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유(逍遙遊)-장자(莊子)
北冥有魚(북명유어) : 북명에 물고기가 있었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이름은 곤이다.
鯤之大(곤지대) : 곤은 크기가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 없었
다.
化而爲鳥(화이위조) : 이 물고기가 변해 새가 되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새의 이름은 붕이다.
鵬之背(붕지배) : 붕의 등 넓이도
不知其幾千里也(불지기기천리야) : 몇 천리에 달하는지 알 수 없
었다.
怒而飛(노이비) :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其翼若垂天之雲(기익약수천지운) : 그 날개는 마치 하늘을 가득
뒤덮은 구름 같다.
是鳥也(시조야) : 이 새는
海運則將徙於南冥(해운칙장사어남명) : 바다 기운을 타고 남명으
로 옮아가려 한다.
南冥者(남명자) : 남명은
天池也(천지야) : 바다이다.
齊諧者(제해자) : 제해는
志怪者也(지괴자야) : 괴이한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諧之言曰(해지언왈) : 제해에서 말했다
鵬之徙於南冥也(붕지사어남명야) : “붕이 남쪽 바다로 옮아갈
때
水擊三千里(수격삼천리) : 파도는 삼천리나 솟구치고
搏扶搖而上者九萬里(박부요이상자구만리) : 붕새는 회오리 바람
을 타고 위로구만리까지 날아오르는데
去以六月息者也(거이육월식자야) : 6월의 바람을 타고 간다.”
野馬也(야마야) : 아지랑이와
塵埃也(진애야) : 먼지는
生物之以息相吹也(생물지이식상취야) : 생물이 호흡으로 뿜어내
는 것이다.
天之蒼蒼(천지창창) : 푸르른 하늘빛은
其正色邪(기정색사) : 바로 하늘이 띠고있는 빛깔일까?
其遠而無所至極邪(기원이무소지극사) : 아득하게 멀어서 끝이 없
어 그런 것은 아닐까?
其視下也(기시하야) :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亦若是則已矣(역약시칙이의) : 또한 이와 같을 따름이다.
且夫水之積也不厚(차부수지적야불후) : 예컨대 물이 많이 고이지
않으면
則其負大舟也無方(칙기부대주야무방) : 큰 배를 띄울 수 없는 법
이다.
覆杯水於坳堂之上(복배수어요당지상) : 한 잔의 물을 움푹 패인
곳에 부으면
則芥爲之舟(칙개위지주) : 겨자씨를 배로 삼을 수는 있으나,
置杯焉則膠(치배언칙교) : 잔을 그곳에 띄우면 곧바로 바닥에 닿
아버린다.
水淺而舟大也(수천이주대야) : 물은 앝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風之積也不厚(풍지적야불후) : 이와 마찬가지로 바람이 두텁게
쌓이지 않으면
則其負大翼也無力(칙기부대익야무력) : 붕과 같이 큰 날개를 지
탱할 수가 없다.
故九萬里(고구만리) : 따라서 붕은 단번에 구만리를 솟구쳐
則風斯在下矣(칙풍사재하의) : 바람이 아래에 충분히 쌓이게 하
는 것이다.
而後乃今培風(이후내금배풍) : 그런다음에야 비로소 바람을 타고
背負靑天而莫之夭閼者(배부청천이막지요알자) : 푸른 하늘을 등
에 진 채 도중에 아무런 장애없이
而後乃今將圖南(이후내금장도남) : 남쪽으로날아가는 것이다.
蜩與學鳩笑之曰(조여학구소지왈) : 매미와 비둘기가 붕을 비웃으
면서 말했다.
我決起而飛(아결기이비) :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날아도
搶楡枋而止(창유방이지) : 박달나무나 느릅나무에 부딪힌다.
時則不至而控於地而已矣(시칙불지이공어지이이의) : 게다가 종종
나무에도 이르지못한 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일쑤지.
奚以之九萬里而南爲(해이지구만리이남위) : 그런데 어찌하여 붕
은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가는 것일가?
適莽蒼者(적망창자) : 교외로 나가는 사람은
三飡而反(삼손이반) : 세끼 식사만 하고 돌아와도
腹猶果然(복유과연) : 여전히 배는 부르다.
適百里者(적백리자) : 백리길을 가려는 사람은
宿舂糧(숙용량) : 밤새도록 식량을 찧어야 하고,
適千里者(적천리자) : 천리길을 떠나는 나그네는
三月聚糧(삼월취량) :세달 동안 식량을 모아야 한다.
之二蟲又何知(지이충우하지) : 이 두벌레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
치지 못하고,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 짧은 목숨은 긴 수명에 이르지 못
한다.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 어찌 이를아는가
朝菌不知晦朔(조균불지회삭) :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을 알지 못
하고
蟪蛄不知春秋(혜고불지춘추) :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
다.
此小年也(차소년야) : 이 하루살이와 쓰르라미가 바로 수명이 짧
은 생명체이다.
楚之南有冥靈者(초지남유명령자) : 초나라 남쪽에 명령이 살고
있었는데
以五百歲爲春(이오백세위춘) : 5백년 동안을 봄,
五百歲爲秋(오백세위추) : 5백년 동안을 가을로 삼고 살았다.
上古有大椿者(상고유대춘자) : 또아주 오랜 옛날에 대춘이란 나
무가 있었다.
以八千歲爲春(이팔천세위춘) : 8천 년 동안을 봄,
八千歲爲秋(팔천세위추) : 8천 년 동안을 가을로 삼았다 한다.
此大年也(차대년야) : 이것이 수명이 긴 생명채이다
而彭祖乃今以九特聞(이팽조내금이구특문) : 그런데 팽조는 요즈
음, 오래 산 인무로 특히 유명해 많은
衆人匹之(중인필지) : 사람들이 그와 짝하려 한다.
不亦悲乎(불역비호) : 이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湯之問棘也是已(탕지문극야시이) : 탕왕이 그의 훌륭한 재상인
극에게 질문했던 것도 바로 이 일이었다
湯問棘曰(탕문극왈) : 탕이 극에게 물었다
上下四方有極乎(상하사방유극호) : 상하 사방에 극이 있는가
棘曰(극왈) : 극이 말했다
無極之外(무극지외) : 무극의 밖에는
復無極也(복무극야) : 다시 극이 없습니다
窮髮之北有冥海者(궁발지북유명해자) : 궁발이 북쪽에 명해라는
바다가 있다.
天池也(천지야) : 천지라고 합니다
有魚焉(유어언) : 그곳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其廣數千里(기광수천리) : 크기가 수천리에 달해
未有知其修者(미유지기수자) : 정확한 길이를 아는 사람이 없었
다.
其名爲鯤(기명위곤) : 그 물고기 이름은 곤이다.
有鳥焉(유조언) : 거기에는 새가 한 마리 있었는데
其名爲鵬(기명위붕) : 그 이름은 붕이다.
背若太山(배약태산) : 붕의 등은 태산과도 같고
翼若垂天之雲(익약수천지운) : 날개는 하늘을 드리운 구름과도
같아서
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박부요양각이상자구만리) : 회오리 바람
을 일으켜 구만리나 솟아오른다.
絶雲氣(절운기) : 구름 위로 솟구쳐
負靑天(부청천) : 푸른 하늘을 등에 진
然後圖南(연후도남) : 연후에 남쪽으로날아간다.
且適南冥也(차적남명야) : 이처럼 남명으로 날아가는 붕을
斥鴳笑之曰(척안소지왈) : 연못의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했다.
彼且奚適也(피차해적야) : "저놈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我騰躍而上(아등약이상) : 나는 힘껏 날아올라도
不過數仞而下(불과수인이하) : 몇길 지나지 않아 아래로 다시 떨
어져
翶翔蓬蒿之間(고상봉호지간) : 숙대밭 사이를 나는 것이 고작인데
此亦飛之至也(차역비지지야) : 이도 역시 내가 날 수 있는 한계
점에 이른 것이다
而彼且奚適也(이피차해적야) : 저녀석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
까?"
此小大之辯也(차소대지변야) : 이것이 바로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다.
故夫知效一官(고부지효일관) : 무릇 스스로 지닌 지식은 단 한가
지 일에만 효험이 있고,
行比一鄕(행비일향) : 행동거지는 오직 한 마을에 유용하고,
德合一君而徵一國者(덕합일군이징일국자) : 재주는 겨우 한 왕의
눈에만 들 정도이고, 소신은 단지 한 나라에만 쓸모가 있다.
其自視也亦若此矣(기자시야역약차의) : 이런 인물은 소견머리 또
한 이와 같을 뿐이다.
而宋榮子猶然笑之(이송영자유연소지) : 송영자는 이런 부류의 인
물을 싱긋이 비웃었다.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차거세이예지이불가권) : 그는 온 세상 사
람들이 칭찬해도 더 애쓰는 일이없고,
擧世而非之而不加沮(거세이비지이불가저) : 모두가 헐뜯어도 실
망하지 않는다.
定乎內外之分(정호내외지분) : 그는 안과 밖을 분명하게 구분하
고
辯乎榮辱之境(변호영욕지경) : 칭찬과 비난에 추호라도
斯已矣(사이의) : 흔들리지 않을 따름이다.
彼其於世未數數然也(피기어세미수수연야) : 그는 세상일에 조금
도 연연해 하지 않는다.
雖然(수연) : 하지만
猶有未樹也(유유미수야) : 그도 여전히근본이 수립되지는 못했다
.
夫列子御風而行(부열자어풍이행) : 그런데 열자는 가뿐하게 바람
을 타고 다니는 일을
冷然善也(냉연선야) : 경쾌하게 잘하여
旬有五日而後反(순유오일이후반) : 15일이 지난 뒤에야 되돌아온
다.
彼於致福者(피어치복자) : 그는 복을 구하는일에
未數數然也(미삭삭연야) : 집착하지 않는다.
此雖免乎行(차수면호행) : 하지만 몸소 걸어다니는 번거로움은
면했으나
猶有所待者也(유유소대자야) : 여전히 의존할 대상이 있는 자였
다
若夫乘天地之正(약부승천지지정) : 만일 천지의 근본을 타고
而御六氣之辯(이어육기지변) : 육기를 있는 상태로 분별하는 능
력을 타고
以遊无窮者(이유무궁자) : 노니는 사람이라면
彼且惡乎待哉(피차악호대재) : 무엇에 의지하려 하겠는가
故曰(고왈) :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至人无己(지인무기) : '지인은 자기가 없고,
神人无功(신인무공) : 신인은 공을 세우지 않으며,
聖人无名(성인무명) : 성인은 이름을 구하지 않는다."
堯讓天下於許由曰(요양천하어허유왈) :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
게 양도하려고 말했다.
日月出矣(일월출의) : "일월 광명 같은 선생께서 세상에 나오셨
거늘
而爝不息(이작불식) : 여전히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其於光也(기어광야) : 그것의 빛이 됨은
不亦難乎(불역난호) : 또한 헛되지 않을까요
時雨降矣(시우강의) : 때에 맞게 비가 내리거늘
而猶浸灌(이유침관) : 여전히 수고롭게 물을 대고 있다면
其於澤也(기어택야) : 물을 끌어오는 일은
不亦努乎(불역노호) : 또한 헛수고가 아닙니까
夫子立(부자립) : 선생께서 임금이 되시면
而天下治(이천하치) :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而我猶尸之(이아유시지) : 외람되게도 제가 여전히 왕노릇을 하
고 있으니
吾自視缺然(오자시결연) :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할 길이 없
습니다.
請致天下(청치천하) :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許由曰(허유왈) : 허유가 말했다.
子治天下(자치천하) :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림에
天下旣已治也(천하기이치야) : 천하가 이미 화평하거늘,
而我猶代子(이아유대자) : 내게 그대 대신 왕위에 오르라 하니
吾將爲名乎(오장위명호) : 왕이란 허명을가지란 말이십니까?
名者實之賓也(명자실지빈야) : 이름이란 실상에서 비롯되는 손님
이거늘
吾將爲賓乎(오장위빈호) : 내 어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허
명을가지겠습니까?
鷦鷯巢於深林(초료소어심림) : 뱁새가 깊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
할 경우
不過一枝(불과일지) :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偃鼠飮河(언서음하) :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不過滿腹(불과만복) : 자그마한 배를 채우면 충분하외다.
歸休乎君(귀휴호군) : 돌아가 쉬시오, 그대여
予无所用天下爲(여무소용천하위) : 임금님! 내게천하가 무슨 소
용이 있겠습니까.
庖人雖不治庖(포인수불치포) :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하더라도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시축불월준조이대지의) : 성직자가 제기를
놓아둔 채 대신 부엌을
갈 수는 업는 법입니다."
肩吾問於連叔(견오문어연숙) : 견오가 연숙에게 물으니
曰吾聞言於接輿(왈오문언어접여) : 이르기를"접여에게서 들은 이
야기가 있는데
大而無當(대이무당) : 터무니없이 황당하고
往而不返(왕이불반) : 나아 갈 줄만 알고 되돌아올 줄 모르더군.
吾驚怖其言(오경포기언) : 나는 놀라고 두려웠으니, 그 이야기가
猶河漢而無極也(유하한이무극야) : 하늘나라 은하수같이 끝이 없
어
大有逕庭(대유경정) : 세상일과는 크게 어긋나
不近人情焉(불근인정언) : 사람의 상식과 맞지 까깝지 않더군."
連叔曰(연숙왈) : 연숙이 물었다.
其言謂何哉(기언위하재) :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曰邈姑射之山(왈막고사지산) : 이르기를, "막고야하는 산에
有神人居焉(유신인거언) : 신인이 살고 있는데
肌膚若氷雪(기부약빙설) : 그의 피부는 눈이나 얼음처럼 하얗고
綽約若處子(작약약처자) : 처녀와도 같이아름답더군.
不食五穀(불식오곡) : 그는 오곡을 먹지 않고
吸風飮露(흡풍음로) : 바람이나 이슬을 마시며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御飛龍(어비룡) : 나는 용을 부려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 사해 밖에서 노닌다는 게야.
其神凝(기신응) : 그 정신이 한 곳에 집중되면
使物不疵癩而年穀熟(사물불자라이년곡숙) : 만물을 병들지 않게
하고 해마다 곡식이 잘 익게 한다더군.
吾以是狂而不信也(오이시광이불신야) : 이렇게 허황되니 내가 믿
지 못하는 것이지.
連叔曰然(연숙왈연) : 이에 연숙이 말하기를, "그럴게야.
瞽者无以與文章之觀(고자무이여문장지관) : 장님은 아름다운 무
늬를 볼 수 없고,
聾者无以與乎鐘鼓之聲(농자무이여호종고지성) : 귀머거리는 음악
의 황홀한 가락이 안들리지만
豈唯形骸有聾盲哉(기유형해유농맹재) : 장님이나 귀머거리에게는
비단 육체에게만 한하겠는가!
夫知亦有之(부지역유지) : 사람 마음에도 또한 장님과 귀머거리
가 있다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마음이 귀머거리와 장님이란 이야기는
猶時女也(유시여야) : 바로 자네를 일컫는 말일세.
之人也(지인야) : 그 신인은
之德也(지덕야) : 자신의 덕으로
將旁礡萬物以爲一(장방박만물이위일) : 만믈을 화합시켜 하나로
만듦에
世蘄乎亂(세기호란) : 세상 사람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孰弊弊焉以天下爲事(숙폐폐언이천하위사) : 무엇 때문에 초췌하
게 천하 다스리는 일을 하겠는가!
之人也(지인야) : 이런 사람은
物莫之傷(물막지상) : 어떤 사물에의해서도 해칠 수 없다네.
大浸稽天而不溺(대침계천이불익) : 큰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
지 이르더라도 그를 적실 수조차 없고
大旱金石流(대한금석류) : 큰 가뭄이 들어 금속과 암석이 녹아내
리고
土山焦而不熱(토산초이불열) : 산이 불탈 지경이라도 그는 뜨거
운 줄도 모른다네.
是其塵垢粃糠(시기진구비강) : 신인은 먼지나 티끌 혹은 곡식의
빈 껍데기로도
將猶陶鑄堯舜者也(장유도주요순자야) :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
들어 낼 수 있는데
孰肯分分然以物爲事(숙긍분분연이물위사) : 무엇 때문에 천하 다
스리는 일 따위를 하겠는가!
宋人資章甫而適諸越(송인자장보이적제월) : 송나라 사람이 장보
라는 갓을 팔려고 월나라에 갔다.
越人斷髮文身(월인단발문신) : 월나라 사람들은 머리를 자르고
문신을 하고 있어서
无所用之(무소용지) : 장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堯治天下之民(요치천하지민) : 요는 백성을 다스려
平海內之政(평해내지정) : 천하를 평정한 후에
往見四子邈姑射之山(왕견사자막고사지산) : 신인 네 사람을 만나
기 위해 막고야 산에 갔다.
汾水之陽(분수지양) : 분수의 북쪽인 도읍으로 돌아오자
窅然喪其天下焉(요연상기천하언) : 그만 멍하니 얼이 빠져 자기
가 다스리는 천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魏王胎我大瓠之種(위왕태아대호지종) : "위나라 왕이 내게 큰 박
씨를 주길래
我樹之成而實五石(아수지성이실오석) : 이를 심었더니 나무의 열
매가 다섯 석이나 될 정도로 열매가 열렸소
以盛水漿(이성수장) : 물을 담는 그릇으로 쓰자니
其堅不能自擧也(기견불능자거야) : 너무 무거워 쉽게 옮길 수 없
고
剖之以爲瓢(부지이위표) : 쪼개어 바가지로 쓸 경우
則瓠落無所容(칙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 것도 담을 수 없었네
.
非不呺然大也(비불효연대야) : 확실히 크기가 크기만 컸지만
吾爲其無用而掊之(오위기무용이부지)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부수어 버렸다네."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해다.
夫子固拙於用大矣(부자고졸어용대의) : "자네는 큰 것을 쓰는 방
법이 너무 서툴다.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송인유선위불구수지약자) : 송나라 사람
가운데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만드는 사람이 있었네.
世世以洴澼絖爲事(세세이병벽광위사) : 이 약을 손에 바르고 빨래
하는 일을 대대로 하고 있었지.
客聞之(객문지) : 어느 길손이이 소문을 듣고
請買其方以百金(청매기방이백금) : 그 약 만드는 비방을 많은 돈
을 주고 사려고 했네.
聚族而謀曰(취족이모왈) : 그러자 그는 가족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네.
我世世爲洴澼絖(아세세위병벽광) : '우리가 대대로 빨래하는 일을
해왔으나
不過數金(불과수금) : 돈벌이가 변변치 못했다.
今一朝而粥技百金(금일조이죽기백금) : 그러나 지금 이 기술을
팔면 하루 아침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請與之(청여지) : 이 기술을 팔기로 하자'
客得之(객득지) : 그래서 나그네는 비법을 얻게 되었지.
以說吳王(이설오왕) : 그는 오나라 왕에게 약의 효능을 설명했는
데,
越有難(월유난) : 마침 월나라가 오나라를 침략하자
吳王使之將(오왕사지장) : 오나라 왕은 그를 장수로 삼았다네.
冬與越人水戰(동여월인수전) : 마침 겨울에 수전을 하게돼
大敗越人(대패월인) : 월나라를 크게 물리쳤다네.
裂地而封之(렬지이봉지) : 이에 오나라 왕은 그에게 땅을 주고
다스리게 했네.
能不龜手(능불구수) : 손 안트게 하는
一也(일야) : 약 하나로
或以封(혹이봉) : 어떤 사람은 벼슬을 얻게 되고
或不免於洴澼絖(혹불면어병벽광) : 어떤 사람은 빨래하는 일을 면
할 수 없었지.
則所用之異也(칙소용지이야) : 동일한 약이지만 쓰는 용도가 달
랐던 게야.
今子有五石之瓠(금자유오석지호) : 지금 자네에게 다섯 석이나
되는 커다란박이 있는데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하불려이위대준이부호강호) : 어째서
그것으로 큰 배를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않고
而憂其瓠落無所用(이우기호락무소용) : 납작해 아무것도담을 수
없다고 걱정하는가!
則夫子猶蓬之心也夫(칙부자유봉지심야부) : 자네는 꽉 막힌 사람
이로군."하였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吾有大樹(오유대수) : "나에게 큰 마루가 있는데
人謂之樗(인위지저) : 사람들은 이를 닥나무라고 부르더군.
其大本擁腫而不中繩墨(기대본옹종이불중승묵) : 그 큰 줄기는 울
퉁불퉁해서 먹줄로 쓸 수 없고
其小枝卷曲而不中規矩(기소지권곡이불중규구) : 작은 가지는 굽
어서 잣대로 삼을 수 없다네.
立之塗(입지도) : 나를 길가에 놓아도
匠者不顧(장자불고) : 목수장이는 쳐다보지도 않더군.
今子之言(금자지언) : 이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말은
大而無用(대이무용) : 크기만 했지 쓸모가 없어서
衆所同去也(중소동거야) :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외면하는 걸세."
莊子曰(장자왈) : 이에 장자가 말했다.
子獨不見狸猩乎(자독불견리성호) : "자네는 살쾡이를 보지 못했
는가.
卑身而伏以候敖者(비신이복이후오자) : 몸을 낮추어 어슬렁거리
는 짐승을 기다리지.
東西跳梁(동서도량) : 동으로 서로 날뛰며높고
不避高下(불피고하) :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다가
中於其辟(중어기벽) : 덫에 치이거나
死於罔罟(사어망고) : 그물에 걸려 죽지.
今夫邰牛(금부태우) : 그런데 이우는
其大若垂天之雲(기대약수천지운) :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도 같은
거대한 소라네.
此能爲大矣(차능위대의) : 이우는 크기는 하지만
而不能執鼠(이불능집서) : 쥐 한마리 잡지 못한다네.
今子有大樹(금자유대수) : 지금 자네는 큰 나무가 있어도
患其无用(환기무용) :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何不樹之於无何有之鄕(하불수지어무하유지향) : 어째서 '소유가
필요없는 고향'이나
廣莫之野(광막지야) : '드넓은 들판'에
彷徨乎无爲其側(방황호무위기측) : 나무를 심어 그 주위를 자재
하게 노닐기도 하고
逍遙乎寢臥其下(소요호침와기하) : 평안하게 나무 아래 누우려
하지 않는가!
不夭斤斧(불요근부) :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 도끼질 당하지도
않고
物无害者(물무해자) :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네.
无所可用(무소가용) : 아무 쓸모가 없으니어찌
安所困苦哉(안소곤고재) : 어찌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
제물론(齊物論)-장자(莊子)
南郭子綦隱机而坐(남곽자기은궤이좌) : 남곽자기가 책상에 기대
어 앉아 있다가
仰天而噓(앙천이허) : 하늘을 우러러 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荅言似喪其耦(답언사상기우) : 육신이해체되어 흡사 몸이라는 짝
을 버린 듯했다.
顔成子游立侍乎前曰(안성자유립시호전왈) : 안성자유가 앞에서
모시고 있다가 물었다.
何居乎(하거호) : "무슨 까닭입니까?
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 : 육신을 마른 장작 같게 하고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마음을 참으로 불꺼
진 재와 같게 할 수 있습니까?
今之隱机者(금지은궤자) : 지금 책상에 기대어 계신 모습은
非昔之隱机者也(비석지은궤자야) : 예전의 그 모습과는 아주 다
릅니다."
子綦曰(자기왈) :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偃不亦善乎(언불역선호) : "언아, 어리석구나,
而問之也(이문지야) : 그런 질문을 하다니!
今者吾喪我(금자오상아) : 지금 나는 나를 잊었는데
汝知之乎(여지지호) : 자네가 이를 알겠는가!"
汝聞人籟而未聞地籟(여문인뢰이미문지뢰) : "자네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어도 땅의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게야.
汝聞地籟而未聞天籟夫(여문지뢰이미문천뢰부) : 설령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더라도 하늘이 내는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네."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
敢問其方(감문기방) : 부디 그 도리를 말씀해 주십시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대답했다 “
夫大塊噫氣(부대괴희기) : 대지가 내쉬는 숨결을
其名爲風(기명위풍) : 바람이라고 하지
是唯無作(시유무작) : 그게 일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作則萬窺怒呺(작칙만규노효) : 일단 일었다 하면 온갖 구멍이 다
요란하게 울린다.
而獨不聞之翏翏乎(이독불문지료료호) : 너는 저 윙윙 울리는 소리
를 들어봤겠지
山陵之畏佳(산릉지외가) : 산림 높은 봉우리의
大木百圍之竅穴(대목백위지규혈) :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 구
멍은
似鼻似口似耳似枅(사비사구사이사계) : 코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옥로 같고
似圈似臼似洼者(사권사구사와자) : 술잔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
덩이 같고
似汚者激者謞者叱者(사오자격자학자질자) : 앝은 웅덩이 같고 거
친 물소리 같고 씽씽 화살나는 소리 나직이 나무라는 소리 같다.
吸者叫者(흡자규자) : 흐흑 들이키는 소리 외치는 듯한 소리
譹者宎者咬者(호자요자교자) : 울부짖는 듯한소리 웅웅 깊은 데서
울려 나는 것 같은 소리
前者唱于而隨者唱喁(전자창우이수자창우) : 앞바람이 가볍게 소
리를 내면 뒤따르는 바람은 보다더 무거운 소리를낸다네.
冷風則小知(냉풍칙소지) : 바람이 살짝 불면 구멍들은 가볍게 응
답하고,
飄風則大和(표풍칙대화) : 바람이 사납게 불면 온갖 구멍들은 크
게 화답하다가
厲風濟則衆竅爲虛(려풍제칙중규위허) : 사나운 바람이 그치면 구
멍들은 고요해져
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이독불견지조조지조조호) : 혼자 크게
흔들리기도 하고 가볍게 흔들리기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던가?"
子游曰(자유왈) : 자유가 말했다.
地籟則衆竅是已(지뢰칙중규시이) : "그렇다면 땅의 피리란 땅위
에 있는 온갖 구멍이 내는 소리이고,
人籟則比竹是已(인뢰칙비죽시이) : 사람의 피리란 대나무의 그것
이군요.
敢問天籟(감문천뢰) : 그런데 하늘의 피리란 어떤 것입니까?"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대답했다.
夫天籟者(부천뢰자) : "하늘의 피리란 사람의 말이라네.
吹萬不同(취만부동) : 사람마다 하는 말이 각각 다르지만
而使其自己也(이사기자기야) : 스스로 소리를 내는것이라네.
咸其自取(함기자취) : 모두 스스로 얻은 소리인데
怒者其誰邪(노자기수사) : 말소리를 내는 건 그 누구인가!"
大知閑閑(대지한한) : 커다란 지혜는 아주 한가롭지만,
小知閒閒(소지한한) : 자그마한 지식은 몹시 바쁘다.
大言炎炎(대언염염) : 훌륭한 말은 담백하고 맑으나
小言詹詹(소언첨첨) : 하찮은 말은 따지고 헤아린다.
其寐也魂交(기매야혼교) : 잠들어서도 쉴새없이 꿈을 꾸고
其覺也形開(기각야형개) : 깨어나면 활동을 시작해
與接爲搆(여접위구) : 사물과 접촉하면서
日以心鬪(일이심투) : 나날이 서로 다툰다.
縵者(만자) : 싸우는 사람 중에는 우유부단한 사람,
窖者(교자) : 음흉한 사람,
密者(밀자) : 치밀한 사람등 갖가지이다.
小恐惴惴(소공췌췌) : 조금 두려운 일에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도
大恐縵縵(대공만만) : 크게 무서운 일에는 두렵지 않은 체한다.
其發若機栝(기발약기괄) : 그 말투는 화살을 쏘는 것같이 모질어
其司是非之謂也(기사시비지위야) : 시비를 판결하는 재판관이라
도 된 것 같다.
其留如詛盟(기류여저맹) : 무언가를 감추는 경우 마치 목숨이라
도 되는 듯 마음 속에 꼭 품어 어떻게 해서든지 고집으로 이기려
한다.
其守勝之謂也(기수승지위야) :
其殺若秋冬(기살약추동) : 따라서 가을과 겨울의 차가운 기운과
도 같이
以言其日消也(이언기일소야) : 그는 나날이 소진해 간다.
其溺之所爲之(기익지소위지) : 이런 인물은 자기 주장에 푹 빠져
不可使復之也(불가사복지야) : 다시는 참됨을회복할 수 없으며
其厭也緘(기염야함) : 욕심에 억눌려 무언가에
以言其老洫也(이언기노혁야) : 꽉꽉 막히는데 늙을수록 더해진다
.
近死之心(근사지심) : 이 같은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진 마음을
莫使復陽也(막사복양야) : 원래대로 회복할 수 없는 것이다.
喜怒哀樂(희노애락) : 세상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
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慮嘆變慹(려탄변집) : 또한 걱정과 한탄을 하기고 하고 변덕을 부
리거나 집착하기도 한다
姚佚啓態(요일계태) : 또 재앙을 당하기도하고 교만을 부리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樂出虛(락출허) : 진정한 기쁨은 虛에서 나오지만
蒸成菌(증성균) : 곰팡이느 습한 곳에서 생긴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아침과 저녁이 바뀌어도
而莫知其所萌(이막지기소맹) :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已乎(이호) : 그만두자.
已乎(이호) : 이제 그만두자.
旦暮得此(단모득차) : 아침과 저녁도 이를 얻어 생긴 것이다.
其所由以生乎(기소유이생호) : 저것이 없으면 내 몸이 있을 수
없고,
非彼無我(비피무아) : 육신이 없으면
非我無所取(비아무소취) : 저것이 가탁할 곳이 없다.
是亦近矣(시역근의) : 이것을 얻으면 도에 가까우리라.
而不知所爲使(이부지소위사) : 그렇지만 본래 그러하므로 따로
그 무엇이 부리는지는 모르겠다.
若有眞宰(약유진재) : 참된 자기가 있기는 있어도
而特不得其眹(이특부득기진) : 다만 그 조짐은 알수가 없고,
可行已信(가행이신) : 참된 자기의 움직임은 일상에 있어 또렸하
나
而不見其形(이불견기형) :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有情而無形(유정이무형) : 참된 자기는 실재하지만 형체가 없을
뿐이다.
百骸九竅六藏(백해구규육장) : 100개가 넘는 뼈, 9개의 구멍, 6
가지 장기가
賅而存焉(해이존언) : 갖추어져 있는데
吾誰與爲親(오수여위친) : 이 가운데 어느 것을 나로 삼을까?
汝皆說之乎(여개설지호) : 그대는 이 모든 것을 자기로 삼겠는가
?
其有私焉(기유사언) : 그러면 자기가 여럿이 되므로 하나인 몸에
여러 사람이 있게 된다.
如是皆有爲臣妾乎(여시개유위신첩호) : 이와 같이 주인은 없고
신하와 첩만 있는 것일까?
其臣妾不足以相治乎(기신첩부족이상치호) : 신하와 첩은 다투기
만 할 뿐 서로 다스릴 수 없다.
其遞相爲君臣乎(기체상위군신호) : 교대로 왕이 되기도 하고 신
하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其有眞君存焉(기유진군존언) : 그러나 참된 왕은 존재한다.
如求得其情與不得(여구득기정여부득) : 구했다고 늘지도 않고 구
하지 못했다고 줄지도않은 채
無益損乎其眞(무익손호기진) : 참된 주인은 의연히 존재한다.
一受其成形(일수기성형) : 일단 몸을 받았으므로
不化以待盡(불화이대진) : 잠시라도 이 육신에서 떠날 수 없으니
다 할 날을 기다리자.
與物相刃相靡(여물상인상미) : 사물과서로 다투어
其行進如馳(기행진여치) : 삶이 말을 달리듯 순식간에 지나가도
而莫之能止(이막지능지) : 싸움을 그치지 않으므로
不亦悲乎(불역비호) :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終身役役而不見其成功(종신역역이불견기성공) : 평생토록 애를
쓰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苶然疲役而不知其所歸(날연피역이부지기소귀) : 피로에 지쳐도 돌
아갈 안식처가 없으므로
可不哀邪(가불애사) : 애달프지 아니한가!
人謂之不死(인위지불사) : 세상 사람들은 이를 아직 살아 있다고
좋아하지만
奚益(해익) :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겉
其形化(기형화) : 모습이 늙어감에 따라
其心與之然(기심여지연) : 그 마음도 함께 찌들어 가므로
可不謂大哀乎(가불위대애호) : 매우 가엾지 아니한가.
人之生也(인지생야) : 인간의삶이란
固若是芒乎(고약시망호) : 이다지도 무지 몽매한 것일까!
其我獨芒(기아독망) : 아니면 나만 혼자 어리석고
而人亦有不芒者乎(이인역유불망자호) :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은 것일까!
夫隨其成心而死之(부수기성심이사지) : 본래 지니고 있는 참마음
을 좇아 스승으로 섬긴다면
誰獨且无師乎(수독차무사호) : 그 누가 스승이 없겠는가!
奚必知代而心自取者有之(해필지대이심자취자유지) : 어찌 육신이
거짓 자기임을 알고 자기 마음을 스스로 얻은 사람에게만 스승이
있겠는가!
愚者與有焉(우자여유언) : 어리석은 자에게도 똑같이 있는 법이
다.
未成乎心而有是非(미성호심이유시비) : 자기 참마음을 얻지 못하
고 시비 다툼을 벌이면,
是今日適越而昔至也(시금일적월이석지야) : 이는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처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是以無有爲有(시이무유위유) : 이것은 실제로 있지 않은 일을 있
다고 억지로우기는 처사이다.
無有爲有(무유위유) : 없는 것을 있다고 고집하는 자는
雖有神禹(수유신우) : 성왕인 우왕이라 하더라도
且不能知(차불능지) : 어찌알아 줄 수 있겠는가!
吾獨且奈何哉(오독차내하재) : 하물며 내가 어찌 알아 줄 수 있
겠는가!
夫言非吹也(부언비취야) : 무릇 말이란 무심하게 불어서 나는 소
리가 아니다.
言者有言(언자유언) : 말이란 機心에서 나오므로
其所言者特未定也(기소언자특미정야) : 말한 내용은아직 옳은지
그른지 정해져 있지 않다.
果有言邪(과유언사) : 과연 말은 있는 것일까?
其未嘗有言邪(기미상유언사) : 아니면 없는 것일까?
其以爲異於鷇音(기이위이어구음) : 사람의말은 새끼 새의 울음
소리와는 다르다.
亦有辯乎(역유변호) : 그렇다면 과연 시비가 있는 것일까
其無辯乎(기무변호) : 아니면 없는 것일까?
道惡乎隱而有眞僞(도악호은이유진위) : 도는 왜 가리어져 참과
거짓이 발생하게 되고
言惡乎隱而有是非(언악호은이유시비) : 참된 말은 어디에 가리어
져 시비 다툼이 생기는것일까?
道惡乎往而不存(도악호왕이부존) : 도는 어디 가서 오지 않고
言惡乎存而不可(언악호존이불가) : 참된 말은 어디에 있기에 시
비 논란이 있는 것일까?
道隱於小成(도은어소성) : 도는 자그마한 분별 지식에 가려지고
言隱於榮華(언은어영화) : 참된 말은 허황된 말에 가려진다.
故有儒墨之是非(고유유묵지시비) : 따라서 유가와 묵가의 논쟁이
벌어져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이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비판하고 한쪽이 거부하는 것을 굳이 긍정한다.
欲是其所非而非其所是(욕시기소비이비기소시) : 상대가 틀리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 한쪽이 옳다고 하는 것을 틀리다고 함은
則莫若以明(칙막약이명) :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하다.
物无非彼(물무비피) : 사물을 저것 아닌 것이 없으며
物无非是(물무비시) : 옳지 않은 것이 없다.
自彼則不見(자피칙불견) : 저것으로부터 보면 자기의 허물은 보
이지않고
自是則知之(자시칙지지) : 스스로를 알면 모두를 알게 된다.
故曰彼出於是(고왈피출어시) :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비롯되
고
是亦因彼(시역인피) : 이것은 저것에서비롯된다고 한 것이다.
彼是方生之說也(피시방생지설야) : 저것과 이것은 상대적인 관계
에 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方生方死(방생방사) : 삶이 있으므로 죽음이 있고
方死方生(방사방생) : 죽음이 있는 곳에서 삶이 있는 것이다.
方可方不可(방가방불가) : 옳음이 있으므로 옳지 않음이 있다.
因是因非(인시인비) : 옳음에 연유해서 틀림이 있고
因非因是(인비인시) : 틀림을 근거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是以聖人不由(시이성인불유) : 따라서 성인은 상대적인 시시비비
를 떠나
而照之於天(이조지어천) : 홀로 도에 비추어 본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이것이야말로 크나큰 긍정이다.
是亦彼也(시역피야) : 이것이 또한 저것이며
彼亦是也(피역시야) : 저것 또한 이것이다.
彼亦一是非(피역일시비) : 저것에 또한 하나의 옳고 그름이 있고
此亦一是非(차역일시비) :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다.
果且有彼是乎哉(과차유피시호재) : 과연 저것과 이것은 있는 것
일까?
果且无彼是乎哉(과차무피시호재) : 아니면 저것과 이것은 없는
것일까?
彼是莫得其偶(피시막득기우) :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
을
謂之道樞(위지도추) : 도추하고 일컫는다.
樞始得其環中(추시득기환중) : 도추라야 비로서 환중을 얻어
以應无窮(이응무궁) : 무궁한 변화를 제어할 수 있다.
是亦一无窮(시역일무궁) : 옳음도 하나의 무궁한 변화이고
非亦一无窮也(비역일무궁야) : 틀림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움직
임이다.
故曰莫若以明(고왈막약이명) : 그러므로 "대도에 밝음만 같지 못
하다"고 한 것이다.
以指喩指之非指(이지유지지비지) : 내 손가락으로 저 사람의 손
가락이 내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不若以非指喩指之非指也(불약이비지유지지비지야) : 내 손가락이
아닌 것으로 내 손가락이 저 사람의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
만 같지 못하다.
以馬喩馬之非馬(이마유마지비마) : 저 말을 가지고 나의 말이 저
말이 아니라고 가리키는 것은
不若以非馬喩馬之非馬也(불약이비마유마지비마야) : 나의 말을
가지고 저 말이 나의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天地一指也(천지일지야) : 천지도 하나의 손가락에 불과하고
萬物一馬也(만물일마야) : 만물도 하나의 말일 따름이다.
可乎可(가호가) : 다른 사람이 옳다고 하면 나도 옳고
不可乎不可(불가호불가) : 다른 사람이 옳지 않다고 하면 나도
옳지 않은 것이다
道行之而成(도행지이성) : 이 모두를 도에 맡긴 채 행하는 자는
현재 이루어진 그대로일 뿐 시비의 분별이 필요하지 않다
惡乎可(악호가) : 어째서 그렇게 될까
可於可(가어가) : 좋은 것에는 본래 좋다고 할 것이 갖추어져 있
고
惡乎不可(악호불가) : 어째서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가
不可於不可(불가어불가) : 좋지 않은 것은 원래 좋지 않은 것이
있는 것이다
物固有所然(물고유소연) : 만물은 참으로 본래 그런 바가 있으며
物固有所可(물고유소가) : 사물마다 원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無物不然(무물불연) : 어떤 사물이건 본래그런 바가 없지 않으며
無物不可(무물불가) : 어느 것이라도 옳지 않음이 없는 것은 없
다.
故爲是擧莛與楹(고위시거정여영) : 따라서 더욱 분명히 하기 위
해 예를 들면 커다란 대들보와 자그마한 집기둥,
厲與西施(려여서시) : 문둥이와 서시라는 미인,
恢恑憰怪(회궤휼괴) : 그리고 허풍쟁이나 사기꾼이나 궤변가 혹은
괴이한 것을 말하는 사람,
道通爲一(도통위일) : 모두 道 가운데에서는 통하여 하나가 된다
.
其分也成也(기분야성야) : 파괴는 곧 완성이며
其成也毁也(기성야훼야) : 완성은 곧 파괴이다.
凡物無成與毁(범물무성여훼) : 하지만 만물은 본래 완성도 파괴
도 없이
復通爲一(복통위일) : 다 함께 하나이다.
唯達者知通爲一(유달자지통위일) : 오직 도에 능통한 사람이라야
만물과 하나됨을 알아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일반 사람에게맡겨 둔다.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뿐으로
已而不知其然(이이부지기연) : 이미 그러면서도 왜 그런지 모르
는 것을
謂之道(위지도) : 道라고 일컫는다.
努神明爲一(노신명위일) : 정신을 수고롭게 하여 하나가 되려 해
도
而不知其同也(이부지기동야) : 끝내 하나됨을 이루지 못한다.
謂之朝三(위지조삼) : 이를 <조삼>이라 일컫는다.
何謂朝三(하위조삼) : <조삼>이란 무엇인가?
狙公賦芧曰(저공부서왈) : 원숭이 사육사가 상수리를 원숭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朝三而暮四(조삼이모사) :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
衆狙皆怒(중저개노) :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벌컥 화를 냈으므
로
曰然則朝四而暮三(왈연칙조사이모삼) : 사육사는 다음과 같이 말
하기를,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하니
衆狙皆悅(중저개열) : 원숭이들이 한결같이 기뻐했다.
名實未虧而喜怒爲用(명실미휴이희노위용) : 명실은 달라지지 않
았으나 기쁨과 노여움이 생기게 되었다.
亦因是也(역인시야) : 또한 그대로 맡겨야 할 따름인 것이다.
是以聖人和之以是非(시이성인화지이시비) : 따라서 성인은 시비
를 조화시켜
而休乎天釣(이휴호천조) : "자연의 평등"에서 쉬게 하는데
是之謂兩行(시지위량행) : 이를 <양행>이라 일컫는다.
古之人(고지인) : 옛사람은
其知有所至矣(기지유소지의) : 지혜가 지극했다.
惡乎至(악호지) : 무엇을 지극하다고 하는가?
有以爲未始有物者(유이위미시유물자) : 본래 한 물건도 없는 자
리이므로
至矣盡矣(지의진의) : 지극하고 극진하다고 한다.
不可以加矣(불가이가의) : 아무것도 보탤 것이 없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物矣(이위유물의) : 사물은 있으나
而未始有封也(이미시유봉야) : 구분하지 않는 경지이다.
其次(기차) : 그 다음은
以爲有封焉(이위유봉언) : 사물이 구분은 되지만
而未始有是非也(이미시유시비야) : 아직 시시비비가 없는 경계이
다.
是非之彰也(시비지창야) : 그러나 시비 분별이 횡행함에
道之所以虧也(도지소이휴야) : 도가 가리어졌고
道之所以虧(도지소이휴) : 도가 가려지자
愛之所以成(애지소이성) : 애욕이 발생하게 되었다.
果且有成與虧乎哉(과차유성여휴호재) : 그런데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있는 것일까,
果且無成與虧乎哉(과차무성여휴호재) : 아니면 완성과 파괴가 과
연 없는 것일까?
有成與虧(유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있는 것은
故昭氏之鼓琴也(고소씨지고금야) : 옛날 소씨소씨가 거문고를 연
주했기 때문이다.
無成與虧(무성여휴) : 완성과 파괴가 없는 것은
故昭氏之不鼓琴也(고소씨지불고금야) : 소씨의 거문고 연주 이전
이기 때문이다.
昭文之鼓琴也(소문지고금야) : 소씨가 거문고를 탄 행위,
師曠之枝策也(사광지지책야) : 사광이 북채로 박자를짚었던 일,
惠子之據梧也(혜자지거오야) : 혜자가 책상에 기댄 채 변론한 행
위,
三子之知(삼자지지) : 이 세 사람의 재주는
幾乎皆其盛者也(기호개기성자야) : 모두가 그 극치에 다다랐다.
故載之末年(고재지말년) : 따라서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종
사했으나,
唯其好之也(유기호지야) : 이 세 사람의 좋아하는 바가
以異於彼(이이어피) : 세상 사람들과 달라
其好之也(기호지야) : 자신들이 즐기는 바로써
欲以明之(욕이명지) : 사람들을 계몽하려 했다.
彼非所明而明之(피비소명이명지) :
혜자의 경우 자신도 진리에 밝지 않으면서 남을 가르치려 했으므
로
故以堅白之昧終(고이견백지매종) : 견백론견백론이란 어리석은궤
변으로 시종한 것이다.
而其子又以文之綸終(이기자우이문지륜종) : 소씨의 경우도 아들
로서 아버지의 손재주만 흉내냈을 뿐
終身無成(종신무성) : 평생동안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
若是而可謂成乎(약시이가위성호) : 이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까?
雖我無成(수아무성) : 나에게 이룬 것이 없어도
亦可謂成矣(역가위성의) : 나 역시 성공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若是而不可謂成乎(약시이불가위성호) : 이렇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物與我無成也(물여아무성야) : 그렇다면 만물과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으리라.
是故滑疑之耀(시고활의지요) : 따라서자신의 빛을 감추는 일은
聖人之所圖也(성인지소도야) : 바로 성인이 도모하는 바이다.
爲是不用而寓諸庸(위시불용이우제용) : 성인은 자기 의견을 내세
우는 대신 세상 사람들의 소견에 맡겨 둔다.
此之謂以明(차지위이명) : 이를 본래의 밝음에 따른다고 일컫는
다.
今且有言於此(금차유언어차) : 가령 여기에 한 변론자가 있다고
하자.
不知其與是類乎(부지기여시류호) : 그는 성인과 한 분류인가?
其與是不類乎(기여시불류호) : 아니면 다른 분류에 속하는가?
類與不類(류여불류) : 같은 부류이든 아니든간에
相與爲類(상여위류) : 그가 성인의 마음에 부합하면
則與彼无以異矣(칙여피무이이의) : 그는 성인과 아무런차이가 없
는 것이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請嘗言之(청상언지) : 한번 말해 보기로 하자.
有始也者(유시야자) : 처음이 있고,
有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직 태동하지 않은
때가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시야자) : 처음이 아지
기 태동하지 않은 때마저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有有也者(유유야자) : 있음이 있고,
有无也者(유무야자) : 없음이 있고,
有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음이
있고,
有未始有夫未始有无也者(유미시유부미시유무야자) : 없음이 아직
형성되지않음도 태동되지 않음이 있다.
俄而有无矣(아이유무의) : 그런데 홀연히 있음과 없음이 생긴다.
而未知有无之果孰有孰无也(이미지유무지과숙유숙무야) : 세상 사
람들은 있다혹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하겠다.
今我則已有謂矣(금아칙이유위의) : 지금 나는 이미 말을하였으나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이미지오소위지기과유위호) : 나의 말
이 과연 있는지
其果无謂乎(기과무위호) : 아니면 없는지 모르겠다.
天下莫大於秋毫之末(천하막대어추호지말) : 천하에 가을날 짐승
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而大山爲小(이대산위소) : 태산도 털 끝보다 작다.
莫壽於殤子(막수어상자) :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而彭祖爲夭(이팽조위요) :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天地與我竝生(천지여아병생) :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而萬物與我爲一(이만물여아위일) :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旣已爲一矣(기이위일의) :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且得有言乎(차득유언호) :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旣已謂之一矣(기이위지일의) : 이미 하나를 이루었다고 말했을진
대
且得无言乎(차득무언호) :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이는 또한 말
이 아니겠는가.
一與言爲二(일여언위이) : 하나의 말이 둘이 되고
二與一爲三(이여일위삼) :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自此以往(자차이왕) : 이렇게 나아가면
巧曆不能得(교력불능득) : 유능한 계산기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而況其凡乎(이황기범호) : 어찌 일반 사람이 셈 할 수 있겠는가!
故自无適有以至於三(고자무적유이지어삼) : 따라서 無에서 有로
나아가는 셋이 되는데
而況自有適有乎(이황자유적유호) : 有에서 有로 진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랴!
无適焉(무적언) : 상대적 세계로 나아가지 않고
因是已(인시이) : 그대로 맡길 따름이다.
夫道未始有封(부도미시유봉) :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고
言未始有常(언미시유상) : 말에는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이다.
爲是而有畛也(위시이유진야) : 자기 주장을 함으로써 다툼이 생
기는 법이다.
請言其畛(청언기진) : 한 번 대해 논쟁에 이야기해 보자.
有左有右有倫有義(유좌유우유륜유의) :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倫이 있으면 義가 있고,
有分有辯有競有爭(유분유변유경유쟁) : 분별이 있으면 변론이 있
고, 다툼이 있으면 경쟁이 있다.
此之謂八德(차지위팔덕) : 이를 <팔덕>이라 일컫는다.
六合之外(육합지외) : 육합 바깥을
聖人存而不論(성인존이불론) :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六合之內(육합지내) : 육합 안에 대해서도
聖人論而不議(성인론이불의) :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
지 않는다.
春秋經世先王之志(춘추경세선왕지지) : <춘추>로 세상을 다스리
는 것이 선왕의 뜻이었으나,
聖人議而不辯(성인의이불변) : 성인은 이에 대해 명분과 품절만
밝힐 뿐 시비 곡절을 따지지는 않는다.
故分也者(고분야자) : 그러므로 나눌 경우
有不分也(유불분야) : 나눌 수 없는게 있고
辯也者(변야자) : 분별하더라도
有不辯也(유불변야) : 분별할 수 없는게 있다.
曰何也(왈하야) : 왜 그럴까?
聖人懷之(성인회지) : 성인은 만유를 품어 주지만
衆人辯之以相示也(중인변지이상시야) :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
로써 자기 소견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故曰辯也者(고왈변야자) : 따라서 "변론하는 사람은
有不見也(유불견야) : 보지 못하는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夫大道不稱(부대도불칭) : 무릇 大道는 헤아릴 수 없고,
大辯不言(대변불언) : 참된 변론은 말하지 않고,
大仁不仁(대인불인) :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大廉不嗛(대렴불겸) : 참다운 청렴은 가득 차지 않고,
大勇不忮(대용불기) : 진정한 용기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
道昭而不道(도소이불도) :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
니고,
言辯而不及(언변이불급) :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게 되며
仁常而不周(인상이불주) : 仁이 어딘가에 고착되면 아무것도 아
루지 못하고,
廉淸而不信(렴청이불신) :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勇忮而不成(용기이불성) :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五者无棄而幾向方矣(오자무기이기향방의) : 이 다섯 가지는 원래
참된 實德이었으나 점차 한쪽에 치우쳐 모나게 되었다.
故知止其所不知(고지지기소불지) :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至矣(지의) : 지극한 것이다.
孰知不言之辯(숙지불언지변) : 어느 누가 말없는 변론과
不道之道(부도지도) : 도가 아닌 도를 아는가
若有能知(약유능지) : 만일 이를 알면
此之謂天府(차지위천부) : <천부>라 이름하리라.
注焉而不滿(주언이불만) : 아무리 물을 거기에 퍼부어도 가득차
지 않고
酌焉而不竭(작언이불갈) :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而不知其所由來(이부지기소유래) :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
으므로
此之謂葆光(차지위보광) : 이를 보광이라 일컫는다.
故昔者堯問於舜曰(고석자요문어순왈) :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
다.
我欲伐宗膾胥敖(아욕벌종회서오) :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
를 정벌하려 하네.
南面而不釋然(남면이불석연) :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其故何也(기고하야) : 왜 그런 것일까?"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夫三子者(부삼자자) : "세 나라는
猶存乎蓬艾之間(유존호봉애지간) :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若不釋然何哉(약불석연하재) :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
십니까?
昔者十日竝出(석자십일병출) :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萬物皆照(만물개조) :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而況德之進乎日者乎(이황덕지진호일자호) :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子知物之所同是乎(자지물지소동시호) :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
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子知子之所不知邪(자지자지소부지사) :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연칙물무지사) :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雖然嘗試言之(수연상시언지)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 또한 내
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
네.
民濕寢則腰疾偏死(민습침칙요질편사) :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 죽게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木處則惴慄恂懼(목처칙췌률순구) :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 원숭이는 무서워하던가?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민식추환) :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麋鹿食薦(미록식천) : 순록은 풀을 뜯고
蝍蛆甘帶(즉저감대) :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鴟鴉嗜鼠(치아기서) :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를맛을
아는 것일까?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麋與鹿交(미여록교) :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鰌與魚游(추여어유) :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嬙西施(모장서시) : 모장과 서희는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
나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麋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
지.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사자숙지천하지정색재) :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自我觀之(자아관지) : 내가 보건대
仁義之端(인의지단) :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是非之塗(시비지도) : 시비의 길을
樊然殽亂(번연효란) : 어지럽게주장하는데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齧缺曰(설결왈) : 설결이 물었다.
子不知利害(자부지리해) : "선생님은 이해를 모르시는데
則至人固不知利害乎(칙지인고부지리해호) : 지인은 참으로 이해
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왕예왈) :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神矣(지인신의) : "至人은 심묘한 사람이라네.
大澤焚而不能熱(대택분이불능열) : 커다란 연못을 다 태워도 그
를 태울 수는 없으며,
河漢冱而不能寒(하한호이불능한) : 황하와 한수를 꽁꽁얼려도 그
를 얼릴 수는 없다네.
疾雷破山而不能傷(질뢰파산이불능상) :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
고 상하지 않고
飄風振海而不能驚(표풍진해이불능경) :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若然者(약연자) : 이런 인물은
乘雲氣(승운기) : 구름을 타고
騎日月(기일월) : 해와 달을 부리면서
而遊乎四海之內(이유호사해지내) : 四海바깥에서 노닌다네.
死生無變於己(사생무변어기) : 생사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而況利害之端乎(이황리해지단호) :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瞿鵲子問乎長梧子曰(구작자문호장오자왈) :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만,
聖人不從事於務(성인불종사어무) :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不就利(불취리) : 이익을 추구하지도
不違害(불위해) :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不喜求(불희구) :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不緣道(불연도) : 도를 따르지도 않고
无謂有謂(무위유위) : 말은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有謂无謂(유위무위) :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
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
하고 일소에 붙였으나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 :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
라고 판단합니다.
吾子以爲奚若(오자이위해약) :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장오자왈) : 장오자가 말했다.
是皇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 :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
지 않거늘
而丘也何足以知之(이구야하족이지지) :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차여역대조계) :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
다리고,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
는 격이군.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女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방일월) :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하고,
挾宇宙(협우주) :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爲其脗合(위기문합) :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가 되고
,
置其滑涽(치기활혼) :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以隸相尊(이예상존) :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대하게 되
지.
衆人役役(중인역역) :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
게 되지.
聖人愚芚(성인우둔) :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萬物盡然(만물진연) :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
착해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여오호지설생지비혹사) :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여오호지오사지비약상이부지
귀자사) :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
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麗之姬(려지희) : 여희는
艾封人之子也(애봉인지자야) :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晉國之始得之也(진국지시득지야) :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涕泣沾襟(체읍첨금) :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급기지어왕소) :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與王同筐牀(여왕동광상) :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食芻豢(식추환) :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而後悔其泣也(이후회기읍야) :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
고 하네.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여오호지부사자불회기시지기생
호) :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몽음주자) :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旦而哭泣(단이곡읍) :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夢哭泣者(몽곡읍자) : 꿈 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旦而田獵(단이전렵) :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方其夢也(방기몽야) :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不知其夢也(부지기몽야) :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夢之中又占其夢焉(몽지중우점기몽언) :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覺而後知其夢也(각이후지기몽야) :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차유대각이후지차기대몽야) :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而愚者自以爲覺(이우자자이위각) :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
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竊竊然知之(절절연지지) : 짐짓 아는 체하면서,
君乎牧乎固哉(군호목호고재) :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丘也與女(구야여여) :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개몽야) : 자네도 또한 꿈구고 있는 사람이네.
予謂女夢(여위여몽) :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亦夢也(역몽야) :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是其言也(시기언야) : 이런 이야기는
其名爲弔詭(기명위조궤) :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萬世之後而一遇大聖(만세지후이일우대성) : 오랜 뒤에라도 성인
이 한번 출현해
知其解者(지기해자) : 이 말의 의미를 알아 준다면
是旦暮遇之也(시단모우지야) :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
름없겠네.
旣使我與若辯矣(기사아여약변의) :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해
보세.
若勝我(약승아) : 자네가 나를 이기고
我不若勝(아불약승) : 내가 자네에게 지면,
若果是也(약과시야) : 진정 자네는 옳고
我果非也邪(아과비야사) : 나는 틀린 것일까?
我勝若(아승약) : 내가 자네를 이기고
若不吾勝(약불오승) : 자네가 내게 지면,
我果是也(아과시야) : 정녕 나는 옳고
而果非也邪(이과비야사) : 자네는 그른 것일까?
其或是也(기혹시야) : 한 쪽은 옳고
其或非也邪(기혹비야사) :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其俱是也(기구시야) : 아니면 둘 다 옳거나
其俱非也邪(기구비야사) :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我與若不能相知也(아여약불능상지야) : 나도 자네도 어떤지 알
수 없네.
則人固受黮闇(칙인고수담암) : 그런데 사람마다 어둠속에 갇혀
있으므로
吾誰使正之(오수사정지) :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있겠는가!
使同乎若者正之(사동호약자정지) :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旣與若同矣(기여약동의) :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者正之(사동호아자정지) : 나와 소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旣同乎我矣(기동호아의) : 벌써 나와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으므
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사이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다
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조회하면,
旣異乎我與若矣(기이호아여약의) :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사동호아여약자정지) : 나와도 자네와도 입
장이 같은 사람에게 조회할 경우,
旣同乎我與若矣(기동호아여약의) :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
므로
惡能正之(악능정지) : 어떻게 시비를 가려 줄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연칙아여약여인구불능상지야) : 그
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而待彼也耶(이대피야야) : 그 누구를 기다려야만 할까?
化聲之相待(화성지상대) :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기대
한다는 것은
若其不相待(약기불상대) :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
로서
和之以天倪(화지이천예) :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因之以曼衍(인지이만연) :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所以窮年也(소이궁년야) :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何謂和之以天倪(하위화지이천예) :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
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曰是不是(왈시불시) :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然不然(연불연) :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시약과시야) :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則是之異乎不是也(칙시지이호불시야) :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
는 것과 다르다고
亦無辯(역무변) :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然若果然也(연약과연야) :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칙연지이호불연야역무변) : 그렇다는 입
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
忘年忘義(망년망의) :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振於無竟(진어무경) :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되지요
故寓諸無竟(고우제무경) :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것이요
罔兩問景曰(망량문경왈) :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
에게 물었다.
曩子行(낭자행) :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今子止(금자지) : 이제는 멈추고,
曩子坐(낭자좌) : 전에는 앉아 있다가
今子起(금자기) :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何其无特操與(하기무특조여) :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경왈) :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吾有待而然者邪(오유대이연자사) :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
이 아닌가.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오소대우유대이연자사) : 또한 내가 의지
하는 것도 기대는게 있어서 그러네.
吾待蛇蚹蜩翼邪(오대사부조익사) :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
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악식소이연) : 어째서 그런 줄 알며
惡識所以不然(악식소이불연) :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昔者莊周夢爲胡蝶(석자장주몽위호접) :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
가 되어
栩栩然胡蝶也(허허연호접야) :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自喩適志與(자유적지여) :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不知周也(부지주야) :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아연각) :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則蘧蘧然周也(칙거거연주야) :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
였다네.
不知周之夢爲胡蝶(부지주지몽위호접) :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胡蝶之夢爲周與(호접지몽위주여) :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周與胡蝶(주여호접) : 장주와 나비는
則必有分矣(칙필유분의) :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此之謂物化(차지위물화) :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
양생주(養生主)-장자(莊子)
吾生也有涯(오생야유애) : 우리의 삶은 언젠가 종말이 있으나
而知也无涯(이지야무애) : 지식은 끝이 없다.
以有涯隨无涯(이유애수무애) : 각자에게 부여된 유한한 삶의 시
간 동안 끝이 없는 지식을 추구하면
殆已(태이) : 오직 위태로울 뿐이다.
已而爲知者(이이위지자) : 이미 위태로운데도 스스로 안다고 자
처하니
殆而已矣(태이이의) : 더욱 위험할 따름이다.
爲善无近名(위선무근명) : 그러나 착한 일을 해도 그런 명예의
개의치 않고
爲惡无近刑(위악무근형) : 악한 일을 해도 형벌 따위에 얽매이지
않으며
緣督以爲經(연독이위경) : 중간의 입장을 따라 그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可以保身(가이보신) : 몸을 온전히 할 수 있고
可以全生(가이전생) : 생명을 보존할 수 있고
可以養親(가이양친) : 자기 양친을 봉양할 수 있고
可以盡年(가이진년) : 천수를 누릴 수 있으리라.
庖丁爲文惠君解牛(포정위문혜군해우) : 소잡는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다.
手之所觸(수지소촉) : 그때 손을 대고
肩之所倚(견지소의) : 어깨를 기울이고
足之所履(족지소리) : 발로 밝고
膝之所踦(슬지소기) : 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에 따라
砉然嚮然(획연향연) : 휙휙 울리는 뼈 발라내는 소리,
奏刀騞然(주도획연) : 칼로 가르는 소리가
莫不中音(막불중음) : 절도에 모두 맞았다.
合於桑林之舞(합어상림지무) : 포정의 몸놀림은 상림의 무악에도
조화되며
乃中經首之會(내중경수지회) : 칼을 움직이는 소리는 경수의 음
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이를 본 문혜군이 말했다.
譆善哉(희선재) : " 참으로 훌륭하구나.
技蓋至此乎(기개지차호) : 소잡는 기술이 어떻게 해서 이런 경지
에 이르렀는가?"
庖丁釋刀對曰(포정석도대왈) : 포정이 칼을 놓고 대답했다.
臣之所好者道也(신지소호자도야) : " 제가 즐기는 바는 <도>입니
다.
進乎技矣(진호기의) : <도>는 기술보다 우월합니다.
始臣之解牛之時(시신지해우지시) :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所見无非全牛者(소견무비전우자) : 보이는 소밖에 없었읍니다.
三年之後(삼년지후) : 3년이 지나자
未嘗見全牛也(미상견전우야) :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방금지시) : 요즘에 이르러서는
臣以神遇而不以目視(신이신우이불이목시) : 저는 마음으로 만나
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官知之而神欲行(관지지이신욕행) :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
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의호천리) : 천리에 따라
批大卻(비대각) : 큰 틈새를 열어제치고
導大窾因其固然(도대관인기고연) :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 몸의 생긴 그대로를 따라갑니다
枝經肯綮之未嘗(지경긍계지미상) :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뼈와 살이 연결된 곳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而況大軱乎(이황대고호) : 하물며 큰 뼈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
까!
良庖歲更刀(량포세갱도) : 재주있는 소잡이가 해마다 칼을 바꾸
는 것은
割也(할야) :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族庖月更刀(족포월갱도) : 많은 소잡이가 다달이 칼을 교체하는
것은
折也(절야) :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금신지도십구년의) : 저의 칼은 지난 19년 줄
곧 사용했어도
所解數千牛矣(소해수천우의) : 소 수천마리를 잡았어도
而刀刃若新發於硎(이도인약신발어형) :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
에 간 것 같습니다.
彼節者有閒(피절자유한) : 소의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而刀刃者無厚(이도인자무후) : 칼날은 두께가 없을 정도로 날카
롭습니다.
以無厚入有閒(이무후입유한) : 두께 없는 칼로 벌어져 있는 뼈마
디 사이에 삽입하므로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회회호기어유인필유여지의) : 공간이
널찍해서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시이십구년이도인약신발어형) : 그래
서 19년이 되어도 칼날을 방금 숫돌에 간 듯합니다.
雖然(수연) : 하지만
每至於族(매지어족) : 칼날이 근육과 골반이 연결된 곳에 이를
때마다
吾見其難爲(오견기난위) : 어려움을 절감합니다.
怵然爲戒(출연위계) : 저는 근심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서
視爲止(시위지) : 눈길을 고정시키고
行爲遲(행위지) : 손놀림을 천천히 하면서
動刀甚微(동도심미) : 칼날을 매우 세심하게 움직입니다.
謋然已解(획연이해) : 어느 결에 뼈와 살이 확연하게 갈라져
牛不知其死也(우부지기사야) : 소는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如士委地(여사위지) :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
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提刀而立(제도이립) : 칼을 든 채 일어나서
爲之四顧(위지사고) : 사방 둘레를 살펴보며
爲之躊躇滿志(위지주저만지) :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족한 기
분으로
善刀而藏之(선도이장지) :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문혜군왈) : 문혜군은 말했다
善哉(선재) : " 훌륭하구나.
吾聞庖丁之言(오문포정지언) : 내가 포정의 말을 듣고
得養生焉(득양생언) : 양생의 이치를 얻었도다."
公文軒見右師而驚曰(공문헌견우사이경왈) : 공문헌이 우사를 보
자 놀라 말했다.
是何人也(시하인야) : " 이 어찌된 사람인가!
惡乎介也(악호개야) : 왜 발이 잘렸을까?
天與(천여) : 하늘이 그런 것일까?
其人與(기인여) : 사람의 짓일까?"
曰天也非人也(왈천야비인야) : 스스로 대답하기를, " 사람이 그
런 것은 아니야.
天之生是使獨也(천지생시사독야) : 하늘이 그를 세상에 보낼 때
외발로 만든거야.
人之貌有與也(인지모유여야) : 사람의 모양에는 두 다리가 있게
마련이다.
以是知其天也(이시지기천야) : 것으로도 외발인 것은 하늘의 조
화이지
非人也(비인야) : 이사람의 짓은 아니야.
澤雉十步一啄(택치십보일탁) : 연못에 사는 꿩은 열 발자국을 가
야만 한번 먹이를 쪼을 수 있고,
百步一食(백보일식) : 백 걸음을 옮겨야 겨우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지.
不蘄畜乎樊中(불기축호번중) : 그래도 꿩은 우리 안에서 길러지
기를 바라지는 않아.
神雖王(신수왕) : 기력은 비록 왕성하나
不善也(불선야) :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老聃死(노담사) : 노담이 죽자
秦失弔之(진실조지) : 진일이 조문 가서
三號而出(삼호이출) : 세 번 곡만 하고 나왔다.
弟子曰(제자왈) : 이에 제자가 물었다.
非夫子之友邪(비부자지우사) : " 선생님의 친구가 아닌가요?"
曰然(왈연) : 말하기를, " 친구지."
然則弔焉若此(연칙조언약차) : " 그렇다면 이처럼 소홀하게 조문
하는 것이
可乎(가호) : 옳은 일입니까?"
曰然(왈연) : " 그렇다네.
始也吾以爲至人也(시야오이위지인야) : 처음에 나는 그를 도인으
로 알았으나
而今非也(이금비야) : 이제 보니 그렇지 않더군.
向吾入而弔焉(향오입이조언) : 조금 전 들어가서 조문을 할 때,
有老者哭之(유노자곡지) : 늙은이는 곡을 하기를
如哭其子(여곡기자) : 마치 자기 자식이 죽은 듯이 하고
少者哭之(소자곡지) : 젊은이는 곡하기를
如哭其母(여곡기모) : 흡사 자기 어버이라도 죽은 듯이 하였다
彼其所以會之(피기소이회지) : 그가 죽자 저처럼 사람이 모인 것
은
必有不蘄哭而哭者(필유불기곡이곡자) : 반드시 그가 말로서 바라
지는 않았더라도
是遁天倍情(시둔천배정) : 무언중에 자기 의사를 표시했고, 곡하
기를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은연중에 그렇게 하기를 바랐기 때문
이지.
忘其所受(망기소수) : 이는 하늘을 어기고 진실을 배반한 채 부
여받은 본성을 망각한 처사라네.
古者謂之遁天之刑(고자위지둔천지형) : 옛날에는 이를 '천연에서
벗어난 죄'라고 일컬었다네.
適來夫子時也(적래부자시야) : 그가 어쩌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때를 만난 것이고,
適去夫子順也(적거부자순야) : 우연히 세상을 떠난 것도 생명이
다했기 때문이라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시간의 변화에 편안히 머물러 자연의
도리를 따라가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도 즐거움도 끼어들지 못하지
.
古者謂是帝之懸解(고자위시제지현해) : 옛날에는 이런 경지를 '
본래 면목의 육신의 구속에서 풀려났다'고 이름하였네.
指窮於爲薪(지궁어위신) : 기름은 장작더미 속에서 다 타도
火傳也(화전야) : 불은 계속 번져
不知其盡也(부지기진야) : 그것이 꺼질 줄 무른다.
인간세(人間世)-장자(莊子)
顔回見仲尼(안회견중니) : 안회가 중니를 만나
請行(청행) : 여행을 떠나겠다고 청했다.
曰奚之(왈해지) : 이에 중니가 묻기를, " 어디로 가려는가?"
曰將之衛(왈장지위) : " 위나라로 떠나려 합니다."
曰奚爲焉(왈해위언) : " 어째서 위나라로 가려 하는가?"
曰回聞衛君(왈회문위군) : " 제가 듣기에 위나라 왕은
其年壯(기년장) : 나이가 젊은데다가
其行獨(기행독) : 행실이 사나워
輕用其國(경용기국) : 나라일을 가벼이 경영하고
而不見其過(이불견기과) :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輕用民死(경용민사) : 또한 그는 백성을 죽도록 함부로 내버려
두어
死者以國量乎澤(사자이국량호택) : 시체가 흡사 연못에 무성한
若蕉(약초) : 파초와도 같이 많다고 합니다.
民其無如矣(민기무여의) :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回嘗聞之夫子曰(회상문지부자왈) : 저는 일찍이 선생님께서, 이
르기를
治國去之(치국거지) : '잘 다스려지는 나라는 떠나고
亂國就之(난국취지) : 어지러운 나라로 들어가라,
醫門多疾(의문다질) : 어진 의사에게는 환자가 많이 모이는 법이
다'라고
願以所聞(원이소문) :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思其所行(사기소행) :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다스리는
방법을 강구하면
則庶幾其國有瘳乎(칙서기기국유추호) : 위나라도 나아지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仲尼曰譆(중니왈희) : 중니가 말했다." 어허!
若殆往而刑耳(약태왕이형이) : 자네가 가면 필시 형벌을 받을 걸
세.
夫道不欲雜(부도불욕잡) : 무릇 도란 번거로움을 멀리 해야 되는
법이네.
雜則多(잡칙다) : 번거로움이 있으면 일이 많아지고
多則擾(다칙요) : 일이 많으면 혼란해지고
擾則憂(요칙우) : 혼란해지면 근심이 생기고
憂而不救(우이불구) : 근심이 생기면 남을 구할 수가 없다
古之至人(고지지인) : 옛날의 지인은
先存諸己而後存諸人(선존제기이후존제인) : 먼저 자신이 도를 갖
춘 연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갔다네.
所存於己者未定(소존어기자미정) : 자네 자신도 아직 본래 면목
을 회복하지 못했으면서
何暇至於暴人之所行(하가지어폭인지소행) : 난폭한 사람의 행동
을 어느 겨를에 막겠는가?'
且若亦知夫德之所蕩(차약역지부덕지소탕) : 또한 자네는 덕이 어
떻게 흩어지고
而知之所爲出乎哉(이지지소위출호재) : 지식이 어떻게 해서 발생
하는지 알고 있는가?
德蕩乎名(덕탕호명) : 덕은 명예욕으로 인해 유실되고
知出乎爭(지출호쟁) :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기는 법이라네.
名也者(명야자) : 명예란
相軋也(상알야) : 서로를 반목시키고
知者也(지자야) : 지식은
爭之器也(쟁지기야) : 경쟁 도구에 불과하지.
二者凶器(이자흉기) : 명예와 지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흉기이므로
非所以盡行也(비소이진행야) : 세상에 횡행하게 해서는 안 되네.
且德厚信矼(차덕후신강) : 자네는 후덕하고 신망이 두텁기는 하
지만
未達人氣(미달인기) : 사람의 기운 변화는 아직까지 간파하지 못
하고,
名聞不爭(명문부쟁) : 명예와 지식을 얻기 위해 다투지는 않으나
未達人心(미달인심) :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지는 못하지.
而强以仁義繩墨之言衒暴人之前者(이강이인의승묵지언현폭인지전
자) : 그런데도 억지로 인의 혹은 도덕 규범 따위의 현학적 언사
를 사나운 왕 앞에 늘어 놓은 것은
是以人惡育其美也(시이인악육기미야) : 남의 결점을 빙자해 자신
을 아름답게 꾸미는 짓이라네.
命之曰災人(명지왈재인) : 이런 자를 이름하여 남을 해치는 자라
고 하지.
災人者(재인자) : 타인을 해치면
人必反災之(인필반재지) : 그로부터 해침을 당하는 법,
若殆爲人災夫(약태위인재부) : 자네도 이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
게될 걸세.
且苟爲悅賢而惡不肖(차구위열현이악불초) : 또한 위나라 왕이 어
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불초한 자를 미워한다면
惡用而求有以異(악용이구유이이) : 그 나라에도 어진 사람이 있
을 터인데 어찌 자네를 등용하겠는가!
若唯無詔(약유무조) : 자네는 부름을 받고 위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네.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왕공필장승인이투기첩) : 따라서 위나라
왕은 필시 권세로 누르고 능숙한 말재주로 압도하려 할 것이네.
而目將熒之(이목장형지) : 그러면 자네의 눈의 초점을 잃고
而色將平之(이색장평지) : 얼굴색은 변하고
口將營之(구장영지) : 입으로는 온갖 변명을 늘어 놓고
容將形之(용장형지) : 태도는 비굴해지고
心且成之(심차성지) : 마음도 또한 상대를 따르게 되지.
是以火救火(시이화구화) : 이것은 불로써 불을 끄고
以水救水(이수구수) : 물로써 물을 막는 격이라네.
名之曰益多(명지왈익다) : 이를 이름하여 상대의 잘못을 조장하
는 행위라고 하지.
順始無窮(순시무궁) : 처음부터 끌려 가면 왕의 과오는 끝없이
늘어갈 것이네.
若殆以不信厚言(약태이불신후언) : 자네가 신임도 받지 못하면서
충직한 언사만 쏟아 붓는다면,
必死於暴人之前矣(필사어폭인지전의) : 필시 사나운 왕에게 죽임
을 당할 것이네.
且昔者桀殺關龍逢(차석자걸살관룡봉) : " 또한 옛날에 걸왕은 관
용봉을 죽였고
紂殺王子比干(주살왕자비간) : 주왕은 왕자 비간을 죽였네.
是皆修其身以下傴拊人之民(시개수기신이하구부인지민) : 두 인물
은 덕망있는인사였으나 신하의 몸으로 분수에 맞지 않게 백성을
모았으며
以下拂其上者也(이하불기상자야) : 왕의 신하이면서도 왕을거역
한 자라네.
故其君因其修以擠之(고기군인기수이제지) : 그래서 군주는 그들
의 덕행이 훌륭한 때문에 모함하여 죽여버린 것이다
是好名者也(시호명자야) : 죽음을 당한 것은 두 인물이 충신이라
는 명예를 좋아한 허물 탓이지.
昔者堯攻叢枝胥敖(석자요공총지서오) : 옛적에 요임금은 총기와
서오를 공격했고,
禹攻有扈(우공유호) : 우임금은 유호를 침공한 적이 있지.
國爲虛厲(국위허려) : 세 나라는 모두 폐허가 되었다네.
身爲刑戮(신위형륙) : 두 왕은 직접 백성들을 몰살시켰고,
其用兵不止(기용병부지) : 그들이 군대를 동원하고 끊임없이 재
물을 쫓길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其求實無已(기구실무이) : 그들이 끝없이 어질다는 실질을 구하
려 했다더군.
是皆求名實者也(시개구명실자야) : 이들이 모두 명예와 재물을
쫓은 사람들이다
而獨不聞之乎(이독불문지호) : 너도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겠
지
名實者(명실자) : 명과 실은
聖人之所不能勝也(성인지소불능승야) : 성인이라 해도 온전히 하
기가 어려운데
而況若乎(이황약호) : 하물며 자네에 있어서야 어떻겠는가!"
雖然(수연) :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若必有以也(약필유이야) : 자네가 굳이 위나라에 가려 할 때는
필시 방책이 있을 게야.
嘗以語我來(상이어아래) : 자, 한번 말이나 해보게."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端而虛(단이허) : " 몸을 단아하게 하고, 마음을 비우며,
勉而一則可乎(면이일칙가호) : 뜻을 힘써 한결같이 하면 되겠읍
니까?"
曰惡惡可(왈악악가) : " 안되네. 어찌 가능하겠는가!
夫以陽爲充孔揚(부이양위충공양) : 위왕은 기세가 등등해 사나운
기운으로 충만하고 자만심에 차 있으며
采色不定(채색부정) : 굴빛이 매 순간 변화무쌍하지.
常人之所不違(상인지소불위) : 얼평범한 사람은 감히 그를 감당
하지 못한다네.
因案人之所感(인안인지소감) :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의 감정을
짓밟아
以求容與其心(이구용여기심) : 상대를 제멋대로 가지고 놀 걸세.
名之曰日漸之德不成(명지왈일점지덕불성) : 이런 인물을 일컬어
' 작은 덕마저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데,
而況大德乎(이황대덕호) : 하물며 큰 덕에 있어서랴!
將執而不化(장집이불화) : 그는 자기 소견에 집착할 뿐 남의 감
화를 받지 않고
外合而內不訾(외합이내불자) : 겉으로는 좇는 듯해도 내심으로는
고려조차 않을 것이므로,
其庸거可乎(其庸거가호) : 어찌 자네의 뜻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
!"
然則我內直而外曲(연칙아내직이외곡) : " 그렇다면 제가 안으로
는 곧게 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게 하며
成而上比(성이상비) : 옛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그 말을 좇겠읍
니다.
內直者(내직자) : 속마음이 곧은 것은
與天爲徒(여천위도) : 하늘과 더불어 한 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與天爲徒者(여천위도자) : 하늘과 하나가 되면
知天子之與己皆天之所子(지천자지여기개천지소자) : 천자도 자기
자신도 모두 하늘의 자손임을 알게 됩니다.
而獨以己言蘄乎而人善之(이독이기언기호이인선지) : 따라서 위왕
이 유독 자기 말에 대해 그가 내 말을 옳다고 하기를 바라겠습니
까
蘄乎而人不善之邪(기호이인불선지사) : 아니면 그가 옳지지 않다
고 헐뜯기를 바라겠습니까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인물을
人謂之童子(인위지동자) : 사람들은 이런어린 아이라 일컫기도
하고
是之謂與天爲徒(시지위여천위도) : 하늘과 하나가 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外曲者(외곡자) : 외모를 부드럽게 하는 자는
與人爲徒也(여인위도야) : 사람과 한 무리가 된 자입니다
擎跽曲拳(경기곡권) : 손을 높이 들어 무릎을 꿇고 몸을 굽혀서
절을 하는 것은
人臣之禮也(인신지례야) : 신하로서의 예의입니다
人皆爲之(인개위지) : 세상 사람들 누구나가 그렇게 하는데
吾敢不爲邪(오감불위사) : 저라고 어찌 않겠습니까
爲人之所爲者(위인지소위자) : 남이 하는 대로 하고 있으면
人亦無疵焉(인역무자언) : 남도 헐뜯지 않을 것입니다
是之謂與人爲徒(시지위여인위도) : 이런 것을 사람과 한무리가
되었가도 합니다
成而上比者(성이상비자) : 자기 의견을 말하더라도 옛 사람의 말
에 붙여서 하는 자는
與古爲徒(여고위도) : 옛 사람과 한 무리가 된 것입니다
其言雖敎(기언수교) : 그러한 사람의 말은 옛날의 가르침이지만
讁之實也(적지실야) : 실은 상대방을 꾸짓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有也(고지유야) : 그러면서도 어디까지난 그것은 옛 사람 것
이지
非吾有也(비오유야) : 제 것이 아닙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렇게 하면
雖直而不病(수직이불병) : 아무리 솔직한 발언을 해도 해를 입지
않습니다
是之謂與古爲徒(시지위여고위도) : 이런 것을 옛 사람과 한 무리
가 되었다고 합니다
若是則可乎(약시칙가호) :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惡惡可(악악가) : " 안 되지, 당치도 않아.
大多政法而不諜(대다정법이불첩) : 이유가 너무 많아 적당하지
않네.
雖固亦無罪(수고역무죄) : 고루하다고 하여 벌 받을 일이야 없겠
지만
雖然(수연) : 그렇게 한다면
止是耳矣(지시이의) : 단지 그 정도에 그칠 뿐이지.
夫胡可以及化(부호가이급화) : 어찌 위왕을 감화시킬 수 있겠는
가?
猶師心者也(유사심자야) : 자네는 아직 자기 생각에만 얽매여 있
네."
顔回曰(안회왈) : 이에 안회가 말했다.
吾无以進矣(오무이진의) : " 저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읍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선생님의 방법을 받고 싶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齋吾將語若(재오장어약) : " 먼저 마음을 재계하게, 그러면 자네
에게 한번 말해 주겠네.
有心而爲之(유심이위지) : 사심을 품은 채로 재계를 하면
其易邪(기역사) : 쉽게 이루어지겠는가?
易之者(역지자) : 쉽다고 여기는 자는
暭天不宜(희천불의) : 하늘을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家貧(회지가빈) : " 저의 집은 가난해서
唯不飮酒(유불음주) : 술 먹을 생각조차 못하고
不茹葷者數月矣(불여훈자수월의) : 자극성있는 야채를 못 먹은
지가 여러 달입니다.
如此(여차) : 이렇게 하면
則可以爲齋乎(칙가이위재호) : 재계라 할 수 있겠습니까?"
曰時祭祀之齋(왈시제사지재) : " 이는 제사지내기 위한 재계이지
非心齋也(비심재야) : 마음의 재계는 아니네."
回曰(회왈) : 이에 안회가 물었다.
敢問心齋(감문심재) : " 감히 마음의 재계를 묻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若一志(약일지) : " 마음을 하나로 모아
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무청지이이이청지이심) : 귀로 소리를 듣
지 말고 마음으로 듣게.
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무청지이심이청지이기) : 또 마음으로 듣
지 말고 기운으로 듣게.
耳止於聽(이지어청) :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心止於符(심지어부) : 마음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에 맞추어 깨달
을 뿐이지만
氣也者(기야자) : 기운은
虛而待物者也(허이대물자야) : 허령해서 무엇이나 그대로 받아들
이지.
唯道集虛(유도집허) : 진리는 오직 허령한 곳에 모이는 법이야.
虛者心齋也(허자심재야) : 허령함이 바로 마음의 재계라네."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之未始得使(회지미시득사) : " 제가 아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을 때는
實有回也(실유회야) : 참으로 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得使之也(득사지야) : 그러나 선생님 말씀을 듣자마자
未始有回也(미시유회야) : 제 자신을 잊게 되었습니다.
可謂虛乎(가위허호) : 이를 허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夫子曰(부자왈) : 이에 공자가 말했다.
盡矣(진의) : " 지극하구나.
吾語若(오어약) : 자네에게 말해 주겠네.
若能入遊其樊(약능입유기번) : 세속의 울타리 안에서 소요하면서
而无感其名(이무감기명) : 명예 따위에는 흔들리지 말아야 되네.
入則鳴(입칙명) : 자네가 받아들여지면 말을 하고
不入則止(불입칙지) : 용납되지 않거든 그대로 있게나.
无門无毒(무문무독) : 자기 마음에 문을 세우지도 어떤 비방秘方
을 마련하지도 말고
一宅而寓於不得已(일택이우어부득이) :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어
쩔 수 없는 천연에 따른다면
則幾矣(칙기의) : 도에 가까워질 것이네.
絶迹易(절적이) :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기는 쉬워도
无行地難(무행지난) : 무심하게 소요하기란 어려운 일이네.
爲人使易以僞(위인사역이위) : 사람에게 부림을 당할 때는 속이
기 쉽지만,
爲天使難以僞(위천사난이위) : 하늘의 부림을 받으면 속이기 어
렵다네.
聞以有翼飛者矣(문이유익비자의) : 날개 달고 날았다는 말은 들
었어도,
未聞以无翼飛者也(미문이무익비자야) : 날개 없이 날았다는 이야
기는 듣지 못했을 걸세.
聞以有知知者矣(문이유지지자의) : 지식으로 사물 이치를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未聞以无知知者也(미문이무지지자야) : 무지로 모든 것을 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겠지.
瞻彼闋者(첨피결자) : 저 텅 빈 곳을 보게나.
虛室生白(허실생백) : 휑하니 빈 방이지만 환하게 밝지 않은가.
吉祥止止(길상지지) : 축복도 빈 마음에 모인다네.
夫且不止(부차불지) : 그런데도 그쳐야 할 곳에 그치지 않으면
是之謂坐馳(시지위좌치) : 이를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달린다
는 <좌치>라 이름하지.
夫徇耳目內通(부순이목내통) : 무릇 눈과 귀를 밖이 아닌 안으로
통하게 하고
而外於心知(이외어심지) : 마음의 작용을 안이 아닌 밖으로 쏠리
게 하면
鬼神將來舍(귀신장래사) : 귀신마저도 머무는데
而況人乎(이황인호) :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是萬物之化也(시만물지화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을 움직이는 힘
이라네.
禹舜之所紐也(우순지소뉴야) : 우임금과 순임금도 이를 따랐으며
伏羲戯几之所行終(복희희궤지소행종) : 복희와 궤거가 평생 행한
것이었지.
而況散焉者乎(이황산언자호) : 그러니 일반인에 있어서는 말할
나위도 없지 않은가!"
葉公子高將使於齊(엽공자고장사어제) : 섭공자고가 제나라에 사
신으로 가게 되자
問於仲尼曰(문어중니왈) : 중니에게 물었다.
王使諸梁也甚重(왕사제량야심중) : " 왕이 저를 사신으로 보내는
것은 일이 중대합니다.
齊之待使者(제지대사자) : 사신에 대한 제나라의 태도는
蓋將甚敬而不急(개장심경이불급) : 매우 정중한 데가 있지만 일
의 교섭에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匹夫猶未可動(필부유미가동) : 필부의 마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而況諸侯乎(이황제후호) : 제후에 있어서는 말할 필요도 없지 않
겠습니까!
吾甚慄之(오심률지) : 저는 일을 그르칠까 매우 걱정합니다.
子常語諸梁也曰(자상어제량야왈) :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凡事若小若大(범사약소약대) : ‘무릇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
이
寡不道以懽成(과부도이환성) :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성취했다
면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만일 일이 성취되지 못하면
則必有人道之患(칙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인간 도리의 벌을 왕
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事若成(사약성) : 일을 성취한다 해도
則必有陰陽之患(칙필유음양지환) : 필시 음양의 부조화로 인한
병에 걸릴 것이다.
