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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수능 응시자 2.5만명 감소, 문닫는 대학 쏟아질 것"

천하한량 2016. 12. 2. 15:24

학회, '저출산, 현상과 대안 학술대회' 개최.."10년간 100조 저출산에 쏟고도 정책효과 적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미래학회, '저출산, 현상과 대안 학술대회' 개최..."10년간 100조 저출산에 쏟고도 정책효과 적어"]

이강호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이 2일 서울 종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열린 미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정부가 10년동안 100조원 가까운 예산을 저출산 극복 대책에 쏟았는데, 정책 효과는 크지 않았다."(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막대한 예산과 정책적 노력에도 출산율이 제자리 걸음이다, 저출산 원인 진단과 정책 방향이 아쉽다."(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 박사)

"학생수가 줄어 학교가 문을 닫는 등 저출산 문제가 우리 눈 앞에 다가왔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시스템이 개편돼야한다."(이강호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우리나라 미래 정책과 비전을 연구하는 미래학회가 2일 서울 종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개최한 '미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저출산, 현상과 대안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저출산에 대한 인식이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가장 시급한 아젠다로 떠오른 상황에서 기존 정책 마인드로는 해결이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저출산 문제가 경제·국방·정치·교육·복지·문화 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거와 다른 실질적인 대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용석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저출산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평면적이었고, 정책은 단순히 병렬적으로 나열했을 뿐이다"며 "가임 여성인구 감소를 비롯해 그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등 인구·사회 구조적인 분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백화점식 정책 나열로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없었다는 것인데, 저출산과 관련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 중복 정책으로 돈만 썼을 뿐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8명이었는데, 올해 1.24명으로 소폭 올랐을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일관성 없고, 단기적 효과에 치중한 정책 탓에 인구정책의 밑그림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위원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도 발상의 전환과 시스템 전반에 걸친 대폭적인 변혁이 이뤄져야한다"며 "인구감소와 고령사회의 도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 박사가 2일 서울 종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열린 미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우천식 박사는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데, 연령 기준을 늘리는 등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우 박사는 "현재 생산가능인구가 15~65세인데, 70세로 늘리면 인구구조 변화가 생겨 저출산 문제에 대한 골든타임을 10년 정도 늘릴 수 있다"며 "능력과 의욕이 있는 중고령층이 많지만 일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식적으로 미래가 암울할수록 사람들은 출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이 그 부문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박사는 "만혼과 비혼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육아지원 활성화, 일·가정양립 확대 등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인 이강호 정책관은 국민들이 저출산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이 문제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경제 전반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 대학입시에 65만명이 응시했는데, 올해 2만5000명이 줄었고 앞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다"며 "1970년대엔 교사 1명당 학생이 57명이었는데, 올해엔 14명으로 크게 줄었듯이 학령 인구에 대한 개편작업이 없으면 대학들도 곧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며 "정부도 만혼과 비혼 문제 해결을 비롯해 일·가정양립 등 현실의 간극을 채울 수 있는 정책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