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미화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때 유학자인 홍자성의 생활 철학서로서 독특한 처세훈을 담고 있는 동양의 명저라 할 것입니다. 채근담을 지은 홍자성은 1600년대 전후 중국 명나라 신종대의 사람으로, 생몰연대가 확실하지 않고 경력이나 인물됨에 대해서도 알려진바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환도초인(還初道人)이라 불렀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채근담이란 제목은.. 송나라 유학자인 왕신민의 "사람이 항상 나무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루리라"란 말에서 인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록 사람이 초근목피로 연명한다 해도 매사의 성심과 진실을 다하면... 어려운 일이라도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홍자성의 채근담은 총359장(전집225장,후집134장)으로 된 짧은 어록인데, 그 하나하나가 시적 표현이 넘치는데다 탁월한 대구는 멋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소재도 매우 풍부하고 내용 역시 삶의 구체적인 모습, 인감 심리와 세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자의 사상이 유교를 바탕으로 불교와 도교의 진리를 융합하고 자신의 체험을 가미하고 있어서 대부분이 단문이지만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섭세편, 도심편, 자연편 그리고 수성편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제사, 전집, 후집으로 나누어 내용을 실었습니다.
채근담(菜根譚)-제사 은퇴하여 홀로 사는 사람은 허술한 집에서 혼자 살며, 세속따라 사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기되, 속세를 버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또 빼어난 성현을 상대로 유교의 경전(經典)해석을 둘러싸고 이러쿵 저러쿵 평(評)은 하지만 젊은 제자들과 구름이 머문다는 산이 변환變幻하는 산마루를 서성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날마다 어부나 농부들과 오호五湖의 물가라든가 푸른 들에서 시를 읊조리기는 하지만, 매일 몇 푼 안되는 이익을 다투고 얼마 안되는 봉급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인정이 급변하는 권력투쟁의 장場이나 이권다툼으로 비린내가 나는 수라장에서 사람을 만나 진심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누구라도 송유宋儒의 도학道學을 배우는 자가 있으면 인도해 주지만 교리의 가르침을 배우는 자에게는 그것이 잘못임을 가르쳐 주고, 헛된 공론을 일삼는 무뢰배들은 멀리한다. 이런 생활태도라면 은퇴한 나의 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가 있다. 때마침 친구인 홍자성洪自誠이 『채근담』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 주고, 그 위에 나에게 서문을 써달라고 청했다. 나는 처음에는 별로 읽을 생각도 없이 그 책을 바라보았다. 잠시 서안書案 위에 있던 고서古書를 정리하고, 마음 속의 잡념을 털어 버린 다음 손에 들고 읽다가 금방 알아차렸다. 그 성명性命을 말하면 금방 진수를 깨칠 수 있고 그 심리를 설명하면 순식간에 인간 세상의 고충을 터득할 수 있으며, 이 세상에 출처진퇴出處進退하면 그 심중心中의 유연함을 충분히 알 수 있고, 세속의 공명功名을 경시輕視하면 식견의 고원高遠함을 알 수가 있다. 훌륭한 문장은 녹수綠水와 청산靑山처럼 청신淸新하며 하는 말은 모두 약동하고 있다. 본인이 진정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지의 여부는 아직 깊이를 알 수가 없지만, 기록해 놓은 문장에 의하면 모두가 세상을 경계하고 사람을 각성시키는 중요한 것들뿐이어서 귀로 듣고 금방 입밖에 내는 경박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채근菜根이라고 이름 붙인 것처럼, 본디 청렴하고 각고刻苦 노력한 가운데서 터득하고 또 인격을 수양하는 가운데서 체득體得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인생의 풍파에 싸여 있으면서 고난을 고루 맛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홍자성洪自誠은 말하기를 '하늘이 내 육체를 괴롭힌다면 나는 내 정신을 즐겁게 하여 보완하리라. 하늘이 내 경우를 가로막는다면 나는 내 도道를 높게 하여 뚫고 나가리라'고 하였다. 그 자신이 신중하게 경계하고 스스로 면려勉勵하고 있는 점도 엿보인다. 이상과 같기에 몇 마디 적어서 이 책을 소개하고 이 책을 세간에 공표하여 나무뿌리[菜根]에야말로 참맛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삼봉주인三峰主人 우공겸于孔兼 쓰다. (于孔兼우공겸-자는 원시元詩, 경소景素. 호가 삼봉주인三峰主人이다. 강소江蘇 금단金壇 사람으로서 만력萬曆 연간에 진사進士가 되었다.)채근담(菜根譚)-전집 225장에 대하여 1. 채근담(菜根譚) 전집 1장/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라. 2. 채근담(菜根譚) 전집 2장/군자는 세상을 꾸밈없이 살 뿐, 능란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3. 채근담(菜根譚) 전집 3장/군자는 오히려 자기의 재능을 감추어 알려지지 않게 한다. 4. 채근담(菜根譚) 전집 4장/권무술수는 결국에는 사람을 망친다, 알고 있더라도 행하지라. 5. 채근담(菜根譚) 전집 5장/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꺼리는 말이 나를 옥돌과 같이 만든다. 6. 채근담(菜根譚) 전집 6장/하루를 살아도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7. 채근담(菜根譚) 전집 7장/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8. 채근담(菜根譚) 전집 8장/천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정지하는 일이 없다. 9. 채근담(菜根譚) 전집 9장/깊은 밤에 홀로 앉아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진심을 알 수 있다. 10.채근담(菜根譚) 전집10장/성공 후에는 꼭 반성하고, 실패한 후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11.채근담(菜根譚) 전집11장/지조는 담백으로 다듬어지고, 호사로 인해 잃는다. 12.채근담(菜根譚) 전집12장/사는 동안 불평을 듣지 말고, 훗날 은택을 기억하게 하라. 13.채근담(菜根譚) 전집13장/좁은 길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은 가장 좋은 처세이다. 14.채근담(菜根譚) 전집14장/물욕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15.채근담(菜根譚) 전집15장/친구를 사귐에도 반드시 의협심을 가져야 한다. 16.채근담(菜根譚) 전집16장/즐김은 분수를 넘지 말고, 노력은 분수를 줄이지 말라. 17.채근담(菜根譚) 전집17장/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 18.채근담(菜根譚) 전집18장/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공로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19.채근담(菜根譚) 전집19장/명예를 독점하지 말고, 부끄러움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20.채근담(菜根譚) 전집20장/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일하면 귀신도 그를 해칠 수 없다. 21.채근담(菜根譚) 전집21장/가정에는 참된 부처가 있고 일상생활에는 참된 도사가 있다. 22.채근담(菜根譚) 전집22장/바람에 흔들리는 등불보다는 불 꺼진 재 속의 불씨가 낫다. 23.채근담(菜根譚) 전집23장/악행은 너무 엄하게 책망 말고, 선행은 지나치게 권치 말라. 24.채근담(菜根譚) 전집24장/깨끗함은 더러움에서 생겨나고 밝음은 어둠에서 생겨난다. 25.채근담(菜根譚) 전집25장/자랑하기 좋아하고 교만한 것은 모두가 객기이다. 26.채근담(菜根譚) 전집26장/일에 임할 때는 언제나 사후에 후회할 것을 분별해야 된다. 27.채근담(菜根譚) 전집27장/산림녹수에 있더라도 천하를 잊어서는 안된다. 28.채근담(菜根譚) 전집28장/과실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받지 않으면 인덕이다. 29.채근담(菜根譚) 전집29장/지나치게 깔끔하면 남에게도, 세상에도 도움이 안된다. 30.채근담(菜根譚) 전집30장/성공 일의 성공이 절정기에 있을 때는 그 일의 끝을 생각하라. 31.채근담(菜根譚) 전집31장/각박하게 구는 부자의 행위는 거지의 구걸보다 못하다. 32.채근담(菜根譚) 전집32장/낮은 곳에 있어 보아야 높은 데가 위태로운 것을 안다. 33.채근담(菜根譚) 전집33장/도덕과 인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몸에서 이루어진다. 34.채근담(菜根譚) 전집34장/이욕보다 더 근본적으로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집이다. 35.채근담(菜根譚) 전집35장/인정은 손바닥 뒤집듯 변하기 쉽고 인생의 행로는 험하다. 36.채근담(菜根譚) 전집36장/소인을 미워하지 않는 것과 군자를 예로 대하는 것은 어렵다. 37.채근담(菜根譚) 전집37장/순박함을 지키고 경박함을 물리쳐라. 38.채근담(菜根譚) 전집38장/악마를 항복시키려거든 먼저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겨라. 39.채근담(菜根譚) 전집39장/사악한 자를 사귀는 것은 나쁜 종자를 파종하는 것과 같다. 40.채근담(菜根譚) 전집40장/도리에서 한 번 뒷걸음치면 도리로부터 아주 멀어지고 만다. 41.채근담(菜根譚) 전집41장/일은 너무 끈질기게도 너무 간단하게도 처리해서는 안된다. 42.채근담(菜根譚) 전집42장/군자는 재력이나 지위에 의해 농락당하지 않는다. 43.채근담(菜根譚) 전집43장/남보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남보다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44.채근담(菜根譚) 전집44장/배우는 자는 기력을 모아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45.채근담(菜根譚) 전집45장/욕정에 마음을 빼앗기면 눈앞의 도리도 천리 밖으로 보인다. 46.채근담(菜根譚) 전집46장/만약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 곧 욕망의 세계이다. 47.채근담(菜根譚) 전집47장/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꿈을 꾸는 혼魂까지도 화평하다. 48.채근담(菜根譚) 전집48장/병은 안 보이는 곳에서 생겨나서 이윽고는 외부에 나타난다. 49.채근담(菜根譚) 전집49장/가장 불행한 사람은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50.채근담(菜根譚) 전집50장/선인에게는 관대한 것이 좋고, 악인에게는 엄한 것이 좋다. 51.채근담(菜根譚) 전집51장/남에게 베푼 일은 잊어 버리고, 신세 진 일은 잊지 말라. 52.채근담(菜根譚) 전집52장/스스로 계산하는 베풂은 한 푼의 가치도 없다. 53.채근담(菜根譚) 전집53장/자기 마음대로 남을 모두 순하게 할 수는 없다. 54.채근담(菜根譚) 전집54장/마음이 깨끗해야 책을 읽고 옛 도를 배울 수가 있다. 55.채근담(菜根譚) 전집55장/원망받는 유능한 자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무능한 자가 낫다. 56.채근담(菜根譚) 전집56장/책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자의 노예이다. 57.채근담(菜根譚) 전집57장/인간 본성의 참된 글을 불완전한 책 속에 묻어 버리지 말자. 58.채근담(菜根譚) 전집58장/일이 잘 풀려 나갈 때 뜻밖의 슬픔이 생기는 법이다. 59.채근담(菜根譚) 전집59장/권력으로 얻은 부귀영화는 꽃병의 꽃처럼 금방 시든다. 60.채근담(菜根譚) 전집60장/좋은 생각이 없다면 백 년을 살아도 하루를 못산 것과 같다. 61.채근담(菜根譚) 전집61장/가을의 기운만 있고 봄날의 정이 없는 사람이 외곬이다. 62.채근담(菜根譚) 전집62장/평판을 얻으려는 자는 실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63.채근담(菜根譚) 전집63장/그릇의 물은 가득차야 넘친다. 64.채근담(菜根譚) 전집64장/만용한 자는 만세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65.채근담(菜根譚) 전집65장/어두운 생각은 대낮에 등장하는 귀신과 같다. 66.채근담(菜根譚) 전집66장/명예도 지위도 없는 사람의 줄거움이 참된 즐거움이다. 67.채근담(菜根譚) 전집67장/악행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선해질 가능성이 있다. 68.채근담(菜根譚) 전집68장/무사한 날에도 위급을 대비하면 하늘도 그를 어찌할 수 없다. 69.채근담(菜根譚) 전집69장/옹졸한 사람은 고인 물과 같아서 사물을 생육시킬 힘이 없다. 70.채근담(菜根譚) 전집70장/기쁜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면 행복은 절로 온다. 71.채근담(菜根譚) 전집71장/열 마디 말 중에 잘못된 한 마디 때문에 비난을 듣는다. 72.채근담(菜根譚) 전집72장/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받는 복도 두텁고 은총도 오래간다. 73.채근담(菜根譚) 전집73장/욕망을 안고 걸음을 내디디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뿐이다. 74.채근담(菜根譚) 전집74장/괴로움도 겪고 즐거움도 맛보면서 얻은 행복은 영원하다. 75.채근담(菜根譚) 전집75장/마음을 비우고 진리와 정의가 들어와 살게 하라. 76.채근담(菜根譚) 전집76장/지나치게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77.채근담(菜根譚) 전집77장/한평생을 두고 마음의 병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78.채근담(菜根譚) 전집78장/무욕의 마음을 보물로 여긴 것은 세속을 초월하고 싶음이다 79.채근담(菜根譚) 전집79장/정욕과 의식은 마음 속에 머무는 도둑이다. 80.채근담(菜根譚) 전집80장/전날의 과실을 후회하느니 훗날의 실패를 예방함이 좋다. 81.채근담(菜根譚) 전집81장/인품은 치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질구레하면 못쓴다. 82.채근담(菜根譚) 전집82장/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지만 후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83.채근담(菜根譚) 전집83장/설탕을 쳐도 달지 않고 소금을 쳐도 짜지 않는 사람이 되라. 84.채근담(菜根譚) 전집84장/비록 곤궁에 빠졌다하더라도 몸까지 가볍게 버리진 말라. 85.채근담(菜根譚) 전집85장/시간이 있을 때 빈둥거리지 않으면 바쁠 때에 즐길 수 있다. 86.채근담(菜根譚) 전집86장/마음이 움직이거든 그 즉시 깨닫고 깨달았으면 얼른 고쳐라. 87.채근담(菜根譚) 전집87장/쉴 때 생각하는 바가 맑으면 마음의 참모습이 보인다. 88.채근담(菜根譚) 전집88장/괴로운 가운데서도 즐기는 것이 마음의 참 기능이다. 89.채근담(菜根譚) 전집89장/제 몸을 던져놓고 회의에 빠지면 제 뜻도 부끄러움을 당한다. 90.채근담(菜根譚) 전집90장/하늘이 복을 박하게 한다면 덕을 후하게 하여 대항하라. 91.채근담(菜根譚) 전집91장/간사한 자는 화를 피하려 하지만 하늘은 그 점을 밉게 본다. 92.채근담(菜根譚) 전집92장/사람을 보려거든 그 후반생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93.채근담(菜根譚) 전집93장/권세를 휘두르며 은혜를 판다면 그 자는 의관을 갖춘거지다 94.채근담(菜根譚) 전집94장/자손의 행복을 생각하고 그 허물어지기 쉬움을 생각하라. 95.채근담(菜根譚) 전집95장/군자가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회개하는 것만 못하다. 96.채근담(菜根譚) 전집96장/잘못을 나무랄 때는 마치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이 하라. 97.채근담(菜根譚) 전집97장/자기 마음을 항상 넓게 가지면 천하에 험악한 생각이 없다. 98.채근담(菜根譚) 전집98장/지조를 지키되 엄격함을 드러내지 마라. 99.채근담(菜根譚) 전집99장/역경에서의 고통은 모두 약이 된다. 100.채근담(菜根譚) 전집100장/욕망의 불꽃은 결국엔 자기 자신을 태워 버린다. 101.채근담(菜根譚) 전집101장/마음이 진실하면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 102.채근담(菜根譚) 전집102장/최선의 경지는 신기한 것이 채근담(菜根譚)전집91장-과 제대로 어울린 것이다. 103.채근담(菜根譚) 전집103장/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인 것이 참된 자아이다. 104.채근담(菜根譚) 전집104장/즐거움은 대개 몸을 망치니 반쯤 줄이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105.채근담(菜根譚) 전집105장/남의 지난 과실을 책망하지 말고, 악행을 기억하지 말라. 106.채근담(菜根譚) 전집106장/처신이 지나치게 신중하면 세상과 어울리지 못한다. 107.채근담(菜根譚) 전집107장/천지는 영원히 존재하지만 몸은 두번 다시 태어날 수 없다. 108.채근담(菜根譚) 전집108장/원수는 은혜와 대비시키기 때문에 나타난다. 109.채근담(菜根譚) 전집109장/늙어서 생기는 질병은 모두 젊었을 때의 응보이다. 110.채근담(菜根譚) 전집110장/새사람을 사귀느니 옛 친구의 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111.채근담(菜根譚) 전집111장/공평한 의견을 거역하면 두고두고 수치를 당하게 된다. 112.채근담(菜根譚) 전집112장/뜻을 굽혀 칭찬을 듣느니 뜻을 지켜 미움을 받는 편이 낫다. 113.채근담(菜根譚) 전집113장/친구의 과실을 보게 되면 방치해서는 안된다. 114.채근담(菜根譚) 전집114장/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말며, 누가 안 보더라도 속이지 말라. 115.채근담(菜根譚) 전집115장/단 한 번의 식사 대접이 평생의 감사로 남을 수도 있다. 116.채근담(菜根譚) 전집116장/은신자는 탁류에 몸을 맡기며 몸을 움츠린다. 117.채근담(菜根譚) 전집117장/새싹이 트는 사연은 낙엽이 질 때부터 시작된다 . 118.채근담(菜根譚) 전집118장/오래도록 스스로 고립되는 것은 지조가 아니다. 119.채근담(菜根譚) 전집119장/분노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누를 범치 말라. 120.채근담(菜根譚) 전집120장/한쪽만을 믿다가 교활한 자에게 속지 말라. 121.채근담(菜根譚) 전집121장/자신의 단점으로 남의 단점을 책망하지 말라 122.채근담(菜根譚) 전집122장/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본심을 털어놓지 말라. 123.채근담(菜根譚) 전집123장/긴장된 마음을 이완시키지 않으면 침착성을 잃는다. 124.채근담(菜根譚) 전집124장/하늘과 마음은 항상성이 없이 수시로 변한다. 125.채근담(菜根譚) 전집125장/사욕을 제어하는 노력은 악을 끊어 버리는 지혜의 칼이다. 125.채근담(菜根譚) 전집126장/남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입밖에 내지 말라. 126.채근담(菜根譚) 전집126장/남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입밖에 내지 말라. 127.채근담(菜根譚) 전집127장/역경과 곤궁함은 훌륭한 인격을 단련시키는 용광로이다. 128.채근담(菜根譚) 전집128장/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天地이다. 129.채근담(菜根譚) 전집129장/남을 해치려 하지 말라, 다만 방어코자 하는 마음은 가져라. 130.채근담(菜根譚) 전집130장/공론을 이용하여 자기 개인적인 감정을 만족시키지 말라. 131.채근담(菜根譚) 전집131장/악인을 간단히 물리칠 수 없을 때는 미리 폭로하지 말라. 132.채근담(菜根譚) 전집132장/아무리 훌륭한 행정도 살얼음을 밟듯이 실시해야 한다. 133.채근담(菜根譚) 전집133장/부모형제의 일에 보답을 바란다면 남남 사이의 장사와 같다. 134.채근담(菜根譚) 전집134장/아름다움이 있으면 반드시 추한것이 있어서 상대를 이룬다. 135.채근담(菜根譚) 전집135장/질투와 시기는 육친 사이가 남남끼리보다 한층 더 심하다. 136.채근담(菜根譚) 전집136장/공적과 과실을 애매하게 하면 게으른 마음을 가지게 된다. 137.채근담(菜根譚) 전집137장/능한 일이라고 힘을 다 쓰지 말라, 힘을 다 쓰면 쇠퇴해진다 138.채근담(菜根譚) 전집138장/악행은 눈에 띄기 쉽고 선행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139.채근담(菜根譚) 전집139장/인격은 재능의 주인이고 재능은 인격의 노예이다. 140.채근담(菜根譚) 전집140장/악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도망갈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 141.채근담(菜根譚) 전집141장/성공은 나누어 가지고자 하면 사이가 나빠진다. 142.채근담(菜根譚) 전집142장/말 한마디가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이 된다. 143.채근담(菜根譚) 전집143장/배고프면 다가오고 배부르면 떠나는 것은 인정의 폐단이다. 144.채근담(菜根譚) 전집144장/군자는 반드시 냉정한 눈을 닦아서 밝게 보아야 한다. 145.채근담(菜根譚) 전집145장/덕은 도량에 따라 향상되고, 도량은 식견에 따라 커진다. 146.채근담(菜根譚) 전집146장/정욕과 물욕이 모두 내 본심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이다. 147.채근담(菜根譚) 전집147장/자기를 반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일이 약이 된다. 148.채근담(菜根譚) 전집148장/사업은 그 당사자와 함께 사라지지만 정신은 영원히 남는다. 149.채근담(菜根譚) 전집149장/계교 속에 계교가 숨겨져 있고 이변 밖에 이변이 또 생긴다. 150.채근담(菜根譚) 전집150장/성실함이 없으면 하는 일이 모두 허망되고 거짓될 것이다. 151.채근담(菜根譚) 전집151장/물은 파도만 일지 않는다면 조용하다 152.채근담(菜根譚) 전집152장/우발적인 생각과 우연한 행동이 재앙을 부른다. 153.채근담(菜根譚) 전집153장/느슨하게 처리하면 자연히 이루어지는 일도 있다. 154.채근담(菜根譚) 전집154장/덕이 없는 교육은 사행私行과 재주꾼을 만든다. 155.채근담(菜根譚) 전집155장/일자리에서 물러나려면 전성기에 떠나는 것이 좋다. 156.채근담(菜根譚) 전집156장/은혜를 베풀려거든 그것을 갚지 못할 사람에게 베풀어라. 157.채근담(菜根譚) 전집157장/시중잡배와 사귀느니 산속의 노옹을 사귀는 편이 낫다. 158.채근담(菜根譚) 전집158장/견고하지 않은 기초 위에 세운 가옥이 오래 간 일은 없었다 159.채근담(菜根譚) 전집159장/마음은 자손을 위한 뿌리이다. 160.채근담(菜根譚) 전집160장/자기 자랑은 집을 버려 두고 거지 시늉을 하는 것과 같다. 161.채근담(菜根譚) 전집161장/누구나 도(道)를 알아야 하지만 역량에 따라 인도할 일이다. 162.채근담(菜根譚) 전집162장/남을 신뢰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성실하기 때문이다 163.채근담(菜根譚) 전집163장/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바람과 같다. 164.채근담(菜根譚) 전집164장/선한 일은 동과(冬瓜)가 몰래 자라나듯이 하라. 165.채근담(菜根譚) 전집165장/옛 친구를 만나면 점점 더 마음을 새롭게 가질 일이다. 166.채근담(菜根譚) 전집166장/근면은 본디 도덕과 의리를 열심히 수행하는 것이다. 167.채근담(菜根譚) 전집167장/앞뒤 생각하지 않고 하는 행동은 결과를 알 수 없다. 168.채근담(菜根譚) 전집168장/자신의 고초는 참아내고 남의 고초는 좌시하지 말라. 169.채근담(菜根譚) 전집169장/기인인 척하는 자는 기인이 아니며 이상한 사람일뿐이다. 170.채근담(菜根譚) 전집170장/무엇을 베풀 때는 처음에는 박하게 하다가 차츰 후하게 하라. 171.채근담(菜根譚) 전집171장/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172.채근담(菜根譚) 전집172장/높은 지위에 있을 때의 존경은 그 지위를 존경하는 것이다. 173.채근담(菜根譚) 전집173장/나방이 미물일지라도 나방을 위해 등불을 켜지 않는다. 174.채근담(菜根譚) 전집174장/인간의 마음은 우주와 똑같다. 175.채근담(菜根譚) 전집175장/하는 일이 없을 때에는 마음이 해이해지기 쉽다. 176.채근담(菜根譚) 전집176장/어떤 일을 검토할 때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살펴라. 177.채근담(菜根譚) 전집177장/권력을 행사할 땐 언동은 엄정하게, 마음은 부드럽게 하라. 178.채근담(菜根譚) 전집178장/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그로 인해 배척을 당한다. 179.채근담(菜根譚) 전집179장/거짓말쟁이는 진심을 보여 주어 감동시켜라. 180.채근담(菜根譚) 전집180장/자비의 마음이 이 세상에 온화한 기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 181.채근담(菜根譚) 전집181장/계략, 괴이한 습관, 기이한 재주 등은 재앙의 근본이다. 182.채근담(菜根譚) 전집182장/산에 오를 때는 험한 길도 견디어내라 183.채근담(菜根譚) 전집183장/공적을 자랑하지 말고 학문을 뽐내지 말라 184.채근담(菜根譚) 전집184장/조용함을 얻고 싶으면 먼저 조용한 곳에서 주체성을 세워라. 185.채근담(菜根譚) 전집185장/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남의 情에 매달리지 말라. 186.채근담(菜根譚) 전집186장/공평하면 명료해지고 청렴하면 위엄이 선다. 187.채근담(菜根譚) 전집187장/젊어서 원기가 있을 때 늙어서 쇠해진 사람의 어려움을 알라. 188.채근담(菜根譚) 전집188장/남과 교제할 때는 지나치게 분명해서는 안된다. 189.채근담(菜根譚) 전집189장/소인을 상대로 하여 원수를 맺지 말라. 190.채근담(菜根譚) 전집190장/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병은 고칠 수가 없다. 191.채근담(菜根譚) 전집191장/수양修養을 하려면 몇 차례고 단련하는 금金처럼 하라. 192.채근담(菜根譚) 전집192장/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아첨하는 대상이 되지는 말라. 193.채근담(菜根譚) 전집193장/명성을 쫒는 자의 해로움은 도의 속에 숨어 있다. 194.채근담(菜根譚) 전집194장/은혜는 안 갚아도 원한은 작은 것이더라도 반드시 갚는다. 195.채근담(菜根譚) 전집195장/아양과 아첨은 스며드는 바람 같아서 그 해를 깨닫지 못한다. 196.채근담(菜根譚) 전집196장/초목은 골짜기 진 곳에서 잘 자란다. 197.채근담(菜根譚) 전집197장/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기회를 놓친다. 198.채근담(菜根譚) 전집198장/부화뇌동도, 세속을 벗어나는 것도 처세에 좋지 않다. 199.채근담(菜根譚) 전집199장/군자는 만년晩年을 당해도 한층 더 정신을 가다듬는다. 200.채근담(菜根譚) 전집200장/매는 마치 조는 것처럼 앉아 있다 사람을 낚아챈다. 201.채근담(菜根譚) 전집201장/검약은 미덕이지만 지나치게 인색하면 비굴해진다. 202.채근담(菜根譚) 전집202장/언제나 평안할 것임을 장담 말고, 고난에 주눅들지 말라. 203.채근담(菜根譚) 전집203장/공명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좋은 신하가 아니다. 204.채근담(菜根譚) 전집204장/달관한 사람은 결국 괴로운 마음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꾼다. 205.채근담(菜根譚) 전집205장/가득찬 사람은 한 방울이라도 더 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206.채근담(菜根譚) 전집206장/냉정한 눈, 냉정한 귀, 냉정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207.채근담(菜根譚) 전집207장/어진 사람은 그 마음이 너그럽고 여유가 있어서 복을 누린다. 208.채근담(菜根譚) 전집208장/어떤 사람이 악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즉시로 미워하지 말라. 209.채근담(菜根譚) 전집209장/마음이 성급하고 조잡하면 한가지 일도 이루어내지 못한다. 210.채근담(菜根譚) 전집210장/사람을 부릴 때 너무 엄하면 공을 세울 사람이 떠나 버린다. 211.채근담(菜根譚) 전집211장/위험한 곳에서는 두뇌회전을 빨리 하지 않으면 안된다. 212.채근담(菜根譚) 전집212장/공명심이 많은 자는 겸손해야 질시를 당하지 않는다. 213.채근담(菜根譚) 전집213장/공직자는 편지 한 장을 써 보낼 때도 절도가 있어야 한다. 214.채근담(菜根譚) 전집214장/고귀한 사람을 경외하면 방자한 마음이 없어진다. 215.채근담(菜根譚) 전집215장/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면 불평불만이 사라진다. 216.채근담(菜根譚) 전집216장/기쁨에 도취한 나머지 가볍게 승낙하면 안된다. 217.채근담(菜根譚) 전집217장/책 속의 진리를 알아 기뻐 춤추는 경지에 이르도록 하라. 218.채근담(菜根譚) 전집218장/하늘은 한 사람을 현인으로 만들어 대중을 가르치게 했다. 219.채근담(菜根譚) 전집219장/재능이 어중간한 사람은 일의 전후를 추측하고 의심한다. 220.채근담(菜根譚) 전집220장/입을 엄히 단속하지 않으면 마음속의 기밀이 모두 누설된다. 221.채근담(菜根譚) 전집221장/남을 책망할 때는 그 사람의 과오가 없었을 때를 생각하라. 222.채근담(菜根譚) 전집222장/소년은 어른의 싹이고 수재秀才는 사대부士大夫의 태胎이다. 223.채근담(菜根譚) 전집223장/군자는 고난을 당하더라도 근심하지 않는다. 224.채근담(菜根譚) 전집224장/일찍 익는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만 같지 못하다. 225.채근담(菜根譚) 전집225장/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래 모습을 알 수가 있다.