若成若不成(약성약불성) : 일을 이루거나 못 이루거나간에
而後無患者(이후무환자) : 사후에 근심 걱정이 없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오직 유덕한 인물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吾食也執粗而不臧(오식야집조이불장) : 그런데 제가 먹는 것은
보잘것 없고 좋은 음식이 못 됩니다.
爨無欲淸之人(찬무욕청지인) : 음식 지을 때 요리사가 시원함을
바라지고 않습니다.
今吾朝受命而夕飮氷(금오조수명이석음빙) : 오늘 아침에저는 왕
으로부터 사신 임무를 부여받고 저녁에 얼음을 먹은 형편인데도
我其內熱與(아기내열여) : 오히려 저는 속에서는 열이 식을 줄
모릅니다.
吾未至乎事之情(오미지호사지정) : 아직 일에 착수하기도 전에
而旣有陰陽之患矣(이기유음양지환의) : 이미 음양의 부조화로 인
한 병에 걸렸습니다.
事若不成(사약불성) : 또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必有人道之患(필유인도지환) : 반드시 왕은 인도의 환난을 내릴
것입니다.
是兩也(시량야) : 이 두 가지 재앙은
爲人臣者不足以任之(위인신자부족이임지) : 신하된 제가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子其有以語我來(자기유이어아래) : 부디 선생님께서 저에게 가르
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天下有大戒二(천하유대계이) : " 천하에 크게 경계할 일이 두 가
지 있습니다.
其一命也(기일명야) : 하나는 명이고
其一義也(기일의야) : 다른 하나는 의입니다.
子之愛親命也(자지애친명야) :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명
으로
不可解於心(불가해어심) : 사람의 마음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
臣之事君義也(신지사군의야) : 신하가 왕을 섬김은 의로서
無適而非君也(무적이비군야) : 어떤 경우에도 왕은 왕인 것입니
다.
無所逃於天地之間(무소도어천지지간) : 이 둘은 하늘과 땅 사이
에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是之謂大戒(시지위대계) : 이를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일컫습니
다.
是以夫事其親者(시이부사기친자) : 따라서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
서는
不擇地而安之(불택지이안지) : 어떠한 상황에서도 편안히 모셔아
만
孝之至也(효지지야) : 지극한 효도라 할 수 있습니다.
夫事其君者(부사기군자) : 또한 임금을 받드는 데 있어서
不擇事而安之(불택사이안지) :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고 편안히
섬겨야만
忠之盛也(충지성야) : 최고의 충성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自事其心者(자사기심자) : 스스로 자기 마음을 섬기는 사람은
哀樂不易施乎前(애락불역시호전) :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슬픔과 즐거움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知其不可奈何(지기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
을 알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마음을 편히 운명에 따르게 됩니다
德之至也(덕지지야) : 덕의 지극함 입니다.
爲人臣子者(위인신자자) : 왕의 신하이거나 사람의 아들이거나
固有所不得已(고유소부득이) : 참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부딪히면
行事之情而忘其身(행사지정이망기신) : 주어진 바를 충실히 행하
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아야 합니다.
何暇至於悅生而惡死(하가지어열생이악사) : 그러니 어느 겨를에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겠습니까!
夫子其行可矣(부자기행가의) : 그대는 주저하지 말고 임무수행을
위해 제나라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丘請復以所聞(구청복이소문) : " 제가 들은 바를 거듭 말씀드리
겠습니다.
凡交近則必相靡以信(범교근칙필상미이신) : 무릇 가까운 나라와
교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신의로서 서로 존중하고
交遠則必忠之以言(교원칙필충지이언) : 먼 나라와는 모름지기 말
로써 자기 뜻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言必或傳之(언필혹전지) : 말에는 그것을 전할 사신이 필요한데,
夫傳兩喜兩怒之言(부전량희량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기는
天下之難者也(천하지난자야) : 천하에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夫兩喜必多溢美之言(부량희필다일미지언) : 양쪽이 모두 기뻐하
면 필시 지나치게 미사여구가 많은 것이고,
兩怒必多溢惡之言(량노필다일악지언) : 모두 화를 낸다면 틀림없
이 지나치게 헐뜯는 말이
凡溢之類妄(범일지류망) : 그것에 넘칠 정도로 많은 것입니다.
妄則其信之也莫(망칙기신지야막) : 말이 망령되면 말은 미덥지
않습니다.
莫則傳言者殃(막칙전언자앙) : 말에 믿음이 안 가면 이를 전한
사신은 처벌을 받게 마련입니다.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격언에 말했습니다
傳其常情(전기상정) : '평소에 있는 진실된 말은 전하고
無傳其溢言(무전기일언) : 지나친 언사는 전하지 않으면
則幾乎全(칙기호전) : 우선은 안전하다고'고 했습니다.
且以巧鬪力者(차이교투력자) : " 또한 재주를 겨루는 경우,
始乎陽(시호양) :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다가도
常卒乎陰(상졸호음) : 항상 끝에 가서는 화를 내게 되는데
泰至則多奇巧(태지칙다기교) : 지나치게 되면 간계가 많아지게
됩니다.
以禮飮酒者(이례음주자) : 예를 갖추고 술을 먹을 때도
始乎治(시호치) : 시작은 법도에 맞지만,
常卒乎亂(상졸호란) : 마지막에 가서는 늘 난잡해지고
泰至則多奇樂(태지칙다기락) : 지나칠 경우에는 추잡한 쾌락을
추구하게 됩니다.
凡事亦然(범사역연) : 모든 일에 이와 같아서
始乎諒(시호량) : 시초에는 상호 신뢰 속에서 진행되나,
常卒乎鄙(상졸호비) :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속이려는 마음이 생
깁니다.
其作始也簡(기작시야간) : 처음에는 간략하다가도
其將畢也必巨(기장필야필거) : 마지막에 이르면 복잡다단해집니
다.
言者風波也(언자풍파야) : 말이란 바람 따라 일어나는 물결과 같
고
行者實喪也(행자실상야) : 행동에는 득실이 있습니다.
夫風波易以動(부풍파역이동) : 풍파는 요동하기 쉽고
實喪易以危(실상역이위) : 득실은 위태롭기 십상입니다.
故忿設無由(고분설무유) : 따라서 화가 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巧言偏辭(교언편사) : 교묘한 언사와 왜곡된 말 때문입니다.
獸死不擇音(수사불택음) : 짐승이 죽음에 이를 경우 아무렇게나
악을 쓰게 되고
氣息茀然(기식불연) : 호흡은 거칠어집니다.
於是竝生心厲(어시병생심려) : 이에 마음이 병이 생기는 것입니
다.
剋核太至(극핵태지) : 남을 지나치게 비난하면
則必有不肖之心應之(칙필유불초지심응지) : 상대도 사납게 대응
하게 되지만
而不知其然也(이부지기연야) : 왜 그런지 까닭을 모르게 됩니다.
苟爲不知其然也(구위부지기연야) : 참으로 그 이유도 알지 못하
는데
孰知其所終(숙지기소종) : 누가 그 타툼의 종말을 알겠습니까!
故法言曰(고법언왈) : 그러므로 속담에 말했습니다
無遷令(무천령) : '왕의 명령을 고치지도 말고
無勸成(무권성) : 무리하게 명령을 수행하지도 말라'고 일렀습니
다.
過度益也(과도익야) : 지나친 것은 불필요함을 덧붙이는 격입니
다.
遷令勸成殆事(천령권성태사) : 왕의 명령을 바꾸거나 무리한 임
무를 수행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합니다.
美成在久(미성재구) : 좋은 일은 이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소
요되지만,
惡成不及改(악성불급개) : 한번 저지른 나쁜 일은 고칠 수 없으
므로
可不愼與(가불신여) : 어떻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且夫乘物以遊心(차부승물이유심) : 그저 사물의 움직임에 마음을
싣고
託不得已以養中(탁부득이이양중) :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중도를 지키는 것이
至矣(지의) : 최상입니다.
何作爲報也(하작위보야) : 어찌 조작해 왕에게 보고하겠습니까.
莫若爲致命(막약위치명) : 사실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此其難者(차기난자) : 이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顔闔將傅衛靈公太子(안합장부위령공태자) : 안합이 위나라 영공
의 태자를 보좌하게 되자
而問於蘧(이문어거) : 거백옥에게 물었다.
伯玉曰(백옥왈) : 백옥이 말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其德天殺(기덕천살) : 천성적으로 덕이 없는 인물입니다.
與之爲無方(여지위무방) : 그와 함께 법도를 지키지 않으면
則危吾國(칙위오국) : 나라가 위험하고,
與之爲有方(여지위유방) : 예법에 따르게 할 경우에는
則危吾身(칙위오신) : 저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其知適足以知人之過(기지적족이지인지과) : 그의 지혜는 남의 허
물만 볼 뿐이고
而不知其所以過(이부지기소이과) :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합니다
.
若然者(약연자) : 사람됨이 이와 같으니
吾奈之何(오내지하) :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籧伯玉曰(거백옥왈) : 이에 거백옥이 말했다.
善哉問乎(선재문호) : " 잘 물으셨습니다.
戒之(계지) : 무엇보다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서
正汝身也哉(정여신야재) :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합니다.
形莫若就(형막약취) : 태도는 그에 순응하는 것이 제일이고
心莫若和(심막약화) : 마음은 함께 맞추는 것이 최상입니다.
雖然(수연) :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之二者有患(지이자유환) : 여전히 두 가지망으로는 근심이 있습
니다.
就不欲入(취불욕입) : 따라서 몸으로는 따르더라도 말려들지는
和不欲出(화불욕출) : 마음은 맞추더라도 겉으로 두드러지게 해
서는 안 됩니다.
形就而入(형취이입) : 몸으로 그를 좇다가 아주 빠져들면
且爲顚爲滅(차위전위멸) : 뒤집혀 파멸하게 되고
爲崩爲蹶(위붕위궐) : 무너져 넘어지게 됩니다.
心和而出(심화이출) : 마음을 맞추다가 그의 단점이 두드러지게
되면
且爲聲爲名(차위성위명) : 소문이 나서 그의 허물이 알려지게 되
어
爲妖爲孼(위요위얼) : 재앙을 입게 됩니다.
彼且爲嬰兒(피차위영아) : 그가 간난아이처럼 놀면
亦與之爲嬰兒(역여지위영아) : 함께 갓난아이 노릇을 하고
彼且爲無町畦(피차위무정휴) : 그가 아무렇게나 굴면
亦與之爲無町畦(역여지위무정휴) : 함께 절제없이 놀아야 합니다
.
彼且爲無崖(피차위무애) : 또한 방탕하게 행동하면
亦與之爲無崖(역여지위무애) : 같이 제멋대로 해야만
達人入於無疵(달인입어무자) : 종내에는 그를 허물없는 인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汝不知夫螳螂乎(여부지부당랑호) : 당신을 사마귀를 모르십니까?
怒其臂以當車轍(노기비이당차철) : 사마귀는 자기 팔을 휘두르며
수레바퀴에 맞서려 합니다.
不知其不勝任也(부지기불승임야) : 자기가 감당 못할 것을 모르
기 때문으로
是其才之美者也(시기재지미자야) : 이는 자기 재주를 과신한 탓
입니다.
戒之(계지) : 이런 짓을 경계하고.
愼之(신지) : 삼가야 합니다
績伐而美者以犯之(적벌이미자이범지) :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상
대를 거역하면
幾矣(기의) : 위태롭습니다.
汝不知夫養虎者乎(여부지부양호자호) : 당신은 호랑이 사육사를
보신 일이 있을 테지요?
不敢以生物與之(불감이생물여지) : 그가 짐승을 산 채로 호랑이
에게 주지 않는 것은
爲其殺之之怒也(위기살지지노야) : 산 짐승을 죽이고자 하는 호
랑이의 사나운 기운 때문입니다.
不敢以全物與之(불감이전물여지) : 또한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
는 것은
爲其決之之怒也(위기결지지노야) : 먹이를 찢어 발기려 할 것이
기 때문입니다.
時其飢飽(시기기포) : 호랑이가 배고플 시기와 배부를 시기를 맞
춰
達其怒心(달기노심) : 그의 사나운 기운을 달래야 합니다.
虎之與人異類(호지여인이류) : 호랑이와 사람은 다른 종류입에도
불구하고
而媚養己者順也(이미양기자순야) : 호랑이가 양육하는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사육하기 때문입니다.
故其殺之者逆也(고기살지자역야) : 따라서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것은 그의 본성대로 양육하지 않은 탓입니다.
夫愛馬者(부애마자) : 그런데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以筐盛矢(이광성시) : 값비싼 광주리에 말똥을 담고
以蜃盛溺(이신성익) : 대합조개로 장식된 그릇에 오줌을 받습니
다.
適有蚊虻僕緣(적유문맹복연) : 하지만 어쩌다 말의 등에 모기나
등에가 달라붙어
而拊之不時(이부지불시) : 갑자기 채찍을 내리치면,
則缺銜毁首碎胸(칙결함훼수쇄흉) : 놀란 말은 재갈을 물어 끊고
머리를 여기저기 부딪치고 가슴을 치고 받습니다.
意有所至而愛有所亡(의유소지이애유소망) : 따라서 마음속으로는
말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말은 읽게 되므로
可不愼邪(가불신사) :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匠石之齊(장석지제) :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至於曲轅(지어곡원) : 곡원에 이르러
見櫟社樹(견력사수) :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 나무를 보게 되었다
.
其大蔽數千牛(기대폐수천우) : 나무의 크기는 소를 가릴 정도로
컸는데,
絜之百圍(혈지백위) : 양손으로 재어 보니 백아름이나 되었다.
其高臨山(기고림산) :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로 커서
十仞而後有枝(십인이후유지) : 열길 높이에서부터 가지가 나 있
었다.
其可以爲舟者旁十數(기가이위주자방십수) : 이나무의 가지만으로
도 배를 수십 척이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觀者如市(관자여시) : 이 상수리나무를 구경하는 사람이 저자거
리처럼 북적거렸으나
匠伯不顧(장백불고) :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遂行不輟(수행불철) : 계속 길을 갔다.
弟子厭觀之(제자염관지) : 장석의 제자가 실컷 구경한 다음
走及匠石曰(주급장석왈) : 그에게 달려와 말했다.
自吾執斧斤以隨夫子(자오집부근이수부자) : "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좇아 다닌 이래로
未嘗見材如此其美也(미상견재여차기미야) : 아직까지 이처럼 아
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先生不肯視(선생불긍시) : 그런데도 선생님이 거들떠 보지고 않
은 채
行不輟何邪(행불철하사) :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曰已矣(왈이의) : 장석이 대답하기를" 그만두게.
勿言之矣(물언지의) :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나.
散木也(산목야) : 사당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라네.
以爲舟則沈(이위주칙침) : 그 나무로 배를 만들면 금방 가라앉고
以爲棺槨則速腐(이위관곽칙속부) : 널로 쓰면 곧 썩을 걸세.
以爲器則速毁(이위기칙속훼) :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以爲門戶則液樠(이위문호칙액만) : 문으로 사용하면 진액이 흐르
고
以爲柱則蠹(이위주칙두) : 기둥으로 쓴다 해도 좀이 생기네.
是不材之木也(시부재지목야) : 따라서 이 상수리 나무는
無所可用(무소가용) :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故能若是之壽(고능약시지수) : 이처럼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네."
匠石歸(장석귀) : 장석이 돌아와
櫟社見夢曰(력사견몽왈) : 잠을 자는데 꿈에 그 상수리나무가 나
타나 말했다.
女將惡乎比予哉(여장악호비여재) : " 자네는 도대체 나를 어디에
견주려 하는가.
若將比予於文木邪(약장비여어문목사) : 그래, 아름다운 무늬목에
비하려나?
夫柤梨橘柚(부사리귤유) : 저 아가위나무나 열매 열리는 과일나무
,
果蓏之屬(과라지속) : 오이 같은 밭작물 따위는
實熟則剝(실숙칙박) : 과실이 익으면 잡아뜯기고
剝則辱(박칙욕) : 욕을 당하게 되지.
大枝折(대지절) : 큰 가지는 꺽이고
小枝泄(소지설) : 작은 가지는 끌어 당겨지네.
此以其能苦其生者也(차이기능고기생자야) : 이는 과실을 맺는 재
주로 인해 괴로움을 받는 것일세.
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고부종기천년이중도요) : 따라서 주어진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도중에 요절해 버리지.
自掊擊於世俗者也(자부격어세속자야) : 세속에서 스스로 해침을
자초하는게지.
物莫不若是(물막불약시) : 세상의 사물은 모두 이 모양 이 꼴이
지.
且予求無所可用久矣(차여구무소가용구의) : 그런데 나는 쓸모없
기를 구한 지가 오래 되었다네.
幾死(기사) :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당했으나
乃今得之(내금득지) : 이제까지 뜻을 이루어
爲予大用(위여대용) : 내 큰 쓸모로 삼게 되었다.
使予也而有用(사여야이유용) : 내가 유용한 재목 이었더라면
且得有此大也邪(차득유차대야사) : 이처럼 크게 자랄 수는 없었
을 걸세.
且也若與予也皆物也(차야약여여야개물야) : 그런데 자네는 나와
똑같이 한 물건이면서
奈何哉其相物也(내하재기상물야) : 어째서 나를 하찮은 나무라고
구박하는가!
而幾死之散人(이기사지산인) : 그대는 곧 죽을 가치없는 존재인
데
又惡知散木(우악지산목) : 어찌 無用한 나무를 알아보겠는가!"
匠石覺而診其夢(장석교이진기몽) : 장석이 깨어나 꿈이야기를 제
자에게 전하자
弟子曰(제자왈) : 제자가 말했다.
趣取無用(취취무용) : " 무용에 뜻을 두었으면서
則爲社何邪(칙위사하사) : 사당나무가 된 것은 어째서입니까?"
曰密(왈밀) : 장석이 말하기를, " 말하지 말고
若無言(약무언) : 너는 잠자코 있게나.
彼亦直寄焉(피역직기언) : 사당이 상수리나무에 기탁하고 있는
걸세.
以爲不知己者詬厲也(이위부지기자후려야) : 세상 사람들은 왜 사
당나무가 되었는지 모른 채 그 나무를 헐뜯는 거라네.
不爲社者(불위사자) : 사당나무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면
且幾有翦乎(차기유전호) : 어찌 벌목되었겠는가.
且也彼其所保與衆異(차야피기소보여중이) : 저 나무가 천수를 누
리는 것이 다른 것들과는 이처럼 다른데도
而以義喩之(이이의유지) : 사당나무라고 받드는 것은
不亦遠乎(불역원호) :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南伯子綦遊乎商之丘(남백자기유호상지구) : 남백자기가 상구 지
방에 갔다가
見大木焉(견대목언) : 큰 나무를 보았는데
有異(유이) : 보통 나무와는 사뭇 달랐다.
結駟千乘(결사천승) : 말 네 필씩 끄는 수레 천대가
將隱芘其所藾(장은비기소뢰) : 나뭇가지와 잎사귀로 가려질 정도
였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此何木也哉(차하목야재) : " 대체 이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此必有異材夫(차필유이재부) : 필시 이 나무는 좋은 재목일게
야."
仰而視其細枝(앙이시기세지) : 그러나 고개를 들어 가는 가지를
보자
則拳曲而不可以爲棟樑(칙권곡이불가이위동량) : 구부러져서 대들
보로는 쓸 수 없고,
俯而視其大根(부이시기대근) : 고개를 숙여 굵은 밑둥을 굽어보
니
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칙축해이불가이위관곽) : 속이 갈라져서
널로 사용할 수도 없었다.
舐其葉(지기엽) : 잎사귀를 핥아 보면
則口爛而爲傷(칙구란이위상) : 입 안이 헐어 상채기가 나고,
嗅之(후지) : 냄새를 맡으면
則使人狂酲(칙사인광정) : 사람을 취하게 해
三日而不已(삼일이불이) : 사흘이 지나도 깨어나지 못했다.
子綦曰(자기왈) : 자기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 " 이 나무는 분명 재목감이
아니어서
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 이처럼 커다랗게 자란 게야.
嗟乎神人(차호신인) : 아! 신인도
以此不材(이차부재) : 이 나무 같이 쓸모없는 까닭에 성인이 된
게로구나."
宋有荊氏者(송유형씨자) : 송나라에 형씨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宜楸柏桑(의추백상) : 그곳에 개오동나무, 잣나무, 뽕나무가 무
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其拱把而上者(기공파이상자) : 나무가 한 주먹 굵기로 자라자마
자
求狙猴之杙者斬之(구저후지익자참지) : 원숭이를 매어둘 말뚝 구
하는 이가 와서 베어갔다.
三圍四圍(삼위사위) : 서너 아름으로 자란 것은
求高名之麗者斬之(구고명지려자참지) : 커다란 대들보를 필요로
하는 자가 잘라 갔다
七圍八圍(칠위팔위) : 일곱이나 여덟 아름으로 자란 것은
貴人富商之家求樿傍者斬之(귀인부상지가구전방자참지) : 귀족이나
부잣집을 위해 널을 구하는 사람이 벌목했다.
故未終其天年(고미종기천년) : 따라서 천수를 마치지 못한 채
而中道之夭於斧斤(이중도지요어부근) : 도중에 도끼 자루에 찍히
는 것은
此材之患也(차재지환야) : 나무가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故解之以牛之白顙者與豚之亢鼻者(고해지이우지백상자여돈지항비
자) :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 이마가 흰 소, 코가 우뚝 솟은
돼지,
與人有痔病者不可以適河(여인유치병자불가이적하) : 그리고 치질
을 앓는 사람은 강가로 끌고가 제물로 바칠 수 없었다.
此皆巫祝以知之矣(차개무축이지지의) : 제사장인 무축이 무용함
을 알고
所以爲不祥也(소이위불상야) : 상서 롭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차내신인지소이위대상야) : 그러나 神人
은 바로 이 쓸모없음을 아주 상서롭게 간주한다.
支離疏者(지리소자) : 지리소라는 인물은
頤隱於臍(이은어제) : 턱이 배꼽 아래 숨었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고,
會撮指天(회촬지천) :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五管在上(오관재상) : 오장은 척추 위에 달렸고,
兩髀爲脇(량비위협) : 양넓적다리는 겨드랑이에 달린 불구자이다
.
挫鍼治繲足以糊口(좌침치해족이호구) : 그렇지만 그는 바느질과
빨래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하고
鼓莢播精(고협파정) : 키질을 해 곡식 고르는 일로
足以食十人(족이식십인) : 족히 열 명은 먹여 살릴 수 있었다.
上徵武士(상징무사) : 또한 나라에서 장정을 징벌할 경우,
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칙지리양비이유어기간) : 지리소는 팔을
걷어 붙이고 큰 길을 활보하고 다녀도 되었다.
上有大役(상유대역) : 국가에 큰 토목공사가 있어도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칙지리이유상질불수공) : 그는 불구자여서
소집이 면제되었다.
上與病者粟(상여병자속) :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하사할 때
則受三鍾與十束薪(칙수삼종여십속신) : 그는 세 가지 곡식과 땔
나무 열 묶음을 받았다.
夫支離其形者(부지리기형자) : 이처럼 육신이 온전하지 못한 자
라도
猶足以養其身(유족이양기신) : 자기 몸을 보전하며
終其天年(종기천년) : 천수를 누리는데,
又況支離其德者乎(우황지리기덕자호) : 하물며 내면의 덕이 무용
한 사람에 있어서랴!
孔子適楚(공자적초) :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楚狂接輿遊其門曰(초광접여유기문왈) : 그 나라의 광접여가 공자
가 머문 집 앞에서 노래하여 이르기를
鳳兮鳳兮(봉혜봉혜) : " 봉황이여! 봉황이여!
何如德之衰也(하여덕지쇠야) : 쇠잔해진 덕을 어찌하겠는가.
來世不可待(내세불가대) : 앞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往世不可追也(왕세불가추야) :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구나.
天下有道(천하유도) : 천하에 도가 있으면
聖人成焉(성인성언) : 성인은 자신의 일을 이루고
天下無道(천하무도) : 천하에 도가 없으면
聖人生焉(성인생언) : 성인은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뿐이네.
方今之時(방금지시) : 지금 세상에 있어서는
僅免刑焉(근면형언) : 환난을 면하는 게 고작일세.
福輕乎羽(복경호우) : 행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도
莫之知載(막지지재) : 거두어 들일 줄 모르고
禍重乎地(화중호지) : 재앙은 땅보다 무거우나
莫之知避(막지지피) : 이를 피하지 못하는구나.
已乎已乎(이호이호) :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臨人以德(림인이덕) : 도덕으로 남을 교화하려는 어리석은 짓거
리를.
殆乎殆乎(태호태호) : 위태롭구나! 위태롭구나!
畵地而趨(화지이추) : 땅에 금을 긋고 그 안에서 허둥지둥되는
일이.
迷陽迷陽(미양미양) : 가시밭이여! 가시밭이여!
無傷吾行(무상오행) : 내 나가는 길 막지 말아라.
卻曲卻曲(각곡각곡) : 내가 가는 길 구불구불하여도
無傷吾足(무상오족) : 나의 발은 다치지 않네.
山木自寇也(산목자구야) : 산 속 나무는 재앙을 자초하고
膏火自煎也(고화자전야) : 기름불은 제 몸을 사르는구나.
桂可食(계가식) :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니
故伐之(고벌지) : 베어지고
漆可用(칠가용) : 옻나무는 쓸모가 있어서
故割之(고할지) : 쪼개지네.
人皆知有用之用(인개지유용지용) : 사람들은 유용만 알 뿐
而莫知無用之用也(이막지무용지용야) : 무용을 쓸 줄 모르는구나
."
덕충부(德充符)-장자(莊子)
魯有兀者王駘(노유올자왕태) : 노나라에 발 하나가 잘린 왕태라
는 자가 있었는데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仲尼相若(여중니상약) : 중니와 맞먹을 정도였다
常季問於仲尼曰(상계문어중니왈) :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王駘(왕태) : ‘왕태는
兀者也(올자야) : 외발이 병신입니다
從之遊者(종지유자) :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與夫子中分魯(여부자중분로) : 선생님의 제자와 노나라 인구를
반씩 갈라 가질 정도입니다
立不敎(립불교) : 그는 서 있어도 별로 가르치는 건 아니고
坐不議(좌불의) : 앉아 있어도 무엇을 의논하는 것도 아닌데
虛而往(허이왕) : 빈 마음으로 찾아갔던 자가
實而歸(실이귀) : 무엇인가를 가득 얻고 돌아옵니다
固有不言之敎(고유불언지교) : 본래 말 없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無形而心成者邪(무형이심성자사) :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마음
이 완성된 자일까요
是何人也(시하인야) :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夫子(부자) : ‘그분은
聖人也(성인야) : 성인이야
丘也直後而未往耳(구야직후이미왕이) : 나는 다만 꾸물대다가 뒤
져서 아직 찾아 뵙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丘將以爲師(구장이위사) : 나도 장차 스승으로 삼으려 하는데
而況不若丘者乎(이황불약구자호) : 하물며 나만도 못한 사람들이
야 더 말할것이 있겠느냐
奚假魯國(해가로국) : 노나라 사람뿐이 아니라
丘將引天下而與從之(구장인천하이여종지) : 나는 온 천하 사람을
이끌고 그를 따르려고 한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
彼兀者也(피올자야) : 그는 한 쪽 발이 잘린 병신인데
而王先生(이왕선생) : 선생님보다도 덕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其與庸亦遠矣(기여용역원의) : 그러니 보통 삶들보다야 훨씬 뛰
어날 것입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런 사람은
其用心也獨若之何(기용심야독약지하) : 그 마음가짐을 도대체 어
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음과 삶 또한 중대한 일이다면
而不得與之變(이부득여지변) : 그는 그 변화와 함께 변하는 일이
없고
雖天地覆墜(수천지복추) : 하늘이 뒤집히고 땅이 꺼져도
亦裝不與之遺(역장불여지유) : 역시 그는 함께 떨어지지 않는다
審乎無假而不與物遷(심호무가이불여물천) : 그는 진리를 잘 깨닫
고 있어서 사물과 함께 변하는 일이 없으며
命物之化而守其宗也(명물지화이수기종야) : 사물의 변화를 자연
의 운명으로 알고 그대로 따르면서도 자기는 도의 근본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말했다
何謂也(하위야) : ‘그건 무슨 뜻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自其異者視之(자기이자시지) :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肝膽楚越也(간담초월야) : 한 몸 안에 있는 간과 쓸개도 멀리 떨
어진 초나라와 월나라 같고
自其同者視之(자기동자시지) :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萬物皆一也(만물개일야) : 만물은 모두 하나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무릇 이와 같은 자는
且不知耳目之所宜(차부지이목지소의) : 귀나 눈이 좋아하는 것
따위를 모르며
而遊心乎德之和(이유심호덕지화) : 마음을 덕의 조화된 경지에서
노릴게 하여
物視其所一(물시기소일) : 만물에 대해 그 동일한 것을 보고
而不見其所喪(이불견기소상) : 외형상의 변화를 보지 않는다
視喪其足猶遺土也(시상기족유유토야) : 그러니 그 발을 잃은 것
따위는 흙을 떨어 버리는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常季曰(상계왈) : 상계는 다시 말했다
彼爲己(피위기) : ‘그는 스스로를 수양함에 있어서
以其知得其心(이기지득기심) : 자기의 지혜로 그 마음을 터득하
고
以其心得其常心(이기심득기상심) : 스스로의 마음으로 그 변함
없는 본심을 터득했습니다
物何爲最之哉(물하위최지재) : 그러고 보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 수양인데도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모여드는 것은 어째
서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人莫鑑於流水(인막감어류수) :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而鑑於止水(이감어지수) : 잔잔하게 가라앉은 물을 거울삼는다
唯止能止衆止(유지능지중지) : 잔잔하게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가라앉은 것을 잔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受命於地(수명어지) : 삶을 대지로부터 받은 것 중에는
唯松柏獨也正(유송백독야정) : 오직 소나무와 측백나무만이 정기
를 지니고
在冬夏靑靑(재동하청청) : 겨울이건 여름이건 푸르다
受命於天(수명어천) :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하늘에서 받은 것
중에는
唯堯舜獨也正(유요순독야정) : 오직 순임금만이 정기를 지니고
在萬物之首(재만물지수) : 다행히도 그 올바른 마음으로
幸能正生(행능정생) : 능히 사람을 바르게 하고
而正衆生(이정중생) : 못 사람의 마음을 저절로 올바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夫保始之徵(부보시지징) : 대체로 도를 옳게 지키면
不懼之實(불구지실) : 세상 일에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勇士一人(용사일인) : 용사가 혼자서
雄入於九軍(웅입어구군) : 용감하게 적의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
는 일이 있다
將求名而能自要者(장구명이능자요자) : 기필코 용맹을 떨치게 되
리라 믿는 자도
而猶若是(이유약시) : 오히려 그러한데
而況官天地(이황관천지) : 하물며 천지를 뜻대로 다투고
府萬物(부만물) : 1만물을 내 것으로 삼으며
直寓六骸(직우육해) : 내 육체를 한갓 객사로 여기고
象耳目(상이목) : 귀와 눈을 가상으로 알며
一知之所知(일지지소지) : 모든 지적 인식을 통일시켜서 정신적
으로 죽음을 초월한 자가
而心未嘗死者乎(이심미상사자호) : 무엇을 일일이 신경을 쓰며
두려워하겠느냐
彼且擇日而登假(피차택일이등가) : 그는 길일을 택해 하늘로 오
르려 하므로
人則從是也(인칙종시야) : 사람들이 그를 좇으려고 하는 것일 것
이다
彼且何肯以物爲事乎(피차하긍이물위사호) : 그런 그가 감히 사람
들을 모으려는 따위 생각을 어찌하겠느냐
申徒嘉(신도가) : 신도가는
兀者也(올자야) : 형벌로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인데
而與鄭子産同師於伯昏无人(이여정자산동사어백혼무인) : 정나라
의 대신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삼고 배우고 있었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병신과 함께 다니는
것이 싫어서 신도가에게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 남아 있
고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을
테니’
其明日(기명일) : 그 다음날
又與合堂同席而坐(우여합당동석이좌) : 두 사람은 다시 한 집에
서 만나 한 자리에 앉았다
子産謂申徒嘉曰(자산위신도가왈) : 자산이 신도가에게 또 말했다
我先出則子止(아선출칙자지) :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게
子先出則我止(자선출칙아지) :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
을 테니
今我將出(금아장출) : 지금 내가 나가려는데
子可以止乎(자가이지호) : 자네는 남아 있어 주겠나
其未邪(기미사) : 아니면 못하겠나
且子見執政而不違(차자견집정이불위) : 그런데 자네는 대신을 보
고도 공손히 피하려 하지 않거든
子齊執政乎(자제집정호) : 그래 자네가 대신과 동등하다는 것인
가’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
先生之門(선생지문) : 선생님의 문하에
固有執政焉如此哉(고유집정언여차재) : 본래 대신이라는 구별 따
위가 있었던가
子而悅子之執政而後人者也(자이열자지집정이후인자야) : 자네는
자기가 대신이라는 것을 좋아해서 그 때문에 남을 깔보고 있는
거다 이런 말이 있지 ’
聞之曰(문지왈) : 이를 듣고 말했다
鑑明則塵垢不止(감명칙진구불지) : ‘거울이 밝은 것은 먼지가
앉지 않아서이고
止則不明也(지칙불명야) : 먼지가 앉으면 흐려진다
久與賢人處則無過(구여현인처칙무과) : 이와 마찬가지로 오랫동
안 현인과 함께 있으면 잘못이 없어진다’고
今子之所取大者(금자지소취대자) : 지금 자네가 소중히 여길 것
은
先生也(선생야) : 선생님의 도일 것인데
而猶出言若是(이유출언약시) : 아직 그런 소리를 하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지나친 잘못이 아니겠는가
子産曰(자산왈) : 자산이 말했다
子旣若是矣(자기약시의) : 자네는 이미 그런 병신꼴인데도
猶與堯爭善(유여요쟁선) : ‘아직 요임금보다 훌륭해지려 하고
있군
計子之德(계자지덕) : 자네의 덕을 생각해 보고
不足以自反邪(부족이자반사) : 스스로 반성할 수가 없는 것인가
’
申徒嘉曰(신도가왈) : 신도가가 대답했다
自狀其過(자상기과) : ‘스스로 잘못을 변명하며
以不當亡者衆(이부당망자중) : 발을 잘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한
자는 많아도
不狀其過(불상기과) : 그 잘못을 변명않고
以不當存者寡(이부당존자과) : 애초 발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고
하는 자는 적다
知不可奈何(지불가내하) :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수가 없음을 알
고
而安之若命(이안지약명) : 그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唯有德者能之(유유덕자능지) : 덕이 있는 잠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다’
遊於羿之彀中(유어예지구중) : 예의 활 사정거리 안에서 놀고 있
다면
中央者(중앙자) : 한가운데는
中地也(중지야) : 화살이 명중하는 곳이다
然而不中者命也(연이부중자명야) : 그런데도 명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운이다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인이기전족소오부전족자다의) : 세
상 사람들 중에는 그 두 발이 온전하다고 해서 내 온전하지 못한
발을 비웃는 자가 많다
我怫然而怒(아불연이노) : 나도 발끈 노하지만
而適先生之所(이적선생지소) : 선생님께 가면
則廢然而反(칙폐연이반) : 깡그리 잊고 평상시로 돌아온다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부지선생지세아이선사) : 선생님이 훌륭한
덕으로 나를 씻어 주셨는지 모르겠다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 : 나는 선생님과 19년
동안 사귀어 왔지만
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 아직 선생님은 내가 발
병신이란 것을 모른다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금자여아유어형해지내) : 지금 자네와 나
는 정신적으로 사귀고 있을것인데
而子索我於形骸之外(이자색아어형해지외) : 내게서 외형적인 것
을 찾다니
不亦過乎(불역과호) : 어찌 잘못이 아니겠나’
子産蹴然改容更貌曰(자산축연개용갱모왈) : 자산은 조심스럽게
낯빛을 고치고 말했다
子無乃稱(자무내칭) : ‘자네 이제 그만해 주게나’
魯有兀者叔山無趾(로유올자숙산무지) : 노나라에 형벌로 발 하나
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나이가 있었는데
踵見仲尼(종견중니) : 한번은 다리를 비비적거리면서 중니를 만
러 왔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
子不謹(자불근) : 그대는 근신하지않아서
前旣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 전에 이미 죄를 짓고 이 꼴이
되었소
雖今來(수금래) : 그러니 지금 와 봤자
何及矣(하급의) : 어찌 미칠 수있겠나’
無趾曰(무지왈) : 무지는 대답했다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오유부지무이경용오신) : ‘저는 다만 도
를 힘써 배울 줄도 모르고 경솔하게 처신하여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 그 때문에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今吾來也(금오래야) : 지금 제가 온 것은
猶有尊足者存焉(유유존족자존언) :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
입니다
夫天無不覆(부천무불복) : 대저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地無不載(지무부재) : 땅은 모든 것을 실어 줍니다
吾以夫子爲天地(오이부자위천지) : 저는 선생인을 그런 하늘이나
땅같이 마음이 넓은 분으로 여겨 왔는데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선생님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좁았소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 자, 안으로 들어오시오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 내가 듣고 배워서 아는 바를 말씀하겠
소’ 라고 했으나
無趾出(무지출) : 무지는 듣지 않고 나가 버렸다
孔子曰(공자왈) :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弟子勉之(제자면지) : ‘너희들도 애써 배워라
夫無趾(부무지) : 저 무지는
兀然者(올연자) : 발이 잘린 병신이지만
猶務學以複補前行之惡(유무학이복보전행지악) : 그래도 애써 배
워서 지난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그런데 하물며 아무 결점이
없는 너희들이야 더욱 그래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 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孔丘之於之人(공구지어지인) : ‘공구는 지인에 이르려면
其未邪(기미사) : 아직 멀더군요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 그런데 그는 어째서 자꾸
만 당신에게 배우려 할까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 그는 매우 기
괴한 명성을 속이고 있겠지만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사) : 지인은
그것을 스스로를 묶는 수갑과 차꼬라고 여긴다는 것을 모릅니다
’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호불직사피이사생위일조) : ‘죽음과 삶
을 하나로 보고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 옳다 옳지 않다를 한가지
로 여기는 만물제동의 경지에 있는 자로 하여금
解其桎梏(해기질곡) : 당장 그 수갑과 차꼬를 풀어 주도록 해 보
시지요
其可乎(기가호) : 그것이 가능하지 않나요’
無趾曰(무지왈) : 무지가 말했다 ‘
天刑之(천형지) : 하늘이 그를 벌하고 있는데
安可解(안가해) :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魯哀公問於仲尼曰(로애공문어중니왈) :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衛有惡人焉(위유악인언) : ‘위나라에 추남이 있는데
曰哀駘它(왈애태타) : 그의 이름은 애타타라 합니다
丈夫與之處者(장부여지처자) : 그와 함께 지낸 사내들은
思而不能去也(사이불능거야) : 그가 그리워 따르면서 곁에서 떠
나지를 못하고
婦人見之(부인견지) : 그를 본 여자들은
請於父母曰(청어부모왈) : 부모에게 간청 하오 그
與爲人妻(여위인처) : 다른 이의 아내가 되느니
寧爲夫子妾者(녕위부자첩자) : 차라리 그분의 첩이 되겠다고 하
는데
十數而未止也(십수이미지야) : 여자 수가 몇 십명으로 그치지 않
는다 하오
未嘗有聞其唱者也(미상유문기창자야) : 그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
는 것을 아직 아무도 들은 적이 없고
常和人而矣(상화인이의) : 늘 남에게 동조할 뿐이라오
无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무군인지위이제호인지사) : 군주의 자리
에 있어 남의 죽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요
无聚祿以望人之腹(무취록이망인지복) : 쌓아 둔 재산이 있어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오
又以惡駭天下(우이악해천하) : 게다가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이며
和而不唱(화이불창) :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
지 않고
知不出乎四域(지불출호사역) : 그 지식은 사방 먼 데의 것까지
미치지는 못하오
且而雌雄合乎前(차이자웅합호전) : 그런데도 많은 남녀가 그 앞
에 모여드는 것은
是必有異乎人者也(시필유이호인자야) : 필경 범인과 다른 데가
있는 것일 것이요
寡人召而觀之(과인소이관지) : 내가 불러 들여 직접 그를 만나
봤더니
果以惡駭天下(과이악해천하) : 과연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정도였소
與寡人處(여과인처) : 그러나 나와 함께 있으니
不至以月數(부지이월수) : 한 달도 안돼서
而寡人有意乎其爲人也(이과인유의호기위인야) : 나는 그의 사람
됨에 마음이 이끌리게 되었고
不至乎期年(부지호기년) : 일 년도 안 되어서
而寡人信之(이과인신지) : 그를 믿게 되었소
國無宰(국무재) : 나라에 대신이 없었으모로
寡人傳國焉(과인전국언) : 나라을 맡기려 했더니
悶然而後應(민연이후응) : 그는 내키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윽고 응락 했으나
氾然而若辭(범연이약사) : 멍한 모습으로 사양하는 것도 같았소
寡人醜乎(과인추호) : 난 그렇듯 서두른 것이 부끄러워졌으나
卒授之國(졸수지국) : 결국 나라를 맡겼소
無幾何也(무기하야) : 그랬더니 얼마 안 있어
去寡人而行(거과인이행) : 그는 내게서 떠나가 버렸소
寡人恤焉若有亡也(과인휼언약유망야) : 나는 마음이 언짢은 게
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 것만 같소
若無與樂是國也(약무여락시국야) : 마치 이 나라에 다스리는 즐
거움을 함께 누릴 사람이 없어진 것 같단 말이오
是何人者也(시하인자야) :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也嘗使於楚矣(구야상사어초의) : 저는 언젠가 초나라에 사자로
간 적이 있는데
適見㹠子食於其死母者(적견돈자식어기사모자) : 그때 돼지 새끼가
죽은 어미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少焉絢若皆棄之而走(소언현약개기지이주) : 얼마 후 돼지 새끼는
놀란 표정으로 모두 죽은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不見己焉爾(불견기언이) : 그것은 어미 돼지가 자기들을 봐 주지
않고
不得類焉爾(부득유언이) :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꼴이 되어 있었
기 때문입니다
所愛其母者(소애기모자) : 즉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非愛其形也(비애기형야) : 그 외형이 아니고
愛使其形者也(애사기형자야) : 그 외형을 움직이고 있는 내부의
근본적인 것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戰而死者(전이사자) : 싸우다 죽은 자는
其人之葬也不以翣資(기인지장야불이삽자) : 그 장례식에서 장식
달린 관을 쓰지 않고
刖者之屨(월자지구) : 형벌로 발이 잘린 자의 신은
無爲愛之(무위애지) : 소중하게여기지 않습니다
皆無其本矣(개무기본의) : 모두 관의 장식이나 신을 필요로 하는
그 근본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爲天子之諸御(위천자지제어) : 천자의 후궁이 된 자는
不瓜鬋(불과전) : 손톱이나 밑머리나를 깎지 않고
不穿耳(불천이) : 구멍을 뚫거나 하지 않습니다
取妾者止於外(취첩자지어외) : 또 새 장가든 자는 집에서 쉬고
不得復使(부득복사) : 관의 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形全猶足以爲爾(형전유족이위이) : 외형을 온전히 하는 것만으로
도 그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될 수 있는데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하물며 외형의 근본이 되는
온전한 덕을 갖춘 사람이야 더욱 그럴 것입니다
今哀駘它未言而信(금애태타미언이신) : 지금 애태타는 아무 말도
안하는데 신임을 얻고
無功而親(무공이친) : 공적이 없는데 친밀해지고
使人授己國(사인수기국) : 남이 자기 나라를 맡겨도
唯恐其不受也(유공기불수야) : 그가 그것을 안 받지나 않을까 해
서 염려 할 정도입니다
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시필재전이덕불형자야) : 이는 필경 재능
이 온전하고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 인물일 것입니다’
哀公曰(애공왈) : 애공이 물었다
何謂才全(하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대답했다
死生存亡(사생존망) : ‘생사 존망
窮達貧富(궁달빈부) : 빈곤과 부귀
賢與不肖毁譽(현여불초훼예) : 현명과 어리석음 헐뜯음과 기림
飢渴寒暑(기갈한서) :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是事之變(시사지변) : 이런 것은 세상 일의 변화이며
命之行也(명지행야) : 운명의 흐름입니다
日夜相代乎前(일야상대호전) : 밤낮 눈앞에 교대로 나타나는데도
而知不能規乎其始者也(이지불능규호기시자야) : 우리의 지혜는
그 시초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故不足以滑和(고부족이활화) : 따라서 그러한 변화는 우리 마음
의 조화를 어지럽히지 못하고
不可入於靈府(불가입어영부) : 마음속에 들어올 수도 없는 것입
니다
使之和預通而不失於兌(사지화예통이불실어태) : 마음이 잘 조화
되어 있으면 언제나 시원히 트여서 즐거움을 잃지 않으며
使日夜無郤而與物爲春(사일야무극이여물위춘) : 밤이나 낮이나 변
화가 끼어들 틈이 없게 하면 만물과 화기어린 조화를 이루게 됩
니다
是接而生時於心者也(시접이생시어심자야) : 이것이야말로 만물에
접해서 봄 같은 화기가 마음에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是之謂才全(시지위재전) : 재능이 온전하다고 하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何爲德不形(하위덕불형) :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다함은 어
떤 것인가요’
曰平者(왈평자) : 말하기를 ‘수평이란
水停之盛也(수정지성야) : 물이 아주 담근 상태입니다
其可以爲法也(기가이위법야) : 그것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음은
內保之而外不蕩也(내보지이외불탕야) : 안에 잔잔한 고요를 간직
하고 겉이 출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德者(덕자) : 덕이란
成和之修也(성화지수야) : 사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
다
德不形者(덕불형자) : 덕이 전에 나타나지 않으면
物不能離也(물불능리야) : 사람들은 거기 이끌려 떨어질 수가 없
는 것입나다’
哀公異日以告閔子曰(애공이일이고민자왈) : 애공이 훗날 민자에
게 그 말을 했다
始也(시야) : ‘처음
吾以南面而君天下(오이남면이군천하) : 나는 임금의 자리에 있으
므로
執民之紀而憂其死(집민지기이우기사) :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지
키고 그들이 생활난이나 병으로 죽지 않도록 애를 썼소
吾自以爲至通矣(오자이위지통의) : 나는 그것으로써 최고의 도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今吾聞至人之言(금오문지인지언) : 이번에 지인의 말을 듣고
恐吾無其實(공오무기실) :
輕用吾身而亡吾國(경용오신이망오국) : 내게 그런 실력도 없으면
서 경솔하게 처신하여 드디어는 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닌가 하
고 두려워졌소
吾與孔丘非君臣也(오여공구비군신야) : 나와 공구의 사이는 임금
과 신하가 아니고
德友已而矣(덕우이이의) : 덕으로 사귀는 벗일 뿐이오’
闉跂支離無脤(인기지리무신) : 인기지리무신이
說衛靈公(설위령공) : 위나라 영공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靈公說之(영공설지) : 영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脰肩肩(기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甕앙大癭說齊桓公(옹앙대영설제환공) : 옹앙대영이 제나라 환공
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桓公說之(환공설지) : 환공은 기뻐했다
而視全人(이시전인) : 온전한 사람을 보면
其두肩肩(其두견견) : 그 목이 야위고 가냘프게 보였다
故德有所長(고덕유소장) : 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면
而形有所忘(이형유소망) : 외형 따위는 잊게 되는 것이다
人不忘其所忘(인불망기소망) :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잊어야 할 것
은 잊지 않고
而忘其所不忘(이망기소불망) :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고 있다
此謂誠忘(차위성망) : 이것을 ‘참으로 잊음’이라 한다
故聖人有所遊(고성인유소유) : 그러므로 성인은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자유로이 노닐게 한다
而知爲孼(이지위얼) : 그리고 일반적인 지식을 화의 근원으로 여
기고
約爲膠(약위교) : 예의 규범을 몸을 얽매는 갓풀로 생각하며
德爲接(덕위접) : 황간의 도덕을 교제의 수단으로 알고
工爲商(공위상) : 기교를 장사 솜씨로 여긴다
聖人不謀(성인불모) : 성인은 모략을 하지 않으니
惡用知(악용지) : 어찌 지식이 필요하리오
不斷(부단) : 깎고 다듬지 않으니
惡用膠(악용교) : 어찌 갓풀이 소용되라오
無喪(무상) : 도를 잃음이 없으니
惡用德(악용덕) : 어찌 도덕이 필요하리오
不貨(불화) : 물건 매매가 없으니
惡用商(악용상) : 어찌 장사가 소용되리오
四者(사자) : 이 네 가지는
天鬻也(천죽야) : 자연스런 양육이다
天鬻者(천죽자) : 자연스런 양육이란
天食也(천식야) : 하늘이 먹이는 것이다
旣受食於天(기수식어천) : 이미 하늘에게 먹을 것을 받았는데
又惡用人(우악용인) : 어찌 또 인위가 필요하랴
有人之形(유인지형) :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나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을 지니지 않는다
有人之形(유인지형) :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므로
故群於人(고군어인) : 사람들과 함께 살지만
无人之情(무인지정) : 사람의 정이 없으므로
故是非不得於身(고시비부득어신) : 옳다 옳지 않다 하는 판단을
그 몸에서 구할 수는 없다
眇乎小哉(묘호소재) : 너무도 작은 것은
所以屬於人也(소이속어인야) : 사람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謷乎大哉(오호대재) : 그러나 얼마나 큰가
獨成其天(독성기천) : 홀로 그 자연의 덕을 이룩한 것은 말이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人故无情乎(인고무정호) : ‘사람에게는 본래 정이 없는 것일까
’
莊子曰然(장자왈연) : 장자는 대답했다 ‘그렇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다시 말했다
人而无情(인이무정) : ‘사람이면서 정이 없으면
何以謂之人(하이위지인) : 어찌 그를 사람이라 하겠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는 또 대답했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베풀어 주고
天與之形(천여지형) :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는데
惡得不謂之人(악득불위지인) : 어찌 사람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
가’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旣謂之人(기위지인) : ‘이미 사람이라고 한 이상은
惡得無情(오득무정) : 어찌 정이 없다고 하는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했다
是非吾所謂情也(시비오소위정야) : ‘그건 내가 말하는 정이 아
니다
吾所謂无情者(오소위무정자) : 내가 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언인지불이호오내상기신) : 사람이 좋고
나쁨에 의해 스스로의 몸 속을 해치지 않고
常因自然而不益生也(상인자연이불익생야) : 언제나 자연을 그대
로 따르면서 부질없이 삶을 덧붙이려 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不益生(불익생) : ‘삶을 덧붙이지 않고
何以有其身(하이유기신) : 어떻게 그 몸을 지켜 갈 수 있겠는가
’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대답하였다
道與之貌(도여지모) : ‘자연의 도리가 얼굴 모습을
天與之形(천여지형) : 베풀어 주고 자연이 몸의 형태를 베풀어
주었다
无以好惡內傷其身(무이호악내상기신) : 그리고 좋고 나쁨의 정에
의해 스스로의 몸속을 해치지 않게 한다
今子外乎子之神(금자외호자지신) : 지금 자네는 자기 마음을 밖
으로 향한채
勞乎子之精(노호자지정) : 자신의 정력을 지치게 하고
倚樹而吟(의수이음) : 나무에 기대 서서는 신음하며
據(槁)梧而瞑책상에 기대서는 졸고 있네
天選之形(천선지형) : 자연이 자네 형체를 가려내어 만들어 주었
는데
子以堅白鳴(자이견백명) : 자네는 그것도 모르고 쓸데없는 변론
으로 떠들고 있는 것일세’
대종사(大宗師)-장자(莊子)
知天之所爲(지천지소위) : 자연이 하는 일을 알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至矣(지의) : 인지의 최고이다
知天之所爲者(지천지소위자) : 자연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天而生也(천이생야) :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以其知之所知(이기지지소지) : 자기 지식이 아는 것으로써
以養其知之所不知(이양기지지소부지) : 그 지식이 알지 못하는
바를 키워 나간다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종기천년이부중도요자) : 그 천수를 다하
고 도중에 일찍 죽지 않는 것이
是知之盛也(시지지성야) : 바로 인지로서 훌륭한 것이다
雖然有患(수연유환) : 그러나 아직 결함이 있다
夫知有所待而後當(부지유소대이후당) : 대체 지식이란 의거하는
표준이 있은 다음 비로소 옳은 것이 된다
其所待者特未定也(기소대자특미정야) : 그 표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용거지오소위천지비인호) : 내가 말하는
자연이 사람이 아닌지
所謂人之非天乎(소위인지비천호) : 내가 말하는 사람이 자연이
아닌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且有眞人而後有眞知(차유진인이후유진지) : 그러니 진인이 있어
야만 비로소 참된 지식이 있는 것이다
何謂眞人(하위진인) : 무엇을 진인이라 하는가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逆寡(불역과) : 역경을 거역하지 않았고
不雄成(불웅성) : 성공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不謨士(불모사) : 아무일도 꾀하지 않았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過而弗悔(과이불회) : 비록 잘못을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當而不自得也(당이불자득야) : 잘 되어도 자랑하지 않는다
若然者(약연자) : 이러한 사람은
登高不慄(등고불률) : 또 높은 곳을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入水不濡(입수불유) :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入火不熱(입화불열) :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는다
是知之能登假於道者也若此(시지지능등가어도자야약차) : 이는 그
지식이 세속을 초월하여 자연의 도리에 도달 수 있었으므로 그런
것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寢不夢(기침불몽) : 잠을 자도 꿈꾸지 않고
其覺無憂(기각무우) : 깨어 있어도 근심이 없으며
其食不甘(기식불감) : 식사를 해도 맛있는 것을 찾지 않고
其息深深(기식심심) : 숨을 쉬는 것이 깊고 고요했다
眞人之息以踵(진인지식이종) : 진인은 발꿈치로 깊이 숨쉬고
衆人之息以喉(중인지식이후) : 범인은 목구멍으로 숨쉰다
屈服者(굴복자) : 외물에 굴복한 자는
其嗌言若哇(기익언약왜) : 그 목에서 자는 소리가 마치 무엇을 토
하는 것 같고
其耆欲深者(기기욕심자) : 욕망이 깊은 자는
其天機淺(기천기천) : 그 마음의 작용이 얕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不知說生(부지설생) :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모르고
不知惡死(부지오사) :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고 모른다
其出不訢(기출불흔) :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고
其入不距(기입불거) :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는다
翛然而往(소연이왕) :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 : 무심히 자연을 따라 올 뿐이
다
不忘其所始(불망기소시) :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 : 그 끝을 알려 하지 않는다
受而喜之(수이희지) :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忘而復之(망이복지) :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낸다
是之謂不以心損道(시지위불이심손도) :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를 버리지 않고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 : 인위로 자연을 돕지 않음’이라고 하
고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지인이라고 한다
若然者(약연자) : 그러한 사람은
其心忘(기심망) : 그 마음이 모든 것을 잊고
其容寂(기용적) : 그 모습이 호젓하며
其顙頯(기상규) : 그 이마가 널찍하다
凄然似秋(처연사추) : 시원하기가 가을 같고
煖然似春(난연사춘) : 아늑하기는 봄과 같다
喜怒通四時(희노통사시) : 기쁨이나 노여움의 감정이 사시와 같
고
與物有宜而莫知其極(여물유의이막지기극) : 외계의 사물과 조화
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故聖人之用兵也(고성인지용병야) : 그래서 성인이 군대를 동원하
여
亡國而不失人心(망국이불실인심) : 적의 나라를 멸망시켜도 인심
을 잃지 않고
利澤施乎萬世(이택시호만세) : 은혜가 만세에 미쳐도
不爲愛人(불위애인) : 각별히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없다
故樂通物(고락통물) : 그러므로 사물을 뜻대로 하기를 바라는
자는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니다
有親(유친) : 친밀감이 있는 자는
非仁也(비인야) : 인자가 아니다
天時(천시) : 자연을 시간으로 구분하는 자는
非賢也(비현야) : 군자가 아니다
利害不通(리해불통) : 이해에 통하지 않는 자는
非君子也(비군자야) : 군자가 아니다
行名失己(행명실기) : 명예를 행하다 자기를 잃는 자는
非士也(비사야) : 선비가 아니다
亡身不眞(망신부진) : 몸을 망치며 참된 삶을 잃고 있는 자는
非役人也(비역인야) : 남을 부리지 못하는 자이다
若狐不偕(약호불해) : 청렴한 호불해
務光(무광) : 무광
伯夷(백이) : 백이
叔齊(숙제) : 숙제
箕子(기자) : 기자
胥餘(서여) : 서여
紀他(기타) : 기타
申徒狄(신도적) : 신도적 같은 사람들은
是役人之役(시역인지역) : 남의 일에 쓰여지고
適人之適(적인지적) : 남의 즐거움을 부러워하여
而不自適其適者也(이불자적기적자야) : 스스로의 참된 즐거움을
즐기지 못한 자들이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其狀義而不崩(기상의이불붕) : 그 모습이 우뚝 높이 솟아도 무너
지지 않고
若不足而不承(약부족이불승) : 모자라는 듯하면서도 아주 충일하
여 받지 않았다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 : 한가하게 홀로 있어도 완
고하지 않고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 : 휑하니 넓고 비어 있으면
서도 겉치례를 하지 않는다
邴邴乎其似喜也(병병호기사희야) : 환이 밝게 기뻐하는 듯하고
崔乎其不得已也(최호기부득이야) : 무슨 일이나 닥쳐야 하는 수
없이 한다
滀乎進我色也(축호진아색야) : 덕이 가득차서 그 얼굴빛을 더욱
돋우고
與乎止我德也(여호지아덕야) : 한가로이 그 덕에 머문다
厲乎其似世也(려호기사세야) : 널찍하여 매우 큰 것 같고
謷乎其未可制也(오호기미가제야) : 초연하여 얽매이지 않는다
連乎其似好閉也(연호기사호폐야) : 줄곧 입을 다물고 있기를 좋
아하는 듯하고
忟乎忘其言也(민호망기언야) : 멍하니 말을 잊고 있다
以刑爲體(이형위체) : 진인은 형벌을 몸으로 삼고
以禮爲翼(이예위익) : 예의를 날개로 삼으며
以知爲時(이지위시)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기며
以德爲循(이덕위순)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여긴다
以刑爲體者(이형위체자) : 형벌을 몸으로 삼는다 함은
綽乎其殺也(작호기살야) : 여유 있게 죄인을 죽이는 것이다
以禮爲翼者(이례위익자) : 예의를 날개로 삼는다 함은
所以行於世也(소이행어세야) : 이상이 세상에 널리 시행 되기 위
한 것이다
以知爲時者(이지위시자) : 지혜를 때를 아는 방편으로 여긴다 함
은
不得已於事也(부득이어사야) : 할 수 없이 일을 할 때를 위해서
이다
以德爲循者(이덕위순자) : 덕성을 자연에 따르는 것으로 삼는다
함은
言其與有足者至於丘也(언기여유족자지어구야) : 발 있는 자와 함
께 언덕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而人眞以爲勤行者也(이인진이위근행자야) : 세상 사람은 결과만
보고 진인이 세상 일에 열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故其好之也一(고기호지야일) :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입장이고
其弗好之也一(기불호지야일) :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입장
이다
其一也(기일야) : 하나라고 하는 것은 의당 하나의 입장이지만
其不一也(기불일야) :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같은 하나의
입장이다
其一與天爲徒(기일여천위도) : 그 하나라는 것으로 하늘의 무리
가 되고
其不一與人爲徒(기불일여인위도) : 하나가 아니라는 것으로 사람
의 무리가 된다
天與人不相勝也(천여인불상승야) : 하늘과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 : 이런 사람을 진인이라고 한다
死生命也(사생명야) : 죽음과 삶은 운명이다
其有夜旦之常(기유야단지상) : 저 밤과 아침의 일정한 과정이 있
음은
天也(천야) : 자연이다
人之有所不得與(인지유소부득여) :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
는 바가 있는 것이
皆物之情也(개물지정야) : 모든 만물의 진상이다
彼特以天爲父(피특이천위부) : 사람들은 하늘조차도 아버지로 여
기고
而身猶愛之(이신유애지) : 몸소 그를 사랑하는데
而況其卓乎(이황기탁호) : 하물며 그보다 훌륭한 것을 어찌 사랑
하지 않겠는가
人特以有君爲愈乎己(인특이유군위유호기) : 사람들은 군주조차도
자기보다 났다고 여기어
而身猶死之(이신유사지) : 몸소 그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데
而況其眞乎(이황기진호) : 하물며 그보다 진실한 것을 위해 어찌
목숨을 던지지 않겠는가
泉涸(천학) : 샘물이 말라
魚相與處於陸(어상여처어륙) : 물고기가 땅위에 모여
相呴以濕(상구이습) : 서로 물기를 끼얹고
相濡以沫(상유이말) :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 줌은
不如相忘於江湖(불여상망어강호) :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
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만 못하다
與其譽堯而非桀也(여기예요이비걸야) : 요임금을 칭찬하고 걸왕
을 헐뜯기보다는
不如兩忘而化其道(불여량망이화기도) : 양 쪽을 다 잊고 도와 하
나가 되는 것만 못하다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우리에게 모습을 주었
다
勞我以生(로아이생) : 또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하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우리에게 늙음을 주어 편하게 하며 우
息我以死(식아이사) : 리에게 죽음을 주어 쉬게 한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스스로의 삶을 좋다고 하는
것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곧 스스로의 죽음도 좋다고
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夫藏舟於壑(부장주어학) : 배를 골짜기에 감추고
藏山於澤(장산어택) : 그물을 못에 감추고서
謂之固矣(위지고의) : 그것으로 튼튼하다고 한다
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연이야반유력자부지이주) : 그렇지만 한
밤중에 장사가 그것을 메고 달려가 버린다
昧者不知也(매자부지야) :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한다
藏小大有宜(장소대유의) : 작은 것을 큰 것에 잘 감추었다 해도
猶有所遯(유유소둔) : 역시 가지고 가 버릴 데는 있다
若夫藏天下於天下而不得所遯(약부장천하어천하이부득소둔) : 만
약 온 세상을 온 세상에 감춘다면 가져갈 데란 없게 된다
是恒物之大情也(시항물지대정야) : 이것이 바로 만물의 커다란
진리이다
特犯人之形而猶喜之(특범인지형이유희지) : 그저 사람의 형체를
얻고 태어나도 기뻐하지만
若人之形者(약인지형자) : 사람의 형체 따위는
萬化而未始有極也(만화이미시유극야) : 갖가지로 변화하여 끝이
없는 것이다
其爲樂可勝計邪(기위락가승계사) : 그 즐거움은 헤아릴 수 없지
않겠는가
故聖人將遊於物之所不得遯而皆存(고성인장유어물지소부득둔이개
존) : 그래서 성인은 어떤 것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경지에서 노
릴며 만물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려 한다
善夭善老(선요선노) : 그러니 일찍 죽어도 좋고 오래 살아도 좋
으며
善始善終(선시선종) : 태어나도 좋고 죽는 것도 좋다
人猶效之(인유효지) : 사람들은 이러한 성인도 본받으려 하는데
又況萬物之所係(우황만물지소계) : 더구나 만물이 매이고
而一化之所待乎(이일화지소대호) : 모든 변화가 의존하는 것을
어찌 더욱 본받으며 하지 않겠는가
夫道(부도) : 데체 도란
有情有信(유정유신) : 실제로 나타나는 작용이 있고 존재한다는
증거가 있으나
無爲無形(무위무형) : 행동도 없고 형체도 없다
可傳而不可受(가전이불가수) : 전할 수는 있으나 주고 받을 수는
없다
可得而不可見(가득이불가견) :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自本自根(자본자근) : 스스로 근본이 되어 있고
未有天地(미유천지) : 천지가 아직 생기기 전의
自古以固存(자고이고존) : 옛날부터 본래 존재하며 귀
神鬼神帝(신귀신제) : 신이나 상제를 영묘하게 하고
生天生地(생천생지) : 하늘과 땅을 낳고 있다
在太極之上而不爲高(재태극지상이불위고) : 가장 높은 곳은 곳보
다 더 위에 있으면서 높은 척하지 않고
在六極之下而不爲深(재육극지하이불위심) : 가장 깊은 곳보다 밑
에 있으면서 깊은 척하지 않는다
先天地生而不爲久(선천지생이불위구) : 천지보다 먼저 생겨났으
면서도 오랜 세월이라 여기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노) : 까마득한 옛날보다 더 오
래면서도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狶韋氏得之(희위씨득지) : 희위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挈天地(以설천지) : 천지를 들고 다니고
伏羲氏得之(복희씨득지) : 복희씨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氣母(이습기모) : 생성의 기운 속에 들어갔다
維斗得之(유두득지) : 북두성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忒(종고불특) : 영원히 변함 없고
日月得之(일월득지) : 해와 달은 도를 터득하여
終古不息(종고불식) : 영원히 꺼지지 않고
堪坏得之(감배득지) : 감배는 도를 터득하여
以襲崑崙(이습곤륜) : 곤륜산에 들어가고
馮夷得之(풍이득지) : 풍이는 도를 터득하여
以遊大川(이유대천) : 황하에 노닐며
肩吾得之(견오득지) : 견오는 도를 터득하여
以處大山(이처대산) : 태산에 살고
皇帝得之(황제득지) : 황제는 도를 터득하여
以登雲天(이등운천) : 하늘에 오르며
전頊得之(전욱득지) : 전욱은 도를 터득하여
以處玄宮(이처현궁) : 현궁에 살고
禺强得之(우강득지) : 우강은 도를 터득하여
立乎北極(립호북극) : 북극에 서 있다
西王母得之(서왕모득지) : 서왕모는 도를 터득하여
坐乎少廣(좌호소광) : 소광산에 앉았으나
莫知其始(막지기시) : 태어난 때도 모르고
莫知其終(막지기종) : 죽은 때도 알지 못한다
彭祖得之(팽조득지) : 팽조는 도를 터득하여
上及有虞(상급유우) : 위로는 유우 때부터
下及五伯(하급오백) : 밑으로는 오패 때까지 살았고
傅說得之(부설득지) : 부열은 도를 터득하여
以相武丁(이상무정) : 무정을 도와 천하를
奄有天下(엄유천하) : 차지하고
乘東維(승동유) : 별이 되어 동유를 타고
騎箕尾(기기미) : 기미에 올라
而比於列星(이비어열성) : 많은 성신과 나란히 있게 되었다
南伯子葵問乎如偊曰(남백자규문호여우왈) :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子之年長矣(자지년장의)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而色若孺子(이색약유자) : 얼굴빛은 마치 어린애 같은 것은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曰吾聞道矣(왈오문도의) : 여우가 대답하기를 나는 도를 들었기
때문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道可得學邪(도가득학사) : 도란 배울 수가 있는 것입니까
曰惡(왈악) : 여우가 대답하기를 아, 아
惡可(악가) :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子非其人也(자비기인야) : 당신은 그런 사람이 못 됩니다
夫卜梁倚有聖人之才(부복량의유성인지재) : 저 복량의는 성인의
재능은 있으면서도
而无聖人之道(이무성인지도) : 성인의 도가 없습니다
我有聖人之道(아유성인지도) : 그런데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면
서
而无聖人之才(이무성인지재) : 성인의 재능이 없습니다
吾欲以敎之(오욕이교지) : 그를 가르치고는 싶지만
庶幾其果爲聖人乎(서기기과위성인호) :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
까
不然(불연) : 그렇게는 못 되더라도
以聖人之道告聖人之才(이성인지도고성인지재) : 성인의 도를 성
인의 재능이 있는 자에게 가르치기는
亦易矣(역이의) : 그래도 쉬운 거요
吾猶告而守之(오유고이수지) : 나는 신중히 대하다가 그에게 가
르쳐 주었소
三日而候能外天下(삼일이후능외천하) : 사흘이 지나자 그는 천하
를 잊게 되었소
已外天下矣(이외천하의) : 천하를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다시 신중히 하였는데
七日而後能外物(칠일이후능외물) : 7일이 지나니까 그는 사물을
잊게 되었소
已外物矣(이외물의) : 사물을 잊게 되었으므로
吾又守之(오우수지) : 나는 또 신중히 하였는데
九日而後能外生(구일이후능외생) : 9일이 지나니까 그는 삶을 잊
게 되었소
已外生矣(이외생의) : 삶을 잊게 되자
而後能朝徹(이후능조철) :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되었소
朝徹(조철) : 깨달음을 얻게 되자
而後能見獨(이후능견독) : 도의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고
見獨(견독) : 절대적인 경지를 보게 되자
而後能无古今(이후능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며
无古今(무고금) : 고금을 초월하게 되자
而後能入於不死不生(이후능입어불사불생) : 죽음도 삶도 없는 경
지에 들어가게 되었소
殺生者不死(살생자불사) : 삶을 죽이는 자에게 죽음은 없고
生生者不生(생생자불생) : 삶을 살려는 자에게 삶은 없소
其爲物(기위물) : 그 도의 사물 됨은
無不將也(무불장야) : 모든 것을 보내지 않음이 없고
無不迎也(무불영야) : 모든 것을 맞아들이지 않음이 없고
無不毁也(무불훼야) : 모든 것을 파괴하지 않음이 없고
無不成也(무불성야) : 모든 것을 이룩하지 않음이 없다
其名爲攖寧(기명위영녕) : 그런 것을 변화 속의 안정이라 하오
攖寧也者(영녕야자) : 변화 속의 안정이란
攖而後成者也(영이후성자야) : 변화가 있은 후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오
南伯子葵曰(남백자규왈) : 남백자규가 물었다
子獨惡乎聞之(자독악호문지) :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러한 것을
들었소
曰聞諸副墨之子(왈문제부묵지자) : 여우는 대답하기를 그것을 부
묵의 아들에게서 들었는데
副墨之子聞諸洛誦之孫(부묵지자문제락송지손) : 부묵의 아들은
그것을 낙송의 손자에게서 들었고
洛誦之孫聞之瞻明(락송지손문지첨명) : 낙송의 손자는 그것을 첨
명에게서 들었으며
瞻明聞之聶許(첨명문지섭허) : 첨명은 그것을 섭허에게서 들었고
聶許聞之需役(섭허문지수역) : 섭허는 그것을 수역에게서 들었으
며
需役聞之於謳(수역문지오구) : 수역은 그것을 오구에게서 드었고
於謳聞之玄冥(어구문지현명) : 오구는 그것을 현명에게서 들었으
며
玄冥聞之參寥(현명문지참료) : 현명은 그것을 삼료에게서 들었고
參寥聞之疑始(참료문지의시) : 삼료는 그것을 의시에게서 들었소
子祀子輿子犁子來(자사자여자리자래) : 자사, 자여, 자려, 자래
四人相與語曰(사인상여어왈) :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
다
孰能以無爲首(숙능이무위수) : 누가 무를 머리로 삼고
以生爲脊(이생위척) : 삶을 등골로 알며
以死爲구尻(이사위고) : 죽음을 꽁무니로 여길 수 있을까
孰知死生存亡之一體者(숙지사생존망지일체자) :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이 하나임을 알 수 있을까
吾與之友矣(오여지우의) : 그런 자와 벗삼고 싶구나
四人相視而笑(사인상시이소) :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마음 속에서 거역함이 없어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俄而子輿有病(아이자여유병) : 갑자기 자여에게 병이 생겨
子祀往問之(자사왕문지) : 자사가 문병을 갔다
曰偉哉夫造物者(왈위재부조물자) : 자여는 말하기를 저 조물자란
위대하다
將以予爲此拘拘也(장이여위차구구야) :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들
게 하려한다
曲僂發背(곡루발배) : 과연 굽은 등은 불쑥 나오고
上有五管(상유오관) : 오장은 위로 올라가 있으며
頤隱於齊(이은어제) :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肩高於頂(견고어정) :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올라 갔으며
句贅指天(구췌지천) : 목덜미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陰陽之氣有沴(음양지기유려) : 몸속의 음양의 기가 어지러워졌으
나
其心閒而無事(기심한이무사) : 그 마음은 고요하여 아무 일도 없
었다
변선而鑑於井曰(변선이감어정왈) : 비틀거리며 우물 물에 비추어
보고 말했다
嗟乎(차호) : 아,
夫造物者又將以予爲此拘拘也(부조물자우장이여위차구구야) : 저
조물자가 내 몸을 이처럼 오그라 들게 한단 말이야
子祀曰(자사왈) : 자사가 말했다
女惡之乎(여오지호) : 자넨 그게 싫은가
曰亡(왈망) : 자여는 대답하기를 아니
予何惡(여하악) : 내가 어찌 싫어하겠나
浸假而化予之左臂而爲鷄(침가이화여지좌비이위계) : 조물자가 내
왼팔을 차츰 바꾸어서 닭으로 만들면
予因以求時也(여인이구시야) : 난 그 것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
겠네
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침가이화여지우비이위탄) : 내 오른팔을
차츰 바꾸어서 활로 만들면
予因以求鴞灸(여인이구효구) : 난 그것으로 올빼미구이를 바라겠
네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침가이화여지고이위륜) : 내 꽁무니를 차
츰 바꾸어서 수레바퀴로 만들고
以神爲馬(이신위마) : 마음을 말로 만들면
予因以乘之(여인이승지) : 난 그것을 타겠네
豈更駕哉(기갱가재) : 딴 마차가 뭐 필요하겠나
且夫得者(차부득자) : 대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時也(시야) : 그런 때를 만났음이며
失者(실자) : 삶을 잃는다는 것은
順也(순야) : 죽음의 도리를 따를 따름이다
安時而處順(안시이처순) : 태어난 때에 편안히 머물고 자연의 도
리에 따르면
哀樂不能入也(애락불능입야) : 슬픔이나 즐거움이 끼어들 수가
없다네
此古之所謂縣解也(차고지소위현해야) : 이것이 옛날에 말하던 현
해라는 걸세
而不能自解者(이불능자해자) : 그런데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物有結之(물유결지) : 외계의 사물이 얽혀 매듭져 있기 때문이지
且夫物不勝天久矣(차부물불승천구의) : 대체 사물이 자연의 도리
에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옛날부터의 사실일세
吾又何惡焉(오우하오언) : 내 또한 이 병을 싫어찌 다하겠나
俄而子來有病(아이자래유병) :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났다
喘喘然將死(천천연장사) :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
았다
其妻子環而泣之(기처자환이읍지) : 그 아내와 자식들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다
子ꝃ往問之(자려왕문지) : 자려가 문병을 가서
曰叱(왈질) : 말하여 꾸짓기를
避無怛化(피무달화) : 죽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마시오
倚其戶與之語曰(의기호여지어왈) : 문가에 기대서서 자래에게 말
했다
偉哉造化(위재조화) : 위대하구나, 조화의 힘은
又將奚以汝爲(우장해이여위) : 또 자네를 무엇으로 만들고
將奚以汝適(장해이여적) :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以汝爲鼠肝乎(이여위서간호) :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나
以汝爲蟲臂乎(이여위충비호) :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子來曰(자래왈) : 자래가 대답했다
父母於子(부모어자) : 부모는 자식에 대해
東西南北(동서남북) : 동서남북 어디든
唯命之從(유명지종) : 그 명령을 따르게 하지
陰陽於人(음양어인) : 음양의 자연의 변화가 사람을 따르게 함은
不翅於父母(불시어부모) :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정도의 것이 아
닐게
彼近吾死而我不聽(피근오사이아불청) : 조화가 내 죽음을 바라는
데 내가 듣지 않으면
我則悍矣(아칙한의) : 나는 곧 순종하지 않는 것이 되네
彼何罪焉(피하죄언) : 그 조화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 자연은 내게 형체를 주었지
勞我以生(로아이생) :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 늙음으로 나를 편하게 하며
息我以死(식아이사) :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해주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 그러므로 내 삶을 좋다 함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 바로 내 죽음도 좋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일세
今之大冶鑄金(금지대야주금) : 지금 훌륭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녹여 주물을 만들려는데
金踊躍曰(금용약왈) : 쇠붙이가 뛰어 오르며 말하기를
我且必爲鏌鎁(아차필위막야) : 나는 꼭 막야가 되겠다고 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대야필이위불상지금) : 대장장이는 반드시
불길한 쇠붙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犯人之形(금일범인지형) : 지금 사람의 형태로 태어났는데
而曰(이왈) : 그런데 이르기를
人耳人耳(인이인이) : 사람으로 사람으로만 있겠다고 한다면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부조화자필이위불상지인) : 저 조화자는
반드시 불길한 인간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以天地爲大鐪(금일이천지위대로) : 지금 천지를 커다란 화로
로 여기고
以造化爲大冶(이조화위대야) : 조화를 훌륭한 대장장이로 생각한
다면
惡乎往而不可哉(오호왕이불가재) : 무엇이 된건 좋지 않은가
成然寐(성연매) : 죽으면 편안히 잠들고
蘧然覺(거연각) : 살면 빨리 깨어나는 것일세
子桑戶(자상호) : 자상호와
孟子反(맹자반) : 맹자반
子琴張三人相與語曰(자금장삼인상여어왈) : 자금장 등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孰能相與於無相與(숙능상여어무상여) : 누가 과연 새삼 서로 사
귀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귀고
相爲於無相爲(상위어무상위) :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을까
孰能登天遊霧(숙능등천유무) : 어느 누가 과연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며
撓挑無極(요도무극) : 무궁한 곳을 돌아다니고
相忘以生(상망이생) : 서로 삶도 잊은 채
無所終窮(무소종궁) : 다함이 없을 수 있을까
三人相視而笑(삼인상시이소) : 세 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웃고
莫逆於心(막역어심) : 뜻이 맞아
遂相與爲友(수상여위우) : 이윽고 벗이 되었다
莫然有間而子桑戶死(막연유간이자상호사) : 아무 일 없이 얼마
동안 지나다가 자상호가 죽었다
未葬(미장) : 아직 장사지내기 전에
孔子聞之(공자문지) : 공자가 이 소식을 듣고
使子貢往侍事焉(사자공왕시사언) : 자공을 시켜 가서 일을 돕게
했다
或編曲(혹편곡) : 하나는 누에 채반을 엮고
或鼓琴(혹고금) : 또 하나는 거문고를 뜯으며
相和而歌曰(상화이가왈) : 목소리를 맞추어 노래하고 있었다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嗟來桑戶乎(차래상호호) : 아, 상호여
而已反其眞(이이반기진) : 그대는 이미 그대의 진실로 돌아갔는
데
而我猶爲人猗(이아유위인의) : 우리만 아직 사람이구나
子貢趨而進曰(자공추이진왈) : 자공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말했
다
敢問臨尸而歌(감문림시이가) : 감히 묻겠습니다, 주검 앞에서 노
래를 부르는 것이
禮乎(례호) : 예의입니까
二人相視而笑曰(이인상시이소왈) :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웃으며
말했다
是惡知禮矣(시악지례의) : 이 친구들이 어찌 예의 뜻을 알습니까
子貢反(자공반) : 자공이 돌아와
以告孔子曰(이고공자왈) : 공자에게 그 일을 고하면서 말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修行無有(수행무유) : 예절 바른 행동은 전혀 없고
而外其形骸(이외기형해) : 자기 몸 따위는 도외시한 채
臨尸而歌(림시이가) : 주검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顔色不變(안색불변) : 얼굴빛조차 변하지 않으니
無以命之(무이명지) :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彼何人者邪(피하인자사) : 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彼遊方之外者也(피유방지외자야) : 그들은 이 세상 밖에서 노니
는 사람들이고
而丘遊方之內者也(이구유방지내자야) : 나는 이 세상 안에서 노
니는 사람이다
外內不相及(외내불상급) : 이 세상 밖과 안은 서로 미치지 못하
는 것인데
而丘使女往弔之(이구사녀왕조지) : 난 자네를 조상하려 보냈네
丘則陋矣(구칙루의) : 내가 생각이 모자랐다네
彼方且與造物者爲人(피방차여조물자위인) : 그들은 이제부터 조
물자와 벗이 되어
而遊乎天地之一氣(이유호천지지일기) : 천지에서 노닐려 한다
彼以生爲附贅縣疣(피이생위부췌현우) : 그들은 삶을 군살이나 혹
이 달라붙고 매달린 것처럼 생각하며
以死爲決환潰癰(이사위결환궤옹) : 죽음을 붓거나 곪은 데가 터
졌다고 여긴다
夫若然者(부약연자) : 대체 이런 인물들이
又惡知死生先後之所在(우악지사생선후지소재) : 어찌 죽음과 삶
의 우열의 소재 따위를 아랑곳하겠느냐
假於異物(가어이물) : 갖가지 다른 것을 빌어
托於同體(탁어동체) : 하나의 몸이 되고
忘其肝膽(망기간담) : 간이나 쓸개 따위를 잊고
遺其耳目(유기이목) : 눈이나 귀도 잊은 채
反覆終始(반복종시) : 삶과 죽음을 끝없이 되풀이하며
不知端倪(부지단예) : 그 처음과 끝을 알지 못한다
芒然彷徨乎塵垢之外(망연방황호진구지외) : 구애되지 않는 모양
으로 속세 밖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逍遙乎無爲之業(소요호무위지업) : 무위자연의 경지를 한가로이
노닌다
彼又惡能궤궤然爲世俗之禮(彼又惡能궤궤연위세속지례) : 그들이
어찌 또 성가신 세속의 예의를 따라 함으로써
以觀衆人之耳目哉(이관중인지이목재) : 세상 사람들의 이목에 뜨
이게 하겠는가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물었다
然則夫子何方之依(연칙부자하방지의) :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계
를 따르고 있습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丘天之戮民也(구천지륙민야) :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있는 사람
이다
雖然(수연) : 하지만
吾與汝共之(오여여공지) : 나는 자네와 함께 이 세상에 머물겠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또 물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이 세상에 무무는 그 방법을 말씀해 주십
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대답했다
魚相造乎水(어상조호수) :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人相造乎道(인상조호도) : 사람은 도에서 산다
相造乎水者(상조호수자) : 물에 사는 자는
穿池而養給(천지이양급) : 못을 파 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相造乎道者(상조호도자) : 도에 사는 자는
無事而生定(무사이생정) : 세상 일을 버리므로 마음이 편안하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魚相忘乎江湖(어상망호강호) : 물고기는 강이나 호수 속에서 서
로를 잊고
人相忘乎道術(인상망호도술) :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
는다고 하는 것이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다시 물었다
敢問畸人(감문기인) : 그럼 기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曰畸人者(왈기인자) : 공자른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畸於人而侔於天(기어인이모어천) : 보통 사람과는 다르며 하늘과
같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天之小人(천지소인) : 하늘의 입장에서의 소인이
人之君子(인지군자) : 사람의 세계에서 군자이고
天之君子(천지군자) : 하늘의 군자는
人之小人也(인지소인야) : 사람의 세계에서 소인이다고 하는 것
이다
顔回問仲尼曰(안회문중니왈) : 안회가 중니에게 물었다
孟孫才(맹손재) : 맹손재는
其母死(기모사) :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소
哭泣無涕(곡읍무체) : 리 내어 울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中心不戚(중심불척) : 마음속이 우울해지지도 않았으며
居喪不哀(거상불애) : 상중에도 애통해 하지 않았습니다
無是三者(무시삼자) :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以善處喪蓋魯國(이선처상개로국) : 훌륭하게 초상을 치렀다는 소
문이 온 노나라에 퍼졌습니다
固有無其實而得其名者乎(고유무기실이득기명자호) : 애초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도 소문이 좋아지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回壹怪之(회일괴지) : 저는 정말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가 말했다
夫孟孫氏盡之矣(부맹손씨진지의) : 저 맹손씨는 훌륭히 잘 처리
한 것이다
進於知矣(진어지의) : 상례를 아는 자보다 앞서 있다
唯簡之而不得(유간지이부득) : 다만 그 일을 간단히 하려해도 할
수가 없는데
夫已有所簡矣(부이유소간의) : 그는 이미 간단하 해 버렸다
孟孫氏不知所以生(맹손씨부지소이생) : 맹손씨는 태어나는 까닭
을 모르고
不知所以死(부지소이사) : 죽는 까닭을 모른도
不知孰先(부지숙선) : 또 삶을 쫓을 줄도 모르며
不知孰後(부지숙후) : 죽음을 쫓을 줄도 모른다
若化爲物(약화위물) : 그저 자연의 변화를 따라
以待其所不知之化已乎(이대기소부지지화이호) : 어떤 것이든 되
고 그리하여 미지의 변화를 기다릴 뿐이다
且方將化(차방장화) : 대체 일단 변해 버리면
惡知不化哉(악지불화재) : 변하기 전의 일을 어지 알겠으며
方將不化(방장불화) : 아직 변하지 않았으면
惡知已化哉(악지이화재) : 변한 뒤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吾特與汝(오특여여) : 나와 너만이
其夢未始覺者邪(기몽미시각자사) :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
는 자가 아닐까
且彼有駭形而無損心(차피유해형이무손심) : 또한 그는 외형의 변
화에 놀라기는 하지만 마음이 상하지는 않고
有旦宅而無耗精(유단택이무모정) : 있는 곳을 옮길 뿐 정말로 죽
는 일은 없다
孟孫氏特覺(맹손씨특각) : 맹손씨야말로 도를 깨닫고 있다
人哭亦哭(인곡역곡) : 남이 제사 때 곡을 하면 역시 그도 곡을
했지만
是自其所以乃(시자기소이내) : 이것이야말로 그에게 알맞은 바이
다
且也相與吾之耳矣(차야상여오지이의) : 또한 사람들은 서로 현실
의 자기를 자기라고 할 뿐이다
庸거知吾所謂吾之非吾乎(庸거지오소위오지비오호) : 그러나 자기
가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과연 자기 아닌지 어찌 알겠느냐
且汝夢爲鳥而厲乎天(차여몽위조이려호천) : 그런데 또 자네는 꿈
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기도 하고
夢爲魚而沒於淵(몽위어이몰어연) : 꿈에 물고기가 되어 연못 속
으로 가라앉기도 하겠지
不識今之言者(불식금지언자) : 그러면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도
其覺者乎(기각자호) : 깨어 있는 것인지
其夢者乎(기몽자호) : 꿈구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
造適不及笑(조적불급소) : 남의 결점을 고자질함은 웃는 것만 못
하고
獻笑不及排(헌소불급배) : 웃음을 즐김은 사물의 추이에 그대로
맡기는 것만 못하다
安排而去化(안배이거화) : 추이에 편히 몸을 맡긴채 변화를 따르
면
乃入於료寥天一(내입어료천일) : 곧 고요한 하늘과 하나인 경지
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意而子見許由(의이자견허유) : 의이자가 허유를 찾아가 만나자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물었다
堯何以資汝(요하이자여) : 요는 자네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나
意而子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대답했다
堯謂我(요위아) : 요는 나에게 이르기를
汝必躬服仁義(여필궁복인의) : 넌 반드시 몸소 인의의 덕을 실천
하고
而明言是非(이명언시비) : 시비를 분명히 말하라고 했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자네는
而奚來爲軹(이해래위지) : 어째서 여기에 왔나
夫堯旣已黥汝以仁義(부요기이경여이인의) : 저 요가 이미 인의의
덕으로 자네에게 묵형을 가했고
而劓汝以是非矣(이의여이시비의) : 시비로 코 베는 형벌을 가했
다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여장하이유부요탕자휴전사지도
호) : 그런데 자네는 저 자유분방하고 변화 많은 길에서 어찌 노
닐 수 있겠느냐
意而子曰(의이자왈) : 이의자가 대답했다
雖然(수연) : 그렇기는 하지만
吾願遊於其藩(오원유어기번) : 저는 도의 언저리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말했다 그
不然(불연) : 렇지 않아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 대
체 장님은 옷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 또한 장
님은 옷의 아름다운 빛깔이나 무늬를 보지 못하는 거야
意而者曰(의이자왈) : 의이자가 말했다
夫无莊之失其美(부무장지실기미) : 대체 미인인 무강이 그 미모
를 잊게 되고
據梁之失其力(거량지실기력) : 자아인 거량이 그 힘을 잊게 되며
皇帝之亡其知(황제지망기지) : 박식한 황제가 그 지혜를 잊게 된
것은
皆在鑪捶之間耳(개재로추지간이) : 모두 천지의 호로 속에서 도
의 힘에 단련됐기 때문입니다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경) : 어찌 알
겠는가, 조불자가 저의 묵형을 지워 주고
而補我劓(이보아의) : 베어진 코를 붙여 주어서
使我乘成以隨先生邪(사아승성이수선생사) : 저를 온전한 몸으로
만들어 선생임을 따라오게 했는지를
許由曰(허유왈) : 허유는 대답했다
噫未可知也(희미가지야) : 아, 그랬을지도 모르겠군요
我爲汝言其大略(아위여언기대략) : 내 자네를 위해 그 대강을 말
해 주지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
吾師乎(오사호) : 내 스승이란
齏萬物而不爲義(재만물이불위의) : 만물을 이뤄 놓으면서도 의롭
게 여기지 않고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만세에 미치는 혜책을 베
풀면서도 어질다 생각하지 않는다
長於上古而不爲老(장어상고이불위로) : 아득한 옛날 보다 더 오
래 살면서도 늙었다 하지 않고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攷(복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고) : 천지를
싣고 감싸서 갖가지 모양을 조각해 내면서도 재주라고 여기지 않
는다
此所遊已(차소유이) : 이것이 바로 마음을 노닐게 하는 경지일세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물었다
何謂也(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禮樂矣(왈회망예악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다시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忘仁義矣(왈회망인의의) : 저는 예악을 잊었습니다
曰可矣(왈가의) : 말하기를, 좋다
猶未也(유미야) :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他日(타일) : 다른 날
復見曰(부견왈) : 또 안회가 만나서 말했다
回益矣(회익의) : 저는 얻는 바가 있었습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무엇 말이냐
曰回坐忘矣(왈회좌망의) : 말하기를,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
仲尼蹴然曰(중니축연왈) : 중니는 놀라서 물었다
何謂坐忘(하위좌망) : 무엇을 좌망이라고 하느냐
顔回曰(안회왈) : 안회가 대답했다
墮肢體(타지체) : 손발이나 몸이란 것을 잊고
黜聰明(출총명) :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쳐서
離形去知(리형거지) : 형체를 떠나서 지식을 버리고
同於大通(동어대통) : 저 위대한 도와 하나가 되는 것
此謂坐忘(차위좌망) : 이것을 좌망이라 합니다
仲尼曰(중니왈) : 중니는 말했다
同則無好也(동칙무호야) : 도와 하나가 되면 좋다 하는 것이 없
어지고
化則無常也(화칙무상야) : 변하면 한 군데 집착하지 않게 된다
而果其賢乎(이과기현호) : 너는 정말 훌륭하구나
丘也請從而後也(구야청종이후야) : 나도 네 귀를 다라야겠다
子輿與子桑友(자여여자상우) : 자여와 자상은 벗이었다
而霖雨十日(이림우십일) : 그런데 장마가 열흘이나 계속되었다
子輿曰(자여왈) : 자여가 말했다
子桑殆病矣(자상태병의) : 자상은 아마 병인 났으리라
裏飯而往食之(리반이왕식지) : 밥을 싸 가지고 가서 먹이려 했다
至子桑之門(지자상지문) : 자상의 집 문앞에 이르자
則若歌若哭(칙약가약곡) : 안에서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로
鼓琴曰(고금왈) : 거문고를 뜯으며 이르기를
父邪(부사) : 아비지일까
母邪(모사) : 어머니일가
天乎(천호) : 하늘일까
人乎(인호) : 사람일가 하고 읊조리고 있었다
有不任其聲而趨擧其詩焉(유불임기성이추거기시언) : 소리를 내는
것도 힘에 겨운 듯 가사를 서둘러 읊조린다
子輿入曰(자여입왈) : 자여는 들어가 물었다
子之歌詩(자지가시) : 자네의 노래는
何故若是(하고약시) : 어찌하여 그런가
曰吾思夫使我至此極者而不得也(왈오사부사아지차극자이불득야) :
자상이 대답하기를, 난 나를 이런 막바지에 몰아 넣은 것이 무엇
인지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네
父母豈欲吾貧哉(부모기욕오빈재) : 부모가 어찌 내가 가난하길
바랐겠나
天無私覆(천무사복) : 하늘은 공평하게 만물을 뒤덮고
地無私載(지무사재) : 땅은 공평하게 만물을 실어준다
天地豈私貧我哉(천지기사빈아재) : 그러니 하늘과 땅이 어찌 나
만을 가난하게 하겠나
求其爲之者而不得也(구기위지자이부득야) : 나를 가난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가 하고 애써 생각해 보지만 전혀 알 수가 없어
然而至此極者(연이지차극자) : 그런데도 이런 막바지에 몰린 것
은
命也夫(명야부) : 운명이리라
응제왕(應帝王)-장자(莊子)
齧缺問於王倪(설결문어왕예) :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四問而四不知(사문이사부지) : 네 번 물었으나 네 번 다 모른다
고 했다
齧缺因躍而大喜(설결인약이대희) : 설결은 그러자 껑충 뛰며 매
우 좋아하고
行以告蒲衣子(행이고포의자) : 포의자에게 가서 그것을 알렸다
蒲衣子曰(포의자왈) : 그러자 포의자가 말했다
而乃今知之乎(이내금지지호) : 너는 지금에야 그걸 알았느냐
有虞氏不及泰氏(유우씨불급태씨) : 세상에서 성군이라고 하는 유
우씨도 태씨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有虞氏(유우씨) : 유우씨는
其猶藏仁以要人(기유장인이요인) : 아직도 인을 마음속에 지닌
채 그것으로 사람들을 모으려 한다
亦得人矣(역득인의) : 그래도 인심은 얻을 수 있다
而未始出於非人(이미시출어비인) : 그러나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泰氏其臥徐徐(태씨기와서서) : 태씨는 누워 자면 그지없이 편안
하고
其覺于于(기각우우) : 깨어나면 어수록하여
一以己爲馬(일이기위마) : 혹은 스스로 말이 되기도 하고
一以己爲牛(일이기위우) : 혹은 스스로 소가 되기도 한다
其知情信(기지정신) : 자연에 맡기므로 그 지혜는 아주 확실하고
其德甚眞(기덕심진) : 그 덕은 매우 진실하다
而未始入於非人(이미시입어비인) : 그러니 아직 조금도 남을 헐
뜯는 입장에는 빠져 들지 않는다
肩吾見狂接輿(견오견광접여) : 견오 가 광접여를 만났을 때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가 물었다
日中始何以語女(일중시하이어여) : 전에 중시는 네게 무슨 말을
했느냐
肩吾曰(견오왈) : 견오가 대답했다
告我君人者以己出經式義度(고아군인자이기출경식의도) : 제게 말
하기를 남의 군주된 자가 자기 생각대로 갖가지 규범이나 법도를
지어 낸다면
人孰敢不聽而化諸(인숙감불청이화제) : 사람들이 어찌 그것을 따
르고 교화되지 않겠느냐 라고 했습니다
狂接輿曰(광접여왈) : 광접여는 말했다
是欺德也(시기덕야) : 그건 거짓 덕이다
其於治天下也(기어치천하야) : 그 따위로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
은
猶涉海鑿河(유섭해착하) : 바다를 걸어서 건너고 강을 손으로 파
헤치며
而使蚊負山也(이사문부산야) : 모기에게 산을 지게 하는 것이다
夫聖人之治也(부성인지치야) : 대체 성인의 정치란
治外乎(치외호) : 밖을 다스리는 걸까
正而後行(정이후행) : 스스로를 올바르게 한 뒤라야 잘 다스려지
는 것이니
確乎能其事者而已矣(확호능기사자이이의) : 성인의 정치는 다만
확고하게 자기 일을 해 내는 것뿐이다
且鳥高飛以避矰弋之害(차조고비이피증익지해) : 새는 높이 날아
화살의 위협을 피하고
혜鼠深穴乎神丘之下(혜서심혈호신구지하) : 생쥐는 신단 밑을 깊
숙이 굴을 파고서 연기에 그을리거나
以避熏鑿之患(이피훈착지환) : 파헤쳐지는 화를 피한다
而曾二蟲之無如(이증이충지무여) : 너는 저 두 새나 짐승만도 못
한 것이다
天根遊於殷陽(천근유어은양) : 천근이 은양에서 노닐며
至蓼水之上(지료수지상) : 요수 강가에 이르러
適遭無名人而問焉(적조무명인이문언) : 문득 무명인과 만나게 되
자 물었다
曰請問爲天下(왈청문위천하) : 이르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
을 묻고 싶습니다
無名人曰(무명인왈) : 무명인이 대답했다
去汝鄙人也(거여비인야) : 물러가라 넌야비한 인간이다
何問之不豫也(하문지불예야) : 얼마나 불쾌한 물음이냐
予方將與造物者爲人(여방장여조물자위인) : 난 지금 조물자와 벗
이 되려 하고 있다
厭則又乘夫莽眇之鳥(염칙우승부망묘지조) : 싫증이 나면 다시 아
득히 높이 나는 새를 타고
以出六極之外(이출육극지외) : 이 세계 밖으로 나아가
而遊無何有之鄕(이유무하유지향) :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노닐
며
以處壙垠之野(이처광은지야) :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 한다
汝又何帠以治天下感予之心爲(여우하예이치천하감여지심위) : 그런
데 너는 또 무엇 때문에 천하를 다스리는 일 따위로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하느냐
又復問(우복문) : 천근이 또 묻자
無名氏曰(무명씨왈) : 무영인은 대답했다
汝遊心於淡(여유심어담) : 너는 마음을 담담한 경지에서 노닐게
하고
合氣於漠(합기어막) : 기를 막막한 세계에 맞추어
順物自然而無容私焉(순물자연이무용사언) : 모든 일을 자연에 따
르게 하며 사심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면
而天下治矣(이천하치의) : 천하는 잘 다스려질 것이다
陽子居見老聃曰(양자거견노담왈) : 양자거가 노담을 만나 물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 여기한 사람이 있는데
嚮疾强梁(향질강량) : 재빠르고 억세며
物徹疏明(물철소명) : 사물의 도리에 밝고
學道不倦(학도불권) : 도를 부지런히 배우고 있습니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사람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담은 대답했다 그
是於聖人也(시어성인야) : 런 자른 성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
胥易技係(서역기계) : 혜만 앞서고 재주에 얽매여
勞形怵心者也(노형출심자야) : 몸을 지치게 하고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자다
且也虎豹之文來田(차야호표지문래전) : 가령 호랑이나 표범의 무
늬는 사냥군을 부러 들이게 되고
猨狙之便來藉(원저지변래자) : 재빠른 원숭이나 너구리를 잡는
개는 노끈에 매이게 되는 것이다
如是者(여시자) : 이런 자가
可比明王乎(가비명왕호) : 훌륭한 왕에 비교될 수 있겠느냐
陽子居蹴然曰(양자거축연왈) : 양자거는 놀라며 물었다
敢問明王之治(감문명왕지치) : 그러면 부디 훌륭한 왕의 정치에
대해 들려 주십시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대답했다
明王之治(명왕지치) : 훌륭한 왕의 정치란
功蓋天下而似不自己(공개천하이사부자기) : 그 공적이 온 세상에
미치면서도 자기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하고
化貸萬物而民弗恃(화대만물이민불시) : 만물에 교화를 베풀지만
백성은 의지 하지 않는다
有莫擧名(유막거명) : 선정이란 베풀어지고 있으나 뭐라고 나타
낼 수 없으며
使物自喜(사물자희) : 만물을 각기 만족하게 하고 있다
立乎不測(립호불측) : 그러한 왕은 짐작할 수 없는 지경에 서서
而遊於無有者也(이유어무유자야) : 무의 세계에 노니는 사람이다
鄭有神巫曰季咸(정유신무왈계함) :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들린
무당이 있어
知人之死生存亡(지인지사생존망) : 사람의 사생과 존망이며
禍福壽夭(화복수요) : 화복과 수명의 장단을 알고
期以歲月旬日若神(기이세월순일약신) : 마치 귀신처럼 연월일까
지 예언해서 맞혔다
鄭人見之(정인견지) :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자
皆棄而走(개기이주) : 모두 피해서 도망쳤다
列子見之而心醉歸(열자견지이심취귀) : 그러나 열자는 그를 만나
진심으로 매혹되어 돌아오자
以告壺子曰(이고호자왈) : 호자에게 알려 이르기를
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시오이부자지도위지의) : 애초 저는 선생
님의 도를 최고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則又有至焉者矣(칙우유지언자의) : 또한 그 이상적인 자가 있었
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가 말했다
吾與汝旣其文(오여여기기문) : 나는 네게 도의 표면은 가르쳤지
만
未旣其實(미기기실) : 아직 도의 내용을 충분히 가르치지 않았다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 그런데 굳이 도를 터득했다고 할 것인
가
衆雌而无雄(중자이무웅) : 암컷이 많아도 수컷이 없으면
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 어찌 알이 생기겠는가
而以道與世亢必信(이이도여세항필신) : 너는 도로 세상과 맞싸우
며 억지로 뻗어나가려 하느냐
夫故使人得而相汝(부고사인득이상여) : 그러니까 남이 네 관상을
보고 쉽사리 알아 맞히는 것이다
嘗試與來(상시여래) : 어디 시험삼아 데려다가
以予示之(이여시지) : 그에게 나를 보여 보자
明日(명일) : 다음날
列子與之見壺子(열자여지견호자) : 열자는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噫子之先生死矣(희자지선생사의) : 아, 당신의 선생은 죽을 것입
니다
弗活矣(불활의) : 살지 못해요
不以旬數矣(불이순수의) : 열흘을 못 넘깁니다
吾見怪焉(오견괴언) : 난 괴상한 상을 봤어요
見濕灰焉(견습회언) : 축축한 재의 상을 봤거든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방에 들어가
泣涕沾襟以告壺子(읍체첨금이고호자) : 눈물로 옷깃을 적시며 그
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地文(향오시지이지문) : 아까 난 그에게 대지의 상을
보여 주었다
萌乎不震不止(맹호불진불지) : 산같이 육중하여 움직이지도 멈추
지도 않는다
是殆見吾杜德機也(시태견오두덕기야) : 즉 그는 거의 내 덕을 막
는 조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시험삼아 한 번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다시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밖으로 나오자 열자에게 말했다
幸矣(행의) : 다행이군요
子之先生遇我也(자지선생우아야) : 당신의 선생은 날 만나서
有瘳矣(유추의) : 병이 나았습니다
全然有生矣(전연유생의) : 아주 생기가 있어요
吾見其杜權矣(오견기두권의) : 난 그의 생명의 싹을 봤어요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렸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而天壤(향오시지이천양) : 아까 난 천지의 상을 보여 줬
지
名實不入(명실불입) : 명목도 실체도 끼어들지 못하며
而機發於踵(이기발어종) : 생명의 조짐이 몸의 깊은 데서 생겨나
는 것이다
是殆見吾善者機也(시태견오선자기야) : 그는 거의 내 생명의 조
짐을 봤을 것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서 시험삼아 또 데려와 보라
明日(명일) : 다음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出而謂列子曰(출이위열자왈) : 점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영자
에게 말했다
子之先生不齊(자지선생부제) : 당신의 선생은 상이 일정하지않아
요
吾无得而相焉(오무득이상언) : 그래서 나는 상을 볼 수가 없었습
니다
試齊(시제) : 만약 일정해지면
且復相之(차부상지) : 다시 한 번 점쳐 봅시다
列子入(열자입) : 열자는 들어가
以告壺子(이고호자) : 그것을 호자에게 알리니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하기를
鄕吾示之以太沖莫勝(향오시지이태충막승) : 나는 아까 차별이 없
는 허무의 상을 보여 주었다
是殆見吾衡氣機也(시태견오형기기야) : 그는 거의 내 조화 된 기
의 조짐을 봤을 것이다
예桓之審爲淵(예환지심위연) : 가령 소용돌이치는 깊은 물도 연
못이고
止水之審爲淵(지수지심위연) : 괴어 있는 깊은 물도 연못이며
流水之審爲淵(류수지심위연) : 흐르는 깊은 물도 연못이다
淵有九名(연유구명) : 연못에는 아홉 가지가 있는데
此處三焉(차처삼언) : 이것은 그 중 세 가지일 뿐이다
嘗又與來(상우여래) : 어디 또 데려와 보아라
明日(명일) : 다음 날
又與之見壺子(우여지견호자) : 열자는 또 계함과 함께 호자를 만
났다
立未定(립미정) : 서기도 전에
自失而走(자실이주) : 계함은 얼이 빠져 도망쳤다
壺子曰追之(호자왈추지) : 호자가 쫓으라 하여
列子追之不及(열자추지불급) : 열자는 쫓아갔으나 잡지 못하고
反以報壺子曰(반이보호자왈) : 돌아와 호자에게 보고 하기를
已滅矣(이멸의) : 사라져 버렸습니다
已失矣(이실의) : 간 곳을 모르겠습니다
吾弗及已(오불급이) : 저는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는 말했다
鄕吾示之以未始出吾宗(향오시지이미시출오종) : 아까 나는 내 본
질 그대로의 상을 보여 줬다
吾與之虛而委蛇(오여지허이위사) : 나는 스스로를 허심하게 하여
사물에 순종하였으므로
不知其誰何(부지기수하) : 그는 내 실체를 알지 못한 것이다
因以爲弟靡(인이위제미) : 바람 부는 대로 나부끼고
因以爲波流(인이위파류) : 파도 치는 대로 흐른다고 생각했기 때
문에
故逃也(고도야) : 점을 치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然後列子自以爲未始學而歸(연후열자자이위미시학이귀) : 그런 일
이 있은 뒤에 열자는 비로소 자기가 아직 학문을 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三年不出(삼년불출) : 3년 동안 밖에 나가지 않으며
爲其妻爨(위기처찬) : 아내를 위해 밥도 짓고
食豕如食人(식시여식인) : 돼지 기르기를 사람 먹이듯이 하여
於事无與親(어사무여친) : 세상 일에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어졌
다
雕琢復朴(조탁복박) : 허식을 깎아 버리고 본래의 소박함으로 돌
아가
塊然獨以其形立(괴연독이기형립) : 무심히 독립해 있으면서
紛而封哉(분이봉재) : 갖가지 일이 일어나도 거기 얽매이지 않았
다
一以是終(일이시종) : 그는 오로지 이와 같이 하여 일생을 마쳤
다
无爲名尸(무위명시) : 명예의 표적이 되지 말라
无爲謀府(무위모부) : 모략의 창고가 되지 말라
无爲事任(무위사임) : 일의 책임자가 되지 말라
无爲知主(무위지주) : 지혜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
體盡无窮(체진무궁) : 무궁한 도를 잘 터득하고
而遊无朕(이유무짐) : 자취 없는 경지에 노닐며
盡其所受乎天(진기소수호천) :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을 온전하게
하고
而无見得(이무견득) : 스스로 얻는 바가 있었다고 생각지 말라
亦虛而已(역허이이) : 오직 허심해지는 것뿐이다
至人之用心若鏡(지인지용심약경) : 지인의 마음의 작용은 거울과
같다
不將不迎(불장불영) : 사물을 보내지도 맞아 들이지도 않는다
應而不藏(응이불장) : 사물에 따라 응하되 감추지 않는다
故能勝物而不傷(고능승물이불상) : 그러니까 사물에 대응하여 몸
을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南海之帝爲倏(남해지제위숙) : 남해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北海之帝爲忽(북해지제위홀) : 북해의 임금을 홀이라 하며
中央之帝爲混沌(중앙지제위혼돈) :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한다
숙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숙여홀시상여우어혼돈지지) : 숙과 홀
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混沌待之甚善(혼돈대지심선) : 혼돈이 매우 융숭하게 그들을 대
접했으므로
倏與忽謀報混沌之德曰(숙여홀모보혼돈지덕왈) : 숙과 홀은 혼돈
의 은혜에 보답할 의논을 했다
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인개유칠규이시청식식) : 사람은 누구나
일곱 구멍이 있어서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此獨無有(차독무유) : 이 혼돈에게만 그것이 없다
嘗試鑿之(상시착지) : 어디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주자
日鑿一竅(일착일규) : 그래서 날마다 한 구멍씩 뚫었는데
七日而混沌死(칠일이혼돈사) : 7일이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騈拇(병무)
騈拇枝指(병무지지) : 병무와 지지는
出乎性哉(출호성재) : 성에서 나온 것이다.
