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玄詩批 |
뱀 그리는 것도 벌써 틀려먹었거늘 무얼하러 다리까지 그리려는가 ? 그대에게 묻는다. 마음 얼굴이 어떻한고 ? 분 냄새는 가득하나 미인은 없다. 마음을 뉘라서 주고받고 하는가 ? 이 병신아 衣鉢을 주고 받고 하는 것이 마음 얼굴인줄 아는가 ? 설산 깊은 골 그윽한 난초여 향기가 좋다마는 누가 냄새를 맞을건가 ? 뒤 집고 엎어 놔도 꽃은 피고 핀 꽃은 보는 놈과 상관 없다. 다이야몬드가 눈 부시지만 눈에 들어가면 병 난다. 때린 데 또 때리고 맞은데 또 맞을래. 알았다 알았다 하더니 안 것 하나 없고 모른다고 하면서 정말 모르면, 아직 상대할 사람 못 된다. 하지 않아야 될 행동을 양해 구해 하는 것은 한 두 번으로 족하지만 반복되는 양해는 그 사람의 인격이라 천민을 면키 어렵다. 큰 道의 실체는 너그러워서 어려울 것도 쉬울 것도 없건 마는 옹졸한 것들은 의심 때문이라 성급히 굴수록 도리어 멀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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