채근담(菜根譚)-후집 134장에 대하여 1. 채근담(菜根譚) 후집 1장/전원을 말하는 사람은 아직 전원을 모르는 사람이다. 2. 채근담(菜根譚) 후집 2장/낚시질은 재미있지만 물고기의 생살권生殺權을 가지고 있다. 3. 채근담(菜根譚) 후집 3장/모든 것이 죽은 후에야 비로소 천지의 참모습이 보인다. 4. 채근담(菜根譚) 후집 4장/세월은 유구한 것인데 조급한 자는 스스로 짧게 만든다. 5. 채근담(菜根譚) 후집 5장/풍정風情을 얻는 데 반드시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 6. 채근담(菜根譚) 후집 6장/조용한 밤에 종소리를 듣고 꿈속의 꿈에서 깨어난다. 7. 채근담(菜根譚) 후집 7장/새 소리,벌레 소리는 모두 마음을 전해 주는 비결秘訣이다. 8. 채근담(菜根譚) 후집 8장/문자가 없는 책을 읽을 줄 알아야 책의 참맛을 안다. 9. 채근담(菜根譚) 후집 9장/가까이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그곳이 바로 신선의 땅이다. 10.채근담(菜根譚) 후집10장/술자리의 끝은 사람들을 처량하게 만든다. 11.채근담(菜根譚) 후집11장/눈앞의 천기를 간파하면 옛 영웅도 모두 손 안에 들어온다. 12.채근담(菜根譚) 후집12장/최상의 지혜자가 아니면 완전히 깨닫는 인간이 될 수 없다. 13.채근담(菜根譚) 후집13장/달팽이 뿔 위에서 승부를 겨루어 무엇을 얻겠는가. 14.채근담(菜根譚) 후집14장/고목 같은 몸, 재 같은 마음은 현실에서 너무 거리가 멀다. 15.채근담(菜根譚) 후집15장/쉬어야 할 때 스스로 쉬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16.채근담(菜根譚) 후집16장/열광했을 때의 일을 후에 생각하면 그 무익을 알 수 있다. 17.채근담(菜根譚) 후집17장/부귀를 뜬구름처럼 여기더라도 심산에 숨어 살 필요는 없다. 18.채근담(菜根譚) 후집18장/세상 사람이 모두 명리에 취해 있다 해도 미워하지 말라. 19.채근담(菜根譚) 후집19장/시간은 생각에 달려 있고, 공간은 마음에 달려 있다. 20.채근담(菜根譚) 후집20장/욕심을 줄여 꽃을 심고 대나무를 심어, 무無로 돌아가라. 21.채근담(菜根譚) 후집21장/눈앞의 일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상향이다. 22.채근담(菜根譚) 후집22장/권력에 빌붙고 세도에 붙어 사는 것은 비참의 극이다. 23.채근담(菜根譚) 후집23장/잠자다 깨어보니 헌 담요에 달빛이 쏟아지는 삶이 있다. 24.채근담(菜根譚) 후집24장/병들었을 때를 떠올리면 색욕은 사그러진다. 25.채근담(菜根譚) 후집25장/남보다 앞서가려고 다투는 오솔길은 심히 좁다. 26.채근담(菜根譚) 후집26장/바쁠 때에 본성을 잃지 않으려면 한가할때 정신을 단련하라. 27.채근담(菜根譚) 후집27장/도의로 사귀는 교제에는 인정의 변화가 없다. 28.채근담(菜根譚) 후집28장/빈곤을 근심하는 마음을 떨쳐 버리면 안락이 그곳에 있다. 29.채근담(菜根譚) 후집29장/한 걸음 물러설 것을 먼저 고려한다면 재앙을 면할 수 있다. 30.채근담(菜根譚) 후집30장/탐심이 많은 자는 금을 주어도 옥을 얻지 못함을 한탄한다. 31.채근담(菜根譚) 후집31장/명성을 자랑하는 것은 명성으로부터 피하는 것만 못하다. 32.채근담(菜根譚) 후집32장/흰 구름과 고요한 돌을 보고 깊은 진리를 깨닫는다. 33.채근담(菜根譚) 후집33장/밝은 달이 하늘에 떠가는데 조용함도 시끄러움도 없다. 34.채근담(菜根譚) 후집34장/유장孺長함은 콩죽 국물 마시는 가운데서 얻어진다. 35.채근담(菜根譚) 후집35장/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배가 부르면 잠을 잔다. 36.채근담(菜根譚) 후집36장/큰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37.채근담(菜根譚) 후집37장/아름다운 산도 그것에 사로잡히면 저자거리가 되어 버린다. 38.채근담(菜根譚) 후집38장/주위가 어수선하면 평소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다. 39.채근담(菜根譚) 후집39장/술잔을 들고 달을 희롱하며 속세의 번잡을 떨쳐 버린다. 40.채근담(菜根譚) 후집40장/비속한 것은 고상한 것에 이르지 못한다 41.채근담(菜根譚) 후집41장/속세에서 빠져나간다고 산림 속에 숨을 필요는 없다. 42.채근담(菜根譚) 후집42장/영욕榮辱이나 득실得失 따위가 나를 부리게 하서는 안된다. 43.채근담(菜根譚) 후집43장/문득 매미 우는 소리 들리면 천지의 조용함을 안다. 44.채근담(菜根譚) 후집44장/영진榮進을다투지 않으면 관직의 위험이 두렵지 않다. 45.채근담(菜根譚) 후집45장/산림 속을 소요하면 속진俗塵에 찌든 마음이 씻겨 나간다. 46.채근담(菜根譚) 후집46장/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나른하게 만든다. 47.채근담(菜根譚) 후집47장/글자 한 자 몰라도 시심(詩心)이 있는 사람은 시의 참맛을 안다. 48.채근담(菜根譚) 후집48장/마음이 흔들리는 자는 활 그림자를 보고도 뱀으로 의심한다. 49.채근담(菜根譚) 후집49장/매어놓지 않은 배처럼 떠내려가건 멈추건 몸을 맡겨두라. 50.채근담(菜根譚) 후집50장/꽃이거나 잡초이거나 그 천성은 같은 것이다. 51.채근담(菜根譚) 후집51장/새 울고 꽃 피거든 그것이 곧 그대로의 진실임을 알라. 52.채근담(菜根譚) 후집52장/욕심이 가득차 있으면 차디찬 연못에서 물이 끓는 듯한다. 53.채근담(菜根譚) 후집53장/가진 것이 많은 자는 그만큼 잃는 것도 많아진다. 54.채근담(菜根譚) 후집54장/소나무 숲의 이슬로 주묵朱墨을 간다. 55.채근담(菜根譚) 후집55장/꽃은 화분에 심어 놓으면 생기를 잃게 된다. 56.채근담(菜根譚) 후집56장/이 몸이 다 내가 아님을 안다면 어찌 번뇌가 침노하겠는가. 57.채근담(菜根譚) 후집57장/어차피 늙어질 것을 생각하면 경쟁하는 마음을 없앨 수 있다. 58.채근담(菜根譚) 후집58장/인정과 세태는 수시로 변한다. 59.채근담(菜根譚) 후집59장/어떤 고난 속에서도 열정만 있다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60.채근담(菜根譚) 후집60장/즐거운 경지가 있으면 즐겁지 않은 경지가 따르게 마련이다. 61.채근담(菜根譚) 후집61장/청산과 녹수綠水를 보면 천지의 자재自在함을 알게 된다. 62.채근담(菜根譚) 후집62장/완성된 것은 반드시 파괴된다, 완성되기를 원치 말라. 63.채근담(菜根譚) 후집63장/달빛은 연못에 비취되 물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64.채근담(菜根譚) 후집64장/아른거리는 안개와 물에 비치는 그림자가 최고 그림이다. 65.채근담(菜根譚) 후집65장/골짜기를 메우기는 쉽지만 사람 마음을 채우기는 어렵다. 66.채근담(菜根譚) 후집66장/마음에 풍파가 일지 않으면 그곳이 곧 청산이다. 67.채근담(菜根譚) 후집67장/선비도 문득 서민이 편안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다. 68.채근담(菜根譚) 후집68장/물고기는 물 속을 헤엄치면서도 물을 잊고 산다. 69.채근담(菜根譚) 후집69장/전쟁터에도 세월이 흐르면 국화가 핀다. 70.채근담(菜根譚) 후집70장/아아, 이 세상에 나방의 흉내를 내지 않는 자는 누구인가. 71.채근담(菜根譚) 후집71장/뗏목을 올라탈 때 뗏목에서 내릴 일을 먼저 생각하라. 72.채근담(菜根譚) 후집72장/세상사를 두고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며 싸우지 말라. 73.채근담(菜根譚) 후집73장/물욕에 속박당하면 내 인생이 한없이 슬퍼진다. 74.채근담(菜根譚) 후집74장/마음 속에 한 가닥의 물욕도 없다면 그것은 무無와 같다. 75.채근담(菜根譚) 후집75장/속과를 떠난 맑은 취흥醉興은 경호鏡湖 호숫가에 있다. 76.채근담(菜根譚) 후집76장/오랫동안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날 수 있다. 77.채근담(菜根譚) 후집77장/관棺 뚜껑을 덮을 때에야 재물이 소용없음을 알게 된다. 78.채근담(菜根譚) 후집78장/참된 자유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부정만 하는 것이 아니다. 79.채근담(菜根譚) 후집79장/의사義士·열사烈士는 나라를 준다 해도 사양한다. 80.채근담(菜根譚) 후집80장/인정을 모두 안 다음에는 그저 머리만 끄덕일 뿐이다. 81.채근담(菜根譚) 후집81장/없애고자 하는 생각은 없어지지 않는다. 82.채근담(菜根譚) 후집82장/자연 그대로의 것이라야 참된 묘미를 나타낸다. 83.채근담(菜根譚) 후집83장/본성이 맑으면 심신을 건강하게 길러나간다. 84.채근담(菜根譚) 후집84장/마음에는 하나의 참된 경지가 있다. 85.채근담(菜根譚) 후집85장/진리는 환상속에서 구한다. 86.채근담(菜根譚) 후집86장/진리를 깨달으면 모두가 한결같다. 87.채근담(菜根譚) 후집87장/모든 것은 정신과 생각에 달려있다. 88.채근담(菜根譚) 후집88장/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이다. 89.채근담(菜根譚) 후집89장/온갖 시름을 다 버려라. 90.채근담(菜根譚) 후집90장/정신은 사물에 부딪혀 나타난다. 91.채근담(菜根譚) 후집91장/자신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92.채근담(菜根譚) 후집92장/자연과 하나됨이 최고의 경지이다. 93.채근담(菜根譚) 후집93장/꾸미지 않은 것이 아름답다. 94.채근담(菜根譚) 후집94장/주체성을 가져라. 95.채근담(菜根譚) 후집95장/마음이 비면 외경도 비게 된다. 96.채근담(菜根譚) 후집96장/은자(隱者)는 유유자적하는데 멋이 있다. 97.채근담(菜根譚) 후집97장/죽은 후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98.채근담(菜根譚) 후집98장/삶에 대한 욕심이 죽음의 근본이다. 99.채근담(菜根譚) 후집99장/시간이 지나면 싸움의 승패는 없어진다. 100.채근담(菜根譚) 후집100장/고요하고 한가해야 자연의 참맛을 안다 101.채근담(菜根譚) 후집101장/천성대로 담백하게 살아야 한다 102.채근담(菜根譚) 후집102장/만물은 본디 한가지인데 가지런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103.채근담(菜根譚) 후집103장/떠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104.채근담(菜根譚) 후집104장/조용한 본심을 맑게 하는 것이 좋다 105.채근담(菜根譚) 후집105장/시끄러운 속에서 고요함을 찾아라 106.채근담(菜根譚) 후집106장/산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다 107.채근담(菜根譚) 후집107장/자연스럽게 살면 자연과 하나된다 108.채근담(菜根譚) 후집108장/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모두 마음의 작용이 만들어낸다 109.채근담(菜根譚) 후집109장/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 110.채근담(菜根譚) 후집110장/꾸미는 마음이 없어지면 마음속에서 청풍명월의 취흥이 인다 111.채근담(菜根譚) 후집111장/잎이 지면 뿌리에서 싹이 돋는다 112.채근담(菜根譚) 후집112장/고요한 밤에 종소리를 들으면 그 울림이 더욱 맑게 들린다 113.채근담(菜根譚) 후집113장/높은 곳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진다 114.채근담(菜根譚) 후집114장/마음이 좁으면 터럭 하나도 수레바퀴와 같다 115.채근담(菜根譚) 후집115장/욕망이 진리가 될 수도 있다 116.채근담(菜根譚) 후집116장/내몸을 제대로 다루어야 본래의 만물을 다룰 수 있다 117.채근담(菜根譚) 후집117장/너무 한가하면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다 118.채근담(菜根譚) 후집118장/마음은 움직여서 본성을 잃는다 119.채근담(菜根譚) 후집119장/근심에는 기쁨의 씨앗이 있다 120.채근담(菜根譚) 후집120장/들은 것은 마음에 남기지 마라 121.채근담(菜根譚) 후집121장/사람은 스스로 고해를 만든다 122.채근담(菜根譚) 후집122장/꽃이든 술이든 지나치면 추악하다 123.채근담(菜根譚) 후집123장/인위적이지 않은 것이 좋다 124.채근담(菜根譚) 후집124장/깨달음이 없으면 참맛도 없다 125.채근담(菜根譚) 후집125장/정신과 육체를 맑게 지켜라 126.채근담(菜根譚) 후집126장/지나친 복과 이득은 위험하다 127.채근담(菜根譚) 후집127장/인생은 본래 꼭두각시놀음이다 128.채근담(菜根譚) 후집128장/이로운 일이 있으면 해로움도 생긴다 129.채근담(菜根譚) 후집129장/음탕한 여자도 극에 달하면 여승이 된다 130.채근담(菜根譚) 후집130장/마음은 일밖에 초월하여 두어라 131.채근담(菜根譚) 후집131장/말을 줄이면 허물이 적다 132.채근담(菜根譚) 후집132장/내 마음속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 133.채근담(菜根譚) 후집133장/욕심이 없으면 부족함도 없다 134.채근담(菜根譚) 후집134장/인연에 따라 분수를 지켜 처신하라
채근담1-001.
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 : 도덕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寂寞一時(적막일시) : 일시적으로 적막할 뿐이지만,
依阿權勢者(의아권세자) : 권세에 지하고 아부하는 자는
凄凉萬古(처량만고) : 만고에 처량하다.
達人觀物外之物(달인관물외지물) : 달인은 사물 밖의 사물을 관찰하고
思身後之身(사신후지신) : 몸 뒤의 몸을 생각하느니,
寧受一時之寂寞(영수일시지적막) : 차라리 일시적인 적막을 겪을지언정
毋取萬古之凄凉(무취만고지처량) : 만고에 처량함을 하지 말라.
채근담1-002
涉世淺(섭세천) : 세상의 경험이 얕으면
點染亦淺(점염역천) : 더러움에 물드는 것 또한 얕고,
歷事深(역사심) : 일의 경험이 깊으면
機械亦深(기계역심) : 속임수 또한 깊으니라.
故君子(고군자) : 그러므로 군자는
輿其練達(여기련달) : 능수능란 하기보다는
輿其曲謹(여기곡근) : 박하고 우둔한 편이 나으며,
不若疎狂(불약소광) : 치밀하고 약사빠르기보다는 소홀하고 거친 편이 나으리라.
채근담1-003
君子之心事(군자지심사) : 군자의 마음가짐은
天靑日白(천청일백) : 하늘이 푸르고 햇빛이 밝은 것과 같이 하여
不可使人不知(불가사인부지) : 남들이 모르게 해서는 안 되며,
君子之才華(군자지재화) : 군자의 재화는
玉珠藏(옥주장) : 구슬이 숨어 있고 진주가 감추어져 있는 것과 같이 하여
不可使人易知(불가사인이지) : 남들이 쉬 알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라.
채근담1-004
勢利粉華(세리분화) : 권세와 이익과 사치와 화려함은,
不近者爲潔(불근자위결) : 이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깨끗하다고 하지만
近之而不染者(근지이불염자) : 이를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을
爲尤潔(위우결) : 더욱 깨끗하다고 한다.
智械機巧(지계기교) : 잔재주와 권모와 술수와 교묘함은,
不知者爲高(부지자위고) : 이것을 모르는 사람을 높다고 하지만
知之而不用者(지지이불용자) :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爲尤高(위우고) : 더욱 높다고 하느니라.
채근담1-005
耳中(이중) : 귀 속에
常聞逆耳之言(상문역이지언) :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心中(심중) : 마음 속에
常有拂心之事(상유불심지사) : 항상 마음에 꺼리는 일이 있으면
是進德修行的砥石(시진덕수행적지석) : 이것이야말로 곧 덕성을 함양시키고 행실을 닦는 숫돌이 되리라.
若言言悅耳(약언언열이) : 만약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하고
事事快心(사사쾌심) :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한다면
便把此生(변파차생) : 이는 곧 인생을 잡아서
埋在毒中矣(매재독중의) : 짐독 속에 파묻는 것이 되리라.
채근담1-006
疾風怒雨(질풍노우) : 사나운 바람, 성난 비에는
禽鳥戚戚(금조척척) : 새들도 근심하고,
霽日光風(제일광풍) : 개인 날씨, 밝은 바람에는
草木欣欣(초목흔흔) : 초목도 기뻐하나니,
可見(가견) : 볼지어다,
天地不可一日無和氣(천지불가일일무화기) : 천 지에는 하루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아니 되며
人心不可一日無喜神(인심불가일일무희신) : 인심에는 하루도 기쁜 마름이 없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채근담1-007
肥辛甘非眞味(비신감비진미) : 무르익은 술과 기름진 고기와 맵고 단 것이 참 맛이 아니라
眞味只是淡(진미지시담) : 참 맛은 다만 담백할 뿐이다.
神奇卓異非至人(신기탁이비지인) : 신비하고 기이하여 우뚝하고 이상한 것이 지인이 아니라
至人只是常(지인지시상) :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이다.
채근담1-008
天地寂然不動(천지적연부동) : 천지는 고용하여 움직이지 않지만
而氣機無息少停(이기기무식소정) : 그 기의 활동은 잠시도 정지하지 않으며,
日月晝夜奔馳(일월주야분치) : 일월은 밤낮으로 부지런히 달리지만
而貞明萬古不易(이정명만고불역) : 그 빛은 만고에 바뀌지 아니한다.
故君子(고군자) : 그러므로 군자는
閒時要有喫緊的心(한시요유끽긴적심사) : 한가한 때에도 다급함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忙處要有悠閒的趣味(망처요유유한적취미) : 바쁜 경우에도 여유 있는 의취(意趣)가 필요하다.
채근담1-009
夜深人靜獨坐觀心(야심인정독좌관심) : 밤 깊어 사람 소리 고요한 때에 홀로 일어나 앉아 내 마음을 관찰해 보면
始覺妄窮而眞獨露(시각망궁이진독로) : 비로소 망념(妄念)이 사라지고 참된 마음만이 홀로 나타남을 깨닫나니,
每於此中得大機趣(매어차중득대기취) : 매양 이 가운데서 큰 진실을 얻게 된다.
旣覺眞現而妄難逃(기각진현이망난도) : 이미 진실이 나타남을 느끼면서도 망념에서 도피하기 어려움을 깨닫는다면,
又於此中得大(우어차중득대) : 또한 이 가운데서 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리라.
채근담1-010
恩裡由來生害(은리유래생해) : 은혜로운 속에서 재앙은 싹터 나온다.
故快意時須早回頭(고쾌의시수조회두) : 그러므로 마음에 만족할 때 모름지기 머리를 돌려야 한다.
敗後或反成功(패후혹반성공) : 실패한 뒤에 혹 도리어 일이 이루어지는 수도 있다.
故拂心處莫便放手(고불심처막편방수) : 그러므로 마음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여 문득 손을 놓아 버려서도 안 되리라.
채근담1-011
藜口腸者(려구장자) : 명아주로 국 끓여 먹고 비름으로 창자를 채우는 사람 중에는
多氷淸玉潔(다빙청옥결) : 얼음처럼 맑고 옥처럼 깨끗한 사람이 많지만,
袞衣玉食者(곤의옥식자) : 비단옷을 입고 옥 같은 흰쌀밥을 먹는 사람 중에는
甘婢膝奴顔(감비슬노안) : 종처럼 굽신거리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蓋志以澹泊明(개지이담박명) : 대저 지조는 담박함으로써 밝아지고,
而節從肥甘喪也(이절종비감상야) : 절개는 비감을 좇음으로써 잃게 되느니라.
채근담1-012
面前的田地(면전적전지) : 살아 있을 때의 심지는
要放得寬(요방득관)하여 : 활짝 열어 너그럽게 하여서
使人無不平之歎(사인무불평지탄) :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하는 탄식이 없게 하여야 하며,
身後的惠澤(신후적혜택) : 죽은 뒤의 은혜는
要流得久(요류득구) : 길이 이어지게 하여
使人有不櫃之思(사인유불궤지사) :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하다는 마음이 없게 하여야 하느니라.
채근담1-013
徑路窄處(경로착처) : 오솔길 좁은 곳에서는
留一步(유일보) : 한 길을 머물러 서서
與人行(여인행) : 남을 지나가게 하고,
滋味濃的(자미농적) : 기름지고 좋은 음식은
減三分(감삼분) : 삼 분을 덜어내어서
讓人嗜(양인기) : 남에게 맛보게 하라.
此是涉世(차시섭세) :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一極安樂法(일극안락법) :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의 하나일지니라.
채근담1-014
作人(작인) : 사람됨이
無甚高遠事業(무심고원사업) : 뛰어나게 높아 원대한 일은 못할지라도
擺脫得俗情(파탈득속정) : 능히 속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便入名流(편입명류) : 이는 곧 명류에 들 것이요,
爲學(위학) : 학문을 닦음에 있어서
無甚增益工夫(무심증익공부) : 뛰어나게 공부를 더 많이 하지는 못할지라도
減除得物累(감제득물루) : 물욕을 덜어 버릴 수 있다면
便招聖境(편초성경) : 이는 곧 성인의 경지를 뛰어 넘으리라.
채근담1-015
交友(교우) : 친구를 사귐에는
須帶三分俠氣(수대삼분협기) : 모름지기 삼 분의 의협심을 가져야 하며,
作人(작인) : 사람됨에는
要存一點素心(요존일점소심) :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할지니라.
채근담1-016
寵利(총리) : 은혜와 이익은
毋居人前(무거인전) : 다른 사람에게 앞서지 말고
德業(덕업) : 덕을 닦는 일은
毋落人後(무락인후) : 다른 사람에게 뒤떨어지지 말라.
受享(수향) : 받아서 누림은
毋踰分外(무유분외) : 분수를 넘지 말고
修爲(수위) : 수양을 닦는 행위는
毋減分中(무감분중) : 분수 안으로 줄이지 말라.
채근담1-017
處世(처세) : 세상을 살아가는 때는
讓一步(양일보) :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을
爲高(위고) : 높이 여기니,
退步(퇴보) :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은
卽進步的張本(즉진보적장본) : 곧 한 걸음 나아가는 근본이 된다.
待人(대인) : 사람을 대함에는
寬一分(관일분) : 일 분 너그럽게 하는 것이
是福(시복) : 복이 되니,
利人(이인) :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實利己的根基(실이기적근기) : 사실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토대가 되느니라.
채근담1-018
蓋世功勞(개세공로) : 세상을 뒤덮을 만한 큰 공로도
當不得一個矜字(당부득일개긍자) : 한 개 긍(矜)자 하나를 당해 내지는 못하고,
彌天罪過(미천죄과) : 하늘에 가득 찬 큰 죄도
當不得一個悔字(당부득일개회자) : 한 개 회(悔)자 하나를 당해 내지는 못하리라.
채근담1-019
完名美節(완명미절) : 완전한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不宜獨任(부의독임) : 혼자서 다 차지해서는 안 된다.
分些與人(분사여인) : 조금은 나누어 남에게 주어야
可以遠害全身(가이원해전신) : 가히 그로써 재앙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辱行汚名(욕행오명) : 욕된 행위와 더러운 이름은
不宜全推(불의전추) : 온전히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 되니
引些歸己(인사귀기) : 조금은 끌어다 나에게 돌려야
可以光養德(가이광양덕) : 가히 그로써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 있으리라.
