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뚤어진 치아를 교정하려는 동기는 대체로 외모 때문이지만 치아의 모양은 건강과 직결된다. 이가 비뚤어진 채로 평생을 지내면 그 영향이 누적돼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 그림·박상철
비뚤어진 치아가 불러오는 대표적인 구강질환은 충치와 치주염이다. 치아가 비뚤어져 있거나 다른 치아와 겹쳐있는 경우에는 칫솔질이 어렵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비뚤어진 치아 사이를 세심하게 칫솔질 하기 힘들다. 따라서 음식찌꺼기가 치아 사이에 끼기 쉬워 충치나 치주염이 생긴다. 또 돌출된 치아는 외부충격으로 부러지기 쉽다. 만 12세 이전의 치아 부정교합 어린이 가운데 20%가 이런 외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부정교합은 음식을 씹어 삼키는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아이들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대로 씹지 못하면 음식물 섭취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치열이 불규칙해 한쪽으로만 씹게 되면 한쪽 턱 근육만 발달하게 되므로 얼굴 좌우의 균형이 무너진다. 씹는 능력이 떨어지면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들게 돼 뇌 기능이 떨어지게 되므로 지능발달에 악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보다 비뚤어진 치아는 아이들 정서에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비뚤어진 치아는 외모 콤플렉스를 갖게 만들고 이 사이로 바람이 새는 등 정확한 발음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비뚤어진 치아가 보일까봐 잘 웃지도 않게 된다. 결국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 되기 십상이다. 어떤 경우는 반대의 극단으로 흘러 공격적인 성향이 되기도 한다.
부정교합이란 치열(齒列)이 나빠서 상하의 치아교합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덧니, 뻐드렁니, 옹니 등 치아가 비뚤어지게 나거나 주걱턱, 위턱의 돌출, 왜소한 턱, 아래 앞니가 입천장에 닿는 경우, 윗니와 아랫니가 닿지 않는 경우 등 턱의 크기와 모양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통틀어 말한다.
평소에 부모들이 부정교합이 생기는 이유를 알고 아이의 치아 건강에 신경을 쓰면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유치와 영구치의 교체기에 관리가 소홀하면 치아가 비뚤어질 수 있다. 유치에 충치가 생겨 너무 일찍 빼게 되면 영구치가 늦게 나와 옆의 치아가 빈 공간을 채우게 되므로 새로 날 영구치의 치아 배열이 비뚤어진다. 만약 정상보다 일찍 유치를 뽑게 된 경우에는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유지해주는 ‘간격 유지장치’를 장착해 주는 것이 좋다.
유아기나 청소년기에 손가락 빨기, 입으로 숨쉬기, 혀 내밀기나 입술 깨물기 등의 습관은 바른 치열을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 또 손으로 턱을 괴거나 한쪽으로 엎드려 자는 아이의 버릇 역시 고쳐야 한다. 한쪽 치아에 힘을 실어 치열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축농증으로 코가 막혀 입을 벌려 호흡을 계속하는 경우에도 위 아래 앞니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치아배열이 무너진다.
아이들은 잇몸 뼈가 무르기 때문에 음식도 치열에 영향을 준다.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씹는 과정에서 치아에 무리가 간다. 그렇다고 무른 음식만 먹게 되면 씹는 힘이 약해져 턱뼈 발달이 더뎌질 수 있다.
치아나 턱을 다치기 쉬운 인라인스케이트 같은 운동을 할 때는 마우스피스를 끼는 게 좋다. 마우스피스는 치과에서 구강구조에 맞게 맞출 수 있다. 사고로 치아나 턱을 다쳤을 때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 치아가 비뚤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치아는 단단한 뼈에 박혀 있는 것 같지만 매우 유동적이다. 치아가 자라면서 비뚤어진다는 것은 반대로 정상적인 자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치아가 한쪽으로 힘을 받으면 치아를 받치고 있는 뼈의 한쪽은 점점 줄고 반대쪽은 점차 커져서 치아가 이동한다. 치아에 지속적인 힘을 줘 교정하는데, 기간은 보통 2~3년 걸린다. 각각의 치아에 브라켓(bracket)이라는 고정장치를 접착제로 붙이고 여기에 복원력이 있는 철사를 잇달아 연결해 치아에 힘을 주어 서서히 이동시킨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브라켓은 금속이지만 플라스틱과 비슷한 재질의 레진을 써 눈에 잘 안 띄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레진은 시간이 지나면 변색되기 쉬우므로 변색이 안 되는 세라믹 브라켓을 쓰기도 한다.
아예 치아의 안쪽에 부착하는 설측 교정장치를 쓰면 외관상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식사를 하거나 발음할 때 혀에 상처가 생기기 쉽고 다른 교정 장치에 비해 교정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임의로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교정장치도 있는데 환자의 의지에 따라 효과가 결정되고 정확하게 치아를 이동시킬 수 없다. 때문에 어린이의 치아가 비뚤어지는 것을 막는 예방교정에만 주로 사용한다.
박준동 주간조선 기자 jdpark@chosun.com
- [질병탐구(33)] 치아 부정교합
- 영구치 나올 때 관리 소홀하면 치아 비뚤어져
인터뷰 | 하버디안치과 한부석 교정과 원장
인터뷰 | 하버디안치과 한부석 교정과 원장
'▒ 건강자료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병탐구(35)] 폐암 (0) | 2007.04.06 |
---|---|
[질병탐구(34)] 주름 (0) | 2007.04.06 |
[질병탐구(32)] 골다공증 (0) | 2007.04.06 |
[질병탐구(31)] 불임 (0) | 2007.04.06 |
[질병탐구(30)] 무릎 연골판·연골 손상 (0) | 2007.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