而侈於德(이치어덕) : 그러나 그것은 덕에 있어서는 군더더기요
附贅縣疣(부췌현우) : 살에 붙은 사마귀나 달려 있는 혹은
出乎形哉(출호형재) : 형에서 생긴 것이다
而侈於性(이치어성) : 그러나 그것은 성에 있어서는 군더더기다
多方乎仁義而用之者(다방호인의이용지자) : 인과 의를 여러 방면
으로 쓰는 것은
列於五藏哉(열어오장재) : 오장에서 짜낸 지혜인 것이다
而非道德之正也(이비도덕지정야) : 그러나 그것은 도덕의 진정한
것은 아니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足者(병어족자) : 네 발가락은
連無用之肉也(연무용지육야) : 쓸 데 없는 군살을 붙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은
樹無用之指也(수무용지지야) : 쓸 데 없는 한 손가락을 덧붙인
것이요
騈枝於五藏之情者(병지어오장지정자) : 오장의 진성에서 인의를
짜내는 것은
淫僻於仁義之行(음벽어인의지행) : 인의의 행에 치우쳐 빠져서
而多方於聰明之用也(이다방어총명지용야) : 쓸 데 없는 총명의
활동을 덧붙이는 것이다
是故(시고) : 그러므로
騈於明者(병어명자) : 쓸 데 없이 눈을 쓰는 사람은
亂五色(란오색) : 오색을 어지럽히고
淫文章(음문장) : 아름다운 채색에 빠진 사람이다
靑黃黼黻之煌煌非乎(청황보불지황황비호) : 그래서 청황보불을
눈부시게 찬란하게 하였으니 그것도 또한 쓸데 없는 것으로서
而離朱是已(이이주시이) : 저 이주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多於聰者(다어총자) : 또 쓸 데 없이 귀를 많이 쓰는 사람은
亂五聲(란오성) : 오음을 어지럽히고
淫六律(음육률) : 육률에 빠진 사람들이다
金石絲竹黃鐘大呂之聲非乎(금석사죽황종대려지성비호) : 그래서
금석사죽과 황종·대려를 지어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
으로서
而師曠是已(이사광시이) : 저 사광이 그 사람이 아니었던가
枝於仁者(지어인자) : 또 쓸데 없이 인에 지나친 사람은
擢德塞性以收名聲(탁덕색성이수명성) : 덕을 해치고 성을 막아
서 그로써 이름을 거두어
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非乎(사천하황고이봉불급지법비호) : 천
하의 이목을 시끄러이 감하게 하여 사람이 미쳐가지 못할 법을
받들게 했으니 그것도 또한 쓸 데 없는 것으로서
而曾史是已(이증사시이) : 저 증참과 사유가 그 사람이 아니었던
가
騈於辯者(병어변자) : 또 쓸 데 없이 변론에 지나친 사람은
累瓦結繩竄句(루와결승찬구) : 재주 있고 끊임 없는 말과 아름다
운 글귀를 찾아서
遊心於堅白同異之閒(유심어견백동이지한) : 견백동이의 궤변을
놀려
而敝跬譽無用之言非乎(이폐규예무용지언비호) : 쓸데 없는 말을
칭찬하기에 지치었으니
而楊墨是已(이양묵시이) : 저 양주와 묵적이 그 사람들이 아디었
던가
故此皆多騈旁枝之道(고차개다병방지지도) : 그러므로 그들은 모
두 다병방지의 학설이라
非天下至至正也(비천하지지정야) : 천하의 왜곡이 아닌가
彼至正者(피지정자) : 저 천하의 지정은
不失其性命之情(불실기성명지정) : 그 성명의 정을 잃지 않은 것
이다
故合者不爲騈(고합자불위병) : 그러므로 합해도 네 발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고
而枝者不爲岐(이지자불위기) : 갈라져도 여섯 손가락이라 하여
싫어하지 않으며
長者不爲有餘(장자불위유여) : 길어도 남는다 생각하지 않고
短者不爲不足(단자불위부족) : 짫아도 모자란다 생각하지 않는다
是故鳧脛雖短(시고부경수단) : 그러므로 오리 다리가 비록 짧아
도
續之則憂(속지칙우) : 이어 주면 걱정할 것이요
鶴脛雖長(학경수장) : 학의 다리가 비록 길어도
斷之則悲(단지칙비) : 끊어주면 슬퍼할 것이다
故性長非所斷(고성장비소단) : 그러므로 그러므로 천성은 길어도
끊을 것이 아니요
性短非所續(성단비소속) : 짧아도 이을 것이 아니니
無所去憂也(무소거우야) : 만일 천성을 따라 실행한다면 걱정은
스스로 없어질 것이다
意仁義其非人情乎(의인의기비인정호) : 이렇게 생각한다면 저 인
의는 사람의 생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彼仁人何其多憂也(피인인하기다우야) : 왜냐하면 저 인의에는 어
찌 그리 걱정도 많으가
且夫騈於拇者(차부병어무자) : 또한 저 붙은 발가락도
決之則泣(결지칙읍) : 갈라 째면 울 것이요
枝於手者(지어수자) : 여섯 손가락도
齕之則啼(흘지칙제) : 물어 끊으면 울 것이다
二者或有餘於數(이자혹유여어수) : 두 가지 중에서 하나는 수에
서 하나가 더 있고
或不足於數(혹부족어수) : 하나는 수에서 하나가 모자라지마는
其於憂一也(기어우일야) : 그 걱정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今世之仁人(금세지인인) : 오늘날 이 세상의 어진 이는
蒿目而憂世之患(호목이우세지환) : 근심스러운 눈으로 세상의 걱
정거리를 걱정하고 있는지마는
不仁之人(불인지인) : 그것은 저 어질지 않은 이가
決性命之情而饕貴富(결성명지정이도귀부) : 자기의 성명의 정을
어지럽히어 부귀에 탐을 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故曰仁義其非人情乎(고왈인의기비인정호) : 그러므로 저 인의는
사람의 성명의 진실이 아닌 것 같다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왜냐 하면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天下何其囂囂也(천하하기효효야) : 천하는 어찌 그리도 시끄러웠
던가
且夫待鉤繩規矩而正者(차부대구승규구이정자) : 또한 곡척이나
먹줄이나 정원기낭 정방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그 모양을 바르게
하는 것은
是削其性者也(시삭기성자야) : 그 물의 성을 깎는 것이요
待繩約膠漆而固者(대승약교칠이고자) : 노끈으로 묶거나 아교불
로 붙쳐서 비로소 단단하게 하는 것은
是侵其德者也(시침기덕자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屈折禮樂(굴절예악) : 예악으로 다듬고
呴兪仁義(구유인의) : 인의로 달래어
以慰天下之心者(이위천하지심자) : 천하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此失其常然也(차실기상연야) : 그 사람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
는 것이다
天下有常然(천하유상연) : 천하의 모든 물에는 그 본연의 성이
있는 것이다
常然者(상연자) : 그 본연의 성에 있어서는
曲者不以鉤(곡자불이구) : 굽은 것도 곡척으로써 된 것이 아니며
直者不以繩(직자불이승) : 곧은 것도 먹줄로 된 것이 아니며
圓者不以規(원자불이규) : 둥근 것도 규로 된 것도 아니며
方者不以矩(방자불이구) : 모난 것도 정방기로써 된 것이 아니다
附離不以膠漆(부리불이교칠) : 둘러 붙은 것도 아교불로써 된 것
이 아니요
約束不以纆索(약속불이묵색) : 단단한 것도 노끈으로써 묶어서 된
것이 아니다
故天下誘然皆生而不知其所以生(고천하유연개생이부지기소이생) :
그리하여 천하의 모든 물은 끊임없이 생겨나지마는 어떻게 생겨
나는 까닭을 모르고
同焉皆得而不知其所以得(동언개득이부지기소이득) : 그와 같이
천하의 모든 물은 그 덕성을 얻으면서도 어떻게 얻는 까닭을 모
르는 것이다
故古今不二(고고금불이) : 그러므로 그것은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어
不可虧也(불가휴야) : 사람의 힘으로는 없앨 수도 없는 것이다
則仁義又奚連連如膠漆纆索(칙인의우해연연여교칠묵색) : 그럴진대
또 어떻게 인의를 가지고 마치 아교풀이나 노끈처럼 사람을 묶어
서
而遊乎道德之間爲哉(이유호도덕지간위재) : 도덕의 사이에서 노
닐 수 있겠는가
使天下惑也(사천하혹야) : 그것은 오직 천하의 마음을 미혹시킬
뿐인 것이다
夫小惑易方(부소혹역방) : 대개 작은 미혹은 동서남북의 방위를
바꿀 뿐이지마는
大惑易性(대혹역성) : 큰 미혹은 사람의 성명의 진실을 바꾸게
하는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러한 줄 아는가
有虞氏招仁義以撓天下也(유우씨초인의이요천하야) : 저 순임금이
인의를 내걸어 천하를 어지럽게 함으로부터
天下莫不奔命於仁義(천하막불분명어인의) : 온 천하는 모두 그
인의로 말미암아 분주했으니
是非以仁義易其性與(시비이인의역기성여) : 이것은 인의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꾼 것이 아니겠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면 시험삼아 짐짓 말해 보리라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하·은·주 삼대로부터 내려오면
서 천하는
天下莫不以物易其性矣(천하막불이물역기성의) : 모두 외물로써
그 성명의 진실과 바꾸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小人則以身殉利(소인칙이신순리) : 소인은 이익을 위해 몸을 죽
였고
士則以身殉名(사칙이신순명) : 선비는 이름을 위해 몸을 죽였으
며
大夫則以身殉家(대부칙이신순가) : 대부는 국가를 위해 몸을 죽
였고
聖人則以身殉天下(성인칙이신순천하) : 성인은 천하를 위해 몸을
죽였던 것이다
故此數子者(고차수자자) : 그러므로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사업도 같지 않고
名聲異號(명성이호) : 명성도 달랐지마는
其於傷性以身爲殉(기어상성이신위순) : 그 성을 해치고 몸을 죽
인 데 있어서는
一也(일야) : 같은 것이다
臧與穀二人相與牧羊而俱亡其羊(장여곡이인상여목양이구망기양) :
어떤 종 내외가 염소를 먹이다가 다같이 염소를 잃어버렸다
問臧奚事(문장해사) : 계집종이 사내종에게 “어쩌다가 염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挾筴讀書(칙협협독서) : 사내종은 “책을 읽다가 잃었다”고 대
답했다
問穀奚事(문곡해사) : 다시 사내종이 계집종에게 “어쩌다가 염
소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則博塞以遊(칙박색이유) : 계집종은 “사위를 놀다가 잃었소.”
하고 대답했다 한다
二人者(이인자) : 이들은
事業不同(사업부동) : 그 한 일은 달랐지마는
其於亡羊均也(기어망양균야) : 염소를 잃은 데 있어서는 같다
伯夷死名於首陽之下(백이사명어수양지하) : 백이는 이름을 위하
여 수양산 밑에서 죽었고
盜跖死利於東陵之上(도척사리어동릉지상) : 도척은 이익을 휘해
서 동릉산 위에서 죽었으니
二人者(이인자) : 두 사람은
所死不同(소사부동) : 죽은 바 까닭은 다르지마는
其於殘生傷性均也(기어잔생상성균야) :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 데 있어서는 같은 것이다
奚必伯夷之是而盜跖之非乎(해필백이지시이도척지비호) : 그런데
어째서 백이는 옳다 하고 도척은 그르다 하는가
天下盡殉也(천하진순야) : 천하는 모두 그 “무엇”을 위하여 죽
는 것이다
彼其所殉仁義也(피기소순인의야) : 저 한 사람은 인의를 위해서
죽었다 하여
則俗謂之君子(칙속위지군자) : 세속에서는 그를 군자라 일컫고
其所殉貨財也(기소순화재야) : 또 한 사람은 재물을 위해서 죽었
다 하여
則俗謂之小人(칙속위지소인) : 세상에서는 그를 소인이라 일컫는
다
其殉一也(기순일야) : 그러나 그 “무엇을 위해서 죽음”은 하나
이건만
則有君子焉(칙유군자언) : 거기에 군자다
有小人焉(유소인언) : 소인이라 구별을 붙이는구나
若其殘生損性(약기잔생손성) : 그러나 그 목숨을 죽이고 본성을
해친데 있어서는
則盜跖亦伯夷已(칙도척역백이이) : 도척이나 백이가 다름이 없거
늘
又惡取君子小人於其間哉(우악취군자소인어기간재) : 거기에 또
무슨 군자니 소인이니 하는 구별을 붙일 것인가
且夫屬其性乎仁義者(차부속기성호인의자) : 또 저 본성을 억지로
인의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曾史(수통여증사) : 비록 증참이나 사유처럼 인의에 통한
다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닌 것이다
屬其性於五味(속기성어오미) : 이와 같이 그 본성을 억지로 오미
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兪也(수통여유야) : 비록 유아처럼 음식 맛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臧也(비오소위장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훌륭함이
아니요
屬其性乎五聲(속기성호오성) : 또 그 본성을 억지로 오성에 따
르게 한다면
雖通如師曠(수통여사광) : 비록 안광처럼 소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聰也(비오소위총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청이 아니
며
屬其性乎五色(속기성호오색) : 그 본성을 억지로 오색에 따르게
한다면
雖通如離朱(수통여이주) : 비록 이주처럼 빛깔에 통한다 해도
非吾所謂明也(비오소위명야) : 그것은 내가 말하는 바 면이 아닌
것이다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仁義之謂也(비인의지위야) : 인의를 말한 것이 아니다
臧於其德而已矣(장어기덕이이의) : 그 덕을 완전하게 하는 것을
말한 것뿐이요
吾所謂臧者(오소위장자) : 내가 이르는 바 훌륭하다는 것은
非所謂仁義之謂也(비소위인의지위야) : 저 인의를 말한 것이 아
니라
任其性命之情而已矣(임기성명지정이이의) : 자연의 정에 맡김을
말한 것 뿐이며
吾所謂聰者(오소위총자) : 내가 이르는 바 총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聞彼也(비위기문피야) : 저 사람이 만든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自聞而已矣(자문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듣는 것을 말한 것뿐이
요
吾所謂明者(오소위명자) : 내가 이른바 명이라 하는 것은
非謂其見彼也(비위기견피야) : 저 사람이 만든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自見而已矣(자견이이의) : 자기 스스로를 보는 것을 말한 것뿐이
다
夫不自見而見彼(부불자견이견피) : 대개 자기 스스로 보지 못하
고 남의 본 것만을 본다거나
不自得而得彼者(불자득이득피자) : 자기 스스로 얻지 못하고 남
의 얻은 것만을 얻는다는 것은
是得人之得而不自得其得者也(시득인지득이불자득기득자야) : 이
것은 남의 얻은 것을 얻었을 뿐으로 자기의 얻은 것을 자기 스스
로 얻지 못한 것이요
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者也(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자야) : 남의 만
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의 만족으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夫適人之適而不自適其適(부적인지적이불자적기적) : 대개 남의
만족을 만족할 뿐으로 자기으리 만족을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
한다면
雖盜跖與伯夷(수도척여백이) : 비록 도척과 백이의 차별은 있지
마는
是同爲淫僻也(시동위음벽야) : 다같이 바깥 물에 본성을 잃는 것
이다
余愧乎道德(여괴호도덕) : 내 도덕에 미치지 못함을 부그러워하
노니
是以上不敢爲仁義之操(시이상불감위인의지조) : 그러므로 위로는
감히 인의의 조종을 굳이 지키려고도 하지 않거니와
而下不敢爲淫僻之行也(이하불감위음벽지행야) : 아래로는 감히
바깥 물을 위하여 본성을 잃지도 않으려 한다
馬蹄(마제)
馬(마) : 말은
蹄可以踐霜雪(제가이천상설) : 발굼으로써 서리와 눈을 밟을 수
있고
毛可以禦風寒(모가이어풍한) : 털로써는 바람이나 추위를 막을
수 있다
齕草飮水(흘초음수) : 또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翹足而陸(교족이륙) : 발을 들어 뛰기도 한다
此馬之眞性也(차마지진성야) : 이것은 말의 진성으로서
雖有義臺路寢無所用之(수유의대로침무소용지) : 비록 의대와 노
침이 있어도 그에게는 아무 쓸 데가 없는 것이다
及至伯樂(급지백락) : 그런데 백락 이 세상에 나와서
曰我善治馬(왈아선치마) : <나는 말을 잘 다른다>하고는
燒之(소지) : 털을 불사르거나
剔之(척지) : 깎기도 하고
刻之(각지) : 발톱을 깍거나
雒之(락지) : 지지기도 하면
連之以羈馽(연지이기칩) : 또 여러 놈의 머리와 발을
編之以皁棧(편지이조잔) : 한 줄에 엮어 마판에 매어 놓으니
馬之死者十二三矣(마지사자십이삼의) : 죽는 놈이 10의 2, 3이나
되었다
飢之(기지) : 또 훈련을 시킨다 하여 굶주리고
渴之(갈지) : 목마르게 하기도 하고
馳之(치지) : 달리게 하기도 하여
驟之(취지) : 또 여러 가지로 다독거리고
整之(정지) : 길을 들이고
齊之(제지) : 가지런히 하기도 한다
前有橛(전유궐) : 앞에는 자갈과
飾之患(식지환) : 치레의 귀찬스러운 꾸밈이 있고
而後有鞭筴之威(이후유편협지위) : 뒤에는 채찍질의 무서움이 있
으니
而馬之死者已過半矣(이마지사자이과반의) : 이에 죽는 놈은 거의
반이 넘었다
陶者曰我善治埴(도자왈아선치식) : 또 도자는 <나는 진흙을 잘
다루는데
圓者中規(원자중규) : 둥근 그릇을 만들면 정원기에 맞고
方者中矩(방자중구) : 모난 그릇을 만들면 정방기에 맞는다>하고
匠人曰我善治木(장인왈아선치목) : 또 목수는 <나는 나무를 잘
다르는데
曲者中鉤(곡자중구) : 굽은 것을 만들면 곡척에 맞고
直者應繩(직자응승) : 곧은 것을 만들면 먹줄에 맞는다>고 한다
夫埴木之性(부식목지성) : 그러나 진흙이나 나무의 성질이
豈欲中規矩鉤繩哉(기욕중규구구승재) : 어찌 정원기나 방력기 곡
척이나 먹줄에 맞추어지기를 바랄 것인가
然且世世稱之曰(연차세세칭지왈) : 그런데 세상 사람은 오랜 세
월을 두고
伯樂善治馬(백락선치마) : 백락은 말을 잘 다루고
而陶匠善治埴木(이도장선치식목) : 도장은 진흙이나 나무를 잘
다른다고 칭찬하고 있으니
此亦治天下者之過也(차역치천하자지과야) : 이 또한 인의로써 천
하를 잘 다스린다는 사람의 허물과 같은 것이다
吾意善治天下者不然(오의선치천하자불연) : 그러나 내 생각에는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彼民有常性(피민유상성) : 저 백성들에게는 떳떳한 성질이 있는
것이다
織而衣(직이의) : 베 짜서 옷해 입고
耕而食(경이식) : 밭 갈아서 밥을 먹는다
是謂同德(시위동덕) : 이것을 동덕이라 하고
一而不黨(일이불당) : 오직 순일해서 치우치지 않으니
命曰天放(명왈천방) : 이것을 천방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故至德之世(고지덕지세) : 그러므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其行塡塡(기행전전) : 백성들의 행동은 느리고 무거웠으며
其視顚顚(기시전전) : 그들의 보는 것은 한 곬으로 마음을 썼던
것이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그리하여 이 때에는
山无蹊隧(산무혜수) : 산에는 아직 길이 없었고
澤无舟梁(택무주량) : 바다에는 배가 없었다
萬物群生(만물군생) : 사람들은 한데 모이어
連屬其鄕(연속기향) : 그 고장에서 추녀를 잇대어 살았을 뿐 아
니라
禽獸成群(금수성군) : 짐승들은 때를 짓고
草木遂長(초목수장) : 초목은 저절로 자랐던 것이다
是故禽獸可係羈而遊(시고금수가계기이유) : 그러므로 짐승들을
이끌어 같이 놀 수 있었고
鳥鵲之巢可攀援而闚(조작지소가반원이규) : 까막까치의 둥우리에
도 올라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夫至德之世(부지덕지세) : 대개 지덕의 세상에 있어서는
同與禽獸居(동여금수거) : 짐승과 한가지도 함께 살았고
族與萬物竝(족여만물병) : 만물과 겨레하여 구별이 없었으니
惡乎知君子小人哉(악호지군자소인재) : 군자와 소인을 어떻게 알
았겠는가
同乎无知(동호무지) : 한가지로 무지하여
其德不離(기덕불리) : 덕에서 떠남이 없었고
同乎无欲(동호무욕) : 한가지로 무욕했으니
是謂素樸(시위소박) : 이것을 일러 소박이라 하는 것이다
素樸而民性得矣(소박이민성득의) : 그렇게 소박하였기에 백성들
은 그 성명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옴에 이르러
蹩躠爲仁(별설위인) : 허덕허덕 분주히 인을 지었고
踶跂爲義(제기위의) : 억지로 애를 써서 의를 삼으니
而天下始疑矣(이천하시의의) : 천하가 비로소 의심하게 된 것이
다
澶漫爲樂(단만위락) : 음탕한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고
摘僻爲禮(적벽위례) : 손발을 굽혀 예를 정하니
而天下始分矣(이천하시분의) : 천하는 여기서 갈라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故純樸不殘(고순박불잔) : 그러므로 순박을 깎지 않고서
孰爲犧樽(숙위희준) : 어떻게 희존을 만들겠으며
白玉不毁(백옥불훼) : 백옥을 부수지 않고서
孰爲珪璋(숙위규장) : 어떻게 규장을 만들겠는가
道德不廢(도덕불폐) : 그와 같이 도덕을 폐하지 않고서
安取仁義(안취인의) : 어떻게 인의를 내세울 것이며
性情不離(성정불리) : 본성을 떠나지 않고서
安用禮樂(안용예악) : 어떻게 예악을 쓸 것이겠는가
五色不亂(오색불란) : 또 오색을 어지럽히지 않고 서
孰爲文采(숙위문채) : 어떻게 문채를 지을 것이며
五聲不亂(오성불란) : 오성을 어지럽히지 않고서
孰應六律(숙응육률) : 어떻게 6율을 만들겠는가
夫殘樸以爲器(부잔박이위기) : 박을 해치어 그릇을 만든 것은
工匠之罪也(공장지죄야) : 이 공장의 허물이요
毁道德以爲仁義(훼도덕이위인의) : 도덕을 헐어 인의를 만든 것
은
聖人之過也(성인지과야) : 이 성인의 허물이다
夫馬(부마) :
陸居則食草飮(륙거칙식초음수) : 대개 말이 들에 있을 때에는 풀
을 뜯고 물을 마시며
喜則交頸相靡(희칙교경상미) : 기쁘면 목을 비비어 서로 친하고
怒則分背相踶(노칙분배상제) : 성이 나면 등을 나누어 서로 밟는
다
馬知已此矣(마지이차의) : 말의 지혜는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夫加之以衡扼(부가지이형액) : 그러다가 그 목에다가 명에를 지
우고
齊之以月題(제지이월제) : 그 이마에 월제를 붙이면
而馬知介倪(이마지개예) : 말의 지혜는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니
곁눈으로 달아날 틈을 엿보기도 하고
闉扼(인액) : 목을 굽혀 항거흘 하며
鷙曼(지만) : 재빨리 뛰어 치치기도 하고
詭銜(궤함) : 가만히 자갈을 밷어 내거나
竊轡(절비) : 몰래 고삐를 풀어 뜯기도 한다
故馬之知而態至盜者(고마지지이태지도자) : 그러므로 말의 지혜
가 이처럼 간사하게 된 것은
伯樂之罪也(백락지죄야) : 백락의 허물이다
夫赫胥氏之時(부혁서씨지시) : 저 혁서씨 때에는
民居不知所爲(민거부지소위) : 백성들은 집에 있어도 할 일을 몰
랐고
行不知所之(행부지소지) : 밖으로 나가도 꼭 가야 할 곳을 몰랐
다
含哺而熙(함포이희) : 밥을 먹으면 즐거워하고
鼓腹而遊(고복이유) : 배를 두드리면서 놀았으니
民能以此矣(민능이차의) : 백성들의 능은 여기에 그쳤던 것이다
及至聖人(급지성인) : 그러다가 성인이 나움에 이르러
屈折禮樂以匡天下之形(굴절예악이광천하지형) : 예악으로써 손발
을 굽혀 꺽어 천하 사람의 모양을 바꾸고
縣跂仁義以慰天下之心(현기인의이위천하지심) : 인의를 높이 내
세워 천하 사람의 마음을 위로했다
而民乃始踶跂好知(이민내시제기호지) : 그리하여 백성들은 이에
준주히 지를 서로 좋아하고
爭歸於利(쟁귀어리) : 서로 다투어 이익으로 돌아가서
不可止也(불가지야) : 그것을 그치게할 수가 없었으니
此亦聖人過也(차역성인과야) : 이것은 또한 성인의 허물이다
胠篋(거협)
將爲胠篋探囊發匱之盜而爲守備(장위거협탐낭발궤지도이위수비) :
상자를 열고 푸대 주머니를 뒤지고 궤작을 들추는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則必攝緘縢固扃鐍(칙필섭함등고경휼) : 반드시 노끈으로 잡아매거
나 비짱이나 자물쇠를 단단히 하면 되는 것이다
此世俗之所謂知也(차세속지소위지야) : 이것은 세상의 이른바 지
혜라는 것이다
然而巨盜至(연이거도지) : 그러나 큰 도둑은 오면
則負匱揭篋擔囊而趨(칙부궤게협담낭이추) : 궤짝을 지고 상자를
들고 주머니를 메고 달아나면서도
唯恐緘縢扃鐍之不固也(유공함등경휼지불고야) : 오히려 노끈이나
자물쇠가 실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然則鄕之所謂知者(연칙향지소위지자) :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바
지혜 있는 사람이란
不乃爲大盜積者也(불내위대도적자야) : 차라리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둔 사람이 되지 않는가
故嘗試論之(고상시론지) : 그러므로 이제 짐짓 시험삼아 논해 보
리라
世俗之所謂知者(세속지소위지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지혜있는
사람이란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所謂聖者(소위성자) : 세상에서 이르는 바 성자란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결국 큰 도둑을 위해서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齊國隣邑相望(석자제국린읍상망) : 옛날 제나라는 이웃 고을
이 잇대어 있어서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이나 개소리가 서로 들리고
罔罟之所布(망고지소포) : 그물을 펴 고기를 잡고
耒耨之所刺(뢰누지소자) : 호미를 들어 밭을 가는 지경이
方二千餘里(방이천여리) : 사방 삼천 여 리나 되었다 그
闔四竟之內(합사경지내) : 래서 사방의 국경 안을 잘 통일하여
所以立宗廟社稷(소이립종묘사직) : 그 안에 종묘와 사직을 세우
고
治邑屋州閭鄕曲者(치읍옥주려향곡자) : 읍옥·주려·향곡을 다스
릴 때에
曷嘗不法聖人哉(갈상불법성인재) : 어찌 저 성인의 법을 본받지
않겠는가
然而田成子一旦殺齊君而盜其國(연이전성자일단살제군이도기국) :
그러나 전성자는 하루 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도둑질 했으니
所盜者豈獨其國邪(소도자기독기국사) : 그 도둑질한 것이 어찌
오직 그 제나라뿐이겠는가
竝與其聖知之法而盜之(병여기성지지법이도지) : 또한 그 성인지
자의 법도 아울러 도둑질한 것이었다
故田成子有乎盜賊之名(고전성자유호도적지명) : 그러므로 전성자
는 도둑의 이름은 가졌지만는
而身處堯舜之安(이신처요순지안) : 그 몸은 요·숨처럼 편안히
살았다
小國不敢非(소국불감비) : 그러나 작은 나라들은 감히 그를 그르
다고 하지 못했고
大國不敢誅(대국불감주) : 큰 나라들도 또한 감히 그를 죽이지
못해서
專有齊國(전유제국) : 12대로 제나라를 가지고 있었으니
則是不乃竊齊國(칙시불내절제국) : 이것은 곧 저 제나라와
竝與其聖知之法以守其盜賊之身乎(병여기성지지법이수기도적지신
호) : 또한 그 성인지자의 법과를 아울러 도둑질함으로써 그 도
둑의 몸을 보전한 것이 아니었던가
嘗試論之(상시론지) : 또한 짐짓 시험삼아 말래 보리라
世俗之所謂至知者(세속지소위지지자) : 세상의 이른바 지지로
有不爲大盜積者乎(유불위대도적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지 않은 사람이 이떤가
所謂至聖者(소위지성자) : 또 세상의 이른바 지성도
有不爲大盜守者乎(유불위대도수자호) : 큰 도둑을 위하여 문지기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昔者龍逢斬(석자용봉참) : 옛날에 능봉은 목을 베이어 죽고
比干剖(비간부) : 비간은 가슴을 쪼개어 죽고
萇弘胣(장홍이) : 장홍은 창자를 오려 내여 둑고
子胥靡(자서미) : 자서는 불에 살리어 죽었으니
故四子之賢而身不免乎戮(고사자지현이신불면호륙) : 그러면 이
네 사람은 어짊으로 해서 그 몸이 죽음을 면하지 못한 것이다
故跖之徒問於跖曰(고척지도문어척왈) : 그러므로 도척의 무리들
이 도척에게
盜亦有道乎(도역유도호) : “도둑에도 도가 있습니까?”하고 물
었을 때에
跖曰(척왈) : 도척은
何適而无有道邪(하적이무유도사) : “어는 곳엔들 도가 없을 수
있겠는가?
夫妄意室中之藏(부망의실중지장) : 대개 사람의 집안에 간직해
있는 물건을 미루어 알아 맞치는 것은
聖也(성야) : 성이요
入先(입선) : 먼저 들어가는 것은
勇也(용야) : 용이요
出後(출후) : 뒤에 나오는 것은
義也(의야) : 의요
知可否(지가부) : 되고 안 될 것을 아는 것은
知也(지야) : 지요
分均(분균) : 고르게 나누는 것은
仁也(인야) : 인이다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오자불비이능성대도자) :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고는 큰 도둑이 된다는 것은
天下未之有也(천하미지유야) : 천하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
였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 대답으로써 보면
善人不得聖人之道不立(선인부득성인지도불립) : 착한 사람도 이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면 세상에 설 수 없고
跖不得聖人之道不行(척부득성인지도불행) : 도척도 이 성인의 도
를 얻지 못하면 행할 수 없는 것이다
天下之善人少而不善人多(천하지선인소이불선인다) : 그런데 천하
에는 착한 사람은 적고 착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것이니
則聖人之利天下也少而害天下也多(칙성인지리천하야소이해천하야
다) : 그렇다면 성인으로서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은 적고 천하
를 해롭게 하는 일이 도리어 많은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唇竭則齒寒(진갈칙치한) :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차고
魯酒薄而邯鄲圍(로주박이감단위) : 노나라 술이 박해서 조나라
한단이 에워싸이었으며
聖人生而大盜起(성인생이대도기) : 성인이 태어남으로 해서 큰
도욱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掊擊聖人(부격성인) : 그러므로 성인의 지혜를 물리치고
縱舍盜賊(종사도적) : 도둑을 놓아 주어야
而天下始治矣(이천하시치의) : 천하는 비로소 다스려질 것이다
夫谷虛而川竭(부곡허이천갈) : 시냇물이 마르면 골짜기 물이 없
어질 것이요
丘夷而淵實(구이이연실) : 언덕이 무너지면 깊은 못이 메일 것이
며
聖人已死(성인이사) : 성인이 죽으면
則大盜不起(칙대도불기) : 큰 도둑은 일어나지 않아서
天下平而无故矣(천하평이무고의) : 천하는 태평하여 스스로 일이
없을 것이다
聖人不死(성인불사) : 그러나 성인이 죽지 안흐면
大盜不止(대도부지) : 큰 도둑은 그치지 않을 것이니
雖重聖人而治天下(수중성인이치천하) : 아무리 성인이 잇달아 일
어나서 천하를 다스린다 해도
則是重利盜跖也(칙시중리도척야) : 그것은 곧 도척을 잇대어 이
롭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爲之斗斛以量之(위지두곡이량지) : 섬나 말을 만들어 물건을 달
면
則竝與斗斛而竊之(칙병여두곡이절지) : 저울대마저 도둑질할 것
이요
爲之權衡以稱之(위지권형이칭지) : 권형을 만들어 믿는 표로 쓰
면
則竝與權衡而竊之(칙병여권형이절지) : 그 권형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符璽以信之(위지부새이신지) : 부새를 만들어 믿는 표로 쓰
면
則竝與符璽而竊之(칙병여부새이절지) : 그 부새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요
爲之仁義以矯之(위지인의이교지) : 인의의 도를 내세워 사람을
고치려 하면
則竝與仁義而竊之(칙병여인의이절지) : 그 인의마저 도둑질 당할
것이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째서 그런 줄을 아는가
彼竊鉤者誅(피절구자주) : 저 조그마한 갈고랑이쯤 도둑질한 사
람은 목을 베이고
竊國者爲諸侯(절국자위제후) : 큰 다라를 도둑질한 사람은 제후
가 되는데
諸侯之門而仁義存焉(제후지문이인의존언) : 제후의 문에 인의가
있으니
則是非竊仁義聖知邪(칙시비절인의성지사) : 그러면 이것은 곧 인
의의 성지를 도둑질한 것이 아닌가
故逐於大盜(고축어대도) : 그러므로 큰 도둑을 따르고
揭諸侯(게제후) : 제후를 내세우고
竊仁義竝斗斛權衡符璽之利者(절인의병두곡권형부새지리자) : 인
의와 몇 섬이나 말이나 저울대나 부새의 이익을 도둑질한 것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면
雖有軒冕之賞弗能勸(수유헌면지상불능권) : 비록 큰 벼슬의 상을
주어 착한 일을 권해도 듣지 않을 것이요
斧鉞之威弗能禁(부월지위불능금) : 무거운 형벌을 주어 악한 일
을 금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此衆利盜跖而使不可禁者(차중리도척이사불가금자) : 이렇게 도척
에게 거듭거듭 큰 이익을 주어 금할 수 없도록까지 한 것은
是乃聖人過也(시내성인과야) : 이 곧 성인의 허물이니라
故曰(고왈) : 그러므로
魚不可脫於淵(어불가탈어연) : “고기는 못을 떠나서는 안 되고
國之利器不可以示人(국지리기불가이시인) : 나라의 이기는 사람
에게 보여서는 안된다.”했으니
彼聖人者(피성인자) : 저 성자는
天下之利器也(천하지리기야) : 천하의 이기라
非所以明天下也(비소이명천하야) : 천하에 드러내어 보일 것이
아니다
故絶聖棄知大盜乃止(고절성기지대도내지) : 그러므로 성을 끊고
지를 버리면 큰 도둑이 그칠 것이요
擿玉毁珠(적옥훼주) : 옥을 던져 버리고 구슬을 깨어 버리면
小盜不起(소도불기) : 작은 도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요
焚符破璽而民朴鄙(분부파새이민박비) : 부를 불사르고 새를 부수
어 버리면 백성은 순박해질 것이요
掊斗折衡(부두절형) : 말을 쪼게고 저울대를 꺾어 버리면
而民不爭(이민부쟁) : 백성은 다투지 않을 것이다
殫殘天下之聖法(탄잔천하지성법) : 그리하여 저 천하의 성법을
모두 없애버리면
而民始可與論議(이민시가여론의) : 백성들은 비로소 도덕을 이야
기하게 될 것이다
擢亂六律鑠絶竽瑟(탁란육률삭절우슬) : 육율을 휘저어 버리고 젖
대나 거문고를 불살라 버리고
塞師曠之耳(색사광지이) : 사광의 귀를 막아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聰矣(이천하시인함기총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그 천진의 총명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滅文章(멸문장) : 문장을 얿애 버리고
散五采(산오채) : 오채를 흩어 버리고
膠離朱之目(교이주지목) : 이주의 눈을 봉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明矣(이천하시인함기명의) : 천하 사람들은 비로
소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요
毁絶鉤繩而棄規矩(훼절구승이기규구) : 구승을 부수어 버리고 규
구를 던져 버리고
攦工倕之指(려공수지지) : 공수의 손가락을 꺾어 버려야
而天下始人含其巧矣(이천하시인함기교의) : 천하의 사람들은 비
로소 천진의 기교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削曾史之行(삭증사지행) :
故曰(고왈) : 그러므로
大巧若拙(대교약졸) : 옛말에 “큰 교는 졸과 같다.”고 한 것이
다
削曾史之學(삭증사지학) : 이와 같이 저 증참과 사추의 행을 깎
아 버리고
鉗楊墨之口(겸양묵지구) : 양주·묵적의 입을 봉해 버리고
攘棄仁義(양기인의) : 인의를 물리쳐 없애 버려야
天下之德始玄同矣(천하지덕시현동의) : 천하의 덕은 비로소 절대
의 천진으로 돌아갈 것이다
彼人含其明(피인함기명)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밝음을 가지면
則天下不鑠矣(칙천하불삭의) : 천하의 마음은 어지럽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聰(인함기총)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총명함을 가지면
則天下不累矣(칙천하불루의) : 천하의 마음은 얽매이지 않을 것
이요
人含其知(인함기지)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지를 가지면
則天下不惑矣(칙천하불혹의) : 천하의 마음은 혹하지 않을 것이
니
人含其德(인함기덕) : 저 사람들이 그 천진의 덕망을 가지면
則天下不僻矣(칙천하불벽의) : 천하의 마음은 치우치지 않을 것
이니
彼曾史(피증사) : 저 증사·
楊墨(양묵) : 양묵·
師曠(사광) : 사광·
工倕(공수) : 공수·
離朱(리주) : 이주 따위들은
皆外立其德而以爚亂天下者也(개외립기덕이이약란천하자야) : 밖
으로 덕을 세움으로써 천하를 어지럽힌 사람들이라
法之所无用也(법지소무용야) : 정법에 있어서는 쓸 데 없는 사람
들이었다
子獨不知至德之世乎(자독부지지덕지세호) : 자네는 저 지덕의 세
상을 모르는가
昔者容成氏(석자용성씨) : 옛날에는 용성씨
大庭氏(대정씨) : 대정씨
伯黃氏(백황씨) : 백황씨
中央氏(중앙씨) : 중앙씨
栗陸氏(률륙씨) : 율육씨
驪畜氏(려축씨) : 여축씨
軒轅氏(헌원씨) : 헌원시
赫胥氏(혁서씨) : 혁서씨
尊盧氏(존노씨) : 존로씨
祝融氏(축융씨) : 축용씨
伏羲氏(복희씨) : 복희씨
神農氏(신농씨) : 신농씨들이 있었으니
當是時也(당시시야) : 이 때에는
民結繩而用之(민결승이용지) : 백성들은 노끈을 맺어 문자로 썼
고
甘其食(감기식) : 먹는 밥은 달게 여겼으며
美其服(미기복) : 입는 옷은 아름답게 여겼고
樂其俗(락기속) : 그 풍속을 즐겨하였으며
安其居(안기거) : 그 거처는 편안히 여겼다
隣國相望(린국상망) : 이웃 나라의 경계를 같이하여
鷄狗之音相聞(계구지음상문) : 닭소리 개소리가 서로 들렸지마는
民至老死而不相往來(민지로사이불상왕래) : 백성들은 늙어 죽도
록 서로 오고가지 않았으니
若此之時(약차지시) : 이러한 때를
則至治已(칙지치이) : 지치의 세상이라 하는 것이다
今遂至使民延頸擧踵曰(금수지사민연경거종왈) : 그러나 지금 세
상은 어떠한가, 백성들로 하여금 목을 빼고 발꿈치를 들어
某所有賢者(모소유현자) : “아무 곳에는 어진 이가 있다.”하며
贏糧而趣之(영량이취지) : 양식을 걸머지고 찾아가게 하고 있다
則內棄其親而外去其主之事(칙내기기친이외거기주지사) : 그리하
여 안으로는 그 어버이를 버리고 밖으로는 나라의 일을 버리게
되어
足跡接乎諸侯之境(족적접호제후지경) : 그 발자취는 제후의 나라
에 이었고
車軌結乎千里之外(차궤결호천리지외) : 그 수레바퀴는 천리 밖에
뻗치게 되었으니
則是上好知之過也(칙시상호지지과야) : 이것은 곧 윗사람들이 지
를 좋아하는 허물이다
上誠好知而無道(상성호지이무도) : 이와 같이 윗사람이 지를 좋
아할 줄만 알고 도가 없으면
則天下大亂矣(칙천하대란의) : 곧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
다
何以知其然邪(하이지기연사) :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夫弓弩畢弋機變之知多(부궁노필익기변지지다) : 대개 활이나 그
물이나 줄살 따위의 기계를 Tm는 지혜가 많으면
則鳥亂於上矣(칙조란어상의) : 새들은 공중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鉤餌罔罟罾笱之知多(구이망고증구지지다) : 그물이나 통발 따위를
쓰는 지혜가 많으면
則魚亂於水矣(칙어란어수의) : 고기들은 물에서 어지러울 것이요
削格羅落罝罘之知多(삭격라락저부지지다) : 닻이나 새그물이나
토끼그물 따위의 기계가 많으면
則獸亂於澤矣(칙수란어택의) : 짐승들은 늪에서 어지러울 것이다
知詐漸毒頡滑堅白解垢同異變多(지사점독힐활견백해구동이변다) :
이와 같이 괴로써 남을 속여 사회에 해를 끼치고 간사와 거짓과
재주와 궤변을 쓰는 변화가 많으면
則俗惑於辯矣(칙속혹어변의) : 세상은 이론에서 미혹될 것이다
故天下每每大亂(고천하매매대란) : 그리하여 천하는 언제나 크게
어지러울 것이다
罪在於好知(죄재어호지) : 그 죄는 지를 좋아하는 데 있는 것이
다
故天下皆知求其所不知(고천하개지구기소부지) : 그러므로 천하는
모두 자기가 모르는 바깥 것을 구할 줄만 알고
而莫知求其所已知者(이막지구기소이지자) : 자기가 이미 아는 안
의 것은 구할 줄을 모르며
皆知非其所不善(개지비기소불선) : 그 옳지 못한 것을 그르다 할
줄만 알고
而莫知非其所已善者(이막지비기소이선자) : 이미 옳다고 생각한
것도 때로는 그름이 되는 줄은 모른다
是以大亂(시이대란) : 그러므로 천하는 크게 어지러워질 것이다
故上悖日月之明(고상패일월지명) : 그러므로 위로는 일월의 밝음
을 어기고
下爍山川之精(하삭산천지정) : 아래로는 산천의 정기를 녹히며
中墮四時之施(중타사시지시) : 중간으로는 사시의 순행을 해치어
惴耎之蟲(췌연지충) : 발 없는 벌레나
肖翹之物(초교지물) : 날으난 짐스으로서
莫不失其性(막불실기성) : 어느 것 하나 그 성을 잃지 않는 것이
없으니
甚矣夫好知之亂天下也(심의부호지지란천하야) : 지를 좋아함이
천하를 어지럽게 하느는 것도 너무나 심하구나
自三代以下者是已(자삼대이하자시이) : 저 3대로부터 내려오면서
는 언제나 이러했었다
舍夫種種之民(사부종종지민) : 저 소박하고 참된 백성들은 버리
고
而悅夫役役之佞(이열부역역지녕) : 저 힘써 꾸미는 간사를 즐겨
했으며
釋夫恬淡無爲(석부념담무위) : 저 조용하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
는 풍속은 버리고
而悅夫啍啍之意(이열부톤톤지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를 즐겨
했으니
啍啍已亂天下矣(톤톤이란천하의) : 말 많은 조그마한 지혜에 천하
는 이미 어지러워졌던 것이다
在宥(재유)
聞在宥天下(문재유천하) : 천하를 편안하게 두어야한 다는 말은
들었어도,
不聞治天下也(불문치천하야) : 천하를 다스려서 된다는 말은 듣
지 못했다.
在之也者(재지야자) : 천하를 있게 하는까닭은
恐天下之淫其性也(공천하지음기성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할가 두려워 하기 때문이요
宥之也者(유지야자) : 천하를 너그러이 하는 까닭은
恐天下之遷其德也(공천하지천기덕야) : 천하로 하여금 그 덕을
변하게 할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天下不淫其性(천하불음기성) : 천하가 그 본성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不遷其德(불천기덕) : 그 덕을 변하지 않는다면
有治天下哉(유치천하재) : 거기에 또 무슨 다스림이 있을 것인가
昔堯之治天下也(석요지치천하야) :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使天下欣欣焉人樂其性(사천하흔흔언인락기성) : 천하로 하여금
바쁘게 그 본성을 즐기게 였으니
是不恬也(시불념야) : 이것은 편안하게 하지 못한 것이요
桀之治天下也(걸지치천하야) : 하의 걸주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
는
使天下瘁瘁焉人苦其性(사천하췌췌언인고기성) : 천하로 하여금
최최히 그 본성을 괴롭게 하였으니
是不愉也(시불유야) : 이것은 즐겁게 하지 못한 것이다
夫不恬不愉(부불념불유) : 편안하지 못하고 즐겁지 못한 것은
非德也(비덕야) : 덕이 아니니
非德也而可長久者(비덕야이가장구자) : 덕이 아니고서 오래 가는
일은
天下無之(천하무지) : 천하에 없는 것이다
人大喜邪(인대희사) : 사람이 너무 기뻐하면
毗於陽(비어양) : 양에 치우친 것이요
大怒邪(대노사) : 너무 성내면
毗於陰(비어음) : 음에 치우친 것이다
陰陽竝毗(음양병비) : 양과 음이 아울러 치우치면
四時不至(사시부지) : 사시가 고르지 못하고
寒暑之和不成(한서지화불성) : 추위나 더위가 조화를 이루지 못
하는 것이다
其反傷人之形乎(기반상인지형호) :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도리어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이니
使人喜怒失位(사인희노실위) : 사람으로 하여금 기뻐하고 성냄이
자리를 잃게 하고
居處無常(거처무상) : 거하고 처하기에 떳떳함이 없게 하며
思慮不自得(사려부자득) : 생각하고 헤아림에 결정을 짓지 못하
게 하고
中道不成章(중도불성장) : 하는 일을 중간에서 그쳐 끝을 내지
못하게 한다
於是乎天下始喬詰卓鷙(어시호천하시교힐탁지) : 여기에서 천하는
비로소 교만하고 꾸짓고 자랑하고 사납게 되는 것이니
而後有盜跖(이후유도척) : 그래서 도척과
曾史之行(증사지행) : 증사의 행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故擧天下以賞其善者不足(고거천하이상기선자부족) : 그러므로 온
천하를 가지고 그 착한 이에게 상을 주려해도 만족하지 못했고
擧天下以罰其惡者不給(거천하이벌기악자불급) : 온 천하를 가지
고 그 악한 이에게 벌을 주려 해도 끝이 없었던 것이다
故天下之大(고천하지대) : 그러므로 천하의 큰 것을 가지고도
不足以賞罰(부족이상벌) : 상 주고 벌 주기에 부족하거늘
自三代以下者(자삼대이하자) : 삼대로부터 내려오면서
匈匈焉終以賞罰爲事(흉흉언종이상벌위사) : 서둘러 떠들면서 상
주고 벌주기를 일삼았으니
彼何暇安其性命之情哉(피하가안기성명지정재) : 저 백성들이 어
느 겨를에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而且說明邪(이차열명사) : 그래서 밝음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色也(시음어색야) : 색에 빠지는 것이요
說聰邪(열총사) : 총명을 즐기는 것은
是淫於聲也(시음어성야) : 성색에 빠지는 것이며
說仁邪(열인사) : 인애함을 즉기는 것은
是亂於德也(시란어덕야) : 덕성을 어지럽히는 것이요
說義邪(열의사) : 의를 즐기는 것은
是悖於理也(시패어리야) : 이치를 어기는 것이며
說禮邪(열예사) : 예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技也(시상어기야) : 기교를 돕는 것이요
說樂邪(열락사) : 음악을 즐기는 것은
是相於淫也(시상어음야) : 음탕함을 돕는 것이며
說聖邪(열성사) : 성스러움을 즉기는 것은
是相於禮也(시상어예야) : 재주를 돕는 것이요
說知邪(열지사) : 지혜를 즐기는 것은
是相於疵也(시상어자야) : 시비의 병을 돕는 것이다
天下將安其性命之情(천하장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
의 진실에 편안할 수 있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存可也(존가야) : 있어도 좋고
亡可也(망가야) : 없어도 좋겠지만
天下將不安其性命之情(천하장불안기성명지정) : 천하가 장차 그
성명의 진실에 편안할 수 없다면
之八者(지팔자) : 이 여덟 가지는
乃始臠券獊囊而亂天下也(내시련권창낭이란천하야) : 사람을 얽매
고 사람을 바쁘게 하여 천하를 어지럽게 할 것이다
而天下乃始尊之惜之(이천하내시존지석지) : 그러하거늘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들을 높이고 그것들을 아끼니
甚矣天下之惑也(심의천하지혹야) : 심하기도 하구나, 천하의 미
혹됨이여
豈直過也而去之邪(기직과야이거지사) : 더구나 그것을 존경하고
만 말면 그만이겠지만
乃齋戒以言之(내재계이언지) : 이제 사람들은 재계한 뒤에 그것
을 말하고
跪坐以進之(궤좌이진지) : 꿇어앉아서 그것을 주고 받고
鼓歌以儛之(고가이무지) : 북치고 노래하며 떠들어대니
吾若是何哉(오약시하재) : 내가 이것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故君子不得已而臨莅天下(고군자부득이이림리천하) : 그러므로 군
자가 할 수 없어 천하에 나올 때는
莫若無爲(막약무위) : 무이가 제일이니
無爲也而後安其性命之情(무위야이후안기성명지정) : 무위한 뒤에
라야 그 성명의 진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貴以身爲天下(귀이신위천하) : 그 몸을 천하를 다스리는 거보다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면
則可以託天下(칙가이탁천하) : 천하를 부탁할 수 있을 것이요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그 몽을 천하를 다스리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則可以寄天下(칙가이기천하) : 천하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故君子苟能无解其五藏(고군자구능무해기오장) : 그러므로 군자로
서 진실로 오장을 풀어헤침이 없고
无擢其聰明(무탁기총명) : 그 총명을 휘두름이 없으면
尸居而龍見(시거이룡견) : 신주처럼 앉아 있어도 용처럼 활동하
고
淵黙而雷聲(연묵이뢰성) : 깊은 못처럼 잠잠해 있어도 그 이름은
우뢰처럼 울리며
神動而天隨(신동이천수) : 정신이 한 번 움직이면 천기는 저절로
따르고
從容无爲而萬物炊累焉(종용무위이만물취루언) : 조용히 무위하여
만물이 스스로 피어날 것이니
吾又何暇治天下哉(오우하가치천하재) : 내 또 어느 겨를에 천하
를 다스린다 할 것인가
崔瞿問於老聃曰(최구문어노담왈) : 최구가 노염에게 물었다
不治天下(불치천하) : “천하를 다스리지 않고
安臧人心(안장인심) :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착하게 할 수 있겠
읍니까?”했던 것이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女愼無攖人心(여신무영인심) : “자네는 부디 사람의 마음을 어지
럽게 하지 말라
人心排下而進上(인심배하이진상) : 사람의 마음은 누르면 가라앉
고 추키면 올라가며
上下囚殺(상하수살) : 또한 오르고 내릴 때에 그 괴로워하는 것
은 옥에 갇치거나 죽음을 당하는 것 같은 것이다
淖約柔乎剛疆(뇨약유호강강) :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강강을 부
드럽게 하며
廉劌彫琢(렴귀조탁) :팽팽하고 모난 것을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
其熱焦火(기열초화) : 그 뜨거움은 타는 불과 같고
其寒凝氷(기한응빙) : 그 차거움은 언 얼음과 같으며
其疾俛仰之間而再撫四海之內(기질면앙지간이재무사해지내) : 그
빠르기는 한 쳐다보고 내려보는 사이에 사해 밖을 두 번이나 돌
수 있는 것이다
其居也淵而靜(기거야연이정) : 거처함에는 깊은 못과 같고
其動也懸而天(기동야현이천) : 움직일 때에는 하늘에 오르는 것
같으며
僨驕而不可係者(분교이불가계자) : 억세고 방만하여 억누를 수 없
는 것은
其唯人心乎(기유인심호) : 오직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昔者皇帝始以仁義攖人之心(석자황제시이인의영인지심) : 옛날 황
제가 처음으로 인의로써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뒤로
堯舜於是乎股無胈脛無毛(요순어시호고무발경무모) : 요·순은 그
뒤를 이어 종아리의 살과
다리의 털을 없애서까지 활동하여
以養天下之形(이양천하지형) : 천하의 백성을 길렀고
愁其五藏以爲仁義(수기오장이위인의) : 오장을 괴롭혀 인의를 지
어내고
矜其血氣以規法度(긍기혈기이규법도) : 혈기를 자랑삼아 법도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然猶有不勝也(연유유불승야) : 그러나 그래도 오히려 천하를 이
기지 못했던 것이다
堯於是放讙兜於崇山(요어시방환두어숭산) : 그래서 요임금은 환투
를 숭산으로 쫓아내고
投三苗於三峗(투삼묘어삼위) : 삼묘를 삼흘산에 몰아 넣고
流共工於幽都(유공공어유도) : 공공씨를 유도 귀양보냈으니
此不勝天下也(차불승천하야) : 이것이 곧 천하를 이기지 못한 까
닭이다
夫施及三王而天下大駭矣(부시급삼왕이천하대해의) : 그러다가 삼
왕 때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크게 놀랐으니
下有桀跖(하유걸척) : 밑으로는 걸주와 도척이 있었고
上有曾史(상유증사) 위로는 증참과 사유가 있었다
而儒墨畢起(이유묵필기) : 그리하여 유자 묵가의 무리가 한꺼번
에 일어났다
於是乎喜怒相疑(어시호희노상의) : 좋거니 밉거니 하여 서로 의
심하고
愚知相欺(우지상기) : 어리석거니 지혜로우니 하여 서로 속이고
善否相非(선부상비) : 착하니 그르니 하여 서로 나무라고 것이니
誕信相譏(탄신상기) : 참이니 하여 서로 비방앴으니
而天下衰矣(이천하쇠의) : 그래서 천하는 쇠퇴해졌다
大德不同(대덕부동) : 대덕은 고르지 못하여
而性命爛漫矣(이성명란만의) : 성명은 어지러이 흩어졌으니
天下好知(천하호지) : 천하는 갈수록 지식을 좋아하여
而百姓求竭矣(이백성구갈의) : 백성들은 살기에 허덕였던 것이다
於是乎釿鋸制焉(어시호근거제언) : 그러자 다시 대패나 톱과 같
은 형구를 베풀고
繩墨殺焉(승묵살언) : 먹줄 같은 법률로써 죽이고
椎鑿決焉(추착결언) : 방망이나 끌로써 살을 찢고 뼈를 끊는 육
형을 베풀어
天下脊脊大亂(천하척척대란) : 천하는 척척하여 크게 어지러웠우
니
罪在攖人心(죄재영인심) : 그 죄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힌 데 있
는 것이다
故賢者伏處大山嵁巖之下(고현자복처대산감암지하) : 그러므로 어
진 사라은 높은 산 험한 바위 밑에 숨어 살고
而萬乘之君憂慄乎廟堂之上(이만승지군우률호묘당지상) : 큰 나라
의 임금은 묘당 위에서 걱정 근심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
今世殊死者相枕也(금세수사자상침야) : 그러나 지금은 세상은 칼
에 베이어 죽은 사람은 서로 베고 누웠고
桁陽者相推也(항양자상추야) : 차고에 채인 사람은 서로 밀치며
刑戮者相望也(형륙자상망야) : 매에 맞아 죽는 사람은 서로 바라
보고 있는 것이다
而儒墨乃始離跂攘臂乎桎梏之間(이유묵내시리기양비호질곡지간) :
그런데도 저 유묵들은 높은 발걸음으로 질곡 사이를 팔을 휘두르
며 다니고 있으니
噫甚矣哉(희심의재) : 슬프다, 심하구나
其無愧而不知恥也甚矣(기무괴이부지치야심의) : 남에 대한 부끄
럼도 없고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심하구나
吾未知聖知之不爲桁陽接槢也(오미지성지지불위항양접습야) : 내
아직 성지가 행양을 놀리는 기계가 아니요
仁義之不爲桎梏鑿枘也(인의지불위질곡착예야) : 인의가 질곡을
놀리는 기계가 아닌 줄을 모르기로
焉知曾史之不爲桀跖嚆矢也(언지증사지불위걸척효시야) : 어떻게
증참 사로가 걸왕 도척의 첫 출발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故曰(고왈) : 그러므로
絶聖棄知而天下大治(절성기지이천하대치) : 성을 없애고 지를 버
려야 천하는 크게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皇帝立爲天子十九年(황제립위천자십구년) : 황제가 임금이 된 지
19년에
令行天下(영행천하) : 그 명령이 천항 행해졌다
聞廣成子在於空同之山(문광성자재어공동지산) : 광성자가 공동산
위에 있다는 말을 듣고
故往見之(고왕견지) : 일부러 찾아 보았다.
曰我聞吾子達於至道(왈아문오자달어지도) : 황제가 “내 들으니
당신은 지극한 도에 통했다고 하는데
敢問至道之精(감문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수는 어떠한 것입
니까
吾欲取天地之精(오욕취천지지정) : 나는 천지의 정기를 앗아
以佐五穀(이좌오곡) : 오곡을 풍성하게 하여
以養民人(이양민인) : 백성들을 기르고자 하며
吾又欲官陰陽(오우욕관음양) : 또 나는 음양을 조화시켜
以遂群生(이수군생) :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합니다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
而所欲問者(이소욕문자) : “그대여 묻고자 하는 것은
物之質也(물지질야) : 사물의 근본인데
而所欲官者(이소욕관자) : 그대의 관리하고자 하는 것은
物之殘也(물지잔야) : 물의 끄트머리이다
自而治天下(자이치천하) : 그대가 천하를 다스림으로
雲氣不待族而雨(운기부대족이우) : 구름 기운이 모이기 전에 비
가 나리고
草木不待黃而落(초목부대황이락) : 초목은 누렇게 물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며
日月之光益以荒矣(일월지광익이황의) : 해·달의 빛은 더욱 거칠
어 졌다
而佞人之心翦翦者(이녕인지심전전자) : 그런데 너는 사람의 마음
을 맞추기에 바쁜 옹졸한 사람이거든
又奚足以語至道哉(우해족이어지도재) : 또 어떻게 지극한 도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皇帝退(황제퇴) : 황제는 물러나와
損天下(손천하) : 천하를 버리고
築特室(축특실) : 별다른 집을 짓고
席白茅(석백모) : 흰 떼풀을 깔고
閒居三月(한거삼월) : 석달 동안을 한가이 지내다가
復往邀之(복왕요지) : 다시 낭가 광성자를 찾았다
廣成子南首而臥(광성자남수이와) : 그때 광성자는 남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있었다
皇帝順下風膝行而進(황제순하풍슬행이진) : 황제는 그 아랫목에
서 무릎 걸음으로 나아가
再拜稽首而問曰(재배계수이문왈)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
며 물었다
聞吾子達於至道(문오자달어지도) : “당신은 지극한 도를 통했다
하오니
敢問(감문) : 감히 묻건대
治身奈何而可以長久(치신내하이가이장구) : 몸을 어떻게 다스려
야 하며 또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겠습니까?”
廣成子蹶然而起(광성자궐연이기) : 광성자는 놀란 듯 벌떡 일어
나 앉으면서
曰善哉問乎(왈선재문호) : “좋구나 그대의 물음이여
來吾語汝至道(래오어여지도)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지극한
도를 일러주리라
至道之精(지도지정) : 지극한 도의 정기는
窈窈冥冥(요요명명) : 깊고 멀어서 어떻게 모양지을 수 없고
至道之極(요요명명지도지극) : 지극한 도의 극은
昏昏黙黙(혼혼묵묵) : 고요하고 아득하여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없
는 것이다
無視無聽(무시무청) :그러므로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서
拘神以靜(구신이정) : 오직 정신을 안고 고요히 있으면
形將自正(형장자정) : 몸도 정신과 함께 스스로 바르게 될 것이
다
必靜必淸(필정필청) : 어디까지나 고요하고 어디까지나 맑아서
無勞汝形(무로여형) : 그대의 몸을 괴롭히지 말고
無搖汝精(무요여정) : 그대의 정신을 어지럽히지 말아야
乃可以長生(내가이장생) : 비로소 오래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目无所見(목무소견) : 눈으로는 보는 것이 없고
耳无所聞(이무소문) : 귀로는 듣는 것이 없으며
心无所知(심무소지) : 마음으로는 아는 것이 없으면
汝神將守形(여신장수형) : 그대의 정신은 그대의 몸을 굳게 지킬
것이니
形乃長生(형내장생) : 그러면 그대의 몸은 오래 살 수 있을 것이
다
愼汝內(신여내) : 그래서 그대의 안을 삼가고
閉汝外(폐여외) : 그대의 바깥을 닫아 버려라
多知爲敗(다지위패) : 지혜가 많으면 반드시 패하리라
我爲汝遂於大明之上矣(아위여수어대명지상의) : 내 그대를 가르
쳐 저 태양의 위에 올라
至彼至陽之原也(지피지양지원야) : 저 지극한 양기의 근본에 이
르게 하리라
爲汝入於窈冥之門矣(위여입어요명지문의) : 내가 그대를 위해 저
깊도 어두운 땅의 문에 들어가서 지극한 음기의 군본에 이르게
하리라
至彼至陰之原也(지피지음지원야) :
天地有官(천지유관) : 원래 하늘과 땅은 맡은 바가 각각 있고
陰陽有藏(음양유장) : 음과 양은 간직한 바가 끝이 없는 것이다
愼守汝身(신수여신) : 그러므로 조김조심 너 몸을 지켜라
物將自壯(물장자장) : 그러면 만물도 또한 너와 함께 피어날 것
이다
我守其一以處其和(아수기일이처기화) : 나는 오직 하나의 근본을
지켜서 그 조화에 살기 때문에
故我修身千二百歲矣(고아수신천이백세의) : 내 몸을 닦기 시작해
서 1 천 2백년이 지났지마는
吾形未常衰(오형미상쇠) : 내 몸은 아직도 쇠하지 않은 것이다.
”
皇帝再拜稽首曰(황제재배계수왈) : 황제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廣成子之謂天矣(광성자지위천의) : “광성자야말로 덕이 하늘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廣成子曰(광성자왈) : 광성자가
來余語汝(래여어여) : “가까이 오라 내 그대에게 다시 일러 주
리라
彼其物无窮(피기물무궁) : 저 도는 다함이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終(이인개이위유종) : 사람들은 그 것을 마침이 있
다 하고
彼其物无測(피기물무측) : 저 도는 헤아릴 수 없건마는
而人皆以爲有極(이인개이위유극) : 사람들은 그것을 끝이 있다
하는구나
得吾道者(득오도자) : 내 도를 얻은 사람은
上爲皇而下爲王(상위황이하위왕) : 먼 옛날에는 황제가 되었고
내려와서는 왕이 되었으며
失吾道者(실오도자) : 내 도를 잃은 사람은
上見光而下爲土(상견광이하위토) : 살아서는 해·달의 빛을 볼
뿐이요 죽어서는 한 줌의 흙이 될 뿐이었다
今夫百昌皆生於土而反於土(금부백창개생어토이반어토) : 그런데
이 땅 위의 모든 만물도 모두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故余將去汝入无窮之門(고여장거여입무궁지문) : 그러므로 내 이
제 그대로 하여금 무궁의 문에 들어가
以遊無極之野(이유무극지야) : 무극의 들에서 놀도록 인도하리라
吾與日月參光(오여일월참광) : 나야말로 해·달과 함께 그 빛을
같이하고
吾與天地爲常(오여천지위상) : 천지와 더불어 항구한 것이다
當我(당아) : 물이 있어 내게 와도
緡乎(민호) : 나는 아랑곳할 것 없고
遠我(원아) : 물이 있어 내게서 떠나도
昏乎(혼호) : 나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人其盡死(인기진사) : 그러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 몸뚱이와 함께
죽더라도
而我獨存乎(이아독존호) : 나는 홀로 우뚝히 살아있는 것이다.”