채근담1-020
事事(사사) : 일마다
留個有餘不盡的意思(유개유여부진적의사) : 조금쯤의 여유를 두어 다하지 못하는 생각을 남겨 둔다면
便造物(편조물) : 문득 조물주도
不能忌我(불능기아) : 나를 꺼리지 못하고
鬼神(귀신) : 귀신도
不能損我(불능손아) :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若業必求滿(약업필구만) : 만약 일마다 반드시 가득 차기를 바라고
功必求盈者(공필구영자) : 공마다 반드시 완전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不生內變(불생내변) : 안으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必召外憂(필소외우) : 반드시 밖의 근심을 불러들이게 되리라.
채근담1-021
家庭(가정) : 집 안에도
有個眞佛(유개진불) : 한 분의 참 부처가 있고
日用(일용) : 일상생활 속에도
有種眞道(유종진도) : 하나의 진정한 도(道)가 있다.
人能誠心和氣(인능성심화기) : 사람이 능히 마음을 성실하게 하고 기운을 부드럽게 하며
愉色婉言(유색완언) : 얼굴빛을 유쾌하게 하고 말을 완곡하게 하게
使父母兄弟間(사부모형제간) : 부모형제간으로 하여금
形骸兩釋(형해양석) : 한 덩어리가 되게 하고
意氣交流(의기교류) : 뜻이 통하게 한다면,
勝於調息觀心萬倍矣(승어조식관심만배의) : 이야말로 숨결을 고르게 하고 마음을 관찰하는 것보다 만 배나 더 나으리라.
채근담1-022
好動者(호동자) :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雲電風燈(운전풍등) : 구름 속의 번개나 바람 앞의 등불과 같고,
嗜寂者(기적자) :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死灰槁木(사회고목) : 불꺼진 재나 마른 나무와 같다.
須定雲止水中(수정운지수중) : 모름지기 멈추어 있는 구름이나 고요한 물결 같은 마음 가운데에
有鳶飛魚躍氣象(유연비어약기상) :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노는 기상이 있어야 하며,
是有道的心體(시유도적심체) : 이것이 곧 도를 깨달은 사람의 마음이다.
채근담1-023
攻人之惡(공인지악) : 남의 악한 것을 공격하되
毋大嚴(무대엄) :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된다.
要思其堪受(요사기감수) : 중용한 것은 그가 그것을 받아서 감당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敎人以善(교인이선) : 선으로써 사람을 가르치되
毋過高(무과고) : 지나치게 높아서는 안 되니,
當使其可從(당사기가종) : 마땅히 그가 따를 수 있는 것으로 하여야 하느니라.
채근담1-024
糞蟲(분충) : 굼벵이는
至穢(지예) : 지극히 더럽지만
變爲蟬(변위선) : 변해서 매미가 되어
而飮露於秋風(이음로어추풍) :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腐草(부초) : 썩은 풀은
無光(무광) : 빛이 없지만
化爲螢(화위형) : 화해서 개똥벌레가 되어
而耀采於夏月(이요채어하월) : 여름 달밤에 빛을 낸다.
固知潔常自汚出(고지결상자오출) : 진실로 깨끗한 것은 언제나 더러움에서 나오고
明每從晦生也(명매종회생야) : 밝은 것은 언제나 어둠에서 생겨남은 알 수 있으리라.
채근담1-025
矜高倨傲(긍고거오) : 뽐내는 것과 거만한 것은
無非客氣(무비객기) : 객기 아닌 것이 없으니
降伏得客氣下而後(항복득객기하이후) : 이 객기를 굴복시켜 물리친 뒤에야
正氣伸(정기신) : 정기가 피어난다.
情欲意識(정욕의식) : 욕망과 생각은
盡屬妄心(진속망심) : 다 망심에 속하는 것이니
消殺得妄心盡而後(소쇄득망심진이후) : 이 망심을 소멸시켜 없앤 뒤에야
眞心現(진심현) : 진심이 나타나리라.
채근담1-026
飽後思味(포후사미) : 배부른 뒤에 맛을 생각하면
則濃淡之境都消(칙농담지경도소) : 맛의 있고 없음의 구분이 모두 사라지고,
色後思婬(색후사음) : 관계한 뒤에 음욕을 생각하면
則男女之見盡絶(칙남녀지견진절) :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모두 끊어진다.
故人常以事後之悔悟(고인상이사후지회오) : 그러므로 사람은 어제나 일이 끝난 뒤에 느끼는 후회와 깨우침을 가지고
破臨事之癡迷(파임사지치미) : 일에 임할 때의 어리석음과 미혹을 깨트려야 하는 것이다.
則性定而動無不正(칙성정이동무부정) : 이렇게 한즉 본성이 인정되어 행동에 그름이 없게 되리라.
채근담1-027
居軒冕之中(거헌면지중) : 높은 지위에 있을 때에도
不可無山林的氣味(불가무산림적기미) : 자연에 묻혀 사는 취미가 없어서는 안 되며,
處林泉之下(처임천지하) : 자연에 묻혀 살고 있을 떼에도
須要懷廊廟的經綸(수요회낭묘적경륜) : 모름지기 국가를 경륜할 뜻을 풀어야 하느니라.
채근담1-028
處世(처세) :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不必邀功(불필요공) : 반드시 성공만을 바라지 말라.
無過便是功(무과변시공) : 허물없이 살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성공이다.
與人(여인) : 남에게 베풀어줌에 있어서
不求感德(불구감덕) : 그 덕에 감동하기를 바라지 말라.
無怨便是德(무원변시덕) : 원망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이 곧 덕이로다.
채근담1-029
憂勤是美德(우근시미덕) : 근심과 부지런함은 아름다운 덕이긴 하나
太苦則無以適性怡情(태고칙무이적성이정) : 수고가 지나치면 본성을 맞추고 마음을 즐겁게 하지 못한다.
澹泊是高風(담박시고풍) : 맑고 깨끗한 것은 고상한 기풍이긴 하나
太枯則無以濟人利物(태고칙무이제인리물) : 딱딱함이 지나치면 사람을 구제하고 사물을 이롭게 할 수가 없느니라.
채근담1-030
事窮勢蹙之人(사궁세축지인) : 일이 막히고 세력이 위축된 사람은
當原其初心(당원기초심) : 마땅히 그 처음의 마음을 돌이켜 보아야 하고,
功成行滿之士(공성행만지사) : 공을 이루고 일이 뜻대로 되는 사람은
要觀其末路(요관기말로) : 마땅히 그 말로를 살필 수 있어야 하느니라.
채근담1-031
富貴家(부귀가) : 부귀한 집안은
宜寬厚(의관후) : 마땅히 너그럽고 후해야 하는데
而反忌刻(이반기각) : 도리어 시기하고 각박하면
是富貴而貧賤其行矣(시부귀이빈천기행의) : 이것은 부기하면서도 그 행실을 빈천하게 하는 것이니
如何能享(여하능향) : 어찌 능히 그 부귀를 누릴 수 있겠는가.
聰明人(총명인) : 총명한 사람은
宜斂藏(의렴장) : 마땅히 그 재주를 거두어 감추어야 하는데
而反炫耀(이반현요) : 도리어 드러내어 자랑한다면
是聰明而愚懵其病矣(시총명이우몽기병의) : 이것은 총명하면서도 어리석고 어두운 병폐에 빠져 있음이니
如何不敗(여하불패) : 어찌 실패하지 않겠는가.
채근담1-032
居卑而後(거비이후) : 낮은 곳에 있어 본 뒤에야
知登高之爲危(지등고지위위) : 높은 데 올라감이 위험한 줄을 알게 되고,
處晦而後(처회이후) : 어두운 곳에 처해 본 뒤에야
知向明之太露(지향명지태로) : 빛을 향함이 눈부신 줄을 알게 되며,
守靜而後(수정이후) : 고요한 것을 간직해 본 뒤에야
知好動之過勞(수정이후지호동지과로) : 움직이기 좋아함이 지나치게 수고로운 것임을 알게 되고,
養黙而後(양묵이후) : 침묵하는 것을 길러 본 뒤에야
知多言之爲躁(지다언지위조) : 말 많음이 시끄러운 것임을 알게 되리라.
채근담1-033
放得功名富貴之心下(방득공명부귀지심하) : 공명과 부귀의 마음을 놓아 버려야만
便可脫凡(변가탈범) : 비로소 범속한 것에서 벗어날 수 있고,
放得道德仁義之心下(방득도덕인의지심하) : 도덕과 인의의 마음을 놓아 버려야만
纔可入聖(재가입성) :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채근담1-034
利欲未盡害心(이욕미진해심) : 이욕(利欲)이 마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意見乃害心之蟊賊(의견내해심지모적) : 아집이 바로 마음을 해치는 벌레이고,
聲色未必障道(성색미필장도) : 소리와 색깔이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聰明乃障道之藩屛(총명내장도지번병) : 총명이 바로 가로막는 울타리이다.
채근담1-035
人情反復(인정반복) : 인정은 변하기 쉽고
世路崎嶇(세로기구) : 세상 길은 기구하다.
行不去處(행불거처) : 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須知退一步之法(수지퇴일보지법) : 모름지기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行得去處(행득거처) : 쉽게 갈 수 잇는 곳에서는
務加讓三分之功(무가양삼분지공) : 힘써 삼 분을 사양하는 공덕을 더해야 하리라.
채근담1-036
待小人(대소인) : 소인을 대함에는
不難於嚴(불난어엄) : 엄격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而難於不惡(이난어불오) : 미워하지 않기가 더 어렵고,
待君子(대군자) : 군자를 대함에는
不難於恭(불난어공) : 공정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而難於有禮(이난어유례) : 예의를 지키기가 더 어려우니라.
채근담1-037
寧守渾噩(녕수혼악) : 차라리 소박함을 지키고
而黜聰明(이출총명) : 총명함을 물리쳐
有些正氣還天地(유사정기환천지) : 약간의 바른 기운을 남겨 천지에 돌려주고,
寧謝紛華(녕사분화) : 차라리 화려함을 사양하고
而甘澹泊(이감담박) : 담담함을 달게 여겨
有個淸名在乾坤(유개청명재건곤) : 하나의 깨끗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도록 하라.
채근담1-038
降魔者(항마자) : 악마를 항복시키려고 하는 사람은
先降自心(선항자심) : 먼저 자기의 마음부터 항복 받으라.
心伏(심복) : 마음이 항복하려면
則群魔退聽(칙군마퇴청) : 뭇 악마들이 물러나게 된다.
馭橫者(어횡자) : 횡포를 제어하려고 하는 사람은
先馭此氣(선어차기) : 먼저 자신의 객기를 제어하라.
氣平(기평) : 객기가 가라앉으면
則外橫不侵(칙외횡불침) : 횡포가 침입하지 못하게 되리라.
채근담1-039
敎弟子(교제자) :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如養閨女(여양규녀) : 마치 규중의 처녀를 기르는 것과 같으니
最要嚴出入謹交遊(최요엄출입근교유) : 무엇보다도 출입을 엄히 하고 교제를 삼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若一接近匪人(약일접근비인) : 만약 한 번 사람과 접근하게 되면,
是淸淨田中(시청정전중) : 이것은 깨끗한 밭에
下一不淨種子(하일불정종자) : 더러운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아서
便終身難植嘉禾(변종신난식가화) : 평생토록 좋은 곡식을 심기가 어려울 것이니라.
채근담1-040
欲路上事(욕로상사) : 욕정에 관계된 일은
毋樂其便而姑爲染指(무락기편이고위염지) : 쉽게 즐길 수 있다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손끝에 물들여서는 안 된다.
一染指(일염지) : 일단 물들이게 되면
便深入萬仞(변심입만인) : 곧 만 길이나 깊이 빠지게 되리라.
理路上事(이로상사) : 의리에 관계된 일은
毋憚其難而稍爲退步(무탄기난이초위퇴보) : 그 어려움을 꺼려하여 조금이라도 물러나서는 안 된다.
一退步(일퇴보) : 일단 물러서게 되면
便遠隔千山(변원격천산) : 문득 천 산이 가로막힌 듯 멀어지게 되리라.
채근담1-041
念頭濃者(염두농자) : 마음이 두터운 사람은
自待厚(자대후) : 자기에게도 후하고
待人亦厚(대인역후) : 남에게도 역시 후하여
處處皆濃(처처개농) : 곳곳마다 모두 두텁게 하고,
念頭淡者(염두담자) : 마음이 담백한 사람은
自待薄(자대박) : 자기에게도 박하고
待人亦薄(대인역박) : 남에게도 역시 박하여
事事皆淡(사사개담) : 일일이 다 담백하게 한다.
故君子居常嗜好(고군자거상기호) : 그러므로 군자는 일상생활의 기호에 있어서
不可太濃艶(불가태농염) : 지나치게 농염하거나
亦不宜太枯寂(역불의태고적) : 지나치게 고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채근담1-042
彼富我仁(피부아인) : 상대가 부를 들고나오면 나는 인을 들고 나가고,
彼爵我義(피작아의) : 상대가 지위를 들고 나오면 나는 의를 들고 나가니,
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군자고불위군상소뢰롱) : 군자는 진실로 임금이나 대신들의 농락을 당하지 않는다.
人定勝天(인정승천) :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고
志一動氣(지일동기) : 뜻을 하나로 통합하면 기질도 움직이니,
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군자역불수조물지도주) : 군자는 또한 조물주의 틀 속에 갇히지도 않느니라.
채근담1-043
立身(립신) : 몸을 세우되
不高一步立(불고일보립) : 한 걸음 더 높이 세우지 않는다면
如塵裡振衣̖泥中濯足(여진리진의̖니중탁족) :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탕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如何超達(여하초달) : 어찌 초탈할 수 있겠는가.
處世(처세) : 세상을 살아가되
不退一步處(불퇴일보처) : 한 걸음 물러나 처신하지 않는다면
如飛蛾投燭̖羝羊觸藩(如飛蛾投燭̖저양촉번) : 나방이 촛불에 날아들고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것과 같으니
如何安樂(여하안락) :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채근담1-044
學者要收拾精神(학자요수습정신) : 학문하는 사람은 오직 정신을 수습하여
倂歸一路(병귀일로) : 한길로 집중해야 한다.
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여수덕이유의어사공명예) : 만약 덕을 닦으면서 일의 성공이나 이름 드러내는 것에만 마음을 쓴다면
必無實詣(필무실예) : 결코 참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요,
讀書而寄興於吟咏風雅(독서이기흥어음영풍아) : 책을 읽으면서 읊조리는 재미나 풍류에만 감흥을 의탁한다면
定不深心(정불심심) : 결코 깊은 핵심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채근담1-045
人人有個大慈悲(인인유개대자비) : 사람마다 모두 하나의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나
維摩屠劊(유마도회) : 유마와 도회가
無二心也(무이심야) : 두 마음이 아니고,
處處有種眞趣味(처처유종진취미) : 곳곳마다 모두 일종의 참된 취미가 있으니
金屋茅簷(금옥모첨) : 황금으로 꾸민 집과 초가집이
非兩地也(비양지야) : 서로 다르지 않다.
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 : 다만 욕심에 덮이고 정에 가리워
當面錯過(당면착과) : 눈앞에 한 번 잘못을 저지르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 : 이것이 지척을 천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채근담1-046
進德修道(진덕수도) : 덕을 기르고 도를 닦는 때는
要個木石的念頭(요개목석적염두) : 모름지기 다소는 목석 같은 마음을 지녀야만 한다.
若一有欣羨(약일유흔선) : 만약 일만 탐내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면
便趨欲境(변추욕경) : 문득 욕심의 땅으로 내달리게 되리라.
濟世經邦(제세경방) : 세상을 구제하고 나라를 경영하는 때는
要段雲水的趣味(요단운수적취미) : 모름지기 다소는 구름이나 물 같은 취미를 지녀야만 한다.
若一有貪著(약일유탐저) : 만약 일단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을 지니면
便墮危機(변타위기) : 문득 위험한 지경으로 떨어지고 말리라.
채근담1-047
吉人無論作用安詳(길인무론작용안상) : 착한 사람은 일상적인 행동이 안락하고 상서로운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則夢寐神魂(칙몽매신혼) : 잠잘 때의 정신까지도
無非和氣(무비화기) : 온화하지 않음이 없다.
凶人無論行事狼戾(흉인무론행사낭려) : 악한 사람은 하는 일이 사납고 어그러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則聲音咲語(칙성음소어) : 목소리와 웃으며 하는 말에도
渾是殺機(혼시살기) : 살벌한 기운이 섞여 있느니라.
채근담1-048
肝受病(간수병) : 간장에 병이 들면
則目不能視(칙목불능시) :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
腎受病(신수병) : 신장에 병이 들면
則耳不能聽(이불능청) : 귀가 들리지 않게 되니,
病受於人所不見(병수어인소불견) :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必發於人所共見(필발어인소공견) :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故君子欲無得罪於昭昭(고군자욕무득죄어소소) : 그러므로 군자는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면
先無得罪於冥冥(선무득죄어명명) :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채근담1-049
福莫福於少事(복막복어소사) : 복은 일이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禍莫禍於多心(화막화어다심) : 화는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화가 없으니,
唯苦事者(유고사자) :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야
方知少事之爲福(방지소사지위복) : 바야흐로 일 적은 것이 복됨을 알고
唯平心者(유평심자) : 오직 마음이 평안한 사람이라야
始知多心之爲禍(시지다심지위화) : 비로소 마음 쓸 일 많은 것이 화가 됨을 알리라.
채근담1-050
處治世(처치세) : 태평한 세상에 살 때에는
宜方(의방) : 마땅히 방정해야 하고
處亂世(처란세) :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에는
宜圓(의원) : 마땅히 원만하여야 하며
處叔季之世(처숙계지세) : 평범한 세상에 살 때에는
當方圓並用(당방원병용) : 마땅히 방정함과 원만함을 함께 써야 한다.
待善人(대선인) : 착한 사람을 대할 때는
宜寬(의관) : 마땅히 관대해야 하고
待惡人(대악인) : 악한 사람을 대할 때는
宜嚴(의엄) : 마땅히 근엄해야 하며
待庸衆之人(대용중지인) :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에는
當寬嚴互存(당관엄호존) : 마땅히 관대함과 근엄함을 함께 지녀야 하느니라.
채근담1-051
我有功於人(아유공어인) : 내가 남에게 베푼 공덕을
不可念(불가념) : 마음에 새겨 두지 말고,
而過則不可不念(이과칙불가불념) : 내가 남에게 잘못한 점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人有恩於我(인유은어아) :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는
不可忘(불가망) : 잊어서는 안 되나
而怨則不可不忘(이원칙불가불망) : 남이 나에게 끼친 원망은 잊어버리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채근담1-052
施恩者(시은자) :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內不見己(내불견기) : 안으로 자기 자신에게 나타내지 않고
外不見人(외불견인) : 밖으로 남에게도 나타내지 않으면,
則斗粟可當萬鍾之惠(칙두속가당만종지혜) : 곧 한 말의 곡식이라도 가히 만(萬) 종(鍾)의 은혜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利物者(이물자) : 남에게 이익을 베푸는 사람이
計己之施(계기지시) : 자기의 은혜 베품을 계산하고
責人之報(책인지보) : 남에게 보답을 강요한다면
雖百鎰難成一文之功(수백일난성일문지공) : 비록 백일(百鎰)의 큰 돈 일지라도 한 푼의 공로도 이루지 못할 것이니라.
채근담1-053
人之際遇(인지제우) :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有齊有不齊(유제유부제) : 갖춘 이도 있고, 못 갖춘 이도 있는데
而能使己獨齊乎(이능사기독제호) : 어찌 나 혼자만 모두 갖추려 하겠는가.
己之情理(기지정리) : 자기의 마음을 보면
有順有不順(유순유부순) : 도리에 맞는 것도 있고 도리에 맞지 않는 것도 있는데
而能使人皆順乎(이능사인개순호) : 어찌 남들은 다 도리에 맞기를 바라겠는가.
以此相觀對治(이차상관대치) : 이처럼 자기와 남을 견주어 가면서 나를 다스린다면
亦是一方便法門(역시일방편법문) : 이 또한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채근담1-054
心地乾淨(심지건정) : 마음 바탕이 깨끗하여야
方可讀書學古(방가독서학고) : 비로소 책을 읽고 옛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不然(불연) : 그렇지 않으면
見一善行(견일선행) : 한 가지 착한 행실을 보면
竊以濟私(절이제사) : 훔쳐서 자기 욕심을 채우고,
聞一善言(문일선언) : 한 가지 착한 말을 들으면
假以覆短(가이복단) : 빌려서 자기의 단점을 덮을 것이니,
是又藉寇兵而齎盜糧矣(시우자구병이재도량의) : 이 도한 도둑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채근담1-055
奢者富而不足(사자부이부족) : 사치스러운 사람은 부유해도 만족하지 못하니,
何如儉者貧而有餘(하여검자빈이유여) : 어찌 검소한 사람의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음과 같으랴,
能者勞而府怨(능자노이부원) : 능숙한 사람은 수고하고도 원망을 불러들이니
何如拙者逸而全眞(하여졸자일이전진) : 어찌 서투른 사람이 한가로우면서도 본성을 보전하는 것과 같으랴.
채근담1-056
讀書不見聖賢(독서불견성현) : 책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爲鉛槧傭(위연참용) : 글이나 베껴 주는 사람이 될 것이고,
居官不愛子民(거관불애자민) :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자식 같이 사랑하지 못한다면
爲衣冠盜(위의관도) : 관을 쓴 도둑이 될 것이며,
講學不尙躬行(강학불상궁행) : 학문을 강론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못한다면
爲口頭禪(위구두선) : 구두선이 될 것이고,
立業不思種德(입업불사종덕) : 사업을 세우고도 덕을 심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爲眼前花(위안전화) : 눈앞에 피었다지는 꽃이 되고 말리라.
채근담1-057
人心有一部眞文章(인심유일부진문장) : 사람의 마음에 한 권의 참된 문장이 있으나
都被殘編斷簡封錮了(도피잔편단간봉고료) : 모두 옛사람들의 부스러기 글 때문에 굳게 갇혀 있고,
有一部眞鼓吹(유일부진고취) : 한 가닥의 참된 음악이 있으나
都被妖歌艶舞湮沒了(도피요가염무인몰료) : 모두 요사스런 노래와 요염한 춤 때문에 파묻혀 있구나,
學者須掃除外物(학자수소제외물) :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외물을 쓸어내고
直覓本來(직멱본래) : 직접 본래의 마음을 찾아야
纔有個眞受用(재유개진수용) : 비로소 참다운 누림이 있으리라.
채근담1-058
苦心中(고심중) : 고심하는 중에
常得悅心之趣(상득열심지취) : 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멋을 얻고,
得意時(득의시) : 득의한 때에
便生失意之悲(변생실의지비) : 문득 실의의 슬픔이 생겨나느니라.
채근담1-059
富貴名譽(부귀명예) : 부귀와 명예가
自道德來者(자도덕래자) : 도덕으로부터 온 것은
如山林中花(여산림중화) : 숲 속의 꽃과 같아서
自是舒徐繁衍(자시서서번연) : 저절로 쑥쑥 자라나 번성하고,
自功業來者(자공업래자) : 공적으로부터 온 것은
如盆檻中花(여분함중화) : 화분이나 화단 속의 꽃과 같아서
便有遷徙廢興(변유천사폐흥) : 문득 옮겨지기도 하고 뽑히거나 피어나기도 한다.
若以權力得者(약이권력득자) : 만약 권력으로써 얻은 것이라면
如甁鉢中花(여병발중화) : 꽃병 속의 꽃과 같아서
其根不植(기근불식) : 뿌리가 없으니,
其萎可立而待矣(기위가립이대의) : 그 마르는 것을 가히 서서 기다릴 수 있으리라.
채근담1-060
春至時和(춘지시화) : 봄이 와서 시절이 화창하면
花尙鋪一段好色(화상포일단호색) : 꽃은 한층 더 아름답게 피어나고
鳥且囀幾句好音(조차전기구호음) : 새도 또한 몇 마디 고운 소리를 지저귄다.
士君子(사군자) : 선비가
幸列頭角(행렬두각) : 다행히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復遇溫飽(부우온포) :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면서도
不思立好言行好事(불사입호언행호사) : 좋은 말을 세우고 좋은 일을 할 생각이 없다면,
雖是在世百年(수시재세백년) :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恰似未生一日(흡사미생일일) :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으리라.
채근담1-061
學者要有段兢業的心思(학자요유단긍업적심사) : 학문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일단 조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되
又要有段瀟洒的趣味(우요유단소쇄적취미) : 또한 모름지기 시원스런 것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된다.
若一味斂束淸苦(약일미렴속청고) : 만약 한 가지로 단속하여 청렴결백하기만 하다면
是有秋殺無春生(시유추살무춘생) : 이는 가을의 살기만 있고 봄의 생기가 없음이니
何以發育萬物(하이발육만물) : 어찌 만물을 기를 수 있겠는가.
채근담1-062
眞廉(진렴) : 진실로 청렴한 것은
無廉名(무염명) :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으니,
立名者(입명자) : 이름을 드러내는 사람은
正所以爲貪(정소이위탐) : 바로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大巧(대교) : 큰 재주에는
無巧術(무교술) : 교묘한 기교가 없으니,
用術者(용술자) : 기교를 부리는 사람은
乃所以爲拙(내소이위졸) : 곧 서툴기 때문이다.
채근담1-063
敧器以滿覆(기기이만복) : 기기는 가득 차면 엎어지고
撲滿以空全(박만이공전) : 박만은 비어 있음으로써 온전하다
故君子寧居無不居有(고군자녕거무불거유) :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에 살지언정 유에 살지 않으며,
寧處缺不處完(녕처결불처완) : 차라리 모자라는 데 있을지언정 완전한 곳에 있지 아니하느니라.
채근담1-064
名根未拔者(명근미발자) : 명리를 탐하는 마음을 뿌리뽑지 못할 경우는
縱輕千乘̖甘一瓢(縱輕千乘̖감일표) : 비록 천 승을 가벼이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여길지라도
總墮塵情(총타진정) : 사실은 세속적인 정에 떨어져 있는 것이요,
客氣未融者(객기미융자) : 객기를 융화시키지 못할 경우는
雖澤四海̖利萬世(雖澤四海̖이만세) : 비록 은혜를 끼치고 만 대에 이익을 줄지라도
終爲剩技(종위잉기) : 끝내 부질없는 재주에 그치게 될 것이니라.
채근담1-065
心體光明(심체광명) : 마음 바탕이 밝으면
暗室中有靑天(암실중유청천) : 어두운 밤 방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念頭暗昧(염두암매) : 생각이 어두우면
白日下生厲鬼(백일하생려귀) : 밝은 대낮에도 악귀가 나타나리라.
