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곡의 시에,
“허물어진 옛 성에서 비에 막히니 마음이 답답하고,
가려하나 갈 수 없어 공연히 서성거리네.
군수는 백성 생각에 밥 먹을 겨를도 없다 하니,
지나는 길손이 어지러이 간여함을 감당하기 어려우리.
하물며 지난해에는 서리가 일찍 내려,
가을 곡식이 이슬 맛도 못 보았다 하네.
조용히 읊조리느라 해 지는 줄도 몰랐는데,
발에 뿌리는 비바람이 봄추위를 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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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밝아 맑은 이슬이 빈뜰에 반짝이네 설장수(?長壽)의 시에,
“계공(季公)의 고향이 신안(新安)에 이웃했는데,
가정(稼亭)[이곡(李穀)]의 기상은 아직 꿋꿋하구나.
지금까지 50년 전의 일인데,
웅장한 문장과 어려운 운자를 뉘라서 간여하리.
내 와서 읊조리며 옛일을 생각하노라니,
달이 밝아 맑은 이슬이 빈뜰에 반짝이네.
고금의 재주와 힘이 멀리 미치기 어려운데,
푸르고 푸른 만 리 옛 하늘 바람이 차기도 하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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