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 홍의택 기자= 16일(이하 한국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주앙 감페르 내 천연 잔디 구장. FC 바르셀로나 후베닐A 경기가 열린 현장에는 동양인이 바글바글했다. 정확히 한국인이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려왔다.
경기 날, 바르사는 일반인에게도 훈련장을 개방한다. 유소년 육성 디렉터, 감독 및 코칭 스태프 등 팀 관계자를 비롯해 선수 가족 등이 주로 몰린다. 몇몇 지역지 기자들도 자리를 찾아 각종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축구 팬이, 그것도 한국 국적의 팬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날은 특별했다. 징계에서 풀려난 백승호와 이승우가 처음으로 동반 출격한 것. 한국 선수가 뛰는 경기 중계에 태극기가 종종 등장하듯, 주앙 감페르 현장에도 대한민국 국기가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박성호(사진 오른쪽) 씨는 현지에 머문 지 1년 반 정도 됐다. "축구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축구를 하다 무릎 인대를 두 번이나 다쳤다"며 본인을 소개한 그는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등 바르사 1군 팀 경기만 보다가 두 선수가 함께 뛰는 걸 보게 돼 무척 설렜다"며 소감을 전했다.
바르셀로나 지역에 정착한 교민의 숫자는 추정치로 300명 안팎이다. 주재원, 교환 학생 등 단기로 들르는 이들을 모두 합쳐도 6~700명에 지나지 않는다. 거주민들도 "<꽃보다 할배>나 FC 바르셀로나 축구 팀을 통해 국내에 많이 알려지긴 했어도, 엄청난 수준은 아니다"라며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이 모여 백승호와 이승우를 격려한 데엔 숨은 노력이 있었다. 박 씨와 왕래하는 여러 현지인이 유럽 여행을 소재로 한 카페에 경기 소식을 알렸다. 일시는 물론, 장소까지 찍어 제공한 덕이 컸다.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관광객 중 이를 보고 경기장을 찾았다는 이도 존재했다.
스페인 언론에서도 이러한 열기에 관심을 보였다. 박 씨는 이미 스페인 '엘 파이스'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도 응한 이력이 있었다. "스페인에서도 한국 선수들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던 그는 "'이승우가 한국에서 그렇게 유명하느냐'는 질문도 받아봤다"며 웃어 보였다. "FIFA U-17 월드컵에 출전도 했고, 공격수다 보니 더 많이 알려진 게 아닌가 싶다"며 생각을 덧붙였다.
백승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씨는 "스페인 친구들에게 '팩(Paik)'이라고 하면 레알 마드리드 팬들까지도 다 안다"면서 "백승호와 찍은 사진을 보여줬더니 '어떻게 아는 사이냐', '좋겠다'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시기상조란 조심스러운 시각도 따랐으나, 박 씨는 "현지에서의 위상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다. 엔리케가 지켜보는 가운데 백승호가 훈련하는 장면도 TV에 여러 차례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이쪽 축구 팬들도 '코레아노(Coreano)!'라며 치켜세우는 분위기다"라고 알렸다.
바르셀로나 내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최근 관광지 위주로 서서히 국가 이미지를 각인하는 동안, 백승호와 이승우는 본인의 영역에서 또 나라를 알리고 있었다. 박 씨는 "오늘 보다시피 한국 팬분들이 굉장히 많지 않았나"라면서 "이들이 정말 잘 되길 염원하고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홍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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