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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첫 번째 사망원인은 암(10만명당 암 사망자 134.5명)이었고 암 가운데에선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10만명당 28.4명)이 가장 높았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한 사망률 증가 비율도 폐암이 가장 높다. 위암이 발생비율은 높지만 내시경 검사로 조기에 발견되므로 생존 가능성이 높은 반면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내시경 검사가 일반화돼 있지 않아서 보통 3∼4기의 말기에 가서야 발견되고 치료도 어렵기 때문이다.
폐암의 초기에는 아예 증세가 없거나 기침, 가래, 피가 섞인 가래,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폐암만의 특징적 증상이 아니고 일반 호흡기 질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세이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체중이 줄고 쉰 목소리가 나며 호흡이 곤란한 증세가 나타나면 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관지 벽에 생긴 암이 자라면 기관지가 좁아져 숨을 쉬는 데 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아주 막혀 공기가 안 통하는 무기폐(無氣肺)라는 상태가 된다. 반면 암이 폐의 말단 부위에 생기면 암이 말기로 진행되기 전에는 이런 증상조차도 나타나지 않는다.
▲ 그림·박상철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암세포의 형태에 따라 병의 진행양상과 치료방법이 크게 다르다. 암세포가 작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환자의 약 80~85%에서 발생하며 다시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으로 나뉜다. 암세포의 모양이 편평한 편평상피암은 주로 폐 중심부에서 발견되며 남자에서 흔하고 흡연과 관련이 깊다.
이와 달리 암세포에서 점액을 분비하는 선암은 폐의 말초 부위에서 잘 발생하고 여성이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서도 발생한다. 암세포의 크기가 가장 큰 대세포암은 폐암의 4~10%를 차지하며 빠르게 증식·전이되는 경향이 있어 다른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악성에 속한다.
암세포의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은 폐암의 약 15~25%를 차지한다. 폐 조직 곳곳으로 얇게 퍼져나가 일종의 게릴라성 암으로 불린다. 대체로 악성이어서 다른 장기로도 잘 전이된다.
폐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림프절이나 혈액순환을 통해 전이를 일으켜 가슴속이나 목의 임파선으로 퍼진다. 늑막으로 전이되면 늑막염 증세가 나타나 가슴에 고인 물을 뽑아 보면 붉게 피가 섞여 있을 때가 흔히 있다. 그 밖에 뇌·뼈·간에도 전이를 일으킨다.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았는데도 손 끝이 북채 모양으로 둥글고 굵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소세포폐암이 덩어리를 이루며 자라는 데 반해 소세포폐암은 폐조직에 얇게 퍼져 있으므로 수술로는 제거하기 힘들고 화학요법을 써야 한다. 반대로 비소세포폐암은 화학요법이 잘 듣지 않는다. 암세포가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퍼져 나가지 않았고 폐기능 장애나 당뇨가 없으면 수술을 통해 암조직을 잘라내는 치료법을 쓴다. 폐암 중 30~40%가 절제가 가능하고 절제한 경우 5년 생존율이 20~30%이다.
폐암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므로 금연을 하지 않고 폐암을 피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계몽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 외에는 환경적 요인(공해, 간접흡연), 직업적 요인(비소, 석면, 크롬), 방사성 동위원소(우라늄, 라돈), 가족력 등의 유전적 요인이 폐암에 영향을 준다. 흡연은 다른 발암물질과 상승작용을 한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40세 이상의 성인으로 담배를 피우거나 장기간 호흡기 질환 증세(기침이 나고 가래가 많아졌거나 가래에 피가 섞이거나 감기 증세가 오래 지속될 때)가 있는 사람은 폐암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해야 한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흉부X-선 촬영, 흉부CT(전산화단층촬영), 가래 검사, 기관지 내시경 검사, 미세한 침을 찔러서 세포를 채취해 검사하는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통해 폐암 여부와 진행 정도를 판단한다.
박준동 주간조선 기자 jdpark@chosun.com
- [질병탐구(35)] 폐암
- 암 사망률 1위 폐암… 주요 원인은 흡연
고운숨결내과 진성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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