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무료하여 군경의 영석루 제십을 읽다가 거듭 차운하여 기증하다[雨中無聊 讀君京領石樓諸什 重次寄贈] |
띠집에 쏟아지는 진종일 비는 / 盡日茆堂雨
뜨락물이 완연히도 출렁이는 샘 / 庭水宛泉漪
갑자기 생각나네 산중의 저녁 / 忽憶山中夕
막대 짚고 푸른 시내 비탈을 돌리 / 扶杖綠澗厓
신선님네 물려준 붉은 전자는 / 仙人遺丹篆
운애가 얽히어라 남은 생각에 / 雲靄紆餘思
자네 시는 진원을 거슬러가니 / 君詩溯眞源
천기를 어느 뉘가 따를까부냐 / 天機不可追
가소롭다 악착한 저 무리들은 / 笑彼齷齪輩
대아의 높은 자세 어찌 알쏜가 / 那識大雅姿
옛 기록에 감춰진 예로운 봄이 / 古錄藏古春
허파에 스며스며 눈썹에 피네 / 沁肺發之眉
천화란 물이 들지 않는 거라서 / 天華本不染
부질없이 묵자의 실이 가여워 / 空憐黑子絲
여보소 뒷사람을 건네기 위해 / 願君度後人
나룻배로 자비를 베풀어다오 / 津筏施慈悲
[주D-001]묵자의 실 : 《안씨가훈(顔氏家訓)》 모현(慕賢)에 "묵자가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서 탄식하며 '파랑색을 물들이면 파랗게 되고 노랑색을 물들이면 노랗게 되니 물드는 것이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했다."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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