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주가 27일(현지시간) 분리독립을 묻는 국민투표 성격의 지방의회 선거를 실시한다.
500여만 명의 카탈루냐주 유권자들은 이날 135명의 주의회 의원을 새로 뽑는다.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분리독립 정당이 과반인 68석을 얻으면 18개월 내에 분리독립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마스 주지사는 "27일은 카탈루냐 미래를 위해 역사적인 날이다"면서 "이 선거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라면서 분리독립 정당에 투표해 달라고 촉구했다.
마스 주지사가 소속된 정당인 CDC는 독립 지지 정당인 ERC와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이번 선거에 단일 후보자 명단을 냈다.
마스 주지사는 분리독립 투표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런 성격의 일반적인 국민투표와 달리 득표율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 '찬성을 위해 함께'는 극좌 정당인 CUP의 지원을 얻으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지만, 분리독립 정당 총 득표율은 50%에 못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CUP는 분리독립 정당의 득표율이 50%에 못 미치면 '찬성을 위해 함께'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주 분리 독립 계획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정부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막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국제사회도 카탈루냐주 분리독립에 부정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도 통합된 스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혀 라호이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유럽연합(EU)도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독립하면 EU 회원 자격을 상실하며 재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루이스 린데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독립하면 자동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하게 된다"면서 분리독립 시 큰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마스 주지사는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비공식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했다.
당시 투표에 총 540만 명의 잠재적 유권자 중 230만 명이 참여했고 80% 정도가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올해 초 지난해 카탈루냐주에서 실시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했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인구가 750만 명이고 전체 경제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문화와 역사, 언어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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