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째인 전업주부 A(40)씨는 2011년 어느날 불현듯 결혼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했으나 결혼과 동시에 화가의 꿈을 접고 전업주부로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해온 A씨는 중년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빈집
증후군'을 경험했다. 외출 후 귀가한 자신에게 "왜 자꾸 집에 늦게 들어오느냐", "누구를 만나고 왔느냐"며 의심하는 남편도
원망스러웠다.
어느날 A씨는 '나를 되찾고 싶다'며 집을 나갔다. A씨의 남편은 뒤늦게 미술학원을 차려주며 아내를 달랬으나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최
근 A씨처럼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이혼소송을 내는 '현대판 노라'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혼인생활을 지속한 중년의 나이로, 가정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의 불성실한 생활을 참지 못해 가정을 등한시하다가 결국 이혼을 선택하는 케이스도 많다.
이런 주부들에 대해 법원은 대체로 보수적인 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A
씨가 청구한 이혼 소송에서 법원은 8일 "아내의 심리적 상황을 잘 살피지 못한 남편에게도 잘못이 있다"면서도 "남편이 확고하게
관계 회복을 바라고 있고, 원고 역시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을 보러 집에 들리는 등 부부 사이 개선을 위한 노력의 여지가
충분하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혼인관계 청산을 위해 일부러 가정을 등한시하다가 여성이 오히려 유책(有責) 배우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결
혼 13년차 주부였던 B씨는 학부모 모임 후 자신의 인생이 초라하다고 느꼈다. 그때부터 밖으로 돌았다. 배드민턴 동호회에 가입해
술을 마시고 새벽 늦게 들어오는가 하면, 남성 회원과 단둘이 여행을 가기도 했다. 남편이 자신을 나무라자 B씨는 이혼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혼 결정을 내리며 "B씨가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고, 외간남자와 부적절한 행동을 해 부부관계의 신뢰와 애정을
손상시켰다"며 "B씨 명의로 된 아파트와 자녀 양육권을 남편에게 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가사사건 전문인 이현곤
변호사는 "남편과 자녀, 시부모를 위해 더 이상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결혼생활의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배우자의 유책으로 인한 '외관적 이혼사유' 없이 단순히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법원에서 이혼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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