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정보 ▒

국경 봉쇄 풀려도 여행 안가"..유럽관광 재앙 온다

천하한량 2020. 4. 30. 13:45

국경 봉쇄 풀려도 여행 안가"..유럽관광 재앙 온다

임소연 기자 입력 2020.04.30. 08:35 https://news.v.daum.net/v/20200430083536214
그리스/사진=AFP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이 부분적이나마 속속 경제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이동이 조금씩 자유로워지면 관광업이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 또는 지역이 침체를 벗어날지도 관심사다.

한마디로 말해 파리 에펠탑이나 개선문, 니스 해변, 독일 베를린 장벽, 영국 빅벤.런던 브릿지, 이탈리아 로마 콜롯세움, 베니스 등에 관광객은 돌아올 수 있을까.

28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는 올해 휴가철 많은 유럽인들이 국경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연합(EU) 관광산업이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관광객이 상당기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은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에도 불구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달부터 각 국경을 통제해왔다. 지난달 17일부터는 한 달간 EU 이외 지역에서의 입국도 금지했다.

그런데 최근 각국 내에서 시행 중이던 봉쇄령이 차츰 완화하면서 회원국 간 이동 통제도 풀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EU 27개국 내무장관들은 화상회의를 열어 현재 내부 국경 통제 조치를 완화 건을 논의했다.다보르 보지노비치 크로아티아 내무장관은 "EU 내외부 국경 개방은 매우 신중하게 논의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새로운 감염 물결을 막아야 한다는 데 우리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사진=AFP


문제는 국경 통제가 모두 풀리더라도 국외 여행이 기존 수준을 회복하긴 힘들 거란 점이다. 토마스 바라이스 독일 관광부장관은 "여행을 위해 국경을 언제 다시 열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열린다고 해도 "독일 관광객들이 여름에 스페인이나 그리스를 여행 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는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엔 재앙이다. 유럽 여행업계는 올해 패키지 여행 예약이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광업이 GDP의 20~25%를 차지하는 그리스나 몰타 등은 나라 경제 전체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과 독일에서도 관광업이 매년 1500~2400억 유로를 창출한다. 이 관광수입이 대폭 줄어들면 각국이 지금 '셧다운'한 경제를 재개하더라도 전망은 어두워진다.

크로아티아 해변/사진=AFP

카리 첼리 크로아티아 관광부장관은 이날 "유럽의 연대가 전염병에도 불구 여름철 북유럽인들을 남쪽으로 여행할 수 있게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업 재건을 위해 공동의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관광객과 여행사에 '코로나19 건강 여권'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 지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줄리아 파루기아 포르텔리 몰타 관광부장관도 "호텔과 레스토랑, 비행기와 해변 등에서의 보건 관리를 위한 EU 표준 지침을 만드는 데 동의한다"며 "위험성이 있는 건 맞지만 그 위험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선 나라도 있다. 세바스티안 쿠르즈 오스트리아 총리는 올해 여름 방학을 자국에서 보내라며 홍보했다. 그리스는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한 관광객들을 특별 비행기를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휴양지로 실어나르겠다고 했다. 벨기에도 주요 대도시가 아닌 지역 관광을 광고하고 있다.

그리스/사진=AFP

하지만 이날 EU 내무장관 회의에서는 명확한 국경 개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을 위한 방역·보건 지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의견이 제각각이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일단 각국 내 이동제한령이 모두 해제되고 그 다음 인접국 간 여행, 마지막으로 유럽 전역으로의 항공 이동 순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연합(UN) 산하 세계관광기구(WT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지역 96%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접근이 불가능하다.

주랍 폴로리카쉬빌리 UNWTO 사무총장은 "이 위기는 우리에게 국경을 넘는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말만으로 수백만 개의 관광분야 일자리를 구할 순 없다. 재건을 위한 공동의 관광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