채근담1-066
人知名位爲樂(인지명위위락) : 사람들은 명성과 지위만이 즐거운 것인 줄 알고,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 명성도 없고 지위도 없는 것이 진짜 최상의 즐거움인 줄은 모른다.
人知饑寒爲憂(인지기한위우) : 사람들은 배고프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고,
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부지부기불한지우위갱심) : 춥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는 것이 더욱 심한 근심인 줄은 알지 못한다.
채근담1-067
爲惡而畏人知(위악이외인지) : 악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하면
惡中猶有善路(악중유유선로) : 악한 중에도 오히려 선의 길이 있고,
爲善而急人知(위선이급인지) : 착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알아주기를 서두른다면
善處卽是惡根(선처즉시악근) : 선함 속에 곧 악의 뿌리가 있으리라.
채근담1-068
天地機緘不測(천지기함불측) : 하늘의 기미는 헤아릴 수가 없어,
抑而伸伸而抑(억이신신이억) : 억눌렸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억누르니
皆是播弄英雄̖顚倒豪傑處(개시파롱영웅̖전도호걸처) : 이 모두 영웅을 우롱하고 호걸을 거꾸러뜨리는 것이다.
君子只是逆來順受̖居安思危(군자지시역래순수̖거안사위) : 그러나 군자는 운명이 역(逆)으로 와도 다만 순리로 맞이하며, 편안하게 살 때에 위험을 생각하니
天亦無所用其伎倆矣(천역무소용기기량의) : 하늘도 또한 그 재주를 부릴 수 없으리라.
채근담1-069
燥性者火熾(조성자화치) : 성질이 급한 사람은 타는 불과 같아서
遇物則焚(우물칙분) : 만나는 것마다 태워버리고,
寡恩者氷淸(과은자빙청) : 은덕이 적은 사람은 얼음처럼 차가와
逢物必殺(봉물필살) : 닥치는 것마다 반드시 죽여 버리며,
凝滯固執者(응체고집자) : 마음이 막혀 고집스런 사람은
如死水腐木生機已絶(여사수부목생기이절) : 죽은 물이나 썩은 나무와 같아서 생기가 이미 끊어져 버렸으니
俱難建功業而延福祉(구난건공업이연복지) : 이 모두 공적을 세우고 복을 누리기 어려우니라.
채근담1-070
福不可徼(복불가요) : 행복은 마음대로 불러들일 수 없으니
養喜神以爲召福之本而已(양희신이위소복지본이이) : 즐거운 마음을 기름으로써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따름이요,
禍不可避(화불가피) :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으니
去殺機以爲遠禍之方而已(거살기이위원화지방이이) : 살벌한 기운을 없앰으로써 재앙을 멀리하는 방도로 삼을 따름이니라.
채근담1-071
十語九中(십어구중) : 열 마디 말 중에 아홉이 맞더라도
未必稱奇(미필칭기) : 신기하다는 칭찬은 없지만
一語不中(일어부중) : 한 마디만 어긋나도
則愆尤騈集(칙건우병집) : 탓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十謀九成(십모구성) : 열 가지 계획 중에 아홉가지가 성공하더라도
未必歸功(미필귀공) : 공이 돌아오지 않지만
一謀不成(일모불성) : 한 가지 계획만 실패해도
則訾議叢興(칙자의총흥) : 비난의 소리가 떼지어 일어난다.
君子所以寧黙̖毋躁寧拙̖毋巧(군자소이녕묵̖무조녕졸̖무교) :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고 차라리 서툰 척할지언정 재주를 부리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느니라.
채근담1-072
天地之氣(천지지기) : 천지의 기운이
暖則生寒則殺(난칙생한칙살) : 따뜻하면 만물을 자라게 하고 차가우면 죽게 한다.
故性氣淸冷者(고성기청랭자) : 그러므로 성정과 기질이 맑고 차가운 사람은
受享亦凉薄(수향역량박) : 복을 받아 누림도 또한 차고 박하다.
唯和氣熱心之人(유화기열심지인) : 오직 온화한 기질과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야
其福亦厚其澤亦長(기복역후기택역장) : 그 복도 도한 두텁고 근 은택 또한 길리라.
채근담1-073
天理路上甚寬(천리노상심관) : 천리의 길은 매우 넓어
稍游心(초유심) : 조금만 마음을 여기에 두어도
胸中便覺廣大宏朗(흉중변각광대굉랑) : 가슴속이 문득 넓고 명랑해짐을 깨닫게 되나,
人欲路上甚窄(인욕노상심착) : 인욕의 길은 매우 좁아서
纔寄迹(재기적) : 조금만 여기에 발을 들여놓아도
眼前俱是荊棘泥塗(안전구시형극니도) : 눈앞이 모두 가시밭이요 진창이 되고 말리라.
채근담1-074
一苦一樂(일고일락) : 하나의 괴로움과 하나의 즐거움을
相磨練練極而成福者(상마련련극이성복자) : 서로 연마하여 연마 끝에 이룩한 행복이라야
其福始久(기복시구) : 그 행복이 비로소 오래 가고,
一疑一信相參勘(일의일신상참감) : 하나의 의심과 하나의 믿음을 서로 참작하여
勘極而成知者(감극이성지자) : 참작 끝에 이룩한 지식이라야
其知始眞(기지시진) : 그 지식이 비로소 진실한 것이니라.
채근담1-075
心不可不虛(심불가불허) : 마음은 비어 있지 않으면 안 되니
虛則義理來居(허칙의리래거) : 어 있어야 의리가 와서 산다.
心不可不實(심불가불실) : 비마음은 차 있지 않으면 안 되니
實則物欲不入(실칙물욕불입) : 차 있어야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채근담1-076
地之穢者多生物(지지예자다생물) : 더러운 땅에는 초목이 많이 자라지만
水之淸者常無魚(수지청자상무어) : 맑은 물에는 언제나 고기가 없느니라.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량) :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때묻은 것을 감사고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는 아량을 지녀야 하며,
不可持好潔獨行之操(불가지호결독행지조) : 깨끗한 것을 좋아하여 홀로 행하는 지조를 가져서는 안 될지니라.
채근담1-077
泛駕之馬可就驅馳(범가지마가취구치) :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이라도 길들이면 부릴 수가 있고
躍冶之金終歸型範(약야지금종귀형범) : 마구 뛰어오르는 쇳물도 마침내 틀 속에 넣을 수 있다.
只一優游不振(지일우유부진) : 다만 한결 같이 우유부단하여 떨쳐 일어나지 않으면
便終身無個進步(변종신무개진보) : 곧 평생토록 아무런 발전도 없을 것이니라.
白沙云(백사운) : 백사가 말했다
“爲人多病未足羞(위인다병미족수) : “사람들에게 병 많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一生無病是吾憂(일생무병시오우)” : 평생동안 병 없는 것이 나의 근심이다.”라고 하였으니
眞確論也(진확론야) : 진실로 옳은 말이로다.
채근담1-078
人只一念貪私(인지일념탐사) : 사람이 일단 사사로운 이익을 탐내는 마음이 생기면,
便銷剛爲柔(변소강위유) : 문득 강한 기운이 꺾여 나약해지고
塞智爲昏(색지위혼) : 지혜가 막혀 어두워지며
變恩爲慘(변은위참) : 은덕이 변하여 가혹해지고
染潔爲汚(염결위오) : 깨끗함이 물들어 더러워져서
壞了一生人品(괴료일생인품) : 한평생의 인격을 파괴시키고 만다.
故古人以不貪爲寶(고고인이불탐위보) :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탐내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았으니
所以度越一世(소이도월일세) : 이것이 세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니라.
채근담1-079
耳目見聞爲外賊(이목견문위외적) : 귀와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은 외부의 적이고
情欲意識爲內賊(정욕의식위내적) : 정욕과 의식은 내부의 적이다.
只是主人翁(지시주인옹) : 다만 마음의 주인이
惺惺不昧(성성불매) : 맑게 깨어 있어 흐려지지 않고
獨坐中堂(독좌중당) : 중당에 홀로 앉아 있는다면
賊便化爲家人矣(적변화위가인의) : 적이 문득 변하여 집안 사람이 되리라.
채근담1-080
圖未就之功(도미취지공) : 아직 착수하지 않은 공을 도모하는 것은
不如保已成之業(불여보이성지업) : 이미 이룩한 공을 지키는 것만 못하고,
悔已往之失(회이왕지실) : 이미 지나간 허물을 후회하는 것은
不如防將來之非(불여방장래지비) : 앞으로 닥쳐올 잘못을 막는 것만 못하니라.
채근담1-081
氣象要高曠(기상요고광) : 기상은 모름지기 높고 넓어야 하지만
而不可疎狂(이불가소광) : 허술하거나 거칠어서는 안 되고,
心思要縝密(심사요진밀) : 마음은 모름지기 치밀해야 하지만
而不可瑣屑(이불가쇄설) : 자잘해서는 안 되며,
趣味要冲淡(취미요충담) : 취미는 모름지기 깨끗하고 맑아야 하지만
而不可偏枯(이불가편고) : 치우치거나 너무 메말라서는 안 되고,
操守要嚴明(조수요엄명) : 지조를 지킴은 모름지기 엄하고 밝아야 하지만
而不可激烈(이불가격렬) : 과격해서는 안 되느니라.
채근담1-082
風來疎竹(풍래소죽) :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風過而竹不留聲(풍과이죽불류성) :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대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고,
雁度寒潭(안도한담) :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雁去而潭不留影(안거이담불류영) : 기러기가 가고 나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겨 두지 않는다.
故君子(고군자) : 그러므로 군자는
事來而心始現(사래이심시현) : 일이 다가오면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事去而心隨空(사거이심수공) : 일이 지나가고 나면 마음도 따라 비게 되느니라.
채근담1-083
淸能有容(청능유용) : 청렴하면서도 능히 아량이 있고
仁能善斷(인능선단) : 어질면서도 능히 결단력이 강하며,
明不傷察(명불상찰) : 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直不過矯(직불과교) : 정직하면서도 지나치게 따지지 않는다면,
是謂(시위) : 이것을 다름과 같이 말한다
“蜜餞不甛(밀전불첨) : “꿀 바른 음식이 달지 않고
海味不醎(해미불함)” : 해물이 짜지 않음이니”
纔是懿德(재시의덕) : 비로소 아름다운 덕이 되리라.
채근담1-084
貧家淨拂地(빈가정불지) : 가난한 집안도 깨끗하게 방을 쓸고,
貧女淨梳頭(빈녀정소두) : 가난한 여인도 깨끗하게 머리를 빗으면
景色雖不艶麗(경색수불염려) : 모습이 비록 화려하게 아름답지는 않다 하더라도
氣度自是風雅(기도자시풍아) : 기품은 저절로 풍아 하리라.
士君子一當窮愁寥落(사군자일당궁수요락) : 선비가 한 번 곤궁함과 쓸쓸함을 당하였다고 해서
奈何輒自廢弛裁(내하첩자폐이재) : 어찌 문득 스스로 포기하고 해이해질 수 있으랴.
채근담1-085
閑中不放過(한중불방과) : 한가할 때에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으면
忙處有受用(망처유수용) : 바쁠 때에 쓸모가 있고,
靜中不落空(정중불락공) : 고요할 때에 마음을 허공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動處有受用(동처유수용) : 움직일 때에 쓸모가 있으며,
暗中不欺隱(암중불기은) : 어두울 때에 숨기지 않으면
明處有受用(명처유수용) : 밝을 때에 쓸모가 있게 되리라.
채근담1-086
念頭起處(염두기처) : 생각이 일어나
纔覺向欲路上去(재각향욕로상거) : 조금이라도 욕망의 길로 향하는 것이 자각되거든
便挽從理路上來(변만종리로상래) : 곧 이성의 길로 따라오도록 잡아당기어라.
一起便覺(일기변각) : 한 번 일어나면 곧 깨달아야 하고
一覺便轉(일각변전) : 한 번 깨달으면 곧 돌려야하니
此是轉禍爲福(차시전화위복) : 이것이 바로 재앙을 돌려 복이 되게 하고
起死回生的關頭(기사회생적관두) : 죽음에서 일어나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관건이다.
切莫輕易放過(절막경이방과) : 진실로 가볍고 쉽게 흘려버려서는 안 될 것이니라.
채근담1-087
靜中念慮澄徹(정중념려징철) :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고 투철하면
見心之眞體(견심지진체) : 마음의 참된 본체를 볼 수 있고,
閑中氣象從容(한중기상종용) :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識心之眞機(식심지진기) : 마음의 참된 기틀을 알 수 있으며,
淡中意趣冲夷(담중의취충이) : 담담한 가운데 취미가 깨끗하고 안정되어 있으면
得心之眞味(득심지진미) : 마음의 참된 맛을 알 수 있으니,
觀心證道(관심증도) : 마음을 관찰하고 도를 터득하는 데에는
無如此三者(무여차삼자) : 이 세 가지 만한 것이 없느니라.
채근담1-088
靜中靜非眞靜(정중정비진정) : 고요한 가운데의 고요함은 진정한 고용함이 아니라,
動處靜得來(동처정득래) : 움직이는 곳에서 고요함을 얻을 수 있어야
纔是性天之眞境(재시성천지진경) : 이것이 바로 천성의 참다운 경지이다.
樂處樂非眞樂(락처락비진락) : 즐거운 곳에서의 즐거움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니,
苦中樂得來(고중락득래) : 괴로운 가운데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
纔見以體之眞機(재견이체지진기) : 곧 마음의 참다운 기미를 볼 수 있으리라.
채근담1-089
舍己(사기) : 자기를 버리기로 한 곳에는
毋處其疑(무처기의) : 그 의심을 두지 말라.
處其疑(처기의) : 의심을 두게 되면
卽所舍之志多愧矣(즉소사지지다괴의) : 버린 마음에 부끄러움이 많으리라.
施人(시인) : 남에게 베풀었으면
毋責其報(무책기보) : 그 보답을 따지지 말라.
責其報(책기보) : 보답을 따지게 되면
倂所施之心俱非矣(병소시지심구비의) : 베풀어 준 마음까지 함께 그리치게 되리라.
채근담1-090
天薄我以福(천박아이복) :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吾厚吾德以迓之(오후오덕이아지) : 나는 내 덕을 두터이 하여 이를 맞이하며,
天勞我以形(천노아이형) :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吾逸吾心以補之(오일오심이보지) : 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이를 보충하고,
天阨我以遇(천액아이우) : 하늘이 내 경우를 곤란하게 한다면
吾亨吾道以通之(오형오도이통지) : 나는 내 도를 다하여 이를 통하게 할 것이니,
天且我奈何哉(천차아내하재) : 하늘이라도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
채근담1-091
貞士無心徼福(정사무심요복) : 곧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데 무심하므로
天卽就無心處牖其衷(천즉취무심처유기충) : 하늘이 그 무심한 곳에 찾아가 속마음을 열어주고,
憸人著意避禍(섬인저의피화) : 간사한 사람은 화를 피하는 데 집착하므로
天卽就著意中奪其魄(천즉취저의중탈기백) : 하늘이 그 집착하는 가운데를 찾아가 그 넋을 빼앗으니,
可見天之機權最神(가견천지기권최신) : 가히 보라, 하늘의 기미와 권세가 가장 신묘한 것임을
人之智巧何益(인지지교하익) : 사람의 지혜와 기교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채근담1-092
聲妓(성기) : 기녀일지라도
晩景從良(만경종량) : 늘그막에 지아비를 따른다면
一世之臙花無碍(일세지연화무애) : 한평생의 분냄새가 허물될 것이 없고,
貞婦(정부) : 열녀일지라도
白頭失守(백두실수) : 머리가 세어서 정조를 잃는다면
半生之淸苦俱非(반생지청고구비) : 반평생의 수절이 모두 허사가 된다.
語云(어운) : 옛말에 이르기를
“看人只看後半截(간인지간후반절)” : “사람을 볼 때에는 다만 그 생의 후반을 보라”고 하였으니
眞名言也(진명언야) : 참으로 명언이로다.
채근담1-093
平民肯種德施惠(평민긍종덕시혜) : 평범한 백성이라도 즐겨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便是無位的公相(변시무위적공상) : 곧 벼슬 없는 재상이 되고,
士夫徒貪權市寵(사부도탐권시총) : 사대부라도 헛되이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판다면
竟成有爵的乞人(경성유작적걸인) : 마침내 벼슬 있는 거지가 될 것이니라.
채근담1-094
問祖宗之德澤(문조종지덕택) : 조상의 은덕을 문노니
吾身所享者是(오신소향자시) : 지금 내 몸이 누리고 있는 바가 그것이니,
當念其積累之難(당염기적루지난) : 마땅히 그 쌓기 어려움을 생각해야 하리라.
問子孫之福祉(문자손지복지) : 자손들의 행복을 묻노니
吾身所貽者是(오신소이자시) : 지금 내 몸이 끼쳐 주는 바가 그것이니,
要思其傾覆之易(요사기경복지이) : 모름지기 그 기울어지기 쉬움을 생각해야 하리라.
채근담1-095
君子而詐善(군자이사선) : 군자가 선을 위장한다면
無異小人之肆惡(무리소인지사악) : 소인이 마음대로 악한 것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고,
君子而改節(군자이개절) : 군자가 절개를 바꾼다면
不及小人之自新(불급소인지자신) : 소인이 스스로 새로워짐만도 못하리라.
채근담1-096
家人有過(가인유과) : 집안 사람에 잘못이 있으면
不宜暴怒(불의폭로) : 지나치게 화를 내서도 안 되고
不宜輕棄(불의경기) : 가벼이 흘려 버려서도 안 된다.
此事難言(차사난언) : 그 일로 말하기 어려우면
借他事隱諷之(차타사은풍지) : 다른 일을 빌어 은근히 빗대어 깨우쳐야 하고,
今日不悟(금일불오) : 오늘 깨닫지 못하면
俟來日再警之(사내일재경지) : 내일을 다시 깨우쳐 주어야 하니,
如春風解凍(여춘풍해동) : 마치 봄바람이 언 것을 풀고,
如和氣消氷(여화기소빙) :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여야
纔是家庭的型範(재시가정적형범) : 비로소 가정의 규법이 되리라.
채근담1-097
此心常看得圓滿(차심상간득원만) : 내 마음을 살펴서 언제나 원만함을 얻을 수 있다면
天下自無缺陷之世界(천하자무결함지세계) : 천하는 스스로 결함이 없는 세계가 될 것이고,
此心常放得寬平(차심상방득관평) : 내 마음을 언제나 너그럽고 평화롭게 놓아 둘 수 있다면
天下自無險側之人情(천하자무험측지인정) : 천하에는 스스로 험악한 인정이 사라질 것이니라.
채근담1-098
澹泊之士(담박지사) : 깨끗하고 욕심 없는 선비는
必爲濃艶者所疑(필위농염자소의) : 반드시 지나치게 화려한 자의 의심을 받고
檢飭之人(검칙지인) : 엄격한 사람은
多爲放肆者所忌(다위방사자소기) : 자주 방종한 자의 꺼리는 바 되니,
君子處此(군자처차) : 군자는 이에 처하여
固不可少變其操履(고불가소변기조리) : 진실로 조금도 그 지조와 행위를 바꾸지 말 것이며
亦不可太露其鋒芒(역불가태로기봉망) : 또한 그 날카로움을 너무 드러내지도 말지니라.
채근담1-099
居逆境中(거역경중) : 역경 가운데 있으면
周身皆鍼砭藥石(주신개침폄약석) : 몸의 둘레가 모두 침이요 약이라
砥節礪行而不覺(지절려행이부각) : 절개와 행실이 갈고 닦아도 깨닫지 못하고,
處順境內(처순경내) : 순경에 처하면
眼前盡兵刃戈矛(안전진병인과모) :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라
銷膏靡骨而不知(소고미골이부지) : 기름이 녹고 뼈가 깎여도 알지 못하느니라.
채근담1-100
生長富貴叢中的(생장부귀총중적) : 부귀한 집안에서 자라난 사람은
嗜欲如猛火(기욕여맹화) :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權勢似烈焰(권세사열염) : 권세는 세찬 불꽃과 같다.
若不帶些淸冷氣味(약불대사청랭기미) :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서늘한 기운을 띠지 않는다면
其火焰不至焚人(기화염부지분인) : 그 불꽃이 남을 태우는데 이르지는 않더라도
必將自爍矣(필장자삭의) : 장차 반드시 자기를 태워 버리게 되리라.
채근담1-101
人心一眞(인심일진) :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이 진실되면
便霜可飛̖(변상가비̖) : 곧 서리도 내릴 수 있고
城可隕̖金石可貫(城可隕̖금석가관) : 성벽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
若僞妄之人(약위망지인) : 그러나 거짓되고 망녕된 사람은
形骸徒具(형해도구) : 형체만 헛되이 갖추었을 뿐,
眞宰已亡(진재이망) : 진정한 주인은 이미 망해 버렸으므로
對人則面目可憎(대인칙면목가증) : 남을 대하면 면목이 가증스럽고,
獨居則形影自媿(독거칙형영자괴) : 혼자 있으면 형체와 그림자가 스스로 부끄러울지니라.
채근담1-102
文章做到極處(문장주도극처) :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면
無有他奇(무유타기) : 별다른 기발함이 있음이 아니라
只是恰好(지시흡호) : 다만 알맞을 뿐이고,
人品做到極處(인품주도극처) :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면
無有他異(무유타이) : 별다른 기이함이 있음이 아니라
只是本然(지시본연) : 다만 본래대로의 모습일 뿐이니라.
채근담1-103
以幻迹言(이환적언) : 환상적인 것으로 본다면
無論功名富貴(무론공명부귀) : 부귀공명은 물론
卽肢體亦屬委形(즉지체역속위형) : 내 몸조차 잠시 빌어 가진 것이고,
以眞境言(이진경언) : 실제적인 것으로 본다면
無論父母兄弟(무론부모형제) : 부모형제는 물론
卽萬物皆吾一體(즉만물개오일체) : 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로다.
人能看得破̖認得眞(인능간득파̖인득진) : 사람이 능히 이것을 간파하고 이것을 체득할 수 있다면
纔可任天下之負擔(재가임천하지부담) : 천하의 짐을 가히 질 수 있으며
亦可脫世間之韁鎖(역가탈세간지강쇄) : 또한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니라.
채근담1-104
爽口之味(상구지미) : 입에 맛있는 음식은
皆爛腸腐骨之藥(개란장부골지약) : 모두 창자를 끓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약이니
五分便無殃(오분변무앙) : 반쯤만 먹어야 곧 재앙이 없으며,
快心之事(쾌심지사) :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은
悉敗身喪德之媒(실패신상덕지매) : 모두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니
五分便無悔(오분변무회) : 반쯤에서 그쳐야 곧 후회가 없으리라.
채근담1-105
不責人小過(불책인소과) :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말고,
不發人陰私(불발인음사) : 남의 비밀을 드러내지 말며,
不念人舊惡(불염인구악) : 남의 지난날의 잘못을 염두에 두지 말라.
三者可以養德(삼자가이양덕) : 이 세 가지는 가히 그로써 덕을 기르고
亦可以遠害(역가이원해) : 또한 가히 그로써 재앙을 멀리할 수 있느니라.
채근담1-106
士君子持身不可輕(사군자지신불가경) : 선비는 몸가짐을 가벼이 해서는 안 되니
輕則物能撓我(경칙물능요아) : 가벼이 하면 곧 외물이 나를 흔들어
而無悠閑鎭定之趣(이무유한진정지취) : 한가롭고 침착한 맛이 없어지느니라.
用意不可重(용의불가중) : 마음씀은 무겁게 하면 안 되니
重則我爲物泥(중칙아위물니) : 무겁게 하면 곧 내가 외물에 빠져
而無蕭灑活潑之機(이무소쇄활발지기) : 시원하고 활발한 기상이 없어지느니라.
채근담1-107
天地有萬古(천지유만고) : 하늘과 땅은 만고에 존재하되
此身不再得(차신불재득) : 이 몸은 다시 얻을 수 없고,
人生只百年(인생지백년) : 인생은 다만 백년 뿐이로되
此日最易過(차일최이과) : 오늘이 가장 지나가기 쉽도다.
幸生其間者(행생기간자) : 다행히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不可不知有生之樂(불가불지유생지락) : 생의 즐거움을 몰라서도 안 되고,
亦不可不懷虛生之憂(역불가불회허생지우) : 또한 헛된 인생의 근심을 품지 않아서도 안 되리라.
채근담1-108
怨因德彰(원인덕창) : 원망은 덕으로 인해 나타나니
故使人德我(고사인덕아) : 남들로 하여금 나를 덕 있다고 여기게 하기보다는
不若德怨之兩忘(불약덕원지양망) : 덕과 원망 양쪽을 다 잊게 하는 것이 나으며,
仇因恩立(구인은립) : 원수는 은혜로 인해 생기느니
故使人知恩(고사인지은) : 남들로 하여금 나의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不若恩仇之俱泯(불약은구지구민) : 은혜와 원수를 모두 없애는 것이 나으리라.
채근담1-109
老來疾病(노래질병) : 늙어서 생기는 질병은
都是壯時招的(도시장시초적) : 모두 젊었을 때 부른 것이고,
衰後罪孽(쇠후죄얼) : 쇠퇴한 뒤에 생기는 재앙은
都是盛時作的(도시성시작적) : 모두 흥성할 때에 지은 것이다.
故持盈履滿(고지영리만) : 그러므로 젊고 흥성할 때에
君子尤兢兢焉(군자우긍긍언) : 군자는 더욱 조심하느니라.
채근담1-110
市私恩不如扶公議(시사은불여부공의) : 사사로운 은혜를 파는 것은 공론을 붙드는 것만 못하고
結新知不如敦舊好(결신지불여돈구호) : 새 친구를 사귀는 것은 옛 친구와의 정을 두터이 함만 못하여,
立榮名不如種隱德(입영명불여종은덕) : 영화로운 이름을 세우는 것은 숨은 은덕을 심는 것만 못하고,
尙奇節不如謹庸行(상기절불여근용행) : 기이한 절개를 숭상하는 것은 평범한 행동을 삼가는 것만 못하다.
채근담1-111
公平正論不可犯手(공평정론불가범수) : 공평한 정론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하니,
一犯則貽羞萬世(일범칙이수만세) : 한 번 침범하면 곧 만세에 부끄러움을 남기게 되리라.
權門私竇不可著脚(권문사두불가저각) : 권세 있는 집안과 사유의 소굴에는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하니,
一著則點汚終身(일저칙점오종신) : 한 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곧 평생토록 몸을 더럽히게 되리라.
채근담1-112
曲意而使人喜(곡의이사인희) :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은
不若直躬而使人忌(불약직궁이사인기) : 몸을 곧게 하여 남의 마음을 받는 것만 못하고,
無善而致人譽(무선이치인예) : 선행도 없으면서 남의 기림을 받는 것은
不若無惡而致人毁(불약무악이치인훼) : 덕행이 없으면서 남의 헐뜯음을 받는 것만 못하니라.
