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초신응식 ▒

적(笛) -석초(石艸) 신응식(申應植) (1909~1975)-

천하한량 2007. 5. 1. 22:36
       
     적(笛)
                    -신석초-
  슬프다, 찬 달이여.
  연기 낀 서러벌의
  옛 하늘로 헛되이
  네 먼 꿈을 보내는가.
  아스라한 날과 달이
  흘러가고 또 와도
  네
  인간의 어지러운 풍파(風波)를 
  그치지는 못할넨가.
  어느 뛰어난 악공(樂工)이 있어
  널 불러 흥량한 소리를 내어
  창해에 담뿍 어린 구름을
  깨끗이 쓸진 못하는가.
  멸(滅)한 나라 옛 빈 터전에
  남은 찬 달과 연기
  오오. 애달픈 침묵의 
  저(笛)여.

신석초(申石艸, 1909 ~1975).

 

본명은 응식,
호는 유인(唯仁),석초(石艸).충남 서천 출생.경성제일고보 입학,
일본 법정대학 철학과 졸업. 1932년,유인이라는 이름으로
<문학창작의 고정화에 항(抗)하여>라는 평문을 썼으며, 1933년 이후
카프 회원으로 활약하다가 1933년 박영희와 함께 카프를 탈퇴.
그 후 <자오선>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 <석초시집>(1946),<바라춤>(1959),<폭풍의 노래>(1970),
<처용은 말한다>(1974),<수유동운(水踰洞韻)>(1974) 등과 이외에
그의 저작으로는 <발레리 연구>,<임어당산고>등 에세이 다수와
<석초집>,<자하시집>,<시전> 등의 번역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