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웨딩21 편집팀]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수 있을까? 불륜의 메커니즘
모든 관계의 이면에는 암묵적 계약이 존재한다. 연인 관계가 상호 간에 의한 ‘정서적 합의’라면, 결혼에는 ‘법적 강제성’이 추가된다. 문제는 이런 합의나 제도가 감정까지 제어하지는 못한다는 데 있다. 결혼 초기, 부부 사이에 긍정적 감정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혼이 사랑을 지켜준다는 착각
‘단언컨대’ 결혼은 완벽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우리는 영원을 꿈꾸며 결혼을 한다. 하지만 낭만적 감정과 상대방에 대한 뜨거운 갈망은 일상이 지속될수록 마모된다. 인류가 생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적응’이라는 기재는 사랑에 있어서 오히려 방해꾼에 가깝다.역설적이게도 누군가에게 완전히 귀속됐을 때 다시금 자유로운 상태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흔히 불륜의 원인을 ‘개인의 도덕성’에서 찾는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관계’에 있다. 특별히 나쁜 사람만 불륜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부부 관계가 양호할 때 유혹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현재 파트너와의 관계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거나, 힘의 관계가 불균형하다고 느낄 때 제3자가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신혼부부 역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혼 직전과 직후의 커플은 이전과 전혀 달라진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완벽히 적응하는 커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커플이 더 많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적응하는 과정은 부부 모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상태에서 일탈적 행동을 하거나 유혹에 빠지게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상황보다 2배 이상 높다.
불륜은 셋이 함께하는 것
불륜의 징조는 다양하다. 연락처에 저장되어 있는 수상한 이름, 굳이 바깥에서 받는 전화, 잦은 외박과 출장 등은 배우자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배우자에 대한 압박은 심화되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는 더욱 더 깊이 내연 관계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원치 않은 연결 고리’가 발생한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게르티 젱어는 이런 관계를 삼각형에 비유했다. 삼각형의 세 각에는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내연자가 위치해 있고, 세 각의 크기는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바람 피우는 남편과 내연녀의 각이 커지면 아내의 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과정에서 희생자는 불륜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 상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에게는 끈끈한 연대감과 구속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불륜의 가장 좋은 예방주사는 ‘초기의 열정’이다.
미국 심리학자들이 1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종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작 단계에서 열정이 강할수록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유연성이 높아졌다. 쉽게 말해 결혼 초기에 감정적 혹은 성적 열정을 강렬하게 경험한 커플일수록 불륜의 위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배우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문제가 대부분 신혼 초에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좌절의 경험이 쌓일수록 부부는 서로를 ‘통하지 않는 상대’라 여기며 포기하게 된다.
신혼 초기에 열정적 관계를 형성하려면 2가지 키워드를 기억해야 한다. 바로 ‘대화’와 ‘섹스’다. 신혼 초에는 상대방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해 마찰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오랜 세월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남녀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대화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탐색 과정이다.
또 성적 욕망이 가장 활발한 시기의 섹스는 두 사람 사이에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해준다.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처벌하는 방법으로 대화와 섹스를 단절해서는 안 된다. 이는 두 사람의 가정에 불륜이라는 꽃의 씨앗을 심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혼 전 체크해보는 불륜의 조건
원가족의 불행
불행은 유전된다. 특히 원가족(태어나 자란 가족) 내에서 불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본인 또한 불륜을 저지를 확률이 높다. 특히 유년 시절 부모님의 불륜을 목격한 경우 이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바람직하지 못한 부부상이 각인된 탓이다.
또 불륜에 빠지는 사람들은 보통 어린 시절 지나치게 엄격한 양육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결혼을 통해 부모의 통제에서 온전히 벗어났다고 판단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일탈을 추구한다. 지나친 훈육에 대한 반발이 성인기에 발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마지막으로 사별은 성년기의 배우자 관계를 불행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패배에 대한 트라우마
어린 시절 크나큰 실패를 겪으면 현실을 부정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에게 패배의 쇼크를 안겨준 상황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상황이 성공적으로 끝나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힐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정 상황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불륜의 근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녀·창녀 콤플렉스
어머니에 대해 지나치게 환상을 갖고 있는 남성들은 부부 관계에서 육체적 충동과 감정적 충동을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아내를 어머니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아내에게서 성적인 면을 분리해 그것을 다른 여성에게서 충족하려 한다.
이들에게 아내는 남편의 더러운 성적 소망에 닿아선 안 되는 ‘성녀’이며, 내연녀는 자신의 욕구를 해소해줄 바이브레이터에 불과하다. 졸지에 성녀가 되어버린 아내의 의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피하고 싶은 불륜 남녀의 초상
가정을 파괴하는 ‘밀렵꾼’
프로이트는 일찍이 부모·자식 간의 기묘한 삼각관계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설명한 바 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어린아이는 기존의 부부 관계를 뚫고 동성인 부모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소아기적 열망을 가지고 있다. 동성인 부모를 동경하고 질투하는 과정을 통해 그와 비슷한 모습으로 자란다는 것. 이 과정에서 좌절을 겪은 사람은 ‘관계의 파괴자’로 성장한다.
서양권에서는 남의 애인을 빼앗는 사람을 ‘밀렵꾼’이라 부른다. 이들은 ‘남의 사람을 빼앗겠다’는 목표에 충실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헌신을 다한다. 그러나 밀렵꾼은 결코 남의 감정을 잘 이해하거나 유머가 풍부한 사람이 아니다. 현재 이해심이나 유머 감각이 없는 파트너를 둔 사람들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사냥할 것이 있을 때만 적극적이다. 막상 그 관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즉시 도망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남사친·여사친의 함정
배우자의 이성 친구, 그러니까 아내의 ‘남자 사람 친구(일명, 남사친)’, 남편의 ‘여자 사람 친구(일명, 여사친)’가 기혼자라 해도 안심하지 말 것.
전문가들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끼리 외도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런 관계는 삼각형이 아닌 사각형 구조를 띠는데, 두 사람의 출발 조건이 같아 관계가 더욱 안정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당사자들 모두 섹스 상대 때문에 현재의 부부 관계를 깨는 모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선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이 방해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보호 장치가 되기도 한다.
에디터 서지연 참고도서 《불륜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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