채근담1-113
處父兄骨肉之變(처부형골육지변) : 부모 형제와 같은 골육의 변고를 당하여서는
宜從容不宜激烈(의종용불의격렬) : 마땅히 침착하여야 하니 감정이 격해져서는 안 되고,
遇朋友交遊之失(우붕우교유지실) : 벗의 잘못된 점을 보면
宜凱切不宜優游(의개절불의우유) : 마땅히 간절하게 충고하여야 하니 주저해서는 안 되느니라.
채근담1-114
小處不滲漏(소처불삼루) : 작은 일에도 물샐 틈이 없고,
暗中不欺隱(암중불기은) : 어둠 속에서도 속이지 않으며,
末路不怠荒(말로불태황) : 실패하여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纔是個眞正英雄(재시개진정영웅) : 이는 곧 하나의 진정한 영웅이라 할 것이니라.
채근담1-115
千金難結一時之歡(천금난결일시지환) :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 어려운가 하면,
一飯竟致終身之感(일반경치종신지감) : 한 끼의 밥으로도 마침내 평생의 은혜를 이룰 수 있다.
蓋愛重反爲仇(개애중반위구) : 대개 사랑이 무거우면 도리어 원수가 되고,
薄極翻成喜也(박극번성희야) : 박함이 지극하면 오히려 기쁨을 이루게 되느니라.
채근담1-116
藏巧於拙用晦而明(장교어졸용회이명) : 교묘함을 졸렬함으로 감추고 어둠으로써 밝음을 나타내며,
寓淸于濁(우청우탁) : 깨끗함을 혼탁함 속에 의탁하고
以屈爲伸(이굴위신) : 굽힘으로써 펴는 것은,
眞涉世之一壺(진섭세지일호) : 진실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항아리요,
藏身之三窟也(장신지삼굴야) : 몸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세 개의 굴이니라.
채근담1-117
衰颯的景象(쇠삽적경상) : 쇠퇴하여 쓸쓸한 모습은
就在盛滿中(취재성만중) : 번성하고 가득 찬 속에 있으며,
發生的機緘(발생적기함) : 곧새로이 자라나는 기미는
卽在零落內(즉재영락내) : 곧 떨어져 시드는 속에 있다.
故君子居安(고군자거안) :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하게 살 때에
宜操一心以慮患(의조일심이려환) : 마땅히 일심을 지녀 환란을 염려해야 하며,
處變(처변) : 변고를 당했을 때
當堅百忍以圖成(당견백인이도성) : 백인을 견지하여 성공을 도모하여야 하느니라.
채근담1-118
驚奇喜異者(경기희이자) : 신기한 것을 놀라와 하고 이상한 것을 기뻐하는 사람에게는
無遠大之識(무원대지식) : 원대한 식견이 없고,
苦節獨行者(고절독행자) : 괴롭게 절개를 지키며 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非恒久之操(비항구지조) : 영원한 지조가 없느니라.
채근담1-119
當怒火慾水正騰沸處(당노화욕수정등비처) : 분노의 불길과 욕망의 물결이 끓어오르는 때를 당하여,
明明知得(명명지득) : 분명히 이것을 알며,
又明明犯著(우명명범저) : 또한 알면서도 이런 행동을 저지르니,
知的是誰(지적시수) : 아는 것은 누구이며
犯的又是誰(범적우시수) : 저지르는 것은 누구인가?
此處能猛然轉念(차처능맹연전념) : 이러한 때에 굳세게 마음을 돌릴 수만 있다면
邪魔便爲眞君矣(사마변위진군의) : 사악한 마귀도 문득 참된 마음이 될 것이니라.
채근담1-120
毋偏信而爲奸所欺(무편신이위간소기) : 한쪽 말만 들어서 간사한 사람에게 속지말고,
毋自任而爲氣所使(무자임이위기소사) : 자기를 믿어서 객기를 부리지 말며,
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 : 자신의 장점으로써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고,
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 : 자기가 서틀다고 하여 남의 능숙함을 시기하지 말라.
채근담1-121
人之短處(인지단처) : 다른 사람의 단점은
要曲爲彌縫(요곡위미봉) : 모름지기 간곡히 덮어 주어야 하니,
如暴而揚之(여폭이양지) : 만약 이것을 드러내어 알린다면
是以短攻短(시이단공단) : 이는 단점으로써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 되느니라.
人有頑的(인유완적) : 다른 사람이 완고한 점이 있으면
要善爲化誨(요선위화회) : 모름지기 잘 타일러 깨우쳐야 하니
如忿而疾之(여분이질지) : 만약 화를 내어 그를 미워하면
是以頑濟頑(시이완제완) : 이는 완고함으로써 완고함을 구제하려는 것이 될 뿐이니라.
채근담1-122
遇沈沈不語之士(우침침불어지사) : 음침하게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거든
且莫輸心(차막수심) : 아직 본심을 털어놓지 말라.
見悻悻自好之人(견행행자호지인) : 발끈하여 성을 내는 사람이 잘난 척하거든
應須防口(응수방구) : 마땅히 입을 다물도록 하라.
채근담1-123
念頭昏散處(염두혼산처) : 마음이 혼미하고 산란할 때에는
要知提醒(요지제성) : 다잡아 깨달을 줄 알아야 하고,
念頭喫緊時(염두끽긴시) : 마음이 긴장된 때에는
要知放下(요지방하) : 모름지기 풀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으면
恐去昏昏之病(공거혼혼지병) : 혼미한 병은 없애더라도
又來憧憧之擾矣(우래동동지요의) : 다시 조바심하는 괴로움이 찾아올 것이다.
채근담1-124
霽日靑天(제일청천) : 개인 날 푸른 하늘도
倏變爲迅雷震電(숙변위신뇌진전) : 갑자기 변하여 우레가 울리고 번개가 치며,
疾風怒雨(질풍노우) : 세찬 바람 성난 비도
倏變爲朗月晴空(숙변위낭월청공) : 갑자기 변하여 밝은 달 맑은 하늘이 되나니,
氣機何常(기기하상) : 천기의 작용이 어찌 한결 같을 수 있겠는가.
一毫凝滯(일호응체) : 털끝만큼의 걸림 때문이다.
太虛何常(태허하상) : 하늘이 어찌 한결 같을 수 있겠는가.
一毫障塞(일호장색) : 털끝만큼의 막힘 때문이니,
人心之體(인심지체) : 사람의 마음의 본체도
亦當如是(역당여시) : 또한 이와 꼭 같음이로다.
채근담1-125
勝私制欲之功(승사제욕지공) : 사정(私情)을 이기고 욕심을 누르는 일에 대하여
有曰識不早(유왈식부조) : 어떤 이는 ‘일찍 알지 않으면
力不易者(역불이자) : 억제하는 힘을 기르기가 쉽지 않다’하고,
有曰識得破(유왈식득파) : 어떤 이는 ‘알아서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忍不過者(인불과자) : 참는 힘이 모자란다’고 한다.
蓋識是一顆照魔的明珠(개식시일과조마적명주) : 대개 안다는 것은 악마를 비추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고,
力是一把斬魔的慧劍(역시일파참마적혜검) : 억제하는 힘은 악마를 베어 죽이는 한 자루의 지혜로운 칼이니
兩不可少也(양불가소야) : 이 두 가지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니라.
채근담1-126
覺人之詐(각인지사) : 남이 속이는 줄 알면서도
不形於言(불형어언) : 말로 나타내지 않고,
受人之侮(수인지모) : 남에게 모욕을 받을지라도
不動於色(부동어색) : 얼굴빛에 나타내지 않으면,
此中有無窮意味(차중유무궁의미) : 이 가운데에 무궁한 의미가 있으며
亦有無窮受用(역유무궁수용) : 또한 무궁한 효용이 있으리라.
채근담1-127
橫逆困窮(횡역곤궁) : 역경과 곤궁은
是煆煉豪傑的一副鑪錘(시하련호걸적일부로추) : 호걸을 단련하는 하나의 용광로와 망치이다.
能受其煆煉則身心交益(능수기하련칙신심교익) : 능히 그 단련을 받아들인다면 곧 심신에 다 유익하겠고,
不受其煆煉則身心交損(불수기하련칙신심교손) : 그 단련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심신에 모두 손해가 되리라.
채근담1-128
吾身一小天地也(오신일소천지야) : 나의 몸은 하나의 작은 세계이다.
使喜怒不愆(사희노불건) : 기뻐함과 성냄으로 하여금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고,
好惡有則(호악유칙) : 좋아함과 싫어함으로 하여금 법도가 있게 한다면
便是燮理的功夫(변시섭리적공부) : 곧 내 몸의 조화를 다스리는 공부가 된다.
天地一大父母也(천지일대부모야) : 천지는 하나의 큰 부모이다.
使民無怨咨(사민무원자) : 백성들로 하여금 원망이 없게 하고
物無氛疹(물무분진) : 만물로 하여금 병이 없게 한다면
亦是敦睦的氣象(역시돈목적기상) : 이 또한 화목하게 하는 기상이 될 것이다.
채근담1-129
害人之心(해인지심) :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不可有(불가유) : ‘가져서도 안 되지만
防人之心(방인지심) : 남의 침해를 막으려는 마음이
不可無(불가무) : 없어서도 안 된다.’고 한 것은
此戒疎於慮也(차계소어려야) : 생각에 소홀함이 있을까 경계한 것이요.
寧受人之欺(녕수인지기) : ‘차라리 남에게 속을지언정
毋逆人之詐(무역인지사) : 남이 속일 것이라고 마루어 짐작하지는 말라’고 한 것은
此警傷於察也(차경상어찰야) : 지나치게 살펴 손상을 입게 될까 경계한 말이다.
二語並存(이어병존) : 이 두 가지 말을 아울러 지닌다면
精明而渾厚矣(정명이혼후의) : 생각이 밝아지고 덕이 두터워 지리라.
채근담1-130
毋因群疑而阻獨見(무인군의이조독견) : 많은 사람들이 의심한다고 하여 자신의 견해를 굽히지 말고,
毋任己意而廢人言(무임기의이폐인언) : 자신의 생각대로만 하여 남의 말을 물리치지도 말라.
毋私小惠而傷大體(무사소혜이상대체) : 작은 은혜를 사사로이 베풀어 대체를 상하지도 말며
毋借公論而快私情(무차공론이쾌사정) : 공론을 빌어 사사로운 감정을 해결하지도 말라.
채근담1-131
善人未能急親(선인미능급친) : 착한 사람과 빨리 친해질 수 없으면
不宜預揚(불의예양) : 미리 그를 칭찬하지 말라.
恐來讒讚之奸(공래참찬지간) : 참소하여 이간질하는 간악한 사람이 있을까 두렵다.
惡人未能輕去(악인미능경거) : 악한 사람을 쉽게 물리칠 수 없으면
不宜先發(불의선발) : 미리 말을 내지도 말라.
恐招媒蘖之禍(공초매얼지화) :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려우니라.
채근담1-132
靑天白日的節義(청천백일적절의) : 청천백일과 같이 빛나는 절의는
自暗室屋漏中培來(자암실옥루중배래) : 어두운 방, 컴컴한 구석에서 길러지는 것이고,
旋乾轉坤的經綸(선건전곤적경륜) : 천지를 뒤흔드는 경륜은
自臨深履薄處操出(자임심리박처조출) : 깊은 연못가에 서듯이, 살얼음을 밟듯이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채근담1-133
父慈子孝(부자자효) : 아버지가 사랑하고 아들이 효도하며,
兄友弟恭(형우제공) : 형이 우애하고 아우가 공손한 것이
終做到極處(종주도극처) : 비록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다 할지라도,
俱是合當如此(구시합당여차) : 이는 모두 당연히 그처럼 해야 하는 것이니
著不得一毫感激的念頭(저부득일호감격적염두) : 털끝만큼도 감격스런 생각으로 볼 것이 아니다.
如施者任德(여시자임덕) : 만약 베푸는 자가 덕으로 자처하고
̖受者懷恩(̖수자회은) : 받는 자가 은혜로 생각한다면
便是路人(변시노인) : 이는 곧 길거리에서 오다가다 만난 사람과 같으니
便成市道矣(변성시도의) : 문득 장사꾼의 도가 되어 버리리라.
채근담1-134
有姸(유연) : 아름다움이 있으면
必有醜爲之對(필유추위지대) : 반드시 추함이 있어 대비가 되니,
我不誇姸(아부과연) : 내가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다면
誰能醜我(수능추아) : 누가 능히 나를 추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有潔(유결) : 깨끗함이 있으면
必有汚爲之仇(필유오위지구) : 반드시 더러움이 있어 대비가 되니,
我不好潔(아불호결) : 내가 깨끗함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誰能汚我(수능오아) : 누가 능히 나를 더럽다고 할 수 있겠는가.
채근담1-135
炎凉之態(염량지태) : 더웠다 써늘했다 하는 태도는
富貴更甚於貧賤(부귀갱심어빈천) : 부귀한 사람이 빈천한 사람보다 더욱 심하고,
妬忌之心(투기지심) :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은
骨肉尤狠於外人(골육우한어외인) : 육친이 남보다 더욱 사납다.
此處(차처) : 이러한 처지에서
若不當以冷腸(약부당이냉장) : 만약 냉정한 마음으로 감당하고
御以平氣(어이평기) : 평온한 기운으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鮮不日坐煩惱障中矣(선불일좌번뇌장중의) : 하루도 번뇌 속에 앉아 있지 않은 날이 드물게 되리라.
채근담1-136
功過不容少混(공과불용소혼) : 공과 허물은 조금도 혼동하지 말아야 하니,
混則人懷惰墮之心(혼칙인회타타지심) : 혼동하게 되면 곧 사람들은 게으른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恩仇不可太明(은구불가태명) : 은혜와 원수는 지나치게 밝혀서는 안 되니,
明則人起携貳之志(명칙인기휴이지지) : 지나치게 밝히면 이반할 마음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채근담1-137
爵位不宜太盛(작위불의태성) : 벼슬은 지나치게 성해서는 안되니,
太盛則危(태성칙위) : 지나치게 성하면 곧 위태롭다.
能事不宜盡畢(능사불의진필) : 능한 일은 힘을 너무 다 쓰지 말아야 하니,
盡畢則衰(진필칙쇠) : 지나치게 소비하면 곧 쇠퇴한다.
行誼不宜過高(행의불의과고) : 행실은 너무 고상해서는 안 되니,
過高則謗興而毁來(과고칙방흥이훼래) : 너무 고상하면 비방이 일어나고 헐뜯음이 다가오리라.
채근담1-138
惡忌陰(악기음) : 악은 그늘을 꺼리고
善忌陽(선기양) : 선은 햇볕을 꺼린다.
故惡之顯者禍淺(고악지현자화천) : 그러므로 드러난 악은 재앙이 적고
而隱者禍深(이은자화심) : 숨은 악은 재앙이 깊으며,
善之顯者功小(선지현자공소) : 드러난 성공은 공이 적고
而隱者功大(이은자공대) : 숨은 선은 성공이 클지니라.
채근담1-139
德者才之主(덕자재지주) : 덕성은 재주의 주인이고,
才者德之奴(재자덕지노) : 재주는 덕성의 종이니,
有才無德(유재무덕) : 재주가 있으면서 덕성이 없다면
如家無主而奴用事矣(여가무주이노용사의) : 이는 마치 집안에 주인이 없고 종이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과 같으니라.
幾何不魍魎而猖狂(기하불망량이창광) : 어찌 도깨비가 마구 날뛰지 않겠는가
채근담1-140
當與人同過(당여인동과) : 마땅히 허물은 남과 함께 해야 하지만
不當與人同功(부당여인동공) : 공은 남과 함께 하지 말라.
同功則相忌(동공칙상기) : 공을 함께 하면 곧 서로 시기하게 되리라.
可與人共患難(가여인공환난) : 가히 환난은 남과 함께 해야 하지만
不可與人共安樂(불가여인공안락) : 안락은 남과 함께 누리지 말라.
安樂則相仇(안락칙상구) : 안락을 남과 함께 하면 곧 서로 원수처럼 되리라.
채근담1-141
當與人同過(당여인동과) : 마땅히 허물은 남과 함께 해야 하지만
不當與人同功(부당여인동공) : 공은 남과 함께 하지 말라.
同功則相忌(동공칙상기) : 공을 함께 하면 곧 서로 시기하게 되리라.
可與人共患難(가여인공환난) : 가히 환난은 남과 함께 해야 하지만
不可與人共安樂(불가여인공안락) : 안락은 남과 함께 누리지 말라.
安樂則相仇(안락칙상구) : 안락을 남과 함께 하면 곧 서로 원수처럼 되리라.
채근담1-142
士君子(사군자) : 군자로서
貧不能濟物者(빈불능제물자) : 가난하여 물질로 구제할 수 없어도,
遇人痴迷處(우인치미처) : 남이 어리석어 미혹한 지경에 빠져 있을 때
出一言提醒之(출일언제성지) : 한 마디 말로 그를 이끌어 깨우쳐 주고,
遇人急難處(우인급난처) : 남이 위급한 지경에 빠져 있을 때
出一言解救之(출일언해구지) : 한 마디 말로 그를 구제해 주니,
亦是無量功德(역시무량공덕) : 이 또한 무량한 공덕이니라.
채근담1-143
饑則附(기칙부) : 굶주리면 달라붙고
飽則颺(포칙양) : 배부르면 떠나가며
燠則趨(욱칙추) : 따뜻하면 달려오고
寒則棄(한칙기) : 추워지면 버리는 것.
人情通患也(인정통환야) : 이것이 인정의 공통된 병폐로다.
채근담1-144
君子宜淨拭冷眼(군자의정식냉안) : 군자는 마땅히 냉철한 눈을 깨끗이 닦아두고,
愼勿輕動剛腸(신물경동강장) : 삼가하여 굳은 의지를 가벼이 움직이지 말지니라.
채근담1-145
德隨量進(덕수양진) : 덕은 도량을 따라서 발전하고
量由識長(량유식장) : 도량은 식견으로 말미암아 자라난다.
故欲厚其德(고욕후기덕) : 그러므로 그 덕을 두터이 하고자 한다면
不可不弘其量(불가불홍기량) : 그 도량을 넓히지 않을 수 없고
欲弘其量(욕홍기량) : 그 도량을 넓히고자 한다면
不可不大其識(불가불대기식) : 그 식견을 크게 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채근담1-146
一燈螢然(일등형연) : 외로운 등불 반딧불처럼 가물거리고
萬籟無聲(만뢰무성) : 만상의 소리 고요해지면
此吾人初入宴寂時也(차오인초입연적시야) : 이는 우리들이 비로소 편안히 잠들 때이다.
曉夢初醒(효몽초성) : 새벽 꿈에서 막 깨어나매
群動未起(군동미기) : 뭇 군상의 움직임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此吾人初出混沌處也(차오인초출혼돈처야) : 이는 우리들이 비로소 혼돈해야 빠져나올 때이다.
乘此而一念廻光(승차이일념회광) : 이때를 타서 한마음으로 빛을 돌려
炯然返照(형연반조) : 밝게 비추어 보면
始知耳目口鼻皆桎梏(시지이목구비개질곡) : 비로소 이목구비가 다 질곡이요,
而情欲嗜好悉機械矣(이정욕기호실기계의) : 정욕과 기호가 마음을 타락시키는 기계임을 알 수 있으리라.
채근담1-147.
反己者(반기자) : 자기를 반성하는 사람은
觸事皆成藥石(촉사개성약석) : 부딪치는 일마다 모두 약이 될 것이요,
尤人者(우인자) :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動念卽是戈矛(동념즉시과모) : 움직이는 생각이 모두 창칼이 될 것이다.
一以闢衆善之路(일이벽중선지로) : 하나는 그로써 모든 선의 길을 열고
一以濬諸惡之源(일이준제악지원) : 하나는 그로써 모든 악의 근원을 파거니와,
相去霄壤矣(상거소양의) : 서로의 거리가 하늘과 땅 사이로다.
채근담1-148.
事業文章(사업문장) : 사업과 문장은
隨身銷毁(수신소훼) : 몸과 더불어 사라지지만
而精神萬古如新(이정신만고여신) : 정신은 영원토록 새로울지라.
功名富貴(공명부귀) : 공명과 부귀는
逐世轉移(축세전이) : 시대를 따라서 바뀌지만
而氣節千載一日(이기절천재일일) : 절개는 천년이 하루와 같으니,
君子信不當以彼易此也(군자신부당이피역차야) : 군자는 진실로 마땅히 저것으로써 이것을 바꾸지 말아야 하리라.
채근담1-149.
魚網之設(어망지설) : 고기를 잡으려고 쳐 놓은 그물에
鴻則罹其中(홍칙리기중) : 기러기가 걸리는 수도 있고,
螳螂之貪(당랑지탐) : 사마귀가 먹이를 탐내는 곳에
雀又乘其後(작우승기후) : 참새가 또한 그 뒤를 엿보기도 한다.
機裡藏機(기리장기) : 계략 속에 계략이 숨어 있고
變外生變(변외생변) : 변고 밖에 다시 변고가 일어나니,
智巧何足恃哉(지교하족시재) : 지혜와 솜씨를 어찌 족히 믿을 수 있으랴.
채근담1-150.
作人(작인) : 사람됨에
無點眞懇念頭(무점진간염두) : 한 점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이 없다면
便成個花子(변성개화자) : 이는 일개 허수아비일지니
事事皆虛(사사개허) : 하는 일마다 모두 헛될 것이요,
涉世(섭세) : 세상을 살아감에
無段圓活機趣(무단원활기취) : 약간의 원만하고 활발한 기상이 없다면
便是個木人(변시개목인) : 이는 곧 한 개의 나무인형일지니
處處有碍(처처유애) : 가는 곳마다 다 막힘이 있으리라.
채근담1-151.
水不波則自定(수불파칙자정) : 물은 물결이 일지 않으면 저절로 고요하고,
鑑不翳則自明(감불예칙자명) : 거울은 흐려지지 않으면 저절로 맑다.
故心無可淸(고심무가청) : 그러므로 마음을 맑게 하려고 할 필요가 없으니
去其混之者而淸自現(거기혼지자이청자현) : 그 혼탁한 것을 없애면 맑음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요,
樂不必尋(락불필심) : 즐거움을 찾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으니
去其苦之者而樂自存(거기고지자이락자존) : 그 괴로움을 없애면 즐거움은 저절로 있게 되리라.
채근담1-152.
有一念(유일념) : 하나의 생각으로도
而犯鬼神之禁(이범귀신지금) : 귀신의 금기를 범하고
一言(일언) : 한 마디 말로도
而傷天地之和(이상천지지화) : 천지의 조화를 해치며
一事(일사) : 한 가지 일로도
而釀子孫之禍(이양자손지화) : 자손의 재앙을 빚을 수 있으니,
最宜切戒(최의절계) : 마땅히 가장 간절히 경계할지니라.
채근담1-153.
事有急之不白者(사유급지불백자) : 일에는 급하게 서둘면 드러나지 않다가도
寬之或自明(관지혹자명) : 너그럽게 하면 혹 저절로 명백해지는 것이 있으니,
毋躁急以速其忿(무조급이속기분) : 조급하게 서둘러서 그 분노를 초래하지 말라.
人有操之不從者(인유조지부종자) : 사람에는 부리려고 하면 따르지 않다가도
縱之或自化(종지혹자화) : 그냥 놓아두면 혹 스스로 감화되는 사람이 있으니,
毋操切以益其頑(무조절이익기완) : 너무 심하게 부려서 그 완고함을 더하지 말라.
채근담1-154.
節義傲靑雲(절의오청운) : 절의가 청운을 내려다볼 만하고
文章高白雲(문장고백운) : 문장이 백설보다 높을지라도,
若不以德性陶鎔之(약불이덕성도용지) : 만약 덕성으로써 이를 도야하지 않는다면
終爲血氣之私̖技能之末(종위혈기지사̖기능지말) : 마침내 혈기의 사사로운 말단의 되고 말리라.
채근담1-155
謝事(사사) : 일에서 물러서려거든
當謝於正盛之時(당사어정성지시) : 마땅히 그 전성기에 물러서야 하고,
居身(거신) : 몸을 두려거든
宜居於獨後之地(의거어독후지지) : 마땅히 홀로 뒤떨어진 곳에 두어야 하느니라.
채근담1-156.
謹德(근덕) : 덕을 삼가 함에는
須謹於至微之事(수근어지미지사) : 모름지기 아주 작은 일에 삼가 할 것이요,
施恩(시은) : 혜를 베풀려거든
務施於不報之人(무시어불보지인) : 보답하지 못할 사람에게 힘써 베풀라.
채근담1-157.
交市人(교시인) : 시정의 사람과 사귀는 것은
不如友山翁(불여우산옹) : 산촌의 늙은이를 벗함만 못하고,
謁朱門(알주문) : 권문세가의 대문에 배알하는 것은
不如親白屋(불여친백옥) : 오막살이와 친함만 못하며,
聽街談巷語(청가담항어) : 거리에 떠도는 말을 듣는 것은
不如聞樵歌牧詠(불여문초가목영) : 나무꾼이나 목동의 노래를 들음만 못하고,
談今人失德過擧(담금인실덕과거) : 지금 사람의 실덕과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不如述古人嘉言懿行(불여술고인가언의행) : 옛사람의 아름다운 말과 행실을 이야기함만 못하니라.
채근담1-158.
德者(덕자) : 덕은
事業之基(사업지기) : 사업의 기초이니,
未有基不固(미유기불고) :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고서도
而棟宇堅久者(이동우견구자) : 그 집이 오래 견딘 일은 이제까지 없었느니라.
채근담1-159.
心者(심자) : 마음이란
後裔之根(후예지근) : 후손들의 뿌리이니,
未有根不植(미유근불식) : 뿌리가 뽑히고도
而枝葉榮茂者(이지엽영무자) : 가지와 잎이 무성한 일은 이제까지 없었느니라.
채근담1-160.
前人云(전인운) : 옛사람이 이르기를
“抛却自家無盡藏(포각자가무진장) : “자기 집의 무한한 재산을 버려 두고,
沿門持鉢效貧兒(연문지발효빈아)” : 밥그릇 들고 이 집 저 집 거지 흉내낸다.”고 하였다.
又云(우운) : 또 이르기를
“暴富貧兒休說夢(폭부빈아휴설몽) : “벼락부자가 된 가난한 사람아, 꿈 이야기하지 말라.
誰家竈裡火無烟(수가조리화무연)” : 뉘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나지 않으랴!”고 하였다.
一箴自昧所有(일잠자매소유) : 하나는 스스로 가진 것에 어두움을 경계한 것이고,
一箴自誇所有(일잠자과소유) : 하나는 가진 것을 자랑삼음을 경계한 것이니,
可爲學問切戒(가위학문절계) : 학문의 간절한 훈계로 삼아야 하리라.
