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모음 ▒

이정하님의 글 '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 잔

천하한량 2015. 1. 16. 15:34

조용히 내려와 곱게 흩어지는 햇살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이러한 날이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지요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내게 부여된 책임이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있는 자리에 주저앉고 맙니다 

지금쯤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혹, 아침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저 찬란하게 부서지는 
아침 햇살을 감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는 오늘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그 조용한 반짝임이 
꼭 그대의 편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나의 글이 힘이 된다니 
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사실은 그대의 편지가 도리어 
저 고운 햇살처럼 나를 눈부시게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이면 다른 것 모두 접어두고서 
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