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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탐구(31)] 불임

천하한량 2007. 4. 6. 01:12
[질병탐구(31)] 불임
불임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늦은 결혼
인터뷰 | 삼성미래산부인과 허걸 원장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젊은이들이 출산을 기피하여 저출산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임신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불임증 환자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02년 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여성 연령이 15~39세인 부부 중 13.5%가 불임이다. 즉 8쌍 중 1쌍인 약 63만5000쌍이 불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 연령을 45세까지 연장하면 불임부부는 140만쌍까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불임의 원인은 여성 요인이 50%, 남성 요인이 30%, 원인 불명도 20% 정도이다. 남성불임의 원인은 정자가 고환에서 생성되지 않거나 정자는 생성되나 통로가 막혀 배출이 되지 않는 무정자증이 대표적이다. 또 정자가 있다고 해도 그 수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활동성이 떨어질 때, 모양이 기형일 때도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의 선천적인 이상, 고환의 정맥이 굵어지는 병인 정계정맥류 등도 불임의 원인이 된다. 또 성병이나 결핵 등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불임이 될 수 있다.

여성불임의 원인은 남성보다 훨씬 복잡하다. 원인의 30% 정도는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고 생리가 불규칙한 배란장애이며, 30% 정도는 난관(나팔관)이 막히거나 골반 내의 복막(腹膜)에 붙어 배란된 난자가 나팔관으로의 진입이 어려운 경우이다. 배란기에 자궁 입구 점액 분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5% 정도 된다. 이 외에 자궁의 해부학적 이상이나 염색체 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진단복강경검사를 포함한 모든 불임검사를 했는데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20% 이상 된다.

남녀 공통으로 비만과 흡연은 불임의 요인이 된다. 문란한 성생활도 불임을 낳는다. 가장 흔한 성병인 클라미디아 감염이나 매독·임질 등으로 인해 난관이나 남성 정관에 염증이 생겨 불임이 될 수 있다.

과다한 스트레스나 음주, 약물 과다복용, 현대 사회의 심각한 환경오염도 가임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남성들은 꽉 끼는 바지를 즐겨 입으면 정자 수가 감소한다거나 컴퓨터 작업을 오래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임신율이 떨어진다든가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의 정자 수가 감소해 생식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여성의 늦은 결혼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결혼이 점차 늦어지고 경제적 여유를 갖춘 뒤에야 아기를 갖겠다는 부부가 많아졌다. 불임 비율을 보면 15~24세의 여성에서는 4%에 불과한 것이 25~34세에서는 13%, 35~40세에서는 30%로 증가한다. 우리나라 불임환자가 채 10년이 되기 전에 2배로 증가한 데는 늦은 임신과 출산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