채근담1-161.
道是一重公衆物事(도시일중공중물사) : 도는 하나의 중요한 공중의 일이니
當隨人而接引(당수인이접인) : 마땅히 사람마다 이끌어 접하게 하여야 하고,
學是一個尋常家飯(학시일개심상가반) : 학문은 하나의 날마다 먹는 밥과 같으니
當隨事而警惕(당수사이경척) : 마땅히 일 따라서 깨우쳐 삼가야 할지니라.
채근담1-162.
信人者(신인자) : 남을 믿는 것은
人未必盡誠(인미필진성) : 남이 반드시 다 성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己則獨誠矣(기칙독성의) : 자기 혼자만은 성실하기 때문이요,
疑人者(의인자) : 남을 의심하는 것은
人未必皆詐(인미필개사) : 남이 반드시 다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己則先詐矣(기칙선사의) :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채근담1-163.
念頭寬厚的(염두관후적) : 생각이 너그럽고 후한 사람은
如春風煦育(여춘풍후육) : 봄바람이 따뜻하게 길러줌과 같아서
萬物遭之而生(만물조지이생) : 만물이 이를 만나면 살아나고,
念頭忌刻的(염두기각적) : 생각이 편협하고 각박한 사람은
如朔雪陰凝(여삭설음응) : 겨울 눈보라가 음산하여 얼어붙게 함과 같아서
萬物遭之而死(만물조지이사) : 만물이 이를 만나면 죽느니라.
채근담1-164.
爲善(위선) : 착한 일을 하여도
不見其益(불견기익) : 그 이익은 보이지 않지만
如草裡東瓜(여초리동과) : 풀 속의 동아와 같아서
自應暗長(자응암장) :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자라나고,
爲惡(위악) : 악한 일을 하여도
不見其損(불견기손) : 그 손해는 보이지 않지만
如庭前春雪(여정전춘설) : 뜰 앞의 봄눈과 같아서
當必潛消(당필잠소) : 반드시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사라지리라.
채근담1-165.
遇故舊之交(우고구지교) : 옛 친구를 만나면
意氣要愈新(의기요유신) : 뜻을 모름지기 더욱 새롭게 하여,
處隱微之事(처은미지사) : 비밀스런 일을 당하면
心迹宜愈顯(심적의유현) : 마음 자취를 마땅히 더욱 드러내야 하고,
待衰朽之人(대쇠후지인) : 쇠퇴한 사람을 대하면
恩禮當愈隆(은례당유융) : 은혜와 예우를 더욱 높일지니라.
채근담1-166.
勤者(근자) : 부지런함이란
敏於德義(민어덕의) : 도덕과 의리에 민첩한 것을 말함인데
而世人借勤(이세인차근) : 세상 사람들은 부지런함을 빌어
而濟其貧(이제기빈) : 그 가난함을 구제하는구나.
儉者(검자) : 검소함이란
淡於貨利(담어화리) : 재물과 이익에 담백한 것을 말함인데
而世人假儉(이세인가검) : 세상 사람들은 검소함을 빌어
以飾其吝(이식기린) : 그 인색함을 꾸미는구나.
君子持身之符(군자지신지부) : 군자가 몸을 닦는 것은
反爲小人營私之具矣(반위소인영사지구의) : 방법이 도리어 소인이 사욕을 도모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惜哉(석재) : 애석한 일이로다.
채근담1-167.
憑意興作爲者(빙의흥작위자) : 즉흥적인 생각으로 시작하는 일은,
隨作則隨止(수작칙수지) : 시작하자마자 곧 그치게되니
豈是不退之輪(기시불퇴지륜) : 어찌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수레바퀴라 하랴.
從情識解悟者(종정식해오자) : 감정과 의식에 따라 깨달은 것도
有悟則有迷(유오칙유미) : 깨닫자마자 곧 혼미하게 되니
終非常明之燈(종비상명지등) : 끝내는 영원히 밝은 등불이 되지 못하리라.
채근담1-168.
人之過誤(인지과오) : 남의 잘못은
宜恕(의서) : 마땅히 용서해 주어야 하나
而在己則不可恕(이재기칙불가서) : 자신의 잘못은 용서하지 말라.
己之困辱(기지곤욕) : 자신의 곤란은
當忍(당인) : 마땅히 참아야 하나
而在人則不可忍(이재인칙불가인) : 남의 곤란은 참아서는 안 될지니라.
채근담1-169.
能脫俗(능탈속) : 능히 속됨을 벗어날 수 있다면
便是奇(변시기) : 이 곧 기인이니
作意尙奇者(작의상기자) : 뜻을 지어 기행을 숭상하는 자는
不爲奇而爲異(불위기이위리) : 기인이 아니라이상한 사람일뿐이다.
不合汚(불합오) :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便是淸(변시청) : 이 곧 청렴한 사람이니
絶俗求淸者(절속구청자) : 세속을 끊고 청렴을 구하는 자는
不爲淸而爲激(불위청이위격) : 청렴한 것이 아니라 과격한 사람일뿐이다.
채근담1-170.
恩宜自淡而濃(은의자담이농) : 은혜는 마땅히 엷은 데서부터 짙게 하여야 하니,
先濃後淡者(선농후담자) : 먼저 진하게 하고 뒤에 엷게 하면
人忘其惠(인망기혜) :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잊느니라.
威宜自嚴而寬(위의자엄이관) : 위엄은 마땅히 엄한 데서부터 너그럽게 하여야 하니,
先寬後嚴者(선관후엄자) : 먼저 너그럽고 뒤에 엄하게 하면
人怨其酷(인원기혹) :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하느니라
채근담1-171.
心虛則性現(심허칙성현) : 마음이 비어야 본성이 나타나니,
不息心而求見性(불식심이구견성) : 마음을 편안히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구한다면
如撥波覓月(여발파멱월) : 이는 마치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으리라.
意淨則心淸(의정칙심청) : 뜻이 깨끗하여야 마음이 맑아지리니,
不了意而求明心(불료의이구명심) : 뜻을 환하게 하지 않고 마음 밝아지기를 구한다면
如索鏡增塵(여색경증진) : 이는 마치 거울의 맑음을 찾으면서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으리라.
채근담1-172.
我貴而人奉之(아귀이인봉지) : 내가 귀할 때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奉此峨冠大帶也(봉차아관대대야) : 이 높은 관과 큰 허리띠를 받드는 것이고,
我賤而人侮之(아천이인모지) : 내가 천할 때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侮此布衣草履也(모차포의초리야) : 이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然則原非奉我(연칙원비봉아) : 그런즉 본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我胡爲喜(아호위희) :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原非侮我(원비모아) : 본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我胡爲怒(아호위노) : 내 어찌 성을 내랴
채근담1-173.
“爲鼠常留飯(위서상류반) : “쥐를 위하여 언제나 밥을 남겨두고
憐蛾不點燈(련아불점등)” : 부나방을 불쌍히 여겨 등불을 켜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古人此等念頭(고인차등염두) : 옛사람의 이 같은 생각이야말로
是吾人一點生生之機(시오인일점생생지기) : 우리 인생이 나고 자라는 한 점의 작용이로다.
無此(무차) : 이것이 없다면
便所謂(변소위) : 이른바
“土木形骸(토목형해)” : “흙이나 나무로 된 형체”일
而已(이이) : 따름이리라.
채근담1-174.
心體(심체) : 마음의 본체는
便是天體(변시천체) : 곧 하늘의 본체와 같다.
一念之喜(일념지희) : 하나의 기쁜 생각은
景星慶雲(경성경운) : 빛나는 별이며 상서로운 구름이요,
一念之怒(일념지노) : 하나의 노여운 생각은
震雷暴雨(진뇌폭우) : 진동하는 우레며 쏟아지는 비요,
一念之慈(일념지자) : 하나의 자비로운 생각은
和風甘露(화풍감로) : 따뜻한 바람이며 달콤한 이슬이요,
一念之嚴(일념지엄) : 하나의 엄한 생각은
烈日秋霜(열일추상) : 뜨거운 햇빛이며 가을 서릿발이니,
何者少得(하자소득) : 그 어느 것인들 없어서 되는 것이랴.
只要隨起隨滅(지요수기수멸) : 다만 모름지기 때에 다라 일어나고 때에 따라 없어져서
廓然無碍(곽연무애) : 훤하게 막힘이 없어야만,
便與太虛同體(변여태허동체) : 문득 태허와 더불어 동체가 되리라.
채근담1-175.
無事時(무사시) : 일이 없을 때에는
心易昏冥(심이혼명) : 마음이 어두워지기 쉬우니
宜寂寂而照以惺惺(의적적이조이성성) : 마땅히 고요하면서도 깨어 있는 지혜로써 비추어야 하고,
有事時(유사시) : 일이 있을 때에는
心易奔逸(심이분일) : 마음이 흩어지기 쉬우니
宜惺惺而主以寂寂(의성성이주이적적) : 마땅히 깨어 있는 지혜 가운데에 고요함으로써 주인을 삼아야 할지니라.
채근담1-176.
議事者(의사자) : 일을 논의하는 사람은
身在事外(신재사외) : 몸을 일의 밖에 두어
宜悉利害之情(의실리해지정) : 마땅히 이해의 실정을 다 살펴야 하고,
任事者(임사자) : 일을 맡은 사람은
身居事中(신거사중) : 몸을 일의 가운데에 두어
當忘利害之慮(당망리해지려) : 마땅히 이해에 대한 생각을 잊어 버려야 하느니라.
채근담1-177.
士君子(사군자) : 군자가
處權門要路(처권문요로) : 권세 있는 중요한 지위에 처하게 되면
操履要嚴明(조리요엄명) : 모름지기 품행을 엄명하게 하고
心氣要和易(심기요화이) : 마음을 온화하게 해야 하니,
毋少隨而近腥羶之黨(무소수이근성전지당) : 조금이라도 비린내나는 무리를 가까이하지 말 것이며
亦毋過激而犯蜂蠆之毒(역무과격이범봉채지독) : 또한 과격하여 사악한 무리의 독침을 건드리지도 말지니라.
채근담1-178.
標節義者(표절의자) : 절의를 내세우는 사람은
必以節義受謗(필이절의수방) : 반드시 절의 때문에 비난을 당하고,
榜道學者(방도학자) : 도학을 내세우는 사람은
常因道學招尤(상인도학초우) : 언제나 도학으로 인해 원망을 불러들인다.
故君子不近惡事(고군자불근악사) : 그러므로 군자는 나쁜 일을 가까이하지도 않지만
亦不立善名(역불립선명) : 또한 좋은 평판을 내세우지도 않으니,
只渾然和氣(지혼연화기) : 다만 혼연한 화기만이
纔是居身之珍(재시거신지진) : 몸을 보전하는 보배일 뿐이니라.
채근담1-179.
遇欺詐的人(우기사적인) : 속이는 사람을 만나면
以誠心感動之(이성심감동지) : 정성스런 마음으로 그를 감동시켜야 하고,
遇暴戾的人(우폭려적인) : 난폭한 사람을 만나면
以和氣薰蒸之(이화기훈증지) : 온화한 기운으로 그를 감화시켜야 하며,
遇傾邪私曲的人(우경사사곡적인) : 사악함에 기울어져 사욕만 탐하는 사람을 만나면
以名義氣節激勵之(이명의기절격려지) : 명분과 의리와 기개와 절조로 그를 격려해 주어야 한다.
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천하무불입아도야중의) : 그리고도 천하에 나의 가르침 속으로 들어오지 않을 자는 없으리라.
채근담1-180.
一念慈祥(일념자상) : 하나의 조그마한 자비심이
可以醞釀兩間和氣(가이온양양간화기) : 천지간에 온화한 기운을 빗어내며,
寸心潔白(촌심결백) : 조그마한 마음의 결백이
可以昭垂百代淸芬(가이소수백대청분) : 맑고 꽃다운 이름을 백대에 환히 드리우리라.
채근담1-181.
陰謀怪習̖異行奇能(陰謀怪習̖이행기능) : 음흉한 계략, 괴이한 습관, 이상한 행동, 기이한 능력 등은
俱是涉世的禍胎(구시섭세적화태) :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재앙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只一個庸德庸行(지일개용덕용행) : 다만 하나의 평범한 덕성과 평범한 행실만이
便可以完混沌而召平和(변가이완혼돈이소평화) : 가히 온전히 하여 화평을 부를 수 있느니라.
채근담1-182.
語云(어운) : 옛말에 이르기를
“登山耐側路(등산내측로) :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디고,
踏雪耐危橋”(답설내위교) : 눈을 밟을 때는 위험한 다리를 견뎌라’고 하였으니
一耐字極有意味(일내자극유의미) : 이 ‘견딜 내자’에 무한한 의미가 들어 있다.
如傾險之人情̖坎坷之世道(여경험지인정̖감가지세도) : 만약 기울고 험악한 인정과 험난한 세상길에서
若不得一耐字撑持過去(약부득일내자탱지과거) : 이 ‘내자’ 하나를 얻어 의지하여 지나가지 못한다면,
幾何不墮入榛莽坑塹哉(기하부타입진망갱참재) : 어찌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떨어지지 않으랴.
채근담1-183.
誇逞功業(과령공업) : 공업을 뽐내고
炫耀文章(현요문장) : 문장을 자랑함은
皆是靠外物做人(개시고외물주인) : 그가 외물에 의지하여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니라.
不知(부지) : 모르노라
心體瑩然(심체형연) : 마음의 본체가 밝아서
本來不失(본래불실) : 그 본래적 모습을 잃지만 않는다면,
卽無寸功隻字(즉무촌공척자) : 비록 한 치의 공적이 없고 한 글자의 문장이 없다 하더라도
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 : 스스로 정정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채근담1-184.
忙裡(망리) : 바쁜 속에서도
要偸閒(요투한) : 한가한 틈을 내려면
須先向閒時討個杷(수선향한시토개파병) : 모름지기 먼저 한가한 때를 향해 하나의 자루를 잡아 두라.
鬧中(료중) : 시끄러운 가운데서도
要取靜(요취정) : 조용함을 취하려거든
須先從靜處立個主宰(수선종정처입개주재) : 모름지기 먼저 조용할 때를 좇아 하나의 주체를 세워 두도록 하라.
不然(불연) : 그렇지 않으면
未有(미유) : 있지 아니하니라
不因境而遷̖隨事而靡者(불인경이천̖수사이미자) : 경우에 따라 움직이고 일에 따라 흔들리지 않음이
채근담1-185.
不昧己心(부매기심) : 자기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말고,
不盡人情(부진인정) : 남의 정을 다하지 말며,
不竭物力(불갈물력) : 물건의 힘을 다 쓰지 말라,
三者(삼자) : 이 세 가지는
可以爲天地立心(가이위천지립심) : 가히 그로써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爲生民立命(위생민립명) : 백성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爲子孫造福(위자손조복) : 자신을 위하여 복을 만드는 길이니라.
채근담1-186.
居官(거관) : 관직에 있음에
有二語(유이어) : 두 마디 말이 있으니,
曰惟公則生明(왈유공칙생명) : ‘오직 공정하면 밝음이 생기고,
惟廉則生威(유렴칙생위) :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는 것이요.
居家(거가) : 집안을 다스림에
有二語曰(유이어왈) :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이르기를
“惟恕則情平(왈유서칙정평) : ‘오직 용서하면 정분이 공평해 지고,
惟儉則用足(유검칙용족)” : 오직 검소하면 비용이 넉넉해진다’는 것이니라.
채근담1-187.
處富貴之地(처부귀지지) : 부귀한 처지에 있을 때에
要知貧賤的痛癢(요지빈천적통양) : 마땅히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當少壯之時(당소장지시) : 젊을 때에
須念衰老的辛酸(수념쇠로적신산) : 모름지기 노쇠함의 괴로움을 생각해야 한다.
채근담1-188.
持身(지신) : 몸가짐은
不可太皎潔(불가태교결) : 지나치게 깨끗하게 하지 말라.
一切汚辱坵穢(일체오욕구예) : 모든 더러움과 욕됨을
要茹納得(요여납득) : 마땅히 다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느니라.
與人(여인) : 남과 사귐은
不可太分明(불가태분명) : 지나치게 분명하게 하지 말라.
一切善惡賢愚(일체선악현우) : 모든 선함 사람과 악한 사람,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要包容得(요포용득) : 마땅히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느니라.
채근담1-189.
休與小人仇讐(휴여소인구수) : 소인과 더불어 원수를 맺지 말라.
小人自有對頭(소인자유대두) : 소인은 저대로 상대가 있느니라.
休向君子諂媚(휴향군자첨미) : 군자를 향하여 아첨하지 말라.
君子原無私惠(군자원무사혜) : 군자는 원래 사사로운 은혜를 베풀지 않느니라.
채근담1-190.
縱欲之病可醫(종욕지병가의) : 욕심을 함부로 부리는 병은 고칠 수 있지만
而執理之病難醫(이집리지병난의) : 이론을 고집하는 병은 고치기 힘들고,
事物之障可除(사물지장가제) : 사물의 막힘은 없앨 수 있지만
而義我理之障難除(이의아리지장난제) : 의리의 막힘은 힘드니라.
채근담1-191.
磨礪者(마려자) : 갈고 닦는 것은
當如百煉之金(당여백련지금) : 마땅히 백 번 단련한 쇠와 같아야 하나,
急就者(급취자) : 급하게 성취한 것은
非邃養(비수양) : 깊은 수양이 아니다.
施爲者(시위자) : 실행하는 것은
宜似千鈞之弩(의사천균지노) : 의당 천균의 활과 같아야 하나,
輕發者(경발자) : 경솔히 쏘는 것에는
無宏功(무굉공) : 큰 공이 없으리라.
채근담1-192.
寧爲小人所忌毁(녕위소인소기훼) : 차라리 소인으로부터 시기와 비방을 당할지언정
毋爲小人所媚悅(무위소인소미열) : 소인의 아첨과 칭찬을 받지 말라.
寧爲君子所責修(녕위군자소책수) : 차라리 군자로부터 꾸짖음과 바로잡음을 받을지언정
毋爲君子所包容(무위군자소포용) : 군자의 포용은 받지 말라.
채근담1-193.
好利者(호리자) :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은
逸出於道義之外(일출어도의지외) : 도의 밖에 멀리 벗어나 있으므로
其害顯而淺(기해현이천) : 그 피해가 나타나되 얕지만,
好名者(호명자) :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竄入於道義之中(찬입어도의지중) : 도의 안에 깊이 숨어 있으므로
其害隱而深(기해은이심) : 그 피해가 드러나지 않되 깊으니라.
채근담1-194.
受人之恩(수인지은) : 남에게서 입은 은혜는
雖深不報(수심불보) : 비록 깊어도 갚지 않으면서,
怨則淺亦報之(원칙천역보지) : 원한은 얕아도 그것을 갚으며,
聞人之惡(문인지악) : 남의 악함을 들으면
雖隱不疑(수은불의) : 비록 확실하지 않아도 의심하지 않으면서,
善則顯亦疑之(선칙현역의지) : 착한 일은 확실해도 그것을 의심한다.
此刻之極̖薄之尤也(차각지극̖박지우야) : 이것이야말로 각박함의 극단이요, 야박함의 더욱 성함이니
宜切戒之(의절계지) : 모름지기 간절히 경계해야 할 것이니라.
채근담1-195.
讒夫毁士(참부훼사) : 참소하고 헐뜯는 자들은
如寸雲蔽日(여촌운폐일) : 마치 조각 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 같아서
不久自明(불구자명) : 오래지 않아 저절로 밝혀지나,
媚子阿人(미자아인) : 아양하고 아첨하는 자들은
似隙風侵肌(사극풍침기) : 마치 문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살갗에 닿음과 같아서
不覺其損(불각기손) : 그 해로움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채근담1-196.
山之高峻處無木(산지고준처무목) : 산이 높고 험한 곳에는 나무가 없으나
而谿谷廻環(이계곡회환) : 골짜기가 감도는 곳에는
則草木叢生(칙초목총생) : 초목이 무성하고,
水之湍急處無魚(수지단급처무어) :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곳에는 고기가 없으나
而淵潭停蓄(이연담정축) : 못물이 깊고 고요한 곳에는
則魚鼈聚集(칙어별취집) : 물고기와 자라가 떼지어 모여든다.
此高絶之行̖褊急之衷(차고절지행̖편급지충) : 이렇듯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좁고 급한 마음을
君子重有戒焉(군자중유계언) : 군자는 깊이 경계해야 하느니라.
채근담1-197.
建功立業者(건공입업자) :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키는 사람은
多虛圓之士(다허원지사) : 대게 허심탄회하고 원만하나,
僨事失機者(분사실기자) : 일에 실패하고 기회를 잃는 사람은
必執拗之人(필집요지인) : 반드시 집착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니라.
채근담1-198.
處世(처세) : 처세함에 있어
不宜與俗同(불의여속동) : 세속과 더불어 같아도 옳지 않고
亦不宜與俗異(역불의여속이) : 또한 세속과 더불어 달라도 옳지 않으며,
作事(작사) : 일을 함에 있어
不宜令人厭(불의영인염) : 남들이 싫어하도록 해도 안 되지만
亦不宜令人喜(역불의영인희) : 남들이 기쁘게 하여도 마땅치 않느니라.
채근담1-199.
日旣暮而猶烟霞絢爛(일기모이유연하현란) : 날은 이미 저물었으되 오히려 노을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歲將晩而更橙橘芳馨(세장만이갱등귤방형) : 한 해는 장차 저물려 하되 등자와 귤은 새로운 향기를 풍겨낸다.
故末路晩年(고말로만년) : 그러므로 군자는 인생의 만년에
君子更宜精神百倍(군자갱의정신백배) : 새로이 정신을 백 배나 더해야 마땅하리라.
채근담1-200.
鷹立如睡(응립여수) : 매는 서 있되 조는 듯하고
虎行似病(호행사병) : 범은 걸어가되 병든 듯하니,
正是他攫人噬人手段處(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 바로 이것이 그들의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깨무는 수단이니라.
故君子要聰明不露(고군자요총명불로) : 그러므로 군자는 모름지기 총명을 드러내지 말고
̖才華不逞(̖재화불령) : 재주를 나타내지 말아야 하니,
纔有肩鴻任鉅的力量(재유견홍임거적력량) : 이것이 곧 어깨가 넓어 큰 짐을 짊어질 수 있는 역량인 것이니라.
채근담1-201.
儉美德也(검미덕야) : 검소함은 아름다운 덕이지만
過則爲慳吝(과칙위간린) : 지나치면 인색하게 되고
爲鄙嗇(위비색) : 비루해져서
反傷雅道(반상아도) : 도리어 바른 도리를 해치게 되고,
讓懿行也(양의행야) : 겸양은 아름다운 행위이지만
過則爲足恭(과칙위족공) : 지나치면 아첨이 되고
爲曲謹(위곡근) : 비굴이 되어
多出機心(다출기심) : 음흉한 속셈이 드러나게 되느니라.
채근담1-202.
毋憂拂意(무우불의) :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며
毋喜快心(무희쾌심) : 마음에 유쾌함을 기뻐하지 말라.
毋恃久安(무시구안) : 오랫동안의 편안함을 믿지 말며
毋憚初難(무탄초난) : 처음의 어려움을 꺼리지 말지니라.
채근담1-203.
飮宴之樂多(음연지락다) : 술잔치의 즐거움이 많으면
不是個好人家(불시개호인가) : 훌륭한 집안이라 할 수 없고,
聲華之習勝(성화지습승) : 명성을 탐내면
不是個好士子(부시개호사자) : 좋은 선비라 할 수 없으며,
名位之念重(명위지념중) : 높은 벼슬에 대한 생각이 깊으면
不是個好臣士(부시개호신사) : 좋은 선비라 할 수 없느니라.
채근담1-204.
世人以心肯處爲樂(세인이심긍처위락) : 세상 사람들은 마음에 맞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却被樂心引在苦處(각피락심인재고처) : 도리어 즐거운 마음에 이끌려 괴로운 곳에 있게 되고,
達士以心拂處爲樂(달사이심불처위락) : 달관한 선비는 마음에 거리끼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終爲苦心換得樂來(종위고심환득락래) : 마침내 괴로운 마음이 바뀌어 즐거움이 오게 되느니라.
채근담1-205.
居盈滿者(거영만자) : 가득 찬 곳에 있는 사람은
如水之將溢未溢(여수지장일미일) : 마치 물이 넘칠 듯 말 듯하는 것과 같아서
切忌再加一滴(절기재가일적) : 다시 한 방울 더하는 것도 간절히 꺼리고,
處危急者(처위급자) : 위급한 지경에 처한 사람은
如木之將折未折(여목지장절미절) : 마치 나무가 부러질 듯 말듯 하는 것과 같아서,
切忌再加一搦(절기재가일닉) : 다시 약간만 더 누르는 것도 간절히 꺼리느니라.
채근담1-206.
冷眼觀人(냉안관인) : 냉철한 눈으로 사람을 보고,
冷耳聽語(냉이청어) : 냉철한 귀로 말을 들으며,
冷情當感(랭정당감) : 냉철한 뜻으로 느낌을 감당하며,
冷心思理(냉심사리) : 냉철한 마음으로 이치를 생각해야 할지니라.
채근담1-207.
仁人(인인) : 어진 사람은
心地寬舒(심지관서) : 마음이 너그럽고 느긋하므로
便福厚而慶長(변복후이경장) : 곧 복이 두텁고 경사도 오래 가며
事事成個寬舒氣象(사사성개관서기상) : 일마다 너그러운 기상을 이룬다.
鄙夫(비부) : 비루한 사람은
念頭迫促(염두박촉) : 생각이 좁고 급하므로
便祿薄而澤短(변녹박이택단) : 곧 복록도 박하고 은택도 짧아서
事事得個薄促規模(사사득개박촉규모) : 일마다 하나의 좁고 급한 모양이 되느니라.
채근담1-208.
聞惡(문악) : 악한 말을 듣더라도
不可就惡(불가취악) : 곧바로 미워하지 말라.
恐爲讒夫洩恕(공위참부설서) : 참소하는 자를 위한 분풀이가 될까 두렵다.
聞善(문선) : 착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不可急親(불가급친) : 성급히 친하지 말라.
恐引奸人進身(공인간인진신) : 간사한 자를 이끌어 출세시킬까 두렵다.
채근담1-209.
性燥心粗者(성조심조자) : 성질이 조급하고 마음이 조잡한 사람은
一事無成(일사무성) : 한 가지 일도 이룰 수 없되,
心和氣平者(심화기평자) : 마음이 온화하고 기질이 평온한 사람은
百福自集(백복자집) : 백가지 복이 저절로 모여들리라.
채근담1-210.
