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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CO2 배출량증가율 세계 1위… 1000㎜ '수퍼 태풍'이 온다

천하한량 2007. 5. 28. 00:55
  • 한국, 1인당 CO2 배출량증가율 세계 1위… 1000㎜ '수퍼 태풍'이 온다
  •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액 144조원… 9·11 테러의 8배
    한반도 ‘대륙의 열’ 직접 영향권… 지난 겨울 서울 평균기온 평년보다 2.7도 높아져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5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풍 풍속 갈수록 세져… 미래의 태풍 수도권 댐 무너뜨릴 수 있는 규모
  • 입력 : 2007.05.25 17:27 / 수정 : 2007.05.25 17:53
    •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 쓰나미로 사망한 가족들의 시신을 찾고 있는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주민들. (photo 조선일보 DB)
    • Weekly Chosun과 환경재단이 ‘STOP! CO2, NOW’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온난화로 죽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매주 현장 고발합니다.
      ●정부·지자체·기업·시민의 CO2 줄이기 노력을 소개합니다.

      Weekly Chosun과 환경재단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0년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STOP! CO₂, NOW’입니다. 지난 5월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내놓은 ‘기후변화 완화’ 4차 보고서는 “앞으로 기후 변화를 위한 추가적 노력이 없다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00년 대비 25~90% 정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구를 구할 시간이 앞으로 8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2015년은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막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고온 현상과 가뭄, 폭염, 폭우, 녹아 내리는 빙하, 생태 변화 등도 뜨거워지는 지구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CO₂ 배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입니다. 지구의 생태와 환경축이 무너지고 있고, 인류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생존과 종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Weekly Chosun과 환경재단이 함께 시작하는 ‘STOP! CO₂, NOW’는 우리 세대의 의무입니다.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 세대가 미래 세대의 생존을 더 이상 위협하고 착취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아래 Weekly Chosun과 환경재단은 수십 차례 모임을 갖고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앞으로 Weekly Chosun과 환경재단은 10년 캠페인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폐해로 멍들고 있는 지구촌의 모습을 생생하게 고발하는 한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일반 시민의 CO₂ 줄이기 노력을 다각적으로 조명할 계획입니다. 앨 고어가 말한 것처럼 지구온난화 문제는 “듣기 싫지만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하고, 자신이 변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입니다. 더 이상 눈 감고 외면해선 안 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구촌은 유례없는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2004년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 쓰나미는 20여만명의 인명 피해를 내며 가공할 자연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1300여명의 사상자와 100만명의 이재민을 내며 도시 절반을 수장(水葬)시켰다. 피해액 1600억달러(약 144조원)는 9·11테러 피해액 200억달러의 8배에 이른다. 번영을 이루던 도시는 일순간 폐허로 변했고, 물에 잠긴 도로 위에는 이름 모를 시신들이 둥둥 떠다녔다. 최근 호주는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재앙이라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에 허덕여야 했다. 문명을 참담하게 짓밟는 자연재해 앞에 인류는 절망했다. 이 같은 공포와 참극 뒤에는 ‘지구온난화’란 글귀가 도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산업 활동 등으로 대기 중에 온실가스가 많아지면서 지구에 복사된 태양열이 대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규정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를 비롯해 메탄(CH4), 이산화질소(NO2), 과불화탄소(PFCs), 수소불화탄소(HFCs), 육불화황(SF6) 등 6가지다. 이 중 CO2가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화석연료에 의존한 대량소비형 사회가 계속된다면 금세기 말 지구의 평균온도는 지금보다 최대 6.4도까지 올라가고 해수면은 59㎝ 상승할 것이라는 IPCC의 전망은 충격적이다. 20세기 지구의 평균기온이 0.76도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폭이다. 지구의 온도가 1도씩 상승할 때마다 지구가 받는 충격은 가공할 정도다.

    • 영국의 가디언지는 최근 ‘지옥으로의 여섯 단계(Six Steps to Hell)’라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초기에는 킬리만자로산 정상의 만년설이 사라지고, 알프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대규모 산사태가 빈발하게 된다. 북극의 빙산도 현저히 줄어들고, 바닷물에 녹아든 CO2로 바닷물이 산성으로 바뀌어 해양 먹이사슬이 붕괴될 전망이다.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상승하면 여름철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유럽에서 수십만 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기온이 3도 올라가면 바짝 말라붙은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산불로 전소되고, 이때 발생하는 CO2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한층 강력한 허리케인 등 기후 변동으로 인한 수억~수십억 명의 환경난민이 열대지방을 떠나 고위도 지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부터 허리케인은 지금 최고 수준보다 150% 강력한 강도가 돼 지구온난화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기온이 4도 상승하면 지구 자체에서 온난화의 악순환이 벌어진다.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내리며 얼음 밑에 있던 CO2와 메탄이 대기에 노출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북극은 얼음이 한 조각도 없는 바다가 된다.