雲將東遊(운장동유) : 운장이 동으로 날아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과부요지지이적조홍몽) : 부요 가지를 지
나다가 마침 홍몽을 만났다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홍몽방장부비작약이유) : 그때 홍몽은 한
창 신이 나서 다리를 두드리고 새처럼 뛰면서 기쁘게 놀고 있었
다
雲將見之(운장견지) : 운장은 그것을 보고
倘然止(당연지) : 놀라서 멈칫하고는
贄然立(지연립) : 가만히 서서 물었다
曰叟何人邪(왈수하인사) : “영감님은 어떤 사람이며
叟何爲此(수하위차) :또 무얼 하고 있는 것입니까?”
鴻蒙拊脾雀躍不輟對(홍몽부비작약불철대) : 홍몽은 기뻐 뛰놀기
를 계속하면서 대답했다
雲將曰遊(운장왈유) : 운장이 이르기를 “나는 이렇게 놀고 있지
”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朕願有問也(짐원유문야) : “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鴻蒙仰而視雲將曰吁(홍몽앙이시운장왈우) : 운몽은 운장을 우러
러 보면서 “어히”운몽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氣不和(천기불화) : “하늘 기운은 화하지 못하고
地氣鬱結(지기울결) : 땅 기운은 펴지 못하며
六氣不調(육기부조) : 육기는 고르지 못하고
四時不節(사시부절) : 사시는 차례가 없습니다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금아원합육기지정이육군생) : 그래서
이제 나는 육기의 정기를 모아 모든 중생을 기르고자 하는데
爲之奈何(위지내하)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鴻蒙拊脾雀躍掉頭曰(홍몽부비작약도두왈) : 홍몽은 여전히 기뻐
뛰었다 그리고 머리를 흔들면서 이르기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吾弗知(오불지) : 난 몰라”
雲將不得問(운장부득문) : 운장은 다시 묻지 못했다.
又三年(우삼년) : 뒤 3년을
東遊(동유) : 그동쪽으로 다녔다
過有宋之野而適遭鴻蒙(과유송지야이적조홍몽) : 운장은 다시 송
아날의 어는 들을 지나다가 마침 또 홍몽을 만났다
雲將大喜(운장대희) : 운장은 못내 기뻐
行趨而進曰(행추이진왈) : 달려 앞으로 나와 이르기를
天忘朕邪(천망짐사) : “당신은 나를 잊었습니까?
天忘朕邪(천망짐사) : 나를 잊었습니까?”
再拜稽首(재배계수)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願聞於鴻蒙(원문어홍몽) : 홍몽의 말을 기다렸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浮遊(부유) : “자유로이 놀아
不知所求(부지소구) : 구할 바를 모르고
猖狂(창광) : 얽매임이 없어
不知所往(부지소왕) : 갈 바를 모르는 것이다
遊者鞅掌(유자앙장) : 이렇게 노는 사람은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여
以觀无妄(이관무망) : 망녕됨이 없는 참된 활동을 볼 수 있는 것
이니
朕又何知(짐우하지) : 내 이 밖에 또 무엇을 안다 하겠는가?“
雲將曰(운장왈) : 운장도 이르기를
朕也自以爲猖狂(짐야자이위창광) : “나도 스스로 얻고 스스로
유쾌하다고 행각하고 있었습니다
而民隨予所往(이민수여소왕) : 그러니 백성들이 항상 나를 따르
기 때문에
朕也不得已於民(짐야부득이어민) : 나는 부득이 백성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今則民之放也(금칙민지방야) : 그래서 이제 나는 백성들의 법이
되어 있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원컨대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한 마디 일
러 주십시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亂天下之經(란천하지경) : “천지의 큰 법을 어지럽게 하고
逆物之情(역물지정) : 생물의 참된 정을 거스르면
玄天弗成(현천불성) : 현천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解獸之群(해수지군) : 그러므로 짐승들은 그 때에서 흩어지고
而鳥皆夜鳴(이조개야명) : 새들은 밤중에 울고
災及草木(재급초목) : 그 재앙은 초목이나
禍及止蟲(화급지충) : 곤충에게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니
噫治人之過也(희치인지과야) : 아, 이것이 모두 사람을 다스리는
허물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然則吾奈何(연칙오내하) : “그러면 나는 어찌하면 좋습니까?”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毒哉(희독재) : “아, 할 수 없는 병이구나
倦倦乎歸矣(권권호귀의) : 그만 선선히 돌아가라.”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吾遇天難(오우천난) : “나는 좀처럼 당신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願聞一言(원문일언) : 꼭 한 마디 들어야 하겠습니다.”
鴻蒙曰(홍몽왈) : 홍몽이 이르기를
噫心養(희심양) :“어허, 그래, 마음을 기르른 것 그저 그것 뿐
이야
汝徒處無爲(여도처무위) : 네가 만일 오직 무위에 살면
而物自化(이물자화) : 만물은 스스로 다스려질 것이다.
隨爾形體(수이형체) : 네 몸을 생각하지 말고
黜爾聰明(출이총명) : 네 총명을 떨어 버리고
倫與物忘(륜여물망) : 자기와 물을 함께 잊어버리면
大同乎涬溟(대동호행명) : 자연의 기운과 한 몸이 될 것이요
解心釋神(해심석신) : 마음의 집착을 풀어버리고 정신의 속박을
벗어버리고
莫然無魂(막연무혼) : 막연히 기운을 거두어 버리면
萬物云云(만물운운) : 만물은
各復其根(각부기근) :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各復其根而不知(각부기근이불지) : 그러나 제각기 그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 스스로 그 까닭은 모르는 것이다
渾渾沌沌(혼혼돈돈) : 저들은 혼돈하기 때문에
終身不離(종신불리) : 몸이 다하도록 도에서 떠나지 않지마는
若彼知之(약피지지) : 만일 저들이 지혜를 쓰면
乃是離之(내시리지) : 곧 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無問其名(무문기명) : 그 이름도 묻지 말고
無闚其情(무규기정) : 그 정도 엿보지 말라
物固自生(물고자생) : 물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다
雲將曰(운장왈) : 운장이 이르기를
天降朕以德(천강짐이덕) : “당신은 덕으로써 내게 내려 주셨고
示朕以黙(시짐이묵) : 묵으로써 내게 보였습니다
躬身求之(궁신구지) : 내몸소 애써서 이것을 구했더니
乃今也得(내금야득) : 이제야 끝내 얻었습니다.”
再拜稽首(재배계수) : 운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두 번 절하고 머
리를 조아리고
起辭而行(기사이행) : 일어나 하직하고 물러갔다
世俗之人(세속지인) : 세상 사람들은
皆喜人之同乎己(개희인지동호기) : 자기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而惡人之異於己也(이악인지이어기야) : 자기와 같지 않은 사람을
미워한다
同於己而欲之(동어기이욕지) : 자기와 같기를 바라고
異於己而不欲者(이어기이불욕자) : 자기와 다르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以出乎衆爲心也(이출호중위심야) : 여러 사람에서 뛰어나기를 애
쓰는 마음이다
夫以出乎衆爲心者(부이출호중위심자) : 대개 여러 사람에서 뛰어
나기를 애쓴다 해서
曷常出乎衆哉(갈상출호중재) : 어떻게 항상 뛰어날 수 있을 것인
가
因衆以寧(인중이녕) : 그러므로 여러 사람을 따르면 스스로 편안
할 수 있을 것이다
所聞不如衆技衆矣(소문불여중기중의) : 그렇다면 자기의 들은
바가 여러 사람의 많은 재주에 미치지 못하면서
而欲爲人之國者(이욕위인지국자) : 자기의 혼자 생각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此攬乎三王之利(차람호삼왕지리) : 삼왕이 이로움은 볼 줄 알면
서
而不見其患者也(이불견기환자야) : 그 환란은 보지 못하는 사람
이다
此以人之國僥倖也(차이인지국요행야) : 그것은 사람의 나라를 가
지고 요행을 바란 것이니
幾何僥倖(기하요행) : 요행을 바라서
而不喪人之國乎(이불상인지국호) : 그 나라를 망치지 않은 일이
얼마나 되던가?
其存人之國也(기존인지국야) : 그 나라를 보존한 것은
無萬分之一(무만분지일) : 만에 하나도 없었고
而喪人之國也(이상인지국야) : 그 나라를 망친 것은
一不成而萬有餘喪矣(일불성이만유여상의) : 만이 넘고도 하나가
못되었으니
悲夫(비부) :슬프다,
有土者之不知也(유토자지부지야) : 나라를 가진 사람의 지혜롭지
못함이여
夫有土者(부유토자) : 대개 한 나라를 가진 사람은
有大物也(유대물야) : 가장 <큰 것>을 가진 사람이다
有大物者(유대물자) : 그 큰 것을 가진 사람은
不可以物(불가이물) :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것
이다
物而不物(물이불물) : 그래서 그 물을 <큰 것>으로 보지 않기 때
문에
故能物物(고능물물) : 능히 물을 물할 수 있는 것이다
明乎物物者之非物也(명호물물자지비물야) : 그러나 다시 더 나아
가 물을 주관하는 물의 물이 아닌 것을 밝게 아는 사람이면
豈獨治天下百姓而已哉(기독치천하백성이이재) : 어찌 오직 천하
의 백성만을 다스리겠는가
出入六合(출입육합) : 그는 육합에 드나들고
遊乎九州(유호구주) : 구주에 노닐어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이
다
獨往獨來(독왕독래) : 홀로 가고 홀로 오는 것을
是謂獨有(시위독유) : 독유라고하는데
獨有之人(독유지인) : 홀로 있는 사람을
是謂至貴(시위지귀) : 지귀라고 하는 것이다
大人之敎(대인지교) : 저 지귀의 대인의 가르침은
若形之於影(약형지어영) : 형체에 그림자와 같고
聲之於響(성지어향) : 소리에 울림과 같아서
有問而應之(유문이응지) : 물음이 있는대로 곧 응하되
盡其所懷(진기소회) : 그 생각한 바를 다해
爲天下配(위천하배) : 천하를 위하여 나누어 주는 것이다
處乎無響(처호무향) : 그래서 소리없는 데 처하고
行乎無方(행호무방) : 방위 없는 데 행해서
挈汝適復之撓撓(설여적부지요요) : 천하를 제각기 알맞은 곳으로
이끌어
以遊無端(이유무단) : 저 무극에 노닐며
出入無旁(출입무방) : 드나들기에 의지함이 없고
與日無始(여일무시) : 해와 더불어 항상 새로운 것이다
頌論形軀(송론형구) : 그의 형체를 한 말로 따진다면
合乎大同(합호대동) : 그는 곧 대동이다
大同而無己(대동이무기) : 대동이기에 자기가 없는 것이요
無己(무기) : 자기가 없는데
惡乎得有有(악호득유유) : 또 무슨 유가 있겠는가
覩有者(도유자) : 유를 본 사람은
昔之君子(석지군자) : 옛날의 군자요
覩无者(도무자) : 무를 본 사람은
天地之友(천지지우) : 천지의 벗이다
賤而不可不任者(천이불가불임자) : 천하기는 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物也(물야) : 물건이다
卑而不可不因者(비이불가불인자) : 비천하기는 하지만 의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民也(민야) : 백성들이다
匿而不可不爲者(닉이불가불위자) : 귀찮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事也(사야) : 일이다
麤而不可不陳者(추이불가불진자) :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공포하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法也(법야) : 법이다
遠而不可不居者(원이불가불거자) : 본성과 먼 것이지만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義也(의야) : 의이다
親而不可不廣者(친이불가불광자) : 인정에 가까운 것이지만 널리
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仁也(인야) : 인이다
節而不可不積者(절이불가불적자) : 절도가 있기는 하지만 쌓여서
복잡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禮也(예야) : 예이다
中而不可不高者(중이불가불고자) : 잘들어맞기는 하지만 높아지
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德也(덕야) : 덕이다
一而不可不易者(일이불가불역자) : 통일되어 있기는 하지만 변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道也(도야) : 도이다
神而不可不爲者(신이불가불위자) : 신묘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따
라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天也(천야) : 하늘이다
故聖人觀於天而不助(고성인관어천이불조) : 그러므로 성인은 하
늘을 잘 살펴 따르기만 하지 힘들여 일을 돕지는 않는다
成於德而不累(성어덕이불루) : 덕을 이루지만 쌓아 올리지는 않
는다
出於道而不謀(출어도이불모) : 도를 따라가지만 모의하지는 않는
다
會於仁而不恃(회어인이불시) : 인에 합쳐지지만 그것에 의지하지
는 않는다
薄於義而不積(박어의이불적) : 의에 몸을 두고 있지만 그것을 쌓
지는 않는다
應於禮而不諱(응어례이불휘) : 예에 들어맞지만 꺼리는 것도 없
다
接於事而不辭(접어사이불사) : 일을 처리해도 사양하지 않는다
齊於德而不亂(제어덕이불란) : 덕에 따라 정제하여지되 어지러워
지지 않는다
恃於民而不輕(시어민이불경) : 백성들에게 의지하되 가볍게 여겨
지지 않는다
因於物而不去(인어물이불거) : 물건은 쓰기는 하되 버리지는 않
는다
物者莫足爲也(물자막족위야) : 일이란 할 만 한 것은 못되지만
而不可不爲(이불가불위) :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不明於天者(불명어천자) : 하늘에 밝지 않은 사람이란
不純於德(불순어덕) : 덕에 있어서 순수하지 않다
不通於道者(불통어도자) : 도에 통하지 않은 사람에게
無自而可(무자이가) : 잘 되는 것이라고는 없다
不明於道者(불명어도자) : 도를 잘 모른다는 것은
悲夫(비부) : 슬픈 일이다
何謂道(하위도) : 도란 무엇을 말하는가
有天道(유천도) : 하늘의 도가 있고
有人道(유인도) : 사람의 도가 있다
無爲而尊者(무위이존자) :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존귀한 것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이다
有爲而累者(유위이루자) : 인위적인 것으로서 번거로운 것이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이다
主者(주자) : 임금이란
天道也(천도야) : 하늘의 도에 속하는 것이고
臣者(신자) : 신하란
人道也(인도야) : 사람의 도에 속하는 것이다
天道之與人道也(천도지여인도야) : 하늘의 도와 사람의 도란
相去遠矣(상거원의) : 서로 멀리 떨어짐이 머니
不可不察也(불가불찰야) : 살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天地
1.
天地雖大(천지수대) : 하늘과 땅이 비록 크다고 하나
其化均也(기화균야) : 그 조화는 고르고,
萬物雖多(만물수다) : 만물의 종류가 많다고는 하나
其治一也(기치일야) : 그 다스림은 하나에 의한 것이며,
人卒雖衆(인졸수중) : 백성이 비록 많다고는 하나
其主君也(기주군야) : 그 주인은 임금이다.
君原於德而成於天(군원어덕이성어천) : 임금은 덕을 근거로 하늘
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玄古之君天下(현고지군천하) : 태고적 임금은 천하를 다스림에
無爲也(무위야) : 무위로 하였고,
天德而已矣(천덕이이의) : 하늘의 덕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以道觀言(이도관언) : 도로써 명분을 보면
而天下之名正(이천하지명정) : 천하의 임금은 올바르다.
以道觀分(이도관분) : 도로써 분수를 보면
而君臣之義明(이군신지의명) : 임금과 신하의 뜻은 분명하다.
以道觀能(이도관능) : 도로써 능력을 보면
而天下之官治(이천하지관치) : 천하의 벼슬들은 잘 다스려진다.
以道汎觀(이도범관) : 도로써 모든 것을 보면
而萬物之應備(이만물지응비) : 만물의 기능은 완전해진다.
故通於天地者(고통어천지자) : 그러므로 하늘과 땅에 통하는 것
이
德也(덕야) : 덕이며,
行於萬物者(행어만물자) : 만물에 행하여지는 것이
道也(의야) : 덕이며, 의인 것이다.
上治人者(상치인자) : 위에서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
事也(사야) : 일이다.
能有所藝者(능유소예자) :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技也(기야) : 재주이다.
技兼於事(기겸어사) : 재주는 일에 지배되고,
事兼於義(사겸어의) : 일은 의에 지배되고,
義兼於德(의겸어덕) : 의는 덕에 지배되고,
德兼於道(덕겸어도) : 덕은 도에 지배되며,
道兼於天(도겸어천) : 도는 하늘에 의해 지배된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古之畜天下者(고지축천하자) : 옛날에 세상사람들을 양육하던 사
람들은
無欲而天下足(무욕이천하족) : 아무런 욕망도 없이 온 천하가 만
족하고
無謂而萬物化(무위이만물화) : 아무 하는 일도 없이 온 만물이
변화하고
淵靜而百姓定(연정이백성정) : 고요히 있기만 해도 백성들이 안
정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記曰(기왈) : 옛날 기록에 이르기를
通於一而萬事畢(통어일이만사필) : 하나에 통합됨으로써 만사가
다 이루어지고,
無心得而鬼神服(무심득이귀신복) : 아무런 마음도 없게 됨으로써
귀신들도 굴복한다고 했다
夫子曰(부자왈) :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夫道(부도) :
覆載萬物者也(복재만물자야) : 도란 만물을 덮어주고 실어주는
것이다.
洋洋乎大哉(양양호대재) : 얼마나 넓고 큰가
君子不可以不刳心焉(군자불가이불고심언) : 군자들이 그의 마음
을 비게 하지 않으면 받아들여질 수가 없는 것이다
無爲爲之之謂天(무위위지지위천) : 무위로써 일하는 것을 하늘이
라고 말한다.
無爲言之之謂德(무위언지지위덕) : 무위로써 말하는 것을 덕이라
고 말한다.
愛人利物之謂仁(애인이물지위인) :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물을 이
롭게 하는 것을 인이라고 말한다.
不同同之之謂大(부동동지지위대) : 같지 않은 것들이 같이 합쳐
진 것을 크다고 말한다.
行不崖異之謂寬(행불애이지위관) : 행동이 남들과 달리 어긋나지
않는 것을 너그러움이라고 말한다.
有萬不同之謂富(유만부동지위부) : 만 가지 같지 않은 것을 가지
고 있는 것을 부라고 말한다.
故執德之謂紀(고집덕지위기) : 굳게 자기 덕을 지키는 것을 기망
이 있다고 말한다.
德成之謂立(덕성지위립) : 덕을 이룩하는 것을 입이라고 말한다.
循於道之謂備(순어도지위비) : 도를 따르는 것을 비라고 말한다.
不以物挫志之謂完(불이물좌지지위완) : 사물로 인해 뜻이 꺾이지
않는 것을 완전하다고 말한다.
君子明於此十者(군자명어차십자) : 군자로서 이 열 가지 것들만
분명히 알면
則韜乎其事心之大也(칙도호기사심지대야) : 크게도 그의 지닌 마
음이 커질 것이며,
沛乎其爲萬物逝也(패호기위만물서야) : 널리도 만물이 그를 따르
게 될 것이다.
若然者(약연자) : 그런 사람은
藏金於山(장금어산) : 산에 금을 저장해 두고,
沈珠於淵(침주어연) : 못에 진주를 저장해 둔 것과 같다.
不利貨財(불리화재) : 재물을 이익이라 생각하지 않고
不折貴富(불절귀부) : 부귀를 가까이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不樂壽(불락수) : 오래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不哀夭(불애요) : 일찍 죽는 것을 슬퍼하지도 않을 것이다.
不樂通(불락통) : 재물을 얻은 것을 영화롭다 생각하지 않고,
不醜窮(불추궁) : 궁핍한 것을 수치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不拘一世之利以爲己私分(불구일세지리이위기사분) : 한 평생 이
익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 분수에 따를 것이다.
不以王天下爲己處顯(불이왕천하위기처현) : 천하의 임금이 되는
것도 영예로운 자리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顯則明(현칙명) : 영예로운 것은 맑게 드러난다. 삶이나 같은 모
양이다
萬物一府(만물일부) : 만물은 한 가지 세계에 놓여 있고
死生同狀(사생동상) : 죽음이나 삶이나 같은 상태이다
3.
夫子曰(부자왈) :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夫道(부도) : 도의 모습은
淵乎其居也(연호기거야) : 심연처럼 조용하고,
漻乎其淸也(류호기청야) : 맑은 물처럼 맑다.
金石不得(금석부득) : 쇠나 돌은 울리지 않으면
無以鳴(무이명) : 소리를 낼 수 없다.
故金石有聲(고금석유성) : 쇠나 돌은 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不考不鳴(불고불명) :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萬物孰能定之(만물숙능정지) : 만물의 이런 성질은 누가 정해 놓
은 것인가
夫王德之人(부왕덕지인) : 큰 덕을 지닌 사람들은
素逝而恥通於事(소서이치통어사) : 소박하게 행동하면서도 마음
은 모든 일에 통달해 있다.
立之本原而知通於神(립지본원이지통어신) : 근본적인 도에 입각
해 살고 있어서 그의 지혜는 신묘에 통달한다.
故其德廣(고기덕광) : 그러므로 그의 덕이 넓다고 하는 것이다.
其心之出(기심지출) : 그의 마음의 나타남은
有物採之(유물채지) : 외부의 물건에 의해서 결정한다.
故形非道不生(고형비도불생) : 그러므로 모든 형체는 도가 아니
고는 생성되지 않으며,
生非德不明(생비덕불명) : 모든 생성은 덕이 아니고는 밝혀지지
않는 것이다.
存形窮生(존형궁생) : 형체를 보존하면서 생성을 다하고,
立德明道(립덕명도) : 덕을 세우고 도를 밝힌다면
非王德者邪(비왕덕자사) : 큰 덕을 지닌 사람이 아니겠는가
蕩蕩乎(탕탕호) : 널리 어디에나
忽然出(홀연출) : 불쑥 나타나
勃然動(발연동) : 갑자기 움직이는데도
而萬物從之乎(이만물종지호) : 만물이 그것을 따른다면
此謂王德之人(차위왕덕지인) : 그를 두고 큰 덕을 지닌 사람이라
하는 것이다.
視乎冥冥(시호명명) : 보아도 까마득하고,
聽乎無聲(청호무성) : 들어도 아무 소리가 없는데,
冥冥之中(명명지중) : 까마득한 가운데서
獨見曉焉(독견효언) : 홀로 밝음을 보고,
無聲之中(무성지중) : 소리 없는 가운데서
獨聞和焉(독문화언) : 홀로 조화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故深之又深而能物焉(고심지우심이능물언) : 그러므로 깊고도 깊
으면서 만물을 존재하게 할 수 있고,
神之又神而能精焉(신지우신이능정언) : 신묘하고도 신묘하여서
정묘한 작용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故其與萬物接也(고기여만물접야) : 그러므로 그가 만물과 접촉함
에 있어서는
至無而供其求(지무이공기구) : 지극한 무(無)에 있으면서도 만물
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時騁而要其宿(시빙이요기숙) : 때때로 달려가지만 그의 알맞은
자리를 되찾는다.
大小(대소) : 크고도 작고
長短(장단) : 길고도 짧고
修遠(수원) : 가깝고도 먼 것이다
4.
皇帝遊乎赤水之北(황제유호적수지북) : 황제가 적수의 북쪽에 들
러
登乎崑崙之丘而南望(등호곤륜지구이남망) : 곤륜산 언덕에 올라
갔다가 남쪽을 둘러보고
還歸遺其玄珠(환귀유기현주) : 돌아오는 길에 검은 진주를 잃어
버렸다.
使知索之而不得(사지색지이부득) : 지혜에게 찾게 하였으나 찾지
못하였고,
使離朱索之而不得(사이주색지이부득) : 이주에게 찾게 하였으나
찾지 못하였고,
使喫詬索之而不得也(사끽후색지이부득야) : 끽후에게 찾게 하였
으나 찾아내지 못했다.
乃使象罔(내사상망) : 그래서 상망을 시켰더니
象罔得之(상망득지) : 상망이 찾아냈다.
皇帝曰(황제왈) : 황제가 말했다.
異哉(이재) : “이상하다.
象罔乃可以得之乎(상망내가이득지호) : 상망이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인가
5.
堯之師曰許由(요지사왈허유) : 요임금의 스승은 허유였고,
許由之師曰齧缺(허유지사왈설결) : 허유의 스승은 설결이었고,
齧缺之師曰王倪(설결지사왈왕예) : 설결의 스승은 왕예였고,
王倪之師曰被衣(왕예지사왈피의) : 왕예의 스승은 피의였다
堯問於許由曰(요문어허유왈) : 요임금이 허유에게 물었다.
齧缺可以配天乎(설결가이배천호) : 설결께서는 하늘의 짝인 천자
가 될만한 분이시지요
吾藉王倪而要之(오자왕예이요지) : 저는 왕예를 통하여 그 분을
모시려고 합니다
許由曰(허유왈) : 허유가 말했다
殆哉圾乎天下(태재급호천하) : 위험합니다. 천하를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齧缺之爲人也(설결지위인야) : 설결의 사람됨은
聰明叡知(총명예지) : 총명하고 지혜가 밝으며
給數以敏(급수이민) : 일을 잘하면서도 민첩합니다
其性過人(기성과인) : 그 분의 성품은 남보다 뛰어나서
而又乃以人受天(이우내이인수천) : 인간의 지혜로써 하늘을 떠받
들려하고 있습니다
彼審乎禁過(피심호금과) : 그 잘못을 금하는 일은 잘 알고 있지
만
而不知過之所由生(이부지과지소유생) : 잘못이 생기는 원인에 대
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與之配天乎(여지배천호) : 그 분에게 하늘의 짝인 천자가 되게
하면
彼且乘人而無天(피차승인이무천) : 그 분은 인위적인 행동으로써
하늘을 무시할 것입니다.
方且本身而異形(방차본신이이형) : 또한 자신을 근본으로 하여
다른 것들에 차별을 둘 것입니다.
方且尊知而火馳(방차존지이화치) : 또한 지혜를 존중하여 날뛰게
될 것입니다.
方且爲緖使(방차위서사) : 그리고 일에 부림을 당할 것입니다.
方且爲物絯(방차위물해) : 그리고 물건에 구속을 당할 것입니다.
方且四顧而物應(방차사고이물응) : 리고 사방을 둘러보면서 물건
들에 대처하기에 바쁠 것입니다.
方且應衆宜(방차응중의) : 그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합당하게 처
리하려 바쁠 것입니다.
方且與物化而未始有恒(방차여물화이미시유항) : 그리고 물건을
쫓아 변화함으로써 처음부터 일정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夫何足以配天乎(부하족이배천호) : 그러니 어찌 하늘의 짝인 천
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雖然(수연) : 그러하여도
有族(유족) : 가족이 있으면
有祖(유조) : 선조가 있을 것입니다.
可以爲衆父(가이위중부) : 그는 한 집안의 아버지는 될 수 있지
만
而不可以爲衆父父(이불가이위중부부) : 한 집안의 선조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治亂之率也(치란지솔야) : 그의 다스림은 혼란의 근본이 될 것이
니,
北面之禍也(북면지화야) : 그것은 신하로서의 재난인 동시에
南面之賊也(남면지적야) : 임금에게도 해로울 것입니다
6.
堯觀乎華(요관호화) : 요임금이 화땅에 놀러 갔었는데,
華封人曰(화봉인왈) : 화땅의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말했다.
嘻聖人(희성인) : “하, 성인께서
請祝聖人(청축성인) : 오래 오래 사시기를 빕니다.”
使聖人壽(사성인수) :
堯曰辭(요왈사) : 요임금이 말하기를,“사양하겠습니다.”
使聖人富(사성인부) :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 말하기를,“성인께
서 부자가 되도록 하여 주십시오.”
堯曰辭(요왈사) : 요임금이 말하기를,“사양하겠습니다.”
使聖人多男子(사성인다남자) : 경계지기가 다시 말하기를,“성인
께서 많은 아들을 낳게 하여 주십시오.”
堯曰辭(요왈사) : 요임금이 말하기를, “사양하겠습니다.”
封人曰壽富多男子(봉인왈수부다남자) : 그러자 경계지기가 말하
기를, “오래 살고, 부자가 되고, 많은 아들을 낳는 것은
人之所欲也(인지소욕야) :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입니다.
女獨不欲(여독불욕) : 당신 홀로 그것을 원하지 않으시니
何邪(하사) : 어찌 된 일입니까?”
堯曰多男子則多懼(요왈다남자칙다구) : 요임금이 말하기를, “아
들이 많으면 근심이 많아지고,
富則多事(부칙다사) : 부자가 되면 일이 많아지고,
壽則多辱(수칙다욕) :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아집니다.
是三者(시삼자) : 이 세 가지 것들은
非所以養德也(비소이양덕야) : 덕을 기르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어서
故辭(고사) : 그러므로 사양하는 것입니다.”
封人曰始也我以女爲聖人邪(봉인왈시야아이여위성인사) : 경계지
기가 말하기를, “처음에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고 생각했었습니
다.
今然君子也(금연군자야) : 그러나 지금 보니 군자 정도에 지나지
않는군요.
天生萬民(천생만민) : 하늘은 모든 사람을 낳고
必授之職(필수지직) : 그들에게 합당한 직분을 줍니다.
多男子而授之職(다남자이수지직) : 아들이 많다 해도 그들에게
직분이 주어지는데
則何懼之有(칙하구지유) : 무슨 근심이 있겠습니까
富而使人分之(부이사인분지) : 부자가 된다 해도 사람들에게 나
누어준다면
則何事之有(칙하사지유) : 무슨 근심이 되겠습니까
夫聖人(부성인) : 성인이란
鶉居而鷇食(순거이구식) : 메추리처럼 일정한 거처도 없고, 병아
리처럼 적게 먹으면서도
鳥行而無彰(조행이무창) : 새처럼 날아다니며 행적도 남기지 않
습니다.
天下有道(천하유도) : 천하에 올바른 도가 행하여지면
則與物皆昌(칙여물개창) : 모두가 번창하지만
天下無道(천하무도) : 천하에 도가 행하여지지 않을 때에는
則修德就閒(칙수덕취한) : 덕이나 닦으면서 한가히 지냅니다.
千歲厭世(천세염세) : 천년이나 세상을 피해 살다가
去而上倦(거이상권) : 세상을 떠나 신선 세상으로 올라갑니다.
乘彼白雲(승피백운) : 하늘의 흰 구름을 타고서
至於帝鄕(지어제향) : 하느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는 것이지요.
三患莫至(삼환막지) : 앞의 세 가지가 환란이 닥쳐올 수가 없으
며
身常無殃(신상무앙) : 몸에는 언제나 재앙이 없습니다.
則何辱之有(칙하욕지유) : 그런데 무슨 욕된 일이 있겠습니까?”
封人去之(봉인거지) : 그렇게 말하고 경계지기가 떠나가자,
堯隨之請問(요수지청문) : 요임금이 뒤따라가면서 청하기를,“가
르침을 주십시오.”
封人曰退已(봉인왈퇴이) : 국경지기가 말하기를, “물러가시오”
7.
堯治天下(요치천하) :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리게 되자
伯成子高立爲諸侯(백성자고립위제후) : 백성자고를 제후로 삼았
다.
堯授舜(요수순) : 그 후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천자자리를 물려주
고,
舜授禹(순수우) :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천자 자리를 물려주자,
伯成子高辭爲諸侯而耕(백성자고사위제후이경) : 백성자고는 제후
자리에서 물러나 농사를 지었다.
禹往見之(우왕견지) : 우임금이 그를 찾아가니
則耕在野(칙경재야) : 그는 들에서 밭을 갈고 있었다.
禹趨就下風(우추취하풍) : 우임금은 아래 바람쪽으로
立而問焉(립이문언) : 서서 물었다.
曰昔堯治天下(왈석요치천하) : 옛날 요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리실
때에는
吾子立爲諸侯(오자립위제후) : 선생님께서 제후로 계셨습니다.
堯授舜(요수순) : “요임금께서 순임금께 천자자리를 물려주셨고
,
舜授予(순수여) : 순임금께서는 저에게 천자자리를 물려주자
而吾子辭爲諸侯而耕(이오자사위제후이경) : 선생님께서는 제후자
리를 물러나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敢問(감문) : 감히 묻건데
其故何也(기고하야) :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子高曰昔堯治天下(자고왈석요치천하) : 백성자고가 말하기를, “
옛날 요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리실 때에는
不賞而民勸(불상이민권) : 상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이 일에 힘
썼고,
不罰而民畏(불벌이민외) : 벌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이 두려워
했었습니다.
今子賞罰而民且不仁(금자상벌이민차불인) : 지금 당신은 상을 내
리고 벌을 내리는데도 백성들은 어질지 않습니다.
德自此衰(덕자차쇠) : 덕은 이로부터 쇠하고,
刑自此立(형자차립) : 형벌은 이로부터 확립되어 있습니다.
後世之亂自此始矣(후세지란자차시의) : 후세의 혼란은 이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夫子闔行邪(부자합행사) : 당신은 어찌해서 물러나지 않으십니까
?
無落吾事(무락오사) : 내 일이나 방해하지 마십시오.”
俋俋乎耕而不顧(읍읍호경이불고) : 그리고는 한가한 모습으로 밭을
갈면서 돌아보지도 않았다
8.
泰初有無無有無名(태초유무무유무명) : 태초에는 무(無)만이 있
었고 유(有)도 없었고 명칭(名)도 없었다.
一之所起(일지소기) : 하나(一)가 여기에서 생겨났는데,
有一而未形(유일이미형) : 하나만 있고 형체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物得以生(물득이생) : 물건은 하나로 말미암아 생겨났는데,
謂之德(위지덕) : 그 작용을 덕이라 한다.
未形者有分(미형자유분) : 아직 형체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하나
로부터 나뉘어져 가는 것이
且然無間(차연무간) : 잠시도 끊이지 않았는데,
謂之命(위지명) : 이것을 명(命)이라 한다.
留動而生物(류동이생물) : 하나가 유동함으로써 물건을 생성시키
며,
物成生理(물성생리) : 물건이 생성되어 생리가 갖추어지면
謂之形(위지형) : 그것을 형체라 한다.
形體保神(형체보신) : 형체는 정신을 보존하게 되며
各有儀則(각유의칙) : 제각기 원칙을 지니게 되는데
謂之性(위지성) : 그것을 본성이라고 한다.
性修反德(성수반덕) : 본성이 닦아지면 덕으로 되돌아간다.
德至同於初(덕지동어초) : 덕이 이르면 처음과 같아진다
同乃虛(동내허) : 같아진다는 것은 텅 비어진다는 뜻이며,
虛乃大(허내대) : 텅 빈다는 것은 곧 커진다는 뜻이다.
合喙鳴(합훼명) : 새가 주둥이로 우는 상태와 합치되는데,
喙鳴合(훼명합) : 새가 주둥이로 우는 상태와 합치된다는 것은
與天地爲合(여천지위합) : 하늘과 땅의 자연에 합치된다는 뜻이
다.
其合緡緡(기합민민) : 그 합치되는 상태는 딱 들어맞지 않아서
若愚若昏(약우약혼) : 어리석은 듯도 하고 흐리멍덩한 듯도 하다
.
是謂玄德(시위현덕) : 이것을 현묘한 덕이라 말하는 것이며,
同乎大順(동호대순) : 크게 순조로운 상태와 같은 것이다
9.
夫子問於老聃曰(부자문어노담왈) : 공자가 노자에게 물었다.
有人治道若相放(유인치도약상방) : “어떤 사람이 도를 다스려
만약 그 도를 본뜬다면
可不可(가불가)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 하고
然不然(연불연) :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고 하게 될 것입니다.
辯者有言曰(변자유언왈) :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離堅白若縣宇(리견백약현우) : 한 개의 돌에서 굳다는 개념과 희
다는 개념을 분리시켜 놓으면 허공에 달아매어 놓은 것처럼
若是則可謂聖人乎(약시칙가위성인호) : 이렇게 분명하다고 했다
면 이런 사람들을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是胥易技係(시서역기계) : “그것은 지혜로 일을 처리하고 기교
에 얽매여서
勞形怵心者也(노형출심자야) : 몸을 고생시키고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執狸之狗成思(집리지구성사) : 짐승을 잘 잡는 개는 마음을 쓰게
되고,
猿狙之便自山林來(원저지편자산림래) : 날렵한 원숭이는 산과 숲
속에서 잡혀 끌려오게 됩니다
丘予告若(구여고약) : 저는 알려 주겠습니다.
而所不能聞與而所不能言(이소불능문여이소불능언) : 당신에게 당
신이 들어보지도 말해보지도 못했던 일을 말입니다
凡有首有趾無心無耳者衆(범유수유지무심무이자중) : 대체로 머리
도 있고 발도 있지만, 마음도 없고 귀도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
니다.
有形者與無形無狀而皆存者盡無(유형자여무형무상이개존자진무) :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형체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들과 같이
있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其動止也(기동지야) : 그리고 그것들이 움직이고 멈추는 것과
其死生也(기사생야) : 죽고 사는 것과
其廢起也(기폐기야) : 망하고 흥하는 것은
此又非其所以也(차우비기소이야) : 또한 그들이 말하는 것 같은
근거에 의해 되는 것은 아닙니다.
有治在人(유치재인) : 다스린다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입
니다.
忘乎物(망호물) : 물건을 잊고
忘乎天(망호천) : 하늘을 잊으면
其名爲忘己(기명위망기) : 그것을 자기를 잊었다고 부릅니다.
忘己之人(망기지인) : 자기를 잊은 사람을
是之謂入於天(시지위입어천) : 하늘로 들어간 사람이라 하는 것
다
10.
蔣閭葂見季徹曰(장려면견계철왈) : 장려면이 계철을 만나 말했다.
魯君謂葂也曰(노군위면야왈) : “노나라 임금이 저에게
請受敎(청수교) : 가르침을 청해 .
辭不獲命(사불획명) : 사양하였으나 허락되지 않아
旣已告矣(기이고의) : 말을 한 것이 있습니다
未知中否(미지중부) : 그러나 옳은 말이었는지 그른 말이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請嘗薦之(청상천지) : 제가 한 말을 말씀드릴 테니 한 번 들어주
십시오.
吾謂魯君曰(오위로군왈) : 제가 노나라 임금에게 말하기를
必服恭儉(필복공검) : ‘반드시 공손함과 검소함을 실행하고
拔出公忠之屬而無阿私(발출공충지속이무아사) : 공손하고 충실한
사람들을 뽑아 쓰되, 사사로움에 기우는 일이 없다면
民孰敢不輯(민숙감부집) : 백성들이 어찌 화합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했습니다.”
季徹局局然笑曰(계철국국연소왈) : 계철이 웃으면서 말했다.
若夫子之言(약부자지언) : “만약 선생의 말을
於帝王之德(어제왕지덕) : 제왕의 덕에다 비추어 본다면
猶螳螂之怒臂而當車轍(유당랑지노비이당차철) : 마치 사마귀가
앞다리를 벌리고 수레바퀴 앞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이나 같은 것
이어서
則必不勝任矣(칙필불승임의) : 당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且若是(차약시) : 그렇게 하면
則其自爲處危(칙기자위처위) : 그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
니다.
其觀壹多物(기관일다물) : 그는 높은 누대는 가지게 될 것이지만
일이 많아질 것이고,
將往投迹者衆(장왕투적자중) : 그에게 몰려드는 사람만 많아질
것입니다.”
蔣閭葂覰覰然驚曰(장려면처처연경왈) : 장려면이 깜짝 놀라며 말했
다.
葂也汒若於夫子之所言矣(면야망약어부자지소언의) : “저는 선생
님의 말씀에 정신이 없어졌습니다.
雖然(수연) : 비록 그러하나
願先生之言其風也(원선생지언기풍야) : 간단하게나마 가르침을
주십시오.”
季徹曰(계철왈) : 계철이 말했다.
大聖之治天下也(대성지치천하야) : “위대한 성인은 천하를 다스
림에 있어서
搖蕩民心(요탕민심) : 백성들의 마음을 풀어주어
使之成敎易俗(사지성교역속) : 그들로 하여금 가르침에 따라서
풍속을 훌륭하게 만들도록 합니다.
擧滅其賊心而皆進其獨志(거멸기적심이개진기독지) : 백성들의 악
한 마음을 완전히 없애 모두가 도를 얻으려는 뜻을 밀고 나가도
록 합니다.
若性之自爲(약성지자위) : 사람의 본성이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
과 같아서
而民不知其所由然(이민부지기소유연) : 백성들은 그렇게 되는 까
닭을 알지 못합니다.
若然者(약연자) : 이와 같은 정치를
豈兄堯舜之敎民(기형요순지교민) : 어찌 요임금이나 순임금이 백
성들을 가르치던 경지에 견주겠으며,
溟涬然弟之哉(명행연제지재) : 아무 생각 없이 모두가 같은 정치
라고 하겠습니까?
欲同乎德而心居矣(욕동호덕이심거의) : 모든 사람이 같은 덕을
지니고 마음이 편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11.
子貢南遊於楚(자공남유어초) : 자공이 남쪽으로 초나라를 여행하
고
反於晉(반어진) : 진나라로 돌아오다가,
過漢陰見一丈人方將爲圃畦(과한음견일장인방장위포휴) : 한수 남
쪽을 지나는 길에 한 노인이 채소밭을 돌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鑿隧而入井(착수이입정) : 그는 땅을 파고 우물로 들어가
抱擁而出灌(포옹이출관) : 항아리에 물을 퍼 들고 나와서 물을
주고 있었다.
滑滑淵用力甚多而見功寡(활활연용력심다이견공과) : 힘은 무척
많이 들이고 있었으나 효과는 거의 없었다.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말을 걸었다.
有械於此(유계어차) : 기계가 있다면
一日浸百畦(일일침백휴) : 하루에 상당히 많은 밭에 물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用力甚寡而見功多(용력심과이견공다) : “힘을 아주 적게 들이고
도 그 효과는 클 것인데
夫子不欲乎(부자불욕호) : 선생은 왜 기계를 쓰지 않으십니까?”
爲圃者仰而視之曰(위포자앙이시지왈) : 노인이 머리를 들어 자공
을 보며 말했다.
奈何(내하) :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曰鑿木爲機(왈착목위기) : 자공이 말하기를, “나무에 구멍을 뚫
어 만든 기계인데
後重前輕(후중전경) : 뒤는 무겁고 앞은 가볍습니다.
挈水若抽(설수약추) : 손쉽게 물을 풀 수 있는데
數如泆湯(수여일탕) : 빠르기가 물이 끓어 넘치는 것 같은데
其名爲橰(기명위고) : 그 이름을 고라고 합니다”
爲圃者忿然作色而笑曰(위포자분연작색이소왈) : 밭을 돌보던 노
인은 성난 듯 얼굴빛이 바뀌었으나 잠시 후 웃으며 말했다.
吾聞之吾師(오문지오사) : “내가 우리 선생님께 듣기로는
有機械者心有機事(유기계자심유기사) : 기계를 가진 자는 반드시
기계를 쓸 일이 생기게 되고,
有機事者必有機心(유기사자필유기심) : 기계를 쓸 일이 있는 사
람은 반드시 기계에 대해 마음을 쓸 일이 있게 되고,
機心存於胸中(기심존어흉중) : 기계에 대한 마음 쓰임이 가슴에
차 있으면
則純白不備(칙순백불비) : 순박함이 갖추어지지 않게 되고,
純白不備(순백불비) : 순박함이 갖추어지지 않게 되면
則神生不定(칙신생부정) : 정신과 성격이 불안정하게 되고,
神生不定者(신생부정자) : 정신과 성격이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道之所不載也(도지소부재야) : 도가 깃들지 않게 된다고 했습니
다.
吾非不知(오비부지) : 나는 기계의 쓰임을 알지 못해서 쓰지 않
는 것이 아니라
羞而不爲也(수이불위야) : 부끄러워서 쓰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
子貢瞞然慙(자공만연참) : 자공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俯而不對(부이부대) : 몸을 굽힌 채 말대꾸도 못했다.
有閒(유한) : 잠시 후
爲圃者曰(위포자왈) : 밭을 돌보던 노인이 말했다.
子奚爲者邪(자해위자사) : “선생께서는 무엇을 하는 분입니까?
”
曰孔丘之徒也(왈공구지도야) : 자공이 대답하기를, “공자의 제
자입니다.”
爲圃者曰(위포자왈) : 밭을 돌보던 노인 말했다.
子非夫博學以擬聖(자비부박학이의성) : “당신의 선생은 많이 배
움으로써 성인의 흉내를 내고,
於于以蓋衆(어우이개중) : 허망한 말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獨弦哀歌以賣名聲於天下者乎(독현애가이매명성어천하자호) : 홀
로 악기를 연주하며 슬픈 노래를 함으로써 천하에 명성을 팔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까?
汝方將妄汝神氣(여방장망여신기) : 당신도 당신의 정신과 기운을
잊고
墮汝形骸(타여형해) : 당신의 육체를 버린다면
而庶幾乎(이서기호) : 거의 도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汝身不能治(여신불능치) : 당신의 몸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而何暇治天下乎(이하가치천하호) : 어찌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고 하고 있는 것입니까?
子往矣(자왕의) : 그만 가시오.
無乏吾事(무핍오사) : 내가 하는 일이나 방해하지 마시오.”
子貢卑陬失色(자공비추실색) : 자공은 부끄러워 얼굴빛이 하얗게
되고
頊頊然不自得(욱욱연부자득) : 넋을 잃고 스스로 얻지 못했다
行三十里而後愈(행삼십리이후유) : 그렇게 30리를 가고 난 뒤에
야 정신을 차렸다.
其弟子曰(기제자왈) : 그의 제자가 물었다.
向之人何爲者邪(향지인하위자사) : 조금 전의 사람은 어떤 사람
입니까?
夫子何故見之變容失色(부자하고견지변용실색) : 선생님께서는 그
분을 만나고 나서 무엇 때문에 얼굴빛을 잃고
終日不自反邪(종일부자반사) : 종일 정신이 없으십니까?”
曰始吾以夫子爲天下一人耳(왈시오이부자위천하일인이) : 자공이
대답하기를, “나는 천하에 훌륭한 분은 우리 선생님 한 분 뿐이
라 생각했다.
不知復有夫人也(부지복유부인야) : 그런 사람이 있는 줄은 알지
도 못했었다.
吾聞之夫子(오문지부자) : 내가 배운 선생님의 가르침은
事求可(사구가) : 일이란 가능한 것을 추구하고,
功求成(공구성) : 결과는 완성을 추구하며,
用力少(용력소) : 힘은 적게 들이고
見功多者(견공다자) : 드러나는 공로가 많은 것이
聖人之道(성인지도) : 성인의 도라 배웠다.
今徒不然(금도불연) : 지금 보니 그렇지가 않구나.
執道者德全(집도자덕전) : 도를 지키는 사람은 덕이 완전해야 되
며,
德全者形全(덕전자형전) : 덕이 완전한 사람은 몸이 완전해야 되
고,
形全者神全(형전자신전) : 몸이 완전한 사람은 정신이 완전해야
된다.
神全者(신전자) : 정신이 완전한 것이
聖人之道也(성인지도야) : 성인의 도이다.
託生與民竝行而不知其所之(탁생여민병행이부지기소지) : 삶을 타
고나서 백성들과 나란히 행동하면서도 갈 곳도 알지 못하고
汒乎淳備哉(망호순비재) : 망연하면서도 순일하고 완전해야 한
다.
功利機巧必忘夫人之心(공리기교필망부인지심) : 공로와 이익과
기교 같은 것은 반드시 사람의 마음에서 잊혀져야만 한다.
若夫人者(약부인자) : 그런 사람은
非其志不之(비기지부지) : 그의 뜻이 아니면 가지 않고,
非其心不爲(비기심불위) : 그의 마음이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雖以天下譽之(수이천하예지) : 비록 온 천하가 그를 칭찬하고
得其所謂(득기소위) : 그의 말대로 된다고 해도
謷然不顧(오연불고) : 고집스럽게 돌아보지도 않는다.
以天下非之(이천하비지) : 온 천하가 그를 비난하고
失其所謂(실기소위) : 그의 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儻然不受(당연불수) : 그는 마음을 비운 채 받아들이지 않는다.
天下之非譽(천하지비예) : 세상의 칭찬과 비난도
無益損焉(무익손언) : 그를 손상시키거나 이익이 되게 하는 것이
없는 것이다.
是謂全德之人哉(시위전덕지인재) : 이런 사람을 덕이 완전한 사
람이라 하는 것일 것이다.
我之謂風波之民(아지위풍파지민) : 나 같은 자는 바람에 출렁이
는 물결 같은 사람이다.”
反於魯(반어로) : 자공이 노나라로 돌아와
以告孔子(이고공자) : 공자에게 그 얘기를 하니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彼假修混沌氏之術者也(피가수혼돈씨지술자야) : “그는 혼돈씨의
술법을 배워 닦은 사람이다.
識其一(식기일) : 절대적인 도 하나만을 알지
不知其二(부지기이) : 상대적인 둘은 알지 못한다.
治其內(치기내) : 그의 속만을 다스리지
而不治其外(이불치기외) : 그의 밖은 다스리지 않는다.
夫明白太素(부명백태소) : 그는 마음을 밝게 하여 소박함으로 들
어갔고,
無爲復朴(무위복박) : 무위함으로써 질박함으로 되돌아갔으며,
體性拘神(체성구신) : 본성을 체득하고 순수한 정신을 지니고서
以遊世俗之間者(이유세속지간자) : 속세에 노닐고 있는 사람이다
.
汝將固驚邪(여장고경사) : 너는 무엇을 그리 놀라고 있느냐?
且混沌氏之術(차혼돈씨지술) : 혼돈씨의 술법을
予與汝何足以識之哉(여여여하족이식지재) : 너와 내가 어찌 알겠
느냐?”
12.
諄芒將東之大壑(순망장동지대학) : 순망이 동쪽의 큰 골짜기로
가다가
適遇苑風於東海之濱(적우원풍어동해지빈) : 동해 가에서 우연히
원풍을 만났다.
苑風曰(원풍왈) : 원풍이 말했다.
子將奚之(자장해지) : “어디를 가시는 길입니까.”
曰將之大壑(왈장지대학) : 순망이 말하기를, “대학으로 가는 길
입니다.”
曰奚爲焉(왈해위언) : 원풍이 말하기를, “무엇 하러 가십니까?
”
曰夫大壑之爲物也(왈부대학지위물야) : 순망이 말하기를, “대학
은
注焉而不滿(주언이불만) : 물이 흘러들어도 차지를 않고,
酌焉而不竭(작언이불갈) : 퍼내어도 마르지 않습니다.
吾將遊焉(오장유언) : 거기에서 노닐려고 하는 것입니다.”
苑風曰(원풍왈) : 원풍이 말했다.
夫子無意於橫目之民乎(부자무의어횡목지민호) : “선생께서는 일
반 백성들에게는 뜻이 없으십니까?
願聞聖治(원문성치) : 성인의 다스림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諄芒曰(순망왈) : 순망이 말했다.
聖治乎(성치호) : “성인의 다스림이란
官施而不失其宜(관시이부실기의) : 관청에서 정치를 시행함에 있
어서는 그 합당함을 잃어서는 안되며,
拔擧而不失其能(발거이불실기능) : 사람을 등용함에 있어서는 능
력 있는 사람을 빠뜨려서는 안됩니다.
畢見情事而行其所爲(필견정사이행기소위) : 또 실정을 완전히 살
피어 백성들의 행동에 따라 정치를 합니다.
行言自爲而天下化(행언자위이천하화) : 말은 자신부터 실천해야
천하가 교화됩니다.
手撓顧指(수요고지) : 손짓하고 손가락질만 해도
四方之民莫不俱至(사방지민막불구지) : 사방의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 자가 없어야 합니다.
此之謂聖治(차지위성치) : 이것을 성인의 다스림이라 합니다.”
願聞德人(원문덕인) : “원풍이 말하기를,“덕 있는 사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曰德人者(왈덕인자) :순망이 말하기를,“덕 있는 사람이란
居無思(거무사) : 들어앉아 있을 때도 생각이 없고,
行無慮(행무려) : 행동함에 있어서도 생각하는 것이 없습니다.
不藏是非美惡(부장시비미오) : 옳고 그르다거나 아름답고 추하다
는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四海之內共利之之謂悅(사해지내공리지지위열) : 온 세상을 아울
러 이롭게 하는 것을 기쁨이라 생각하고,
共給之之謂安(공급지지위안) : 온 세상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안
락이라 생각합니다.
怊乎若嬰兒之失其母也(초호약영아지실기모야) : 모습은 의지할
곳이 없는 듯하여 마치 어린아이가 그의 어머니를 잃은 것과 같
습니다.
儻乎若行而失其道也(당호약행이실기도야) : 멍청하여 길을 가는
사람이 길을 잃은 것과 같습니다.
財用有餘而不知其所自來(재용유여이부지기소자래) : 쓰는 재물에
는 여유가 있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생기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飮食取足而不知其所從(음식취족이부지기소종) : 음식은 충분히
먹으면서도 그것이 나오는 곳은 알지 못합니다.
此謂德人之容(차위덕인지용) : 이것이 덕 있는 사람의 모습입니
다.”
願聞神人(원문신인) : 원풍이 말하기를“신인(神人)에 대해 듣기
를 원합니다.”
曰上神乘光(왈상신승광) : 순망이 대답하기를, “신령스러운 훌
륭한 분은 해와 달과 별의 빛을 타고 다니며,
與形滅亡(여형멸망) : 몸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此謂照曠(차위조광) : 그래서 이를 조광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致命盡情(치명진정) : 운명대로 따르고 실정대로 다하여,
天地樂而萬事銷亡(천지락이만사소망) : 하늘과 땅도 녹아 없어지
고 만사가 사라져버린 듯 합니다.
萬物復情(만물복정) : 만물과 함께 진실한 형태로 되돌아가는데
此之謂混冥(차지위혼명) : 이것을 혼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13.
門無鬼與赤張滿稽觀於武王之師(문무귀여적장만계관어무왕지사) :
문무귀와 적장만계가 무왕의 군사들을 보러 갔다.
赤張滿稽曰(적장만계왈) : 적장만계가 말했다
不及有虞氏乎(불급유우씨호) : “순임금의 정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故離此患也(고리차환야) : 그래서 전쟁의 환란을 당하고 있는 것
입니다.”
門無鬼曰(문무귀왈) : 문무귀가 말했다.
天下均治而有虞氏治之邪(천하균치이유우씨치지사) : “천하가 고
루 다스려지고 있던 것을 순임금이 다스린 것입니까?
其亂而後治之與(기란이후치지여) : 아니면 세상이 어지러웠던 것
을 뒤에 다스린 것입니까?”
赤張滿稽曰(적장만계왈) : .적장만계가 말했다.
天下均治之爲願(천하균치지위원) : “천하가 고루 다스려지고 있
었다면
而何計以有虞氏爲(이하계이유우씨위) : 무엇 때문에 순임금에게
다스리게 했겠습니까?
有虞氏之藥瘍也(유우씨지약양야) : 순임금은 머리 종기에 약을
쓸 때
禿而施髢(독이시체) : 머리를 모조리 깎게 하고서 다리꼭지를 붙
이게 합니다.
病而求醫(병이구의) : 병이 나야 의사를 구하는 것입니다.
孝子操藥以修慈父(효자조약이수자부) : 효자가 약을 가져다 아버
지에게 드릴 때
其色燋然(기색초연) : 근심스런 얼굴을 하지만,
聖人羞之(성인수지) : 성인은 그처럼 병이 나게 한 것을 부끄러
워합니다.
至德之世(지덕지세) :지극한 덕이 펴진 세상에서는
不尙賢(불상현) : 현명한 사람도 숭상하지 않고,
不使能(불사능) : 능력이 있는 사람도 쓰지 않습니다.
上如標枝(상여표지) : 임금은 솟아난 나뭇가지 같고,
民如野鹿(민여야록) : 백성들은 들의 사슴과 같습니다.
端正而不知以爲義(단정이부지이위의) : 행동이 바르지만 그것이
의로움인 줄은 알지 못하며,
相愛而不知以爲仁(상애이부지이위인) : 서로 사랑하지만 그것이
어짊인지 알지 못합니다.
實而不知以爲忠(실이부지이위충) : 충실하지만 그것이 충성인지
알지 못하고,
當而不知以爲信(당이부지이위신) : 말과 행동이 들어맞지만 그것
이 신용인지 알지 못합니다.
蠢動而相使(준동이상사) : 꿈틀거리면서 움직여 서로를 위해 일
하지만
不以爲賜(불이위사) : 그것이 은혜로움인지 알지 못합니다.
是故行而無迹(시고행이무적) : 그러므로 행해도 흔적도 없게 되
며,
事而無傳(사이무전) : 일해도 전해지지 않습니다.“
14.
孝子不諛其親(효자불유기친) : 효자는 그의 부모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고
忠臣不諂其君(충신불첨기군) : 충신은 그의 임금에게 아첨을 하
지 않는데,
臣子之盛也(신자지성야) : 그것이 신하와 자식의 훌륭한 태도이
다.
親之所言而然(친지소언이연) : 부모가 말씀하신 것이면 그렇다고
받아들이고
所行而善(소행이선) : 부모가 행한 일이면 훌륭하다고 인정하면
則世俗謂之不肖子(칙세속위지불초자) : 세상에서는 못난 자식이
라고 말한다.
君之所言而然(군지소언이연) : 임금이 말한 것이면 그렇다고 받
아들이고,
所行而善(소행이선) : 임금이 행한 것이면 훌륭하다고 인정하면
則世俗謂之不肖臣(칙세속위지불초신) : 세상에서는 그를 못난 신
하라고 말한다.
而未知此其必然邪(이미지차기필연사) :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그
런지 어떤지는 모르는 일이다.
世俗之所謂然而然之(세속지소위연이연지) : 세상에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을 그렇다고 하고,
所謂善而善之(소위선이선지) :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을 훌륭하다
고 하면
則不謂之道諛之人也(칙불위지도유지인야) : 곧 아첨하는 사람이
라는 말은 듣지 않는다.
然則俗故嚴於親而尊於君邪(연칙속고엄어친이존어군사) : 그렇다
면 세상의 습속이 본시 부모보다 엄하고 임금보다도 존귀하단 말
인가
謂己道人(위기도인) : 자기를 도인이라고 말하면
則勃然作色(칙발연작색) : 곧 성난 듯이 얼굴빛을 바꾸고,
謂己諛人(위기유인) : 자기에게 눈치꾼이라고 말하면
則怫然作色(칙불연작색) : 화난 듯이 얼굴빛을 바꾼다.
而終身道人也(이종신도인야) : 그러면서도 평생토록 도인 노릇을
하고
終身諛人也(종신유인야) : 평생토록 눈치꾼 노릇을 한다.
合譬飾辭聚衆也(합비식사취중야) : 이유를 들면서 말을 꾸미는
것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것이다.
是終始本末不相罪坐(시종시본말불상죄좌) : 그러나 시작과 끝,
근원과 결과가 서로 들어맞지 않는다.
垂衣裳(수의상) : 옷자락을 늘어뜨리고,
設采色(설채색) : 아름다운 채색으로 꾸미고,
動容貌(동용모) : 갖은 용모를 써가며
以媚一世(이미일세) : 온 세상에 아양을 떨면서도
而不自謂道諛(이부자위도유) : 자신은 아첨을 한다고 말하지 않
는다.
與夫人之爲徒(여부인지위도) : 사람들과 더불어 무리를 이루고,
通是非(통시비) : 같이 옳고 그른 판단을 내리면서도
而不自謂衆人(이부자위중인) : 자신은 보통사람이라 생각하지 않
는다.
愚之至也(우지지야) : 이들은 지극히 어리석은 자들이다.
知其愚者(지기우자) : 그의 어리석음을 아는 사람은
非大愚也(비대우야) : 크게 어리석은 것은 아니다.
知其惑者(지기혹자) : 그의 미혹됨을 아는 사람은
非大惑也(비대혹야) : 크게 미혹된 것은 아니다.
大惑者(대혹자) : 크게 미혹된 자는
終身不解(종신불해) : 평생토록 이해하지 못하고,
大愚者(대우자) : 크게 어리석은 자는
終身不靈(종신불령) : 평생토록 깨닫지 못한다.
三人行而一人惑(삼인행이일인혹) : 세 사람이 길을 가는데 한 사
람이 미혹되어 있다면
所適者猶可致也(소적자유가치야) : 목적지로 갈 수 있다.
惑者少也(혹자소야) : 그것은 미혹된 자가 적기 때문이다.
二人惑則勞而不至(이인혹칙로이부지) :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미
혹되어 있다면 고생만 하지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한다.
惑者勝也(혹자승야) : 그것은 미혹된 자가 많기 때문이다.
而今也以天下惑(이금야이천하혹) : 그런데 지금은 온 천하가 미
혹되어 있으니,
予雖有祈嚮(여수유기향) : 내가 비록 가려는 방향이 있다 해도
不可得也(불가득야) : 갈 수가 없다.
不亦悲乎(불역비호) : 그러니 슬프지 않은가.
大聲不入於里耳(대성불입어리이) : 위대한 음악은 천한 귀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折楊皇荂(절양황과) : 절양이나 황과 같은 속된 음악을 들으면
則嗑然而笑(칙합연이소) : 좋아서 웃고 법석을 떤다.
是故高言不止於衆人之心(시고고언부지어중인지심) : 그러므로 고
상한 말도 여러 사람들의 마음에는 멈추어지지 않는 것이다.
至言不出(지언불출) : 지극한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은
俗言勝也(속언승야) : 속된 말들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以二缶鐘惑(이이부종혹) : 두 갈래로 모두가 미혹되어 있어서
而所適不得矣(이소적부득의) : 목적지로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
而今也以天下惑(이금야이천하혹) : 그처럼 지금은 온 천하가 미
혹되어 있다.
予雖有祈嚮(여수유기향) : 내가 비록 갈 곳이 있다 해도
其庸可得邪(기용가득사) : 어떻게 그 곳에 도달할 수가 있겠는가
知其不可得而强之(지기불가득이강지) :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억지를 쓰고 있는 것
又一惑也(우일혹야) : 또한 한 가지의 미혹이다.
故莫若釋之而不推(고막약석지이불추) : 그러므로 그대로 버려 두
고 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不推(불추) : 밀지만 않는다면
誰其比憂(수기비우) : 그 누가 근심을 할 것인가?
厲之人夜半生其子(려지인야반생기자) : 문둥이는 밤중에 자기 자
식을 낳고서
遽取火而視之(거취화이시지) : 바로 불을 가져다 비추어보면서
汲汲然唯恐其似己也(급급연유공기사기야) : 초조히 그 애가 자기
를 닮지 않았을까 두려워한다
15.
百年之木(백년지목) : 백년 묵은 나무를
破爲犧樽(파위희준) : 쪼개어 제사 때 쓰는 술잔을 만들려면,
靑黃而文之(청황이문지) : 나무에 색을 칠하고 하고 무늬를 조각
한다.
其斷在溝中(기단재구중) : 그리고 남은 부스러기는 도랑에 버린
다.
比犧樽於溝中之斷(비희준어구중지단) : 제사에 쓰고 남은 술잔을
도랑에 버려진 부스러기와 견주어 본다면
則美惡有間矣(칙미오유간의) : 아름답고 추한 차이가 있다.
其於失性一也(기어실성일야) : 그러나 그것들은 본성을 잃었다는
데 있어서는 같은 것이다.
跖與曾史(척여증사) : 도척과 증삼, 사추는
行義有間矣(행의유간의) : 의로움을 행하는데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然其失性均也(연기실성균야) : 그러나 그들이 본성을 잃은 것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이다.
且夫失性有五(차부실성유오) : 본성을 잃게 하는 것으로는 다섯
가지가 있다.
一曰五色亂目(일왈오색란목) : 첫째, 다섯 가지 빛깔은 눈을 어
지럽혀
使目不明(사목불명) : 눈을 어둡게 만든다.
二曰五聲亂耳(이왈오성란이) : 둘째, 다섯 가지 소리는 귀를 어
지럽혀
使耳不聰(사이불총) : 귀를 잘 들리지 않게 만든다.
三曰五臭薰鼻(삼왈오취훈비) : 셋째, 다섯 가지 냄새는 코를 찔
러
困惾中顙(곤수중상) : 콧속을 메이게 만든다.
四曰五味濁口(사왈오미탁구) : 넷째, 다섯 가지 맛은 입안을 흐
려놓아
使口厲爽(사구려상) : 입을 병나고 상하게 만든다.
五曰趣舍滑心(오왈취사활심) : 다섯째,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마음을 어지럽혀
使性飛揚(사성비양) : 본성을 날아가 버리게 만든다.
此五者(차오자) : 이 다섯 가지는
皆生之害也(개생지해야) : 모두 삶에 해가 되는 것이다.
而楊墨乃始離跂自以爲得(이양묵내시리기자이위득) : 그런데 양주
와 묵자는 자기의 주장을 드러내놓고 스스로 제대로 되었다고 생
각하고 있다.
非吾所謂得也(비오소위득야) : 그러나 내가 말하는 제대로 된 것
은 아니다.
夫得者困(부득자곤) : 제대로 되는 것에 제약이 가해지고 있는데
도
可以爲得乎(가이위득호) : 제대로 될 수가 있겠는가
則鳩鴞之在於籠也(칙구효지재어롱야) : 그렇다면 비둘기나 부엉이
가 새장 속에 있는 것도
亦可以爲得矣(역가이위득의) : 역시 제대로 된 것으로 볼 수 있
을 것이다.
且夫趣舍聲色以柴其內(차부취사성색이시기내) : 또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과 소리와 빛깔은 그의 마음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皮弁鷸冠縉笏紳修以約其外(피변휼관진홀신수이약기외) : 가죽 관
이나 비취새 깃으로 장식한 관을 쓰고, 홀을 꽂고, 큰 띠와 긴
바지를 입는 것은 그의 외모를 제약하는 것이다.
內支盈於柴柵外重纆繳(내지영어시책외중묵격) : 마음은 울안에 가
득 차서 막힌 듯하고, 외모는 여러 겹으로 줄에 묶인 듯하다.
睆睆然在纆繳之中而自以爲得(환환연재묵격지중이자이위득) : 눈은
감긴 듯하고, 몸은 줄로 묶여진 가운데 있는 듯한데도 스스로는
제대로 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則是罪人交臂歷指而虎豹在於囊檻(칙시죄인교비력지이호표재어낭
함) : 그렇다면 죄인이 팔을 뒤로 돌려 묶이고 손가락에 깍지가
껴져 있거나, 호랑이와 표범이 우리 속에 갇혀 있다 해도
亦可以爲得矣(역가이위득의) : 역시 제대로 된 것이라 할 수 있
게 될 것이다
天道
1.
天道運而無所積(천도운이무소적) : 하늘의 도는 움직이고 있어
멈춰 쌓이는 일이 없다.
故萬物成(고만물성) : 그래서 만물을 이룩하게 되는 것이다.
帝道運而無所積(제도운이무소적) : 제왕의 도 또한 움직이고 있
어 멈춰 쌓이는 일이 없다.
故天下歸(고천하귀) : 그래서 온 천하가 복종하게 되는 것이다.
聖道運而無所積(성도운이무소적) : 성인의 도 또한 움직이고 있
어 멈춰 쌓이는 일이 없다.
故海內服(고해내복) : 그래서 온 나라가 복종하게 되는 것이다.
明於天(명어천) : 하늘에 대해 밝고,
通於聖(통어성) : 성인에 대해 통달하고,
六通四辟於帝王之德者(육통사벽어제왕지덕자) : 제왕의 덕에 대
해 완전히 트인 사람은
其自爲也(기자위야) : 그 자신을 간수함에 있어서
昧然無不靜者矣(매연무부정자의) : 자욱하며 고요하지 않은 적이
없다.
聖人之靜也(성인지정야) : 성인이 고요한 것은
非曰靜也善(비왈정야선) : 고요한 것이 훌륭하기 때문에
故靜也(고정야) : 그래서 고요한 것이 아니다.
萬物無足以鐃心者(만물무족이뇨심자) : 만물에 그의 몸을 굽힐
수 있는 것이 없기에
故靜也(고정야) : 그래서 고요한 것이다.
水靜則明燭鬚眉(수정칙명촉수미) : 물이 고요하면 눈썹과 수염도
밝게 비추며,
平中準(평중준) : 완전한 수평이 되어
大匠取法焉(대장취법언) : 위대한 목수라 해도 그것을 법도로 삼
는다.
水靜猶明(수정유명) : 물이 고요해도 맑은데,
而況精神(이황정신) : 하물며 정신이나
聖人之心靜乎(성인지심정호) : 성인의 마음이 고요하다면 어떻겠
는가?
天地之鑑也(천지지감야) : 그것은 하늘과 땅을 비추는 거울이며,
萬物之鏡也(만물지경야) : 만물을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夫虛靜恬淡寂漠無爲者(부허정념담적막무위자) : 텅 비고 고요하
며 적막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天地之本(천지지본) : 하늘과 땅의 기준이며
而道德之至(이도덕지지) : 도덕의 본질이다.
故帝王聖人休焉(고제왕성인휴언) : 그러므로 제왕이나 성인은 그
런 경지에 머문다.
休則虛(휴칙허) : 거기에 머물면 텅 비게 되고,
虛則實(허칙실) : 텅 비면 모든 것이 차게 되고,
實者備矣(실자비의) : 모든 것이 차면 이치가 생기게 된다.
虛則靜(허칙정) : 텅 비게 되면 고요해지고,
靜則動(정칙동) : 고요해지면 움직이게 되고,
動則得矣(동칙득의) : 움직이면 제대로 되게 된다.
靜則無爲(정칙무위) : 고요하면 곧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고,
無爲也則任事者責矣(무위야칙임사자책의) :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 모든 것을 제각기 맡아하고 그 책임을 지게 된다.
無爲則兪兪(무위칙유유)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즐겁게 되어
兪兪者憂患不能處(유유자우환불능처) : 걱정이나 근심이 없게 되
어
年壽長矣(년수장의) : 생명이 길어지는 것이다.
夫虛靜恬淡寂漠無爲者(부허정념담적막무위자) :
텅 비고 고요하며 적막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萬物之本也(만물지본야) : 만물의 근본인 것이다.
明此以南鄕(명차이남향) : 이것을 잘 알고 임금이 되었던 것이
堯之爲君也(요지위군야) : 요임금이 세상을 다스릴 때였다.
明此以北面(명차이북면) : 이것을 잘 알고 임금을 섬겼던 것이
舜之爲臣也(순지위신야) : 순임금이 신하노릇을 할 때였다.
以此處上(이차처상) : 이런 방법으로 윗자리에 처하는 것이
帝王天子之德也(제왕천자지덕야) : 제왕이나 천자의 덕이다.
以此處下(이차처하) : 이런 방법으로 아랫자리에 처하는 것이
玄聖素王之道也(현성소왕지도야) : 현묘한 성인과 왕위에 오르지
않고 왕도를 행한 이의 도이다.
以此退居而閒游(이차퇴거이한유) : 이런 방법으로 물러나 살면서
한가하게 노닐면
則江海山林之士服(칙강해산림지사복) : 강이나 바다나 산림에 숨
어사는 선비들이 따를 것이다.
以此進爲而撫世(이차진위이무세) : 이런 방법으로 나아가 세상을
다스린다면
則功大名顯而天下一也(칙공대명현이천하일야) : 공로가 커지고
이름이 드러나며 천하가 통일될 것이다.
靜而聖(정이성) : 고요히 있으면 성인이 되고,
動而王(동이왕) : 움직이면 임금이 된다.
無爲也而尊(무위야이존)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존경받고,
樸素而天下莫能與之爭美(박소이천하막능여지쟁미) : 소박한 채로
있어도 천하에 그와 아름다움을 다툴 자가 없을 것이다
2.
夫明白於天地之德者(부명백어천지지덕자) : 하늘과 땅의 덕을 분
명히 체험하여 얻은 것을
此之謂大本大宗(차지위대본대종) : 이것을 만물의 위대한 근본이
라하고. 위대한 조종(祖宗)이라 부르며,
與天和者也(여천화자야) : 이것이 바로 하늘과 조화되는 것이다.
所以均調天下(소이균조천하) : 온 천하를 고르게 다스리고
與人和者也(여인화자야) : 사람들이 화합하게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與人和者(여인화자) : 사람들과 화합하는 것
謂之人樂(위지인락) : 이것을 인락(人樂)이라 부르고,
與天和者(여천화자) : 하늘과 조화되는 것
謂之天樂(위지천락) : 이것을 천락(天樂)이라 부른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吾師乎(오사호) : “나의 스승이여
吾師乎(오사호) : 나의 스승이여
?萬物而不爲戾(?만물이불위려) : 도의 조화는 만물을 부숴 버리
고도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 되지 않고,
澤及萬世而不爲仁(택급만세이불위인) : 은혜와 혜택이 만세에 미
치지만 어짊이 되지 않고,
長於上古而不爲壽(장어상고이불위수) : 상고시대부터 살고 있으
면서도 장수라 하지 않는다.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巧(복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교) : 하늘과
땅을 위와 아래에 있게 하고, 만물의 형상을 조각하여 놓고도 교
묘하다 하지 않는다.
此之爲天樂(차지위천락) : 이것을 두고 천락이라 하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知天樂者(지천락자) : 천락을 아는 사람은
其生也天行(기생야천행) : 천체의 운행과 같고,
其死也物化(기사야물화) : 그의 죽음은 물건의 변화와 같다고 하
는 것이다.
靜而與陰同德(정이여음동덕) : 그는 고요히 있을 때에는 음(陰)
과 같은 덕을 지니게 되고,
動而與陽同波(동이여양동파) : 움직일 때에는 양(陽)과 같은 율
동을 지닌다.
故知天樂者(고지천락자) : 그러므로 천락을 아는 사람은
無天怨(무천원) : 하늘에 대한 원망이 없고,
無人非(무인비) : 사람에 대한 비난이 없고,
無物累(무물루) : 물건에 의한 재난이 없고,
無鬼責(무귀책) : 귀신에 의한 책망이 없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其動也天(기동야천) : 그가 움직이는 것은 하늘과 같고
其靜也地(기정야지) : 그가 고요히 있는 것은 땅과 같다.
一心定而天地正(일심정이천지정) : 한결같은 마음으로 안정되어
천하를 다스린다.
其魄不崇(기백불숭) : 따라서 귀신도 그에게 화를 입히지 못하고
,
其魂不疲(기혼불피) : 영혼은 지치는 일이 없다.
一心定而萬物服(일심정이만물복) : 한결같이 마음이 안정되어 있
어서 만물이 복종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言以虛靜推於天地(언이허정추어천지) : 그것은 텅 비고 고요함으
로 하늘과 땅을 미루어 이해하고
通於萬物(통어만물) : 만물의 이치에 통달함을 뜻하는 것이다.
此之謂天樂(차지위천락) : 이것을 천락이라 말하는 것이다.
天樂者(천락자) : 천락이라는 것은
聖人之心(성인지심) : 성인의 마음으로
以畜天下也(이축천하야) : 천하를 양육하는 것이다
夫帝王之德(부제왕지덕) : 제왕의 덕은
以天地爲宗(이천지위종) : 하늘과 땅을 조상으로 삼고
以道德爲主(이도덕위주) : 도와 덕을 주인으로 하며,
以無爲爲常(이무위위상) : 무위를 법도로 삼는다.
無爲也(무위야) : 무위란
則用天下而有餘(칙용천하이유여) : 천하를 다스리는데 쓰고도 남
음이 있는 것이다.
有爲也(유위야) : 유위란
則爲天下用而不足(칙위천하용이불족) : 천하를 위해 쓰기에는 부
족한 것이다.
故古之人貴夫無爲也(고고지인귀부무위야) : 그러므로 옛날 사람
들은 무위라는 것을 귀중히 여겼었다.
上無爲也(상무위야) : 임금이 무위이고
下亦無爲也(하역무위야) : 백성 또한 무위라면
是下與上同德(시하여상동덕) : 그것은 백성들과 임금이 같은 덕
을 지닌 것이다.
下與上同德則不臣(하여상동덕칙불신) : 백성들이 임금과 같은 덕
을 지니게 되면 신하노릇을 하지 않는 것이 된다.
下有爲也(하유위야) : 백성들이 유위한데
上亦有爲也(상역유위야) : 임금도 역시 유위하다면
是上與下同德(시상여하동덕) : 이것은 백성과 임금이 같은 도를
지키는 것이 된다.
上與下同德則不主(상여하동덕칙불주) : 임금과 백성이 같은 도를
지키면 임금노릇을 하지 않는 것이 된다.
上必無爲而用天下(상필무위이용천하) : 임금은 반드시 무위로써
천하를 다스리고,
下必有爲爲天下用(하필유위위천하용) : 백성들은 반드시 유위로
써 천하를 위해 쓰이는 것,
此不亦之道也(차불역지도야) : 이것은 영원히 변치 않을 도인 것
이다
故古之王天下者(고고지왕천하자) : 옛날에 천하를 다스리던 임금
은
知雖落天地(지수락천지) : 지혜가 비록 하늘과 땅을 덮을 만큼
넓다 해도
不自慮也(불자려야) :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辯雖彫萬物(변수조만물) : 말재주가 비록 만물을 두루 변호할 만
하다 해도
不自說也(불자설야) : 스스로 말하지는 않았다.
能雖窮海內(능수궁해내) : 능력이 비록 온 세상에서 으뜸이라 해
도
不自爲也(불자위야) : 스스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天不産而萬物化(천불산이만물화) : 하늘이 생산하지 않아도 만물
은 변화하고,
地不長而萬物育(지불장이만물육) : 땅이 생장시키지 않아도 만물
은 자라나며,
帝王無爲而天下功(제왕무위이천하공) : 제왕은 무위하여도 천하
는 다스려지는 것이다.
故曰莫信於天(고왈막신어천) : 그러므로 하늘보다 신묘한 것은
없고,
莫富於地(막부어지) : 땅보다 더 풍부한 것은 없고,
莫大於帝王(막대어제왕) : 제왕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故曰帝王之德配天地(고왈제왕지덕배천지) : 그러므로 제왕의 덕
은 하늘과 땅의 짝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
此乘天地(차승천지) : 이것이 하늘과 땅을 타고서
馳萬物(치만물) : 만물을 달리게 하며
而用人羣之道也(이용인군지도야) : 사람들을 부려쓰는 도인 것이
다.
本在於上(본재어상) : 근본은 위에 있고
末在於下(말재어하) : 말단은 아래에 있다.
要在於主(요재어주) : 요점은 임금에게 있고,
詳在於臣(상재어신) : 자세한 것은 신하들에게 있다.
三軍五兵之運(삼군오병지운) : 삼군과 여러 가지 무기의 사용은
德之末也(덕지말야) : 덕의 말단이다.
賞罰利害(상벌리해) : 상과 벌과 이익과 손해와
五刑之辟(오형지벽) : 다섯 가지 형벌에 관한 법은
敎之末也(교지말야) : 교화의 말단이다.
禮法度數(예법도수) : 예의와 제도와
形名比詳(형명비상) : 형식과 명칭 및 자세한 비교는
治之末也(치지말야) : 다스림의 말단이다.
鐘鼓之音(종고지음) : 종과 북과 소리 및
羽旄之容(우모지용) : 새의 깃과 소의 꼬리를 들고 추는 춤은
樂之末也(악지말야) : 음악의 말단들이다.
哭泣衰絰(곡읍쇠질) : 곡하고 울면서
隆殺之服(융살지복) : 여러 가지 상복을 입는 것은
哀之末也(애지말야) : 슬픔의 말단이다.
此五末者(차오말자) : 이 다섯 가지 말단적인 것은
須精神之運(수정신지운) : 반드시 정신의 작용이나
心術之動(심술지동) : 마음과 지혜의 활동이 있은 뒤
然後從之者也(연후종지자야) : 그에 따라 써야 하는 것이다.
末學者(말학자) : 말단적인 학문은
古人有之(고인유지) : 옛사람들도 지니고 있었으나
而非所以先也(이비소이선야) : 그것을 앞세우지는 않았다
君先而臣從(군선이신종) : 임금이 앞서면 신하가 따라간다.
父先而子從(부선이자종) : 아버지가 앞서면 자식이 따라간다.
兄先而弟從(형선이제종) : 형이 앞서면 아우가 따라간다.
長先而小從(장선이소종) : 어른이 앞서면 어린이가 따라간다.
男先而女從(남선이여종) : 남자가 앞서면 여자가 따라간다.
夫先而婦從(부선이부종) : 남편이 앞서면 부인이 따라간다.
夫尊卑先後(부존비선후) : 모든 높고 낮은 것과 앞서고 뒤서는
것은
天地之行也(천지지행야) : 하늘과 땅의 운행에 의한 것이다.
故聖人聚象焉(고성인취상언) : 그러므로 성인들은 그 모양을 본
뜬 것이다.
天尊地卑(천존지비) : 하늘이 높고 땅이 낮은 것은
神明之位也(신명지위야) : 천지의 신명의 위치인 것이다.
春夏先(춘하선) : 봄과 여름이 앞서고
秋冬後(추동후) : 가을과 겨울이 뒤따르는 것은
四時之序也(사시지서야) : 사계절의 질서인 것이다.
萬物化作(만물화작) : 만물이 변화하는데 있어서
萌區有狀(맹구유상) : 펴지고 굽어지는 모양의 차별이 있고,
盛衰之殺(성쇠지살) : 성해지고 쇠해지는 단계가 있는데
變化之流也(변화지류야) : 그것이 변화의 양상인 것이다.
夫天地至神(부천지지신) : 하늘과 땅은 지극히 신령스러운 것인
데도
而有尊卑先後之序(이유존비선후지서) : 높고 낮고 앞서고 뒤서는
순서가 있는데
而況人道乎(이황인도호) : 하물며 사람의 도에 없을 수 있겠는가
?
宗廟尙親(종묘상친) : 종묘에서는 가까운 친척이 받들어지고,
朝廷尙尊(조정상존) : 조정에서는 지위 높은 사람이 받들어지고,
鄕黨尙齒(향당상치) : 마을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 받들어지고,
行事尙賢(행사상현) :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현명한 사람이 받들
어지는데
大道之序也(대도지서야) : 이것이 위대한 도의 질서인 것이다.
語道而非其序者(어도이비기서자) : 도를 얘기하면서도 그 질서에
서 벗어나는 것은
非其道也(비기도야) : 참된 도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語道而非其道者(어도이비기도자) : 도를 얘기하면서도 참된 도가
못된다면
安取道(안취도) : 어디에서 참된 도를 가져오겠는가?
是故古之明大道者(시고고지명대도자) : 그러므로 옛날에 위대한
도를 밝히던 사람들은
先明天而道德次之(선명천이도덕차지) : 먼저 하늘의 도를 밝히고
도와 덕을 그 다음에 밝혔다.
道德已明而仁義次之(도덕이명이인의차지) : 도와 덕이 밝혀진 뒤
에는 어짊과 의로움이 그 뒤를 따랐다.
仁義已明而分守次之(인의이명이분수차지) : 어짊과 의로움이 밝
혀진 뒤에는 분수가 그 다음에 따랐다.
分守已明而形名次之(분수이명이형명차지) : 자기 분수가 밝혀진
뒤에는 형체와 명칭이 다음에 따랐다.
形名已明而因任次之(형명이명이인임차지) : 형체와 명칭이 밝혀
진 뒤에는 일에 따른 책임이 그 다음에 따랐다.
因任已明而原省次之(인임이명이원성차지) : 일에 대한 책임이 밝
혀진 뒤에는 살피고 생각하는 일이 그 다음에 따랐다.
原省已明而是非次之(원성이명이시비차지) : 살피고 생각하는 일
이 밝혀진 뒤에는 옳고 그른 판단이 그 다음에 따랐다.
是非已明而賞罰次之(시비이명이상벌차지) : 옳고 그른 판단이 밝
혀진 뒤에는 상과 벌이 그 다음에 따랐다.
賞罰已明而愚知處宜(상벌이명이우지처의) : 상과 벌이 밝혀진 뒤
에는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사람이 적절한 위치에 처하게 되고
,
貴賤履位(귀천리위) :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들이 제 자리를 차
지하게 되고,
仁賢不肖襲情(인현불초습정) :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나 못난 사
람이나 모두가 자기 본성대로 살아가고,
必分其能(필분기능) : 반드시 자기 능력에 따른 할 일을 지키고,
必由其名(필유기명) : 반드시 형식과 내용이 들어맞았다.
以此事上(이차사상) : 이런 방법으로 임금을 섬겼고,
以此畜下(이차축하) : 이런 방법으로 백성을 양육했다.
以此治物(이차치물) : 이런 방법으로 만물을 다스렸고,
以此修身(이차수신) :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닦았다.
知謀不用(지모불용) : 지혜와 계책을 쓰지 않아도
必歸其天(필귀기천) : 반드시 천연으로 되돌아 갔다.
此之謂大平(차지위대평) : 이것을 두고 태평이라 말하는 것이니,
治之至也(치지지야) : 다스림의 극치이다
故書曰(고서왈) : 옛 글에 이르기를
有形有名(유형유명) : 형체가 있으면 명칭이 있기 마련이다”라
고 했다.
形名者(형명자) : 형체와 명칭은
古人有之(고인유지) : 옛사람들에게도 있었지만
而非所以先也(이비소이선야) : 내세웠던 것은 아니었다.
古之語大道者(고지어대도자) : 옛날의 위대한 도를 얘기하던 사
람들은
五變而形名可擧(오변이형명가거) : 다섯 번째로 형체와 명칭을
들었었고,
九變而賞罰可言也(구변이상벌가언야) : 아홉 번째로 상과 벌을
말하고 있었다.
驟而語形名(취이어형명) : 갑자기 형체와 명칭을 얘기해도
不知其本也(불지기본야) : 그 근본을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驟而語賞罰(취이어상벌) : 갑자기 상과 벌을 얘기한다면
不知其始也(불지기시야) : 그 시작을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倒道而言(도도이언) : 도를 거꾸로 얘기하고,
迕道而說者(오도이설자) : 도에 어긋나게 논하는 사람은
人之所治也(인지소치야) : 남에게 다스림을 받아야할 사람이니,
安能治人(안능치인) : 어찌 남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驟而語形名賞罰(취이어형명상벌) : 갑자기 형체와 명칭이나 상과
벌을 얘기한다면
此有知治之具(차유지치지구) : 정치의 수단에 대해서는 알 수 있
겠지만
非知治之道(비지치지도) : 정치의 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을 것
이다.