用人(용인) : 사람을 씀에
不宜刻(불의각) : 마땅히 각박해서는 안 되니,
刻則思效者去(각칙사효자거) : 각박하면 공효를 이루려던 사람이 떠나고 말리라.
交友(교우) : 벗을 사귐엔
不宜濫(불의람) : 함부로 사귀지 말아야 하니,
濫則貢諛者來(남칙공유자래) : 함부로 사귀면 아첨하는 자가 몰려오느니라.
채근담1-211.
風斜雨急處(풍사우급처) : 바람이 비껴 불고 빗발이 급한 곳에서는
要立得脚定(요입득각정) : 마땅히 다리를 굳건히 세워야 하고,
花濃柳艶處(화농류염처) : 꽃이 무르녹고 버들이 아름다운 곳에서는
要着得眼高(요착득안고) : 눈을 높이 두어야 하며,
路危徑險處(로위경험처) : 위태롭고 험한 길에서는
要回得頭早(요회득두조) : 마땅히 머리를 빨리 돌려야 하느니라.
채근담1-212.
節義之人(절의지인) : 절의를 숭상하는 사람은
濟以和衷(제이화충) : 온화한 마음을 길러야
纔不啓忿爭之路(재불계분쟁지로) : 곧 분쟁의 길을 열지 않을 것이며,
功名之士(공명지사) : 공명심이 강한 선비는
承以謙德(승이겸덕) : 겸양의 덕을 이어 받아야
方不開嫉妬之門(방불개질투지문) : 바야흐로 질투의 문을 열지 않게 되리라.
채근담1- 213.
士大夫居官(사대부거관) : 선비가 벼슬자리에 있을 때에는
不可竿牘無節(불가간독무절) : 편지 한 장이라도 절도가 없어서는 안 되니,
要使人難見(요사인난견) : 마땅히 남들로 하여금 보기 어렵게 하여
以杜倖端(이두행단) : 요행을 탈 단서를 막아야 하느니라.
居鄕(거향) : 시골에 있을 때에는
不可崖岸太高(불가애안태고) : 위엄을 너무 높이 세워서는 안 되니,
要使人易見(요사인이견) : 마땅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만나볼 수 잇게 하여
以敦舊好(이돈구호) : 옛정을 돈독히 하여야 하느니라.
채근담1-214.
大人不可不畏(대인불가불외) : 대인을 두려워하라.
畏大人則無放逸之心(외대인칙무방일지심) : 대인을 두려워한즉 방종한 마음이 없어지리라.
小民亦不可不畏(소민역불가불외) : 소인도 또한 두려워하라.
畏小民則無豪橫之名(외소민칙무호횡지명) : 소인을 두려워한즉 횡포하다는 이름이 없어질지니라.
채근담1-215.
事稍拂逆(사초불역) : 일이 조금이라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便思不如我的人(변사불여아적인) : 문득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則怨尤自消(칙원우자소) : 곧 원망이 저절로 사라지리라.
心稍怠荒(심초태황) : 마음이 조금이라도 게을러질 때는
便思勝似我的人(변사승사아적인) : 문득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則精神自奮(칙정신자분) : 정신이 저절로 분발하게 되리라.
채근담1-216.
不可乘喜而輕諾(불가승희이경락) : 기쁨에 들떠서 가벼이 승낙하지도 말고,
不可因醉而生嗔(불가인취이생진) : 취함으로 인하여 화를 내지도 말라.
不可乘快而多事(불가승쾌이다사) : 유쾌함에 들떠서 일을 많이 만들지도 말며
不可因倦而鮮終(불가인권이선종) : 고달프다 해서 일의 끝맺음을 소홀히 하지도 말라.
채근담1-217.
善讀書者(선독서자) : 책을 잘 읽는 사람이라면
要讀到手舞足蹈處(요독도수무족도처) : 글을 읽어서 저절로 손발이 움직이며 춤추는 경지에 이르도록 해야 하니,
方不落筌蹄(방불락전제) : 그래해야만 비로소 형식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善觀物者(선관물자) : 사물을 관찰하는 사람은
要觀到心融神洽時(요관도심융신흡시) : 심신이 사물과 융화되는 경지에 이르도록 관찰해야 하니,
方不泥迹象(방불니적상) : 그리해야만 비로소 외형에 구애되지 않으리라.
채근담1-218.
天賢一人(천현일인) :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하여
以誨衆人之愚(이회중인지우) : 그것으로써 모든 사람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게 하였는데,
而世反逞所長(이세반령소장) : 세상은 도리어 자신의 장점을 뽐내어
以形人之短(이형인지단) : 다른 사람의 단점을 드러내는구나.
天富一人(천부일인) : 하늘은 한 사람을 부유하게 하여
以濟衆人之困(이제중인지곤) : 그것으로써 모든 사람의 곤궁함을 구하게 하였는데,
而世反挾所有(이세반협소유) : 세상은 도리어 자신이 가진 것을 빙자하여
以凌人之貧(이능인지빈) : 남의 가난을 업신여기니,
眞天之戮民哉(진천지륙민재) : 진실로 천벌을 받을 죄인들이로다.
채근담1-219.
至人(지인) :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야
何思(하사) : 무엇을 생각하고
何慮(하려) : 무엇을 염려하겠는가.
愚人(우인) : 어리석은 사람은
不識不知(불식부지) : 아는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도 없으므로
可與論學(가여논학) : 가히 더불어 학문을 논하고
亦可與建功(역가여건공) : 또한 함께 공을 세울 수도 있으리라.
唯中才的人(유중재적인) : 오직 중간의 재주를 가진 사람이
多一番思慮知識(다일번사려지식) : 한편으로는 생각과 지식이 많고
便多一番億度猜疑(변다일번억탁시의) : 또 한편으로는 억측과 시기가 많아서,
事事難與下手(사사난여하수) : 일마다 함께 하기가 어려우니라.
채근담1-220.
口乃心之門(구내심지문) : 입은 곧 마음의 문이니
守口不密(수구불밀) : 입을 엄밀히 지키지 못하면
洩盡眞機(설진진기) : 진정한 비밀이 다 새어나가고 말리라.
意乃心之足(의내심지족) : 뜻은 곧 마음의 발이니
防意不嚴(방의불엄) : 뜻을 엄밀히 막지 못하면
走盡邪蹊(주진사혜) : 모두 사악한 길로 달려가고 말리라.
채근담1-221.
責人者(책인자) : 남을 꾸짖는 자는
原無過於有過之中(원무과어유과지중) : 허물 있는 가운데서 허물을 찾아야
則情平(칙정평) : 마음이 편안할 것이요,
責己者(책기자) : 자신을 꾸짖는 자는
求有過於無過之內(구유과어무과지내) : 허물 없는 속에서 허물 있음을 찾아야
則德進(칙덕진) : 곧 덕이 발전하리라.
채근담1-222.
子弟者(자제자) : 어린이는
大人之胚胎(대인지배태) : 어른의 싹이고,
秀才者(수재자) : 수재는
士夫之胚胎(사부지배태) : 사대부의 싹이다.
此時(차시) : 이때에
若火力不到̖陶鑄不純(약화력부도̖도주불순) : 만약 불길이 이러지 않아 완전하게 단련되지 않으면
他日(타일) : 훗날에
涉世立朝(섭세입조) : 세상을 살아가거나 조정에 섰을 때에
終難成個令器(종난성개영기) : 마침내 하나의 좋은 그릇이 되지 못하느니라.
채근담1-223.
君子(군자) : 군자는
處患難而不憂(처환난이불우) : 어려움에 처해서는 근심하지 않으나
當宴遊而惕慮(당연유이척려) : 즐거움을 당하여는 근심하며,
遇權豪而不懼(우권호이불구) : 권세 있는 사람을 만나서는 두려워하지 않으나
對惸獨而警心(대경독이경심) : 고독한 사람을 만나면 안타까와 하느니라.
채근담1-224.
桃李雖艶(도리수염) : 복사꽃과 오얏꽃이 비록 아름다우나
何如松蒼栢翠之堅貞(하여송창백취지견정) : 어찌 저 푸른 송백의 굳은 절개와 같을 수 있으랴.
梨杏雖甘(리행수감) :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 하나
何如橙黃橘綠之馨冽(하여등황귤록지형렬) : 어찌 노란 유자와 누른 귤의 맑은 향기와 같을 수 있으랴.
信乎(신호) : 진실로 믿겠구나
濃夭不及淡久(농요불급담구) : 고우면서 일찍 시드는 것은 맑으면서 오래가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早秀不如晩成也(조수불여만성야) : 일찍이 뛰어난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거소다 못하다는 것을
채근담1-225.
風恬浪靜中(풍념랑정중) : 바람자고 물결이 고요한 가운데에
見人生之眞境(견인생지진경) : 인생의 참 경지를 볼 수 있고
味淡聲希處(미담성희처) : 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희미한 곳에서
識心體之本然(식심체지본연) : 마음의 본성을 알 수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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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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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2-001
談山林之樂者(담산림지락자)는 : 산림의는 즐거움을 말하는 자는
未必眞得山林之趣(미필진득산림지취)뇨 : 아직 산림의 멋을 진정 깨닫지 못하고
厭名利之談者(염명리지담자)는 : 명리에 관한 말을 꺼리는 자는
未必盡忘名利之情(미필진망명리지정)이니라 : 아직 명예와 이욕의 정을 잊지 못함이다.
채근담2-002
釣水逸事也(조수일사야)나 : 낚시질은 조용한 일이지만
尙持生殺之柄(상지생살지병)하고 : 그래도 살리고 죽이는 마음이 있고
奕棋淸戱也(혁기청희야)나 : 바둑 장기가 맑은 놀이지만
且動戰爭之心(차동전쟁지심)이라 : 승패를 전쟁하는 마음이 있는지라
可見喜事不如省事之爲適(가견희사부여생사지위적)이요 : 기쁜 일로 여길 만한 일은 일을 덜어내어 알맞게 하는 것만 못하고
多能不若無能之全眞(다능부약무능지전진)이니라 : 재능이 많은 것은 무능하여 천진함만 못하다.
채근담2-003
鶯花茂而山濃谷艶(앵화무이산농곡염)은 : 꾀꼬리 우짖고 꽃들 만발하여 산과 계곡이 아름다운 것은
總是乾坤之幻境(총시건곤지환경)이요 : 모두 천지의 한 때의 환상의 경치일 뿐이고.
水木落而石瘦崖枯(수목락이석수애고)는 : 물이 마르고 나뭇잎 떨어져 바위며 돌과 벼랑이 앙상하게 드러난 것이
纔是天地之眞吾(재시천지지진오)니라 : 바로 천지의 참모습이니라.
채근담2-004
歲月本長(세월본장)이나 : 세월은 본래 장구하지만
而忙者自促(이망자자촉)하고 : 마음 바쁜 사람이 스스로 짧다고 하고
天地本寬(천지본관)이나 : 천지는 원래 끝없이 넓지만
而鄙者自隘(이비자자애)하며 : 마음 좁은 사람이 스스로 좁다고 한다.
風花雪月本閒(풍화설월본한)이나 : 바람과 꽃, 눈과 달은 원래 한가롭지만
而勞攘者自冗(이노양자자용)하나니라 : 일에 바쁜 사람이 스스로 번거롭다고 한다.
채근담2-005
得趣不在多(득취불재다)라 : 정취를 얻음이 많은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盆池拳石間(분지권석간)에 : 쟁반만한 연못과 주먹만한 돌멩이에도
烟霞具足(연하구족)하고 : 연기와 안개가 모두 깃들어 있도다.
會景不在遠(회경불재원)이라 : 좋은 경치는 먼 곳에 있지 않으니
蓬窓竹屋下(봉창죽옥하)에 : 쑥대 창 대나무 기둥 오막살이에도
風月自賖(풍월자사)니라 :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이 절로 넉넉하다.
채근담2-006
聽靜夜之鐘聲(청정야지종성)하여서는 : 고요한 밤의 종소리를 듣고
喚醒夢中之夢(환성몽중지몽)하고 : 꿈속의 꿈을 불러 깨우고
觀澄潭之月影(관징담지월영)하여는 : 맑은 연못에 드리운 달 그림자를 보고
窺見身外之身(규견신외지신)이니라 : 몸밖의 몸을 엿본다.
채근담2-007
鳥語蟲聲(조어충성)은 : 새소리나 벌레소리는
總是全心之訣(총시전심지결)이요 : 모두 다 이심전심의 비결이고
花英草色(화영초색)도 : 아름다운 꽃잎과 풀빛도
無非見道之文(무비견도지문)이라 : 도의 문장이 아님이 없다.
學者(학자)는 : 배우는 이는
要天機淸澈(요천기청철)하고 : 마음의 작용을 맑게 통하게 하고
胸次玲瓏(흉차령롱)이면 : 가슴속을 영롱하게 하면
觸物皆有會心處(촉물개유회심처)리라 : 듣고 보는 것마다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리라
채근담2-008
人解讀有字書(인해독유자서)나 : 사람들은 글자가 있는 책은 읽을 알면서도
不解讀無字書(부해독무자서)하며 : 글자가 없는 책은 읽을 모르고
知彈有絃琴(지탄유현금)이나 : 줄 있는 거문고는 탈 줄 알면서
不知彈無絃琴(불지탄무현금)하나니 : 줄 없는 거문고는 탈 줄 모르나니
以跡用(이적용)이요 : 형체 있는 것으로만 쓸 줄 알고
不以神用(부이신용)이라 : 그 정신으로는 쓸 줄 모르는지라
何以得琴書之趣(하이득금서지취)이리오 : 어떻게 거문고와 책의 참 맛 알 수있을까
채근담2-009
心無物欲(심무물욕)이면 :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卽是秋空霽海(즉시추공제해)요 : 이는 곧 가을 하늘과 갠 바다이며
坐有琴書(좌유금서)면 : 자리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便成石室丹丘(변성석실단구)니라 : 이것이 곧 신선의 경지이다
채근담2-010
賓朋雲集(빈붕운집)하여 : 손님과 벗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劇飮淋漓樂矣(극음임리락의)라가 : 질탕 마시고 한껏 즐기다가
俄而漏盡燭殘(아이루진촉잔)하고 : 이윽고 후 시간이 다하여 촛물이 다하고 촛불마저 사라지며
香銷茗冷(향소명랭)하면 : 향불이 사라지고 차마저 식고나면
不覺反成嘔咽(불각반성구열)하여 : 모르는 사이 도리어 흐느낌을 자아내어
令人索然無味(영인색연무미)하나니 : 사람을 무한히 삭막하게 하여 기분이 없어지나니
天下事率類此(천하사솔류차)어니 : 세상일이 모두 이러한데도
人奈何不早回頭也(인내하불조회두야)오 : 사람들은 어째서 빨리 생각을 돌리지 않는가
채근담2-011
會得個中趣(회득개중취) : 사물 속에 깃든 풍정을 깨달으면
五湖之烟月(오호지연월) : 오호의 풍경도
盡入寸裡(진입촌리) : 마음 속에 들어오고
破得眼前機(파득안전기) : 눈 앞에 펼쳐진 기틀을 간파하면
千古之英雄(천고지영웅) : 천고의 영웅도
盡歸掌握(진귀장악) : 손아귀 속에 들어온다
채근담2-012.
山河大地(산하대지) : 산하대지도
已屬微塵(이속미진) : 이미 작은 티끌에 속하거늘
而況塵中之塵(이황진중지진) : 하물며 티끌 속의 티끌이야
血肉身軀(혈육신구) : 육의 육의 몸뚱이도
且歸泡影(차귀포영) : 또한 물거품과 그림자로 돌아가거늘
而況影外之影(이황영외지영) : 하물며 그림자 밖의 그림자이랴
非上上智(비상상지) : 최상의 지혜가 아니면
無了了心(무료료심) : 밝은 마음은 있을 수가 없느라
채근담2-013.
石火光中(석화광중) : 석화 같은 빛 속에
爭長競短(쟁장경단) : 장단을 다투니
幾何光陰(기하광음) : 얼마나 되는 세월인가
蝸牛角上(와우각상) : 달팽이 뿔 위에서
較雌論雄(교자논웅) : 자웅을 겨루니
許大世界(허대세계) : 얼마나 되는 세계인가
채근담2-014.
寒燈無焰(한등무염) : 약한 등에 불꽃이 없고
敝裘無溫(폐구무온) : 떨어진 갖옷이 따듯한 맛이 없음은
總是播弄光景(총시파농광경) : 이 모두 놀리고 장난치는 풍경이요
身如槁木(신여고목) : 몸이 고목 같과 같고
心似死灰(심사사회) : 마음이 식은 재 같음은
不免墮在頑空(불면타재완공) : 완고하고 무지함에 떨어짐을 면하지 못하니라
채근담2-015.
人肯當下休(인긍당하휴) : 사람이 생각났을 때 번뇌를 쉬면
便當下了(변당하료) : 그 자리에서 곧 깨달으리라
若要尋個歇處(약요심개헐처) : 만일 따로 쉴 곳을 찾으려하면
則婚嫁雖完(칙혼가수완) : 아들 딸을 다 성취시켜도
事亦不少(사역불소) : 남은 일이 많으리라
僧道雖好(승도수호) : 승려의 도가 비록 좋다 하나
心亦不了(심역불료) : 그런 마으므로는 또한 깨닫지 못하리니
前人云(전인운) : 옛 사람이 말하기를
如今休去(여금휴거) : 아제 숴어버리면
便休去(변휴거) : 곧 뒬 수 있거니와
若覓了時(약멱료시) : 끝날 때를 찾다 보면
無了時(무료시) : 개달을 때는 없으리라 하였으니
見之卓矣(견지탁의) : 이 과연 탁견이다
채근담2-016.
從冷視熱(종냉시열) : 낸정한 다음에 열광했던 것을 생각하면
然後知熱處之奔走無益(연후지열처지분주무익) : 그런 뒤에야 정열에 끌려 분주했음이 무익함을 알 것이고
從冗入閑(종용입한) : 번거롭다갸 한가해지면
然後覺閑中之滋味最長(연후각한중지자미최장) : 그런 뒤에야 한가로운 맛이 가장 유장함을 깨달으리라
채근담2-017.
有浮雲富貴之風(유부운부귀지풍) : 부귀를 뜬 구름으로 여기는 기풍이 있어도
而不必嚴棲穴處(이불필엄서혈처) : 반드시 산골에 살지 않으며
無膏肓泉石之癖(무고황천석지벽) : 산수를 좋아하는 고질은 없다 해도
而常自醉酒耽詩(이상자취주탐시) : 늘 스스로 술에 취하고 시를 탐한다
채근담2-018.
競逐(경축) : 명리의 다툼일랑
聽人而不嫌盡醉(청인이불혐진취) : 남에게 맡기고 그들이 모두 명리에 취했어도
恬淡(념담) :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며
適己而不誇獨醒(적기이불과독성) : 담박은 내 마음에 맞게 하여 나 홀로 깨어 있어도 이를 자랑하지 않으리라
此釋氏所謂(차석씨소위) :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바
不爲法纏(불위법전) : 법에도 공에도 얽매이지 않게 되고
不爲空纏(불위공전) : 공에도 얽매이지 않음게 됨이라
身心兩自在者(신심양자재자) : 몸과 마음이 모두 자재함이라는 것이다
채근담2-019.
延促由於一念(연촉유어일념) : 길고 짧운 것은 일념에 말미암고
寬窄係之寸心(관착계지촌심) : 넓고 좁은 것은 촌심에 매인 것이다
故機閑者(고기한자) :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로운 사람은
一日遙於千古(일일요어천고) : 하루라도 천고보다 아득하고
意廣者(의광자) : 뜻이 넓은 사람은
斗室寬若兩間(두실관약양간) : 좁은 방이라도 천지같이 넓으리라
채근담2-020.
損之又損(손지우손) : 물욕을 덜고 또 덜고
栽花種竹(재화종죽) : 꽃을 가꾸고 대를 심어
儘交還烏有先生(진교환오유선생) : 이 몸 그래도 오유선생으로 돌아가리니
忘無可忘(망무가망) : 시비를 잊고 잊어
焚香煮茗(분향자명) : 향을 사르고 차를 다리며
總不問白衣童子(총불문백의동자) : 모두를 누군들 상관하지 않으리라
채근담2-021.
都來眼前事(도래안전사) : 눈앞에 모든 일을
知足者仙境(지족자선경) : 족한 f줄 알고 보면 그것이 곧 선경이요
不知足者凡境(부지족자범경) : 족한 줄을 모르면 그것이 곧 범경이며
總出世上因(총출세상인) : 세상에 나타나는 모든 원인을
善用者生機(선용자생기) : 잘 쓰면 생기가 되고
不善用者殺機(불선용자살기) : 잘못 쓰면 살기가 된다
채근담2-022.
趨炎附勢之禍(추염부세지화) : 권세에 좇아 붙어 사는 이의 재앙은
甚慘亦甚速(심참역심속) : 몹시 처참하고 또 빠르며
樓恬守逸之味(루념수일지미) : 무욕에 살며 편안을 지키는 맛은
最淡亦最長(최담역최장) : 가장 담박하고 또 가장 오래 가나니라
채근담2-023.
松澗邊(송간변) : 소나무 우거진 시냇가에
携杖獨行(휴장독행) : 지팡이 짚고 홀로 가다
立處(입처) : 서는 곳에
雲生破衲(운생파납) : 구름은 헤진 장삼에서 일어나고
竹窓下(죽창하) : 대숲 우거진 창 가에
枕書高臥(침서고와) : 책을 높이 베고 누웠다
覺時(각시) : 깨어날 때면
月侵寒氈(월침한전) : 달은 차가운 담요을 비친다
채근담2-024.
色慾火熾(색욕화치) : 색욕이 불길처럼 타오를지라도
而一念及病時(이일념급병시) : 한 번 병들었을 대를 생각하면
便興似寒灰(변흥사한회) : 흥은 찬 재같이 식을 것이고
名利飴甘(명리이감) : 명리가 엿과 같이 달지라도
而一想到死地(이일상도사지) : 한 번 죽을 때를 생각하면
便味如嚼蠟(변미여작랍) : 초를 씹는 것가 같을 것이리라
故人常憂死慮病(고인상우사려병) : 그러므로 사람이 늘 죽음을 근심하고 병을 생각하면
亦可消幻業而長道心(역가소환업이장도심) : 또한 허깨비 같은 죄업을 끄고 도심을 기를 수 있으리라
채근담2-025.
爭先的徑路窄(쟁선적경로착) : 앞을 다투는 길은 좁나니
退後一步(퇴후일보) :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自寬乎一步(자관호일보) : 절로 한 걸음 넓어지고
濃艶的滋味短(농염적자미단) : 짙고 고은 맛은 짧나니
淸淡一分(청담일분) : 한푼 청담하면
自悠長一分(자유장일분) : 절로 한 푼이 유장하리라
채근담2-026.
忙處不亂性(망처불란성) : 바쁠 때 제 본성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면
須閑處心神兩得淸(수한처심신양득청) : 모름지기 한가할 때 심신을 맑게 길러야 하고
死時不動心(사시부동심) : 죽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須生時事物看得破(수생시사물간득파) : 모름지기 생시에 사물을 간파해야 한다
채근담2-027.
隱逸林中(은일림중) : 숲에 숨어 사는 사람에겐
無榮辱(무영욕) : 영예도 오욕도 없고
道義路上(도의노상) : 도의에 사는 사람에겐
無炎凉(무염량) : 인정의 변덕도 없다
채근담2-028.
熱不必除(열불필제) : 뜨거움은 꼭 없앨 수는 없겠지만
而除此熱惱(이제차열뇌) : 뜨겁다고 짜증하는 생각을 없애면
身常在淸凉臺上(신상재청량대상) : 몸은 항시 서늘한 마루 위에 있을 것이요
窮不可遣(궁불가견) : 가난은 쫓을 수는 없을지라도
而遣此窮愁(이견차궁수) : 가난을 걱정하는 마음을 쫓으면
心常居安樂窩中(심상거안락와중) : 마음은 항시 안락한 집에 있으리라
채근담2-029.
進步處(진보처) : 한 걸음 나아갈 곳에
便思退步(변사퇴보) : 곧 한 걸음 물러설 것을 생각해 두면
庶免觸藩之禍(서면촉번지화) : 거의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재난을 면할 것이요
著手時(저수시) : 일을 시작할 때
先圖放手(선도방수) : 먼저 손을 뗀 것을 도모해 두면
纔脫騎虎之危(재탈기호지위) : 비로소 범을 타는 위험에서 벗어난다
채근담2-030.
貪得者分金(탐득자분금) : 탐욕이 많은 사람은 금을 나눠 주어도
恨不得玉(한부득옥) : 옥을 얻지 못함을 한하고
封公(봉공) : 공에 봉해도
怨不受侯(원부수후) : 제후를 받디 못함을 원망하여
權豪自甘乞丐(권호자감걸개) : 권문부호르서도 마음이 거지노릇 함을 달게 여기거니와
知足者黎羹(지족자려갱) : 족함을 아는 사람은 명아주국도
旨於膏粱(지어고량) : 고량보다 달게 여기고
布袍(포포) : 베 도포도
煖於狐狢(난어호학) : 털옷보다 따뜻하게 여겨
編民不讓王公(편민불양왕공) : 서민이라도 왕공에게 사양치 아니한다
채근담2-031.
矜名(긍명) : 이름을 자랑함은
不羞逃名趣(불수도명취) : 이름을 숨기는 취미에것만 같지 못하니
練事(연사) : 일에 익숙함이
何如省事閑(하여생사한) : 어지 일을 더는 한가로움만 같으리오
채근담2-032.
嗜寂者(기적자) : 고요함을 즐기는 자는
觀白雲幽石而通玄(관백운유석이통현) : 흰구름과 오묘한 바위를 보고 현묘한 도리에 통하고
趨榮者(추영자) : 영화리에 달려가는 자는
見淸歌妙舞而忘倦(견청가묘무이망권) : 맑은 노래와 교묘한 춤을 보고서 권태를 잊거니와
唯自得之士(유자득지사) : 오직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은
無喧寂(무훤적) : 시끄러움도 정적도 없고
無榮枯(무영고) : 영화도 쇠잔도 없으며
無往非自適之天(무왕비자적지천) : 가는 곳마다 융자적한 천지가 아님이 없다
채근담2-033.
孤雲出岫(고운출수) : 조각구름 골짜기에서 피어나
去留一無所係(거류일무소계) : 가고 머무름에 하나도 거리낌이 없고
郞鏡懸空(랑경현공) : 밝은 달이 하늘에 걸려
靜躁兩不相干(정조양불상간) : 조용하고 시끄러움을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채근담2-034.