      5도 상승할 때는 고압저온의 얼음 상태로 묻혀 있는 메탄인 메탄하이드레이트가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다량 뿜어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성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에 따라 지진해일이 발생하게 된다. 6도 상승하면 지구의 지질학적 연대가 2억5100만년 전으로 거꾸로 돌아가게 된다. 95%의 생물은 멸종 상태에 이른다. 지구는 생명체가 없는 행성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CO2 배출의 액셀러레이터만 있고 브레이크는 없는 지금, 암울한 미래는 머지않아 가혹한 현실로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한반도 역시 지구온난화에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선도하고 있다. IPCC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CO2 배출량은 세계 10위다. 1990~2004년 세계 주요 국가의 CO₂ 배출량 증가율에서 한국은 104%로 중국에 이어 근소한 차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인당 CO2 배출량 증가율에서도 중국과 공동 1위. 국제적 추세에 따라 2013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나서야 한다.

      지난 겨울 서울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74도 높은 영상 1.87도를 기록했다. 1904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1992년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은 한강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지난 2월 정책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겨울이 1920년대에 비해 한 달 가량 짧아졌다”면서 “100년 뒤에는 15일 더 줄어들 것”이라며 한반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하루에 80㎜ 이상 쏟아지는 집중호우의 발생 빈도도 50년 전의 연평균 23.5일에서 최근(1996~2005년)에는 36.7일로 늘었고, 열대야 일수도 80년 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늘었다. 초대형 태풍 매미, 루사 등이 모두 최근 4년 사이에 집중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평균기온이 올라간다는 개념에 머무르지 않는다. 계절 자체가 변해버리는 것이다. CO2의 증가에 따라 대기 흐름이 달라지고, 강수 패턴이 바뀌어 건조지대가 늘어나고 극단적인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 3월 한국기상학회 주최로 열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및 사회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일본 쓰쿠바대학 기상연구소의 기토 아키오(鬼頭昭雄) 연구실장은 “동아시아의 지표면 대기온도 상승폭이 세계 평균보다 20%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해 대륙의 열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다”고 경고했다. 온난화의 영향은 대륙일수록, 위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과 맞물릴 경우 강풍과 함께 하루 1000㎜ 이상의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수퍼 태풍’이 한반도에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열린 한·중·일 태풍 및 방재전문가가 참석한 ‘기후 변화와 미래의 태풍’ 세미나에서 제주대 문일주 교수는 “최근 37년 동안 가장 풍속이 강했던 6위까지의 기록이 1990년대 이후 발생했다. 이 중 4위까지의 기록은 2000년대 이후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지난 30년간 태풍의 최대 풍속은 50%, 지속시간은 60% 정도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상륙하는 미래의 태풍은 수도권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강수량과 대규모 해일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는 “강수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하루 700㎜까지는 한강 수계에 쏟아져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2002년 태풍 루사 때 강릉에 쏟아진 하루 870㎜ 또는 그 이상의 집중호우가 수도권에 퍼부어질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상청 기상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아열대 기준선 변화도’의 결과도 의미심장하다. 2071~2100년에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4도 정도 올라가 남부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천, 대전 등 중부 지역도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는 전망이다. 

      1971~2000년 남해안에 걸쳐 있던 아열대 기후 기준선이 2071~2100년에는 W자 곡선으로 표시된다. 산악 지역을 제외하고 서해안 지역은 강화, 동해안 지역은 속초, 내륙 평야지대는 경북 문경까지 기준선이 대폭 북상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현재의 산림 생물은 멸종될 가능성이 크고 식량 생산은 줄어들게 된다. 태풍과 폭우, 이상 고온 등 기상이변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결과는 비교적 온건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온실가스량을 줄여 저탄소 사회를 만드는 노력이 즉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과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경재단은 최근 ‘일상 생활 속에서 CO2를 줄이는 실천수칙’을 내놓았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 절약 ?여름철은 노 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청구서는 이메일로 받기 ?과포장된 물품 사지 않기 ?나무 심기 ?대통령 선거에서 환경문제 관련 선거공약을 보고 투표하기 등이다. 가정과 직장에서 냉방 온도를 1도 높이고 난방 온도를 1도 낮추면 연간 31㎏의 CO2를 감축할 수 있다. ▒


      CO₂ 감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
      일본 등 38개국 의무감축 대상 선정

      CO₂ 등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시작은 1992년 체결된 기후변화협약(UNFCCC)이다.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채택했다.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된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이행 대상국은 미국·일본·유럽연합·캐나다·호주 등 38개국. 당사국의 의무이행을 신축적으로 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자국에 할당된 양을 기초로 추가 감축분을 다른 나라에 배출권으로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배출권거래제도(Emission Trading), 선진국이 함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이는 공동이행(Joint Implementation),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여 이 과정에서 얻은 온실가스 배출감축분의 일부를 자국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 받는 청정개발제도(Clean Development Mechanism)를 도입했다. 전 세계 CO₂ 배출량의 28%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2001년 협약에서 탈퇴했다. 부속서 1국가에 속하는 38개국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평균 5.2%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상 의무감축 대상국에서 제외됐으나 2013년부터 의무감축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AEA)에 따르면 2004년 전 세계의 CO₂ 배출량은 265억8300만t으로 추정된다. 4억3900만t을 배출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배출국에 올라 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the Climate Change)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기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1988년 공동설립한 국제연구기구로, 세계 각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지구 환경과 기후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제공한다. 1990년 1차 보고서가 나온 뒤 5~6년마다 한 차례씩 보고서를 냈다. 13개국에서 25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지난 2월과 4월 IPCC가 각각 발표한 1·2차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2100년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6도 상승할 것”이라며 “2050년에는 20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 20~30%는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