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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경기룰 대폭 개정… 훈련부터 전술까지 큰 변화 예상

천하한량 2016. 11. 20. 01:21

WTF "심플한 룰로 재미와 박진감 잡을 터" 
몸통 2점 확대, 경고 없어지고 무조건 감점만… 앞발 들면 대부분 ‘감점’
 


변칙발차기를 제한하지 않지만, 상대를 잡고 시도하는 행위는 감점이 주어진다.

태권도 경기 룰이 대폭 개정됐다. 

새로운 득점 체계와 감점 강화로 선수들의 훈련방식 변화와 경기 전술이 이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 핵심은 박진감과 흥미를 고조시키고, 관중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기 룰. 

큰 변화는 1점이던 몸통 득점이 2점으로 상향 조정됐고, -0.5점이던 ‘경고’가 없어지고, 오직 -1점 ‘감점’만 있다. 발펜싱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웬만한 커트는 ‘감점’으로 처리된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15일(현지시각) 캐나다 버나비에 있는 델타버나비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새로운 경기규칙을 개정했다. 리우 올림픽 이후 태권도 경기가 재미없다는 여론에 따라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청취와 워크숍을 통해 개정안이 상정됐다. 

점수체계는 주먹이 1점, 몸통 기술은 2점, 얼굴은 3점이다. 여기에 회전동작이 들어가면 1점이 추가된다. 즉 몸통 뒤차기와 돌개차기(턴)는 2점에 1점이 추가돼 3점이 인정된다. 얼굴 뒤후려차기는 3점에 1점이 추가돼 최고점인 4점을 인정받는다. 

흥미로운 것은 ‘중단 없는’ 경기 유도. 이를 위해 주심은 ‘갈려(스톱)’를 최소화 한다. 또한 경고가 주어졌던 ‘미는 행위’를 허용한다. 밀어서 상대가 넘어지면, 상대는 감점을 얻는다. 단, 밀어서 경계선 바깥으로 내보는 경우와 공격하는 선수를 미는 행위는 감점이 주어진다. 

‘재미없는 태권도’ 주범이었던 '앞발 커트'는 매우 제한될 수 있게 감점이 강화됐다. 허리 아래로 발을 올리는 것만으로 감점이 주어진다. 3초 이상 허공에 발을 들거나 상대 기술을 앞발로 커트하는 것 역시 ‘감점’ 사항이다. 단, 허리 이상 커트 이후 연결발차기에 대해서는 허용한다. 

스콜피온킥과 몽키킥 등 '변칙 발차기'는 상대를 잡고 시도하면 ‘감점’에 해당한다. 다만 상대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상관 없다. 유효득점으로 인정시 역시 '득점'에 해당한다. 

경고 없이 ‘감점’으로 된 이상 소극적인 경기운영, 잡고 차는 행위, 경계선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 넘어지는 경우 등은 -1점 감점 처리된다. 대신 경고 10개 감점 5점시 ‘경고패’가 감점 10개로 -10점으로 조정됐다. 

현행 2회전 종료 기준 12점 이상 점수 차이가 난 경우에는 ‘점수차승’으로 경기가 조기 종료된다. 이 ‘점수차승’이 12점에서 ‘20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성인대회 준결승과 결승 경기는 적용하지 않는다. 단, 유소년과 청소년은 선수보호 차원에서 전 경기에 적용한다.



정기총회에서 새롭게 개정될 룰 득점체계가 소개되고 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도입했지만 경기흐름을 끊는 ‘비디오판독’도 대폭 개정됐다. 모든 경기에 판독카드가 부여된다. 단, 전자 헤드기어가 적용된 만큼 더 이상 얼굴 기술에 대해서는 판독요청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판독은 ▲넘어지는 경우 ▲경계선 바깥으로 나간 경우(두 발), ▲주심의 갈려 후 공격, ▲넘어진 상대를 가격한 경우 등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올림픽 탑 코치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골든포인트(연장전)도 개정됐다. 경기시간이 2분에서 1분으로 단축됐다. 주먹과 몸통, 얼굴 등 어떤 기술이든 선취점을 얻는 선수가 이기게 된다. 감점은 두 번째 감점시 ‘감점패’로 인정된다. 골든포인트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하면, PSS(전자호구시스템) 터치 회수, 라운드별 승패, 감점 횟수 순으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선수 보호와 훈련 보장을 위해 WTF는 12월과 1월에 개최를 희망하는 WTF G1~G2 오픈대회에 대해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당장 내년 1월 말 개최 예정이었던 ‘US오픈’이 개최시기를 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경기룰이 개정됨에 따라 세계 태권도 선수들의 전략과 전술이 대폭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힘과 몸의 균형이 중요해졌다. 밀어서 차는 것을 인정하고, 밀려서 넘어지면 감점을 받기에 힘이 중요해 졌다. 공방 중에도 넘어지면 곧 감점을 얻기 때문에 ‘중심’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유망한 청소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랭킹포인트가 제외됐던 청소년 랭킹포인트가 부여된다. 유스올림픽, 세계청소년선수권, 대륙청소년선수권 등에서 입상한 경우 랭킹 점수를 부여한다. 17세가 되면 세계랭킹과 올림픽랭킹 점수를 인정받는다. 

새롭게 개정된 경기룰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첫 선은 2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릴 US오픈(G2)이 될 가능성이 높다. 6월 22일부터 한국 무주에서 개최되는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새 경기룰로 치러져 세계 강호들의 전략 전술 변화가 예상된다. 

WTF 조정원 총재는 “리우 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는 공정한 경기를 위해 전자 헤드기어 도입과 팔각경기장 변경 등 많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단조로운 기술로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여론을 반영해 태권도 각계 전문가들과 다양한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통해 경기규칙을 개정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태권도는 더 역동적으로 진화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WTF는 리우 올림픽 이후 경기룰 개정을 위해 회원국, 미디어, 선수, 태권도 전문가, 올림픽 코치, 기술위원회 등과 연속 회의를 열고 문제점을 찾고 개선을 위한 개정안을 마련했다. 일선 현장에 선수를 지도하는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통된 의견을 반영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14일 집행위원회에서 의결한 2020년까지 향후 4년간 주요 대회 개최지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2019 세계선수권대회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내년 그랑프리 파이널과 월드컵은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개최된다.

또 아프리카 지부티(Djibouti)를 WTF의 207번째 정회원국으로 승인했다. 경기규칙 개정뿐만 아니라 규약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한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총회에서 대회 진행 사항을 보고했다. 역대 가장 많은 207개국에서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공언했다. 

조정원 총재는 대회기간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카스미디어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