可用於天下(가용어천하) : 천하에 그가 쓰여질 수는 있겠지만
不足以用天下(부족이용천하) : 그를 천하를 다스리는 데 쓰기에
는 부족할 것이다.
此之謂辯士(차지위변사) : 이런 사람을 두고 변사로서
一曲之人也(일곡지인야) : 한가지 재주만 있는 사람이라 말하는
것이다.
禮法數度(예법수도) : 예의 제도와
形名比詳(형명비상) : 형체와 명분 및 자세히 살펴 비교하는 일
은
古人有之(고인유지) : 옛사람들에게도 있었다.
此下之所以事上(차하지소이사상) : 이것은 아래 백성들이 임금을
섬기는 방법이지,
非上之所以畜下也(비상지소이축하야) : 임금이 백성들을 양육하
는 방법은 아니다
3.
昔者舜問於堯曰(석자순문어요왈) : 순이 요임금에게 물었다.
天王之用心何如(천왕지용심하여) : “천자는 마음을 어떤 곳에
써야 합니까?”
堯曰(요왈) : 요임금이 말했다.
吾不敖無告(오불오무고) : “나는 의지할 곳 없는 백성들에게 오
만하지 않고,
不廢窮民(불폐궁민) : 궁한 백성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苦死者(고사자) : 죽은 사람을 가슴 아파하고,
嘉孺子而哀婦人(가유자이애부인) : 어린 고아들은 돌보아주고,
과부들은 가엾게 여겨주었습니다.
此吾所以用心已(차오소이용심이) : 이것이 내가 마음을 쓴 일들
입니다.”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美則美矣(미칙미의) : “훌륭하기는 하지만
而未大也(이미대야) : 위대하지는 못하십니다.”
堯曰(요왈) : 요임금이 물었다.
然則何如(연칙하여)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天德而土寧日月照而四時行(천덕이토녕일월조이사시행) : “하늘
의 덕이 있으면 나라가 편안해지고, 해와 달이 제대로 비추면 사
철이 올바르게 바뀝니다.
若晝夜之有經(약주야지유경) : 낮과 밤의 법도가 있고
雲行而雨施矣(운행이우시의) : 구름이 흐르고 비가 내리는 것처
럼 자연스럽게 됩니다.”
堯曰(요왈) : 요임금이 말했다.
膠膠擾擾乎(교교요요호) : “나는 사물에 집착하여 번거롭게 했
습니다.
子天之合也(자천지합야) : 당신의 덕은 하늘과 합치되고,
我人之合也(아인지합야) : 내 덕은 사람에게 합치된 것입니다.”
夫天地者(부천지자) : 하늘과 땅은
古之所大也(고지소대야) : 옛부터 위대하다고 받든 것이며,
而皇帝堯舜之所共美也(이황제요순지소공미야) : 황제와 요임금,
순임금이 다 같이 훌륭히 여겼던 것이다.
故古之王天下者(고고지왕천하자) : 그러므로 옛날의 천하를 다스
리던
奚爲哉(해위재) : 사람들은 무엇을 했던가
天地而已矣(천지이이의) : 하늘과 땅을 따를 뿐이었다
4.
孔子西藏書於周室(공자서장서어주실) : 공자가 서쪽 주나라 왕실
서고에 책을 넣어두려 했다.
子路謀曰(자로모왈) : 자로가 그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由聞周之徵藏史有老聃者(유문주지징장사유노담자) : “제가 듣기
에 주나라의 서고를 관리하던 노담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免而歸居(면이귀거) : 지금은 그만두고 돌아가 집에 살고 있다
합니다.
夫子欲藏書(부자욕장서) : 선생님께서 책을 넣어 두시려면
則試往因焉(칙시왕인언) : 가셔서 부탁을 해보십시오.”
孔子曰善(공자왈선) : 공자가 이르기를, “좋은 생각이다.”
往見老聃(왕견노담) : 그리고 가서 노담을 만났으나
而老聃不許(이노담불허) : 청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於是繙六經以說(어시번육경이설) : 그래서 공자는 십이경을 펼쳐
놓고서 설명을 했다.
老聃中其說(노담중기설) : 노담은 그의 설명에 동의했다
曰大謾(왈대만) : 노자가 이르기를, “너무 장황합니다.
願聞其要(원문기요) : 요점만 말해주십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要在仁義(요재인의) : “요점은 어짊과 의로움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請問(청문) : 청하여 묻습니다
仁義(인의) : “어짊과 의로움은
人之性邪(인지성사) : 사람의 본성입니까?”
孔子曰然(공자왈연) : 공자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君子不仁則不成(군자불인칙불성) : 군자는 어짊이 아니면 이룩되
지 않고,
不義則不生(불의칙불생) : 의로움이 아니면 살아가지 못합니다.
仁義眞人之性也(인의진인지성야) : 어짊과 의로움은 참된 사람의
본질입니다.
又將奚爲矣(우장해위의) : 그밖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請問(청문) : 청하여 묻건데
何謂仁義(하위인의) : 무엇을 어짊과 의로움이라 하는 것입니까?
”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中心物愷兼愛無私(중심물개겸애무사) : “마음속은 부드럽고 사
사로움이 없이 모두 서로 사랑하는 것,
此仁義之情也(차인의지정야) : 이것이 어짊과 의로움의 진실한
모습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意幾乎後言(의기호후언) : “뒤에 하신 말씀은 더욱 위험합니다.
夫兼愛(부겸애) :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不亦迂乎(불역우호) :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無私焉(무사언) :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
乃私也(내사야) : 바로 사사로움입니다.
夫子若欲使天下無失其牧乎(부자약욕사천하무실기목호) : 선생은
온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생육을 잃지 않도록 하고자 하십니까?
則天地固有常矣(칙천지고유상의) : 그렇다면, 하늘과 땅에도 본
래부터 법도가 있고,
日月固有明矣(일월고유명의) : 해와 달에도 본래부터 광명이 있
고,
星辰固有列矣(성신고유열의) : 별과 성좌에도 본래부터 배열이
있고,
禽獸固有群矣(금수고유군의) : 새와 짐승들에게도 본래부터 무리
가 있고,
樹木固有立矣(수목고유립의) : 나무에게는 본래부터 서서 자라는
본성이 있습니다.
夫子亦放德而行(부자역방덕이행) : 선생도 그런 자연의 덕을 본
받아 행하시고,
循道而趨(순도이추) : 자연의 도를 따라 나아간다면
已至矣(이지의) : 이미 목적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又何偈偈乎揭仁義(우하게게호게인의) : 무엇 때문에 어짊과 의로
움을 애써 들고 나와
若擊鼓而求亡子焉(약격고이구망자언) : 북을 치고 다니면서 잃어
버린 자식을 찾듯 하십니까?
意夫子亂人之性也(의부자란인지성야) : 선생은 사람들의 본성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입니다
5.
士成綺見老子而問曰(사성기견노자이문왈) : 사성기가 노자를 찾
아가서 물었다.
吾聞夫子聖人也(오문부자성인야) : “저는 선생님이 성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吾固不辭遠道而來願見(오고불사원도이래원견) : 그래서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뵙고자 했습니다.
百舍重趼而不敢息(백사중견이불감식) : 백 날을 여관에서 묵고,
발에는 물집이 겹으로 생겼어도 오는 길을 쉬지 않았습니다.
今吾觀子(금오관자) : 그러나 선생님을 뵙고 보니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닌 것 같습니다.
鼠壤有餘蔬(서양유여소) : 쥐 굴 앞에도 남은 곡식이 있는 법인
데,
而棄妹之者(이기매지자) : 어리석은 사람들을 버려 두고 길러주
지 않는 것은
不仁也(불인야) : 어짊이 아닙니다.
生熟不盡於前(생숙부진어전) : 날것이나 삶은 것이 눈앞에 무진
장인데도
而積斂無崖(이적렴무애) : 한없이 긁어모아 쌓고만 있습니다.”
勞資漠然不應(로자막연불응) : 노자는 모르는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士成綺明日復見曰(사성기명일부견왈) : 사성기가 다음날 다시 찾
아와서 말했다.
昔者(석자) : “어제는
吾有刺於子(오유자어자) : 선생님을 공격했었는데
今吾心正却矣(금오심정각의) : 오늘은 마음이 달라졌으니
何故也(하고야) :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夫巧知神聖之人(부교지신성지인) : “교묘한 지혜를 지닌 신성한
사람의 경지를
吾自以爲脫焉(오자이위탈언) : 나는 스스로 초탈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昔者子呼我牛也而謂之牛(석자자호아우야이위지우) : 전에 당신이
나를 소라고 불렀다면 나는 소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呼我馬也而謂之馬(호아마야이위지마) : 나를 말이라고 불렀다면
나는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苟有其實(구유기실) : 진실로 그런 면을 갖고 있으면서도
人與之名而弗受(인여지명이불수) : 그에게 명칭을 붙여주는데 받
지 않는다면
再受其殃(재수기앙) : 거듭 그 재액을 받게 될 것입니다.
吾服也恒服(오복야항복) : 나의 행동은 언제나 같은 행위입니다.
吾非以服有服(오비이복유복) : 나는 어떤 행위를 위해 행동하지
는 않습니다.”
士成綺雁行避影(사성기안행피영) : 사성기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노자의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애썼다.
履行遂進而問(이행수진이문) : 그리고 신을 신은 채로 방안으로
들어가서는 묻기를
修身若何(수신약하) : “몸을 닦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하
였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는 말했다.
而容崖然(이용애연) : “당신의 얼굴은 돋보이고,
而目衝然(이목충연) : 눈은 번들번들하며,
而顙頮然(이상회연) : 이마는 넓고,
而口鬫然(이구함연) : 입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而狀義然(이상의연) : 몸집은 훤칠한데,
似繫馬而止也(사계마이지야) : 뛰려는 말을 묶어 놓은 듯합니다.
動而持(동이지) : 행동은 의젓하고
發也機(발야기) : 움직임은 쇠뇌를 퉁긴 것처럼 빠르고,
察而審(찰이심) : 일을 잘 살펴 자세히 알며,
知巧而覩於泰(지교이도어태) : 지혜 있고 교묘하며, 오만한 모습
이 나타나 있습니다.
凡以爲不信(범이위불신) : 이런 것이 성실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邊竟有人焉(변경유인언) : 변경에 사는 사는데
其名爲竊(기명위절) : 명분은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6.
夫子曰(부자왈) : 노자가 말했다.
夫道(부도) : “도는
於大不終(어대부종) : 크기로는 끝이 없고,
於小不遺(어소불유) : 작기로는 없는 곳이 없어
故萬物備(고만물비) : 세상 만물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廣廣乎其無不容也(광광호기무불용야) : 그 넓이는 한없이 넓어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淵淵乎其不可測也(연연호기불가측야) : 그 깊이는 헤아릴 수도
없는 것이다.
形德仁義(형덕인의) : 덕을 어짊과 의로움으로 표현하는 것은
神之末也(신지말야) : 정신의 말초적인 일이다.
非至人孰能定之(비지인숙능정지) : 그런 것이야 지극한 사람이
아니면 그 누가 결정지을 수 있겠는가
夫至人有世(부지인유세) : 지극한 사람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不亦大乎(불역대호) : 역시 위대한 일이 아니겠는가
而不足以爲之累(이부족이위지루) : 그러나 그런 일 때문에 자기
에게 장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天下奮棅而不與之偕(천하분병이불여지해) : 온 천하가 권세를 두
고 다툰다 해도 그는 거기에 끼여들지 않는다.
審乎無假而不與利遷(심호무가이불여리천) : 도란 의지하는 것이
없는 것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익을 따라 뒤쫓지 않는다.
極物之眞(극물지진) : 만물의 참됨을 추구하며
能守其本(능수기본) : 그의 근본을 잘 지킨다.
故外天地(고외천지)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을 도외시하고
遺萬物(유만물) : 만물을 잊으면
而神未嘗有所困也(이신미상유소곤야) : 그의 정신은 곤경에 처하
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通乎道(통호도) : 도에 통하고
合乎德(합호덕) : 덕에 합해지며
退仁義(퇴인의) : 어짊과 의로움을 물리치고
賓禮樂(빈예악) : 예의와 음악을 멀리한다.
至人之心有所定矣(지인지심유소정의) : 그래서 지극한 사람의 마
음은 안정됨이 있게 되는 것이다.
7.
世之所貴道者書也(세지소귀도자서야) : 도를 배울 때 세상에서
귀중히 여기는 것은 글이다.
書不過語(서불과어) : 글이란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語有貴也(어유귀야) : 말이 귀중한 것이 된다.
語之所貴者意也(어지소귀자의야) : 말이 귀중한 것은 뜻이 있기
때문인데,
意有所隨(의유소수) : 뜻이란 추구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意之所隨者(의지소수자) : 뜻이 추구하는 것은
不可以言傳也(불가이언전야) : 말로는 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而世因貴言傳書(이세인귀언전서) :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그 때문
에 말을 귀중히 여기며 글을 전한다.
世雖貴之(세수귀지) : 세상에서는 비록 그것들을 귀중히 여기지
만
我猶不足貴也(아유부족귀야) : 나는 오히려 귀중히 여길 것이 못
된다.
爲其貴非其貴也(위기귀비기귀야) : 세상에서 귀중히 여기는 것은
귀중한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故視而可見者(고시이가견자) :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形與色也(형여색야) : 형체와 색깔이다.
聽而可聞者(청이가문자) :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은
名與聲也(명여성야) : 명칭과 소리이다.
悲夫(비부) : 슬프다
世人以形色名聲爲足以得彼之情(세인이형색명성위족이득피지정) :
세상사람들은 그 형체와 색깔과 명칭과 소리로 그것들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夫形色名聲果不足以得彼之情(부형색명성과부족이득피지정) : 형
체와 색깔과 명칭과 소리로는 절대로 그것들의 진실을 파악할 수
없다.
則知者不言(칙지자불언) : 게다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言者不知(언자부지)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고 있으니
而世豈識之哉(이세기식지재) : 어떻게 그것들을 알 수 있겠는가
8.
桓公讀書於堂上(환공독서어당상) :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輪扁斲輪於堂下(륜편착륜어당하) : 뜰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던 목수가
釋椎鑿而上(석추착이상) :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問桓公曰(문환공왈) : 환공에게 물었다.
敢問(감문) : 감히 묻습니다
公之所讀者何言邪(공지소독자하언사) :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에는 무엇이 쓰여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公曰(공왈) : 환공이 말했다.
聖人之言也(성인지언야) : “성인의 말씀이시다.”
曰聖人在乎(왈성인재호) : “성인은 살아 계신 분입니까?”
公曰(공왈) : 환공이 말했다.
已死矣(이사의) :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曰然則君之所讀者(왈연칙군지소독자) :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
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고인지조백이부) : 옛사람의 찌꺼기이겠습니다.
”
桓公曰(환공왈) : 환공이 말했다.
寡人讀書(과인독서) : “내가 책을 읽고 있는 것에 대해
輪人安得議乎(륜인안득의호) : 수레바퀴나 만드는 자가 어찌 거
론하느냐
有說則可(유설칙가) : 올바른 근거가 있으면 모르지만
無說則死(무설칙사) : 그렇지 않다면 죽여버리겠다.”
輪扁曰(윤편왈) : 목수는 말했다
臣也以臣之事觀之(신야이신지사관지) : “저는 제가 하는 일로
미루어 그 일도 관찰한 것입니다.
斲輪(착륜) : 수레바퀴를 깎을 때,
徐則甘而不固(서칙감이불고) : 늦추어 깎으면 헐렁해지나 견고하
게 되지 않고,
疾則苦而不入(질칙고이불입) : 꼼꼼히 깎으면 빠듯해져소 들어맞
지 않습니다.
不徐不疾(불서불질) : 엉성하지도 않고 꼼꼼하지도 않게 하는 것
은
得之於手而應於心(득지어수이응어심) : 손의 감각에 의해 마음의
호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口不能言(구불능언) : 입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有數存焉於其間(유수존언어기간) : 거기에 법도가 존재하기는 하
지만
臣不能以喩臣之子(신불능이유신지자) : 그것을 저의 아들에게 가
르쳐 줄 수가 없고,
臣之子亦不能受之於臣(신지자역불능수지어신) : 저의 아들은 그
것을 저에게 배울 수가 없습니다.
是以行年七十而老斲輪(시이행년칠십이노착륜) : 그래서 나이 칠
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人與其不可傳也死矣(고지인여기불가전야사의) : 옛날 사람과
그의 전할 수 없는 정신은 함께 죽어버린 것입니다.
然則君之所讀者(연칙군지소독자) : 그러니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고인지조백이부) : 옛사람들의 찌꺼기일 것입니
다.”
天運
1.
天其運乎(천기운호) : “하늘은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地其處乎(지기처호) : 땅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인가?
日月其爭於所乎(일월기쟁어소호) : 해와 달은 서로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인가?
孰主張是(숙주장시) : 누가 이것들을 주관하는가?
孰維綱是(숙유강시) : 누가 이것들을 질서 있게 유지하는가?
孰居無事而推行是(숙거무사이추행시) : 누가 아무 일도 하지 않
으면서 이것들을 밀어 그렇게 되게 하는가?
意者其有機緘而不得已邪(의자기유기함이부득이사) : 생각하기에
땅은 틀로 묶여 있어 그렇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인가?
意者其運轉而不能自止邪(의자기운전이불능자지사) : 생각하기에
하늘은 움직이며 돌아서 스스로 멈출 수도 없게 되어 있는 것인
가?
雲者爲雨乎(운자위우호) : 구름이 비를 오게 하는가?
雨者爲雲乎(우자위운호) : 비가 구름을 만드는가?
孰隆施是(숙륭시시) : 누가 구름이 일고 비를 내리게 하는가?
孰居無事淫樂而勸是(숙거무사음락이권시) : 누가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재미로 그렇게 추진하는가?
風起北方(풍기북방) : 바람은 북쪽에서 생겨나서
一西一東(일서일동) : 서쪽으로 불었다 동쪽으로 불었다 하기도
하며,
在上彷徨(재상방황) : 위쪽으로 불면서 빙빙 돌기도 한다.
孰噓吸是(숙허흡시) : 누가 바람을 불고 마시고 하는 것일까?
孰居無事而披拂是(숙거무사이피불시) : 누가 아무 일도 하고 있
지 않으면서 바람을 부채질하는가?
敢問何故(감문하고) : 감히 왜 그런지 알고 싶다.”
巫咸祒曰(무함초왈) : 무함이 말했다.
來吾語女(래오어여) : “내가 말해드리지요.
天有六極五常(천유육극오상) : 하늘에는 육극(六極)과 오상(五常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帝王順之則治(제왕순지칙치) : 제왕이 이것을 따르면 나라가 다
스려지고
逆之則凶(역지칙흉) : 이것을 거스르면 흉해지는 것입니다.
九洛之事(구락지사) : 구주(九疇)와 낙서(洛書)에 기록된 것을
보면,
治成德備(치성덕비) : 정치가 완성되고 덕이 갖추어지면
監照下土(감조하토) : 온 세상을 햇볕처럼 비추게 되어,
天下戴之(천하대지) : 세상사람들은 그 임금을 떠받들게 되는데,
此謂上皇(차위상황) : 이런 분을 상황(上皇)이라 부르는 것입니
다.”
2.
商大宰蕩問仁於莊子(상대재탕문인어장자) : 상나라 태재인 탕이
장자에게 어짊에 대해서 물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虎狼仁也(호랑인야) : “호랑이나 이리와 같은 것이 어짊입니다.
”
曰何謂也(왈하위야) : 탕이 묻기를, “어째서 그렇습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父子相親(부자상친) : “아비와 새끼가 서로 친한데
何爲不仁(하위불인) : 어찌 어질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曰請問至仁(왈청문지인) : 탕이 말하기를, “지극한 어짊은 어떤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至仁無親(지인무친) : “지극한 어짊에는 친함이 없습니다.”
大宰曰(대재왈) : 탕이 말했다.
蕩聞之(탕문지) : “제가 듣기로는 친
無親則不愛(무친칙불애) : 함이 없다면 사랑하지도 않고,
不愛則不孝(불애칙불효) : 사랑하지 않으면 효성스러움이 없다고
했습니다.
謂至仁不孝可乎(위지인불효가호) : 지극한 어짊은 효성스럽지 않
은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습니다.
夫至仁尙矣(부지인상의) : 지극한 어짊이란 고상한 것이어서
孝固不足以言之(효고부족이언지) : 효성으로 그것을 말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此非過孝之言也(차비과효지언야) : 그것이 효성보다 뛰어난 것이
라는 말이 아니라,
不及孝之言也(불급효지언야) : 그것이 효성이 될 수 없다는 말입
니다.
夫南行者至於郢(부남행자지어영) : 남쪽으로 가는 사람이 영땅에
이르러
北面而不見冥山(북면이불견명산) : 북쪽을 바라보면 명산(冥山)
은 보이지 않습니다.
是何也(시하야) : 그것은 어째서 그렇겠습니까?
則去之遠也(칙거지원야) : 멀리 떠나왔기 때문입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以敬孝易(이경효이) : 「공경함으로 효도를 하는 것은 쉽지만
以愛孝難(이애효난) : 사랑으로 효도를 하기는 어렵다.
以愛孝易(이애효이) : 사랑으로 효도하기는 쉬우나
以忘親難(이망친난) : 어버이를 잊고 스스로 효도하기는 어렵다
忘親易(망친이) : 어버이를 잊기는 쉬우나
使親忘我難(사친망아난) : 어버이로 하여금 나를 잊게 하기는 어
렵다.
使親忘我易(사친망아역) : 어버이로 하여금 자기를 잊게 하기는
쉽지만
兼忘天下難(겸망천하난) : 천하를 모두 잊기는 어렵다. .
兼忘天下易(겸망천하역) : 천하를 모두 잊는 것은 쉽지만
使天下兼忘我難(사천하겸망아난) : 천하로 하여금 나를 모두 잊
게 하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다
夫德遺堯舜而不爲也(부덕유요순이불위야) : 그의 덕은 요임금과
순임금도 잊고 그들이 한 것과 같은 일도 하지 않고,
利澤施於萬世(리택시어만세) : 이익과 은혜와 혜택이 오래도록
베풀어지게 하는데도
天下莫知也(천하막지야) : 천하에서는 그를 알아주지 않는데,
豈直太息而言仁孝乎哉(기직태식이언인효호재) : 어찌 크게 한숨
지으며 어짊과 효성만을 얘기하겠습니까?
夫孝悌仁義(부효제인의) : 효도와 공경과 어짊과 의로움이나
忠信貞廉(충신정렴) : 충성과 신용과 정절과 청렴 같은 것은
此皆自勉以役其德者也(차개자면이역기덕자야) : 모두가 스스로
힘씀으로써 자기의 덕을 부려먹는 것들이어서
不足多也(부족다야) : 존귀한 것이 못됩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르르
至貴(지귀) : 지극히 존귀한 사람은
國爵竝焉(국작병언) : 나라의 벼슬도 버리고,
至富(지부) : 지극한 부자는
國財竝焉(국재병언) : 나라의 재물도 물리치고,
至顯(지현) : 지극한 소망을 얻은 사람은
名譽竝焉(명예병언) : 명예도 물리친다고 하는 것입니다.
是以道不渝(시이도불투) : 그래서 도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
다.
3.
北門成問於皇帝曰(북문성문어황제왈) : 북문성이 황제에게 물었
다.
帝張咸池之樂於洞庭之野(제장함지지락어동정지야) : “임금님께
서는 함지의 음악을 동정의 들에서 연주하셨는데,
吾始聞之懼(오시문지구) : 저는 처음 듣고는 두려움을 느꼈고,
復聞之怠(부문지태) : 다시 듣고는 권태를 느꼈고,
卒聞之而惑(졸문지이혹) : 마지막으로 듣고는 미혹되어 버렸습니
다.
蕩蕩黙黙(탕탕묵묵) : 밋밋하고 멍멍해서 ”
乃不自得(내부자득) : 스스로를 어쩔 수도 없었습니다.
帝曰(제왈) : 황제가 말했다.
汝殆其然哉(여태기연재) : “당신에게는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吾奏之以人(오주지이인) : 나는 음악을 연주함에는 사람의 마음
을 따르고,
徵之以天(징지이천) : 악기를 연주함에는 하늘의 기후를 쫓아 고
루었다
行之以禮義(행지이례의) : 음악을 진행시킴에는 예의를 따르고,
建之以太淸(건지이태청) : 음악을 조화시킴에는 하늘의 지극한
도를 따릅니다.
四時迭起(사시질기) : 사시가 서로 바뀌어 일어나고 고루어졌던
것이다
萬物循生(만물순생) : 만물이 서로 쫓아 생겨나는 것 같아서
一盛一衰(일성일쇠) : 한 번 성하고 한 번 쇠할 때
文武倫經(문무륜경) : 문과 무는 차례를 얻었고
一淸一濁(일청일탁) : 한 번 맑았다가 한 번 흐릴 때
陰陽調和(음양조화) : 음과 양은 고루어졌던 것입니다
流光其聲(류광기성) : 그 소리를 빛나고 우렁찬게 했을 때에는
蟄蟲始作(칩충시작) : 마치 땅 속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吾驚之以雷霆(오경지이뢰정) : 우뢰 소리로써 놀라게 하는 것과
같이 했던 것이다
其卒無尾(기졸무미) : 또 문득 그치어도 꼬리가 없고
其始無首(기시무수) : 문득 시작해도 머리가 없어서
一死一生(일사일생) : 한 소리가 죽으면 한 소리는 살아나고
一僨一起(일분일기) : 한 소리가 엎드리면 한 소리는 일어나서
所常無窮(소상무궁) :이렇게 끝없는 변화가 끊이지 않았었다
而一不可待(이일불가대) : 그래서 그것이 어디로 돌아가는지를
찾을 곳이 없었던 것이다 다.
汝故懼也(여고구야) : 그러므로 네가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것이
다
吾又奏之以陰陽之和(오우주지이음양지화) : 나는 또 그 음악을
음양의 조화와
燭之以日月之明(촉지이일월지명) : 일월의 광명으로 탔던 것이다
其聲能短能長(기성능단능장) : 그래서 짧을 데에는 짧게 길 데에
는 길게 하며
能柔能剛(능유능강) : 부드러울 데에는 부드럽게 거셀 데에는 거
세게 해서
變化齊一(변화제일) : 변화가 한결같이 가락에 맞아 한 가지도
되풀이함이 없이
不主故常(부주고상) : 갈수록 새로웠던 것이다
在谷滿谷(재곡만곡) : 골짝에 있으면 골짝에 차고
在阬滿阬(재갱만갱) : 구덩이에 있으면 구덩이에 찼었다
塗却守神(도각수신) : 그때 나는 모든 생각을 떨어 버리고
以物爲量(이물위량) : 오직 한 가지 정신을 지켜 물을 따라서 그
양을 삼았기 때문에
其聲揮綽(기성휘작) : 그 소리는 굽이쳐 넉넉했고
其名高明(기명고명) : 그 가락은 높고 밝았던 것이다
是故鬼神守其幽(시고귀신수기유) : 그러므로 귀신도 그 그윽한
자리를 지켜 나오지 않고
日月星辰行其紀(일월성신행기기) : 일월과 성진도 그 궤도를 따
라 어지럽지 않았으니
吾止之於有窮(오지지어유궁) : 이것은 내가 반드시 그쳐야 할 자
리에서 그치고
流之於無止(류지어무지) : 이어가야 할 곳에서 이어갔기 때문이
다
子欲慮之而不能知也(자욕려지이불능지야) : 그러므로 그대는 생
각을 보고자 해도 알지 못하고
望之而不能見也(망지이불능견야) : 바라보고자 해도 보지 못하며
遂之而不能及也(수지이불능급야) : 따라가고자 해도 미치지 못하
는 것이다
儻然立於四虛之道(당연립어사허지도) : 이때 나는 혼자 우두커니
허공의 빈 길에 서서
倚於槁梧而吟(의어고오이음) : 책상에 기대어 읊조리는 것이다
心窮乎所欲知(심궁호소욕지) : 내 마음은 알고자 하나 하나 부정
없었고
目窮乎所欲見(목궁호소욕견) : 내 눈은 보고자 하나 부정없었고
내
力屈乎所欲逐(력굴호소욕축) : 힘은 따르고자 하나 그만 꺾이어
吾旣不及已夫(오기불급이부) : 나는 끝내 미치지 못하고 마는 것
이다
形充空虛(형충공허) : 자기 형체가 공허한 세계로 채워지며
乃至委蛇(내지위사) : 나는 그만 기운이 풀리어
汝委蛇(여위사) : 되는대로 맡겨 두었던 것이다
故怠(고태) : 때문에 권태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吾又奏之以無怠之聲(오우주지이무태지성) : 나는 또한 음악을 연
주함에 있어서 권태로움이 없는 소리를 사용하였고,
調之以自然之命(조지이자연지명) : 그것을 조화시킴에 있어서 자
연의 생명으로써 했습니다.
故若混逐叢生(고약혼축총생) : 그러므로 뒤섞여 한꺼번에 생겨나
는 듯 했고,
林樂而無形(림락이무형) : 음악이 고조되자 아무런 형체도 없는
듯이 되었습니다.
布揮而不曳(포휘이불예) : 널리 진동하여 퍼지며 멈추지 않고 .
幽昏而無聲(유혼이무성) : 흐릿해져서 소리가 없는 듯이 되었습
니다.
動於無方居於窈冥(동어무방거어요명) : 방향도 없는 곳으로 움직
이고, 아득한 곳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或謂之死(혹위지사) : 때로는 죽은 것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或謂之生(혹위지생) : 때로는 살아있는 것이라 생각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或謂之實(혹위지실) : 혹은 열매가 열린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或謂之榮(혹위지영) : 혹은 꽃만 핀 듯이 생각되기도 했을 것입
니다.
行流散徙(행류산사) : 움직이며 흐르고 흩어지며 옮겨가서
不主常聲(부주상성) : 일정한 소리를 위주로 하지 않았습니다.
世疑之(세의지) : 세상에서는 그것을 의심하고
稽於聖人(계어성인) : 성인들에게 물어보아야 하게 되었습니다.
聖也者(성야자) : 성인이란
達於情而遂於命也(달어정이수어명야) : 진실에 통달하고 운명에
순종하는 사람들입니다.
天機不張而吾官皆備(천기부장이오관개비) : 하늘의 기틀은 움직
여지지 않아도 오관은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無言而心說(무언이심설) : 말은 하지 않아도 마음은 기쁘게 되는
것입니다.
此之謂天樂(차지위천락) : 이것을 하늘의 음악이라 하는데,
故有焱氏爲之頌曰(고유염씨위지송왈) : 그러므로 유염씨가 기리
어 말했습니다.
聽之不聞其聲(청지불문기성) : 「그것을 들어보아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고,
視之不見其形(시지불견기형) : 그것을 보아도 그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充滿天地(충만천지) : 그러나 하늘과 땅에 가득 차고
苞裏六極(포리육극) : 천지사방을 포용한다」
汝欲聽之而無接焉(여욕청지이무접언) : 당신이 그것을 들으려해
도 귀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니,
而故惑也(이고혹야) : 그래서 미혹되었던 것입니다.
樂也者(락야자) : 음악이라는 것은
始於懼(시어구) : 두려움에서 시작하는 것이니,
懼故崇(구고숭) : 두려움 때문에 재난을 당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
吾又次之以怠(오우차지이태) : 나는 그 다음에는 권태로움으로써
그것을 계속합니다.
怠故遁(태고둔) : 권태롭기 때문에 모든 의식이 없어질 것입니다
.
卒之於惑(졸지어혹) : 마지막으로는 미혹됨으로써 음악을 끝내는
것이니,
惑故愚(혹고우) : 미혹되기 때문에 어리석은 듯 모든 것을 잊습
니다.
愚故道(우고도) : 어리석기 때문에 도를 터득하게 됩니다.
道可載而與之俱也(도가재이여지구야) : 도를 터득하면 모든 것을
거기에 싣고서 도와 더불어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4.
孔子西遊於衛(공자서유어위) : 공자가 서쪽 위나라로 여행을 갔
을 때,
顔淵問師金曰(안연문사금왈) : 안연이 사금에게 물었다.
以夫子之行爲奚如(이부자지행위해여) : “선생님의 이 번 여행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師金曰(사금왈) : 사금이 말했다.
惜乎(석호) : “애석하게도
而夫子其窮哉(이부자기궁재) : 당신의 선생님은 궁지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顔淵曰(안연왈) : 안연이 물었다.
何也(하야) : “왜 그렇습니까?”
師金曰(사금왈) : 사금이 말했다.
夫芻狗之未陳也(부추구지미진야) : “무당이 쓰는 개허수아비는
귀신 앞에 진열되기 전에는
盛以筴衍(성이협연) : 상자에 담겨
巾以文繡(건이문수) : 무늬를 수놓은 보자기에 싸여집니다.
尸祝齊戒以將之(시축제계이장지) : 시동과 축관은 제계를 하고
그것을 신에게 바칩니다.
及其已陳也(급기이진야) : 그러나 그것을 바치고 난 다음에는
行者踐其首脊(행자천기수척) : 길가는 사람들이 그 머리와 등을
짓밟고,
蘇者取而爨之而已(소자취이찬지이이) : 풀 베는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 아궁이에 불쏘시개로 때게 됩니다.
將復取而盛以筴衍(장복취이성이협연) : 그렇지 않고 누군가 다시
그것을 가져다가 상자에 담고
巾以文繡(건이문수) : 무늬가 수놓인 보자기에 싸놓고
遊居寢臥其下(유거침와기하) : 그 곁에서 자고 눕고 한다면,
彼不得夢(피부득몽) : 그가 악몽을 꾸게 되거나
必且數眯焉(필차수미언) : 자주 가위에 눌리게 된다고 합니다.
今而夫子(금이부자) : 지금 당신의 선생님은
亦取先王已陳芻狗(역취선왕이진추구) : 옛 임금들이 이미 사용한
개허수아비를 가져다
聚弟子游居寢臥其下(취제자유거침와기하) : 제자들을 모아놓고
함께 그 곁에 지내면서 자고 눕고 하고 있습니다.
故伐樹於宋(고벌수어송) : 그러므로 송나라에서는 나무를 베어
넘기는 협박을 당했고,
削迹於衛(삭적어위) : 위나라에서는 발자국까지 지우며 다녀야
할 정도로 쫓기며
窮於商周(궁어상주) : 상주 나라에서 궁지에 몰렸었습니다.
是非其夢邪(시비기몽사) : 이것이 악몽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圍於陳蔡之間(위어진채지간) :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는 포위
를 당하여
七日不火食(칠일불화식) : 칠일동안이나 익힌 음식을 먹어보지도
못하고,
死生相與隣(사생상여린) : 죽음과 삶 사이에서 지냈습니다.
是非其夢邪(시비기몽사) : 이것이 가위눌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
이겠습니까?
夫水行莫如用舟(부수행막여용주) : 물 위를 여행하기에는 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고,
而陸行莫如用車(이륙행막여용거) : 땅 위를 여행하는 데는 수레
를 이용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以舟之可行於水也而求推之於陸(이주지가행어수야이구추지어육) :
배로 물 위를 여행할 수 있다고 해서 땅 위에서도 배를 저어가려
한다면
則沒世不行尋常(칙몰세불행심상) : 평생을 가도 얼마 나가지 못
할 것입니다.
古今非水陸與(고금비수륙여) : 옛날과 지금이란 물이나 육지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周魯非舟車與(주로비주거여) : 주나라와 노나라는 배나 수레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今蘄行周於魯(금기행주어로) : 지금 주나라의 방식을 노나라에
행하려고 하는 것은
是猶推舟於陸也(시유추주어륙야) : 마치 육지 위에서 배를 밀고
가려는 것과 같습니다.
勞而無功(로이무공) : 힘들기만 하지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이며
身必有殃(신필유앙) : 자신에게 반드시 재앙이 돌아가게 될 것입
니다.
彼未知夫無方之傳(피미지부무방지전) : 저들은 방향이 없는 작용
이 사물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應物而不窮者也(응물이불궁자야) : 궁지에 몰리는 일이 없는 것
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且子獨不見夫桔橰者乎(차자독불견부길고자호) : 선생께서는 무거
운 추를 달아놓은 두레박틀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引之則俯(인지칙부) : 끌어올리면 내려가고
舍之則仰(사지칙앙) : 놓으면 올라갑니다.
彼人之所引(피인지소인) : 그것은 사람이 끌어당기는 것이지
非引人也(비인인야) :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故俯仰而不得罪於人(고부앙이부득죄어인) : 그러므로 내려가든
올라가든 사람에게 책잡히지 않습니다.
故夫三皇五帝之禮義法度(고부삼황오제지례의법도) : 삼황오제의
예의와 법도는
不矜於同而矜於治(불긍어동이긍어치) : 모두 공통됨을 숭상하지
않고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숭상했습니다.
故譬三皇五帝之禮義法度(고비삼황오제지례의법도) : 그러니 삼황
오제의 예의와 법도를 비유로 들면
其猶柤梨橘柚邪(기유사리귤유사) : 마치 돌배와 배와 귤과 유자나
같은 것입니다.
其味相反而皆可於口(기미상반이개가어구) : 그 맛은 모두 틀리지
만 모두가 입에 넣으면 맛이 있습니다.
「故禮義法度者(「고례의법도자) : 그러므로 예의와 법도라는 것은
應時而變者也(응시이변자야) : 시대를 따라서 변해야 되는 것입
니다.
今取猨狙而衣以周公之服(금취원저이의이주공지복) : 원숭이에게
주공의 옷을 입혀준다면
彼必齕齧挽裂(피필흘설만렬) : 원숭이는 반드시 물어뜯고 찢어발
겨
盡去而後慊(진거이후겸) : 모두 벗어야 만족을 할 것입니다.
觀古今之異(관고금지이) : 옛날과 지금의 차이를 보면
猶猨狙之異乎周公也(유원저지이호주공야) : 마치 원숭이가 주공
과는 다른 것과 같습니다.
故西施病心而矉其里(고서시병심이빈기리) : 아름다운 서시가 가
슴이 아파서 그의 동네에서 얼굴을 찌푸리고 다니자,
其里之醜人見之而美之(기리지추인견지이미지) : 그 동네에 사는
못난 여자가 그것을 보고 아름답다 생각하고는
歸亦捧心而矉其里(귀역봉심이빈기리) : 돌아와서 자기도 역시 가
슴에 두 손을 얹고서 남이 보는 데서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其里之富人見之(기리지부인견지) : 그 마을의 부자는 그를 보고
는
堅閉門而不出(견폐문이불출) : 문을 굳게 닫아걸고 나가지 않았
고,
貧人見之(빈인견지) :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보고는
挈妻子而去走(설처자이거주) : 처자를 거느리고 다른 고장으로 달
아났다고 합니다.
彼知矉美(피지빈미) : 그 여자는 아름다운 얼굴에 찌푸림이 있음
만을 알았지
而不知矉之所以美(이부지빈지소이미) : 찌푸린 얼굴이 아름다운
이유는 몰랐던 것입니다.
惜乎(석호) : 안타깝게도
而夫子其窮哉(이부자기궁재) : 당신의 선생님도 이와 같은 궁지
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5.
孔子行年五十有一而不問道(공자행년오십유일이불문도) : 공자가
나이 쉰한살이 되도록 도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乃南之沛見老聃(내남지패견노담) : 그래서 남쪽 패땅으로 노자를
찾아갔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子來乎(자래호) : “어서 오십시오.
吾聞子(오문자) : 내가 들으니
北方之賢者也(북방지현자야) : 선생님을 북방의 현자라고들 하던
데
子亦得道乎(자역득도호) : 선생님께서도 도를 터득하고 계시겠군
요.”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未得也(미득야) : “아직 터득하지 못했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子惡乎求之哉(자악호구지재) : “선생님께서는 어디에서 도를 구
하려 하셨습니까?”
曰吾求之於度數(왈오구지어도수) : 공자가 말하기를, “저는 도
를 음양의 변화에서 구해보려 하였으나
五年而未得也(오년이미득야) : 오십 년이 지나도록 터득하지 못
했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子又惡乎求之哉(자우악호구지재) : “당신은 또 어떤 길에서 구
했소.”
曰吾求之於陰陽(왈오구지어음양) : 공자가 이르기를, “그 다음
에는 음양에서 구하기를
十有二年而未得(십유이년이미득) : 십 이년이나 했지마는 얻지
못했습니다
老子曰然(노자왈연) : 노자가 말하기를, 그렇겠지요.
使道而可獻(사도이가헌) : 도를 가져다 바칠 수 있는 것이라면
則人莫不獻之於其君(칙인막불헌지어기군) : 사람들은 누구나 그
것을 자기 임금에게 바칠 것입니다.
使道而可進(사도이가진) : 도를 가져다 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사
則人莫不進之於其親(칙인막불진지어기친) : 람들은 누구나 그것
을 자기 부모에게 갖다 드릴 것입니다.
使道而可以告人(사도이가이고인) : 도를 일러줄 수 있는 것이라
면
則人莫不告其兄弟(칙인막불고기형제) : 사람들은 누구나 그것을
자기 형제들에게 일러줄 것입니다.
使道而可以與人(사도이가이여인) : 도를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라면
則人莫不與其子孫(칙인막불여기자손) : 사람들은 누구나 그것을
자기 자손들에게 전해줄 것입니다.
然而不可者(연이불가자) :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無佗也(무타야) : 다름이 아니라
中無主而不止(중무주이부지) : 마음속에 도의 주인이 될만한 것
이 없으면 그 사람에게 머물지 않고,
外無正而不行(외무정이불행) : 밖이 올바르지 않으면 행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由中出者(유중출자) : 마음속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不受於外(불수어외) : 밖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聖人不出(성인불출) : 성인은 그것을 내놓지 않습니다.
由外入者(유외입자) :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에 대해
無主於中(무주어중) : 마음속에 주인노릇을 할 만한 것이 없으면
聖人不隱(성인불은) : 성인은 그것에 따르지 않습니다.
名公器也(명공기야) : 명예란 공용의 기구와 같은 것이어서
不可多取(불가다취) : 혼자 많이 취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仁義(인의) : 어짊과 의로움은
先王之蘧廬也(선왕지거려야) : 임금의 여관과 같은 것이어서,
止可以一宿而不可久處(지가이일숙이불가구처) : 단지 하루저녁
묵는 것은 괜찮겠지만 오래 묵어 있을 곳은 못됩니다.
覯而多責(구이다책) : 오래 머물러 있으면 책망만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古之至人(고지지인) : 옛날의 지극한 사람은
假道於仁(가도어인) : 어짊을 가는 길로 삼고,
託宿於義(탁숙어의) : 의로움을 숙소로 삼아 몸을 기탁함으로써
以遊逍遙之墟(이유소요지허) : 소요하는 고장에 노닐었습니다.
食於苟簡之田(식어구간지전) : 그는 자기 먹을 정도의 것만이 생
산되는 땅을 지니고,
立於不貸之圃(립어불대지포) : 먹고 남을 것이 없는 정도의 채소
밭만을 가꾸었습니다.
逍遙(소요) : 소요한다는 것은
無爲也(무위야)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苟簡(구간) : 자기 먹을 것만을 생산한다는 것은
易養也(이양야) : 몸을 보양하기 쉬움을 뜻합니다.
不貸(부대) : 먹고 남는 것이 없을 정도란
無出也(무출야) : 남에게 내놓지도 않음을 뜻합니다.
古者謂是采眞之遊(고자위시채진지유) : 옛날에는 이것을「참됨을
취하는 노닒」이라 불렀습니다.
以富爲是者(이부위시자) : 부를 좋은 것으로 아는 사람은
不能讓祿(불능양록) : 남에게 재산을 사양하지 못하며,
以顯爲是者(이현위시자) : 출세를 좋은 것으로 아는 사람은
不能讓名(불능양명) : 남에게 명예를 양보하지 못하고,
親權者(친권자) : 권세를 가까이 하는 사람은
不能與人柄(불능여인병) : 남에게 권력을 맡기지 못합니다.
操之則慄(조지칙률) : 그것들을 가지고 있자니 두렵고,
舍之則悲(사지칙비) : 그것들을 버리자니 슬퍼질 것입니다.
而一無所鑑(이일무소감) : 전혀 도에 대해 살핀 것이 없어서
以闚其所不休者(이규기소불휴자) : 언제나 쉬지 않고 변동하는
것들만을 바라보고 있으니,
是天之戮民也(시천지륙민야) : 이런 사람들은 하늘의 벌을 받을
백성들인 것입니다.
怨恩取與諫敎生殺(원은취여간교생살) : 원한·은혜·취하는 것·
주는 것·간하는 것·가르치는 것·살리는 것·죽이는 것의
八者(팔자) : 여덟 가지는
正之器也(정지기야) : 일을 바로잡는 기구입니다.
唯循大變無所湮者爲能用之(유순대변무소인자위능용지) : 오직 위
대한 변화를 따라서 막히는 것이 없는 사람만이 그것들을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正者(정자) : 올바르게 하려면
正也(정야) : 자신부터 올바르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其心以爲不然者(기심이위불연자) : 스스로의 마음으로 그렇지 않
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天門弗開矣(천문불개의) : 하늘의 문이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6.
孔子見老聃而語仁義(공자견노담이어인의) : 공자가 노자를 만나
서 어짊과 의로움에 대해 물었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夫播穅眯目(부파강미목) : “겨가 눈에 들어가면
則天地四方易位矣(칙천지사방역위의) : 곧 하늘과 땅과 사방의
위치를 혼동하게 됩니다.
蚊虻噆膚(문맹참부) : 모기가 살갗을 물면
則通昔不寐矣(칙통석불매의) : 밤새도록 잠을 못 잡니다.
夫仁義憯然乃憤吾心(부인의참연내분오심) : 어짊과 의로움이란
잔인한 것이어서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는데
亂莫大焉(란막대언) : 이보다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
吾子使天下無失其朴(오자사천하무실기박) : 선생께서는 세상 사
람들이 그들의 소박함을 잃게 하지 마십시오.
吾子亦放風而動(오자역방풍이동) : 선생께서 바람을 따라 자연스
럽게 움직이면
總德而立矣(총덕이립의) : 모든 덕이 아울러 처신하게 될 것입니
다.
又奚傑傑然揭仁義(우해걸걸연게인의) : 어찌 스스로 잘난 체하여
인의를 내 걸고
若負建鼓而求亡子者邪(약부건고이구망자자사) : 큰북을 짊어지고
두드리고 다니면서 잃은 자식을 찾듯 지냅니까
夫鵠不日浴而白(부곡불일욕이백) : 백조는 매일 목욕을 하지 않
아도 희고
烏不日黔而黑(오불일검이흑) : 까마귀는 매일 검은 물을 들이지
않아도 검습니다.
黑白之朴(흑백지박) : 검고 흰 소박한 바탕은
不足以爲辯(부족이위변) : 좋고 나쁨을 따질 것이 못됩니다.
名譽之觀(명예지관) : 명예라는 겉모양은
不足以爲廣(부족이위광) : 자랑할 것이 못됩니다.
泉涸(천학) : 샘물이 마르면
魚相與處於陸(어상여처어육) : 그 곳에 사는 물고기들은 땅 위에
함께 모여
相呴以濕(상구이습) : 습기로 서로 문질러주고
相濡以沫(상유이말) : 입거품으로써 서로 추기어 주지마는
不若相忘於江湖(불약상망어강호) : 그러나 그것은 강물이나 호수
속에서 서로를 잊고 잊는 것만 못한 것입니다.”
孔子見老聃歸(공자견노담귀) : 공자가 노자를 만나고 돌아와
三日不談(삼일부담) : 사흘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弟子問曰(제자문왈) : 제자들이 물었다.
夫子見老聃(부자견노담) : “선생님께서는 노자를 만나서
亦將何規哉(역장하규재) : 또한 무엇을 가르쳐주려 하셨습니까?
”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吾乃今於是乎見龍(오내금어시호견룡) : “이제야 용을 본 것 같
다.
龍合而成體(룡합이성체) : 용은 합쳐지면 훌륭한 몸을 이루고,
散而成章(산이성장) : 흩어지면 아름다운 무늬를 이룬다.
乘雲氣而養乎陰陽(승운기이양호음양) : 구름의 기운을 타고 다니
며 음양 속을 날아다닌다.
予口張而不能嗋(여구장이불능협) : 나는 입이 벌어져 다물 수가
없었다.
予又何規老聃哉(여우하규노담재) : 내가 무엇을 노자에게 가르쳐
줄 수 있었겠느냐.”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말했다.
然則人固有尸居而龍見(연칙인고유시거이룡견) : “그렇다면 사람
중에는 본시 시체처럼 있다가도 용처럼 나타나고,
淵黙而雷聲(연묵이뢰성) : 천둥 소리를 내다가도 심연 같은 침묵
을 지키고,
發動如天地者乎(발동여천지자호) : 활동이 하늘과 땅 같은 사람
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賜亦可得而觀乎(사역가득이관호) : 저도 그 분을 뵐 수 있겠습니
까?”
遂以孔子聲見老聃(수이공자성견노담) : 마침내 공자의 주선으로
자공이 노자를 만났다.
老聃方將倨堂而應(노담방장거당이응) : 노자는 대청에 앉아 있다
가 마중하면서
微曰(미왈) : 작은 소리로 말했다
予年運而往矣(여년운이왕의) : “나는 이미 나이가 지나 늙어버
렸는데
子將何以戒我乎(자장하이계아호) : 당신은 장차 무엇으로 나에게
계율을 얘기해주려 하십니까?”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말했다.
夫三皇五帝之治天下不同(부삼황오제지치천하부동) : 삼황과 오제
의 천하를 다스리던 방법은 같지 않았지만
其係聲名一也(기계성명일야) : “그 분들이 명성을 누렸다는 점
에서는 같습니다.
而先生獨以爲非聖人(이선생독이위비성인) :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그 분들이 성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시다니
如何哉(여하재) : 어째서입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小子少進(소자소진) : 젊은이여 좀 더 가까이 오라
子何以謂不同(자하이위부동) : “자네는 어째서 그들의 방법이
같지 않다는 것입니까?”
對曰(대왈) : 자공이 말했다.
堯授舜(요수순) : “요임금은 순임금에게 천하를 물려주었고,
舜授禹(순수우) :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천하를 물려주었으며,
禹用力而湯用兵(우용력이탕용병) : 우임금은 힘을 사용하였고,
탕임금은 군사를 사용했습니다.
文王順紂而不敢逆(문왕순주이불감역) : 문왕은 주왕에게 순종하
여 감히 거스르려 하지 않았으나,
武王逆紂而不肯順(무왕역주이불긍순) : 무왕은 주왕을 거슬러 순
종하지 않았습니다.
故曰不同(고왈부동) : 그래서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小子少進(소자소진) : 젊은이여 좀 더 가까이 오라
余語汝三皇五帝之治天下(여어여삼황오제지치천하) : “당신에게
삼황과 오제의 천하를 다스리던 방법을 얘기해 주겠습니다.
皇帝之治天下(황제지치천하) : 황제가 천하를 다스릴 적에는
使民心一(사민심일) :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民有其親死不哭而民不非也(민유기친사불곡이민불비야) : 백성들
중에는 그의 부모가 죽어도 곡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래
도 백성들은 그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堯之治天下(요지치천하) :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림에 있어서는
使民心親(사민심친) : 백성들의 마음을 서로 친하게 만들었습니
다.
民有爲其親殺其殺而民不非也(민유위기친살기살이민불비야) : 백
성들 중에는 그들의 친분 때문에 친하게 지내고 따돌리는 차별을
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그래도 백성들은 그를 비난하지 않았습니
다.
舜之治天下(순지치천하) :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려
使民心競(사민심경) : 백성들의 마음을 서로 다투게 만들었습니
다.
孕婦十月而生子(잉부십월이생자) : 백성들 가운데는 부인이 아기
를 배어 가지고
子生五月而能言(자생오월이능언) : 열 달 안에 자식을 낳고, 아
이가 태어나서 다섯 달만에 말을 하게 되고,
不至乎孩而始誰(불지호해이시수) : 방긋방긋 웃기도 전에 사람들
을 분별하는 경우가 있게 되었습니다.
則人始有夭矣(칙인시유요의) : 그래서 비로소 사람들에게 어려서
죽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禹之治天下(우지치천하) : 우임금이 천하를 다스려
使民心變(사민심변) : 백성들의 마음을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人有心而兵有順(인유심이병유순) :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고, 전쟁은 도리를 따른다는 구실이 생겼으며,
殺盜非殺人(살도비살인) : 도적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닌 것으
로 되었고,
自爲種而天下耳(자위종이천하이) : 자기만을 중히 여기고 보고
듣는 것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是以天下大駭(시이천하대해) : 그리하여 온 천하 사람들은 크게
놀라
儒墨皆起(유묵개기) : 유가와 묵가들이 한꺼번에 생겨났던 것입
니다.
其作始有倫(기작시유륜) : 시작할 때는 그런 대로 법도가 있었으
나,
而今乎歸(이금호귀) : 결과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되고 만 것입
니다.
女何言哉(여하언재) : 그런데 당신은 무슨 말을 하는 것입니까.
余語汝三皇五帝之治天下(여어여삼황오제지치천하) : 당신에게 삼
황과 오제가 천하를 다스리던 방법을 얘기해 주겠습니다.
各曰治之(각왈치지) : 천하를 다스렸다고 하지만
而亂莫甚焉(이란막심언) : 사실은 더 말할 수 없이 천하를 어지
럽혔던 것입니다.
三皇之治(삼황지치) : 삼황의 다스림은
上悖日月之明(상패일월지명) : 위로는 해와 달의 밝은 빛을 거슬
렸고,
下睽山川之精(하규산천지정) : 아래로는 산과 냇물의 정기를 배
반하였으며,
中墮四時之施(중타사시지시) : 가운데로는 사계절의 순환을 파괴
했던 것입니다.
其知憯於蠣蠆之尾(기지참어려채지미) : 그들의 지혜는 전갈의 꼬
리보다도 잔혹한 것입니다.
鮮規之獸(선규지수) : 작은 짐승들도
莫得安其性命之情者(막득안기성명지정자) : 모두가 그의 본성과
생명의 진실한 모습을 따라 편안히 지냅니다.
而猶自以爲聖人(이유자이위성인) : 그런데 스스로 성인이라 생각
하고 있다면
不亦可恥乎(불역가치호) :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其無恥也(기무치야) : 그들은 수치를 모르는 것입니다.”
子貢蹴蹴然立不安(자공축축연립불안) : 자공은 다리를 떨면서 불
안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7.
孔子謂老聃曰(공자위노담왈) : 공자는 노자에게 말했다
丘治詩書禮樂易春秋六經(구치시서예악역춘추육경) : “나 공구는
시·서·예·악·역·춘추의 6경을 오랫동안 공부해서
自以爲久矣孰知其故矣(자이위구의숙지기고의) : 스스로는 거기에
대한 것은 익숙히 안다고 생각합니다.
以奸者七十二君(이간자칠십이군) : 그래서 그것으로써 칠십명의
임금에게 쓰이기를 구해서
論先王之道而明周召之迹(론선왕지도이명주소지적) : 선왕의 도를
이야기하고 주공·소공의 사적을 밝혔지만
一君無所鉤用(일군무소구용) : 한 임금도 내 말을 들어 주는 이
가 없었습니다
甚矣夫(심의부) : 심하도다
人之難說也(인지난설야) : 람에게 교를 이야기 하고
道之難明邪(도지난명사) : 사도를 밝힌다는 것이 이처럼 어려운
일입니까?”
老子曰(노자왈) :노자가 말하기를
幸矣子之不遇治世之君也(행의자지불우치세지군야) : “당신이 치
세의 임금을 만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요
夫六經(부육경) : 저 6경은
先王之陳迹也(선왕지진적야) : 선왕의 캐캐 묵은 발자국으로서
豈其所以迹哉(기기소이적재) : 어떻게 그것이 발자국을 내게 한
그 자체야 되겠소
今子之所言(금자지소언) : 이제 당신이 말한 그것은
猶迹也(유적야) : 발자국과 같은 것이요
夫迹(부적) : 대개 발자국은
履之所出(리지소출) : 신발이 내는 것으로서
而迹豈履哉(이적기리재) : 발자국 그것이 어떻게 신발이 될 수야
있겠소
夫白鶂之相視(부백역지상시) : 저 백역라는 물새는 서로 바라봄에
眸子不運而風化蟲(모자불운이풍화충) :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고
서로 물끄럼이 바라보고서 새끼를 낳고
雄鳴於上風(웅명어상풍) : 벌레는 수놈은 바람 위에서
雌應於下風而風化(자응어하풍이풍화) : 울고 암놈은 바람 아래서
응해서 새끼를 낳고
類自爲雌雄(류자위자웅) : 유라는 짐승은 한 몽에 암수 양성을
가졌기 때문에
故風化(고풍화) : 새끼를 낳는 것이요
性不可易(성불가역) : 이렇게 본성은 바꿀 수 없고
命不可變(명불가변) : 천명은 변할 수 없으며
時不可止(시불가지) : 또 때는 그치게 할 수 없고
道不可壅(도불가옹) : 도는 막을 수 없는 것이요
苟得於道(구득어도) : 요컨대 적어도 도를 얻으면
無自而不可(무자이불가) : 어디서고 옳지 않음이 없고
失焉者(실언자) : 도를 잃으면
無自而可(무자이가) : 어디서 옳음이 없는 것이요.”
孔子不出三月(공자불출삼월) : 공자는 그 뒤로 석달 동안을 밖에
나가지 않다가
復見曰(부견왈) : 다시 노자를 찿아보고 말했다.
丘得之矣(구득지의) : “나는 이제 도를 깨닭았습니다
烏鵲孺魚傅沫(오작유어부말) : 까막까치는 알을 품어 새끼를 낳
고 물고기는 거품을 불어 새끼를 낳으며
細要者化(세요자화) : 벌들은 뽕나무벌레를 가져다 새끼로 삼고
有弟而兄啼(유제이형제) : 아우가 생기면 형이 우는 것입니다
久矣夫丘不與化爲人(구의부구불여화위인) : 아, 나는 조화와 한
몽이 되지 못한 지가 오래이었습니다
不與化爲人(불여화위인) : 조화와 한 몸이 되지 못하고서
安能化人(안능화인) : 어떻게 사람을 교화할 수 있겠습니까?”
老子曰可(노자왈가) : 노자가 이르기를 “옳소
丘得之也(구득지야) : 당신 공구는 도를 깨닭았습니다.”
刻意
1.
刻意常行(각의상행) : 마음을 날카롭게 새기고 행동을 고상히 하
며,
離世異俗(리세이속) : 세상과 동떨어져 사람들과 다르게 살며
高論怨誹(고론원비) : 고답적인 이론으로 세상을 원망하고 비난
하는 것은
爲亢而已矣(위항이이의) : 높은 자세로 처신하려는 것이다.
此山谷之士(차산곡지사) : 이것은 산골짜기에 숨어사는 선비나
非世之人(비세지인) : 세상을 비난하는 사람이 하는 짓이다.
枯槁赴淵者之所好也(고고부연자지소호야) : 그리고 깡마른 몸으
로 연못에 투신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다.
語仁義忠信(어인의충신) : 어짊과 의로움과 충성과 믿음을 얘기
하며,
恭儉推讓爲修而已矣(공검추양위수이이의) : 공손하고 검소하며
남을 앞세우며 겸양하는 것은 자기 몸을 닦으려는 것이다.
此平世之士(차평세지사) : 이것은 세상을 다스리려는 선비와,
敎誨之人(교회지인) : 사람들을 가르치려는 사람들이다.
遊居學者之所好也(유거학자지소호야) :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학
자들이 좋아하는 일이다.
語大功(어대공) : 위대한 공로를 얘기하고
立大名(립대명) : 위대한 명성을 세우며,
禮君臣(례군신) : 임금과 신하의 예를 지키고,
正上下(정상하) : 위아래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은
爲治而已矣(위치이이의) : 세상을 다스리려는 것이다.
此朝廷之士(차조정지사) : 이것은 조정에 나가 벼슬을 하는 선비
와
尊主强國之人(존주강국지인) : 임금을 높이고 나라를 강하게 하
려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致功幷兼者之所好也(치공병겸자지소호야) : 그리고 공로를 세우
고 다른 나라를 병합시키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다.
就藪澤(취수택) : 풀과 나무가 우거진 택지로 나가
處閒曠(처한광) : 넓은 곳에 살면서
釣魚閒處(조어한처) : 물고기를 낚으며 한가로이 지내는 것은
無爲而已矣(무위이이의) : 무위로 지내려는 것이다.
此江海之士(차강해지사) : 이것은 강이나 바다에 노니는 선비와
避世之人(피세지인) : 세상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閒暇者之所好也(한가자지소호야) : 그리고 한가로이 살려는 사람
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吹呴呼吸(취구호흡) : 깊은 호흡을 하면서
吐故納新(토고납신) : 낡은 기운은 토해 내고 신선한 기운을 빨
아들이며,
熊經鳥申(웅경조신) : 곰이 나무에 매달리고 새가 날면서 발을
뻗치는 것 같은 체조를 하는 것은
爲壽而已矣(위수이이의) : 오래 살려는 것이다.
此導引之士(차도인지사) : 이것은 기운을 끌어들이는 선비와
養形之人(양형지인) : 몸을 보양하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彭祖壽考者之所好也(팽조수고자지소호야) : 그리고 팽조 같이 오
래 사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若夫不刻意而高(약부불각의이고) : 뜻을 높이지 않고도 고상해지
고,
無仁義而修(무인의이수) : 어짊과 의로움이 없이도 몸이 닦여지
고,
無功名而治(무공명이치) : 공로와 명성이 없이도 다스려지고,
無江海而閒(무강해이한) : 강과 바다에 노닐지 않고도 한가로워
지고,
不導引而壽(불도인이수) : 기운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오래 사는
사람은,
無不忘也(무불망야) : 잊지 않는 것도 없고
無不有也(무불유야) :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없는 사람이다.
澹然無極而衆美從之(담연무극이중미종지) : 담담히 마음은 끝 이
없지만 모든 미덕은 그에게로 모이게 되는 것이다.
此天地之道(차천지지도) : 이것이 하늘과 땅의 도이며
聖人之德也(성인지덕야) : 성인의 덕인 것이다.
2.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夫恬惔寂漠虛無無爲(부념담적막허무무위) : 담담하고 고요하며 허
무하고 무위한 것은
此天地之本而道德之質也(차천지지본이도덕지질야) : 하늘과 땅의
올바른 도리이며 도덕의 본질이라고 얘기했던 것이다.
故聖人休焉(고성인휴언) : 그래서 성인은 쉬면서
休則平易矣(휴칙평이의) : 편히 지내어 편안하고도 간단한 것이
다.
平易則恬惔矣(평역칙념담의) : 편안하고도 간단하면 담담하게 되
고,
平易恬惔(평역념담) : 편안하고 간단하여 담담하다면
則憂患不能入(칙우환불능입) : 근심 걱정이 끼어 들 수가 없고
邪氣不能襲(사기불능습) : 사악한 기운이 침입할 수가 없을 것이
다.
故其德全而神不虧(고기덕전이신불휴) : 그러므로 그의 덕은 완전
하고 그의 정신에는 결함이 없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聖人之生也天行(성인지생야천행) : “성인은 살아감에 있어서는
자연의 운행을 따르고,
其死也物化(기사야물화) : 죽음에 있어서는 만물과 함께 변화한
다.
靜而與陰同德(정이여음동덕) : 고요히 있으면 음과 같은 덕이 되
고,
動而與陽同波(동이여양동파) : 움직이면 양과 같은 물결을 이룬
다.
不爲福先(불위복선) :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며,
不爲禍始(불위화시) : 환란을 피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感而後應(감이후응) : 외물이 느끼는데 따라서 반응을 보이며,
迫而後動(박이후동) : 외물이 닥쳐온 다음에야 움직이며,
不得已而後起(부득이이후기) : 부득이 해야만 비로소 일어선다.
去知與故(거지여고) : 지혜와 기교를 버리고
循天之理(순천지리) : 자연의 이치를 따른다”고 한 것이다.
故曰無天災(고왈무천재) : 그러므로 이르기를, 그에게는 하늘의
재난도 없고,
無物累(무물루) : 물건으로 인한 번거로움도 없고,
無人非(무인비) : 사람들의 비난도 없고,
無鬼責(무귀책) : 귀신의 책망도 없다.
不思慮(불사려) : 생각하고 염려하지 않고,
不豫謀(불예모) : 미리 일을 계획하지도 않는다.
光矣而不燿(광의이불요) : 빛이 있지만 겉으로 빛나지 않고,
信矣而不期(신의이불기) : 믿음이 있지만 일을 고집하지 않는다.
其寢不夢(기침불몽) : 그들은 잠을 자도 꿈꾸지 않으며,
其覺無憂(기각무우) : 잠에서 깨어나도 걱정하는 일이 없다.
其生若浮(기생약부) : 그의 삶은 물결에 뜬 것 같고
其死若休(기사약휴) : 그의 죽음은 쉬는 것과 같은 것이다
其神純粹(기신순수) : 그들의 정신은 순수하며,
其鬼不罷(기귀불파) : 그의 영혼은 피로해하지 않는다.
虛無恬惔(허무념담) : 허무하고 담담함으로써
乃合天德(내합천덕) : 바로 자연의 덕과 합치되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悲樂者(비락자) :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德之邪(덕지사) : 덕의 방해요
喜怒者(희노자) : 기뻐하고 성내는 것은
道之過(도지과) : 도의 허물이요
好惡者(호악자) :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은
心之失(심지실) : 심덕의 손실이다.”고 했다
故心不憂樂(고심불우락) : 그러므로 “마음에 걱정하고 즐거워함
이 없는 것은
德之至也(덕지지야) : 덕의 지극함이요
一而不變(일이불변) : 기쁘고 성남을 하나로 보아서 움직이지 않
는 것은
靜之至也(정지지야) : 정의 지극함이며 좋고
無所於忤(무소어오) : 미움에 거스름이 없는 것은
虛之至也(허지지야) : 허의 지극함이요
不與物交(불여물교) : 물과 더불어 사귀지 않는 것은
惔之至也(담지지야) : 담담함의 지극함이며
無所於逆(무소어역) : 사물에 거스름이 없는 것은
粹之至也(수지지야) : 순수함의 지극함이다.”고 한 것이다
3.
故曰(고왈) : 옛말에 이르기를
形勞而不休則弊(형로이불휴칙폐) : “몸을 고달프게 하여 쉬지
않으면 쓰러지고
精用而不已則竭(정용이불이칙갈) : 정신을 써서 그치지 않으면
기운이 다한다.”고 한 것이다
水之性(수지성) : 물의 성질은
不雜則淸(불잡칙청) : 잡물이 쉬이지 않으면 맑고
莫動則平(막동칙평) : 움직이지 않으면 평평하고
鬱閉而不流(울폐이불류) : 꼭 막히어 흐르지 않으면
亦不能淸(역불능청) : 또한 맑을 수 없을 것이니
天德之象也(천덕지상야) : 이것은 천덕의 현상이다
故曰(고왈) : 옛말에도 이르기를
純粹而不雜(순수이불잡) : “마음이 순수하여 섞이지 않고
靜一而不變(정일이불변) : 고요하고 한결같아 변하지 않으며
惔而無爲(담이무위) : 염담해서 애쓰는 일이 없고
動而以天行(동이이천행) : 하늘의 운행을 따라 움직이는 것
此養神之道也(차양신지도야) : 이것이 정신을 기르는 길이다.”
고 한 것이다
夫有干越之劍者(부유간월지검자) : 저 간월에서 나는 칼을 가진
사람이
柙而藏之(합이장지) : 그것을 깊이 감추어
不敢輕用也(불감경용야) : 감히 쓰지 않는 것은
寶之至也(보지지야) : 지극히 보배로워하는 까닭이다
精神四達竝流(정신사달병류) : 그런데 우리의 정신은 사방으로
통하고 두루 흘러서
無所不極(무소불극) : 다함이 없는 것으로서
上際於天(상제어천) : 위로는 하늘에 닿고
下蟠於地(하반어지) : 아래로는 땅에 서리어
化育萬物(화육만물) : 만물을 만들어 기르지마는
不可爲象(불가위상) : 무엇이라고 모양할 수 없는 것이다
其名爲同帝(기명위동제) : 그래서 그것을 동제라 일컫는 것이다
純素之道(순소지도) : 본래 그대로의 도는
唯神是守(유신시수) : 오직 정신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니
守而勿失(수이물실) : 정신을 지켜 잃지 않으면
與神爲一(여신위일) : 몸은 정신과 더불어 하나가 될 것이요
一之精通(일지정통) : 하나의 정기가 걸림이 없이 통하면
合於天倫(합어천륜) : 이에 천리에 합하는 것이다
野語有之曰(야어유지왈) : 그러므로 상말에 이르기를“
衆人重利(중인중리) : 속인들은 이익을 중히 여기고
廉士重名(렴사중명) : 청렴한 선비는 이름을 중히 여기며
賢人尙志(현인상지) : 어진 선비는 지조를 숭상하고
聖人貴精(성인귀정) : 성인은 정신을 귀히 여긴다.”한 것이다
故素也者(고소야자) : 그러므로 소박함이란 것은
謂其無所與雜也(위기무소여잡야) : 세상과 어울려도 거기에 섞이
지 않는 것을 이름이요
純也者(순야자) : 순박함이란 것은
謂其不虧其神也(위기불휴기신야) : 세상과 어울려도 그 정신이
이지러지지 않는 것을 이름이니
能體純素(능체순소) : 순수하고 소박한 도를 몸소 가진 사람을
謂之眞人(위지진인) : 진인이라 이르는 것이다
繕性
1.
繕性於俗(선성어속) : 통속적인 학문으로 본성을 닦아
俗學以求復其初(속학이구복기초) : 그 원초적인 상태로 돌아가기
를 바라고,
滑欲於俗思(활욕어속사) : 통속적인 생각으로 욕망을 다스려
以求致其明(이구치기명) : 그의 밝은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謂之蔽蒙之民(위지폐몽지민) : 몽매한 백성이라 한다.
古之治道者(고지치도자) : 옛날의 도를 다스리던 사람들은
以恬養知(이념양지) : 욕심을 끊고 깨끗하고 편안하게 있음으로
써 지혜를 길렀다.
知生而無以知爲也(지생이무이지위야) : 나면서부터 지혜로써 행
동하는 일이 없었으니,
謂之以知養恬(위지이지양념) : 그를 두고서 지혜로써 욕심이 없
이 깨끗하고 담담함을 기르는 것이라 말한다.
知與恬交相養(지여념교상양) : 지혜와 욕심이 없이 깨끗하고 담
담함이 서로를 길러줌으로써
而和理出其性(이화리출기성) : 조화와 이치가 그의 본성에 생겨
나는 것이다.
夫德和也(부덕화야) : 덕이란 조화를 이루는 것이며,
道理也(도리야) : 도란 이치에 맞는 것이다.
德無不容仁也(덕무불용인야) : 덕이 모든 것을 용납하는 것이 어
짊이다.
道無不理義也(도무불리의야) : 도가 모두 이치에 들어맞는 것이
의로움이다.
義明而物親忠也(의명이물친충야) : 의로움이 밝음으로써 사물과
친근하게 되는 것이 충실함이다.
中純實而反乎情樂也(중순실이반호정락야) : 속마음이 순수하고
충실하여 그 성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음악이다.
信行容體而順乎文禮也(신행용체이순호문예야) : 자기 몸이 행하
는 대로 맡겨 두고도 절도에 알맞게 따르게 되는 것이 예의이다.
禮樂偏行則天下亂矣(예악편행칙천하란의) : 그런데 예의와 음악
이 한곳에 치우쳐 행해지면 곧 천하가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彼正而蒙己德(피정이몽기덕) : 남을 바로잡아주려 하면서도 자기
의 덕을 어둡게 만드는데,
德則不冒(덕칙불모) : 덕이란 물건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冒則物必失其性也(모칙물필실기성야) : 가리게 되면 물건은 반드
시 그의 본성을 잃게 된다
2.
古之人(고지인) : 옛날 사람들은
在混芒之中(재혼망지중) : 혼돈하여 어두운 가운데
與一世而得澹漠焉(여일세이득담막언) : 온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담백하고도 적막한 생활을 했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그 때는
陰陽和靜(음양화정) : 음양이 조화되어 고요했고,
鬼神不擾(귀신불요) : 귀신도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四時得節萬物不傷(사시득절만물불상) : 사계절은 절도에 맞았고,
만물은 훼손됨이 없었으며,
群生不夭(군생불요) : 모든 생물은 일찍 죽는 일이 없었다.
人雖有知(인수유지) : 사람들은 비록 지혜를 가졌다 해도
無所用之(무소용지) : 쓸 곳이 없었다.
此之謂至一(차지위지일) : 이것을 지극한 통일이라 말하는 것이
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이 때에는
莫之爲而常自然(막지위이상자연) : 일부러 하는 일이란 없이 언
제나 자연스러웠다.
逮德下衰(체덕하쇠) : 덕이 쇠퇴하자
及燧人伏羲始爲天下(급수인복희시위천하) : 수인과 복희가 천하
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是故順而不一(시고순이불일) : 그래서 백성들은 자연을 따르기는
했지만 통하여 하나가 되지는 않았다.
德又下衰(덕우하쇠) : 덕이 더 쇠퇴하자
及神農黃帝始爲天下(급신농황제시위천하) : 신농과 황제가 천하
를 다스리게 되었다.
是故安而不順(시고안이불순) : 그래서 안락하기는 하였지만 자연
을 따르지는 않게 되었다.
德又下衰(덕우하쇠) : 덕이 더 쇠퇴하자
及唐虞始爲天下(급당우시위천하) : 요와 순이 세상을 다스렸다.
與治化之流(여치화지류) : 정치와 교화의 나쁜 풍속을 일으켰고,
?淳散朴(?순산박) : 순진함이 없어지고 소박함이 사라졌으며,
離道以爲(리도이위) : 선을 위해 도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했고,
險德以行(험덕이행) : 덕을 저버리고 행동하게 했다.
然後去性而從於心(연후거성이종어심) : 그렇게 된 뒤에는 사람의
본성을 버리고 자기 마음을 따르게 되었다.
心與心識知(심여심식지) : 마음과 마음으로 상대방을 살펴 알았
으나
而不足以定天下(이부족이정천하) : 천하를 안정시킬 수는 없었다
.
然後附之以文(연후부지이문) : 그런 뒤에 문채를 거기에 더해졌
고,
益之以博(익지이박) : 넓은 지식을 더했다.
文滅質(문멸질) : 문채란 본질을 멸실케 하고,
博溺心(박익심) : 넓은 지식은 마음을 빠지게 하는 것이다.
然後民始惑亂(연후민시혹란) : 그렇게 된 뒤에는 백성들이 미혹
되어 혼란을 일으키게 되어
無以反其性情而復其初(무이반기성정이복기초) : 그들의 본성과
진실로 되돌아가거나 그들의 원래상태로 복귀할 수가 없게 되었
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렇게 본다면
世喪道矣(세상도의) : 세상은 도를 잃었고,
道喪世矣(도상세의) : 도는 세상을 잃었다.
世與道交相喪也(세여도교상상야) : 세상과 도가 서로를 잃었던
것이다.
道之人何由興乎世(도지인하유흥호세) : 그러니 도를 닦는 사람인
들 무슨 수로 세상을 일으키겠으며,
世亦何由興乎道哉(세역하유흥호도재) : 세상 역시 무슨 수로 도
를 일으키겠는가?
道無以興乎世(도무이흥호세) : 도는 세상에 일어날 수 없고,
世無以興乎道(세무이흥호도) : 세상은 도를 따라 일어날 수 없으
니,
雖聖人不在山林之中(수성인불재산림지중) : 비록 성인이 산 속에
숨어 있지 않다 해도
其德隱矣(기덕은의) : 그의 덕은 숨겨지는 것이다.
隱故不自隱(은고불자은) : 덕이 숨겨진다는 것은 성인 스스로가
덕을 숨기는 것이 아니다.
古之所謂隱士者(고지소위은사자) : 옛날의 숨어 있는 선비라는
사람들은
非伏身而弗見也(비복신이불견야) : 그의 몸을 감추어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非閉其言而不出也(비폐기언이불출야) : 그의 입을 닫고서 말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非藏其知而不發也(비장기지이불발야) : 그의 지혜를 감추어 두고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時命大謬也(시명대류야) : 시대의 운명이 그와 크게 어긋나기 때
문이었다.
當時命而大行乎天下(당시명이대행호천하) : 시대의 운명이 들어
맞아 크게 자기 뜻을 전하여 폈다면
則反一無迹(칙반일무적) : 백성을 되돌려 놓되 자기의 흔적조차
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不當時命而大窮乎天下(불당시명이대궁호천하) : 시대의 운명이
들어맞지 않아 자기가 천하에서 크게 궁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
則深根寧極而待(칙심근녕극이대) : 자신의 본성을 깊이 간직하고
자기의 운명을 편안히 받아들이면서 때를 기다릴 것이다.
此存身之道也(차존신지도야) : 이것이 몸을 보존하는 도인 것이
다
3.
古之存身者(고지존신자) : 옛날 몸을 보존하던 사람들은
不以辯飾知(불이변식지) : 변설로 지혜를 꾸미지 않았고,
不以知窮天下(불이지궁천하) : 지혜로 천하의 일을 다 밝혀 알려
하지 않았으며,
不以知窮德(불이지궁덕) : 지혜로 덕을 밝히려 하지 않았다.
危然虛其所而反其性已(위연허기소이반기성이) : 그의 자리에 있
으면서도 그의 본성으로 돌아갔으니,
又何爲哉(우하위재) : 자기가 또 무슨 일을 인위적으로 하였겠는
가?
道固不小行(도고불소행) : 도란 본래 행동으로 따를 수 있는 것
이 아니며,
德固不小識(덕고불소식) : 덕이란 본래 지혜로 얻어지는 것이 아
니다.
小識傷德(소식상덕) : 작은 지식이란 덕을 손상시키는 것이며,
小行喪道(소행상도) : 작은 행동이란 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正己而已矣(정기이이의) : “자기를 올바르게 할 따름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樂全之謂得志(락전지위득지) : 그러면 즐거움이 완전해지는데 그
것을 뜻을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古之所謂得志者(고지소위득지자) : 옛날의 뜻을 얻었던 사람들이
란
非軒冕之謂也(비헌면지위야) : 높은 벼슬을 얻은 것을 뜻하는 것
이 아니었다.
謂其無以益其樂而已矣(위기무이익기락이이의) : 그것은 그의 즐
거움을 더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뜻일 뿐이다.
今之所謂得志者(금지소위득지자) : 지금의 뜻을 얻은 사람들이란
軒冕之謂也(헌면지위야) : 높은 벼슬을 얻은 것을 두고 말한다.
軒冕在身(헌면재신) : 높은 벼슬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非性命也(비성명야) : 자기의 본성이나 운명이 아닌 것이다.
物之儻來(물지당래) : 그것은 물건이 갑자기 와서
寄者也(기자야) : 자기에게 붙은 것과 같은 것이다. .
寄之(기지) : 자기에게 붙은 것이지만
其來不可圉(기래불가어) : 그것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其去不可止(기거불가지) : 그것이 떠나는 것을 붙들어 둘 수도
없는 것이다.
故不爲軒冕肆志(고불위헌면사지) : 그러므로 높은 벼슬을 얻었다
하여 뜻을 방자히 두지 않고,
不爲窮約趨俗(불위궁약추속) : 곤궁하다 해도 세속을 쫓지 않아
야 한다.
其樂彼與此同(기락피여차동) : 그 즐거움은 같은 것이기 때문이
다.
故無憂而已矣(고무우이이의) : 그러므로 근심이 없을 것이다
今寄去則不樂(금기거칙불락) : 자기에게 있던 것이 떨어져 나가
면 즐겁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런 것을 보면
雖樂(수락) : 비록 즐긴다 해도
未嘗不荒也(미상불황야) : 전혀 마음은 본성을 버리고 있는 것이
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喪己於物(상기어물) : 물건에 의해 자기를 잃게 되고,
失性於俗者(실성어속자) : 세속 때문에 본성을 잃는 것을 두고
謂之倒置之民(위지도치지민) : 근본과 말단을 거꾸로 하는 백성
들이라 하는 것이다
秋水
1.
秋水時至(추수시지) : 가을이 되면
百川灌河(백천관하) : 모든 냇물이 황하로 흘러든다.
涇流之大(경류지대) : 그 본 줄기는 커서
兩涘渚崖之間不辯牛馬(량사저애지간불변우마) : 양편 물가의 거리
가 상대편에 있는 소나 말을 분별할 수 없을 정도다.
於是焉河伯欣然自喜(어시언하백흔연자희) : 그래서 황하의 신은
기뻐하며
以天下之美爲盡在己(이천하지미위진재기) : 천하의 모든 아름다
움이 자신에게 갖추어졌다고 생각하고,
順流而東行(순류이동행) :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가
至於北海(지어북해) : 북해에 도착했다.
東面而視(동면이시) : 그 곳에 이르러 동쪽을 바라보았으나
不見水端(불견수단) : 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於是焉河伯始旋其面目(어시언하백시선기면목) : 황하의 신은 비
로소 그의 얼굴을 돌려
望洋向若而歎曰(망양향약이탄왈) : 북해의 신을 우러러 보고 탄
식하며 말했다.
野語有之曰(야어유지왈) : “속담에 이르기를
聞道百以爲莫己若者(문도백이위막기약자) : 백가지 도리를 알고
는 자기 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다고 하였는데,
我之謂也(아지위야) : 저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且夫我嘗聞少仲尼之聞(차부아상문소중니지문) : 저는 일찍이 공
자의 넓은 지식을 낮게 평가하고
而輕伯夷之義者(이경백이지의자) : 백이 같은 절의를 가볍게 여
기는 이론을 듣고도
始吾弗信(시오불신) : 지금까지는 믿지 않고 있었습니다.
今我睹者之難窮也(금아도자지난궁야) : 지금에 와서 선생님의 끝
을 알 수 없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런 것 같이 느껴집니다.
吾非至於子之門(오비지어자지문) : 제가 선생님의 문하로 들어오
지 않았다면
則殆矣(칙태의) : 위태로웠을 것입니다.
吾長見笑於大方之家(오장견소어대방지가) : 저는 오랫동안 위대
한 도를 터득한 사람에게 비웃음을 받았을 것입니다.”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井䵷不可以語於海者(정와불가이어어해자) : “우물 안의 개구리에
게 바다에 대해 얘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拘於虛也(구어허야) : 공간의 구속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夏蟲不可以語於氷者(하충불가이어어빙자) : 여름 벌레에게 어름
에 대해 얘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篤於時也(독어시야) : 시간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曲士不可以語於道者(곡사불가이어어도자) : 비뚤어진 선비에게
도에 관해 얘기를 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束於敎也(속어교야) : 가르침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今爾出於崖涘(금이출어애사) : 지금 당신은 물가를 벗어나
觀於大海(관어대해) : 큰 바다를 보고서야
乃知爾醜(내지이추) : 당신의 추함을 알게 되었다.
爾將可與語大理矣(이장가여어대리의) : 그래서 당신에게 위대한
도리를 얘기해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天下之水(천하지수) : 세상의 물 중에
莫大於海(막대어해) : 바다 보다 더 큰 것은 없다.
萬川歸之(만천귀지) :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흘러 들며,
不知何時止而不盈(불지하시지이불영) : 잠시도 흘러듦을 멈추지
않는 데도 차서 넘치지 않는다.
眉閭泄之(미려설지) : 미려에서는 바닷물이 잠시도 쉬지 않고 흘
러 나가지만
不知何時已而不虛(불지하시이이불허) : 물이 어느 때에 말라서
비어버리는지 모른다.
春秋不變(춘추불변) : 봄이나 가을에도 변화가 없고,
水旱不知(수한부지) : 장마가 지나 가뭄도 모른다.
此其過江河之流(차기과강하지류) : 이 바다가 장강이나 황하의
흐름보다
不可爲量數(불가위량수) : 얼마나 방대한 것인가는 수량으로 계
측할 수 없다.
而吾未嘗以此自多者(이오미상이차자다자) : 그러나 나는 이런 것
으로 스스로 많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自以比形於天地(자이비형어천지) : 그것은 내 모양은 천지에서
받았고
而受氣於陰陽(이수기어음양) : 그 기운은 음양에서 받았기 때문
에
吾在天地之間(오재천지지간) :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어서
猶小石小木之在大山也(유소석소목지재대산야) : 작은 나무나 작
은 돌이 마치 큰산에 있는 것같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方存乎見少(방존호견소) : 이렇게 나의 존재를 작게 보고 있는데
又奚以自多(우해이자다) : 또 어찌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計四海之在天地之間也(계사해지재천지지간야) : 사방의 바다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크기를 헤아려보면,
不似礨空之在大澤乎(불사뢰공지재대택호) : 소라 구멍이 큰 연못
가에 나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計中國之在海內(계중국지재해내) : 한 나라가 세상에 차지하는
크기를 헤아려 보면
不似稊米之在大倉乎(불사제미지재대창호) : 큰 창고 속에 있는
곡식 알 하나와 비슷하지 않은가?
號物之數謂之萬(호물지수위지만) : 물건의 종류에는 몇 만이라는
수가 붙는데
人處一焉(인처일언) : 사람들이 그 중 하나의 수를 차지한다.
人卒九州(인졸구주) : 사람의 수에 있어서 구주에서 생각해보아
도
穀食之所生(곡식지소생) : 세상의 곡식들이 생산되는 곳과
舟車之所通(주거지소통) : 배와 수레가 통하는 곳에 널리 살고
있는데,
人處一焉(인처일언) : 사람이란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此其比萬物也(차기비만물야) : 이런 사람을 만물과 비교해 본다
면
不似豪末之在於馬體乎(불사호말지재어마체호) : 말의 몸에 있는
하나의 가는 털에 지나지 않는다.
五帝之所運(오제지소운) : 오제가 천자 자리를 서로 물려준 것이
나,
三王之所爭(삼왕지소쟁) : 삼왕에 이르러 서로 다툰 것이나,
仁人之所憂(인인지소우) : 어진 사람이 근심하는 것이나,
任士之所勞(임사지소로) :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이 수고를 하는
것이나
盡此矣(진차의) : 모두가 이와 같이 작은 일이다.
