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서해안 지역에는 전국 석탄 화력발전 시설의 절반이 몰려 있습니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만도 연간 9만 4천 톤, 주민들은 연기만 봐도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미터 높이의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 나옵니다.
하늘을 뒤덮은 연기는 바람을 타고 태안 전역으로 퍼져 나갑니다.
연기 속에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같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이 섞여 있습니다.
주민들은 밤낮으로 배출되는 연기만 봐도 불안합니다.
[임민순/태안 주민 : 아예 쳐다보지 않죠. 쳐다봐야 마음 상하니까.]
보령의 석탄 화력 발전소 근처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굴뚝 연기뿐 아니라 건물 밖에 쌓아둔 수십만 톤의 유연탄 가루까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갑니다.
차 유리창이나 집 창틀에는 늘 까만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김성태/보령 주민 : 보시면 빨래 넌 집이 없을 거예요. 다 안에 있거든요. 흰옷 같은 경우는 진짜 새까매지거든요.]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2km 가량 떨어져 있는 마을입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얼마나 되는지 직접 재 보겠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수준'인 60 마이크로그램 가량 측정됩니다.
석탄 화력발전시설은 전국에 57기가 있는데 절반이 넘는 29기가 충남 서해안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만도 연간 9만 4천여 톤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발전시설의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부과금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현실적인 대책으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이 나온 지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개선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계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이용식 기자ys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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