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우리 몸은 어느 곳에서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외부충격으로 인해 상처가 생겨 피가 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바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하는 코피가 그렇다. 코는 다른 신체부위와 달리 다치지 않았을 때도 많은 양의 피가 난다. 왜 코에서만 유독 피가 빈번히 나는 것일까.
■코피, 왜 발생할까?
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혈은 코피가 대표적이다. 코는 외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인체의 첫 관문으로 하루에도 많은 양의 공기가 코 점막을 통과한다. 이때 인체 바깥 공기는 호흡기 내부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차갑고 건조하므로 코점막의 점액양이 부족해지면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섬모활동(이물질을 걸러내는 활동)이 감소돼 딱지와 균열이 생기며 작은 혈관들이 노출돼 코피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 심해지고 알레르기를 비롯한 비염이 있거나 비중격(코 사이 막)이 휘는 등 구조적으로 이상이 있을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점액양이 적어지면서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므로 코피의 발생빈도가 높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역시 몸의 분비기능을 떨어뜨려 콧속의 건조함을 유발, 코피를 일으킬 수 있다.
콧속에서 가장 흔히 출혈이 일어나는 부위는 양쪽 비강 사이에 위치한 비 ‘키셀바하(Kiesselbach)’ 라는 부위다. 이곳은 콧속으로 들어오는 여러 혈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대개 코끝에서 1~1.5cm 이내에 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면서 이 부위에 상처를 입히면 반복적으로 코피가 발생할 수 있다.
산모들은 엽산(Folic Acid) 감소, 간질환, 혈액투석환자는 혈액응고장애로 인해 코피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아스피린, 항응고제(와파린, 헤파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등의 약물도 코피와 연관이 있으므로 복용하는 약도 잘 살펴야한다. 고혈압은 코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코피가 발생했을 때 출혈 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코피, 발생위치에 따라 다르다?
코피는 크게 출혈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전방 출혈’과 ‘후방 출혈’로 나뉜다. 코피의 90% 이상은 코의 앞부분 혈관이 노출돼 생기는 전방 출혈이다. 전방 출혈은 건조한 날씨와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비중격 만곡(코 사이 막이 휘는 것),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후방 출혈은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출혈 부위는 하비갑개(아랫 콧살) 후상부에 있는 우드러프 혈관 얼기인 경우가 많다.
전방출혈은 발생했을 때 고개를 앞으로 숙여 목뒤로 피가 넘어가지 않게 하고 코 앞쪽 연골 부분을 전체적으로 감싸면서 양쪽 콧볼을 지그시 압박하면 쉽게 지혈할 수 있다. 반면 후방 출혈은 효과적인 압박에도 쉽게 지혈하기 힘든 위치에 있으므로 과다 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한다.
■코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코피가 자주 발생하는 사람들은 가습기 등을 활용해 주변 공기 습도를 55% 정도로 적절히 조절해야한다. 코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더욱 효과적이다. 생리식염수나 동등한 염도를 가진 소금물을 사용해 자기 전과 아침에 일어난 후 코를 부드럽게 세척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수돗물이나 정수된 물 같이 소금기가 없는 물은 적합하지 않다. 콧속 건조감이 심할 때는 코 안에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평소 코피가 자주 발생하거나 양이 많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한다”며 “특히 동맥경화증이 있는 60세 이상의 고령환자에서 코피가 쉽게 지혈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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