伯夷辭之以爲名(백이사지이위명) : 백이는 왕위를 사양함으로써
명성을 얻었고,
仲尼語之以爲博(중니어지이위박) : 공자는 여러 가지 가르침을
얘기하여 박학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此其自多也(차기자다야) : 이들은 스스로 뛰어나다고 여기고 있
었지만,
不似爾向之自多於水乎(불사이향지자다어수호) : 당신이 조금 전
까지 스스로 물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여기던 것과 비슷하지 않
은가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말했다.
然則吾大天地而小毫末(연칙오대천지이소호말) : “하늘과 땅을
크다고 하고, 털끝은 작다고
可乎(가호) : 할 수도 있습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否夫物(부부물) : “아니다. 물건이란
量無窮(량무궁) : 양이 무궁하여 한정할 수 없는 것이다.
時無止(시무지) :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分無常(분무상) : 각자의 분수는 일정하지 않고 변하는 것이며,
終始無故(종시무고) : 일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고 그대
로 있는 것이 없다.
是故大知觀於遠近(시고대지관어원근) : 그러므로 위대한 지혜를
지닌 사람은 먼 것과 가까운 것을 똑같이 본다.
故小而不寡(고소이불과) : 그래서 작은 것이라 무시하지 않고,
大而不多(대이불다) : 큰 것이라 대단히 여기지 않는다.
知量無窮(지량무궁) : 물건의 양이란 무궁하여 한정할 수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證曏今故(증향금고) : 또한 시간의 옛과 현재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故遙而不悶(고요이불민) : 그러므로 오래 산다 해도 교만하지 않
고,
掇而不跂(철이불기) : 생명이 짧다 해도 더 살기를 바라지 않는
다.
知時無止(지시무지) : 시간이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察乎盈虛(찰호영허) : 그는 모든 것은 달처럼 찼다 기울었다 하
는 것임을 알고 있다.
故得而不喜(고득이불희) : 그러므로 물건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
고,
失而不憂(실이불우) : 물건을 잃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知分之無常也(지분지무상야) : 사람의 분수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明乎坦塗(명호탄도) : 그는 도란 넓은 것임을 분명히 알고 이해
하고 있다.
故生而不說(고생이불설) : 그러므로 산다고 해서 기뻐하지 않고,
死而不禍(사이불화) : 죽는다고 해서 불행으로 여기지 않는다.
知終始之不可故也(지종시지불가고야) : 일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있을 수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計人之所知(계인지소지) :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을 헤아려 보면
,
不若其所不知(불약기소불지) :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에 비길
것이 못 된다.
其生之時(기생지시) : 또한 살아 있는 시간이란
不若未生之時(불약미생지시) : 살아 있지 못한 시간에 비길 것이
못 된다.
以其至小求窮其至大之域(이기지소구궁기지대지역) : 그런 지극히
작은 입장에서 지극히 큰 영역을 추궁하려 들기 때문에
是故迷亂而不能自得也(시고미란이불능자득야) : 미혹되고 혼란하
여 스스로 안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由此觀之(유차관지) : 이렇게 본다면
又何以知毫末之足以定至細之倪(우하이지호말지족이정지세지예) :
털끝이 지극히 미세하다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겠는가?
又何以知天地之足以窮至大之域(우하이지천지지족이궁지대지역) :
하늘과 땅이 지극히 큰 영역이라고 어떻게 규정할 수 있겠는가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말했다.
世之議者皆曰(세지의자개왈) : “세상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이 모두 말하기를
至精無形(지정무형) : ‘지극히 정세한 것에는 형체가 없고,
至大不可圍(지대불가위) : 지극히 큰 것은 포괄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
是信情乎(시신정호) : 이것이 사실입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夫自細視大者不盡(부자세시대자불진) :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면 그 전체를 다 볼 수가 없고,
自大視細者不明(자대시세자불명) :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보면 분
명히 보이지 않는다.
故異便(고이편) : 그러므로 그기에는 잘보이고 보이지 않는 차이
가 있을 것이다
此勢之有也(차세지유야) : 그것은 마땅이 그러함이 있을 것이다
夫情小之微也(부정소지미야) : 정세하다는 것은 작은 것 중에서
도 미세하다는 뜻이다.
垺大之殷也(부대지은야) : 극대하다는 것은 큰 것 중에서도 아주
크다는 뜻이다.
夫精粗者(부정조자) : 정세하다느니 굵다느니 하는 것은
期於有形者也(기어유형자야) : 형체가 있어서 결정되는 것이다.
無形者(무형자) : 형체가 없는 것은
數之所不能分也(수지소불능분야) : 수량으로 나눌 수가 없는 것
이다.
不可圍者(불가위자) : 포괄할 수 없이 큰 것은
數之所不能窮也(수지소불능궁야) : 숫자로서 크기를 따져 밝힐
수 없는 것이다.
可以言論者(가이언론자) : 말로써 논할 수 있는 것이란
物之粗也(물지조야) : 물건으로서 큰 것이다.
可以意致者(가이의치자) : 뜻으로서 인지할 수 있는 것은
物之精也(물지정야) : 물건으로서 정세한 것이다.
言之所不能論(언지소불능론) : 말로써 논할 수 없고,
意之所不能致者(의지소불능치자) : 뜻으로서 살펴 인지할 수 없
는 것은
不期精粗焉(불기정조언) : 정세하고 크다는 것을 결정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
是故大人之行(시고대인지행) : 그러므로 위대한 사람의 행동은
不出乎害人(불출호해인) : 사람을 해치지 않는데서 나오고
不多仁恩(불다인은) : 어짊과 은혜를 많이 베풀려 하지도 않는다
.
動不爲利(동불위리) : 행동은 이익을 추구하는 일이 없지만
不賤門隸(불천문예) : 문지기나 노예를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貨財弗爭(화재불쟁) : 재물을 위해 다투지 않지만
不多辭讓(부다사양) : 사양하는 것을 훌륭한 것이라 여기지도 않
는다.
事焉不借人(사언불차인) : 일을 함에 있어 남의 힘을 빌리지도
않지만
不多食乎力(불다식호력) : 자기 힘으로 먹고사는 것을 훌륭하게
여기지 않으며,
不賤貧汚(불천빈오) : 탐욕 많은 자나 비열한 자들을 천하게 여
기지도 않는다.
行殊乎俗(행수호속) : 행동은 세속과 다르지만
不多僻異(불다벽이) : 치우치고 기이한 것을 훌륭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爲在從衆(위재종중) : 행동은 여러 사람을 따르지만
不賤佞諂(불천녕첨) :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들을 천하게 여기지
도 않는다.
世之爵祿不足以爲勸(세지작록불족이위권) : 세상의 벼슬이나 봉
록으로도 그의 행동을 유도하기에는 부족하고,
戮恥不足以爲辱(륙치부족이위욕) : 형벌이나 치욕으로도 그를 욕
되게 하기는 부족하다.
知是非之不可爲分(지시비지불가위분) : 그는 옳고 그름은 분별할
수 없는 것이며,
細大之不可爲倪(세대지불가위예) : 작고 큰 것도 분별할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있다.
聞曰(문왈) : 듣건대
道人不聞(도인불문) : 도를 터득한 사람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
至德不得(지덕부득) : 지극한 덕을 지닌 사람은 남이 알아주지
않으며,
大人無己(대인무기) : 위대한 사람에게는 자기가 없다고 하였는
데,
約分之至也(약분지지야) : 자기의 분수를 한정하고 지내는 지극
한 경지인 것이다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말했다.
若物之外(약물지외) : “물건의 외형이나
約物之內(약물지내) : 내면에 있어서
惡至而倪貴賤(악지이예귀천) : 무엇을 기준으로 귀하고 천한 구
분이 생기며,
惡至而倪小大(악지이예소대) : 무엇을 기준으로 작고 큰 구분이
생기는 것입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以道觀之(이도관지) : “도의 입장에서 본다면,
物無貴賤(물무귀천) : 물건에는 귀하고 천한 것이 없다.
以物觀之(이물관지) : 물건 자체의 입장에서 볼 때
自貴而相賤(자귀이상천) : 자신은 귀하고 남은 천한 것이다.
以俗觀之(이속관지) : 세속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貴賤不在己(귀천불재기) : 귀하고 천한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정하는 것이다.
以差觀之(이차관지) :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因其所大而大之(인기소대이대지) : 어느 것에 비하여 크다는 입
장에서 말하면
則萬物莫不大(칙만물막불대) : 만물 중에 크지 않은 것이 없게
되며,
因其所小而小之(인기소소이소지) : 어느 것에 비하여 작다는 입
장에서 보면
則萬物莫不小(칙만물막불소) : 만물 중에 작지 않은 것이 없게
된다.
知天地之爲稊米也(지천지지위제미야) : 하늘과 땅도 큰 것과 비
교를 하면 작은 풀 씨 한 알 정도로 생각될 수 있고,
知毫末之爲丘山也(지호말지위구산야) : 털끝도 작은 것과 비교하
면 큰 산 정도로 생각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則差數覩矣(칙차수도의) : 그렇게 차이와 수자를 볼 수 있을 것
이다
以功觀之(이공관지) : 공용(功用)의 관점에서 볼 때,
因其所有而有之(인기소유이유지) : 그 공용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는
則萬物莫不有(칙만물막불유) : 만물에는 쓸데 없는 것이란 없게
되며,
因其所無而無之(인기소무이무지) : 그 공용을 없다고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則萬物莫不無(칙만물막불무) : 만물 중에 쓸데 있는 것이란 없게
된다.
知東西之相反而不可以相無(지동서지상반이불가이상무) : 동쪽과
서쪽은 서로 반대가 되면서도 서로 어느 한편이 없어서는 안 되
는 것임을 안다면,
則功分定矣(칙공분정의) : 곧 공용의 규정도 상대적인 것임을 알
것이다.
以趣觀之(이취관지) : 취향이란 관점에서 볼 때,
因其所然而然之(인기소연이연지) : 그것이 그러함을 인정하는 입
장에서는
則萬物莫不然(칙만물막불연) : 만물에는 옳지 않은 것이란 없게
된다.
因其所非而非之(인기소비이비지) : 그것이 그름을 비난하는 입장
에서는
則萬物莫不非(칙만물막불비) : 만물에는 그릇되지 않은 것이 없
게 된다.
知堯桀之自然而相非(지요걸지자연이상비) : 요임금이나 걸왕이
모두 스스로는 시인하면서도 남이 비난하였다는 것을 안다면
則趣操覩矣(칙취조도의) : 취향이란 것도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임을 알 것이다.”
昔者堯舜讓而帝(석자요순양이제) : 옛날에 요와 순은 천자의 자
리를 물려받아 제업을 이루었고,
之괘噲讓而絶(지괘쾌양이절) : 연나라 임금 증은 재상의 아들 지
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었으나 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다.
湯武爭而王(탕무쟁이왕) : 은나라 탕왕이나 주나라 무왕은 다툼
을 통해 왕이 되었으나,
白工爭而滅(백공쟁이멸) : 초나라 백공은 다툼으로 멸망했다.
由此觀之(유차관지) : 이로 볼 때
爭讓之禮(쟁양지례) : 이처럼 다투고 사양하는 예절이나,
堯桀之行(요걸지행) : 요임금과 걸왕 같은 행동은
貴賤有時(귀천유시) : 때에 따라 귀하게도 되고 천하게도 되는
것이어서
未可以爲常也(미가이위상야) : 일정한 표준에 의해 생각할 수 없
는 것이다.
梁麗可以衝城(량려가이충성) : 들보나 기둥같이 큰 재목은 성벽
을 무너뜨리는 데는 유용하지만
而不可以窒穴(이불가이질혈) : 작은 구멍을 막는 데는 소용이 없
다.
言殊器也(언수기야) : 말하자면 그것은 기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騏驥驊騮(기기화류) : 천리마는
一日而馳千里(일일이치천리) :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지만
捕鼠不如狸狌(포서불여리성) : 쥐를 잡는 데는 삵쾡이만 못하다.
言殊技也(언수기야) : 말하자면 그것은 재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鴟鵂夜撮蚤(치휴야촬조) : 올빼미는 밤에도 벼룩을 잡고
察毫末(찰호말) : 터럭 끝도 볼 수 있지만
晝出瞋目而不見丘山(주출진목이불견구산) : 낮에 나와서는 눈을
뜨고도 큰산도 보지 못한다.
言殊性也(언수성야) : 말하자면 그것은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蓋師是而無非(개사시이무비) : 어찌 옳다는 것을 존중하고 그르
다는 것은 무시하며,
師治而無亂乎(사치이무란호) : 다스림은 존중하고 혼란은 무시하
는가?
是未明天地之理(시미명천지지리) : 그것은 하늘과 땅의 이치와
萬物之情者也(만물지정자야) : 만물의 진상을 알지 못하기 때문
이다.
是猶師天而無地(시유사천이무지) : 그것은 마치 하늘은 존중하면
서 땅은 무시하고,
師陰而無陽(사음이무양) : 음은 존중하면서 양은 무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其不可行明矣(기불가행명의) : 그것이 통용될 수 없는 것임은 분
명한 일이다.
然且語而不舍(연차어이불사) : 그런데도 그런 주장을 버리지 않
고 내세우는 자들은
非愚則誣也(비우칙무야) : 어리석은 자가 아니면 거짓말쟁이인
것이다.
帝王殊禪(제왕수선) : 옛날 제왕들을 보면 물려주는 방법이 서로
달랐고,
三代殊繼(삼대수계) : 하·은·주 3대의 왕위 계승 방법도 각기
달랐다.
差其時(차기시) : 그 시대와 어긋나게 하고,
逆其俗者(역기속자) : 그 때의 세속을 거스르는 자를 두고
謂之簒夫(위지찬부) : 그를 찬탈자라 부르며,
當其時(당기시) : 그 시대에 합당하게 하고
順其俗者(순기속자) : 그 때의 세속을 따르는 사람을 두고
謂之義之徒(위지의지도) : 의로운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다
黙黙乎河伯(묵묵호하백) : 황하의 신은 말이 없으니
女惡知貴賤之門(여악지귀천지문) : 네가 어찌 귀천의 문과
小大之家(소대지가) : 대소의 집을 알겠는가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말했다.
然則我何爲乎(연칙아하위호) : “그렇다면 저는 무엇을 해야하고
,
何不爲乎(하불위호) :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吾辭受趣舍(오사수취사) : 제가 사양하거나 나가거나 멈추는데
있어서
吾終奈何(오종내하) :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됩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以道觀之(이도관지) : “도의 입장에서 볼 때
何貴何賤(하귀하천) :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무엇을 천히 여기
겠는가?
是謂反衍(시위반연) : 이런 경지를 혼돈하게 통일된 상태라고 말
하는 것이다.
無拘而志(무구이지) : 자기 뜻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與道大蹇(여도대건) : 그러면 도에 크게 어긋나게 된다.
何少何多(하소하다) : 도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을 적다하고 무
엇을 많다 하겠는가?
是謂謝施(시위사시) : 이런 경지를 구별 없이 연결되는 상태라
말하는 것이다.
無一而行(무일이행) : 한편에만 치우치는 행동을 하여서는 안 된
다.
與道參差(여도참차) : 그러면 도에 어긋나게 된다.
嚴嚴乎若國之有君(엄엄호약국지유군) : 엄격하기가 나라의 임금
과 같아서
其無私德(기무사덕) : 사사로운 은덕을 베푸는 일이 없어야 한다
.
繇繇乎若祭之有社(요요호약제지유사) : 유유자득하기가 제사를
받는 땅의 신과 같아서
其無私福(기무사복) : 사사로이 복을 내려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
泛泛乎其若砂防之無窮(범범호기약사방지무궁) : 대범하기가 사방
이 끝없는 것과 같아서
其無所畛域(기무소진역) : 아무런 한계도 없어야 한다.
兼懷萬物(겸회만물) : 만물을 다 같아 아울러 감싸서
其孰承翼(기숙승익) : 그 어떤 사람만을 아껴주거나 도와 주는
일이 없으면
是謂無方(시위무방) : 이것을 두고 일정한 넓이가 없는 사람이라
하는 것이다.
萬物一齊(만물일제) : 만물은 한결같이 평등한 것이니,
孰短孰長(숙단숙장) : 어느 것이 못하고 어느 것이 더 나은가?
道無終始(도무종시) : 도에는 시작도 끝도 없지만
物有死生(물유사생) : 물건에는 삶과 죽음이 있다.
不恃其成(불시기성) : 그래서 물건의 공용이란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一虛一盈(일허일영) : 어떤 때는 비어 있다가도 어떤 때는 차게
마련이어서
不位乎其形(불위호기형) : 그 형세에는 일정한 위치가 없다.
年不可擧(년불가거) : 늙어 가는 나이는 막을 수가 없고,
時不可止(시불가지) : 흘러가는 시간은 멈출 수가 없다.
消息盈虛(소식영허) : 생성소멸과 찼다가 비는 일을 반복하여
終則有始(종칙유시) : 그치면 또 시작을 한다.
是所以語大義之方(시소이어대의지방) : 이것이야말로 내가 위대
한 도의 뜻을
論萬物之理也(론만물지리야) : 얘기하고 만물의 이치를 논하는
까닭인 것이다.
物之生也(물지생야) : 물건의 생성은
若驟若馳(약취약치) : 말이 뛰거나 달리는 것처럼 변화한다.
無動而不變(무동이불변) :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란 없고
,
無時而不移(무시이불이) : 잠시도 바뀌지 않는 것이란 없는 것이
다.
何爲乎(하위호) : 그런데 무엇을 하겠고
何不爲乎(하불위호) : 무엇을 하지 못하는가?
夫固將自化(부고장자화) : 그대로 스스로 변화하게 내버려두면
그만이다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말했다.
然則何貴於道邪(연칙하귀어도사) : “어째서 도가 귀하다고 하는
것입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知道者必達於理(지도자필달어리) : “도를 아는 사람은 반드시
이(理)에도 통달해 있고,
達於理者必明於權(달어리자필명어권) : 이에 통달한 사람은 물건
의 변화에 대한 적응에 밝다.
明於權者不以物害己(명어권자불이물해기) : 물건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 밝은 사람은 사물에 의해 자신이 해를 받는 일이 없다.
至德者(지덕자) : 지극한 덕을 지닌 사람은
火弗能熱(화불능열) : 불도 뜨겁게 하지 못하며,
水弗能溺(수불능익) : 물도 그를 빠져죽게 하지 못하며,
寒暑弗能害(한서불능해) : 추위와 더위도 그를 해칠 수가 없고,
禽獸不能賊(금수불능적) : 새나 짐승들도 그를 상하게 할 수 없
다.
非謂其薄之也(비위기박지야) : 그렇다고 그것들을 가볍게 여긴다
는 말은 아니다.
言察乎安危(언찰호안위) : 편안함과 위험을 살피고
寧於禍福(녕어화복) : 화와 복 어느 것에나 안주하여
謹於去就(근어거취) : 자기의 거취를 신중히 함으로써
莫之能害也(막지능해야) : 아무것도 그를 해칠 수가 없다는 말이
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天在內(천재내) : 자연을 그의 내부에 존재하게 하고,
人在外(인재외) : 인위적인 것은 밖으로 내보내어,
德在乎天(덕재호천) : 그의 덕이 자연에 있게 된다고 말하는 것
이다.
知乎人之行(지호인지행) : 자연과 사람의 행위에 대해 알고
本乎天(본호천) : 자연을 근본으로 삼는다면,
位乎得(위호득) : 그의 올바른 위치를 얻게 될 것이다.
蹢躅而屈伸(척촉이굴신) : 그러면 나아가고 물러나고 굽히고 뻗치
고 자유자재로 되며,
反要而語極(반요이어극) : 도로 되돌아가 진리의 극치를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河伯曰(하백왈) : 황하의 신이 물었다.
何謂天(하위천) : “무엇을 자연이라 하고,
何謂人(하위인) : 무엇을 인위라 하는 것입니까?”
北海若曰(북해약왈) : 북해의 신이 말했다.
牛馬四足(우마사족) : “소나 말이 네 발을 가지고 있는 것을
是謂天(시위천) : 자연이라 말하고,
落馬首(락마수) : 말의 머리에 고삐를 매거나
穿牛鼻(천우비) : 소의 코를 뚫는 것을
是謂人(시위인) : 인위라 말하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無以人滅天(무이인멸천) : 인위로써 자연을 손상시키면 안되고,
無以故滅命(무이고멸명) : 지혜로 천명을 손상시키면 안되고,
無以得殉名(무이득순명) : 자기의 덕을 명성을 위해 희생시키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謹守而勿失(근수이물실) : 자연을 지켜 잃지 않는 것을
是謂反其眞(시위반기진) : 그의 진실로 되돌아가는 것이라 말한
다.”
2.
夔憐蚿(기련현) :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는 발이 많은 지네를 부
러워하고,
蚿憐蛇(현련사) : 지네는 발 없이도 움직이는 뱀을 부러워하고,
蛇憐風(사련풍) : 뱀은 의지하는 데 없이 움직이는 바람을 부러
워하고,
風憐目(풍련목) : 바람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는 눈(目)을 부러워
하고,
目憐心(목련심) : 눈은 가지 않고도 아는 마음을 부러워한다.
夔謂蚿曰(기위현왈) : 기가 지네에게 말했다.
吾以一足趻踔而行(오이일족참탁이행) : “나는 한발로 껑충껑충
뛰어다니지만
予無如矣(여무여의) : 그대는 뜻대로 가지지 않습니다.
今子之使萬足(금자지사만족) : 이제 그대는 수많은 발을 쓰니
獨奈何(독내하) : 얼마나 편하십니까?”
蚿曰(현왈) : 지네가 대답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습니다.
子不見夫唾者乎(자불견부타자호) : 당신은 침 뱉는 것을 보지 못
했습니까?
噴則大者如珠(분칙대자여주) : 침을 뱉으면 큰 것은 구슬 같고
小者如霧(소자여무) : 작은 것은 안개 같은데,
雜而下者不可勝數也(잡이하자불가승수야) : 크고 작은 것이 섞여
떨어지는 그 수는 이루 다 알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今予動吾天機(금여동오천기) : 지금 나는 그처럼 나의 자연스러
운 기능을 사용할 따름이어서
而不知其所以然(이불지기소이연) : 그렇게 편리한 줄은 모르고
있습니다.”
蚿謂蛇曰(현위사왈) : 지네가 뱀에게 물었다.
吾以衆足行(오이중족행) : “저는 많은 발로 다니고 있지만
而不及子之無足(이불급자지무족) : 선생의 발 없는 것만 못하니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蛇曰(사왈) : 뱀이 대답했다.
夫天機之所動(부천기지소동) : “자연스러운 기능에 의해 움직여
지는 것을
何可易邪(하가역사) : 어떻게 바꿀 수 있겠습니까?
吾安用足哉(오안용족재) : 내 어찌 발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
蛇謂風曰(사위풍왈) : 뱀이 바람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予動吾脊脅而行(여동오척협이행) : 저는 저의 척추와 갈비뼈를
움직여 다니고 있으니
則有似也(칙유사야) : “의지하는 곳이 있는 셈입니다.
今子蓬蓬然起於北海(금자봉봉연기어북해) : 선생께서는 북해에서
일어나
蓬蓬然入於南海(봉봉연입어남해) : 남해로 불어 들어가는데도
而似無有下野(이사무유하야) : 의지하는 곳이 없으니 어째서입니
까?”
風曰然(풍왈연) : 바람이 대답했다.“그렇습니다.
予蓬蓬然起於北海(여봉봉연기어북해) : 나는 북해에서 일어나
而入於南海也(이입어남해야) : 남해로 불어 들어갑니다.
然而指我則勝我(연이지아칙승아) : 그러나 손가락도 나를 이기고
,
鰌我亦勝我(추아역승아) : 발길질도 나를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雖然(수연) : 비록 그러하나
夫折大木(부절대목) : 큰 나무를 꺾고
蜚大屋者(비대옥자) : 큰 지붕을 날려 보내는 것이 또
唯我能也(유아능야) : 한 나의 능력입니다.
故以衆小不勝爲大勝也(고이중소불승위대승야) : 작은 것은 이겨
내지 못하면서도 큰 것은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
爲大勝者(위대승자) : 완전히 크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은
唯聖人能之(유성인능지) : 오직 성인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
3.
孔子遊於匡(공자유어광) : 공자가 광이라는 곳에 갔을 때
衛人圍之數帀(위인위지수잡) : 송나라 사람들이 그를 몇 겹으로
포위하고 해치려 하였으나
而絃歌不惙(이현가불철) : 공자는 쉬지 않고 금을 타며 노래를
했다.
子路入見曰(자로입견왈) : 자로가 들어와서 공자에게 물었다.
何夫子之娛也(하부자지오야) :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 상황에
서 즐거우실 수가 있습니까?”
孔子曰來(공자왈래) : 공자가 이르기를 “와서
吾語女(오어여) : 내가 너에게 말하노니
我諱窮久矣(아휘궁구의) : 내가 이제껏 곤궁한 것을 싫어한지 오
래 되었지만
而不免(이불면) : 그것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命也(명야) : 운명일 것이다.
求通久矣(구통구의) : 나의 뜻대로 되기를 바란지 오래 되었지만
而不得(이부득) : 그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은
時也(시야) : 시세(時勢)일 것이다.
當堯舜之時而天下無窮人(당요순지시이천하무궁인) : 요임금과 순
임금의 시대에는 천하에 곤궁한 사람이 없었는데,
非知得也(비지득야) : 것은 모든 사람에게 지혜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當桀紂之時而天下無通人(당걸주지시이천하무통인) : 걸왕과 주왕
시대에는 천하에 뜻대로 사는 사람이란 없었는데,
非知失也(비지실야) :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지혜가 없어서 그렇
게 되었던 것은 아니다.
時勢適然(시세적연) : 시세가 마침 그랬던 것이다.
夫水行不避蛟龍者(부수행불피교룡자) : 물 속을 다니면서도 교룡
이나 용을 피하지 않는 것은
漁父之勇也(어부지용야) : 어부들의 용기이다.
陸行不避兕虎者(육행불피시호자) : 육지를 다니면서도 외뿔소나
호랑이를 피하지 않는 것은
獵夫之勇也(렵부지용야) : 사냥꾼들의 용기이다.
白刃交於前(백인교어전) : 시퍼런 칼날이 눈앞에 맞부딪치고 있
어도
視死若生者(시사약생자) : 죽음을 삶과 같이 여기는 것은
烈士之勇也(렬사지용야) : 열사들이 용기이다.
知窮之有命(지궁지유명) : 자기가 곤궁하여진 것은 운명임을 알
고,
知通之有時(지통지유시) : 뜻대로 되자면 시세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臨大難而不懼者(림대난이불구자) : 큰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두려
워하지 않는 것은
聖人之勇也(성인지용야) : 성인의 용기이다.
由處矣(유처의) : 자로야! 자리에 편히 앉거라.
吾命有所制矣(오명유소제의) : 나는 운명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
는 것이다.”
無幾何(무기하) : 얼마 되지 않아
將甲者進(장갑자진) : 무장한 군사를 이끄는 장수가 들어와
辭曰(사왈) : 사과하기를
以爲陽虎也(이위양호야) : “저희들은 선생님이 양호인 줄 알고
故圍之(고위지) : 그래서 포위했었습니다.
今非也(금비야) : 이제 양호가 아닌 것을 알았으니
請辭而退(청사이퇴) : 사과를 드리고 물러나려고 왔습니다.”
4.
公孫龍問於魏牟曰(공손룡문어위모왈) : 공손룡이 위모에게 물었
다.
龍少學先王之道(룡소학선왕지도) : “저는 어려서부터 옛 임금들
의 도를 배웠고,
長而明仁義之行(장이명인의지행) : 자라서는 어짊과 의로움으로
행동을 했습니다.
合同異(합동이) : 같고 다른 것들을 하나로 합하여 논하였고,
離堅白然不然(리견백연불연) : 같은 돌에서 굳다는 개념과 희다
는 개념을 둘로 분리시켰습니다.
可不可(가불가) :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다 하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 했습니다.
困百家之知(곤백가지지) : 여러 학자들의 지혜를 곤경으로 몰아
넣었고,
窮衆口之辯(궁중구지변) : 여러 사람들의 언변을 궁지로 몰았습
니다.
吾自以爲至達已(오자이위지달이) : 저는 스스로를 지극히 통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今吾聞莊子之言(금오문장자지언) : 그러나 장자의 말을 듣고 나
서는
汒焉異之(망언이지) : 멍하니 정신이 없고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
습니다.
不知論之不及與(불지론지불급여) : 저의 이론이 그에 미치지 못
하는 것인지,
知之弗若與(지지불약여) : 저의 지혜가 그만 못한 것인지 모르겠
습니다,
今吾無所開吾喙(금오무소개오훼) : 저는 지금 입을 열 수가 없습
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감히 묻건데 그의 도는 어떤 것입니까?”
公子牟隱机大息(공자모은궤대식) : 공자 모가 책상에 기대어 크
게 한숨을 짓고
仰天而笑曰(앙천이소왈) : 하늘을 우러러 웃으며 말했다.
子獨不聞夫?之䵷乎(자독불문부?지와호) : “당신은 무너진 우물
안의 개구리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까?
謂東海之鱉曰(위동해지별왈) : 개구리가 어느 날 동해의 거북에
게 말했습니다.
吾樂與(오락여) : 나는 참 즐겁다.
出跳梁乎井幹之上(출도량호정간지상) : 우물가 위로 뛰어올라가
놀기도 하고,
入休乎缺甃之崖(입휴호결추지애) : ‘깨어진 벽 틈으로 들어가
쉬기도 한다.
赴水則接腋持頤(부수칙접액지이) : 물로 들어가서는 양편 겨드랑
이를 수면에 대고 턱을 물 위에 받치며,
蹶泥則沒足滅跗(궐니칙몰족멸부) : 진흙을 발로 차면 발등까지
밖에 빠지지 않는다.
還視虷蟹與科斗(환시간해여과두) : 장구벌레나 게나 올챙이를 둘
러봐도
莫吾能若也(막오능약야) : 나만한 것이 없다.
且夫擅一壑之水(차부천일학지수) : 거기에다 한 우물을 독점하고
서
而跨跱埳井之樂(이과치감정지락) : 무너진 우물을 지배하는 즐거
움 .
此亦至矣(차역지의) : 또한 최고이다
夫子奚不時來入觀乎(부자해불시래입관호) : 당신도 한 번 들어와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東海之鱉左足未入(동해지별좌족미입) : 그래서 동해의 거북이 들
어가 보려고 왼발을 넣기도 전에
而右膝已縶矣(이우슬이집의) : 오른편 무릎이 걸려버리고 말았습
니다.
於是逡巡而却(어시준순이각) : 그래서 어정어정 기어나와
告之海曰(고지해왈) : 개구리에게 바다 얘기를 했습니다.
夫千里之遠(부천리지원) : 천리의 먼 거리로도
不足以擧其大(불족이거기대) : 바다를 크기를 표현하기에 부족하
고,
千仞之高(천인지고) : 천 길의 높이로도
不足以極其深(부족이극기심) : ‘바다의 깊이를 형용하기에 부족
하다.
禹之時十年九潦(우지시십년구료) : 우 임금 때 십 년 동안에 아
홉 번이나 큰 장마가 졌지만
而水弗爲加益(이수불위가익) : 바다의 물은 불어나지 않았고,
湯之時八年七旱(탕지시팔년칠한) : 탕 임금 때 팔 년 동안에 일
곱 번이나 가뭄이 들었지만
而崖不爲加損(이애불위가손) : 바다의 물은 줄어들지 않았다.
夫不爲頃久推移(부불위경구추이) : 시간이 짧고 긴 것에 따라 변
화하는 법이 없으며,
不以多少進退者(불이다소진퇴자) : 물의 많고 적음에 따라 줄고
늘지 않는 것이
此亦東海之大樂也(차역동해지대락야) : 바다의 큰 즐거움이다.’
於是(어시) : 이에
?之䵷聞之(?지와문지) : 우물안 개구리는 그 얘기를 듣고
適適然驚(적적연경) : 소스라치게 놀라서
規規然自失也(규규연자실야) : 멍하니 정신을 잃어 버렸다 합니
다.”
且夫知不知是非之竟(차부지부지시비지경) : 위모가 말을 이었다.
“당신의 지혜란 옳고 그름의 한계조차 모를 정도인데
而猶欲觀於莊子之言(이유욕관어장자지언) : 장자의 말을 이해하
려 하고 있으니,
是猶使蚊虻負山(시유사문맹부산) : 그것은 마치 모기에게 산을
짊어지게 하고,
商蚷馳河也(상거치하야) : 노래기에게 황하를 건너게 하는 것과
같아서
必不勝任矣(필불승임의) :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且夫知不知論極妙之言(차부지부지론극묘지언) : 또한 지혜가 오
묘한 말을 논할 정도가 못 되면서도
而自適一時之利者(이자적일시지리자) : 스스로 일시적인 궤변에
의한 이익이나 추구하는 것은
是非埳井之䵷與(시비감정지와여) : 무너진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
지 않습니까?
且彼方跐黃泉而登大皇(차피방차황천이등대황) : 장자는 황천을 내
리 밟고 하늘로 올라가
無南無北(무남무북) : 남쪽도 없고 북쪽도 없이
奭然四解(석연사해) : 질펀히 사방으로 퍼져서
淪於不測(륜어불측) :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달하여 있고,
無東無西(무동무서) : 동쪽도 없고 서쪽도 없이
始於玄冥(시어현명) : 아득한 우주의 근본에서 시작하여
反於大通(반어대통) : 위대한 도로 되돌아와 있습니다.
子乃規規然而求之以察(자내규규연이구지이찰) : 그런데도 당신은
멍청히 관찰로 이해하고
索之以辯(색지이변) : 변론으로 추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是直用管窺天(시직용관규천) : 이것이야말로 가는 대롱으로 하늘
을 내다보고,
用錐指地也(용추지지야) : 송곳으로 땅을 가리키고 있으니
不亦小乎(불역소호) : 이 얼마나 작은 소견입니까.
子往矣(자왕의) : 자네는 그만 돌아가라
且子獨不聞夫壽陵餘子之學行於邯鄲與(차자독불문부수릉여자지학
행어감단여) : 또 당신은 수릉의 젊은이가 한단으로 가서 걸음걸
이를 배웠던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까?
未得國能(미득국능) : 그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배우기도 전에
又失其故行矣(우실기고행의) : 옛날의 걸음걸이마져 잊어버렸습
니다.
直匍匐而歸耳(직포복이귀이) : 그래서 그는 기어서 돌아왔다 합
니다.
今子不去(금자불거) : 지금 당신이 돌아가지 않으면
將忘子之故(장망자지고) : 당신의 옛 마음마저 잊을 것이고,
失子之業(실자지업) : 당신의 옛 직업도 잃을 것입니다.”
公孫龍口呿而不合(공손룡구거이불합) : 공손룡은 이 말을 듣자
입은 열린 채 닫혀지지 않았고,
舌擧而不下(설거이불하) : 혀는 말려 올라간 채 내려오지 않았다
.
乃逸而走(내일이주) : 그래서 몸을 돌려 달아나고 말았다
5.
莊子釣於濮水(장자조어복수) : 장자가 복수 근처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을 때,
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초왕사대부이인왕선언) : 초나라 임금이
대부 두 사람을 그에게 보내 자신의 뜻을 전하게 했다.
曰願以境內累矣(왈원이경내루의) : 이르기를, “번거롭겠지만 나
라의 정치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莊子持竿不顧(장자지간불고) : 장자는 낚싯대를 드리운 채 돌아
보지도 않고
曰吾聞楚有神龜(왈오문초유신구) :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초나
라에는 신령스런 거북이 있는데
死已三千歲矣(사이삼천세의) : “죽은 지 이미 삼천 년이나 되었
다 합니다.
王以巾笥而藏之廟堂之上(왕이건사이장지묘당지상) : 임금은 그것
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어 묘당 위에 그것을 보관한다 합니
다.
此龜者(차구자) : 그 거북의 입장이라면,
寧其死爲留骨而貴乎(녕기사위류골이귀호) : 죽어서 뼈만 남아 존
귀하게 되고 싶겠습니까,
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녕기생이예미어도중호) :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겠습니까?”
二大夫曰(이대부왈) : 두 대부가 대답했다.
寧生而曳尾塗中(녕생이예미도중) : “그야 살아서 진흙 속에 꼬
리를 끌고 다니려 하겠지요.”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往矣(왕의) : “그러면 돌아가시오.
吾將曳尾於塗中(오장예미어도중) : 나는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며 살려고 합니다.”
6.
惠子相梁(혜자상량) : 혜자가 양나라의 재상으로 있을 때,
莊子往見之(장자왕견지) : 장자가 그를 만나러 갔다.
或謂惠子曰(혹위혜자왈) : 어떤 사람이 혜자에게 이르기를
莊子來(장자래) : “장자가 오는 것은
欲代子相(욕대자상) : 선생님 대신 이 나라 재상이 되려는 것입
니다.”라고 말하니,
於是惠子恐(어시혜자공) : 이에 혜자는 놀라
搜於國中三日三夜(수어국중삼일삼야) : 사람들을 시켜 사흘 낮
사흘 밤을 두고 장자의 행방을 찾게 했다.
莊子往見之曰(장자왕견지왈) : 그 뒤에 장자가 찾아와 만나서 이
르기를
南方有鳥(남방유조) : “남방에 새가 있는데
其名爲鵷鶵(기명위원추) : 그 이름을 원추라 부른다.
子知之乎(자지지호) : 당신도 그 새를 알고 있는가?
夫鵷鶵(부원추) : 원추라는 새는
發於南海而飛於北海(발어남해이비어북해) : 남해에서 출발하면
북해까지 날아가는데,
非梧桐不止(비오동부지) :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非練實不食(비련실불식) :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고,
非醴泉不飮(비예천불음) : 단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於是鴟得腐鼠(어시치득부서) : 그런데 솔개가 썩은 쥐를 갖고 있
다가,
鵷鶵過之(원추과지) : 원추가 날아오자
仰而視之曰嚇(앙이시지왈혁) : 자기 것을 빼앗을까봐 깩 소리를
내며 놀랐다고 한다.
今子欲以子之梁國而嚇我邪(금자욕이자지량국이혁아사) : 지금 당
신은 양나라 때문에 나를 보고 깩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가?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장자여혜자유어호량지상) : 장자가 혜자
와 더불어 호수가 둑을 거닐고 있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儵魚出遊從容(숙어출유종용) :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군
.
是魚之樂也(시어지락야) : 물고기는 즐거울 거야.”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子非魚(자비어) :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安知魚之樂(안지어지락) : 어떻게 물고기가 즐거운 것을 아는가?
”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子非我(자비아) : “자네는 내가 아닌데
安知我不知魚之樂(안지아부지어지락) :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
거움을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가?”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我非子(아비자) : “나는 자네가 아니라서
固不知子矣(고부지자의) : 본시 자네를 알지 못하네.
子固非魚也(자고비어야) : 자네도 본시 물고기가 아니니
子之不知魚之樂(자지부지어지락) : 자네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
지 못한다는 것은
全矣(전의) : 틀림없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請循其本(청순기본) : “얘기를 그 근본으로 되돌려 보세.
子曰(자왈) : 자네가 이르기를
汝安知魚樂(여안지어락) :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가 하
고
云者(운자) : 물었던 것은,
旣已知吾知之而問我(기이지오지지이문아) : 이미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나에게 그런 질
문을 한 것인데,
我知之濠上也(아지지호상야) : 나는 호수 위의 즐거움을 알고 있
다네.”
至樂
1.
天下有至樂無有哉(천하유지락무유재) : 천하에는 지극한 즐거움
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有可以活身者無有哉(유가이활신자무유재) : 자기 몸을 잘 살리는
길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奚爲奚據(금해위해거) :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버
려야 하는가
奚避奚處(해피해처) :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몸담아야 하는가
奚就奚去(해취해거) : 무엇을 따라 나가야 하고, 무엇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가
奚樂奚惡(해락해악) : 무엇을 즐거워해야 하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가
夫天下之所尊者(부천하지소존자) :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존중하
는 것은
富貴壽善也(부귀수선야) : 부귀와 장수와 명예이다.
所樂者(소락자) : 세상에서 즐거워하는 것은
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신안후미미복호색음성야) : 몸의 안락과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옷과 좋은 빛깔과 음악 같은 것들이다.
所下者(소하자) : 세상에서 싫어하는 것은
貧賤夭惡也(빈천요악야) : 빈천과 일찍 죽는 것과 비난을 받는
것이다.
所苦者(소고자) : 세상에서 괴롭게 여기는 것은
身不得安逸(신불득안일) : 몸이 편안하지 않은 것과
口不得厚味(구불득후미) :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하는 것과
形不得美服(형불득미복) : 아름다운 옷을 걸치지 못하는 것과
目不得好色(목부득호색) : 좋은 빛깔을 보지 못하는 것과
耳不得音聲(이부득음성) :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若不得者(약부득자) : 만약 그런 것들을 얻지 못하게 되면
則大憂以懼(칙대우이구) : 크게 근심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其爲形也(기위형야) :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하는 것이니
亦愚哉(역우재) : 어리석은 짓이다.
夫富者(부부자) : 부자라는 사람들은
若身疾作(약신질작) : 자신을 괴롭히면서 애써서 일하여
多積財而不得盡用(다적재이불득진용) : 많은 재물을 쌓아 놓고도
다 쓰지 못한다.
其爲形也亦外矣(기위형야역외의) :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한
것이니 원리에 벗어난 짓이다.
夫貴者(부귀자) :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란
夜以繼日(야이계일) :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하여
思慮善否(사려선부) : 일이 잘 되고 잘못 되는 것을 생각한다.
其爲形也亦疏矣(기위형야역소의) :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생각하
는 것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벗어난 것이다.
人之生也(인지생야) :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與憂俱生(여우구생) : 근심과 더불어 태어나는 것이다.
壽者惛惛(수자혼혼) : 장수한다고 해도 정신이 희미한 채
久憂不死(구우불사) : 오래도록 근심하며 죽지 않는 것이니
何故也(하고야) : 얼마나 그것이 괴로울 것인가?
其爲形也亦遠矣(기위형야역원의) :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위한
때문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이다.
烈士爲天下見善矣(열사위천하견선의) : 열사들은 세상에서 훌륭
하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未足以活身(미족이활신) : 그의 몸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이다.
吾未知善之誠善邪(오미지선지성선사) : 나는 그들의 훌륭함이 정
말로 훌륭한 것인지
誠不善邪(성불선사) : 진실로 훌륭하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
若以爲善矣(약이위선의) : 그것을 훌륭하다고 하자니
不足活身(부족활신) : 그의 몸도 살리지 못한 것이어서 안 될 일
이고,
以爲不善矣(이위불선의) : 훌륭하지 않다고 하자니
足以活人(족이활인) : 남은 잘 살려줄 수 있으니 또한 안될 일이
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忠諫不聽(충간불청) : “충실히 간해도 듣지 않을 때에는
蹲循勿爭(준순물쟁) : 눈치껏 물러서야지 다투어서는 안 된다”
고 하는 것이다.
故父子胥爭之以殘其形(고부자서쟁지이잔기형) : 오자서는 임금과
다투다가 그의 육신을 잃게 되었다.
不爭(부쟁) : 그러나 다투지 않았다면
名亦不成(명역불성) : 명성이 이룩되지 않았을 것이다.
誠有善無有哉(성유선무유재) : 그러니 진실로 훌륭한 것이란 있
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俗之所爲與其所樂(금속지소위여기소락) : 지금 세속에서 하는
짓이나 즐기는 것을 보아도
吾又未知樂之果樂邪(오우미지락지과락사) : 나는 또 그 즐거움이
정말 즐거움인지
果不樂邪(과불락사) : 과연 즐겁지 않은지를 알지 못한다.
吾觀夫俗之所樂(오관부속지소락) : 내가 세속에서 즐기는 것을
관찰한 바로는
擧群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거군취자경경연여장부득이) : 모두가 무
리 지어 나가면서 꼭 해야할 말은 안하고는 못 배길 일처럼 하면
서
而皆曰樂者(이개왈락자) : 모두가 즐겁다고 말하고 있지만,
吾未知之樂也(오미지지락야) : 나는 그것이 즐거운 것인지,
亦未知之不樂也(역미지지불락야) : 또한 즐겁지 못한 것인지 알
지 못한다.
果有樂無有哉(과유락무유재) : 과연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
는 것일까?
吾以無爲誠樂矣(오이무위성락의) : 나는 무위야말로 진실한 즐거
움이라 여기고 있다.
又俗之所大苦也(우속지소대고야) : 또 세속에서는 그것을 크게
괴로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至樂無樂(지락무락) :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초월하는데
있고,
至譽無譽(지예무예) : 지극한 명예란 명예를 초월하는데 있다고
하는 것이다.
天下是非果未可定也(천하시비과미가정야) : 세상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정말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雖然(수연) : 그렇지만
無爲可以定是非(무위가이정시비) : 무위만은 옳고 그름의 판단에
단정을 내릴 수가 있다.
至樂活身(지락활신) : 지극한 즐거움과 몸을 살려주는 길은
唯無爲幾存(유무위기존) : 오직 무위에 있어서만 존재하는 것이
다.일찌기
請嘗試言之(청상시언지) : 생각하여 말해보게 한다면
天無爲以之淸(천무위이지청) : 하늘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맑다.
地無爲以之寧(지무위이지녕) : 땅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안정되
어 있다.
故兩無爲相合(고양무위상합) : 그러므로 이들 두 가지 무위가 서
로 합쳐져
萬物皆化生(만물개화생) : 만물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芒乎芴乎(망호홀호) :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無從出乎(이무종출호) : 그 나온 바를 알 수가 없다.
芴乎芒乎(홀호망호) :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無有象乎(이무유상호) : 그 형체를 알 수가 없다.
萬物職職(만물직직) : 만물이 번성하고 있지만
皆從無爲殖(개종무위식) : 모두가 무위로부터 늘어나고 있는 것
이다.
故曰天地無爲也而無不爲也(고왈천지무위야이무불위야) : 그러므
로 하늘과 땅은 무위이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
이다.
人也孰能得無爲哉(인야숙능득무위재) : 세상 사람으로 그 누가
무위할 수 있겠는가
2.
莊子妻死(장자처사) : 장자의 아내가 죽자
惠子弔之(혜자조지) : 혜자가 조상하러 갔다.
莊子則方箕踞鼓盆而歌(장자칙방기거고분이가) : 장자는 그 때 두
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與人居(여인거) : “그 분와 함께 살았고,
長者老(장자노) : 자식을 길렀으며, 함께 늙었다.
身死(신사) : 그런 부인이 죽었는데
不哭(불곡) : 곡은 안하고
亦足矣(역족의) : 또한 만족해하며
又鼓盆而歌(우고분이가) :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
으니
不亦甚乎(불역심호) : 또한 너무 심하지 않은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다.
是其始死也(시기시사야) : 그녀가 죽고서
我獨何能無槪然(아독하능무개연) : 처음에는 나라고 어찌 슬픔이
없었겠는가?
察其始而本無生(찰기시이본무생) : 그러나 그가 태어나기 이전을
생각해 보니 본시는 삶이 없었던 것이었고,
非徒無生也而本無形(비도무생야이본무형) : 삶만 없었을 뿐만 아
니라 형체조차 없었으며,
非徒無形也而本無氣(비도무형야이본무기) : 형체만이 아니라 기
운조차 없었던 것이다.
雜乎芒芴之間(잡호망홀지간) : 흐리멍덩한 사이에 섞여 있었으나
變而有氣(변이유기) : 그것이 변화하여 기운이 있게 되었고,
氣變而有形(기변이유형) : 기운이 변화하여 형체가 있게 되었으
며,
形變而有生(형변이유생) : 형체가 변화하여 삶이 있게 되었던 것
이다.
今又變而之死(금우변이지사) : 지금은 그런 아내가 또 변화하여
죽어간 것이다.
是相與爲春秋冬夏四時行也(시상여위춘추동하사시행야) : 이것은
봄·가을과 여름·겨울의 사철이 운행하는 것과 같은 변화였던
것이다.
人且偃然寢於巨室(인차언연침어거실) : 그 사람은 하늘과 땅이라
는 거대한 방 속에 편안히 잠들고 있는 것이다.
而我噭噭然隨而哭之(이아교교연수이곡지) : 그런데도 내가 소리
내어 그의 죽음을 따라 곡을 한다면
自以爲不通乎命(자이위불통호명) : 천명에 통달하지 못한 짓이라
스스로 생각되었다
故止也(고지야) : 그래서 곡을 그친 것이다
3.
支離叔與滑介叔觀於冥伯之丘(지리숙여활개숙관어명백지구) : 지
리숙과 활개숙이 명백의 언덕과
崑崙之虛(곤륜지허) : 곤륜산 봉우리 같은
黃帝之所休(황제지소휴) : 황제가 전에 노닐다 쉬던 곳을 구경갔
다.
俄而柳生其左肘(아이류생기좌주) : 그런데 갑자기 활개숙의 왼쪽
팔꿈치에 혹이 생겨
其意蹶蹶然惡之(기의궐궐연오지) : 그는 마음속으로 놀라면서 언
짢게 생각하는 듯 했다.
支離叔曰(지리숙왈) : 지리숙이 말했다.
子惡之乎(자오지호) : “자네는 그것이 언짢은가?”
滑介叔曰(활개숙왈) : 활개숙이 대답했다.
亡予何惡(망여하악) : “아닐세, 내가 어찌 언짢게 생각하겠는가
?
生者(생자) : 생겨나게 하려면
假借也(가차야) : 다른 것에 의지해야만 하네.
假之雅生(가지아생) : 무엇이건 힘을 빌려야 생겨나게 되는 것이
지,
生者(생자) : 그러니 생겨난다는 것은
塵垢也(진구야) : 먼지나 때가 묻는 것과 같고.
死生爲晝夜(사생위주야) : 죽고 사는 것은 밤과 낮이나 같네.
且吾與子觀化而化及我(차오여자관화이화급아) : 나와 자네는 그
런 변화를 보고 있었는데, 마침 그 변화가 나에게 미친 것이네.
我又何惡焉(아우하악언) : 내 어찌 무엇을 언짢게 생각하겠는가
4.
莊子之楚(장자지초) : 장자가 초나라로 가다가
見空躅髏(견공촉루) : 앙상한 해골을 보았는데,
髐然有形(효연유형) : 바싹 말라 겨우 형체만이 남아 있었다.
撽以馬捶因而問之曰(교이마추인이문지왈) : 장자가 말채찍으로 해
골을 두드리며 해골에게 물었다.
夫子貪生失理(부자탐생실리) : “그대는 삶을 탐하여 이치를 잃
었기 때문에
而爲此乎(이위차호) :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亡國之事(장자유망국지사) :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망치는
일을 하여
斧鉞之誅(부월지주) : 처형을 당해
而爲此乎(이위차호) :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不善之行(장자유불선지행) : 아니면 선하지 못한 행동을
함으로써
愧遺父母妻子之醜(괴유부모처자지추) : 부모처자에게까지 치욕을
남겨주게 될까 두려워
而爲此乎(이위차호) :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凍餒之患(장자유동뇌지환) : 그렇지 않으면 헐벗고 굶주려
而爲此乎(이위차호) :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之春秋故及此乎(장자지춘추고급차호) : 아니면 나이가 많아
서 이렇게 되었는가”
於是語卒(어시어졸) : 이에 말을 마치고
援髑髏(원촉루) : 해골을 끌어다
枕而臥(침이와) : 베고 누워 잤다.
夜半(야반) : 밤중에
髑髏見夢曰(촉루견몽왈) : 해골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子之談者似辯士(자지담자사변사) : “조금 전에 당신이 한 얘기
는 변사와 같은 말이었다.
視子所言(시자소언) : 당신이 말한 것은
皆生人之累也(개생인지루야) : 모두가 살아 있는 사람의 괴로움
이 되는 것이다.
死則無此矣(사칙무차의) : 죽어 버리면 이런 것이 없다.
子欲聞死之說乎(자욕문사지설호) : 당신은 죽음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가?”
莊子曰然(장자왈연) : 장자가 말하기를,“그렇습니다.”
髑髏曰(촉루왈) : 해골이 말했다.
死無君於上(사무군어상) : “죽음의 세계에 있어서는 위로는 임
금이 없고,
無臣於下(무신어하) : 아래로는 신하가 없다.
亦無四時之事(역무사시지사) : 또한 사시의 때가 없다
從然以天地爲春秋(종연이천지위춘추) : 비록 그러하나 하늘과 땅
을 봄과 가을로 삼고 있다.
雖南面王樂(수남면왕락) : 비록 임금 노릇이 즐겁다지만
不能過也(불능과야) : 이보다 더 할 수는 없다.”
莊子不信曰(장자불신왈) : 장자가 그것을 믿지 않고 말했다.
吾使司命復生子形(오사사명복생자형) : “내가 사람의 목숨을 주
관하는 신에게 부탁하여 당신의 육체를 만들게 하고
爲子骨肉肌膚(위자골육기부) : 당신의 뼈와 살과 살갗을 갖추게
해서
反子父母妻子閭里知識(반자부모처자려리지식) : 당신의 부모처자
와 마을 사람과 아는 사람들에게 돌려보내 주도록 한다면
子欲之乎(자욕지호) : 당신은 그렇게 하겠습니까?”
髑髏深矉蹙頞曰(촉루심빈축알왈) : 해골은 심하게 화를 내며 말
했다.
吾安能棄南面王樂(오안능기남면왕락) : “내 어찌 이 즐거움을
버리고서
而復爲人間之勞乎(이복위인간지로호) : 다시 산 사람의 고생스러
움으로 돌아가겠는가.”
5.
顔淵東之齊(안연동지제) : 안연이 동쪽으로 제나라에 가게 되었
는데,
孔子有憂色(공자유우색) : 공자가 걱정하는 얼굴빛을 하고 있었
다.
子貢下席而問曰(자공하석이문왈) : 자공이 자리에 내려앉으며 물
었다.
小子敢問(소자감문) : 제가 감히 여쭙겠습니다
回東之齊(회동지제) : “안연이 동쪽 제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夫子有憂色(부자유우색) : 선생님께서는 얼굴에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시니
何邪(하사) : 어찌된 일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善哉汝問(선재여문) : “좋구나 네 질문이여.
昔者管子有言(석자관자유언) : 옛날 관자가 한 말 중에서
丘甚善之曰(구심선지왈) :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있다
.
褚小者不可以懷大(저소자불가이회대) : 그는「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지니고 있을 수가 없고,
綆短者不可以汲深(경단자불가이급심) : 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물
을 길을 수가 없다」고 했다.
夫若是者(부약시자) : 이 말은 운명에는
以爲命有所成而形有所適也(이위명유소성이형유소적야) : 이미 정
해진 것이 있고, 형체에는 적절히 맞는 것들이 있어서,
夫不可損益(부불가손익) : 그것들은 늘이거나 줄일 수 없다는 것
이다.
吾恐回與齊侯言堯舜黃帝之道(오공회여제후언요순황제지도) : 내
가 두려워하는 것은 안연은 제나라 임금에게 가서 요순과 황제의
도를 얘기하며,
而重以燧人神農之言(이중이수인신농지언) : 수인과 신농의 말을
강조할 것이지만,
彼將內求於己而不得(피장내구어기이불득) : 제나라 임금은 마음
속으로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아도 그것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
라는 것이다.
不得則惑(불득칙혹) : 이해를 못하면 안연에게 의혹을 품을 것이
고,
人惑則死(인혹칙사) : 의혹을 품으면 안연을 죽이고 말 것이다.
且女獨不聞邪(차여독불문사) : 너는 이런 얘기를 듣지 못하였느
냐?
昔者海鳥止於魯郊(석자해조지어로교) : 옛날에 어떤 바닷새가 노
나라 교외에 와서 내려앉았다.
魯侯御而觴之于廟(로후어이상지우묘) :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맞이하여 종묘로 불러들여 잔치를 베풀고,
奏九韶以爲樂(주구소이위락) : 구소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具太牢以爲膳(구태뢰이위선) :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로 안주
를 삼았다.
鳥乃眩視憂悲(조내현시우비) : 새는 눈을 멍하니 뜨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不敢食一臠(불감식일련) : 한 조각의 고기도 먹지 못하고,
不敢飮一杯(불감음일배) : 한잔의 술도 마시지 못하고서
三日而死(삼일이사) : 사흘만에 죽고 말았다.
此以己養養鳥也(차이기양양조야) : 이것은 사람인 자기를 양육하
는 방법으로 새를 양육했기 때문이다.
非以鳥養養鳥也(비이조양양조야) : 그는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그 새를 기르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夫以鳥養養鳥者(부이조양양조자) :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려면
宜栖之深林(의서지심림) : 마땅히 그가 살던 깊은 숲에 살게 하
고,
遊之壇陸(유지단륙) : 호숫가에 노닐게 하며,
浮之江湖(부지강호) : 강이나 호수에서 헤엄치게 하고,
食之鰌鰷(식지추조) : 미꾸라지나 송사리를 잡아먹게 하고,
隨行列而止(수행렬이지) : 같은 새들과 줄지어 날아가 내려앉고
委蛇而處(위사이처) : 멋대로 유유히 지내게 해야만 되는 것이다
.
彼唯人言之惡聞(피유인언지악문) : 새는 사람의 말조차 듣기 싫
어하건만
奚以夫譊譊爲乎(해이부뇨뇨위호) : 어떻게 시끄러운 음악을 견디겠
느냐?
咸池九韶之樂(함지구소지락) : 함지나 구소의 음악을
張之洞庭之野(장지동정지야) : 동정의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鳥聞之而飛(조문지이비) : 새들은 그 소리를 듣고 날아가 버리고
,
獸聞之而走(수문지이주) : 짐승들은 그 소리를 듣고 달아나 버리
고,
魚聞之而下入(어문지이하입) : 물고기들은 그 소리를 듣고 깊숙
이 물 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이다.
人卒聞之(인졸문지) : 사람들만이 그것을 들으면
相與還而觀之(상여환이관지) : 흥이 나서 서로 모여들어 둘러싸
고 구경을 한다.
魚處水而生(어처수이생) : 물고기는 물 속에서 살지만
人處水而死(인처수이사) : 사람은 물 속에 들어가면 죽어 버린다
.
彼必相與異(피필상여이) : 저 둘은 서로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
는 것이 다른 것이다.
其好惡故異也(기호오고이야) :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故先聖不一其能(고선성불일기능) : 옛날 성인들은 그들의 능력을
같게 생각하지 않고,
不同其事(불동기사) : 그들이 할 일을 같게 맡기지 않았다.
名止於實(명지어실) : 이름은 사실을 근거로 하고,
義設於適(의설어적) : 법도는 모두 본성에 어울리도록 설정했다.
是之謂條達而福持(시지위조달이복지) : 그래서 그것을 조리가 통
달하고 행복이 지속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6.
列子行食於道從(열자행식어도종) : 열자가 길을 가다가 길가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見百歲髑髏(견백세촉루) : 마침 백년은 된 듯 한 해골을 보고서
攓蓬而指之曰(건봉이지지왈) : 쑥대를 뽑아 가지고 해골을 가리키
면서 말했다.
唯予與汝知而未嘗死(유여여여지이미상사) : “오직 나와 그대만
이 진정한 죽음도 없고,
未嘗生也(미상생야) : 진정한 삶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若果養乎(약과양호) : 과연 죽어 있는 그대는 슬픈 것인가?
予果歡乎(여과환호) : 과연살아 있는 나는 기쁜 것인가?
7.
種有幾(종유기) : 여러 가지 물건은 각기 생겨난 기틀이 있다.
得水則爲?(득수칙위?) : 물을 만나면 물때가 되고,
?得水土之際(?득수토지제) : 물에 젖은 흙 사이에 있게 되면
則爲䵷蠙之衣(칙위와빈지의) : 푸른 이끼가 되며,
生於陵屯則爲陵舃(생어릉둔칙위릉석) : 언덕 위에 나면 질경이가
된다.
陵舃得鬱棲則爲烏足(릉석득울서칙위오족) : 질경이가 썩은 흙을
만나면 오족이 된다.
烏足之根爲蠐螬(오족지근위제조) : 뿌리는 굼벵이가 되며,
其葉爲胡蝶(기엽위호접) : 그 잎새는 나비가 된다.
胡蝶胥也化而爲蟲(호접서야화이위충) : 나비는 변화하여 벌레가
되는데,
生於竈下(생어조하) : 아궁이 밑에 생겨날 때에는
其狀若脫(기상약탈) : 매미껍질 같은데
其名爲鴝掇(기명위구철) : 그 이름을 구철이라 한다.
鴝掇千日爲鳥(구철천일위조) : 이 구철이 천 날이 지나면 변화하
여 새가 되는데,
其名爲乾餘骨(기명위건여골) : 그 이름을 건여골이라 한다.
乾餘骨之沫爲斯彌(건여골지말위사미) : 건여골이 밷는 침이 사미
라는 벌레가 되고,
斯彌爲食醯(사미위식혜) : 사미는 식혜가 된다.
頤輅生乎食醯(이로생호식혜) : 이노라는 벌레는 식혜에서 생겨난
다.
黃軦生乎九猷(황황생호구유) : 황황이라는 벌레는 구유에서 생겨
나고,
瞀芮生乎腐蠸(무예생호부권) : 구유는 무예에서 생겨나며, 무예는
부권에서 생겨난다고 한다.
羊奚比乎不?(양해비호불?) : 양해라는 풀은 죽순이 나지 않는
久竹生靑寧(구죽생청녕) : 오래된 대와 합치어서 청녕이란 벌레
를 낳는데,
靑寧生程(청녕생정) : 청녕이 표범을 낳고,
程生馬(정생마) : 표범이 말을 낳고,
馬生人(마생인) : 말이 사람을 낳기도 한다는 것이다.
人又反入於機(인우반입어기) : 그리고 사람은 또 변화의 오묘한
기틀로 들어가 변화한다.
萬物皆出於機(만물개출어기) : 만물은 모두 변화의 기틀에서 생
겨나서,
皆入於機(개입어기) : 모두가 변화의 기틀에 의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達生
1.
達生之情者(달생지정자) : 삶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不務生之所無以爲(불무생지소무이위) : 타고난 본성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達命之情者(달명지정자) : 천명의 진실에 통달한 사람은
不務命之所無奈何(불무명지소무내하) : 운명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힘쓰지 않는다.
養形必先之以物(양형필선지이물) : 육체를 보양하려면 반드시 먼
저 물건이 있어야 하는데,
物有餘而形不養者有之矣(물유여이형불양자유지의) : 남아도는 물
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육체를 보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有生必先無離形(유생필선무리형) : 삶을 지탱하자면 반드시 먼저
육체를 손상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形不離而生亡者有之矣(형불리이생망자유지의) : 육체가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삶을 잃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生之來不能却(생지래불능각) : 삶이 태어나는 것은 아무도 물리
칠 수 없는 것이며,
其去不能止(기거불능지) : 삶이 떠나버리는 것도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것이다.
悲夫(비부) : 슬프다
世之人以爲養形足以存生(세지인이위양형족이존생) : 사람들은 육
체를 보양하는 것으로 충분히 삶을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而養形果不足以存生(이양형과부족이존생) : 그러나 육체를 보양
하는 것으로는 삶을 보존하기에 족하지 않다고 한다면,
則世奚足爲哉(칙세해족위재) : 세상에 할만한 것이 무엇이 있겠
는가?
雖不足爲而不可不爲者(수부족위이불가불위자) : 비록 할 만한 것
이 못되는데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其爲不免矣(기위불면의) : 육체를 보양하는 데 대한 생각을 버리
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夫欲免爲形者(부욕면위형자) : 육체를 보양하려는 생각을 버리려
한다면
莫如棄世(막여기세) : 세상일을 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
다.
棄世則無累(기세칙무루) : 세상일을 버리면 아무런 거리낌도 없
게 된다.
無累則正平(무루칙정평) :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면 마음이 바르
고 평안해진다.
正平則與彼更生(정평칙여피갱생) : 마음이 바르고 평안하면 자연
과 더불어 삶을 나날이 새로이 하게 될 것이다.
更生則幾矣(갱생칙기의) : 삶을 나날이 새로이 하게 되면 거의
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事奚足棄而生奚足遺(사해족기이생해족유) : 세상일은 일부러 버
리지 않아도 버려지고, 삶은 일부러 잊지 않아도 잊어져야 한다.
棄事則形不勞(기사칙형불로) : 일을 버리면 육체가 고생스럽지
않게 되고,
遺生則精不虧(유생칙정불휴) : 삶을 잊으면 정신이 손상 받지 않
는다.
夫形全精復(부형전정복) : 육체가 완전하고 정신이 본래의 상태
로 되돌아간다면
與天爲一(여천위일) : 자연과 일체가 되게 될 것이다.
天地者(천지자) : 하늘과 땅은
萬物之父母也(만물지부모야) : 만물의 부모이다.
合則成體(합칙성체) : 하늘의 양과 땅의 음의 기운이 합쳐지면
형체가 이루어지고,
散則成始(산칙성시) : 흩어지면 처음의 아무 것도 없는 상태를
이루게 된다.
形精不虧(형정불휴) : 육체와 정신이 손상됨이 없는 것,
是謂能移(시위능이) : 이것을 자연의 변화와 함께 옮아가는 것이
라 한다.
精而又精(정이우정) : 그래서 정신의 정순함이 극점에 이르면
反以相天(반이상천) : 본원으로 돌아가서 하늘의 활동을 돕게 되
는 것이다
2.
子列子問關尹曰(자열자문관윤왈) : 열자가 관윤에게 물었다.
至人潛行不窒(지인잠행부질) : “지인은 물 속에 들어가도 숨막
히지 않고,
蹈火不熱(도화불열) : 불을 밟아도 뜨겁지 않으며,
行乎萬物之上而不慄(행호만물지상이불률) : 만물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請問何以至於此(청문하이지어차) : 어떻게 하여 그렇게 되는 것
입니까?”
關尹曰(관윤왈) : 관윤이 말했다.
是純氣之守也(시순기지수야) : “그것은 정순한 기운을 잘 지키
기 때문이다.
非知巧果敢之列(비지교과감지열) : 지혜와 기교나 과단성과 용기
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居予語汝(거여어여) : 자리에 앉아라 내가 너에게 일러 주리라
凡有貌象聲色者(범유모상성색자) : 모든 모습과 모양과 소리와
색채를 지니고 있는 것은
皆物也(개물야) : 모두 물건이다.
物與物何以相遠(물여물하이상원) : 물건과 물건이 어찌 서로 사
이가 멀겠는가?
夫奚足以至乎先(부해족이지호선) : 어찌 그중 어느 것이 우선한
다고 할 수 있겠는가?
是形色而已(시형색이이) : 그것들은 형태와 빛깔에 의해 차이가
결정될 뿐이다.
則物之造乎不形(칙물지조호불형) : 물건의 형체가 이루어지기 전
의 원초적인 경지에 이르고,
而止乎無所化(이지호무소화) :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경지에 머
무는 경우도 있다.
夫得是而窮之者(부득시이궁지자) : 이런 경지를 체득하여 추구해
나가는 사람이라면
物焉得而止焉(물언득이지언) : 다른 물건이 어떻게 그의 행동을
제지할 수 있겠는가?
彼將處乎不淫之度(피장처호불음지도) : 그런 지극한 사람은 자기
분수에 지나치지 않는 경지에 처신하고,
而藏乎無端之紀(이장호무단지기) : 무한히 변화하는 법도에 몸을
맡기고,
遊乎萬物之所終始(유호만물지소종시) : 만물이 시작되고 끝나는
변화 속에 노닌다.
壹其性(일기성) : 그의 본성을 순박하게 하나되게 하고,
養其氣(양기기) : 그의 정기를 기르고,
合其德(합기덕) : 그의 덕을 자연에 합치시켜
以通乎物之所造(이통호물지소조) : 만물이 이룩되는 조화에 통달
하는 것이다.
夫若是者(부약시자) : 이런 사람은
其天守全(기천수전) : 천성을 지키고 있는 것이 완전하며,
其神無卻(기신무각) : 그의 정신에는 틈이 없는 것이니,
物奚自入焉(물해자입언) : 물건이 어디로부터 그에게 개입하겠는
가?
夫醉者之墜車(부취자지추거) : 술에 취한 사람은 수레에서 떨어
져도
雖疾不死(수질불사) : 다치기는 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骨節與人同(골절여인동) : 몸의 골절은 다른 사람과 같지만
而犯害與人異(이범해여인이) : 그를 손상시키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其神全也(기신전야) : 술 취한 사람은 정신이 완전한 상태에 있
기 때문이다.
乘亦不知也(승역불지야) : 그는 수레에 타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
고,
墜亦不知也(추역불지야) : 떨어지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死生驚懼不入乎其胸中(사생경구불입호기흉중) : 죽음과 삶, 놀람
과 두려움이 그의 가슴속에 스며들지 않으므로
是故遻物而不慴(시고오물이불습) : 어떤 물건에 부딪친다 해도 두
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彼得全於酒而猶若是(피득전어주이유약시) : 그는 술에 의해 완전
한 정신 상태를 얻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것이다.
而況得全於天乎(이황득전어천호) : 그러니 하물며 자연에 의해
완전한 정신 상태를 얻은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聖人藏於天(성인장어천) : 성인은 자연에 몸을 담고 있으므로
故莫之能傷也(고막지능상야) : 아무 것도 그를 손상시킬 수 없는
것이다.
復讐者不折鏌干(복수자부절막간) : 원수를 갚으려는 사람도 원수
의 칼까지 꺽지는 않으며,
雖有忮心者(수유기심자) : 비록 성을 잘 내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도
不怨飄瓦(불원표와) : 바람에 날려온 기왓장을 원망하지는 않는
다.
是以天下平均(시이천하평균) : 물건처럼 무심한 경지에 이르면
온 천하가 태평하게 되는 것이다.
故無攻戰之亂(고무공전지란) : 그러므로 남을 공격하여 싸우는
혼란이 없어지고,
無殺戮之刑者(무살륙지형자) : 사람을 죽이는 형벌이 없어지려면
由此道也(유차도야) : 이 길을 따라야만 되는 것이다.
不開人之天(불개인지천) : 인위적인 자연을 개발시키지 않고,
而開天之天(이개천지천) : 자연스러운 자연을 개발시키라
開天者德生(개천자덕생) : 자연스러움을 개발하는 사람에게는 덕
이 생겨날 것이고,
開人者賊生(개인자적생) : 인위적인 것을 개발시키는 사람에게는
피해가 생겨날 것이다.
不厭其天(불염기천) : 자연스러움을 싫어하지 않으면서,
不忽於人(불홀어인) : 인위적인 것을 삼갈 줄 알아야만 한다.
民幾乎以其眞(민기호이기진) : 그러면 백성들은 거의 그의 천진
함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3.
仲尼適楚(중니적초) : 공자가 초나라로 가는 길에
出於林中(출어림중) : 숲 속을 지나다가
見痀僂者承蜩(견구루자승조) : 꼽추가 매미를 잡는 것을 보았는
데,
猶掇之也(유철지야) : 마치 매미를 줍듯 하고 있었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물었다.
子巧乎(자교호) : “당신의 재주는 참으로 교묘하군요.
有道邪(유도사) : 무슨 도가 있는 것입니까?”
曰我有道也(왈아유도야) : 꼽추가 대답하기를, “제게도 도가 있
습니다.
五六月累丸二而不墜(오육월루환이이불추) : 오뉴월 사이에 매미
채 위에 알을 두 개 포개어 놓고서 떨어뜨리지 않게 되면,
則失者錙銖(칙실자치수) : 실패하는 일이 극히 적게 됩니다.
累三而不墜(루삼이불추) : 알을 세 개 포개어 놓고서도 떨어뜨리
지 않게 되면
則失者十一(칙실자십일) : 실패하는 일은 열에 한번 정도 있게
됩니다.
累五而不墜(루오이불추) : 알을 다섯 개 포개어 놓고도 떨어뜨리
지 않게 되면
猶掇之也(유철지야) : 마치 매미를 줍듯이 잡게 됩니다.
吾處身也(오처신야) : 지금 나의 몸가짐은
若厥株拘(약궐주구) : 마치 베어낸 나무 등걸 같고,
吾執臂也(오집비야) : 나의 팔놀림은
若槁木之枝(약고목지지) : 마치 마른 나뭇가지 같이 됩니다.
雖天地之大(수천지지대) : 비록 하늘과 땅이 크고
萬物之多(만물지다) : 만물은 많다고 하지만
而唯蜩翼之知(이유조익지지) : 오직 매미 날개만을 알게 됩니다.
吾不反不側(오불반불측) : 나는 몸과 마음이 젖혀지지도 않고,
기울어지지도 않으며,
不以萬物易蜩之翼(불이만물역조지익) : 어떤 일에도 매미 날개에
대한 집념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何爲而不得(하위이불득) : 그러니 어찌 잡히지 않겠습니까?”
孔子顧謂弟子曰(공자고위제자왈) : 안연이 공자를 보고 이르기를
用志不分(용지불분) : “의지가 헛갈리지 않고 통일되면
乃疑於神(내의어신) : 귀신에 가깝게 되는 법이라 했는데,
其痀僂丈人之謂乎(기구루장인지위호) : 그것은 저 꼽추 영감을
두고 한 말 같구나.”
4.
顔淵問仲尼曰(안연문중니왈) : 안연이 공자에게 묻기를
吾嘗濟乎觴深之淵(오상제호상심지연) : 제가 전에 상심의 못을
건넌 적이 있었는데,
津人操舟若神(진인조주약신) : 사공의 배 다루는 솜씨가 귀신과
같을 보고
吾問焉(오문언) : 내가 그것에 대해 물었다
曰操舟可學邪(왈조주가학사) : “제가 배 젓는 솜씨를 배울 수
있겠는가.?”
曰可(왈가) : 이르기를,“배울 수 있습니다.
善游者數能(선유자수능) : “헤엄을 잘치는 사람은 쉽사리 배울
수 있고,
若乃夫沒人(약내부몰인) : “만일 잠수를 잘하는 사람은
則未嘗見舟而便操之也(칙미상견주이편조지야) : 배를 본 적도 없
어도 곧 저을 수 있을 겁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吾問焉而不吾告(오문언이불오고) : 제가 그 까닭을 물었으나 제
게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敢問何謂也(감문하위야) :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
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善游者數能(선유자수능) :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 쉽사리 배울
수 있다는 것은
忘水也(망수야) : 물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若乃夫沒人之未嘗見舟(약내부몰인지미상견주) : 잠수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배를 본 적도 없어도
而便操之也(이편조지야) : 곧 저을 수 있다는 것은
彼視淵若陵(피시연약릉) : 그는 심연을 언덕과 같이 보고,
視舟之覆猶其車却也(시주지복유기거각야) : 배가 뒤집히는 것을
마치 수레가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기 때문이다.
覆却萬方陳乎前(복각만방진호전) : 뒤집히고 뒤로 물러나는 것과
같은 온갖 사태가 눈앞에 일어난다 해도
而不得入其舍(이부득입기사) : 그의 마음에는 전혀 개입되지 않
는 것이다.
惡往而不暇(악왕이불가) : 이쯤 되면 어디를 간들 여유가 있지
않겠느냐?
以瓦注者巧(이와주자교) : 질그릇을 내기로 걸고 활을 쏘면 잘
쏠 수 있지만,
以鉤注者憚(이구주자탄) : 띠고리를 내기로 걸고 쏘면 마음이 걸
리게 되고,
以黃金注者殙(이황금주자혼) : 황금을 내기로 걸고 쏘면 눈이 가
물가물하게 된다.
其巧一也(기교일야) : 그의 기술은 항상 같지만
而有所矜(이유소긍) : 아껴야 할 물건이 있게 되면
則重外也(칙중외야) : 밖의 물건이 소중하게 여겨지게 되기 때문
이다.
凡外重者內拙(범외중자내졸) : 누구나 밖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
게 되면 자기 속마음은 졸렬해지는 것이다.”
5.
田開之見周威公(전개지견주위공) : 전개지가 주나라 위공을 만났
을 때
威公曰(위공왈) : 위공이 말했다.
吾聞祝腎學生(오문축신학생) : 내가 듣건대 축신은 양생을 배웠
다 합니다.
吾子與祝腎游(오자여축신유) : “선생께서는 축신에게 배웠으니
亦何聞焉(역하문언) : 무슨 얘기를 들으셨습니까?”
田開之曰(전개지왈) : 전개지가 말했다.
開之操拔篲以侍門庭(개지조발수이시문정) : “저는 빗자루를 들고
뜰 앞에서 시중을 들었을 뿐인데
亦何聞於夫子(역하문어부자) : 선생님께 무엇을 들었겠습니까?”
威公曰(위공왈) : 위공이 말했다.
田子無讓(전자무양) : 전개지가 말하기를,“너무 겸손하십니다.
寡人願聞之(과인원문지) : 과인이 듣기를 원합니다.”
開之曰(개지왈) : 전개지가 이르기를,
聞之夫子曰(문지부자왈) : “듣건데, 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善養生者(선양생자) : 양생을 잘하는 사람은
若牧羊然(약목양연) : 양을 치는 것이나 같은 것이어서,
視其後者而鞭之(시기후자이편지) : 그 중 뒤쳐지는 놈을 발견하
여 채찍질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威公曰(위공왈) : 위공이 말했다.
何謂也(하위야) : “무슨 뜻입니까?”
田開之曰(전개지왈) : 전개지가 이르기를,
魯有單豹者(로유단표자) : “노나라에 단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巖居而水飮(암거이수음) : 바위 굴 속에 살면서 골짜기 물을 마
시며 지냈습니다.
不與民共利(불여민공리) :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지 않고,
行年七十而猶有嬰兒之色(행년칠십이유유영아지색) : 나이가 칠십
이 되었어도 어린아이 같은 얼굴빛이었습니다.
不幸遇餓虎(불행우아호) : 그러나 불행히도 굶주린 호랑이를 만
나
餓虎殺而食之(아호살이식지) : 잡아먹혀 버렸습니다.
有張毅者(유장의자) : 또 장의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高門縣薄(고문현박) : 부잣집이고 가난한 집이고
無不走也(무불주야) : 가라지 않고 돌아다니며
行年四十而有內熱之病以死(행년사십이유내열지병이사) : 사귀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이 사십 세에 열병에 걸려 죽
어버렸습니다.
豹養其內而虎食其外(표양기내이호식기외) : 단표는 그의 속마음
을 길렀으나 그의 밖을 호랑이가 잡아 먹어버렸습니다.
毅養其外而病攻其內(의양기외이병공기내) : 장의는 그의 외부의
교제는 잘 하였으나 그의 안에서 병이 그를 공격했습니다.
此二子者(차이자자) : 이 두 사람은
皆不鞭其後者也(개불편기후자야) : 모두가 그 중 뒤쳐지는 놈에
게 채찍질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도 말하기를
無入而藏(무입이장) : “안으로 들어가 내부만을 기르면서 숨지
말고,
無出而陽柴立其中央(무출이양시립기중앙) : 밖으로 나와 외부만
을 기르며 드러내지도 말고, 마른 나무처럼 중앙에 우뚝 서 있어
야 한다.
三者若得(삼자약득) : 내부와 외부와 중앙의 조화가 잘 터득되면
其名必極(기명필극) : 그는 지극한 사람으로서 이름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夫畏塗者(부외도자) : 험난한 길이 있어
十殺一人(십살일인) :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則父子兄弟相戒也(칙부자형제상계야) : 지나다 죽는다면 곧 그
부자와 형제들은 서로 경계를 할 것이며,
必盛卒徒而後敢出焉(필성졸도이후감출언) : 반드시 많은 하인들
을 보호자로 데리고서야 그 길을 나설 것입니다.
不亦知乎(불역지호) : 이것이 지혜가 아니겠습니까?
人之所取畏者(인지소취외자) : 그러나 가장 두려워해야 할 곳은
袵席之上(임석지상) : 방의 이불 속이나
飮食之間(음식지간) : 먹고 마시고 하는 일상 생활입니다.
而不知爲之戒者(이부지위지계자) : 그러니 그것들을 경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過也(과야) : 잘못된 것입니다.”
6.
祝宗人玄端以臨牢筴(축종인현단이임뢰협) : 제사를 관장하는 관리
가 예복을 차려 입고 돼지우리로 가서는
說彘曰(설체왈) : 돼지에게 말했다.
汝奚惡死(여해악사) : “너는 어째서 죽음을 싫어하느냐?
吾將三月?汝十日(오장삼월?여십일) : 내가 석 달 동안을 잘먹여
길러서 열흘 동안을 열 몸을 깨끗이 하고,
戒三日齊(계삼일제) : 사흘동안 금기를 지켜,
藉白茅(자백모) : 흰 띠풀을 깔고
加汝肩尻乎彫俎之上(가여견고호조조지상) : 요리한 다음 너의 어
깨와 엉덩이 고기를 장식된 제기 위에 모셔 놓으려 한다.
則汝爲之乎(칙여위지호) : 그러면 너도 좋지 않겠느냐?”
爲彘謀曰(왈위체모) : 돼지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不如食以糠糟(불여식이강조) : “겨나 지게미를 먹으면서 살더라
도
而錯之牢筴之中(이착지뢰협지중) : 돼지우리 속에 그냥 있는 것이
좋다.”
自爲謀(자위모) : 사람이 자신을 위해서 생각할 때에는
則苟生有軒冕之尊(칙구생유헌면지존) : 살아서는 높은 벼슬자리
에 있고,
死得於豚楯之上(사득어돈순지상) : 죽어서는 상여 위 아름다운
관속에 놓이게 된다면
聚僂之中則爲之(취루지중칙위지) : 발 속에 송장이 쌓이더라도
그렇게 하려고 할 것이다.
爲彘謀則去之(위체모칙거지) : 돼지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그
의 편안한 삶을 부정하면서도
自爲謀則取之(자위모칙취지) :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편
안한 삶을 취하고 있으니,
所異彘者何也(소이체자하야) : 돼지만을 다르게 취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7.
桓公田於澤(환공전어택) : 제나라 환공이 택지로 사냥을 나갔는
데,
管仲御(관중어) : 관중이 수레를 몰고 있었다.
見鬼焉(견귀언) : 그 때 환공이 귀신을 보고서
公撫管仲之手曰(공무관중지수왈) : 관중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
仲父何見(중부하견) : “중부께서도 무엇을 보셨습니까?”
對曰(대왈) : 관중이 대답했다.
臣無所見(신무소견) : “아무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公反(공반) : 환공은 돌아와서
誒詒爲病(희이위병) : 헛소리를 하며 실성한 병에 걸려
數日不出(수일불출) : 여러 달 출입을 못했다.
齊士有皇子告敖者曰(제사유황자고오자왈) : 제나라 선비 중에 황
자고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환공을 찾아보고 말했다.
公則自傷(공칙자상) : “임금님께서는 스스로 앓도록 만드신 것
입니다.
鬼惡能傷公(귀악능상공) : 귀신이 어찌 임금님을 앓도록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夫忿滀之氣(부분축지기) : 마음 속에 엉긴 기운이
散而不反(산이불반) : 흩어지기만 하고 되돌아오지 않으면
則爲不足(칙위부족) : 정신상태가 불안전하게 됩니다.
上而不下(상이불하) : 기운이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오지 않으면
則使人善怒(칙사인선로) : 사람을 쉽사리 성내게 만듭니다.
下而不上(하이불상) : 내려가기만 하고 올라오지 않으면
則使人善忘(칙사인선망) : 사람으로 하여금 잘 잊도록 만듭니다.
不上不下(불상불하) : 올라가지도 않고 내려오지도 않아서
中身當心(중신당심) : 몸 속에 담겨 심장에 가득 차면
則爲病(칙위병) : 곧 병이 됩니다.”
桓公曰(환공왈) : 환공이 말했다.
然則有鬼乎(연칙유귀호) : “그건 그렇다 치고 귀신은 있는 것입
니까?”
曰有(왈유) : 황자고오가 대답했다.
沈有履(침유리) : “있습니다. 진흙탕에는 이라는 귀신이 있고,
灶有髻(조유계) : 부엌 아궁이에는 계라는 귀신이 있습니다.
戶內之煩壤(호내지번양) : 집안의 쓰레기더미에는
雷霆處之(뇌정처지) : 뇌정이라는 귀신이 생기게 되고,
東北方之下者(동북방지하자) : 집의 동북쪽 모퉁이에는
倍阿鮭龍躍之(배아해룡약지) : 배아해룡이라는 귀신이 뛰어다니
고,
西北方之下者(서북방지하자) : 서북쪽 모퉁이에는
則泆陽處之(칙일양처지) : 일양이라는 귀신이 있기 마련입니다.
水有罔象(수유망상) : 물에는 망상이라는 귀신이 있고,
丘有졸(구유졸) : 언덕에는 졸이라는 귀신이 있으며,
山有夔(산유기) : 산에는 기라는 귀신이 있고,
野有彷徨(야유방황) : 들에는 방황이라는 귀신이 있으며,
澤有委蛇(택유위사) : 못에는 위사라는 귀신이 있습니다.”
公曰(공왈) : 환공이 물었다.
請問(청문) : 청하여 묻사오니
委蛇之狀何如(위사지상하여) : “위사라는 귀신은 모양이 어떻게
생겼습니까?”
皇子曰(황자왈) : 황자고오가 대답했다.
委蛇(위사) : “위사는
其大如轂(기대여곡) : 그 굵기가 수레바퀴 통 만하고,
其長如轅(기장여원) : 길이는 수레 멍에 만하며,
紫衣而朱冠(자의이주관) : 자주색 옷에 붉은 관을 쓰고 있습니다
.
其爲物也(기위물야) : 그 놈의 성질은
惡聞雷車之聲(악문뢰거지성) : 수레 달리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
며,
則捧其首而立(칙봉기수이립) : 사람을 보면 그의 목을 빼어들고
섭니다.
見之者殆乎覇(견지자태호패) : 그 놈을 본 사람은 거의 모두 패
자가 된다고 합니다.”
桓公辴然而笑曰(환공진연이소왈) : 환공은 기뻐서 웃으며 말했다.
此寡人之所見者也(차과인지소견자야) : “그 것이 바로 내가 본
놈입니다.”
於是正衣冠與之坐(어시정의관여지좌) : 그리고는 옷과 관을 바르
게 하고 그와 함께 앉아 얘기를 하였는데,
不終日而不知病之去也(불종일이부지병지거야) : 하루도 넘기기
전에 어느덧 병이 나아버렸다
8.
