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가졌지만, 전 비참했어요. 저를 소셜미디어 속 숫자로 정의되게 했기 때문입니다.”
100만이 넘는 팔로어를 자랑하던 호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 에세나 오닐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끊겠다며 남긴 말이다. 하루아침에 ‘소셜미디어의 폐해’를 알리는 투사로 변신한 오닐의 행보를 두고 “또 다른 ‘관심 끌기’에 불과하다”며 논란이 분분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공허하게 한다는 그의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덴마크 행복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페이스북이 사람들을 더 외롭고 화나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타인의 완벽해 보이는 삶과 자기 자신의 현실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고독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1095명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일주일간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하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평소처럼 페이스북을 이용하게 했다. 실험 전 참가자들이 직접 평가한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7.6점 수준이었는데 일주일이 지난 뒤 페이스북을 사용한 그룹의 행복도는 그대로인 반면, 페이스북을 중단한 사람들의 행복도는 8.12점으로 높아졌다. 더불어 이들은 실생활에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참여하고, 분노나 외로움도 덜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 비킹 소장은 “대체로 우리는 타인의 삶에 비춰 자신의 삶을 평가하기 마련”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연출된 좋은 소식들만 전하는 논스톱 뉴스채널’로 비유하면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주로 긍정적인 것만 노출시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의 삶이 비참하다고 왜곡해서 인식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SNS를 보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의미하는 ‘카페인 우울증’(유명 소셜미디어 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이 화두로 떠오르는 등 ‘행복에 대한 강박’은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거론돼 왔다. 비킹 소장은 “이번 실험을 통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되돌아보고, 최소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 새로운소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들 실직·이직 공포에 시달린다..남자가 불안감 더 커(종합) (0) | 2015.11.26 |
---|---|
불륜의 매커니즘 (0) | 2015.11.13 |
6년 전 칠성파와의 '그날'.. 쇠락의 단초가 될 줄 아무도 몰랐다 국내 3대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흥망성쇠 (0) | 2015.11.07 |
지난해 30만여쌍이 부부의 연을 맺은 반면 11만여쌍이 파경을 (0) | 2015.11.03 |
위기의 골프장..회원 손해 7천억 원 (0) | 2015.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