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한달 매출이 많으면 2400만원 나오는데 주변사람들은 많이 번다고 해요. 편의점 수익구조를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제 손에 떨어지는 돈은 아르바이트생이 가져가는 것보다 적을 때도 있어요”
서울에서 편의점 경영을 하다 8개월만에 폐점한 노 모(35) 씨.
노 씨에 따르면 편의점 이익은 전체 매출에서 25% 정도다. 많이 번 달이 약 2400만원인데 여기에 25%가 이익금이다. 계산해 보면 600만원 정도다. 문제는 600만원이 전부 이익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맹본부와 매출 이익금을 65대 35로 나눈다. 가맹본부에게 210만원을 주고 나머지 금액인 490만원이 노 씨의 몫이다.
노 씨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또 있다. 바로 아르바이트 비용과 월세 그리고 전기세, 카드 수수료 등이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시스템이어서 보통 3명이 교대로 근무한다. 점주 본인과 아르바이트생 2명을 둔다. 아르바이트 비용만 2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전기세가 한달에 70만원 나오는데 본사와 50대 50으로 부담하고 카드 수수료는 65% 부담한다.
노 씨는 “일매출이 140만원 정도 나온다는 얘기에 계약을 하게 됐다”며 “일 매출 140만원은 희망일뿐 100만원 겨우 나올 때도 있고 80만원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내기 위해 부모님까지 편의점에 나오셔서 일을 도와 주시지만 그래도 제 손에 떨어지는 돈은 고작 몇십만원”고 했다.
그래서 그는 폐점을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편의점은 진입하긴 쉽지만 폐점은 정말 어렵다.
폐점 내용증명을 보내고도 빨라야 3개월이 걸린다. 또 위약금이란 덫에 걸려 빠져 나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위약금 3000여만원에 인테리어 비용까지 합치면 수천만원을 날린다.
노 씨는 “인테리어 비용은 당연히 부담한다고 쳐도, 자기들 손해도 아닌데 위약금까지 물리는 건 너무 불합리하다”며 “수익은 나눠갖고 경영 위험은 점주에게 떠넘기는 구조라 주변에서 편의점을 하려고 하면 도시락을 싸들고 말리고 싶은 심정”고 토로했다.
노 씨와 같은 저매출 폐점 점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편의점 수는 3만개를 넘어섰다.
국내 편의점 점포당 인구수는 2011년 2300명 수준에서 2014년 2057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2000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약 2500명당 하나다.
편의점 점포당 인구가 적다는 건 매출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편의점 가맹본부가 영역 확장을 할수록 노 씨와 같은 저매출 부실점포는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올해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최저임금 상승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편의점주 관계자는 “본사 이익을 위해 점포수 확장에만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한달 내내 일해도 손해만 보는 점포에 대해 본사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attom@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새로운소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리베이터,등산로,주택가..이유없이 아무데서 폭행·살인(종합) (0) | 2016.05.03 |
---|---|
남녀 한국 유학생들, 미군 입대 급증세..배경 '씁쓸' (0) | 2016.04.15 |
한국군 '군대'가 아니라 거대한 보육원 (0) | 2016.04.11 |
시판을 앞둔10대 미래약 (0) | 2016.04.10 |
중앙선 침범에 갓길타고 역주행" 정일선 사장의 무법운행 (0) | 201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