紀渻子爲王養鬪鷄(기성자위왕양투계) : 기성자가 임금을 위해서
싸움닭을 기르고 있었다.
十日而問(십일이문) : 임금이 열흘만에
鷄可鬪已乎(계가투이호) : 닭을 싸움시킬 수 있겠는가 묻자
曰未也(왈미야) : 그가 대답하기를, “안됩니다.
方虛憍而恃氣(방허교이시기) : 아직 쓸데없이 거만하여 기운만
믿고 있습니다.”
十日又問曰(십일우문왈) : 열흘만에 다시 물으니 그가 대답하기
를,
未也(미야) : “안됩니다.
猶應嚮景(유응향경) : 아직도 상대방에 대해 울림이나 그림자처
럼 호응합니다.”
十日又問曰(십일우문왈) : 열흘을 더 지나 다시 물으니,
未也(미야) : “안됩니다.
猶疾視而盛氣(유질시이성기) : 아직도 상대방을 노려보며 기운이
성합니다.”
十日又問(십일우문) : 열흘이 더 지나 물으니
曰幾矣(왈기의) : 그가 대답하기를, “거의 다되었습니다.
鷄雖有鳴者(계수유명자) : 비록 상대방 닭이 운다 해도
已無變矣(이무변의) : 이미 아무런 태도의 변화가 없게 되었습니
다.
望之似木鷄矣(망지사목계의) : 그를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깎아
놓은 닭과 같습니다.
其德全矣(기덕전의) : 그의 덕은 완전해졌습니다.
異鷄無敢應(이계무감응) : 다른 닭들은 감히 덤벼들지 못하고
見者反走矣(견자반주의) : 보기만 해도 되돌아 달아날 것입니다.
9.
孔子觀於呂梁(공자관어려량) : 공자가 여양에 구경을 갔다.
縣水三十仞(현수삼십인) : 거기에는 삼십 길 높이의 폭포가 있었
는데,
流沫四十里(류말사십리) : 물거품이 삼십 리나 소용돌이치며 흐
르고 있어
黿鼉魚鱉之所不能游也(원타어별지소불능유야) : 큰 자라나 악어
나 물고기나 자라도 헤엄칠 수 없는 곳이었다.
見一丈夫游之(견일장부유지) : 그런데, 한 남자가 거기에서 헤엄
치는 것을 보고는,
以爲有苦而欲死也(이위유고이욕사야) : 걱정이 있어 죽으려는 사
람인 줄로 생각하고는
使弟子竝流而拯之(사제자병유이증지) : 제자들을 시켜 흐름을 따
라 내려가 그를 구해주도록 했다.
數百步而出(수백보이출) : 그러나 그는 수백 보를 헤엄치고 나와
서는
被髮行歌而游於塘下(피발행가이유어당하) : 머리를 흩트린 채 노
래를 부르며 언덕 아래를 거닐고 있었다.
孔子從而問焉(공자종이문언) : 공자가 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曰吾以子爲鬼(왈오이자위귀) : “나는 선생을 귀신인 줄 알았는
데
察子則人也(찰자칙인야) :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람이 분명하군요
.
請問(청문) : 청하여 묻습니다
蹈水有道乎(도수유도호) : “물 속을 헤엄치는 데도 특별한 도가
있는 것입니까?”
曰亡(왈망) : 남자가 말하기를, “없습니다
吾無道(오무도) : 내게는 도가 없습니다.
吾始乎故(오시호고) : 나는 습성으로 헤엄을 시작했는데
長乎性(장호성) : 습성이 성격으로 발전되고,
成乎命(성호명) :성격이 천명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與齊俱入(여제구입) : 나는 소용돌이와 함께 들어가서
與汨偕出(여골해출) : 솟아오르는 물길과 함께 물위로 나옵니다.
從水之道而不爲私焉(종수지도이불위사언) : 물길을 따를 뿐이지
사사로운 힘을 쓰지 않습니다.
此吾所以蹈之也(차오소이도지야) : 이것이 내가 여기에서 헤엄을
칠 수 있는 까닭입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何謂始乎故(하위시호고) : “무엇을 두고 습성으로 시작하여
長乎性(장호성) : 성격으로 발전되고
成乎命(성호명) : 천명으로 이룩된다고 하는 것입니까?”
曰吾生於陵而安於陵(왈오생어릉이안어릉) : 남자가 말하기를, “
우리가 육지에서 나서 육지에서 편히 지내고 있는 것이
故也(고야) : 습성이고
長於水而安於水(장어수이안어수) : 물 속에서 자라나서 물에서
편안히 지내게 되는 것이
性也(성야) : 성격입니다.
不知吾所以然而然(부지오소이연이연) : 내가 그렇게 되는 까닭은
알지 못하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이
命也(명야) : 천명입니다.”
10.
梓慶削木爲鐻(재경삭목위거) : 재경이라는 명공이 나무를 깎아서
북틀을 만들었다.
鐻成(거성) : 북틀이 만들어지자
見者驚猶鬼神(견자경유귀신) : 그것을 본 사람들이 귀신의 솜씨
같다고 모두 놀랐다.
魯侯見而問焉(노후견이문언) : 노나라 제후가 그것을 보고 재경
에게 물어
曰子何術以爲焉(왈자하술이위언) : 이르기를,“그대는 무슨 도술
로 이것을 만들었는가?”
對曰(대왈) : 재경이 대답했다.
臣工人(신공인) : “목수인 제게
何術之有(하술지유) : 무슨 도술이 있겠습니까?
雖然(수연) : 그렇지만
有一焉(유일언) : 한가지 원리는 있습니다.
臣將爲鐻(신장위거) : 저는 북틀을 만들려 할 때는
未嘗敢以耗氣也(미상감이모기야) : 감히 기운을 소모하는 일이
없이
必齊以靜心(필제이정심) : 반드시 재계를 함으로써 마음을 고요
히 만듭니다.
齊三日(제삼일) : 사흘동안 재계를 하면
而不敢懷慶賞爵祿(이불감회경상작록) : 감히 이익과 상이나 벼슬
과 녹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齊五日(제오일) : 닷새동안 재계를 하면
不敢懷非譽巧拙(불감회비예교졸) : 감히 비난과 칭찬이나 교묘함
과 졸렬함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齊七日(제칠일) : 이레동안 재계를 하면
輒然忘吾有四枝形體也(첩연망오유사지형체야) : 문득 제가 지닌
손발과 육체까지도 잊게 됩니다.
當是時也(당시시야) : 이렇게 되면
無公朝(무공조) : 나라의 조정도 안중에 없고,
其巧專而而滑消(기교전이이활소) : 오로지 안으로 기교를 다하기
만 하며, 밖의 혼란 같은 것은 없어져 버립니다.
然後入山林(연후입산림) : 그렇게 된 뒤에야 산림으로 들어가
觀天性(관천성) : 재목의 성질을 살피고,
形軀至矣(형구지의) : 모양도 완전한 것을 찾아냅니다.
然後成見鐻(연후성견거) : 그리고는 완전한 북틀을 마음속에 떠올
린
然後加手焉(연후가수언) : 뒤에야 손을 대는 것입니다.
不然則已(불연칙이) :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則以天合天(칙이천합천) : 곧 저의 천성과 나무의 천성을 합치시
키는 것입니다.
器之所以疑神者(기지소이의신자) : 제가 만든 기구가 신기에 가
까운 이유는
其由是與(기유시여) :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11.
東野稷以御見莊公(동야직이어견장공) : 동야직이라는 사람이 수
레를 모는 기술을 가지고 장공을 만났다.
進退中繩(진퇴중승) : 그의 수레 모는 솜씨는 나가고 물러나는
것이 먹줄에 들어맞을 듯이 곧았고,
左右旋中規(좌우선중규) : 좌우로 도는 것은 그림쇠에 들어맞을
듯이 정원형을 그렸다.
莊公以爲文弗過也(장공이위문불과야) : 장공은 옛날 조부도 이보
다 더 낫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使之鉤百而反(사지구백이반) : 그에게 밭이랑 길을 돌아오도록
했다.
顔闔遇之(안합우지) : 안합이 그를 만나고
入見曰(입견왈) : 돌아와 장공을 뵙고 이르기를
稷之馬將敗(직지마장패) : “동야직의 말이 넘어지고 말 것입니
다.”
公密而不應(공밀이불응) : 장공은 묵묵히 대답을 않고 있었는데,
少焉(소언) : 과연 조금 후에
果敗而反(과패이반) : 말이 넘어져서 돌아왔다.
公曰(공왈) : 장공이 물었다.
子何以知之(자하이지지) : “당신은 어떻게 말이 넘어질 것을 알
았습니까?”
曰其馬力竭矣(왈기마력갈의) : 안합이 대답하기를“그는 말의 힘
이 다 했는데도
而猶求焉(이유구언) : 계속 달리게 하려고 했으므로
故曰敗(고왈패) : 넘어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12.
工倕旋而蓋規矩(공수선이개규구) : 공수가 손으로 도안을 하면 그
림쇠나 굽은 자를 쓴 것과 같이 정확했다.
指與物化而不以心稽(지여물화이불이심계) : 그의 손가락이 물건
에 동화되어 있어서 마음으로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故其靈壹一而不桎(고기령일일이불질) : 그러므로 그의 정신은 하
나로 되어 아무런 거리낌도 받지 않는 것이다.
忘足(망족) : 발을 잊는 것은
屨之適也(구지적야) : 신이 알맞기 때문이다.
忘要(망요) : 허리를 잊는 것은
帶之適也(대지적야) : 허리띠가 알맞기 때문이다.
忘是非(망시비) : 옳고 그른 것을 잊는 것은
心之適也(심지적야) : 편안하고 알맞기 때문이다.
不內變(불내변) : 안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고,
不外從(불외종) : 밖으로 물건에 이끌리지 않는 것은
事會之適也(사회지적야) : 사리와 경우에 편안하고 알맞기 때문
이다.
始乎適而未嘗不適者(시호적이미상불적자) : 알맞음에서 시작하여
알맞지 않은 일이 없게 되면,
忘適之適也(망적지적야) : 알맞음이 알맞은 것조차도 잊게 되는
것이다.
有孫休者(유손휴자) : 손휴라는 사람이
踵門而詫子扁慶子曰(종문이타자편경자왈) : 편경자의 집을 찾아
가서 말했다.
休居鄕不見謂不修(휴거향불견위불수) : “저는 고을에 살면서 수
양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지 않았고,
臨難不見謂不用(림난불견위불용) : 어려움을 당해서도 용기가 없
다는 말을 듣지 않고 있습니다.
然而田原不遇歲(연이전원불우세) : 그러나 밭과 들판에서 농사를
지어도 풍년을 만나보지 못하고,
事君不遇世(사군불우세) : 임금을 섬김에도 좋은 때를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賓於鄕里(빈어향리) : 향리로부터는 배척을 받고
逐於州部(축어주부) : 고을로부터는 쫓겨나게 된 처지인데
則胡罪乎天哉(칙호죄호천재) : 무슨 죄 때문입니까? 천명일까요?
休惡遇此命也(휴악우차명야) : 저는 어째서 이런 운명을 당해야
됩니까?”
扁子曰(편자왈) : 편경자가 말했다.
子獨不聞夫至人之自行邪(자독불문부지인지자행사) : “당신은 지
인의 행동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습니까?
忘其肝膽(망기간담) : 자신의 간과 쓸개조차도 잊고
遺其耳目(유기이목) : 자기의 눈과 귀조차도 잃어버린 채,
芒然彷徨乎塵垢之外(망연방황호진구지외) : 망연히 티끌과 먼지
의 세상 밖에 노닐며
逍遙乎無事之業(소요호무사지업) : 일할 것이 없는 직업을 가지
고 자연스럽게 지내는 것입니다.
是謂爲而不恃(시위위이불시) : 이것을 두고서 일을 하면서도 능
력을 믿지 않고,
長而不宰(장이불재) : 우두머리가 되면서도 남을 지배하지 않는
다고 하는 것입니다.
今汝飾知以驚愚(금여식지이경우) : 지금 당신은 지식을 꾸며대어
어리석은 사람을 놀라게 하며,
修身以明汚(수신이명오) : 몸을 닦아 남의 더러움을 밝히면서,
昭昭乎若揭日月而行也(소소호약게일월이행야) : 해와 달처럼 당
신을 드러내려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汝得全而形軀(여득전이형구) : 그런 당신이 육체를 온전히 지니
고
具而九竅(구이구규) : 이목구비를 다 갖추고서,
無中道夭於聲盲跛蹇而比於人數(무중도요어성맹파건이비어인수) :
중도에 일찍이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절름발이가 되지 않고, 보통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것만으로도
亦幸矣(역행의) : 다행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又何暇乎天之怨哉(우하가호천지원재) : 그런데 어찌 하늘을 원망
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子往矣(자왕의) : 어서 가보시오.”
孫子出(손자출) : 손휴가 나가자
扁子入(편자입) : 편경자는 방으로 들어와
坐有間(좌유간) :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는
仰天而歎(앙천이탄) : 하늘을 보며 탄식을 했다.
弟子問曰(제자문왈) : 그러자 제자가 물었다.
先生何爲歎乎(선생하위탄호) : “무엇 때문에 탄식을 하십니까?
”
扁子曰(편자왈) : 편경자가 말했다.
向者休來(향자휴래) : “조금 전에 손휴가 왔을 때
吾告之以至人之德(오고지이지인지덕) : 나는 그에게 지인의 덕을
얘기해 주었다.
吾恐其驚而遂至於惑也(오공기경이수지어혹야) : 나는 그가 놀라
서 마침내는 미혹되게 될까봐 겁이 나는 것이다.”
弟子曰(제자왈) : 제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습니다.
孫子之所言是邪(손자지소언시사) : 손휴의 주장이 옳고
先生之所言非邪(선생지소언비사) :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틀렸
다면,
非固不能惑是(비고불능혹시) : 그른 것이 옳은 것을 미혹하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孫子所言非邪(손자소언비사) : 손휴의 주장이 틀렸고
先生所言是邪(선생소언시사) : 선생님의 말씀이 옳았다면,
彼固惑而來矣(피고혹이래의) : 그는 본시 미혹한 상태로 왔던 것
이니
又奚罪焉(우해죄언) : 어찌 선생님의 잘못이 되겠습니까?”
扁子曰(편자왈) : 편경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다.
昔者有鳥止於魯郊(석자유조지어로교) : 옛날에 한 마리의 새가
날아와 노나라 교외에 앉았다.
魯君說之(노군설지) :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좋아해서
爲具太牢而饗之(위구태뢰이향지) : 소와 양과 돼지를 잡아 그 새
에게 먹이고,
奏九韶以樂之(주구소이락지) : 구소의 음악을 연주하여 그 새를
즐겁게 해주려고 했다.
鳥乃始憂悲眩視(조내시우비현시) : 그러나 그 새는 처음부터 근
심하고 슬퍼하면서 눈이 어지러워져서
不敢飮食(불감음식) :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했다.
此之謂以己養養鳥也(차지위이기양양조야) : 이것은 자기를 기르
는 방법으로 새를 길렀기 때문이다.
若夫以鳥養養鳥者(약부이조양양조자) : 만약 새를 기르는 방법으
로 새를 기르려면 마땅히
宜棲之深林(의서지심림) : 깊은 숲 속에 살게 하고,
浮之江湖(부지강호) : 강물과 호수 위에 떠다니게 하고,
食之以委蛇(식지이위사) : 진흙 속의 미꾸라지를 잡아먹게 해야
하는 것이다.
委蛇而處(위사이처) : 그처럼 넓은 땅에 두고서
則安平陸而已矣(칙안평육이이의) : 편안히 지내게 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今休(금휴) : 지금 손휴는
款啓寡聞之民也(관계과문지민야) : 멍청하고 견문이 적은 사람인
데도
吾告以至人之德(오고이지인지덕) : 내가 그에게 지인의 덕을 얘
기 해준 것은
譬之若載鼷以車馬(비지약재혜이거마) : 마치 생쥐를 수레나 말에
태워주고
樂鴳以鐘鼓也(락안이종고야) : 작은 메추라기를 아악으로써 즐겁
게 해주려는 것과 같은 일이다.
彼又惡能無驚乎哉(피우악능무경호재) : 그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山木
1.
莊子行於山中(장자행어산중) : 장자가 산 속을 가다가
見大木枝葉盛茂(견대목지엽성무) : 가지와 잎이 무성한 큰 나무
를 보았다.
伐木者止其旁而不取也(벌목자지기방이불취야) : 나무꾼이 그 옆
에 있으면서도 나무를 베지 않아
問其故(문기고) : 그 까닭을 물으니
曰無所可用(왈무소가용) :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此木以不材得終其天年(차목이불재득종기천년) : “이 나무는 쓸
모가 없기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는구나.”
出於山(출어산) : 장자가 산에서 내려와
舍於故人之家(사어고인지가) : 친구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故人喜(고인희) : 친구는 기뻐하며
命豎子殺雁而烹之(명수자살안이팽지) : 하인에게 거위를 잡아 요
리를 하라고 했다.
豎子請曰(수자청왈) : 하인이 물었다.
其一能鳴(기일능명) : “그 중 한 놈은 잘 울고
其一不能鳴(기일불능명) : 한 놈은 울 줄을 모르는데
請奚殺(청해살) : 어느 놈을 잡을까요?”
主人曰(주인왈) : 주인이 말했다.
殺不能鳴者(살불능명자) : “울지 못하는 놈으로 잡아라”
明日(명일) : 다음 날
弟子問於莊子曰(제자문어장자왈) :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昨日山中之木(작일산중지목) : “어제 산 속의 나무는
以不材得終其天年(이불재득종기천년) : 쓸모가 없어 천수를 다했
는데,
今主人之雁(금주인지안) : 오늘의 거위는
以不材死(이불재사) : 쓸모가 없어 죽었습니다.
先生將何處(선생장하처) :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처신하시겠는지
요?”
莊子笑曰(장자소왈) : 장자가 웃으며 말했다.
周將處乎材與不材之間(주장처호재여불재지간) : “나는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에 처신하겠다.
材與不材之間(재여불재지간) : 그러나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이란 것은,
似之而非也(사지이비야) : 도와 비슷하기는 하나 참된 도는 아니
므로
故未免乎累(고미면호루) : 화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若夫乘道德而浮遊則不然(약부승도덕이부유칙불연) : 자연의 도와
덕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無譽無訾(무예무자) : 칭찬도 없고 비방도 없으며,
一龍一蛇(일룡일사) : 한번은 용이 되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었다
가
與時俱化(여시구화) :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而無肯專爲(이무긍전위) :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一上一下(일상일하) : 오르락내리락하면서
以和爲量(이화위량) :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을 것이다.
浮遊乎萬物之祖(부유호만물지조) :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게 하여
,
物物而不物於物(물물이불물어물) : 사물을 사물로 부리되 외물에
의해 사물로서의 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니
則胡可得而累邪(칙호가득이루사) : 어찌 재난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느냐?
此神農黃帝之法則也(차신농황제지법칙야) : 이것이 바로 신농씨
와 황제의 법칙인 것이다.
若夫萬物之情(약부만물지정) : 그러나 만물의 실체나
人倫之傳(인륜지전) : 인간 세상의 이치는
則不然(칙불연) : 그렇지 않아서,
合則離(합칙리) : 모이면 흩어지고,
成則毁(성칙훼) : 이루면 무너지고,
廉則挫(렴칙좌) : 모가 나면 깎이고,
尊則議(존칙의) : 높아지면 비난받고,
有爲則虧(유위칙휴) : 무언가 해놓으면 훼손당하고,
賢則謀(현칙모) : 어질면 모함을 받고,
不肖則欺(불초칙기) : 어리석으면 속임을 당한다.
胡可得而必乎哉(호가득이필호재) : 그러니 어떻게 재난을 면할
수 있겠느냐?
悲夫(비부) : 슬프구나
弟子志之(제자지지) : 제자여 이점을 마음에 두어라
其唯道德之鄕乎(기유도덕지향호) : 자연의 도와 덕이 행하여지는
곳에서만
재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2.
市南宜僚見魯侯(시남의료견로후) : 시남의요가 노나라 제후를 만
나니,
魯侯有憂色(로후유우색) : 노나라 제후는 근심하는 빛을 띠고 있
었다.
市南子曰(시남자왈) : 시남자가 말했다.
君有憂色(군유우색) : “임금께서는 근심스러운 빛을 띠고 계심
은
何也(하야) : 무슨까닭이십니까?”
魯侯曰(로후왈) :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吾學先王之道(오학선왕지도) : “나는 옛 훌륭한 임금들의 도를
배웠고,
修先君之業(수선군지업) : 옛 임금들이 하신 일을 닦았습니다.
吾敬鬼尊賢(오경귀존현) : 귀신을 공경하고 현명한 사람들을 존
중하며
親而行之(친이행지) : 그들과 친근히 지내면서 일을 하고
無須臾離居(무수유리거) : 잠시도 멈추는 일이 없습니다.
然不免於患(연불면어환) : 그런데도 환란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
니,
吾是以憂(오시이우) : 나는 그 때문에 근심하고 있는 것입니다.
”
市南子曰(시남자왈) : 시남자가 말했다.
君之除患之術淺矣(군지제환지술천의) : “임금님의 걱정을 없애
는 방법은 얕으십니다.
夫豊狐文豹(부풍호문표) : 살찐 여우와 아름다운 무늬의 표범이
棲於山林(서어산림) : 산림 속에 살면서
伏於巖穴(복어암혈) : 바위굴에 숨어 있는 것은
靜也(정야) : 고요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夜行晝居(야행주거) : 밤에는 움직이고 낮에는 굴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戒也(계야) : 경계하기 위한 것입니다.
雖飢渴隱約(수기갈은약) : 비록 배고프고 목마르며 곤궁한 처지
에 있다 해도
猶且胥疏於江湖之上而求食焉(유차서소어강호지상이구식언) : 먼
강과 호숫가로 가서 먹이를 구하는 것은
定也(정야) : 안정을 위해서입니다.
然且不免於罔羅機辟之患(연차불면어망라기벽지환) : 그런데도 그
물과 덫의 걱정을 면하지 못하는 것은
是何罪之有哉(시하죄지유재) :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
런 것이 아닙니다.
其皮爲之災也(기피위지재야) : 다만 그들의 가죽이 재난의 원인
되는 것입니다.
今魯國獨非君之皮邪(금로국독비군지피사) : 지금 임금님께 있어
서 노나라는 그 가죽과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吾願君刳形去皮(오원군고형거피) : 바라건대 임금님께서는 육체
를 잘라내고 가죽을 벗어버리며
洒心去欲(쇄심거욕) : 마음을 씻어내고 욕망을 없애버리고서
而遊於無人之野(이유어무인지야) : 아무도 없는 들판에 노닐도록
하십시오.
南越有邑焉(남월유읍언) : 남월에 한 고을이 있는데
名爲建德之國(명위건덕지국) : 이름을 건덕이라 부릅니다.
其民愚而朴(기민우이박) : 그 곳의 백성들은 어리석고 순박하며,
少私而寡欲(소사이과욕) : 사사로움이 적고 욕망도 적으며,
知作而不知藏(지작이부지장) : 일 할 줄만 알았지 물건을 저장해
둘 줄은 모릅니다.
與而不求其報(여이불구기보) : 남에게 무엇을 주고도 대가를 바
라지 않으며,
不知義之所適(부지의지소적) :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 알지
못하며
不知禮之所將(부지례지소장) : 예의란 어떻게 하여야 지켜지는
것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猖狂妄行(창광망행) : 멋대로 무심히 행동하면서도
乃蹈乎大方(내도호대방) : 위대한 자연의 도를 실천하고 있습니
다.
其生可樂(기생가락) : 그들의 삶은 즐겁기만 하며
其死可藏(기사가장) : 죽으면 편히 묻힙니다.
吾願君去國捐俗(오원군거국연속) : 임금께서도 나라를 떠나 속된
일을 버리시고
與道相輔而行(여도상보이행) : 자연의 도와 어울리며 그곳에 가
십시오.”
君曰(군왈) :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彼其道遠而險(피기도원이험) : “그 곳에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
거니와
又有江山(우유강산) : 또 강과 산이 막혀 있는데
我無舟車(아무주거) : 내게는 수레도 배도 없으니
奈何(내하) :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市南子曰(시남자왈) : 시남자가 말했다.
君無形倨(군무형거) : “육체적인 방만을 없애시고
無留居(무류거) : 높은 지위를 생각하는 마음을 없앰으로써
以爲君車(이위군거) : 임금님의 배와 수레를 삼으십시오.”
君曰(군왈) : 노나라 제후가 말했다.
彼其道幽遠而無人(피기도유원이무인) : “그 곳으로 가는 길은
아득히 멀고 아무도 없는데
吾誰與爲鄰(오수여위린) : 누구와 이웃을 삼고 지낸단 말입니까?
吾無糧(오무량) : 내게는 먹을 것도 없고
我無食(아무식) : 나에게는 양식도 없는데
安得而至焉(안득이지언) : 어떻게 그 곳에 갈 수 있겠습니까?”
市南子曰(시남자왈) : 시남자가 말했다.
少君之費(소군지비) : “비용을 적게 하시고
寡君之欲(과군지욕) : 욕망을 줄이시면
雖無糧而乃足(수무량이내족) : 비록 양식이 없다 해도 풍족하게
됩니다.
君其涉於江而浮於海(군기섭어강이부어해) : 강을 건너고 바다에
배를 띄우게 되면
望之而不見其崖(망지이불견기애) : 바라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
愈往而不知其所窮(유왕이부지기소궁) : 갈수록 그 끝나는 곳을
알 수 없게 될 것입니다.
送君者皆自崖而反(송군자개자애이반) : 배웅하는 사람들이 모두
강 언덕에서 돌아가 버리면
君自此遠矣(군자차원의) : 멀리 자유로운 경지로 떠나게 될 것입
니다.
故有人者累(고유인자루) :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은 재난이 있게
되고,
見有於人者憂(견유어인자우) : 사람들에게 보호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근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故堯非有人(고요비유인) : 그러므로 요임금은 사람을 다스리지
않았고,
非見有於人也(비견유어인야) : 사람들의 보호도 받지 않았었습니
다.
吾願去君之累(오원거군지루) : 스스로의 재난을 제거하고
除君之憂(제군지우) : 임금의 근심을 없애고서
而獨與道遊於大莫之國(이독여도유어대막지국) : 홀로 도와 더불
어 크게 광막한 나라에서 노니십시오.
方舟而濟於河(방주이제어하) : 배를 나란히 하고 황하를 건널 때
有虛?來觸舟(有虛?래촉주) : 만약 빈배가 와서 자기 배에 부딪힌
다면
雖有惼心之人不怒(수유편심지인불로) : 비록 마음이 좁은 사람이
라 해도 성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有一人在其上(유일인재기상) : 만약 한 사람이라도 그 배에 타고
있다면
則呼張歙之(칙호장흡지) : 소리쳐 배를 다른 곳으로 저어가라고
할 것입니다.
一呼而不聞(일호이불문) :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再呼而不聞(재호이불문) : 두 번 소리칠 것이고,
於是三呼邪(어시삼호사) : 그래도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치면서
則必以惡聲隨之(칙필이악성수지) : 반드시 욕을 하게 될 것입니
다.
向也不怒而今也怒(향야불로이금야로) : 앞에서는 성내지 않다가
지금은 성내고 소리치는 것은
向也虛而今也實(향야허이금야실) : 앞의 배는 빈배였는데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人能虛己以遊世(인능허기이유세) : 사람이 자기를 텅 비우고 세
상을 노닌다면
其孰能害之(기숙능해지) : 그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
3.
北宮奢爲衛靈公賦斂以爲鐘(북궁사위위령공부렴이위종) : 북궁사
가 형나라 영공을 위해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거둬 종을 만들게
되었다.
爲壇乎郭門之外(위단호곽문지외) : 그는 성곽 문 밖에 제단을 만
들고
三月而成上下之縣(삼월이성상하지현) : 석 달만에 위 아래로 종
을 거는 종 틀을 완성했다.
王子慶忌見而問焉(왕자경기견이문언) : 왕자인 경기가 보고 그에
게 물었다.
曰子何術之設(왈자하술지설) : “어떤 방법을 써서 이렇게 만들
었습니까?”
奢曰(사왈) : 북궁사가 말했다.
一之間(일지간) : “순일함을 지니고 있었을 뿐이지
無敢設也(무감설야) : 아무런 다른 방법을 쓴 것이 없습니다.
奢聞之(사문지) : 제가 듣건대
旣彫旣琢(기조기탁) : 구슬이라는 것은 깎고 쪼고 함으로써
復歸於朴(복귀어박) : 본연의 소박함으로 복귀하게 된다고 들었
습니다.
侗乎其無識(동호기무식) : 저는 멍청히 아무런 의식도 없이
儻乎其怠疑(당호기태의) : 생각없이 의심이 없이
萃乎芒乎(췌호망호) : 바보처럼 행동했습니다.
其送往而迎來(기송왕이영래) : 의식 없이 변화하는 대로 가는 것
은 보내고 오는 것은 맞이했습니다.
來者勿禁(래자물금) : 오는 것은 막지 않고
往者勿止(왕자물지) : 가는 것은 잡지 않았습니다.
從其强梁(종기강량) : 완고히 나를 배반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놔
두고
隨其曲傅(수기곡부) : 유순히 따르는 사람들 또한 그대로 두었습
니다.
因其自窮(인기자궁) : 스스로 힘이 닫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것입니다.
故朝夕賦斂而毫毛不挫(고조석부렴이호모불좌) : 그러므로 아침저
녁으로 세금을 거두어 들여도 터럭 끝만큼도 백성들을 손상시키
지 않은 것입니다.
而況有大塗者乎(이황유대도자호) : 하물며 위대한 도를 터득한
분은 어떻겠습니까?”
4.
孔子圍於陳蔡之間(공자위어진채지간) :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중간에서 사람들에게 포위 당해
七日不火食(칠일불화식) : 칠일 동안이나 더운 음식을 먹지 못했
다.
大公任往弔之曰(대공임왕조지왈) : 그 때 태공임이 찾아와서 공
자를 위문하여 말했다.
子幾死乎(자기사호) : “선생님은 죽게 될 것 같습니다.”
曰然(왈연) : 공자가 답하기를, “그렇소.”
子惡死乎(자악사호) : 태공임이 말하기를, “선생님은 죽는 것을
싫어하십니까?”
曰然(왈연) : 공자가 답하기를, “그렇소.”
任曰(임왈) : 태공임이 말했다.
予嘗言不死之道(여상언불사지도) : “제가 시험삼아 죽지 않는
법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東海有鳥焉(동해유조언) : 동해에 새가 있는데
其名曰意怠(기명왈의태) : 그 이름을 의태라 부릅니다.
其爲鳥也(기위조야) : 그 새는
翂翂翐翐(분분질질) : 본성이 느려서
而似無能(이사무능) : 아무 능력도 없는 듯이 보입니다.
引援而飛(인원이비) : 날 때는 다른 새들이 서로 이끌어 주어야
날고,
迫脅而棲(박협이서) : 쉴 때는 다른 새들과 붙어 있습니다.
進不敢爲前(진불감위전) : 나아갈 때는 감히 다른 새들의 앞에
서지 않고,
退不敢爲後(퇴불감위후) : 물러설 때는 다른 새들보다 뒤서지 않
습니다.
食不敢先嘗(식불감선상) : 먹이를 먹을 때도 감히 다른 새들보다
앞서 맛보지 않고,
必取其緖(필취기서) : 반드시 다른 새가 먹고 난 나머지를 먹습
니다.
是故其行列不斥(시고기행렬불척) : 그래서 그 새는 다른 새들 무
리에게 배척 당하는 일이 없고,
而外人卒不得解(이외인졸부득해) : 사람들에게도 해를 입지 않는
것입니다.
是以免於患(시이면어환) : 그래서 재난을 면하고 있습니다.
直木先伐(직목선벌) :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리고,
甘井先竭(감정선갈) : 맛있는 우물은 먼저 마르는 법입니다.
子其意者飾知以驚愚(자기의자식지이경우) : 선생을 보면 자신의
지식을 꾸며 어리석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修身以明汙(수신이명오) : 몸을 닦아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昭昭乎如揭日月而行(소소호여게일월이행) : 마치 해와 달을 걸고
가듯이 훤하게 자신을 내세우기 때문에
故不免也(고불면야) : 그러므로 환난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昔吾聞之大成之人曰(석오문지대성지인왈) : 옛날에 내가 위대한
덕을 이룬 사람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自伐者無功(자벌자무공) : 스스로 뽐내는 자는 공이 없게 되고,
功成者墮(공성자타) :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는 자는 실패하게
되며,
名成者虧(명성자휴) : 명성을 이루고 그대로 머물고자 하는 자
는 욕을 보게 된다고 했습니다.
孰能去功與名而還與衆人(숙능거공여명이환여중인) : 어느 누가
과연 공명을 마다하고 보통 사람들과 같이 처신하겠습니까?
道流而不明居(도류이불명거) : 그의 도가 널리 행하여져도 자기
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德行而不名處(덕행이불명처) : 그의 덕이 세상에 시행되어도 명
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純純常常(순순상상) : 마음을 순수하게 가지고, 언제나 한결같이
행동하여
乃比於狂(내비어광) : 마치 미친 사람인 것처럼
削迹捐勢(삭적연세) : 무심하게 공적을 남기지 않고, 권세를 버
리며
不爲功名(불위공명) : 공명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是故無責於人(시고무책어인) : 그러면 남을 책잡을 일도 없고,
人亦無責焉(인역무책언) : 남에게 책잡힐 일도 없을 것입니다.
至人不聞(지인불문) : 지인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법이건만
子何喜哉(자하희재) : 선생께서는 어째서 공명을 좋아하는 것입
니까?”
孔子曰(공자왈) : 이 말을 들은 공자가 이르기를
善哉(선재) : “훌륭하십니다”
辭其交遊(사기교유) : 곧 사람들과의 교류를 끊고
去其弟子(거기제자) : 제자들을 버리고
逃於大澤(도어대택) : 큰 늪지에 숨어
依裘褐(의구갈) : 가죽옷을 입고
食杼與栗(식저여률) :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으며 살았다.
入獸不亂群(입수불란군) : 그리하여 짐승들 사이로 들어가도 무
리가 흩어지지 않았고,
入鳥不亂行(입조불란행) : 새들 틈에 들어가도 그 행렬이 흐트러
지지 않았다.
鳥獸不惡(조수불악) : 새와 짐승들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으니
而況人乎(이황인호) : 하물며 사람들이야 어땠겠는가!
5.
孔子問子桑雽曰(공자문자상호왈) : 공자가 자상호에게 물었다.
吾再逐於魯(오재축어로) : “저는 노나라에서 두 번 쫓겨났고,
伐樹於宋(벌수어송) : 송나라에서는 뽑힌 나무에 죽을 뻔했고,
削迹於衛(삭적어위) : 위나라에서는 쫓겨났으며,
窮於商周(궁어상주) : 송나라와 주나라에서는 궁지에 몰렸고,
圍於陳蔡之間(위어진채지간) : 진과 채 두 나라 사이에서는 포위
당했었습니다.
吾犯此數患(오범차수환) : 내가 이렇게 여러 차례 어려움을 당하
게 되자,
親交益疏(친교익소) : 친한 사람들과의 교분은 점차 멀어지고
徒友益散(도우익산) : 제자들도 차츰 흩어지게 되었는데,
何與(하여) : 이 어찌 된 까닭입니까?”
子桑雽曰(자상호왈) : 자상호가 대답했다.
子獨不聞假人之亡與(자독불문가인지망여) : “그대는 가나라에서
도망쳤다는 사람의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까?
林回棄千金之璧(임회기천금지벽) : 임회라고 하는 사람은 천금
가치가 나가는 옥을 버린 채
負赤子而趨(부적자이추) : 아기를 업고 도망쳤답니다.
或曰(혹왈) : 어떤 사람이 말했습니다
爲其布與(위기포여) : “값어치로 따지면
赤子之布寡矣(적자지포과의) : 아기는 별로 나가지 않으며,
爲其累與(위기루여) : 짐 되기로 말하면
赤子之累多矣(적자지루다의) : 아기가 더 힘이 듭니다.
棄千金之璧(기천금지벽) : 그런데도 값나가는 옥을 버리고
負赤子而趨(부적자이추) : 아기를 업고 도망친 것은
何也(하야) :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물었더니,
林回曰(림회왈) : 임회는 이르기를
彼以利合(피이리합) : “옥은 이익으로 결합된 것이지만
此以天屬也(차이천속야) : 아기는 하늘이 맺어 준 것입니다.
夫以利合者(부이리합자) : 이익으로 맺어진 사람들은
迫窮禍患害相棄也(박궁화환해상기야) : 어려움과 곤란함을 당하
게 되면 서로를 버리게 되지만,
以天屬者(이천속자) : 하늘이 맺어준 사람들은
迫窮禍患害相收也(박궁화환해상수야) : 어려움과 곤란함을 당하
게 되면 서로 단결하는 것입니다.
夫相收之與相棄亦遠矣(부상수지여상기역원의) : 서로 버리려는
것과 서로 단결하는 것은 역시 그 차이가 매우 멉니다.”라고 대
답했답니다.
且君子之交淡若水(차군자지교담약수) : 또한 군자의 사귐은 물같
이 담백하지만
小人之交甘若醴(소인지교감약례) :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
합니다.
君子淡以親(군자담이친) :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 때문에 친해
지고,
小人甘以絶(소인감이절) :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 때문에 끊어
지게 되는 것입니다.
彼無故以合者(피무고이합자) : 다시 말씀드려 까닭 없이 맺어진
것은
則無故以離(칙무고이리) : 까닭 없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 것입니
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敬聞命矣(경문명의) : “가르침을 잘 받들겠습니다.”
徐行翔佯而歸(서행상양이귀) : 그리고 공자는 천천히 걸으면서
돌아와
絶學捐書(절학연서) : 학문을 끊고 책을 버렸다.
弟子無揖於前(제자무읍어전) : 제자들은 그의 앞에서 허리를 굽
히지 않게 되었으나
其愛益加進(기애익가진) : 그들의 친애는 더욱 높아졌다.
異日(이일) : 다음날
桑雽又曰(상호우왈) : 자상호가 다시 말했다.
舜之將死(순지장사) : “순임금이 임종 때
乃命禹曰(내명우왈) : 우에게 명했습니다.
汝戒之哉(여계지재) : “그대는 다음의 것을 경계하라.
形莫若緣(형막약연) : 육체는 자연을 따르는 것보다 더 좋은 것
이 없으며,
情莫若率(정막약솔) : 심정은 본성을 따르는 것보다 더 좋은 것
이 없다.”
緣則不離(연칙불리) : 자연을 따르면 서로 떨어지지 않게 되고,
率則不勞(솔칙불로) : 본성을 따르면 수고롭지 않게 되는 것입니
다.
不離不勞(불리불로) : 자연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고 수고롭지 않
게 된다면
則不求文以待形(칙불구문이대형) : 학문을 추구하여 자신을 꾸미
려 하지 않게 됩니다.
不求文以待形(불구문이대형) : 학문을 추구하여 자신을 꾸미려
하지 않게 되면
固不待物(고불대물) : 밖의 물건에 자신을 의지하지 않게 됩니다
.”
6.
莊子衣大布而輔之(장자의대포이보지) : 장자가 누더기로 기운 거
친 무명옷에다
正緳係履而過魏王(정혈계리이과위왕) : 삼줄로 얽어맨 신을 신고
서 위나라 임금을 찾아갔다.
魏王曰(위왕왈) : 위나라 임금이 말했다.
何先生之憊邪(하선생지비사) : “어쩌다 선생은 이토록 곤경에
빠졌습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貧也(빈야) : “가난한 것이지
非憊也(비비야) : 곤경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士有道德不能行(사유도덕불능행) : 선비에게는 자연의 도와 덕이
있는데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憊也(비야) : 곤경에 빠지는 것입니다.
衣弊履穿(의폐리천) : 옷이 해지고 신발에 구멍이 난 것은
貧也(빈야) : 가난한 것이지
非憊也(비비야) : 곤경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此所謂非遭時也(차소위비조시야) : 이것이 바로 때를 만나지 못
했다는 것입니다.
王獨不見夫騰猿乎(왕독불견부등원호) : 나무에 기어오르는 원숭
이를 보지 못하셨습니까?
其得枏梓豫章也(기득남재예장야) : 원숭이는 남나무나 가래나무
나 상장나무 같은 큰 나무에 올라
攬蔓其枝而王長其間(람만기지이왕장기간) : 나뭇가지에 매달려
지낼 때에는
雖羿逢蒙不能眄睨也(수예봉몽불능면예야) : 예나 봉몽과 같은 명
궁이라 해도 제대로 겨냥할 수가 없습니다.
及其得柘棘枳枸之間也(급기득자극지구지간야) : 그러나 원숭이가
산뽕나무나 가시나무나 탱자나무 같은 작은 나무 사이에 있을 때
에는
危行側視(위행측시) : 위태로운 듯이 곁눈질을 하며 다니고
振動悼慄(진동도률) : 두려움에 덜덜 떨게 됩니다.
此筋骨非有加急而不柔也(차근골비유가급이불유야) : 이것은 원숭
이의 근육이나 뼈가 굳어져 유연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 아닙니
다.
處勢不便(처세불편) : 그가 처해 있는 형세가 불편하여
未足以逞其能也(미족이령기능야) : 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今處昏上亂相之間(금처혼상란상지간) : 지금 같이 혼미한 임금과
어지러운 신하들 사이에 처신하면서
而欲無憊(이욕무비) : 곤경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 해도
奚可得邪(해가득사) : 어찌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此比干之見剖心徵也夫(차비간지견부심징야부) : 이것은 충신인
비간이 심장을 도려내게 된 것으로도 증명이 됩니다.”
7.
孔子窮於陳蔡之間(공자궁어진채지간) :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에 빠져
七日不火食(칠일불화식) : 칠일 동안이나 불로 익힌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左據槁木(좌거고목) : 그러나 공자는 왼손은 마른 나무에 걸쳐놓
고
右擊槁枝(우격고지) : 오른 손으로는 마른 나뭇가지를 두드리며
而歌猋氏之風(이가표씨지풍) : 신농씨의 노래를 불렀다.
有其具而無其數(유기구이무기수) : 그런데 그에게 악기는 있었지
만 절주가 없고,
有其聲而無宮角(유기성이무궁각) : 그의 소리는 있지만 음률은
없는 상태였는데,
木聲與人聲(목성여인성) : 두드리는 나무소리와 그의 목소리는
犁然有當於人之心(리연유당어인지심) : 잘 어울려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
顔回端拱還木而窺之(안회단공환목이규지) : 그 때 안회가 두 손
을 모아 쥐고 눈길을 떨궈 공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仲尼恐其廣己而造大也(중니공기광기이조대야) : 공자는 안회가
자기의 뜻을 확대 해석해 재난을 크게 생각하거나
愛己而造哀也(애기이조애야) : 자기를 아낀 나머지 슬퍼할까 두
려워 말했다.
曰回(왈회) : “안회야.
無受天損易(무수천손이) : 자연의 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편히
지내기는 쉽지만,
無受人益難(무수인익난) : 인위적인 부귀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
음을 바르게 갖기란 어려운 것이다.
無始而非卒也(무시이비졸야) : 모든 일은 시작되면 끝나지 않는
것이 없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人與天一也(인여천일야) : 사람이란 자연과 한가지인 것이다.
夫今之歌者其誰乎(부금지가자기수호) : 지금 노래를 부른 것은
누구였더냐?”
回曰(회왈) : 안회가 말했다.
敢問無受天損易(감문무수천손이) : “자연의 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편히 지내기는 쉽다는 말씀의 뜻을 알고 싶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飢渴寒暑(기갈한서) : “굶주림과 목마름과 추위 더위와
窮桎不行(궁질불행) : 궁색해져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天地之行也(천지지행야) : 천지의 운행이며
運物之泄也(운물지설야) : 만물 변화의 표현이다.
言與之偕逝之謂也(언여지해서지위야) : 그 말은 이런 운행변화와
함께 변화하여 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뜻한다.
爲人臣者(위인신자) : 신하된 사람은
不敢去之(불감거지) : 임금의 명으로부터 감히 벗어나지 못한다.
執臣之道猶若是(집신지도유약시) : 신하 노릇을 하는 도리도 이
와 같은데
而況乎所以待天乎(이황호소이대천호) : 하물며 하늘을 대하는 도
리야 어떻겠느냐?”
何謂無受人益難(하위무수인익난) : 안회가 다시 묻기를, “무엇
을 두고 인위적인 부귀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음을 바르게 갖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始用四達(시용사달) : “처음 출세를 하고 보면 모든 것이 뜻대
로 되고,
爵祿竝至而不窮(작록병지이불궁) : 벼슬과 녹이 더불어 보태져서
궁하지 않게 된다.
物之所利(물지소리) : 이것은 밖의 물건이 이롭게 해주는 것이지
乃非己也(내비기야) : 자기가 지니고 있던 것은 아니다.
吾命其在外者也(오명기재외자야) : 결국 나의 운명이 밖으로부터
지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君子不爲盜(군자불위도) : 군자는 도둑질을 하지 않고,
賢人不爲竊(현인불위절) : 현명한 사람은 물건을 훔치지 않는 법
인데,
吾若取之何哉(오약취지하재) : 우리가 벼슬이나 녹 같은 것은 취
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故曰(고왈) : 그르므로 이르기를
鳥莫知於鷾?(조막지어의?) : 새 중에서는 제비보다 지혜로운 것이
없다.
目之所宜處(목지소의처) : 눈으로 보아서 처신하기 부적합한 곳
이면
不給視(불급시) : 뒤돌아볼 것도 없이 달아난다.
雖落其實(수락기실) : 비록 그의 먹이를 떨어뜨렸다 해도
棄之而走(기지이주) : 그것을 버리고 달아난다.
其畏人也(기외인야) : 제비는 그처럼 사람들을 두려워 하지만
而襲諸人間(이습제인간) : 사람들이 사는 집으로 들어와 집을 짓
고 사는데,
社稷存焉爾(사직존언이) : 그 것은 살 곳과 먹을 것이 있기 때문
이다.”
何謂無始而非卒(하위무시이비졸) : 안회가 묻기를,“무엇을 두고
모든 일이 시작되면 끝나지 않는 것이 없이 변화한다고 하는 것
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化其萬物而不知其禪之者(화기만물이부지기선지자) : “만물은 변
화하고 있지만 그렇게 만드는 것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焉知其所終(언지기소종) : 그러니 어찌 변화가 끝나는 곳을 알겠
으며,
焉知其所始(언지기소시) : 어찌 변화가 시작되는 곳을 알겠느냐?
正而待之而已耳(정이대지이이이) : 자기를 올바르게 하고 그 변
화에 호응할 뿐인 것이다.”
何謂人與天一邪(하위인여천일사) : 안회가 묻기를,“무엇을 두고
사람과 자연이 한가지라 하셨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有人(유인) : “사람이 존재하는 것도
天也(천야) : 자연이고,
有天(유천) : 하늘이 존재하는 것도
亦天也(역천야) : 역시 자연이다.
人之不能有天(인지불능유천) : 사람이 자연의 도를 터득하지 못
하는 것은
性也(성야) : 자기 성격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聖人晏然體逝而終矣(성인안연체서이종의) : 성인이란 편안히 자
연의 변화에 몸을 맡겨 끝 가는 데까지 가는 것이다.”
8.
莊周遊於雕陵之樊(장주유어조릉지번) : 장자가 밤나무 밭인 조릉
을 거닐다가
覩一異鵲自南方來者(도일이작자남방래자) : 한 마리 이상한 까치
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翼廣七尺(익광칠척) : 그 날개의 넓이는 일곱 자
目大運寸(목대운촌) : 눈 둘레는 한 치나 되었다
感周之顙而集於栗林(감주지상이집어률림) : 장자의 이마를 스치
고 밤나무 숲에 앉았다.
莊周曰(장주왈) : 장자가 말했다.
此何鳥哉(차하조재) : “무슨 새인가
翼殷不逝(익은불서) : 날개는 크면서도 멀리 날지 못하고,
目大不覩(목대불도) : 눈이 크면서도 잘 보지 못하는구나.”
蹇裳躩步(건상곽보) : 장자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빠른 걸음으로
執彈而留之(집탄이류지) : 활을 들고 그 새를 겨누었다.
覩一蟬(도일선) : 이 때 매미 한 마리를 보았는데
方得美蔭而忘其身(방득미음이망기신) : 나무그늘에 앉아 자신의
몸조차도 잊고 울고 있었다.
螳螂執翳而搏之(당랑집예이박지) : 사마귀 한 마리가 나뭇잎에
몸을 숨기고 그 매미를 잡으려 하여
見得而忘其形(견득이망기형) : 이를 보고는 정신이 쏠려 제 몸을
잊고
異鵲從而利之(이작종이리지) : 저 까치는 또 그 기회를 타서 그
사마귀를 잡으려 하여
見利而忘其眞(견리이망기진) : 이익을 보고는 진심을 잊고 있었
다.
莊周怵然曰(장주출연왈) : 장자는 두려워 탄식하듯 말했다.
噫物固相累(희물고상루) : “아아, 만물은 본시 서로 해를 끼치
며,
二類召也(이류소야) : 이로움과 해로움은 같이 있는 것이구나.”
捐彈而反走(연탄이반주) : 그리고는 활을 버리고 뒤돌아 도망을
치니
虞人逐而誶之(우인축이수지) : 숲을 관리하는 사람이 뒤쫓아와 이
유를 캐물었다.
莊周反入(장주반입) : 장자는 되돌아와
三月不庭(삼월불정) : 석 달 동안 뜰 앞에도 나앉지 않았다
藺且從而問之(린차종이문지) : 제자인 인저가 다가와서 물었다
夫子何爲頃間甚不庭乎(부자하위경간심불정호) : “선생은 무엇
때문에 요즈은 일절 뜰에 나안지 않으십니까.”하니
莊周曰(장주왈) : 장자가 이르기를,
吾守形而忘身(오수형이망신) : “나는 생을 기르는 공부를 한다
하면서 그만 내 몸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觀於濁水而迷於淸淵(관어탁수이미어청연) : 까치를 쫓아서 그것
은 마치 흐린 물을 보노라고 맑은 못물을 잊은 것과 같은 것이다
且吾聞諸夫子曰(차오문제부자왈) : 나는 또 저선생님에게 들으니
‘
入其俗(입기속) : 그 풍속에 들어가거든
從其令(종기령) : 그 품속을 따르라’하셨다
今吾遊於雕陵而忘吾身(금오유어조릉이망오신) : 그런데 이제 나
는 조릉에서 노닐다가 내 몸을 잊었고
異鵲惑吾顙(이작혹오상) : 저 이상한 까치는 내 이마을 스쳐
遊於栗林而忘眞(유어률림이망진) : 밤숲에서 놀다가 그 정신을
잊었고
栗林虞人以吾爲戮(률림우인이오위륙) : 밤숲지기는 나를 밤도둑
이라고 욕을 했구나
吾所以不庭也(오소이불정야) : 그래서 나는 뜰에도 나가지 않았
던 것이다.”
9.
陽子之宋(양자지송) : 양자가 송나라에 가서
宿於逆旅(숙어역려) : 어떤 여관에 들었다
逆旅人有妾二人(역려인유첩이인) : 그 여관 주인에게는 두 첩이
있었는데
其一人美(기일인미) : 한 사람은 미인이었고
其一人惡(기일인악) : 한 사람은 못난이었다
惡者貴而美者賤(악자귀이미자천) : 그런데 그 못난이는 귀염을
받고 그 미인은 천대를 받았다
陽子問其故(양자문기고) : 양자가 그 까닭을 물었더니
逆旅小子對曰(역려소자대왈) : 여관 주인이 말했다.
其美者自美(기미자자미) : “예쁜 여자는 스스로가 예쁘다고 생
각하고 있기 때문에
吾不知其美也(오부지기미야) : 나는 그녀가 예쁜 줄 모르게 되었
고,
其惡者惡(기악자악) : 추하게 생긴 여자는 스스로가 추하다고 생
각하고 있어서
吾不知其惡也(오부지기악야) : 나는 그가 추한 줄 모르게 되었습
니다.”
陽子曰(양자왈) : 양자가 말했다.
弟子記之(제자기지) : “제자들이여 잘 기억하라
行賢而去自賢之行(행현이거자현지행) : 그 행실이 어질고서도 스
스로 어진 척하는 생각이 없으면
安往而不愛哉(안왕이불애재) : 어디에 간들 사랑을 받지 않을 것
인가?”고 말했다
田子方
1.
田子方侍坐於魏文侯(전자방시좌어위문후) : 전자방이 위나라 문
후와 앉아 있었는데
數稱谿工(수칭계공) : 여러 번 계공의 훌륭함을 얘기했다.
文侯曰(문후왈) : 그러자 문후가 물었다.
谿工(계공) : “계공은
子之師邪(자지사사) : 당신의 선생의 스승이십니까?”
子方曰(자방왈) : 전자방이 말했다.
非也(비야) : “아닙니다.
無擇之里人也(무택지이인야) : 저의 마을 사람입니다.
稱道數當(칭도수당) : 그의 도에 대한 얘기는 매우 합당하므로
故無擇稱之(고무택칭지) : 제가 훌륭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文侯曰(문후왈) : 문후가 말하였다.
然則子無師邪(연칙자무사사) : “그렇다면 선생께는 스승이 없습
니까?”
子方曰有(자방왈유) : 전자방이 말하기를, “있습니다.”
曰子之師誰邪(왈자지사수사) : 문후가 묻기를, “선생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子方曰(자방왈) : 전자방이 대답했다.
東郭順子(동곽순자) : “동곽의 순자입니다.”
文侯曰(문후왈) : 문후가 말했다.
然則夫子何故未嘗稱之(연칙부자하고미상칭지) : “그런데도 선생
은 어째서 한번도 그분의 훌륭함을 말하지 않으십니까?”
子方曰(자방왈) : 전자방이 말했다.
其爲人也眞(기위인야진) : “그 분의 사람됨은 참되어,
人貌而天虛(인모이천허) : 사람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하늘처
럼 텅 비어 있으며,
緣而葆眞(연이보진) : 자연을 따름으로서 참됨을 기르며,
淸而容物(청이용물) : 맑은 마음으로 만물을 포용합니다.
物無道(물무도) : 남이 무도한 짓을 해도
正容以悟之(정용이오지) : 자기 모습을 올바로 지님으로서 그로
하여금 깨닫게 하며,
使人之意也消(사인지의야소) : 모든 개인의 뜻은 자연히 사라지
게 합니다.
無擇何足以稱之(무택하족이칭지) : 제가 어떻게 그분의 훌륭함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子方出(자방출) : 전자방이 나간 뒤에도
文侯儻然終日不言(문후당연종일불언) : 문후는 하루종일 멍하니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召前立臣而語之曰(소전립신이어지왈) : 그러다가 신하를 불러 말
했다.
遠矣(원의) :
全德之君子(전덕지군자) : “멀리 있는 듯하구나, 완전한 덕을
지닌 군자는.
始吾以聖知之言仁義之行爲至矣(시오이성지지언인의지행위지의) :
처음에 나는 성인과 지혜 있는 이의 말과 인의의 행동을 지극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吾聞子方之師(오문자방지사) : 나는 전자방의 스승 얘기를 듣고
나서
吾形解而不欲動(오형해이불욕동) : 몸이 풀려 움직이기도 싫어지
고
口鉗而不欲言(구겸이불욕언) : 입이 닫혀 말하기도 싫어졌다.
吾所學者直土梗耳(오소학자직토경이) : 내가 배워온 것들이란 흙
이나 먼지 같은 것이었다.
夫魏眞爲我累耳(부위진위아루이) : 위나라는 나에게 재해가 되고
있을 뿐이다.”
2.
溫伯雪子適齊(온백설자적제) : 온백설자가 제나라로 가다가
舍於魯(사어로) : 노나라에 머물렀다.
魯人有請見之者(로인유청견지자) : 노나라 사람 하나가 그를 만
나기를 원하자
溫伯雪子曰(온백설자왈) : 온백설자가 말했다.
不可(불가) : “될 수 없다
吾聞中國之君子(오문중국지군자) : 내가 듣기로, 중국의 군자는
明乎禮義而陋於知人心(명호례의이루어지인심) : 예의는 밝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데는 어둡다고 들었습니다. ”
吾不欲見也(오불욕견야) :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至於齊(지어제) : 제나라고 갔다가
反舍於魯(반사어로) : 돌아오는 길에도 노나라에서 머물렀는데,
是人也又請見(시인야우청견) : 전의 그 사람이 다시 만나주기를
요청했다.
溫伯雪子曰(온백설자왈) : 온백설자가 말했다.
往也蘄見我(왕야기견아) : “전에도 나를 만나려 했었고,
今也又蘄見我(금야우기견아) : 지금도 나를 만나려하고 있으니
是必有以振我也(시필유이진아야) : 반드시 나를 깨우쳐줄 무엇인
가가 있을 것이다.”
出而見客(출이견객) : 그리고 나가 손님을 만나고
入而歎(입이탄) : 들어와 탄식을 했다.
明日見客(명일견객) : 다음 날도 그 손님을 만났는데
又入而歎(우입이탄) : 또 들어와 탄식을 했다.
其僕曰(기복왈) : 그의 하인이 물었다.
每見之客也(매견지객야) : “매 번 그 손님을 만나고
必入而歎(필입이탄) : 들어오실 때마다 탄식을 하시니
何耶(하야) : 어째서입니까?”
曰吾固告子矣(왈오고고자의) : 온백설자가 대답하기를, “전에
내가 너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中國之民(중국지민) : 중국사람들은
明乎禮義而陋乎知人心(명호례의이루호지인심) : 예의는 밝지만
사람의 마음을 아는데는 어둡다고.
昔之見我者(석지견아자) : 어제 내가 만났던 사람은
進退一成規一成矩(진퇴일성규일성구) : 나아가고 물러서는 것이
가늠쇠나 자를 댄 것처럼 일정한 규칙이 있고,
從容一若龍一若虎(종용일약룡일약호) : 점잖은 모습은 용이나 호
랑이 같았다.
其諫我也似子(기간아야사자) : 그가 나에게 말하는 태도는 자식
과 같았고,
其道我也似父(기도아야사부) : 나를 인도해 주는 태도는 어버이
와 같았다.
是以歎也(시이탄야) : 그래서 탄식을 했던 것이다.”
仲尼見之而不言(중니견지이불언) : 공자도 그를 만났던 일이 있
었지만 공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子路曰(자로왈) : 자로가 말했다.
吾子欲見溫伯雪子久矣(오자욕견온백설자구의) :“선생님께서는
오래 전부터 온백설자를 만나보려 하셨습니다.
見之而不言(견지이불언) : 그런 사람을 만나고도 말하지 않으시
니
何邪(하사) : 어째서 입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若夫人者(약부인자) : “그런 사람은
目擊而道存矣(목격이도존의) : 눈으로 보기만 해도 도를 지니고
있으니
亦不可以容聲矣(역불가이용성의) : 또한 말을 할 필요도 없다.”
3.
顔淵問於仲尼曰(안연문어중니왈) :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다.
夫子步亦步(부자보역보) : “선생님께서 걸으시면 저도 걷고,
夫子趨亦趨(부자추역추) : 선생님께서 빨리 걸으시면 저도 빨리
걷고,
夫子馳亦馳(부자치역치) : 선생님께서 달리시면 저도 달립니다.
夫子奔逸絶塵(부자분일절진) : 그러나 선생님께서 먼지도 내지
않고 달려버리시면
而回瞠若乎後矣(이회당약호후의) : 저는 뒤에서 눈만 멀뚱히 뜨
고 있습니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물었다.
回何謂邪(회하위사) :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曰夫子步(왈부자보) : 안회가 대답하기를, “선생님께서 걸으시
면
亦步也(역보야) : 저도 걷는다는 것은
夫子言(부자언)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면
亦言也(역언야) : 저도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夫子趨(부자추) : 선생님께서 빨리 걸으시면
亦趨也(역추야) : 저도 빨리 걷는다는 것은
夫子辯(부자변) : 선생님께서 이론을 펴시면
亦辯也(역변야) : 저도 이론을 편다는 것입니다.
夫子馳(부자치) : 선생님께서 달리시면
亦馳也(역치야) : 저도 달린다는 것은
夫子言道(부자언도) : 선생님께서 도를 말씀하시면
回亦言道也(회역언도야) : 저도 도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及奔逸絶塵而回瞠若乎後者(급분일절진이회당약호후자) : 그러나
먼지도 내지 않고 달려버리시면 저는 뒤에서 눈만 멀뚱히 뜨고
있다는 말은
夫子不言而信(부자불언이신)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남에게 믿음을 받고,
不比而周(불비이주) : 남과 친하려 하지 않으셔도 남들이 친하게
따르고,
無器而民滔乎前(무기이민도호전) : 벼슬이나 권력이 없어도 백성
들이 굴복해 오는데
而不知所以然而已矣(이부지소이연이이의) : 그렇게 되는 까닭을
알지 못하겠다는 말입니다.”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惡可不察與(악가불찰여) : “어째서 자세히 살피지 않는가
夫哀莫大於心死(부애막대어심사) : 슬픔 중에 믿음이 죽는 것 보
다 더 큰 슬픔이 없고,
而人死亦次之(이인사역차지) : 사람의 죽음은 그 다음 가는 슬픔
이다.
日出東方而入於西極(일출동방이입어서극) : 해는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들어가는데
萬物莫不比方(만물막불비방) : 만물은 모두가 이에 따라 방향을
정한다.
有首有趾者(유수유지자) : 눈이 있고 발이 있는 사람들은
待是而後成功(대시이후성공) : 해를 기다렸다 일을 하기 시작한
다.
是出則存(시출칙존) : 해가 뜨면 세상일이 시작되고,
是入則亡(시입칙망) : 해가 지면 세상일도 그치는 것이다.
萬物亦然(만물역연) : 만물도 역시 그러니,
有待也而死(유대야이사) : 그것에 의해 죽기도 하고
有待也而生(유대야이생) : 그것에 의해 살기도 한다.
吾一受其成形(오일수기성형) : 우리는 한번 형체를 타고난 이상
而不化以待盡(이불화이대진) : 스스로를 멸망시키지 않고 되어
가는 대로 맡겨두어야 하고,
效物而動(효물이동) : 밖의 물건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日夜無隙(일야무극) : 변화는 낮이나 밤이나 쉬지 않으므로
而不知其所終(이부지기소종) : 그것이 끝나는 곳은 알 수 없는
것이다.
薰然其成形(훈연기성형) : 만물이 다 같이 형체를 타고났지만
知命不能規乎其前(지명불능규호기전) : 운명을 미리 알아 그 앞
날을 규정해 놓을 수는 없다.
丘以是日徂(구이시일조) : 그래서 나는 나날이 자연의 변화를 따
라갈 뿐이다.
吾終身與汝交一臂而失之(오종신여여교일비이실지) : 내가 평생토
록 너와 팔을 끼고 지낸다 해도 결국은 서로를 잃게 될 것이니
可不哀與(가불애여) :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느냐?
女殆著乎吾所以著也(여태저호오소이저야) : 너는 드러나 보이는
나의 겉의 것을 그대로 행하려 하고 있다.
彼已盡矣(피이진의) :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而女求之以爲有(이여구지이위유) : 그런데도 너는 그것이 현재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추구하고 있다.
是求馬於唐肆也(시구마어당사야) : 그것은 마치 텅 빈 시장에 가
서 말을 사려고 하는 것과 같다.
吾服女也甚忘(오복여야심망) : 내가 너를 생각하는 것도 매우 빨
리 잊게 될 순간적인 것이고,
女服吾也亦甚忘(여복오야역심망) : 네가 나를 생각하는 것도 매
우 빨리 잊게 될 순간적인 것이다.
雖然(수연) : 그렇지만
女奚患焉(여해환언) : 너는 무엇을 걱정하느냐?
雖忘乎故吾(수망호고오) : 비록 옛날의 나를 잊어버린다 해도
吾有不忘者存(오유불망자존) : 나에게는 언제나 잊혀질 수 없는
참된 나도 그 중에 존재하는 것이다.”
4.
孔子見老聃(공자견노담) : 공자가 노자를 만나러 가니,
老聃新沐(노담신목) : 노자는 머리를 감고 나서
方將被髮而乾(방장피발이건) : 머리를 풀어 흩트린 채 머리를 말
리고 있었는데
慹然似非人(집연사비인) : 꿈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람 같지
않았다.
孔子便而待之(공자편이대지) : 공자는 비켜서서 기다리다가
少焉見曰(소언견왈) : 잠깐 보고서 말하기를,
丘也眩與(구야현여) : “제 눈이 어두워진 것일까요?
其信然與(기신연여) : 아니면 제대로 본 것일까요?
向者先生形體掘若槁木(향자선생형체굴약고목) : 조금전의 선생님
의 형체는 뻣뻣한 것이 마른 나무 같았고,
似遺物離人而立於獨也(사유물리인이립어독야) : 밖의 물건은 잊
고 사람들을 떠나 홀로 우뚝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吾遊心於物之初(오유심어물지초) : “나는 만물이 태어나던 처음
의 경지에 노닐고 있었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물었다.
何謂邪(하위사) : “그 말씀의 뜻이 무엇입니까?”
曰心困焉而不能知(왈심곤언이불능지) : 노자가 말하기를, “마음
이 곤하여지기만 하지 알 수는 없고,
口辟焉而不能言(구벽언이불능언) : 입이 닫혀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지만,
嘗爲汝議乎其將(상위여의호기장) : 당신을 위해 대략 말을 해보
겠습니다.
至陰肅肅(지음숙숙) : 지극한 음기는 고요하고
至陽赫赫(지양혁혁) : 지극한 양기는 동적인 것입니다.
肅肅出乎天(숙숙출호천) : 고요함은 하늘로부터 나오고,
赫赫發乎地(혁혁발호지) : 움직임은 땅으로부터 나오며,
兩者交通成和而物生焉(량자교통성화이물생언) : 이 두 가지 기운
이 서로 통하여 조화를 이룸으로써 물건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或爲之紀而莫見其形(혹위지기이막견기형) : 누가 그 법도를 다스
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형체도 본 일이 없습니다.
消息滿虛(소식만허) : 만물은 생겨나고 없어지고 하며 가득 찼다
비었다 하기도 하며
一晦一明(일회일명) : 한번 어두워졌다가 한 번 밝아집니다.
日改月化(일개월화) : 날로 바뀌고 달로 변화하여,
日有所爲(일유소위) : 하루도 쉬지 않고 이 현상이 지속되지만
而莫見其功(이막견기공) : 그 조화의 공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生有所乎萌(생유소호맹) : 만물의 발생은 싹이 튼 곳이 있으며,
死有所乎歸(사유소호귀) : 죽음은 귀결되는 곳이 있습니다.
始終相反乎無端(시종상반호무단) : 만물의 시작과 끝은 서로 끝
없이 반복되어 .
而莫知乎其所窮(이막지호기소궁) : 그 끝나는 곳을 알 수가 없습
니다
非是也(비시야) : 시비에 있어서
且孰爲之宗(차숙위지종) : 누가 만물의 근원이 될 수 있겠습니까
?”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請問遊是(청문유시) : “청컨대 그런 경지에 노닌다는 말의 뜻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夫得是至美至樂也(부득시지미지락야) : “그런 경지로 들어가면
지극히 아름답고 지극히 즐겁습니다.
得至美而遊乎至樂(득지미이유호지락) : 지극한 아름다움을 얻고
지극한 즐거움에 노니는 것
謂之至人(위지지인) : 이것를 지인이라 합니다.”
願聞其方(원문기방) : “그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曰草食之獸不疾易藪(왈초식지수불질역수) : 노자가 말하기를, “
풀을 먹는 짐승들은 풀밭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水生之蟲不疾易水(수생지충불질역수) : 물에 사는 벌레들은 물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行小變而不失其大常也(행소변이불실기대상야) : 생활에 작은 변
화가 일어났을 뿐이지 큰 법도를 잃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喜怒哀樂不入於胸次(희노애락불입어흉차) : 그래서 기쁨이나 노
여움·슬픔·즐거움 같은 감정들이 가슴속에 스며들지 않는 것입
니다.
夫天下也者(부천하야자) : 천하란
萬物之所一也(만물지소일야) : 만물이 한결같이 존재하는 장소입
니다.
得其所一而同焉(득기소일이동언) : 거기에 일체가 되어 동화될
수만 있다면
則四肢百體將爲塵垢(칙사지백체장위진구) : 사지나 육체는 먼지
나 때와 같은 것이 될 것이며,
而死生終始將爲晝夜(이사생종시장위주야) : 죽음과 삶, 시작과
끝을 밤이나 낮과 같은 것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而莫之能滑(이막지능활) :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그를 어지럽게
할 수가 없습니다.
而況得喪禍福之所介乎(이황득상화복지소개호) : 그런데 하물며
세상의 이해득실이나 화복 같은 작은 일들이야 어떻겠습니까?
棄隸者若棄泥塗(기예자약기니도) : 노예를 버리는 사람이 노예를
흙처럼 버릴 수 있는 것은
知身貴於隸也(지신귀어예야) : 자신의 몸이 노예보다 귀하다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貴在於我而不失於變(귀재어아이불실어변) : 가장 귀한 도는 나에
게 있으며, 변화에 의해 잃게 되지 않으며,
且萬化而未始有極也(차만화이미시유극야) : 또한 만물을 변화하
게 하여 영원무궁하게 하는 것입니다.
夫孰足以患心(부숙족이환심) : 무엇이 내 마음에 걱정을 끼칠 수
있겠습니까?
已爲道者解乎此(이위도자해호차) : 이미 도를 터득한 사람이라면
이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夫子德配天地(부자덕배천지) : “선생님의 덕은 하늘과 땅의 짝
이 될만한데도
而猶假至言以修心(이유가지언이수심) : 지극한 말씀을 빌어 마음
을 닦고 계십니다.
古之君子(고지군자) : 옛날의 군자라도
孰能脫焉(숙능탈언) : 누가 이보다 뛰어날 수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습니다.
夫水之於삭汋也(부수지어삭작야) : 물이 맑은 것은 무위하지만
無爲而才自然矣(무위이재자연의) : 그 성격이 자연히 그렇게 만
드는 것입니다.
至人之於德也(지인지어덕야) : 지인이 덕을 지니고 있는 것도
不修而物不能離焉(불수이물불능리언) : 의식적으로 덕을 닦지 않
아도 만물들이 떨어질 수 없이 화합하기 때문입니다.
若天地自高(약천지자고) : 하늘은 스스로 높고,
地之自厚(지지자후) : 땅은 스스로 두터우며,
日月之自明(일월지자명) : 해와 달은 스스로 밝은데
夫何修焉(부하수언) : 그것들이 무슨 덕을 닦는 것이 있겠습니까
?”
孔子出(공자출) : 공자가 물러 나와
以告顔回曰(이고안회왈) : 안회에게 말했다.
丘之於道也(구지어도야) : “내가 지닌 도라는 것은
其猶醯鷄與(기유혜계여) : 독 안에 든 바구미와 같은 것이었다.
微夫子之發吾覆也(미부자지발오복야) : 선생님께서 나의 몽매함
을 깨우쳐 주지 않았다면
吾不知天地之大全也(오부지천지지대전야) : 나는 하늘과 땅이 위
대하고 완전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5.
莊子見魯哀公(장자견노애공) : 장자가 노나라 애공을 만났을 때,
哀公曰(애공왈) : 애공이 말했다.
魯多儒士(로다유사) : “노나라에는 유학자들은 많지만
少爲先生方者(소위선생방자) : 선생의 학문을 닦는 사람은 적습
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魯少儒(로소유) : “노나라에는 유학자가 적습니다.”
哀公曰(애공왈) : 애공이 물었다.
擧魯國而儒服(거로국이유복) : “온 노나라 사람들이 유학자의
옷을 입고 있는데
何謂少乎(하위소호) : 어찌 유학자가 적다는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周聞之(주문지) : “제가 듣기로,
儒者冠圜冠者(유자관환관자) : 유학자가 둥근 관을 쓰고 있는 것
은
知天時(지천시) : 하늘의 때를 안다는 표시이고,
履句屨者(이구구자) : 모난 신을 신고 있는 것은
知地形(지지형) : 땅의 현상을 안다는 표시이고,
緩佩玦者(완패결자) : 오색실로 구슬을 꿰어차고 있는 것은
事至於斷(사지어단) : 일을 하게 되면 결단을 내린다는 표시라고
했습니다.
君子有其道者(군자유기도자) : 군자가 그런 도를 지니고 있다면
未必爲其服也(미필위기복야) : 굳이 그런 복장을 하지 않을 것이
며,
爲其服者(위기복자) : 그런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未必知其道也(미필지기도야) : 반드시 그런 도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公固以爲不然(공고이위불연) : 임금님께서 굳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何不號於國中曰(하불호어국중왈) : 어째서 나라 안에 명령을 내
려
無此道而爲此服者(무차도이위차복자) : ‘그런 도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 그런 옷을 입고 있는 자는
其罪邪(기죄사) : 사형에 처한다’고 공포하지 않으십니까?”
於是哀公號之五日(어시애공호지오일) : 그래서 애공이 그렇게 명
령을 내렸다.
而魯國無敢儒服者(이로국무감유복자) : 그 후 닷새가 지나자 노
나라에는 감히 유학자의 옷을 입고 있는 자가 없게 되었다.
獨有一丈夫儒服(독유일장부유복) : 다만 한 사나이가 유학자의
옷을 입고서
而立乎公門(이립호공문) : 궁궐 문 앞에 서 있었다.
公卽召而問以國事(공즉소이문이국사) : 애공이 곧 그를 불러 나
라 일에 대해 물어보니
千轉萬變而不窮(천전만변이불궁) : 천 가지로 바뀌고 만 가지로
변화하는 문제들에 대해 막히는 것이 없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以魯國而儒者一人耳(이로국이유자일인이) : “노나라에 유학자는
한 사람 뿐입니다.
可謂多乎(가위다호) : 어찌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6.
百里奚爵祿不入於心(백리해작록불입어심) : 백리해는 벼슬과 녹
이 그의 마음에 끼여들지 않았다.
故飯牛而牛肥(고반우이우비) : 그래서 그가 소를 먹이면 소가 살
이 쪘으며,
使秦穆公忘其賤(사진목공망기천) : 진나라 목공에게 그의 천한
신분을 잊고
與之政也(여지정야) : 그와 더불어 정치를 하도록 만들었다.
有虞氏死生不入於心(유우씨사생불입어심) : 순임금은 죽고 사는
것이 그의 마음에 끼여들지 않았다.
故足以動人(고족이동인) : 그래서 사람들을 감화시키기에 충분했
던 것이다.
7.
宋元君將畵圖(송원군장화도) : 송나라 원군이 나라의 지도를 그
리려고 했다.
衆史皆至(중사개지) : 여러 화공들이 모두 달려와
受揖而立(수읍이립) : 명령을 받자 읍하고 서서
舐筆和墨(지필화묵) : 붓을 빨고 먹을 가는데,
在外者半(재외자반) : 방에도 못 들어오고 밖에 밀려나 있는 사
람들이 반이 넘었다.
有一史後至者(유일사후지자) : 한 화공은 늦게 와서도
儃儃然不趨(천천연불추) : 유유히 빨리 걷지도 않고,
受揖不立(수읍불립) : 명령을 받고도 읍하고 서지 않고
因之舍(인지사) :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公使人視之(공사인시지) : 원군이 사람을 시켜 그를 살펴보게 하
니
則解衣般礴臝(칙해의반박라) : 그는 옷을 벗고 벌거숭이가 되어
두 발을 쭉 뻗고 앉아 있었다.
君曰(군왈) : 원군이 말했다.
可矣(가의) : “됐다.
是眞畵者也(시진화자야) : 그가 정말로 잘 그릴 사람이다.”
8
文王觀於臧(문왕관어장) : 주나라 문왕이 장 땅에 구경을 갔다가
見一丈人釣(견일장인조) : 한 남자가 낚시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而其釣莫釣(이기조막조) : 그는 낚싯대를 들고는 있지만 고기를
낚지는 않고 있었다.
非持其釣有釣者也(비지기조유조자야) : 그는 낚싯대를 들고 고기
를 낚으려는 것이 아니라
常釣也(상조야) : 낚시질로 자적하고 있는 것이었다.
文王欲擧而授之政(문왕욕거이수지정) : 문왕은 그를 등용하여 정
치를 맡기려 하였으나
而恐大臣父兄之弗安也(이공대신부형지불안야) : 대신들과 부형들
이 불안을 느낄까 두려웠다.
欲終而釋之(욕종이석지) : 그대로 버려 두자니
而不忍百姓之無天也(이불인백성지무천야) : 백성들이 훌륭한 정
치가를 잃게 되는 것을 차마 그대로 덮어둘 수가 없었다.
於是旦而屬之大夫曰(어시단이속지대부왈) : 이에 다음날 아침 대
부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昔者寡人夢見良人(석자과인몽견량인) : “지난 적에 나는 훌륭한
사람을 만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黑色髥(흑색염) : 검은 얼굴빛에 구레나룻이 났고,
乘駁馬而偏朱蹄(승박마이편주제) : 한쪽 발굽만 붉은 얼룩말을
타고 있었습니다.
號曰(호왈) : 그가 말하기를
寓而政於臧丈人(우이정어장장인) : ‘장땅의 노인에게 정치를 맡
기면
庶幾乎民有瘳乎(서기호민유추호) : 백성들의 고통이 덜어질 것이
다’라고 했습니다.”
諸大夫蹴然曰(제대부축연왈) : 여러 대부들은 얼굴빛이 바뀌면
말했다.
先君王也(선군왕야) : “돌아가신 임금님이신 것 같습니다.”
文王曰(문왕왈) : 문왕이 말했다
然則卜之(연칙복지) : “그렇다면 점을 쳐보도록 하시오.”
諸大夫曰(제대부왈) : 여러 대부들이 말했다.
先君之命(선군지명) : “돌아가신 임금님의 명령이시고
王其無它(왕기무타) : 왕께서 의심이 없으신 것인데
又何卜焉(우하복언) : 어찌 의심하여 점을 치겠습니까?”
遂迎臧丈人而授之政(수영장장인이수지정) : 마침내 장 땅의 노인
을 맞이하여 그에게 정치를 맡겼다.
典法無出(전법무출) : 그는 법령을 바꾸지도 않았고
偏令無出(편령무출) : 특별한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다.
三年文王觀於國(삼년문왕관어국) : 삼 년 만에 문왕이 나라를 시
찰하니
則列士壞植散群(칙열사괴식산군) : 조정의 신하들은 당파의 우두
머리를 없애고 파벌을 없애버렸고,
長官者不成德(장관자불성덕) : 관청의 우두머리들은 자신의 공로
를 내세우지 않았고,
螤斛不敢入於四竟(유곡불감입어사경) : 단위가 다른 도량형기들이
감히 사방의 외국으로부터 들어오지 않았다.
列士壞植散群(열사괴식산군) : 조정의 신하들이 당파의 우두머리
를 없애고 파벌을 없앤 것은
則尙同也(칙상동야) : 대중과 함께 화합하기 위한 것이었다.
長官者不成德(장관자불성덕) : 관청의 우두머리들이 자기 공로를
내세우지 않는 것은
則同務也(칙동무야) :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이었다.
螤斛不敢入於四竟(유곡불감입어사경) : 단위가 다른 도량형기들이
외국으로부터 들어오지 않는 것은
則諸侯無二心也(칙제후무이심야) : 제후들이 각기 다른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文王於是焉以爲大師(문왕어시언이위대사) : 문왕이 그를 태사로
모시고
北面而問曰(북면이문왈) : 제자의 예로써 북쪽을 향해 앉아서 물
었다.
政可以及天下乎(정가이급천하호) : “이 정치를 온 천하에 미치
게 할 수 있겠습니까?”
臧丈人昧然而不應(장장인매연이불응) : 장 땅의 노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泛然而辭(범연이사) : 범연히 사직을 하고는
朝令而夜遁(조령이야둔) : 아침까지 명령을 내리다가는 밤에 사
라져
終身無聞(종신무문) : 평생토록 소식을 알 수 없었다.
顔淵問於仲尼曰(안연문어중니왈) :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다.
文王其猶未邪(문왕기유미사) : “문왕은 아직 도를 터득하지 못
한 것입니까?
又何以夢爲乎(우하이몽위호) : 어째서 꿈을 빌렸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黙汝無言(묵여무언) : “함부로 말하지 말라.
夫文王盡之也(부문왕진지야) : 문왕께서는 능력껏 다한 것인데,
而又何論刺焉(이우하론자언) : 어찌 그것을 논하고 비판하느냐?
彼直以循斯須也(피직이순사수야) : 그분은 다만 임시로 대세를
따랐을 뿐이다.”
9.
列禦寇爲伯昏無人射(열어구위백혼무인사) : 열자가 백혼무인을
위해 활쏘기를 했다.
引之盈貫(인지영관) : 활을 화살촉까지 오도록 간뜩 당기면
措杯水其肘上(조배수기주상) : 왼쪽 팔은 곧고 편편해서 그 위에
물잔을 얹어 두어도 엎어지지 않을 만큼 고요하였다.
發之(발지) : 그리고 화살을 쏠 때는
適矢復沓(적시복답) : 한 화살이 떠났는가 생각하면 어느새 다른
화살이 시울 위에 놓여 있고
方矢復寓(방시복우) : 시울 위의 화살이 떠났는가 생각하면 어느
새 또 다른 화살이 시울 위에 놓여 있었다
當是時(당시시) : 이럴 때의
猶象人也(유상인야) : 열자는 마치 나무로 만든 사람 같이 꼼작
하지 않았다
伯昏無人曰(백혼무인왈) : 백혼무인은 말했다
是射之射(시사지사) : “이것은 결국 활쏘기 위한 활쏨이요
非不射之射也(비불사지사야) : 활쏘지 않는 활쏨이 아니다
嘗與汝登高山(상여여등고산) : 이제 시험삼아 너와 함께 높은 산
에 올라가
履危石(리위석) : 위태로운 돌을 딛고 ”
臨百仞之淵(림백인지연) : 밑으로는 백 길이나 되는 깊은 못 위
에 서보려 하는데
若能射乎(약능사호) : 그래도 너는 능히 잘 쏠 수 있겠는가?
於是無人遂登高山(어시무인수등고산) : 이에 백혼무인은 높은 산
에 올라가
履危石(이위석) : 높이 치솟은 바위를 밟고
臨百仞之淵(림백인지연) : 백 길의 심연을 앞에 두고,
背逡巡(배준순) : 등을 대고 더듬거리며 나아가는데
足二分垂在外(족이분수재외) : 발의 삼분의 이는 허공에 놓여 있
었다.
揖禦寇而進之(읍어구이진지) : 열자에게 손짓하여 그곳에 나오게
하니,
禦寇伏地(어구복지) : 열자는 땅에 엎드린 채
汗流至踵(한류지종) : 발뒤꿈치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伯昏無人曰(백혼무인왈) : 백혼무인이 말했다.
夫至人者(부지인자) : “지인이란
上闚靑天(상규청천) : 위로는 푸른 하늘을 들여다보고
下潛黃泉(하잠황천) : 아래로는 황천바닥까지 들어가며,
揮斥八極(휘척팔극) : 팔방으로 멋대로 날아다니되
神氣不變(신기불변) : 정신이나 기백이 변치 않는 것이다.
今汝怵然有恂目之志(금여출연유순목지지) : 지금 너는 두려움에
눈까지 가물거리는 모양이니,
爾於中也殆矣夫(이어중야태의부) : 지금 활을 쏜다면 맞추기 어
려울 것이다.
10.
肩吾問於孫叔敖曰(견오문어손숙오왈) : 견오가 손숙오에게 물었
다.
子三爲令尹而不榮華(자삼위령윤이불영화) : “선생님께서는 세
번이나 초나라 영윤이 되었었지만 그것을 영화로 생각하지 않았
고,
三去之而無憂色(삼거지이무우색) : 세 번 그 자리를 떠날 때에도
근심하는 빛이 없었습니다.
吾始也疑子(오시야의자) : 저는 처음에는 선생님을 이상하다 의
심했었지만
今視者之鼻間栩栩然(금시자지비간허허연) : 지금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기쁘고 즐거운 듯합니다.
子之用心獨奈何(자지용심독내하) : 선생님의 마음 씀이 어떻게
홀로 그러하십니까?”
孫叔敖曰(손숙오왈) : 손숙오가 말했다.
吾何以過人哉(오하이과인재) : “내가 남 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吾以其來不可却也(오이기래불가각야) : 나는 닥쳐오게 되어 있는
것은 물리칠 수 없고,
其去不可止也(기거불가지야) : 떠나는 것은 멈추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吾以爲得失之非我也(오이위득실지비아야) : 얻고 잃게 되는 것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而無憂色而已矣(이무우색이이의) : 근심하는 빛이 없을 뿐입니다
.
我何以過人哉(아하이과인재) : 내가 남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
겠습니까?
且不知其在彼乎(차부지기재피호) : 또한 내가 존경을 받는 것이
영윤이라는 벼슬에 있기 때문인지
其在我乎(기재아호) : 나 자신에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其在彼邪(기재피사) : 그것이 벼슬 때문이라면
亡乎我(망호아) : 나 자신 때문이 아닐 것이고,
在我邪(재아사) : 나 자신 때문이라면
亡乎彼(망호피) : 벼슬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方將躊躇(방장주저) : 나는 바로 만족한 마음으로
方將四顧(방장사고) : 사방을 둘러보는 여유가 있는데,
何暇至乎人貴人賤哉(하가지호인귀인천재) : 어찌 사람들이 귀하
고 천하게 여기는 것에 마음을 쓸 틈이 있겠습니까?”
仲尼聞之曰(중니문지왈) : 공자가 그 얘기를 듣고 말했다.
古之眞人(고지진인) : “옛날의 진인은
知者不得說(지자불득설) :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해도 설득시킬 수
없었고,
美人不得濫(미인불득람) : 미인이라 해도 유혹할 수가 없었으며,
盜人不得劫(도인불득겁) : 도적들도 겁탈할 수가 없었다.
伏戱黃帝不得友(복희황제불득우) : 복희나 황제도 그와 벗할 수
가 없었다.
