문에 수출대금이 날아갈 위기에 처하자 바이어를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시며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면 회사에서 잘릴 것”이라며 정에 호소해 결제대금을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계획을 세우는 데 약한 우뇌형의 단점을 박 회장은 먼저 행동하고 실천하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사례다. 직원들을 이끌 때도 먼저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지지를 얻는다.
 
 
좌뇌형 천국 금융권의 우뇌들 – 손복조, 임석, 김순환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은 계획적이고 치밀하며 손익계산에 능한 것으로 대변되는 좌뇌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대부분의 금융권 인재와 달리 우뇌적인 성향을 지녔다.
 
손복조 사장이 직원들과 소탈한 대화를 즐기면서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등반대회나 맥주단합대회 등을 여는 것은 우뇌적인 발상이다. 또 계획 수립 단계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면도 열린 경영을 강조하는 우뇌형으로 볼 수 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EO는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하며 결과만 강조하기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사기를 붇돋워 주는 것이 성과를 가져온다”고 밝힌 점도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우뇌적 사고에 기반한 발언이다.
 
외유내강형으로 평가되는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도 격식없는 모임을 즐기는 우뇌형이다. 칭기즈칸식 경영을 강조하며 자사 광고에 칭기즈칸을 모델로 등장시킨 점이나 강성노조와 반목하기보다 폭탄주를 나눠 마시며 화합을 이끌어낸 면은 적장을 중용한 넉넉한 마음의 정복자 칭기즈칸과 닮아 있다.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은 정이 많은 우뇌형이다. 퇴직한 직원을 다시 중용하는 면은 이성보다 감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엿보인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려는 안목도 현실에서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금융계 인사들과 차별화된다.
 
“면접 시 지망 이유를 보면 미래 CEO감이 보인다. 돈벌러 왔다는 사람,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 꿈을 이루고 다른 이의 행복을 돕겠다는 세 부류 중 세 번째가 바로 CEO감”이라고 말하는 면은 나무보다 숲을 보는 우뇌적 시각이 드러난다.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