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다는 것은
반쯤은 나를 포기해야 하는 일인 것을,
그래서
나머지 반의 의지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처절한 일인 것을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또
한 사람만을 마음에 담아 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 것을,
그래서 그것 때문에
평생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나약하고 처절한 몸짓 속에서도
돌 틈을 비집고 나오는 풀처럼
정녕 반짝이는 눈빛이 하나 있음을,
또
그 눈빛 하나가
기다림과 그리움의 전부를 주고도
아깝지 않은 것임을,
그래서
한 사람을 가슴에 넣어 둔다는 것이
무모한 일인 것만은 아닌 것임을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