死生亦大矣(사생역대의) : 죽고 사는 것이 큰 문제이긴 하지만
而無變乎己(이무변호기) :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할 수는 없는 것
이었으니,
況爵祿乎(황작록호) : 하물며 벼슬과 녹이 문제가 되겠느냐?
若然者(약연자) : 그런 사람은
其神經乎大山而無介(기신경호대산이무개) : 그 정신은 큰산을 지
나야 해도 방해가 되지 않고
入乎淵泉而不濡(입호연천이불유) : 깊은 못에 들어가도 젖지 않
으며
處卑細而不憊(처비세이불비) : 낮고 천한 지위에 놓여도 고달프
지 않다.
充滿天地(충만천지) : 언제나 하늘과 땅에 충만하여
旣以與人(기이여인) : 남에게 모든 것을 주기만 하는데도
己愈有(기유유) : 자기에게는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11
楚王與凡君坐(초왕여범군좌) : 초나라 임금이 범나라 임금과 마
주앉아 있었다.
少焉(소언) : 잠시 후
楚王左右曰凡亡者三(초왕좌우왈범망자삼) : 초나라 임금과 신하
가 범나라가 망했다고 세 번이나 말을 했다.
凡君曰(범군왈) : 그러나 범나라 임금은 말했다.
凡之亡也(범지망야) : “범나라의 멸망이
不足以喪吾存(부족이상오존) : 나의 존재를 없앨 수는 없는 것입
니다.”
夫凡之亡不足以喪吾存(부범지망부족이상오존) : 범나라의 멸망이
나의 존재를 없앨 수 없는 것이라면,
則楚之存不足以存存(칙초지존불족이존존) : 초나라의 존재도 나
의 존재를 존재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由是觀之(유시관지) : 이렇게 본다면
則凡未始亡而楚未始存也(칙범미시망이초미시존야) : 범나라는 처
음부터 망한 일이 없고, 초나라는 처음부터 존재한 일이 없는 것
과 같은 것이다.
知北遊
1.
知北遊於元水之上(지북유어원수지상) : 지가 북쪽의 현수가에 노
닐다
登隱弅之丘(등은분지구) : 은분의 언덕에 올라가는 길에
而適遭無爲謂焉(이적조무위위언) : 무위위를 만났다
知謂無爲謂曰(지위무위위왈) : 지가 무위위에게 말했다.
予欲有問乎若(여욕유문호약) :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何思何慮則知道(하사하려칙지도) : 어떤 것을 사색하고 어떤 것
을 생각하면 도를 알게 됩니까?
何處何服則安道(하처하복칙안도) :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행동
하면 도에 편안히 지낼 수 있게 됩니까?
何從何道則得道(하종하도칙득도) : 어떤 것을 따르고 어떤 길로
가면 도를 얻을 수 있습니까?”
三問而無爲謂不答也(삼문이무위위부답야) : 세 번이나 물었으나
무위위는 대답하지 않았다.
非不答(비불답) : 대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不知答也(불지답야) : 대답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知不得問(지부득문) : 지는 물음에 대답을 얻지 못하고,
反於白水之南(반어백수지남) : 백수의 남쪽으로 되돌아와
登狐闋之上(등호결지상) : 호결산 위에 올라갔다가
而睹狂屈焉(이도광굴언) : 광굴을 만났다.
知以之言也問乎狂屈(지이지언야문호광굴) : 지는 같은 말을 광굴
에게도 물었다.
狂屈曰(광굴왈) : 광굴이 말했다.
唉予知之(애여지지) : “나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將語若(장어약) : 그러나 당신에게 말하려하니,
中欲言而忘其所欲言(중욕언이망기소욕언) : 마음속으로 말을 하
려하다가도 하려던 말을 잊게 되는군요.”
知不得問(지부득문) : 지는 물음에 대답을 얻지 못하고
反於帝宮(반어제궁) : 궁에 돌아와
見黃帝而問焉(견황제이문언) : 황제에게 같은 것을 다시 물었다.
黃帝曰(황제왈) : 황제가 말했다.
無思無慮始知道(무사무려시지도) : “사색도 없고 생각도 없어야
비로소 도를 알게 된다.
無處無服始安道(무처무복시안도) : 처신하는 곳도 없고 행하는
것도 없어야만 비로소 도에 편안히 지내게 된다.
無從無道始得道(무종무도시득도) : 따르는 것도 없고 가는 길도
없어야만 비로소 도를 얻게 된다.”
知問黃帝曰(지문황제왈) : 지가 황제에게 물었다.
我與若知之(아여약지지) : “저와 임금님은 도에 대해서 알고 있
지만
彼與彼不知也(피여피부지야) : 무위위와 광굴은 알지 못하고 있
습니다.
其孰是邪(기숙시사) : 누가 옳은 것입니까?”
黃帝曰(황제왈) : 황제가 말했다.
彼無爲謂眞是也(피무위위진시야) : “무위위가 진실로 옳은 것이
다.
狂屈似之(광굴사지) : 광굴은 그와 비슷하다. 나와 그대는 결국
도에 가깝지 않다
我與汝終不近也(아여여종불근야) :
夫知者不言(부지자불언) : 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言者不知(언자불지)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故聖人行不言之敎(고성인행불언지교) : 그러므로 성인께서는 말
로 표현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했던 것이다.”
道不可致(도불가치) : “도는 말로 이룰 수 없고,
德不可至(덕불가지) : 덕은 인위적인 행위로 얻을 수 없다.
仁可爲也(인가위야) : 인은 그대로 행해도 괜찮으나,
義可虧也(의가휴야) : 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고,
禮相僞也(례상위야) : 예는 서로를 속이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失道而後德(실도이후덕) : 도를 잃은 뒤 덕이 나오고,
失德而後仁(실덕이후인) : 덕을 잃은 뒤 인이 나오고,
失仁而後義(실인이후의) : 인을 잃은 뒤 의가 나오고,
失義而後禮(실의이후례) : 의를 잃은 뒤 예가 나오는 것이니,
禮者(예자) : 예란
道之華而亂之首也(도지화이란지수야) : 도의 열매 없는 꽃이나
같은 것이고, 혼란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말했다
爲道者日損(위도자일손) :
損之又損之以至於無爲(손지우손지이지어무위) : 도를 닦는 사람
은 쓸데없는 일은 매일같이 버려야 하며 그것을 버리고 또 버림
으로서 무위에 이르러야 한다.
無爲而無不爲也(무위이무불위야) : 무위하게 됨으로서 모든 변화
와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今已爲物也(금이위물야) : 지금 이미 물건으로서 존재하고 있으
면서
欲復歸根(욕복귀근) : 근본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는 것은
不亦難乎(불역난호) :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其易也(기이야) : 그것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其唯大人乎(기유대인호) : 오직 위대한 사람뿐이다.”
生也死之徒(생야사지도) : “삶이란 죽음과 같은 것이며,
死也生之始(사야생지시) : 죽음이란 삶의 시작인 것이다.
孰知其紀(숙지기기) : 누가 그것의 법도를 다스리고 있는지 아는
가?
人之生(인지생) : 사람의 삶이란
氣之聚也(기지취야) : 기가 모인 것이다.
聚則爲生(취칙위생) : 기가 모이면 탄생이 되고
散則爲死(산칙위사) : 기가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若死生爲徒(약사생위도) : 만약 죽음과 삶을 같은 것으로 본다면
吾又何患(오우하환) : 우리에게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故萬物一也(고만물일야) : 그러므로 만물은 일체인 것이다.
是其所美者爲神奇(시기소미자위신기) : 사람들은 아름답게 보이
는 것을 신기하다고 하고,
其所惡者爲臭腐(기소악자위취부) : 추하게 보이는 것을 흉하고
추하다고 한다.
臭腐復化爲神奇(취부복화위신기) : 그러나 흉하고 추한 것은 변
하여 신기한 것이 되고,
神奇復化爲臭腐(신기복화위취부) : 신기한 것은 다시 변하여 흉
하고 추한 것이 되는 것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一氣耳(통천하일기이) : 천하는 한가지 기로써 통달될 뿐이다.
聖人故貴一(성인고귀일) : 성인은 그래서 통일을 귀하게 여긴다.
”
知謂黃帝曰(지위황제왈) : 지가 황제에게 말했다.
吾問無爲謂(오문무위위) : “제가 무위위에게 물었을 때
無爲謂不應我(무위위불응아) : 무위위는 제게 대답을 하지 않았
는데,
非不我應(비불아응) : 제게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不知應我也(불지응아야) :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던 것입
니다.
吾問狂屈(오문광굴) : 제가 광굴에게 물었을 때
狂屈中欲告我而不我告(광굴중욕고아이불아고) : 광굴은 마음속으
로는 제게 얘기해 주려 하면서도 얘기를 해주지 않았는데,
非不我告(비불아고) : 제게 얘기를 해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中欲告而忘之也(중욕고이망지야) : 마음속으로 얘기해 주려 하면
서도 얘기할 말을 잊었던 것입니다.
今予問乎若(금여문호약) : 지금 제가 임금님께 물으니
若知之(약지지) : 임금님께서는 그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奚故不近(해고불근) : 그런데 어째서 도에 가깝지 않다고 말씀하
시는 것입니까?”
黃帝曰(황제왈) : 황제가 말했다.
彼其眞是也(피기진시야) : “무위위가 진실로 도를 알고 있다는
것은
以其不知也(이기부지야) : 도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
此其似之也(차기사지야) : 광굴은 도에 거의 가깝다고 한 것은
以其忘之也(이기망지야) : 그의 도에 대해 잊고 있기 때문이다.
予與若終不近也(여여약종불근야) : 자네와 나는 끝내 도에 가까
이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以其知之也(이기지지야) : 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
狂屈問之(광굴문지) : 광굴이 그 얘기를 전해 듣고서
以黃帝爲知言(이황제위지언) : 황제는 사리에 맞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2.
天地有大美而不言(천지유대미이불언) : 하늘과 땅은 위대한 아름
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고,
四時有明法而不議(사시유명법이불의) : 사계절은 밝은 법도를 지
니고 있으면서도 논의하지 않고,
萬物有成理而不說(만물유성리이불설) : 만물은 생성의 원리를 지
니고 있으면서도 설명하지 않는다.
聖人者(성인자) : 성인이란
原天地之美而達萬物之理(원천지지미이달만물지리) : 하늘과 땅의
아름다움을 근원으로 삼고 있고 만물의 원리에 통달한 사람이다.
是故至人無爲(시고지인무위) : 그러므로 지인은 무위하며
大聖不作(대성부작) : 위대한 성인은 작위가 없는데
觀於天地之謂也(관어천지지위야) : 하늘과 땅의 원리에 달관하고
있는 것을 이른다.
合彼神明至精(합피신명지정) : 자연의 신령스럽고 밝은 도는 지
극히 정묘하여
與彼百化(여피백화) : 자연만물의 변화와
物已死生方圓(물이사생방원) : 물건과 우리들이 죽고 살며 모나
고 둥근 형체를 갖게 하고 있지만
莫知其根也(막지기근야) : 그 근원에 대하여는 알 수가 없다.
扁然而萬物自古以固存(편연이만물자고이고존) : 그러나 모든 만
물은 옛날부터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六合爲巨(육합위거) : 우주가 크다고 하지만
未離其內(미리기내) : 도의 내부를 떠나지 못한다.
秋毫爲小(추호위소) : 가을 짐승의 털이 작다고 하지만
待之成體(대지성체) : 그 또한 도에 의해 형체가 이루어진 것이
다.
天下莫不沈浮(천하막불침부) : 세상의 모든 것은 가라앉았다 떠
올랐다 변화하며
終身不顧(종신불고) :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있지 않는다.
陰陽四時運行(음양사시운행) : 음양과 사계절은 올바로 운행되어
各得其序(각득기서) : 모두가 그 질서를 잃지 않는다.
惛然若亡而存(혼연약망이존) : 어두컴컴하여 없는 듯하면서도 존
재하며,
油然不形而神(유연불형이신) : 자욱하니 형체가 없으면서도 신령
스러운 것이 도이다.
萬物畜而不知(만물축이불지) : 만물은 도에 의해 자라고 있지만
알지 못하고 있다.
此之謂本根(차지위본근) : 이것을 근본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可以觀於天矣(가이관어천의) : 이것에 의해 자연을 달관할 수가
있는 것이다.
3.
齧缺問道乎被衣(설결문도호피의) : 설결이 피의에게 도에 관해
물으니,
被衣曰(피의왈) : 피의가 대답했다.
若正汝形(약정여형) : “당신의 형체를 바르게 갖고
一汝視(일여시) : 당신의 시선을 통일한다면
天和將至(천화장지) : 자연의 조화가 이르게 될 것입니다.
攝汝知(섭여지) : 당신의 지혜를 버리고
一汝度(일여도) : 태도를 통일하기만 한다면
神將來舍(신장래사) : 신명이 당신의 몸에 와 머무르게 될 것입
니다.
德將爲汝美(덕장위여미) : 그러면 덕이 당신을 아름답게 해 줄
것이며,
道將爲汝居(도장위여거) : 도가 당신의 생활을 이룩해 줄 것입니
다.
汝瞳焉如新生之犢而無求其故(여동언여신생지독이무구기고) : 당
신은 어리석은 듯이 갓 낳은 송아지처럼 되어 모든 일의 원인을
알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言未卒(언미졸) :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齧缺睡寐(설결수매) : 설결은 잠이 들었다.
被衣大說(피의대설) : 피의는 크게 기쁜 듯
行歌而去之曰(행가이거지왈) : 노래를 부르며 그 자리를 떠나갔
다.
形若槁骸(형약고해) : “형체는 마른 해골과 같고,
心若死灰(심약사회) : 마음은 식은 재와 같네.
眞其實知(진기실지) : 진실로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不以故自持(불이고자지) : 그렇다고 스스로 뽐내지도 않네.
媒媒晦晦(매매회회) : 흐릿하고 컴컴하게
無心而不可與謀(무심이불가여모) : 무심하여 함께 얘기할 수도
없네.
彼何人哉(피하인재) : 이 사람은 어떻게 된 사람인가.”
4.
舜問乎丞曰(순문호승왈) : 순임금이 승에게 물었다.
道可得而有乎(도가득이유호) : “도란 터득하여 지닐 수 있는 것
입니까?”
曰汝身非汝有也(왈여신비여유야) : 승이 말하기를, “임금님의
몸도 임금님의 것이 아닌데
汝何得有夫道(여하득유부도) : 어떻게 거기에 도를 지닐 수 있겠
습니까?”
舜曰(순왈) : 순임금이 말했다.
吾身非吾有也(오신비오유야) : “내 몸이 내 소유가 아니라면
孰有之哉(숙유지재) : 누가 지니고 있는 것입니까?”
曰是天地之委形也(왈시천지지위형야) : 승이 말하기를, “그것은
하늘과 땅에 부속되어 있는 형체입니다.
生非汝有(생비여유) : 삶도 임금님께서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是天地之委和也(시천지지위화야) : 하늘과 땅에 부속되어 있는
조화입니다.
姓名非汝有(성명비여유) : 생명도 임금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것
이 아니라
是天地之委順也(시천지지위순야) : 하늘과 땅에 부속되어 있는
순리인 것입니다.
孫子非汝有(손자비여유) : 자손들도 임금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是天地之委蛻也(시천지지위태야) : 하늘과 땅에 부속된 변화입니
다.
故行不知所往(고행부지소왕) : 그러므로 걸어가면서도 가는 바를
저는 알지 못하고,
處不知所持(처불지소지) : 살고 있으면서도 있는 바를 저는 모르
는 것이고
食不知所味(식부지소미) : 먹고 있으면서도 맛보는 바를 저는 모
르는 것이니
天地之强陽氣也(천지지강양기야) : 하늘과 땅이 운동하는 강한
양기와 음기에 의해 되는 것인데
又胡可得而有邪(우호가득이유사) : 어찌 소유할 수 있겠습니까?
5.
孔子問於老聃曰(공자문어노담왈) : 공자가 노자에게 물었다.
今日晏閒(금일안한) : “오늘은 한가해 보이시니
敢問至道(감문지도) : 감히 지극한 도에 대해 묻습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자가 말했다.
汝齊戒(여제계) : “너는 먼저 제계하라
疏淪而心(소륜이심) : 네 마음을 깨끗이 씻고,
澡雪而精神(조설이정신) : 네 정신을 맑게 씻어내고,
掊擊而知(부격이지) : 네 지혜를 쳐없애야 알게 된다.
夫道(부도) : 도라는 것은
窅然難言哉(요연난언재) : 아득하여 표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將爲汝言其崖略(장위여언기애략) : 그러나 당신을 위해 중요한
부분만 대충 얘기해 주겠습니다.
夫昭昭生於冥冥(부소소생어명명) : 분명한 물건들은 어둑어둑하
여 보이지 않는 것에서 생겨나고,
有倫生於無形(유륜생어무형) : 형체를 지니고 있는 것들은 형체
가 없는 것에서 생겨납니다.
精神生於道(정신생어도) : 사람의 정신은 도에서 생겨나며
形本生於精(형본생어정) : 육체는 정기의 화합에서 생겨납니다.
而萬物以形相生(이만물이형상생) : 그리고 만물은 형체로부터 형
체들을 서로 생성합니다.
故九竅者胎生(고구규자태생) : 그러므로 몸에 아홉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짐승들은 태생을 하고,
八竅者卵生(팔규자란생) : 여덟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는 새나
물고기들은 난생을 하지만
其來無迹(기래무적) : 그것이 어디로부터 오는지는 자취도 없고
其往無崖(기왕무애) : 그것이 어디로 가는 지는 한계도 없습니다
.
無門無旁(무문무방) : 드나드는 문도 없고 들어가 머물 방도 없
으며,
四達之皇皇也(사달지황황야) : 사방으로 통달하여 넓을 따름입니
다.
邀於此者(요어차자) : 그러나 이런 도를 따르는 사람은
四肢强(사지강) : 신체가 건강하고
思慮恂達(사려순달) : 생각이 두루 통달되며,
耳目聰明(이목총명) : 귀와 눈이 총명합니다.
其用心不勞(기용심불로) : 그의 마음 씀은 수고롭지 않고,
其應物無方(기응물무방) : 밖의 물건의 변화에 대한 호응은 자유
롭기만 합니다.
天不得不高(천부득불고) : 하늘도 이것을 터득하지 못하면 높을
수가 없고,
地不得不廣(지부득불광) : 땅도 이것을 터득하지 못하면 넓을 수
가 없으며,
日月不得不行(일월부득불행) : 해와 달도 이것을 터득하지 못하
면 운행될 수가 없고,
萬物不得不昌(만물부득불창) : 만물도 이것을 터득하지 못하면
이루어져 생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此其道與(차기도여) : 이것이 바로 도입니다.”
且夫博之不必知(차부박지불필지) : “도에 대해 널리 안다는 것
이 반드시 옳은 지식이 아니며,
辯之不必慧(변지불필혜) : 거기에 대해 잘 논한다는 것이 반드시
옳은 지혜는 아닙니다.
聖人以斷之矣(성인이단지의) : 도를 터득한 성인들은 그런 지식
과 이론을 끊어 버립니다.
若夫益之而不加益(약부익지이불가익) : 그리고 거기에 보태어도
늘어나지 않고,
損之而不加損者(손지이불가손자) : 덜어내도 줄어들지 않는 것이
聖人之所保也(성인지소보야) : 성인이 보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淵淵乎其若海(연연호기약해) : 깊기는 바다와 같고,
巍巍乎其若山(외외호기약산) : 지극히 높으며 끝나는가 하면
終則復始也(종칙부시야) :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갑니다.
運量萬物而不匱(운량만물이불궤) : 만물을 운행하게 하고 성장시
키면서도 빠뜨리는 것이 없으니,
則君子之道(칙군자지도) : 군자의 도가
彼其外與(피기외여) : 그 밖에 멀리 있을 수 있겠습니까?
萬物皆往資焉而不匱(만물개왕자언이불궤) : 만물은 모두 이에 의
해 성장하고 변화하면서도 다함이 없으니,
此其道與(차기도여) : 이것이 바로 도입니다.”
中國有人焉(중국유인언) : “이 땅 중국에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
는데,
非陰非陽(비음비양) : 사람은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니어서
處於天地之間(처어천지지간) : 하늘과 땅 사이에 살고 있는 것입
니다.
直且爲人(직차위인) : 그들은 잠시 동안 사람으로 존재하지만,
將反於宗(장반어종) : 결국은 그 근본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입니
다.
自本觀之(자본관지) : 그 근본에서 본다면
生者(생자) : 삶이란 것은
喑醋物也(암초물야) : 기가 모여 있는 물건에 불과합니다.
雖有壽夭(수유수요) : 비록 오래 살고, 일찍 죽는 차이가 있다지
만
相去幾何(상거기하) : 그 차이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須臾之說也(수유지설야) : 짧은 시간에 불과할 뿐입니다.
奚足以爲堯桀之是非(해족이위요걸지시비) : 그러니 어찌 요임금
은 성인이고 걸왕은 폭군이란 시비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果蓏有理(과라유리) : 나무 열매나 풀의 열매도 원리에 의해 이루
어지고 있습니다.
人倫雖難(인륜수난) : 사람들의 윤리는 다 추구하기는 어렵지만
所以相齒(소이상치) : 역시 그 원리에 의해 서로 어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聖人遭之而不違(성인조지이불위) : 따라서 성인은 그 원리에 의
한 변화를 당하게 되면 어기지 않고,
過之而不守(과지이불수) : 변화가 눈앞에 지나가도 그것에 집착
하지 않는 것입니다.
調而應之(조이응지) : 거기에 조화함으로써 순응하는 것이
德也(덕야) : 덕이며,
偶而應之(우이응지) : 거기에 짝이 되어 순응하는 것이
道也(도야) : 도인 것입니다.
帝之所興(제지소흥) : 이 덕과 도에서 제왕이 생겨나고
王之所起也(왕지소기야) : 왕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人生天地之間(인생천지지간) :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살고 있
는 것은
若白駒之過郤(약백구지과극) : 마치 날쌘 말이 틈 앞을 지나가는
것처럼
忽然而已(홀연이이) : 순간적인 일에 불과합니다.
注然勃然(주연발연) : 무수히 왕성하게
莫不出焉(막불출언) : 모두가 생겨나지 않은 것이 없고
油然漻然(유연류연) : 소리도 없이
莫不入焉(막불입언) : 모두가 사라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已化而生(이화이생) : 한 번 변화해서 나고
又化而死(우화이사) : 또 한 번 변화해서 죽습니다
生物哀之(생물애지) : 그것을 생물들은 서러워하고
人類悲之(인류비지) : 인간들은 슬퍼하고 있는 것입니다.
解其天弢(해기천도) : 그 활을 넣는 주머니를 풀어
墮其天秩(타기천질) : 옷을 넣는 주머니에 떨어 버리어
紛乎宛乎(분호완호) : 다시는 아무 데도 얽매임이 없이
魂魄將往(혼백장왕) : 혼백이 장차 떠나려 하면
乃身從之(내신종지) : 몸뚱이는 그를 따를 것이니
乃大歸乎(내대귀호) : 이것을 곧 대귀라 하는가
不形之形(불형지형) : 형체도 없는 상태에서 형체가 이룩되고
形之不形(형지불형) : 형체를 지닌 물건은 형체가 없는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是人之所同知也(시인지소동지야) : 이것은 사람들이 다 같이 알
고 있는 일이지만,
非將至之所務也(비장지지소무야) : 지극한 도에 이르려는 사람은
그 구별에 대해 힘쓸 것이 못 됩니다.
此衆人之所同論也(차중인지소동론야) : 이것에 대해서는 모든 사
람들이 다같이 논하는 것이지만
彼至則不論(피지칙불론) : 지극한 도에 이르려는 사람은 논하지
말아야 합니다.
論則不至(론칙부지) : 거기에 대해 논하면 지극한 도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明見無値(명견무치) : 도란 분명히 보려고 하면 만나지 못하는
것이니,
辯不若黙(변불약묵) : 이론을 펴는 것은 침묵을 지키는 것만 못한
것입니다.
道不可聞(도불가문) : 도란 들어서 알 수 있는 것이 못 되며,
聞不若塞(문불약색) : 거기에 대해 듣는 것은 귀를 막고 듣지 않
는 것만 못한 것입니다.
此之謂大得(차지위대득) : 이것을 크게 체득했다고 말합니다.”
6.
東郭子問於莊子曰(동곽자문어장자왈) : 동곽자가 장자에게 물었
다.
所謂道,惡乎在(所謂道,악호재) : “도라는 것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無所不在(무소불재) : “어디에든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
東郭子曰(동곽자왈) : 동곽자가 말했다
期而後可(기이후가) : “예를 들어, 있는 곳을 지적해 주십시오.
”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在螻蟻(재루의) : “개미에게 있습니다.”
曰何其下邪(왈하기하사) : 동곽자가 이르기를, “어째서 그처럼
하찮은 곳에 있습니까?”
曰在稊稗(왈재제패) : 장자가 이르기를, “강아지풀이나 논에 자
라는 피에도 있습니다.”
曰何其愈下邪(왈하기유하사) : 동곽자가 이르기를, “어찌해서
더욱 하찮은 것에 있습니까?”
曰在瓦甓(왈재와벽) : 장자가 이르기를, “기와나 벽돌에도 있습
니다.”
曰何其愈甚邪(왈하기유심사) : 동곽자가 이르기를, “어찌해서
더욱 심해집니까?”
曰在屎溺(왈재시익) : 장자가 이르기를, “오줌과 똥에도 있습니
다.”
東郭子不應(동곽자불응) : 더 이상 동곽자는 아무 말도 못하게
되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다시 말했다.
夫子之問也(부자지문야) : “당신의 질문은
固不及質(고불급질) : 본래가 본질적인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正獲之問於監(정획지문어감) : 시장의 관리인이 시장을 감독하는
사람에게
市履狶也(시리희야) : 돼지를 밟아 보고 그 살 찐 정도를 조사하
게 할 때도,
每下愈況(매하유황) : 살 찌기 어려운 곳을 밟아 내려 갈수록 그
정도를 더욱 잘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汝唯莫必(여유막필) : 당신은 꼭 어디에 있는가 하고 한정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無乎逃物(무호도물) : 물건은 무엇이나 도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
기 때문입니다.
至道若是(지도약시) : 지극한 도는 이와 같은 것이며,
大言亦然(대언역연) : 위대한 이론 역시 이런 것입니다.
周遍咸三者(주편함삼자) : 두루, 언제나, 모두 이 세 가지 표현
은
異名同實(이명동실) : 도에 대해 말은 다르지만 같은 뜻이며
其指一也(기지일야) : 그 표현하는 것은 한가지인 것입니다.
嘗相與游乎無何有之宮(상상여유호무하유지궁) : 시험삼아 당신과
더불어 무하유의 궁전에 노닐어 봅시다.
同合而論(동합이론) : 그리고 함께 자연의 도에 합치되어 도를
얘기해 보면
無所終窮乎(무소종궁호) : 그 무궁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嘗相與無爲乎(상상여무위호) : 시험삼아 무위의 경지에 들어가
봅시다.
澹而靜乎(담이정호) : 그러면 담담히 고요해지고
漠而淸乎(막이청호) : 깨끗이 맑아져서
調而閒乎(조이한호) : 만물과 조화되어 한가하게 될 것입니다.
寥已吾志(요이오지) : 나의 뜻은 텅 비게 되어,
無往焉而不知其所至(무왕언이부지기소지) : 마음은 가려는 곳 없
이 자연에 맡겨두어 그 이르는 곳도 알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去而來而不知其所止(거이래이부지기소지) : 되는 대로 갔다 왔다
하며 그 멈춰지는 곳을 알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吾已往來焉而不知其所終(오이왕래언이부지기소종) : 나는 이미
왔다갔다하고 있지만 그 끝나는 곳을 알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彷徨乎馮閎(방황호풍굉) : 텅 빈 광대한 곳에 거닐고 있어서
大知入焉而不知其所窮(대지입언이부지기소궁) : 위대한 지혜를
써도 그 궁극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物物者與物無際(물물자여물무제) : 물건을 물건의 존재대로 인정
하는 사람은 물건과 한계가 없게 됩니다.
而物有際者(이물유제자) : 그러나 물건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
은
所謂物際者也(소위물제자야) : 이른 바 물건과 물건 사이의 상대
적 관계라는 것이다
不際之際(불제지제) : 제한이 없는 것의 제한은
際之不際者也(제지불제자야) : 제한한 것이 제한하지 않은 것이
다
謂盈虛衰殺(위영허쇠살) : 찼다가 비고, 모였다가 없어지는 것으
로 말한다면,
彼爲盈虛非盈虛(피위영허비영허) : 어떤 물건이 차고 비고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차고 비는 것이 아니며,
彼爲衰殺非衰殺(피위쇠살비쇠살) : 어떤 물건이 모이고 없어지고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모이고 없어지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彼爲本末非本末(피위본말비본말) : 어떤 물건의 근본과 말단도
절대적인 근본과 말단이 되는 것은 아니며,
彼爲積散非積散也(피위적산비적산야) : 어떤 물건이 쌓이고 흩어
지고 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쌓이고 흩어지고 하는 것은 아닌 것
입니다.”
7.
妸荷甘與神農同學於老龍吉(아하감여신농동학어노룡길) : 아하감이
신농과 함께 노용길의 밑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神農隱几闔戶晝瞑(신농은궤합호주명) : 신농이 안석에 기대어 문
을 닫고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妸荷甘日中奓戶而入曰(아하감일중차호이입왈) : 아하감이 문을 열
고 들어와서 말했다.
老龍死矣(노룡사의) :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네.”
神農隱几擁杖而起(신농은궤옹장이기) : 안석에 기대어 있던 신농
이 지팡이를 짚고 일어섰다가
嚗然放杖而笑曰(박연방장이소왈) : 지팡이를 내던지고 웃으며 말
했다.
天知予僻陋慢訑(천지여벽루만이) : “하늘은 내가 편벽되고 고루
하면서도 허망한 자라 하여,
故棄予而死(고기여이사) : 그래서 나를 버리고 돌아가시게 한 것
이다.
已矣(이의) : 끝이로다
夫子無所發予之狂言而死矣夫(부자무소발여지광언이사의부) : 선
생님께서는 나를 계발시켜 줄 지극한 말씀도 한 마디 없이 돌아
가셨구나.”
弇堈弔聞之曰(엄강조문지왈) : 엄강조가 그 얘기를 듣고 말했다.
夫體道者(부체도자) : “무릇 도를 체득한 사람이란
天下之君子所繫焉(천하지군자소계언) : 천하의 군자들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今於道(금어도) : 지금 신농은 도에 대해
秋毫之端萬分未得處一焉(추호지단만분미득처일언) : 털끝의 만분
의 일도 터득하고 있지 못하면서
而猶知藏其狂言而死(이유지장기광언이사) : 그 분이 지극한 말을
품은 채 죽었다고 알고 있다.
又況夫體道者乎(우황부체도자호) : 그러니 하물며 도를 체득한
사람이야 도가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임을 얼마나 잘 알겠는가?
視之無形(시지무형) : 도란 보아도 형체가 없고
聽之無聲(청지무성) : 들어도 소리가 없다.
於人之論者(어인지론자) : 사람들 중에 그것을 논하는 사람들이
謂之冥冥(위지명명) : 도를 캄캄하다는 뜻에서 명명(冥冥)이라
부르고 있으나,
所以論道(소이론도) : 도에 대한 이론은
而非道也(이비도야) : 진실한 도를 뜻할 수 없는 것이다.”
8.
於是泰淸問乎無窮曰(어시태청문호무궁왈) : 태청이 무궁에게 물
었다.
子知道乎(자지도호) : “당신은 도를 아십니까?”
無窮曰(무궁왈) : 무궁이 말했다.
吾不知(오부지) : “모릅니다.”
又問乎無爲(우문호무위) : 다시 무위에게 물으니
無爲曰(무위왈) : 무위가 말했다.
吾知道(오지도) : “도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曰子之知道(왈자지지도) : 태청이 묻기를, “당신이 아는 도에는
亦有數乎(역유수호) : 또한 법도라는 것이 있습니까?”
曰有(왈유) : 이르기를 “있습니다.”
無爲曰(무위왈) : 무위가 말했다
吾知道之可以貴(오지도지가이귀) : 내가 아는 도는 귀해질 수도
있고
可以賤(가이천) :천해질 수도 있으며,
可以約(가이약) : “모여들 수도 있고
可以散(가이산) : 흩어질 수도 있습니다.
此吾所以知道之數也(차오소이지도지수야) : 이것이 내가 알고 있
는 도의 법도입니다.”
泰淸以之言也問乎無始曰(태청이지언야문호무시왈) : 태청이 이
얘기를 듣고 무시에게 물었다.
若是(약시) : 이와 같다면
則無窮之弗知與無爲之知(칙무궁지불지여무위지지) : “무궁은 알
지 못하였고, 무위는 알고 있었는데
孰是而孰非乎(숙시이숙비호) :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입니까?”
無始曰(무시왈) : 무시가 말했다.
不知深矣(부지심의) : “알지 못한다는 것이 심오하고,
知之淺矣(지지천의) : 그것을 안다고 하는 것은 천박한 것입니다
.
弗知內矣(불지내의) : 알지 못한다는 것은 내면적인 것이고
知之外矣(지지외의) : 안다는 것은 외면적인 것입니다.”
於是泰淸中而歎曰(어시태청중이탄왈) : 그 말을 듣고 태청이 탄
식하며 말했다.
弗知乃知乎(불지내지호) : “알지 못한다는 것이 제대로 아는 것
입니까?
知乃不知乎(지내불지호) : 안다는 것이 바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
까?
孰知不知之知(숙지불지지지) : 누가 알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아
는 것임을 알겠습니까?”
無始曰(무시왈) : 무시가 말했다.
道不可聞(도불가문) : “도란 들을 수 없는 것이니
聞而非也(문이비야) : 들은 것은 도가 아닙니다.
道不可見(도불가견) : 도란 볼 수 없는 것이니
見而非也(견이비야) : 본 것은 도가 아닙니다.
道不可言(도불가언) : 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니
言而非也(언이비야) : 말로 표현되었다면 도가 아닙니다.
知形形之不形乎(지형형지불형호) : 형체를 지닌 물건들의 형체를
지니게 하는 것이 도임을 알겠습니까?
道不當名(도부당명) : 그러니 도란 이름을 붙여 표현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無始曰(무시왈) : 무시가 다시 말했다.
有問道而應之者(유문도이응지자) : “누가 도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을 하는 사람은
不知道也(불지도야) : 도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雖問道者(수문도자) : 도에 대해 질문한 사람도
亦未聞道(역미문도) : 역시 참된 도에 대해 듣고 있는 것이 아닙
니다.
道無問(도무문) : 도란 물어서도 안 되는 것이며,
問無應(문무응) : 묻는다 하여 대답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無問問之(무문문지) : 물어서는 안 되는 것을 묻는 것은
是問窮也(시문궁야) : 헛된 질문입니다.
無應應之(무응응지) : 대답할 수 없는 것을 대답하는 것은
是無內也(시무내야) : 진실한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以無內待問窮(이무내대문궁) : 진실한 마음이 없이 헛된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데
若是者(약시자) : 이런 사람은
外不觀乎宇宙(외불관호우주) : 밖으로는 우주의 현상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고,
內不知乎大初(내부지호대초) : 안으로는 태초의 오묘한 이치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是以不過乎崑崙(시이불과호곤륜) : 그래서 곤륜산 같은 고원한
경지에 가 보지도 못하고
不遊乎太虛(불유호태허) : 태허의 거침없는 세계에 노닐어 보지
도 못하는 것입니다.”
9.
光曜問乎無有曰(광요문호무유왈) : 광요가 무유에게 물었다.
夫子有乎(부자유호) : “당신은 존재하는 것입니까.
其無有乎(기무유호) :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까?”
無有弗應也(무유불응야) : 무유는 대답 않았다.
光曜不得問(광요부득문) : 광요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而孰視其狀貌(이숙시기상모) : 무유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았
다.
窅然空然(요연공연) : 아득하고 텅 비어 있어
終日視之而不見(종일시지이불견) : 하루 종일 그를 보았으나 보
이지 않았고,
聽之而不聞(청지이불문) : 그의 소리를 들으려 하였으나 듣지 못
했으며,
博之而不得也(박지이부득야) : 그를 잡아보려 하였으나 잡을 수
가 없었다.
光曜曰(광요왈) : 광요가 말했다.
至矣(지의) : “지극하다.
其孰能至此乎(기숙능지차호) : 누가 이런 경지에 이를 수가 있겠
는가?
予能有無矣(여능유무의) : 나는 무의 존재는 인식할 수 있었지만
而未能無無也(이미능무무야) : 무도 없는 경지는 인식할 수가 없
었다.
及爲無有矣(급위무유의) : 무와 유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야
何從至此哉(하종지차재) : 어떻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
10.
大馬之捶鉤者(대마지추구자) : 대사마의 띠 갈고리를 만드는 사
람이 있었는데
年八十矣(년팔십의) : 나이 팔십이 되어서도
而不失豪芒(이불실호망) : 작은 실수조차 없었다.
大馬曰(대마왈) : 대사마가 말했다.
子巧與(자교여) : “기교로 그렇게 하는 것입니까?
有道與(유도여) : 아니면 특별한 도가 있는 것입니까?”
曰臣有守也(왈신유수야) : 띠 갈고리를 만드는 사람이 말했다.
臣之年二十而好捶鉤(신지년이십이호추구) : “저에게는 지키는
것이 있으니 나이 스물에 띠 갈고리를 만들기를 좋아하였는데,
於物無視也(어물무시야) : 다른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非鉤無察也(비구무찰야) : 띠 갈고리가 아니면 보지도 않았습니
다.”
是用之者(시용지자) : 그는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
假不用者也以長得其用(가불용자야이장득기용) : 정신을 다른 곳
에 쓰지 않는 방법으로 늙도록 기술을 발휘할 수가 있었던 것이
다.
而況乎無不用者乎(이황호무불용자호) : 그러니 하물며 쓰지 않는
것조차 없는 경지의 도야 어떻겠는가?
物孰不資焉(물숙불자언) : 만물은 어느 곳이고 이에 힘입지 않는
것이 있는가?
11.
冉求問於仲尼曰(염구문어중니왈) : 염구가 공자에게 물었다.
未有天地可知邪(미유천지가지사) : “하늘과 땅이 있지 않았을
때의 일을 알 수 있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可古猶今也(가고유금야) : “알 수 있다. 옛날도 지금과 같았다.
”
冉九失問而退(염구실문이퇴) : 염구는 완전한 대답을 듣지 못하
고 물러났다가
明日復見曰(명일복견왈) : 다음날 다시 찾아와 말했다.
昔者吾問(석자오문) : “어제 제가 물었습니다
未有天地可知乎(미유천지가지호) : ‘하늘과 땅이 있기 전의 일
을 알 수 있습니까’라고
夫子曰(부자왈) :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可古猶今也(가고유금야) : ‘알 수 있다. 옛날도 지금이나 같았
다’라고
昔日吾昭然(석일오소연) : 어제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今日吾昧然(금일오매연) : 오늘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敢問何謂也(감문하위야) : 무슨 말씀인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昔之昭然也(석지소연야) : “어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음을
텅 비우고
神者先受之(신자선수지) : 신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며,
今之昧然也(금지매연야) : 오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且又爲不神者求邪(차우위불신자구사) : 마음에 장애가 있어 신명
하지 못한 마음으로 뜻을 구하려 했기 때문이다.
無古無今(무고무금) :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으며
無始無終(무시무종) :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다.
未有子孫而有子孫(미유자손이유자손) : 자손이 있지도 않은데 자
손이 있는 것으로 따져 가면
可乎(가호) : 되겠는가?”
冉九未對(염구미대) : 염구가 대답도 하기 전에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다시 말했다.
已矣(이의) : “그만두어라.
未應矣(미응의) : 말하지 마라.
不以生生死(불이생생사) : 삶의 원리로서 살고 죽게 하는 것도
아니며,
不以死死生(불이사사생) : 죽음의 원리로서 죽고 살게 하는 것도
아니다.
死生有待邪(사생유대사) : 죽음과 삶이 의지하는 물건이 있겠느
냐? ”
皆有所一體(개유소일체) : 모두가 스스로 변화해 가는 자연현상
으로서 일체의 것인 것이다.
有先天地生者物邪(유선천지생자물사) :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
난 물건이 있는 것일까?
物物者非物(물물자비물) : 물건을 물건으로써 존재하게 한 것은
물건이 아닌 도인 것이니,
物出不得先物也(물출부득선물야) : 물건이 생겨난 것이 다른 물
건에 앞설 수 없는 것이다.
猶其有物也(유기유물야) : 그러나 물건은 존재하고 있다.
猶其有物也(유기유물야) : 그리고 여전히 물건의 존재는
無已(무이) : 끝이 없는 것이다.
聖人之愛人也終無已者(성인지애인야종무이자) : 성인은 사람들을
사랑함에 있어 끝내 끝이 없는 것은
亦乃取於是者也(역내취어시자야) : 역시 여기에서 법도를 취한
것이다.
12.
顔淵問乎仲尼曰(안연문호중니왈) :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다.
回嘗聞諸夫子曰(회상문제부자왈) : “전에 선생님으로부터 들었
습니다
無有所將(무유소장) : 사라져가는 것은 전송하지 말고
無有所迎(무유소영) : 닥쳐오는 것을 마중하지도 말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回敢問其遊(회감문기유) : 안회가 감히 묻기를, “ 그 뜻을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仲尼曰(중니왈) : 공자가 말했다.
古之人(고지인) : “옛날 사람들은
外化安不化(외화안불화) : 밖의 물건이 변화해도 거기에 순응하
기만 했지 자기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安與之相靡(안여지상미) : 지금 사람들은 자기 마음은 밖의 물건
에 의해 변화하면서도 밖의 물건에 동화하지는 못한다.
必與之莫多(필여지막다) : 물건과 더불어 함께 변화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자신의 마음은 변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豨韋氏之囿(희위씨지유) : 희위씨는 동산을 만들고 살았고,
黃帝之圃(황제지포) : 황제는 채소밭을 만들고 살았고,
有虞氏之宮(유우씨지궁) : 유우씨 순임금은 궁전을 만들고 살았
고,
湯武之室(탕무지실) : 은나라 탕임금과 주나라 무왕은 궁실을 짓
고 살았다.
君子之人(군자지인) : 후세에는 군자라는 사람들이
若儒墨者師(약유묵자사) : 유가와 묵가를 따라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다
故以是非相齎也(고이시비재야) : 그러므로 옳고 그름을 따지며
서로를 공격하게 되었다.
而況今之人乎(이황금지인호) : 그러니 하물며 지금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聖人虛物不傷物(성인허물불상물) : 성인은 물건을 따름으로 물건
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不傷物者(불상물자) : 물건을 손상시키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는
物亦不能傷也(물역불능상야) : 물건 또한 그를 손상시킬 수 없게
된다.
唯無所傷者(유무소상자) : 오직 물건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는 사
람만이
爲能與人相將迎(위능여인상장영) : 자연을 따라 보내고 마중할
수가 없게 된다.
山林與(산림여) : 산림에서 함께하고
皐壤與(고양여) : 평원에서 함께하는 것은
使我欣欣然而樂與(사아흔흔연이락여) : 우리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 준다.
樂未畢也(락미필야) : 그러나 즐김이 끝나기도 전에
哀又繼之(애우계지) : 슬픔이 또 계속되게 되는 것이다.
哀樂之來(애락지래) : 슬픔과 즐거움이 닥치는 것은
吾不能禦(오불능어) : 우리로서는 막을 수가 없다.
其去弗能止(기거불능지) : 그것들이 떠나는 것도 우리는 막을 수
가 없다.
悲夫(비부) : 슬프다!
世人直爲物逆旅(세인직위물역려이) : 세상 사람들이란 바로 밖의
물건들이 머물러 슬프고 즐겁게 해주는 여관이라 할 수 있다.
夫知遇而不知所不遇(부지우이부지소불우) : 지혜로써 경험한 것
들은 알지만 경험하지 못한 것은 알지 못한다.
能能而不能所不能(능능이불능소불능) :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은 할 수 있지만 능력 밖에 있는 것은 할 수 없다.
無知無能者(무지무능자) : 그래서 알지 못하는 것이 있고,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固人之所不免也(고인지소불면야) : 본래 사람으로서는 피할 수가
없는 일이다.
夫務免乎人之所不免者(부무면호인지소불면자) : 그런데 사람으로
서 피할 수 없는 일을 벗어나려고 힘쓰고 있다는 것이
豈不亦悲哉(기불역비재) :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至言去言(지언거언) : 지극한 이론이란 이론을 초월한 것이며,
至爲去爲(지위거위) : 지극한 행위란 행위를 초월한 것이다.
齊知之所知(제지지소지) : 지혜로써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알려
하는 것은
則淺矣(칙천의) : 천박한 일이다.”
庚桑楚
1.
老聃之役(노담지역) : 노자의 제자 중에
有庚桑楚者(유경상초자) : 경상초라는 사람이 있었다.
偏得老聃之道(편득노담지도) : 노자의 도를 어느 정도 터득하고
以北居畏壘之山(이북거외루지산) : 북쪽 외루산에 살고 있었다.
其臣之畵然知者去之(기신지화연지자거지) : 그의 하인 중에서 똑
똑하고 지혜가 있는 사람들은 그를 떠났고,
其妾之挈然仁者遠之(기첩지설연인자원지) : 그의 첩들 중에서 온
후하고 어진 사람들은 그를 멀리 했다.
擁腫之與居(옹종지여거) : 못난 자들만 그와 함께 살고
鞅掌之爲使(앙장지위사) : 멍청한 자들만 그의 부림을 받았다.
居三年(거삼년) : 삼 년이 지나자
畏壘大壤(외루대양) : 외루산 일대에 크게 풍년이 들었다.
畏壘之民相與言曰(외루지민상여언왈) : 외루산 일대의 사람들은
서로 얘기했다.
庚桑子之始來(경상자지시래) : “경상초가 처음 왔을 때
吾洒然異之(오쇄연이지) : 우리는 놀라며 그를 이상하게 여겼었
다.
今吾日計之而不足(금오일계지이부족) : 하루하루 그가 한 일을
따져보면 별 것이 아닌데,
歲計之而有餘(세계지이유여) : 일년을 두고 따져보니 큰일을 해
놓았다.
庶幾其聖人乎(서기기성인호) : 아마도 그는 성인일 것이다.
子胡不相與尸而祝之(자호불상여시이축지) : 우리가 어찌 그 분을
신이나 신주로 높이어
社而稷之乎(사이직지호) : 임금으로 윗자리에 모시지 않을 수 있
겠는가?”
庚桑子聞之(경상자문지) : 경상초는 그 얘기를 듣고
南面而不釋然(남면이불석연) : 남쪽으로 앉은 채 떨떠름한 표정
을 하고 있었다.
弟子異之(제자이지) : 제자들이 이상히 생각하여 그 이유를 물으
니
庚桑子曰(경상자왈) : 경상초가 말했다.
弟子何異乎予(제자하이호여) : “너희들은 내가 이상하게 보이느
냐?
夫春氣發而百草生(부춘기발이백초생) : 봄기운이 퍼지면 온갖 초
목이 싹트고,
正得秋而萬寶成(정득추이만보성) : 가을이 되면 모든 열매가 익
는다.
夫春與秋(부춘여추) : 봄이나 가을에
豈無得而然哉(기무득이연재) :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느냐?
天道已行矣(천도이행의) : 그것은 자연의 도에 의해 그렇게 운행
되고 있는 것이다.
吾聞至人(오문지인) : 내가 듣기로 지극한 사람은
尸居環堵之室(시거환도지실) : 작은 방안에 조용히 숨어살고,
而百姓猖狂不知所如往(이백성창광부지소여왕) : 백성들은 멋대로
날뛰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今以畏壘之細民(금이외루지세민) : 그런데 지금 이곳 사람들이
而竊竊焉欲俎豆予于賢人之間(이절절언욕조두여우현인지간) : 마
음 속으로 나를 어진 사람으로 떠받들려 하고 있다.
我其杓之人邪(아기표지인사) : 그러니 나는 스스로를 내세우는
사람이 된 것이다.
吾是以不釋於老聃之言(오시이불석어노담지언) : 나는 노자의 말
에 어긋나게 된 것이므로 좋지 않게 생각한다.”
弟子曰(제자왈) : 경상초의 제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夫尋常之溝(부심상지구) : 보통의 작은 도랑에서는
巨魚無所還其體(거어무소환기체) : 큰 고기는 몸을 돌릴 수도 없
지만
而鯢鰌爲之制(이예추위지제) : 송사리나 미꾸라지는 마음대로 움
직입니다.
步仞之丘(보인지구) : 한길 높이의 언덕에서는
巨獸無所隱其軀(거수무소은기구) : 큰 짐승들은 그의 몸을 감출
곳이 없지만
而?狐爲之祥(이?호위지상) : 작은 여우는 그곳에서도 신출귀몰합
니다.
且夫尊賢授能(차부존현수능) : 또한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고, 능
력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며,
先善與利(선선여리) : 착한 것과 의로운 것을 앞세우는 것은
自古堯舜以然(자고요순이연) : 요순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而況畏壘之民乎(이황외루지민호) : 그러니 외루산 지역의 백성들
만이 그렇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夫子亦聽矣(부자역청의) : 선생님께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십
시오.”
庚桑子曰(경상자왈) : 경상초가 말했다.
小子來(소자래) : “너희들은 가까이 오라
夫函車之獸(부함거지수) : 수레를 한 입에 삼킬 만큼 큰 짐승도
介而離山(개이리산) : 홀로 떨어져 산에서 벗어나게 되면
則不免於罔罟之患(칙불면어망고지환) : 그물과 올가미의 재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呑舟之魚(탄주지어) : 배를 삼킬 만큼 큰 물고기도
碭而失水(탕이실수) : 뛰어올랐다가 잘못하여 물 밖으로 나오게
되면
則蟻能苦之(칙의능고지) : 작은 개미들도 그를 괴롭히게 된다.
故鳥獸不厭高(고조수불염고) : 그러므로 새와 짐승들은 높은 곳
을 싫어하지 않고,
魚鼈不厭深(어별불염심) : 고기와 자라들은 깊은 곳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夫全其形生之人(부전기형생지인) : 그처럼 그의 육체와 생명을
완전하게 하는 사람들은
藏其身也(장기신야) : 그의 몸을 숨김에 있어서
不厭深眇而已矣(불염심묘이이의) : 깊고 먼 것을 싫어하지 않는
법이다.
且夫二子者(차부이자자) : 또한 요순 같은 이들에게
又何足以稱揚哉(우하족이칭양재) : 칭찬할 만한 점이 어디 있느
냐?
是其於辯也(시기어변야) :
將妄鑿垣牆而殖蓬蒿也(장망착원장이식봉호야) : 그들은 자신들의
이론으로 함부로 집의 담을 뚫게 하고 그 안에 쑥대를 무성하게
만든 것과 같다.
簡髮而櫛(간발이즐) : 그들은 머리칼을 한 올 한 올 골라 빗질을
하고,
數米而炊(수미이취) :
竊竊乎又何足以濟世哉(절절호우하족이제세재) : 쌀알을 세가며
밥을 짓는 것과 같은 일을 했으니 그런 작은 일에 얽매어서야 어
떻게 세상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擧賢則民相軋(거현칙민상알) : 현명한 사람들을 등용하면 백성들
이 서로 다투게 되고,
任知則民相盜(임지칙민상도) : 지혜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주면,
백성들은 서로 도둑질을 하게 된다.
之數物者(지수물자) : 이런 몇 가지 일로는
不足以厚民(부족이후민) : 백성에게 인정이 두텁게 해줄 수가 없
는 것이다.
民之於利甚勤(민지어리심근) : 그런 방법은 백성들에게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게 하여,
子有殺父(자유살부) : 자식 중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자가 생겨나
고,
臣有殺君(신유살군) : 신하 중에서는 임금을 죽이는 자가 생겨나
게 만들 것이다.
正晝爲盜(정주위도) : 대낮에 도둑질을 하고,
日中穴裴(일중혈배) : 한낮에 남의 담을 뚫고 들어가는 일이 생
기게 만들 것이다.
吾語女(오어여) :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大亂之本(대란지본) : 큰 혼란의 근본은
必生於堯舜之間(필생어요순지간) : 틀림없이 요순시대에 생겨났
던 것이다.
其末存乎千世之後(기말존호천세지후) : 그런 것은 결국 천 세 뒤
까지 존속하게 될 것이다.
千世之後(천세지후) : 그러면 천 세 뒤에는
其必有人與人相食者也(기필유인여인상식자야) :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2.
南榮趎蹴然正坐曰(남영주축연정좌왈) : 남영주가 크게 감동하여
자리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若趎之年者已長矣(약주지년자이장의) : “저처럼 이미 나이가 든
사람은
將惡乎託業以及此言邪(장악호탁업이급차언사) : 어떻게 수양을
해야 말씀하신 것처럼 될 수 있겠습니까?”
庚桑子曰(경상자왈) : 경상초가 말했다.
全汝形(전여형) : “자신의 육체를 완전히 하고
抱汝生無使汝思慮營營(포여생무사여사려영영) : 자신의 삶을 보
전하며, 자신의 생각을 이리저리 쓰지 마십시오.
若此三年(약차삼년) : 그렇게 삼 년만 지나면
則可以及此言矣(칙가이급차언의) : 내가 말한 것처럼 될 수 있을
것입니다.”
南榮趎曰(남영주왈) : 남영주가 말했다.
目之與形(목지여형) : “눈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오불지기이야) : 장님도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而盲者不能自見(이맹자불능자견) : 장님은 보지 못합니다.
耳之與形(이지여형) : 귀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오부지기이야) : 귀머거리도 우리와 다를 바 없지
만
而聲者不能自聞(이성자불능자문) : 귀머거리는 듣지 못합니다.
心之與形(심지여형) : 마음의 형체로 말하자면,
吾不知其異也(오부지기이야) : 미친 사람도 우리와 다를 바가 없
지만
而狂者不能自得(이광자불능자득) : 미친 사람은 바른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形之與形亦辟矣(형지여형역벽의) : 형체와 형체들은 서로 비슷합
니다.
而物或間之邪(이물혹간지사) : 그런데도 기능에는 차이가 나는
것은 어떤 물건이 그들 사이에 간격을 만들기 때문입니까?
欲相求而不能相得(욕상구이불능상득) : 도를 추구해 보려 해도
도를 터득할 수가 없습니다.
今謂趎曰(금위주왈) : 지금 제게 말씀하시기를
全汝形(전여형) : ‘형체를 완전히 하고,
抱汝生(포여생) : 삶을 보전하며,
勿使汝思慮營營(물사여사려영영) : 생각을 이리저리 쓰지 마라’
라고 하셨는데,
趎勉聞道耳矣(주면문도이의) : 저는 억지로 도에 관해 듣기는 하
였지만 겨우 귀에 들어만 왔을 뿐입니다.”
庚桑子曰(경상자왈) : 경상초가 말했다.
辭盡矣(사진의) : 말로는 다 설명되었습니다.
奔蜂不能化藿蠋(분봉불능화곽촉) : “작은 나나니벌은 큰 벌레를
자기 새끼로 길러내지 못하고,
越鷄不能伏鵠卵(월계불능복곡란) : 작은 월나라 닭은 큰고니의
알을 부화시키지 못하지만,
魯鷄固能矣(로계고능의) : 노나라의 큰 닭은 그것이 가능하다 했
습니다.
鷄之與鷄(계지여계) : 닭과 닭을 놓고 볼 때
其德非不同也(기덕비부동야) : 그 덕은 모두가 같습니다.
有能與不能者(유능여불능자) : 그런데 한편은 가능하고 한편은
가능하지 못한 것은
其才固有巨小也(기재고유거소야) : 그들의 재능에 본시부터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今吾才小(금오재소) : 지금 나의 재능은 작아서
不足以化子(부족이화자) : 당신을 교화시킬 수가 없는 것 같습니
다.
子胡不南見老子(자호불남견노자) : 남쪽으로 가서 노자를 만나보
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南榮趎贏糧(남영주영량) : 남영주가 양식을 챙겨 짊어지고,
七日七夜至老子之所(칠일칠야지노자지소) : 칠일 밤낮이 걸려 노
자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그에게 말했다.
子自楚之所來乎(자자초지소래호) : “당신은 경상초가 있는 곳에
서 오지 않았습니까?”
南榮趎曰唯(남영주왈유) : 남영주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子何與人偕來之衆也(자하여인해래지중야) : “어째서 함께 온 사
람들이 그리도 많습니까?”
南榮趎懼然顧其後(남영주구연고기후) : 남영주는 놀라며 그의 뒤
를 돌아보았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子不知吾所謂乎(자부지오소위호) : “내 말뜻을 모르겠습니까?”
南榮趎俯而慙(남영주부이참) : 남영주는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
하다가
仰而歎曰(앙이탄왈) :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했다.
今者吾忘吾答(금자오망오답) : “지금 저는 대답할 말을 잊었습
니다.
因失吾問(인실오문) : 그래서 질문하려던 말도 잊었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何謂也(하위야) : “무슨 뜻입니까?”
南榮趎曰(남영주왈) : 남영주가 말했다.
不知乎(부지호) : “제가 알지 못한다면
人謂我朱愚(인위아주우) :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할 것이고,
知乎(지호) : 제가 많이 안다면
反愁我軀(반수아구) : 도리어 저 자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不仁則害人(불인칙해인) : 어질지 않으면 곧 남을 해치게 될 것
이고,
仁則反愁我身(인칙반수아신) : 어질면 도리어 저 자신을 괴롭히
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不義則傷彼(불의칙상피) : 의롭지 않으면 남에게 해를 가할 것이
고,
義則反愁我己(의칙반수아기) : 의롭고 보면 도리어 저 자신을 괴
롭히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我安逃此而可(아안도차이가) : 어떻게 해야 이런 처지를 면할 수
있겠습니까?
此三言者(차삼언자) : 이 세 가지가
趎之所患也(주지소환야) : 제가 걱정하는 문제입니다.
顧因楚而問之(고인초이문지) : 경상초의 소개로 선생님께 이것을
물으려고 왔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向吾見若眉睫之間(향오견약미첩지간) : “좀 전에 나는 당신의
두 눈썹 사이를 보고
吾因以得汝矣(오인이득여의) : 당신의 문제를 알았습니다.
今汝又言而信之(금여우언이신지) : 당신의 말을 듣고 나의 추측
이 확실한 것을 알았습니다.
若規規然若喪父母(약규규연약상부모) : 당신은 골똘히 앉아서 고
민하기를 자기 부모를 여읜 것처럼 하고,
揭竿而求諸海也(게간이구제해야) : 장대를 들고서 바다 깊이를
재려는 사람처럼 하고 있습니다.
女亡人哉(여망인재) : 당신은 자기 본성을 잃은 사람입니다.
惘惘乎(망망호) : 멍하니
汝欲反汝情性而無由入(여욕반여정성이무유입) : 당신은 당신의
성정으로 되돌아가려고 하지만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있으니,
可憐哉(가련재) : 참으로 안됐습니다.”
南榮趎請入就舍(남영주청입취사) : 남영주는 노자 밑에 머물기를
자청하여,
召其所好(소기소호) : 그가 좋다고 생각하는 도덕을 추구하고,
去其所惡(거기소악) :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버리
자
十日自愁(십일자수) : 열흘만에 근심이 멎었다.
復見老子(복견노자) : 그리고 나서 노자를 만나니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汝自酒濯(여자주탁) : “당신은 스스로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서
熟哉鬱鬱乎(숙재울울호) : 원숙한 기운이 서려 있는 듯하군요.
然而其中津津乎猶有惡也(연이기중진진호유유악야) : 그러나 아직
도 마음속에 얼마간의 악한 기운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夫外韄者不可繁而捉(부외획자불가번이착) : 밖의 일에 마음이 얽
매어 있는 자는 마음이 번거로워 자제를 할 수 없을 것이니,
將內揵(장내건) : 안으로 마음의 작용을 닫아야 합니다.
內韄者不可繆而捉(내획자불가무이착) : 자기 안의 마음에 얽매어
있는 사람은 생각이 뒤엉키어 자제를 할 수 없을 것이니,
將外揵(장외건) : 밖으로 보고 듣는 것을 닫아야 합니다.
外內韄者(외내획자) : 밖이나 안으로 얽매여 있는 자는
道德不能持(도덕불능지) : 도덕을 지닐 수 없을 것입니다.
而況放道而行者乎(이황방도이행자호) : 그러니 어찌 위대한 도를
따라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南榮趎曰(남영주왈) : 남영주가 말했다.
里人有病(리인유병) : “마을 사람이 병들어
里人問之(이인문지) : 다른 사람이 문병을 갔을 때,
病者能言其病(병자능언기병) : 앓고 있는 사람이 그의 병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면,
然其病病者(연기병병자) : 그의 병을 병으로 여기는 사람은
猶未病也(유미병야) : 아직 대단한 병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
다.
若趎之聞大道(약주지문대도) : 그런데 제가 선생님께 위대한 도
에 대해 듣는다는 것은,
譬猶飮藥以加病也(비유음약이가병야) : 마치 약을 먹음으로써 병
을 도지게 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趎願聞衛生之經而已矣(주원문위생지경이이의) : 저는 삶을 보양
하는 방법에 대해 듣고 싶을 따름입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衛生之經(위생지경) :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란
能抱一乎(능포일호) : 위대한 도 하나를 지니는 것이며,
能勿失乎(능물실호) : 자기 본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能無卜筮而知吉凶乎(능무복서이지길흉호) : 점치는 것에 의해 자
기의 길흉을 판단하려 들지 않아야 하고,
能止乎(능지호) : 자기 분수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能已乎(능이호) : 인위적인 행위를 그만둘 수 있어야 합니다.
能舍諸人而求諸己乎(능사제인이구제기호) : 남에 대한 관심을 버
리고 자기를 충실히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
能??然乎(능??연호) : 행동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能侗然乎(능동연호) : 마음은 거리낌이 없어야 하고,
能兒子乎(능아자호) : 아이처럼 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兒子終日嗥而嗌不嗄(아자종일호이익불사) : 아이는 하루 종일 울어
도 목이 쉬지 않는데,
和之至也(화지지야) : 그것은 자연과 지극히 조화되어 있기 때문
입니다.
終日握而手不掜(종일악이수불예) : 또 하루 종일 주먹을 쥐고 있
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데
共其德也(공기덕야) : 그것은 자연의 덕과 일치되어 있기 때문입
니다.
終日視而目不瞚(종일시이목불순) : 하루 종일 보면서도 눈을 깜빡
이지 않는데
偏不在外也(편불재외야) : 밖의 물건에 대해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行不知所之(행부지소지) : 길을 가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고,
居不知所爲(거부지소위) : 앉아 있어도 할 일을 알지 못합니다.
與物委蛇(여물위사) : 밖의 물건에 순응하고
而同其波(이동기파) : 자연의 물결에 자신을 맡깁니다.
是衛生之經已(시위생지경이) : 이것이 삶을 보양하는 방법입니다
.”
南榮趎曰(남영주왈) : 남영주가 말했다.
然則是至人之德已乎(연칙시지인지덕이호) : “그렇다면 이것이
지극한 사람의 덕이라는 것입니까?”
曰非也(왈비야) : 노자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是乃所謂氷解凍釋者(시내소위빙해동석자) : 이것이 바로 어름이
풀려 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은 상태를 얘기한 것이니
能乎(능호) : 가능한 것인저
夫至人者(부지인자) : 지인이란
相與交食乎地而交樂乎天(상여교식호지이교락호천) : 사람들과 더
불어 땅 위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자연을 함께 즐기는 사람입니다
.
不以人物利害相攖(불이인물리해상영) : 사람과 물건이나 이익과
피해 때문에 남과 다투지 않으며,
不相與爲怪(불상여위괴) : 남들에 비해 괴상한 짓을 하지도 않고
,
不相與爲謀(불상여위모) : 어떤 모의도 하지 않고,
不相與爲事(불상여위사) : 어떤 일도 이루려 들지 않습니다.
??然而往(??연이왕) : 자연스럽게 갔다가
侗然而來(동연이래) : 아무 거리낌없이 돌아옵니다.
是謂衛生之經已(시위위생지경이) : 이것을 삶을 보양하는 방법이
라고도 말합니다.”
曰然則是至乎(왈연칙시지호) : 남영주가 말하기를, “그러면 그
것으로 극치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曰未也(왈미야) : 노자가 말하기를, “아직 충분하지 못합니다.
吾固告汝曰(오고고여왈) : 내가 이미 당신에게 말하기를
能兒子乎(능아자호) : 아이와 같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兒子動不知所爲(아자동불지소위) : 아이란 움직이지만 자기가 하
는 일을 알지 못하고,
行不知所之(행부지소지) : 걷지만 자기가 가는 곳을 알지 못합니
다.
身若槁木之枝而心若死灰(신약고목지지이심약사회) : 몸은 마른
나무의 가지와 같고, 마음은 식은 재와 같습니다.
若是者(약시자) : 이런 사람에게는
禍亦不至(화역부지) : 재난도 닥칠 수 없고,
福亦不來(복역불래) : 행복도 찾아올 수 없습니다.
禍福無有(화복무유) : 재난도 행복도 있지 않은데
惡有人災也(악유인재야) : 어찌 사람의 재해가 있을 수 있겠습니
까?
3.
宇泰定者(우태정자) : 마음이 태연하고 안정되어 있는 사람은
發乎天光(발호천광) : 자연스러운 빛을 발한다.
發乎天光者(발호천광자) : 자연스러운 빛을 발하는 사람은
人見其人(인견기인) : 남들도 그를 사람으로 보고
物見其物(물견기물) : 물건도 그를 물건으로 본다.
人有修者(인유수자) : 마음이 닦인 사람은
乃今有恒(내금유항) : 언제나 일정한 덕을 지니고 있다.
有恒者(유항자) : 일정한 덕을 지닌 사람에게는
人舍之天助之(인사지천조지) : 사람들이 귀의하게 되고, 하늘이
그를 돕게 된다.
人之所舍(인지소사) : 사람들이 귀의하는 사람을
謂之天民(위지천민) : 천민(天民)이라고 한다.
天之所助(천지소조) : 하늘이 도와 주는 사람을
謂之天子(위지천자) : 천자(天子)라고 한다.
4.
學者(학자) : 학자란
學其所不能學也(학기소불능학야) : 그가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
려 한다.
行者(행자) : 일을 실행하는 사람은
行其所不能行也(행기소불능행야) : 그가 실행할 수 없는 것을 실
행하려 한다.
辯者(변자) : 이론가는
辯其所不能辯也(변기소불능변야) : 그가 이론으로 밝힐 수 없는
것들을 논하려 한다.
知止乎其所不能知(지지호기소불능지) : 그가 알 수 없는 경지에
처신할 줄 안다면
至矣(지의) : 그것이 지극한 앎인 것이다.
若有不卽是者(약유부즉시자) : 만약 이런 경지에 처신하지 못한
다면
天鈞敗之(천균패지) : 자연의 도를 무너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
5.
備物以將形(비물이장형) : 물건의 변화에 대비하여 형체를 기르
고,
藏不虞以生心(장불우이생심) : 물러나 잡된 생각을 하지 않아 자
기 마음을 살리며,
敬中以達彼(경중이달피) : 자기 속에 지닌 성정을 공경히 하여
밖의 변화에 통달해야 한다.
若是而萬惡至者(약시이만악지자) : 그렇게 해도 갖가지 악한 일
이 닥치는 것은
皆天也(개천야) : 모두가 천명일 뿐
而非人也(이비인야) : 사람 탓은 아니다.
不足以滑成(부족이활성) : 그러므로 그런 것으로 안정된 마음을
어지럽힐 것은 못 되며,
不可內於靈臺(불가내어영대) : 자기 마음속에 그 불행이 끼여들
게 해서는 안 된다.
靈臺者有持(영대자유지) : 마음에는 지탱하는 것이 있는데,
而不知其所持(이부지기소지) : 그것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므로
而不可持者也(이불가지자야) : 자기 자신이 지탱할 수는 없는 것
이다.
不見其誠己而發(불견기성기이발) : 자신의 마음을 정성 되게 하
기도 전에 행동을 한다면,
每發而不當(매발이부당) : 행동을 할 때마다 자연의 도에 어긋나
게 될 것이다.
業入而不舍(업입이불사) : 밖으로부터의 작용이 그의 마음에 끼
여들어 와도 그 작용을 버리지 않는다면
每更爲失(매갱위실) : 언제나 자기의 본연을 잃게 될 것이다.
爲不善乎顯明之中者(위불선호현명지중자) : 선하지 않은 짓을 여
러 사람들이 똑똑히 보는 가운데서 한다면
人得而誅之(인득이주지) : 사람들이 그를 잡아 벌할 것이다.
爲不善乎幽闇之中者(위불선호유암지중자) : 선하지 않은 행동을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데서 한다면
鬼得而誅之(귀득이주지) : 귀신이 그를 잡아 벌할 것이다.
明乎人(명호인) : 사람들에 대해 분명하고
明乎鬼者(명호귀자) : 귀신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된
然後能獨行(연후능독행) : 후에야 스스로 도에 알맞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券內者(권내자) : 자기 내부에 대해 충실한 사람은
行乎無名(행호무명) : 이름을 바라지 않는 실행을 할 것이고,
券外者(권외자) : 외부에 대해 추구하는 사람은
志乎期費(지호기비) : 재물에 대한 뜻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行乎無名者(행호무명자) : 무명을 실천하는 사람은
唯庸有光(유용유광) : 언제나 변함 없는 빛이 있을 것이다.
志乎期費者(지호기비자) : 재물을 추구하는 데 뜻을 둔 사람은
唯賈人也(유고인야) : 장사꾼과 같이 될 것이다.
人見其跂(인견기기) : 사람들은 그가 발돋움을 보고 있는데도
猶之魁然(유지괴연) : 자신은 혼자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與物窮者(여물궁자) : 물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하는 사람은
物入焉(물입언) : 물건이 그의 마음에 끼여들게 된다.
與物且者(여물차자) : 물건에 대해 구차한 사람은
其身之不能容(기신지불능용) : 자신도 용납할 수 없을 것인데
焉能容人(언능용인) : 어떻게 남을 용납할 수가 있겠는가?
不能容人者無親(불능용인자무친) : 남을 용납할 수 없는 자는 친
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無親者盡人(무친자진인) : 친한 사람이 없는 자는 남과 아무 관
계도 없게 될 것이다.
兵莫憯於志(병막참어지) : 아무리 예리한 무기도 뜻을 상하게 하
는 것보다는 심한 손상을 끼치지는 못한다.
鏌?爲下(막?위하) : 막야 같은 명검도 뜻을 손상시키기에는 무딘
것이다.
寇莫大於陰陽(구막대어음양) : 사람의 피해는 음양의 기에 의한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無所逃於天地之間(무소도어천지지간) : 하늘과 땅 사이에서는 그
재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非陰陽賊之(비음양적지) : 그러나 음양의 기 자체가 해치는 것이
아니라
心則使之也(심칙사지야) :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6.
道通(도통) : 도는 만물에 통하면서도
其分也成也(기분야성야) : 분별을 하기도 한다.
其成也毁也(기성야훼야) : 또한 이루어지는 것도 무너지는 것도
모두 도에 의해 행해진다.
所惡乎分者(소악호분자) : 다만 분별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其分也以備(기분야이비) : 분별함으로써 모든 것이 자기에게 갖
추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所以惡乎備者(소이악호비자) : 자기에게 갖추어지기를 바라는 것
이 나쁘다는 것은
其有以備(기유이비) : 밖에 존재하는 것이 자기에게만 모두 갖추
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故出而不反(고출이불반) : 그러므로 밖으로만 나가고 자기 본성
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見其鬼(견기귀) : 그는 죽어 귀신이 될 것이다.
出而得(출이득) : 밖으로만 나가고도 얻는 것이 있다면,
是謂得死(시위득사) : 바로 죽음을 얻을 것이다.
滅而有實(멸이유실) : 이미 그의 본성이 멸망되었다면 실제로 살
고 있어도
鬼之一也(귀지일야) : 이미 죽어 귀신이 되어 있는 것과 같다.
以有形者象無形者而定矣(이유형자상무형자이정의) : 형체가 있는
몸으로써 형체가 없는 도를 본받아야 안정되는 것이다.
出無本(출무본) : 만물이 태어나지만 그 근본은 없는 것이며,
入無竅(입무규) : 이승을 떠나는 것도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 것
이 아니다.
有實而無乎處(유실이무호처) : 존재하고는 있지만 차지할 장소는
무한하고,
有長而無乎本剽(유장이무호본표) : 영원히 존재하여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이다.
有所出而無竅者有實(유소출이무규자유실) : 태어나기는 하지만
들어갈 구멍이 없기 때문에 존재가 있는 것이다.
有實而無乎處者(유실이무호처자) : 존재는 하고 있지만 차지할
장소는 무한하다는 것은
宇也(우야) : 상하사방의 공간을 뜻한다.
有長而無本剽者(유장이무본표자) : 영원히 존재하며 시작과 끝이
없다는 것은
宙也(주야) : 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시간을 뜻한다.
有乎生(유호생) : 도는 삶에도 작용하고
有乎死(유호사) : 죽음에도 작용하며,
有乎出(유호출) : 생겨나는 데도 작용하고
有乎入(유호입) : 없어지는 데도 작용한다.
入出而無見其形(입출이무견기형) : 없어지고 생겨나게 하면서도
그 형체는 드러나지 않는데,
是謂天門(시위천문) : 이것을 천문(天門)이라 부른다.
天門者(천문자) : 천문이란
無有也(무유야) : 존재로서는 무(無)인 것이다.
萬物出乎無有(만물출호무유) : 만물은 존재가 무인 데서 생겨난
다.
有不能以有爲有(유불능이유위유) : 존재는 존재로부터 존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必出乎無有(필출호무유) : 반드시 존재가 무에서 생겨났다고 보
아야 한다.
而無有一無有(이무유일무유) : 그러나 존재가 무인 것은 한결같
이 존재가 무인 것이다.
聖人藏乎是(성인장호시) : 성인은 이 경지에 몸을 두고 있는 것
이다.
7.
古之人(고지인) : 옛사람 중에
其知有所至矣(기지유소지의) : 그의 지혜가 지극한 경지에 도달
했던 이가 있었다.
惡乎至(악호지) : 그의 경지는 어떠할까
有以爲未始有物者(유이위미시유물자) : 첫째로 처음부터 물건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至矣(지의) : 이는 지극하고
盡矣(진의) : 완전한 경지여서
弗可以加矣(불가이가의) : 여기에 더 보탤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其次以爲有物矣(기차이위유물의) : 그 다음으로는 물건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將以生爲喪也(장이생위상야) : 삶과 죽음을 같은 것으로 보고,
以死爲反也(이사위반야) : 죽음이란 되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是以分已(시이분이) : 그러나 이것은 이것과 저것의 분별이 이미
생긴 것이다.
其次曰始無有(기차왈시무유) : 그 다음이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
었는데
旣而有生(기이유생) : 뒤에 삶이 있게 되었고,
生俄而死(생아이사) : 삶도 곧 죽게 된다는 것이다.
以無有爲首(이무유위수) : 존재가 없는 것을 머리로 삼고,
以生爲體(이생위체) : 삶을 궁둥이로 몸으로 삼고
以死爲尻(이사위고) : 죽음을 궁둥이로 삼는 것이다.
孰知有無死生之一守者(숙지유무사생지일수자) : 있고 없는 것과
죽음과 삶이 한결같은 도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吾與之爲友(오여지위우) : 자기는 그 사람과 벗이 되겠다는 것이
다.
是三者雖異(시삼자수이) : 이 셋은 비록 차이는 있지만
公族也(공족야) : 같은 족속이라 할 수 있다.
昭景也(소경야) : 초나라 왕족인 소씨와 경씨는
著戴也(저대야) : 성이 다르고 사는 곳과
甲氏也(갑씨야) : 집안과
著封也(저봉야) : 봉해진 지명이
非一也(비일야) : 같지는 않다
有生?也(유생?야) : 생명이란 솥빝의 그을음에 불꽃이 붙는 것과
같은 것이다
披然曰移是(피연왈이시) : 어지러이 바람에 불리는 것을 옮겨감
이라 한다.
嘗言移是(상언이시) : 시험삼아 말해보면, 옮겨감이란
非所言也(비소언야) : 말할 것도 못되는 것이다.
雖然(수연) : 비록 그러하나
不可知者也(불가지자야) : 그러나 몰라서도 안 되는 것이다
臘者之有膍胲(랍자지유비해) : 납제에는 내장과 발톱까지 붙어 있
는 소를 제물로 쓰는데,
可散而不可散也(가산이불가산야) : 먹지 못할 것들을 떼어버릴
수도 있지만 떼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다.
觀室者周於寢廟(관실자주어침묘) : 집을 구경하는 사람은 정전과
조당을 두루 보았다 해도
又適其偃焉(우적기언언) : 그 집의 변소까지 가 보아야 집을 완
전히 구경한 것이 된다.
爲是擧移是(위시거이시) : 이 때문에 옮겨감에 대해서도 들어 논
하는 것이다.
請常言移是(청상언이시) : 옮겨감에 대해 다시 논하여 보면,
是以生爲本(시이생위본) : 그것은 자기 삶을 근본으로 삼고
以知爲師(이지위사) : 자기 지혜를 스승으로 모시기 때문에
因以乘是非(인이승시비) : 시비를 따지게 되고
果有名實(과유명실) : 결과적으로 명분과 내용이 있게 되는 것이
다.
因以己爲質(인이기위질) : 그래서 자기를 위주로 하여
使人以爲己節(사인이위기절) : 남들로 하여금 자기의 명분을 따
르게 하려 들게 되는 것이다.
因以死償節(인이사상절) : 그 때문에 죽음으로 명분을 보상하게
되는 것이다.
若然者(약연자) : 이런 사람은
以用爲知(이용위지) : 유용한 것을 슬기롭다 하고,
以不用爲愚(이불용위우) : 무용한 것은 어리석다고 한다.
以徹爲名(이철위명) : 뜻이 통하는 것을 명예롭다고 하고,
以窮爲辱(이궁위욕) : 궁지에 몰리는 것을 치욕이라 한다.
移是(이시) : 옮겨감이란
今之人也(금지인야) : 지금 사람들의 태도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
是蜩與學鳩同於同也(시조여학구동어동야) : 이것은 매미와 작은
비둘기가 큰 붕새를 비웃었던 것과 같은 일이다.
8.
蹍市人之足(전시인지족) : 시장에서 남의 발을 밟으면
則辭以放鷔(칙사이방오) : 잘못을 사과하지만,
兄則以嫗(형칙이구) : 친형의 발을 밟았다면 조금 만질 뿐이요
大親則已矣(대친칙이의) : 아주 친한 사람인 경우에는 아무런 표
시도 하지 않는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至禮有不人(지례유불인) : ‘지극한 예는 자기와 남의 구별을 인
정하지 않고,
至義不物(지의불물) : 지극한 의로움은 자신과 물건을 구분하지
않고,
至知不謀(지지불모) : 지극한 슬기는 꾀하는 일이 없고,
至仁無親(지인무친) : 지극한 어짊은 각별히 친한 이가 없고,
至信辟金(지신벽금) : 지극한 신의는 금전이 개입되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이다.
9.
徹志之勃(철지지발) : 뜻을 어지럽게 하는 것을 버리고
解心之謬(해심지류) : 마음의 속박을 풀고,
去德之累(거덕지루) : 덕을 해치는 것을 제거하고,
達道之塞(달도지색) : 도에 이름을 막는 물건을 치워버려야만 한
다.
貴富顯嚴名利六者(귀부현엄명리육자) : 귀해지고, 부유해지고,
저명해지고, 존경받고, 명예를 얻고, 이익을 얻는 여섯 가지는
勃志也(발지야) : 뜻을 어지럽게 하는 것이다.
容動色理氣意六者(용동색리기의육자) : 용모와 동작과 얼굴빛과
논리와 기분과 정의(情意) 이 여섯 가지는
謬心也(류심야) : 마음을 속박하는 것이다.
惡欲喜怒哀樂六者(악욕희노애락육자) : 악과 욕망과 기쁨과 노여
움과 슬픔과 즐거움 이 여섯 가지는
累德也(루덕야) : 덕을 해치는 것이다.
去就取如知能六者(거취취여지능육자) : 떠나는 것과 나가는 것과
취하는 것과 주는 것과 지혜와 능력 이 여섯 가지는
塞道也(색도야) : 도를 막는 것이다.
此四六者不盪胸中則正(차사육자불탕흉중칙정) : 이 네 종류의 여
섯 가지 것들이 가슴속을 어지럽히지 않으면 그 사람은 올바르게
될 것이다.
正則靜(정칙정) : 올바르게 되면 고요해지고,
靜則明(정칙명) : 고요해지면 분명해지고,
明則虛(명칙허) : 분명해지면 텅 비게 되고,
虛則無爲而無不爲也(허칙무위이무불위야) : 텅 비게 되면 무위하
면서도 자연의 생성변화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道者(도자) : 도란
德之欽也(덕지흠야) : 덕이 늘어선 것이다.
生者(생자) : 삶이란
德之光也(덕지광야) : 덕의 빛이다.
性者(성자) : 본성이란
生之質也(생지질야) : 삶의 바탕이다.
性之動(성지동) : 본성이 움직이는 것
謂之爲(위지위) : 이것을 행위라고 말하는데,
爲之僞(위지위) : 행위가 인위적이면
謂之失(위지실) : 이것을 본성을 잃은 것이라 한다.
知者(지자) : 앎이란
接也(접야) : 물건과의 접촉에서 생겨난다.
知者(지자) : 앎이란
謨也(모야) : 생각함으로써 이루어진다.
知者之所不知(지자지소불지) : 그러나 슬기로운 사람이 알지 못
하는 것이 있는 것은,
猶睨也(유예야) : 곁눈질로는 물건의 전체를 볼 수 없는 것과 같
은 것이다.
動以不得已之謂德(동이부득이지위덕) : 행동을 하되 자연을 따라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것을 덕이라 말한다.
動而非我之謂治(동이비아지위치) : 행동을 하되 자기의 본성을
잃는 일이 없는 것을 다스림이라 말한다.
名相反而實相順也(명상반이실상순야) : 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사
람의 본성과 반대가 되지만 실제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된다.
10.
羿工乎中微(예공호중미) : 명궁이었던 예는 작은 것을 정확히 맞
추기는 잘했지만,
而拙乎使人無己譽(이졸호사인무기예) : 사람들이 자기를 칭찬하
지 않게 하는 일은 잘 못했다.
聖人工乎天而拙乎人(성인공호천이졸호인) : 성인은 자연스러운
일은 잘하지만 인위적인 일은 잘하지 못한다.
夫工乎天而俍乎人者(부공호천이량호인자) : 자연스러운 일에도 뛰
어나고 인위적인 일에도 뛰어난 사람은
唯全人能之(유전인능지) : 오직 완전한 사람만이 가능하다.
唯蟲能蟲(유충능충) : 벌레들은 벌레 노릇에 능하여
唯蟲能天(유충능천) : 오직 벌레 노릇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가 있는 것이다.
全人惡天(전인악천) : 완전한 사람도 인위적인 자연을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而況吾天乎人乎(이황오천호인호) : 하물며 우리처럼 자연과 인위
적인 것을 엄연히 구별하는 자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11.
一雀適羿(일작적예) : 새 한 마리가 예에게로 날아가면
羿必得之(예필득지) : 예가 그 새를 쏘아 잡겠지만
威也(위야) : 어쩌다 실패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以天下爲之籠(이천하위지롱) : 그러나 천하를 새장으로 삼는다면
則雀無所逃(칙작무소도) : 새들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게 될
것이다.
是故湯以胞人籠伊尹(시고탕이포인롱이윤) : 그러므로 상나라 탕
임금은 이윤을 요리사라는 직분으로써 새장에 가두었고,
秦穆公以五羊之皮籠百里奚(진목공이오양지피롱백리해) : 진나라
목공은 다섯 장의 양가죽으로 백리해를 새장에 가두었던 것이다.
是故非以其所好籠之(시고비이기소호롱지) : 이와 같이 그가 좋아
하는 것으로 가두지 않고서는
而可得者(이가득자) : 새장에 가두어 넣을 수 있는 일이
無有也(무유야) : 전혀 있지 않았다
12.
介者侈畵(개자치화) : 발꿈치를 베인 사람이 옷치레를 하지 않는
것은
外非譽也(외비예야) : 세상의 비방과 칭찬을 돌아보지 않는 까닭
이요
胥靡登高而不懼(서미등고이불구) : 사형수가 높은 곳에 올라가
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遺死生也(유사생야) : 죽음과 삶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夫復謵不餽而忘人(부복습불궤이망인) : 대개 반복하여 공부함으로
써 마음속에 부끄러운 것이 없게 되면 사람에 대해 잊게 된다.
忘人(망인) : 사람에 대해서 잊게 되면
因以爲天人矣(인이위천인의) : 자연과 합치되는 천인(天人)이 되
는 것이다.
故敬之而不喜(고경지이불희) : 그러므로 그를 공경해도 기뻐하지
않고,
侮之而不怒者(모지이불로자) : 그를 모욕해도 성내지 않는 것은
唯同乎天和者爲然(유동호천화자위연) : 오직 하늘의 조화와 합치
된 사람만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出怒不怒(출로불로) : 성낼 경우를 당해도 성내지 않으면
則怒出於不怒矣(칙로출어불로의) : 성내지 않음으로 귀결되고 만
다.
出爲無爲(출위무위) : 행동함에 무위하면
則爲出於無爲矣(칙위출어무위의) : 행동은 무위로 귀결되고 만다
.
欲靜則平氣(욕정칙평기) : 고요하고 싶으면 마음을 평온히 지녀
야 한다.
欲神則順心(욕신칙순심) : 신명스러워지려면 마음에 순응해야 한
다.
有爲也欲當(유위야욕당) : 그의 행동이 합당하게 되고 싶으면
則緣於不得已(칙연어부득이) : 자연에 따라 부득이 하게 행동해
야 한다.
不得已之類(부득이지류) : 자연에 따라 부득이하게 행동하는 것
이
聖人之道(성인지도) : 성인의 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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