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허에게 희증하다[戲贈晩虛] 병서(竝序) |
만허가 쌍계사 육조탑(六祖塔) 아래 주거하는데 차를 만드는 솜씨가 절묘하였다. 그 차를 가지고 와서 맛보이는데 비록 용정(龍井)의 두강(頭綱)으로도 더할 수 없으니 향적두(香積廚) 중에는 아마도 이러한 무상의 묘미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찻종 한 벌을 주어 그로 하여금 육조탑 앞에 차를 공양하게 하고 아울러 석난산(錫蘭山)에 있는 여래금신(如來金身) 진상이 육조의 금신과 서로 같다는 걸 말해 주었으니 열반경(涅槃經)의 일 여덟 가지 엉키고 얽힌 갈등 같은 것을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근자에 어떤 맹사(盲師)가 있어 쌍부(雙跗)의 일만을 견지하며 심지어는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큰 웃음이 터져 차를 내뿜고 말았다. 이것을 사(師)가 또 목격하고 갔다. 승련노인(勝蓮老人) 기별(記莂)
열반이라 마설로 여년을 다 보내니 / 涅槃魔說送驢年
다만 스님에겐 눈 바른 선이 귀해 / 只貴於師眼正禪
차 일에다 아울러 학의 일을 참하노니 / 茶事更兼叅學事
마시거든 둥그런 저 탑광을 마셔다오 / 勸人人喫塔光圓
[주D-001]기별(記莂) : 불가(佛家)의 용어임.
[주D-002]여년 : 한없이 사는 것. 십이간지(十二干支)에 나귀 해는 없으므로 비유하여 한 말임. 《전등록(傳燈錄)》에 "鑽他古紙 驢年出得" 이라 하였음.
[주D-002]여년 : 한없이 사는 것. 십이간지(十二干支)에 나귀 해는 없으므로 비유하여 한 말임. 《전등록(傳燈錄)》에 "鑽他古紙 驢年出得" 이라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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