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9.11도 적중.."트럼프발 파시즘이 美국력쇠퇴 전조"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소련 해체를 예언한 학자 요한 갈퉁(86) 교수가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재임기에 초강대국 지위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갈퉁 교수는 최근 과학 기술 매체인 '머더보드'(Motherboard)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선출이 미국의 쇠퇴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퉁 교수는 2009년 발간한 '미국 제국의 몰락과 그 후?'(The fall of American Empire-and then what?)라는 저서에서 미국 국력 쇠퇴의 전조로 파시즘 발호를 꼽았다.
그는 ▲국제사회에 엄청난 폭력을 행사할 역량 ▲가장 완벽한 국가라고 자부하는 예외주의 시각 ▲선과 악의 결전이 다가온다는 믿음 ▲악과 싸울 선한 전투를 이끌 강력한 국가가 있다는 맹신 ▲강력한 지도자를 향한 숭배가 갖춰질 때 파시즘이 발현할 것이라고 봤다.
갈퉁 교수는 파시즘을 부르는 이 같은 현상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수면으로 나타난 뒤 트럼프 대통령 재임 때 현실화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이 같은 파시즘은 세계 강대국으로서 힘을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데 대한 강한 반발로서 미국 몰락의 조짐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갈퉁 교수는 ▲과잉생산과 실업 등의 경제 모순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 갈등으로 생긴 모순 ▲미국, 유엔, 유럽연합(EU) 사이의 역할 갈등으로 생긴 정치적 모순 등으로 미국의 정치력이 세계적으로, 내부적으로 모두 위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퉁 교수는 특히 "주변국 엘리트들이 중심국가인 미국을 위한 전쟁에 나서지 않으려고 할 때 미국의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나토 해체를 용인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의 태도를 '미국 제국' 몰락의 신호로 읽었다.
갈퉁 교수는 미국 제국의 몰락이 소련의 붕괴처럼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공화국 미국'이 다시 살아날 기회는 아직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역동성, 자유와 진보를 옹호하는 전통, 생산성과 창조성, 코스모폴리탄 전통 등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모욕했던 이들을 향해 진심에서 깊이 사과하고 미국 개입 정책을 전향해 더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의 공약처럼 위대한 미국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출신인 갈퉁 교수는 신좌파 이론가이자 국제 평화학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옛 소련의 몰락, 천안문 사태의 발생, 9·11 테러 발발 등을 학술적으로 예측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와이대 교수인 그는 평화 구축과 분쟁 해결 등을 연구해왔고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다.
갈퉁 교수는 역사상 10개 제국의 흥망 요인을 비교 분석한 모델을 근거로 1980년에 당시 소련이 10년 이내에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1996년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이 다른 제국처럼 쇠퇴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2009년 저서에서는 미국 붕괴 시점을 2020년 이내라고 못 박으며 붕괴 직전에 파시즘의 반발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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