悠長之趣(유장지취) : 유장한 맛은
不得於醲釅(부득어농엄) : 부귀에서 얻디 못하나
而得於啜菽飮水(이득어철숙음수) : 나물 목고 뭄 마시는 데서 얻응 수 있고
惆悵之懷(추창지회) :그리운 회포는
不生於枯寂(불생어고적) : 메마르고 적막해서는 생기지 않으나
而生於品竹調絲(이생어품죽조사) : 퉁수를 만지고 거문고 줄이라도 고르르는 데서 생기나니
固知濃處味(고지농처미) : 진실로 아는 짙은 맛은
常短̖淡中趣獨眞也(상단̖담중취독진야):늘 짧고 덤덤한 맛 중에 홀로 참다움에 있을 것이다
채근담2-035.
禪宗曰(선종왈) : 선종에 이르기를
饑來喫飯̖倦來眠(饑來喫飯̖권래면) : 배고파지면 밥을 먹고 곤해지면 잠을 잔다 하였고
詩旨曰(시지왈) : 시의 뜻에에 이르기를
眼前景致口頭語(안전경치구두어) : 눈앞의 경치를 입으로 말하라 하였으니
蓋極高寓於極平(개극고우어극평) : 극히 높은 것은 극히 낮음에 깃들고
至難出於至易(지난출어지이) :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오나니
有意者反遠(유의자반원) : 뜻을 갖는 이는 도리어 멀어지고
無心者自近也(무심자자근야) : 마음을 두지 않는 이는 절로 가까우니라
채근담2-036.
水流而境無聲(수류이경무성) : 물은 흘러도 소리가 없나니
得處喧見寂之趣(득처훤견적지취) : 시끄러운 곳에 처하면서 정적을 보는 맛을 얻을 것이요
山高而雲不碍(산고이운불애) : 산은 높아도 구름은 거리끼지 않나니
悟出有入無之機(오출유입무지기) : 유에서 나와 무로 들어가는 마음을 깨달을 것이다
채근담2-037.
山林是勝地(산림시승지) : 삼림은 경치가 좋은 곳이나
一營戀(일영연) : 한 번 현혹되어 집착하고 보면
便成市朝(변성시조) : 곧 시정이 되고
書畵是雅事(서화시아사) : 서화는 청아한 일이나
一貪痴(일탐치) : 한 번 탐내어 마비되고 보면
便成商賈(변성상고) : 장사꾼이 되나니
蓋心無染著(개심무염저) : 대개 마음에 물들 것이 없으면
欲界是仙都(욕계시선도) : 욕계도 곧 선도요
心有係戀(심유계연) : 마음에 붙잡히는 데가 있으면
樂境成苦海矣(낙경성고해의) : 낙경도 곧 고해가 된다
채근담2-038.
時當喧雜(시당훤잡) : 시끄럽고 번잡한 때를 당하면
則平日所記憶者皆漫然忘去(칙평일소기억자개만연망거) : 평일에 기억하던 것도 모두 멍하니 잊어버리고
境在淸寧(경재청녕) : 깨끗하고 편안한 곳에 있으면
則夙昔所遺忘者又恍爾現前(칙숙석소유망자우황이현전) : 옛날에 있었던 것도 또한 뚜렷이 나타나니
可見靜躁稍分̖昏明頓異也(可見靜躁稍分̖혼명돈이야) : 이것으로서 조용한 곳과 시끄러운 곳에 따라 어둡거나 밝은 것이 판이함을 볼 것이다
채근담2-039.
蘆花被下(노화피하) : 갈대꽃 이불 덮고
臥雪眠雲(와설면운) : 눈 위에 누워 구름 속에 잠든다면
保全得一窩夜氣(보전득일와야기) : 한 집의 청명한 밤기운을 보전할 수 있고
竹葉杯中(죽엽배중) : 댓잎 술잔 속에 바람을 읇조지고
吟風弄月(음풍농월) : 바람을 읊고 달을 희롱하면
躱離了萬丈紅塵(타리료만장홍진) : 만장의 홍진에서 떠날 수 있다
채근담2-040.
袞冕行中(곤면행중) : 고관대작들의 행렬 속에
著一藜杖的山人(저일려장적산인) : 한 사람 청려장을 깊은 산인이 끼면
便增一段高風(변증일단고풍) : 문득 일단의 고풍을 더할 것이며
漁樵路上(어초로상) : 어부 초군 다니는 길에
著一袞衣的朝士(저일곤의적조사) : 한 사람 관복 입은 벼슬아치가 끼었다면
轉添許多俗氣(전첨허다속기) : 도리어 허다한 속기만을 보태리니
固知濃不勝淡̖俗不如雅也(고지농불승담̖속불여아야) : 진실로 짙음은 담박한 못하고 속된 것은 청아함만 못함을 알 것이다
채근담2-041.
出世之道(출세지도) : 세속을 벗어나는 길은
卽在涉世中(즉재섭세중) : 바로 세상을 건너는 길 속에 있는 것이지
不必絶人以逃世(불필절인이도세) : 꼭 사람을 끊고서 세상을 피하는 것만이 아니며
了心之功(료심지공) : 마음을 깨닫는 공부는
卽在盡心內(즉재진심내) : 곧 마음을 다 하는 속에 있는 것이지
不必絶欲以灰心(불필절욕이회심) : 꼭 욕망을 끊고 마음을 식은 재와 같이 하는 것만은 아니다
채근담2-042.
此身常放在閒處(차신상방재한처) : 이 몸을 항상 한가한 곳에 놓아두면
榮辱得失(영욕득실) : 영욕이며 득실로
誰能羞遣我(수능수견아) : 어느 누가 능히 나를 부릴 것이며
此心常安在靜中(차심상안재정중) : 이 마음을 항상 고요한 속에 편히 있게 하면
是非利害(시비리해) : 시비며 이해로
誰能瞞眛我(수능만매아) :누가 감히 나를 속이리오
채근담2-043.
竹籬下(죽리하) : 대나무 울타리 아래서
忽聞犬吠鷄鳴(홀문견폐계명) : 홀연히 개 짖고 닭 우는 소리 들으면
恍似雲中世界(황사운중세계) : 황홀하여 구름 속 세상에 있는 듯하고
芸窓中(운창중) : 서창 안에
雅聽蟬吟鴉噪(아청선음아조) : 매미 울고 까마귀 지저귀는 소리 들으면
方知靜裡乾坤(방지정리건곤) :바야흐로 정한한 별천지임을 안다
채근담2-044.
我不希榮(아불희영) : 내가 영화를 바라지 않거니
何憂乎利祿之香餌(하우호이록지향이) : 어찌 이득의 미끼를 근심할 것이며
我不競進(아불경진) : 내 나아감을 다투지 않거니
何畏乎仕官之危機(하외호사관지위기) : 어찌 벼슬살이의 위태로움을 두려워하리오
채근담2-045.
徜徉於山林泉石之間(상양어산림천석지간) : 삼림천석의 사이를 소요하면서
而塵心漸息(이진심점식) : 세살 마음이 스스로 걷히고
夷猶於詩書圖畵之內(이유어시서도화지내) : 시서도화 속에 마음을 노닐면
而俗氣漸消(이속기점소) : 속기가 절로 사라지니
故君子雖不玩物喪志(고군자수불완물상지) : 그러므로 군자는 비록 진기한 것을 완상하느라 마음을 잃지 않으나
亦常借境調心(역상차경조심) : 또한 가끔 청아한 경지를 빌어 마음을 고른다
채근담2-046.
春日氣象繁華(춘일기상번화) : 봄날은 화창하여 경치가 아름다와
令人心神駘蕩(영인심신태탕) :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과 정신을 나른하게 해주나
不若秋日雲白風淸(불약추일운백풍청) : 가을날 구름은 희고 바람이 맑음만 못하고
蘭芳桂馥(난방계복) : 난초는 아름답고 계수나무 향그러우며
水天一色(수천일색) : 물과 하늘의 한 빛으로
̖上下空明(̖상하공명) : 천지가 모두 맑아
使人神骨俱淸也(사인신골구청야) :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이며 뼈속까지 모두 맑게 함만 못하니라
채근담2-047.
一字不識(일자불식) : 글자 한 잘 몰를 지라도
而有詩意者(이유시의자) : 시의를 가진 이는
得詩家眞趣(득시가진취) : 시가의 참맛을 얻을 것이요
一偈不參(일게불참) : 게 한귀를 참고하지 않더라라도
而有禪味者(이유선미자) : 선미를 가진 이는
悟禪敎玄機(오선교현기) : 선의 현기를 깨달으리라
채근담2-048.
機動的(기동적) : 마음이 흔들리면
弓影疑爲蛇蝎(궁영의위사갈) : 활 그림자도 뱀이라 하고
寢石視爲伏虎(침석시위복호) : 누운 바위도 범으로 보이나니
此中渾是殺氣(차중혼시살기) : 이는 모두 살기요
念息的(염식적) : 마음이 평정하면
石虎可作海鷗(석호가작해구) : 석호도 갈배기로 삼을 수 있고
蛙聲可當鼓吹(와성가당고취) : 개구리 소리도 음악으로 삼나니
觸處俱是眞機(촉처구시진기) : 듣고 보는 것이 모두 진정한 것이다
채근담2-049.
身如不繫之舟(신여불계지주) : 몸은 매이지 않는 배 같은지라
一任流行坎止(일임류행감지) : 가거나 멈추거나 흐름에 맡겨 둘 것이요
心似旣灰之木(심사기회지목) :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와 같은지라
何妨刀割香塗(하방도할향도) : 칼로 쪼개건 향을 칠하건 무슨 아랑곳이 있을 것인가
채근담2-050.
人情(인정) : 사람의 정이란
聽鶯啼則喜(청앵제칙희) :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고
聞蛙鳴則厭(문와명칙염) : 개구리 울음을 들으면 싫어하고
見花則思培之(견화칙사배지) : 꽃을 보면 가꾸고 싶고
遇草則欲去之(우초칙욕거지) : 풀을 보면 뽑아버리고자 하니
但是以形氣(단시이형기) : 다만 이는 형체와 기질로서 일을 씀이니
若以性天視之(약이성천시지) : 만일 본바탕으로써 본다면
何者非自鳴其天機̖(何者非自鳴其天機̖) : 무엇인들 저 스스로 천기를 울림이 아니며
非自暢其生意也意也(비자창기생의야의야) : 또 무엇인들 저 스스로 그 생의 뜻을 펴는 것이 아니리오
채근담2-051.
髮落齒疎(발락치소) : 머리털이 빠지고 이가 성글어딤은
任幻形之彫謝(임환형지조사) : 허무하게 형체가 시들어 변함에 맡김이고
鳥吟花笑(조음화소) : 새 노래하고 꽃이 웃는 것은
識自性之眞如(식자성지진여) : 변함 없는 자성의 진여임을 알 것이다
채근담2-052.
欲其中者(욕기중자) : 마음이 탐욕으로 차 있는 이는
波沸寒潭(파비한담) : 찬 못에 물결이 끊어 오르듯 하여
山林不見其寂(산림불견기적) : 산림 속에서도 그 정적을 느끼지 못하고
處其中者(처기중자) : 마음이 비어 있는 이는
冷生酷暑(랭생혹서) : 심한 더위에서도 서늘한 맛이 생겨
朝市不知其喧(조시부지기훤) : 시정에 있어도 시끄러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채근담2-053.
多藏者厚亡(다장자후망) : 많이 가진 사람은 잃는 것도 또한 많은지라
故知富不如貧之無慮(고지부불여빈지무려) : 그러므로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근심이 없음만 못함을 알고
高步者疾顚(고보자질전) : 거드럭거리는 사람은 넘어지지도 쉬운지라
故知貴不如賤之常安(고지귀불여천지상안) : 그러무로 귀하다는 것은 천한 사람의 항시 편안함보다 못함을 아니라
채근담2-054.
讀易曉窓(독역효창) : 새벽 창에 주역을 읽으며
丹砂硏松間之露(단사연송간지로) : 솔숲의 이슬로 붉은 먹을 갈고
談經午案(담경오안) : 낮 책상에 불경을 논하여
寶磬宣竹下之風(보경선죽하지풍) : 대숲 바람에 경쇠 소리를 실려 보낸다
채근담2-055.
花居盆內(화거분내) : 꽃이 화분 속에 있으면
終乏生機(종핍생기) : 끝내는 생기가 없어지고
鳥入籠中(조입롱중) : 새는 조롱 속에 가두면
便滅天趣(변멸천취) : 곧 천연의 맛이 떨어지니
不若山間花鳥(불약산간화조) : 산 속의 꽃과 새는
錯集成文(착집성문) : 여렷이 어울려 문채를 이루며
翶翔自若(고상자약) : 마음대로 날아다녀
自是悠然會心(자시유연회심) : 스스로 한없이 마음에 맞게 하는 것만 못하다
채근담2-056.
世人只緣認得我字太眞(세인지연인득아자태진) : 세상 사람은 다만 나를 너무 고지식하게만 아는지라
故多種種嗜好̖種種煩惱(고다종종기호̖종종번뇌) : 그러므로 갖가지 기호와 번뇌가 쌓이니
前人云(전인운) : 옛사람이 이르되
不復知有我(불부지유아) : 나 있음을 또한 알지 못하면
何知物爲貴(하지물위귀) : 어지 물의 위함을 알리요 하고
又云(우운) : 또 이르되
知身不是我(지신불시아) : 이 몸이 나 아님을 알면
煩惱更何侵(번뇌갱하침) : 번뇌가 다시 어찌 침범하리오 하니
眞破的之言也(진파적지언야) : 참으로 적중한 말이다
채근담2-057.
自老視少(자로시소) : 늙어서 젊음을 보면
可以消奔馳角逐之心(가이소분치각축지심) : 바쁘게 달리고 서로 다투던 마음이 사라질 것이요
自瘁視榮(자췌시영) : 영락하여 영화롭던 시절을 생각하면
可以絶紛華靡麗之念(가이절분화미려지념) : 번잡하고 화려한 생각이 끊어지리라
채근담2-058.
人情世態(인정세태) : 인정과 세태는
倏忽萬端(숙홀만단) : 갑자기 변하니
不宜認得太眞(불의인득태진) : 너무 지나치게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堯夫云(요부운) : 강절선생이 이르되
昔日所云我(석일소운아) : 전날에 나의 것이라고 이르던 바가
而今却是伊(이금각시이) : 오늘은 도리어 상대의 것이 되었으니
不知今日我(부지금일아) : 오늘의 나의 것이
又屬後來誰(우속후래수) : 또 뒷날에는 누구의 것이 도리오 하였으니
人當作是觀(인당작시관) : 사람은 항상 이렇게 보아 나간다면
便可解却胸中罥矣(변가해각흉중견의) :가슴 속의 무거운 짐을 풀리라
채근담2-059.
熱鬧中(열료중) : 아무리 바쁜 중에라도
著一冷眼(저일냉안) : 하나의 냉철한 눈을 가지면
便省許多苦心事(변생허다고심사) : 허다한 괴로운 심사를 덜게 되고
冷落處(냉락처) : 아무리 어려운 중에라도
存一熱心(존일열심) : 하나의 뜨거운 마음을 지니면
便得許多眞趣味(변득허다진취미) 곧 수 많은 참 취미를 얻게 된다:
채근담2-060.
有一樂境界(유일락경계) : 하나의 즐거운 경지가 있으면
就有一不樂的相對等(취유일불락적상대등) : 곧 하나의 즐겁지 못한 경지가 있어 서로 대가 되고
有一好光景(유일호광경) : 하나의 좋은 경치가 있으면
就有一不好的相乘除(취유일불호적상승제) : 하나의 좋지 않은 경치가 있어 서로 탕감되나니
只是尋常家飯̖素位風光(지시심상가반̖소위풍광) : 다만 보통 끼니와 벼슬 않고 사는 맛이
纔是個安樂的窩巢(재시개안락적와소) : 이것이 안락한 집이니라
채근담2-061.
簾櫳高敞(염롱고창) : 높은 난간에 발을 걷고 높이 앉아
看靑山綠水呑吐雲煙(간청산녹수탄토운연) : 청산 녹수에 안개와 구름이 들락날락하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識乾坤之自在(식건곤지자재) : 자연의 묘미를 알 수 있고
竹樹扶疎(죽수부소) : 대숲 우거진 속에 봄에는
任乳燕鳴鳩送迎時序(임유연명구송영시서) : 제비가 새끼 치고 가을에는 비둘기 와서 울어 계절을 맞고 보내는 대로 맡기면
知物我之兩忘(지물아지양망) : 너고 나고를 모두 잊을 줄 안다
채근담2-062.
知成之必敗(지성지필패) : 이루어짐이란 반드시 망가진다는 것을 안다면
則求成之心(칙구성지심) :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不必太堅(불필태견) : 반드시 너무 굳지 말 것이고
知生之必死(지생지필사) : 삶이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안다면
則保生之道(칙보생지도) : 사람을 보전하는 길에
不必過榮(불필과영) : 반드시 과로하지 않을 것이다
채근담2-063.
古德云(고덕운) : 옛 고승이 이르기를
竹影掃階塵不動(죽영소계진부동) : 대 그림자가 뜰을 쓸건만 티끌은 일지 않고
月輪穿沼水無痕(월륜천소수무흔) : 달빛이 소를 뚫건만 물에는 흔적도 없구나 하였고
吾儒云(오유운) : 우리 선비도 이르기를
水流任急(수류임급) : 흐르른 물 제 아무리 빨라도
境常靜(경상정) : 둘레는 늘 고요하고
花落雖頻(화락수빈) : 꽃 떨어지는 것 아무리 빈번해도
意自閑(의자한) : 뜻만은 스스로 한가롭다 하였으니
人常持此意(인상지차의) : 사람이 항상 이런 뜻을 가지고
以應事接物(이응사접물) : 사물에 적응하면
身心何等自在(신심하등자재) : 심신은 얼마나 자재하리오
채근담2-064.
林間松韻̖石上泉聲(림간송운̖석상천성) : 숲 사이 바람소리 바위 틈에 샘물 소리를
靜裡聽來(정리청래) : 고요히 들으면
識天地自然鳴佩(식천지자연명패) : 천지 자연의 움악임을 알 수 있고
草際烟光̖水心雲影(草際烟光̖수심운영) : 풀섶의 안개빛 물 속의 구름 그림자
閒中觀去(한중관거) : 한가로이 보면
見乾坤最上文章(견건곤최상문장) : 이 세상 최상의 문장임을 안다
채근담2-065.
眼看西晉之荊榛(안간서진지형진) : 눈으로 서진의 가시덤불을 보고서도
猶矜白刃(유긍백인) : 오히려 칼날을 자랑하며
身屬北邙之狐兎(신속북망지호토) : 몸은 북방의 여우와 토끼에서 맡겨 있어도
尙惜黃金(상석황금) : 그래도 황금을 아까와하니
語云(어운) :
猛獸易伏(맹수이복) : 옛말에 이르기를 맹수는 길들이기 쉬워도
人心難降(인심난항) : 사람 마음은 항복받기 어려우며
谿壑易滿(계학이만) : 골짜기는 채우기 쉬워도
人心難滿(인심난만) : 사람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 하더니
信哉(신재) : 옳은 말이다
채근담2-066.
心地上(심지상) :
無風濤(무풍도) : 마음에 풍파 없으면
隨在皆靑山綠水(수재개청산녹수) : 이르는 곳이 모두 청산 녹수요
性天中(성천중) : 천성에
有化育(유화육) : 화육함이 있으면
觸處見魚躍鳶飛(촉처견어약연비) : 이르는 곳마다 고기 뛰고 소리개 나는 것을 볼 것이다
채근담2-067.
峨冠大帶之士(아관대대지사) : 고관대작에 있는 벼슬아치도
一旦睹輕箕小笠(일단도경기소립) : 하루 아침에 작은 도롱이 삿갓으로
飄飄然逸也(표표연일야) : 표연히 안일하게 지내는 사람을 보면
未必不動其咨嗟(미필부동기자차) : 탄식이 없을 수 없으며
長筵廣席之豪(장연광석지호) : 백만장자의 부호라도
一旦遇疏簾淨几(일단우소렴정궤) : 한 번 성 긴 발 깨끗한 책상에
悠悠焉靜也(유유언정야) : 유연히 고요하게 지내는 이를 보면
未必不增其綣戀(미필부증기권연) : 그리워 아니할 이 없으리라
人奈何驅以火牛(인내하구이화우) : 사람은 어찌 화우로써 쫓고
誘以風馬(유이풍마) : 풍마로써 꾀일 줄만 알고
而不思自適其性哉(이불사자적기성재) : 그 천성에 자적함을 생각지 않는가
채근담2-068.
魚得水逝(어득수서) : 물고기는 물이 있으어 헤엄치건만
而相忘乎水(이상망호수) : 물이 있음을 잊고 있고
鳥乘風飛(조승풍비) : 새는 바람을 타서 날지만
而不知有風(이부지유풍) : 바람이 있음을 알지 못하니
識此(식차) : 사람도 이런 것을 알면
可以超物累(가이초물루) : 가히 사물의 얽매임에서 초월할 것이며
可以樂天機(가이락천기) : 가히 써 천기를 즐길 것이다
채근담2-069.
狐眠敗砌̖兎走荒臺(호면패체̖토주황대) : 여우는 무너진 선돌에 잠들고 토끼는 거칠어진 궁궐터를 달리나니
盡是當年歌舞之地(진시당년가무지지) : 이는 다 당시에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여
露冷黃花̖烟迷衰草(露冷黃花̖연미쇠초) : 이슬은 누런 국화에 싸늘하고 안개는 마른 풀에 감도나니
悉屬舊時爭戰之場(실속구시쟁전지장) : 이는 모두 옛날의 싸움터라
盛衰何常(성쇠하상) : 성과 쇠함이 어찌 항상 같을 것이며
强弱安在(강약안재) : 강과 약은 어디 있는가
念此(념차) : 이를 생각하면
令人心灰(영인심회) : 마음을 재처럼 싸늘하게 하는 것이다
채근담2-070.
寵辱不警(총욕불경) : 영화과 치욕에 놀라지 아니하고
閒看庭前花開花落(한간정전화개화락): 한가히 뜰 앞의 피고 지는 꽃을 볼 것이며
去留無意(거류무의) : 가고 머무름에 뜻을 두지 않고
漫隨天外雲卷雲舒(만수천외운권운서): 되는 대로 하늘 밖의 뭉치고 흩어지는 구름을 보리라
晴空朗月(청공낭월) : 하늘 맑고 달 밝은데
何天不可翶翔而飛蛾獨投夜燭(하천불가고상이비아독투야촉): 어딘들 날을 데가 없어서 부나비는 홀로 촛불에 몸을 던지고
淸泉綠卉(청천녹훼) : 맑은 샘 푸른 풀잎에
何物不可飮啄而鴟鶚偏嗜腐鼠(하물불가음탁이치악편기부서): 어디 먹을 것이 없어서 올빼미는 썩은 쥐를 즐기는가
噫(희) : 슬프다
世之不爲飛蛾鴟鶚者幾何人哉(세지불위비아치악자기하인재): 이 세상에 부나비와 올빼미 되 않는 자 몇 사람이리오
채근담2-071.
纔就筏(재취벌) : 뗏목을 타고서
便思舍筏(변사사벌) : 곧 뗏목을 버릴 것을 생각하면
方是無事道人(방시무사도인) : 이는 바야흐로 일 없는 도인이니
若騎驢(약기려) : 만일 나귀를 타고
又復覓驢(우부멱려) : 또다시 나귀를 찾는다면
終爲不了禪師(종위불료선사) : 끝내 깨닫지 못하는 선사가 될 것이다
채근담2-072.
權貴龍驤̖英雄虎戰(권귀용양̖영웅호전) : 권세 있는 사람들이 용이 틀어 오르듯 서로 싸우고 영웅과 호걸들이 범이 사우는 듯 서로 으르렁대는 것도
以冷眼視之(이냉안시지) : 냉정한 눈으로써 본다면
如蟻聚羶(여의취전) : 개미떼가 비린 것에 보인 것과 같으며
如蠅競血(여승경혈) : 파리가 피를 다투는 것과 같고
是非蜂起̖得失蝟興(시비봉기̖득실위흥) : 시비가 벌떼 일 듯하고 득실이 고슴도치 바늘 서듯하는 것도
以冷情當之(이랭정당지) : 냉정한 마음으로 당해 보면
如冶化金(여야화금) : 도가니에 쇠가 녹듯
如湯消雲(여탕소운) : 끓는 물에 눈이 녹는 것과 같다
채근담2-073.
覇銷於物欲(패소어물욕) : 물욕에 얽매이면
覺吾生之可哀(각오생지가애) : 우리의 삶이 슬픔을 깨달을 것이요
夷猶於性眞(이유어성진) : 본성에 자적하면
覺吾生之可樂(각오생지가락) : 우리의 삶이 즐거움을 깨달으리니
知其可哀(지기가애) : 그 슬픔을 알면
則塵情立破(칙진정입파) : 곧 속된 정이 사람지고
知其可樂(지기가락) : 그 즐거움을 알면
則聖境自臻(칙성경자진) : 곧 성경에 절로 이르게 된다
채근담2-074.
胸中(흉중) : 마음 속에
旣無半點物欲(기무반점물욕) : 반 정도의 물욕도 없으면
已如雪消爐焰̖氷消日(已如雪消爐焰̖빙소일) : 이미 화로불에 눈이 녹듯 햇살에 얼음이 녹듯할 것이요
眼前(안전) : 눈 앞에
自有一段空明(자유일단공명) : 한 줄기 맑은 빛이 있으면
始見月在靑天̖影在波(시견월재청천̖영재파) : 때로 청천에 있는 달 그림자가 물결에 있음을 보는 것 같다
채근담2-075.
詩思在灞陵橋上(시사재파릉교상) : 시상은 패릉의 다리 위에 있는 것이어서
微吟就(미음취) : 나지막히 읊조림에
林岫便已浩然(임수변이호연) : 숲과 골이 문득 호연해지고
野興在鏡湖曲邊(야흥재경호곡변) : 진정한 흥겨움은 경호의 기슭에 있는 것이니
獨往時(독왕시) : 홀로 거닐면
山川自相映發(산천자상영발) : 산과 내가 서로 비췬다
채근담2-076.
伏久者(복구자) :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飛必高(비필고) : 높이 날 수 있고
開先者(개선자) : 먼저 핀 꽃은
謝獨早(사독조) : 일찍 지니
知此(지차) : 이을 알면
可以免蹭蹬之憂(가이면층등지우) : 반을 헛디딜 염려와
可以消躁急之念(가이소조급지념) : 초조한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채근담2-077.
樹木至歸根(수목지귀근) : 나무는 뿌리만 남은 뒤라야
而後知花萼枝葉之徒榮(이후지화악지엽지도영) : 꽃과 잎이 헛되이 무성했었음을 알 수 있고
人事至蓋棺(인사지개관) : 사람은 죽어서 관 뚜껑을 덮은 뒤라야
而後知子女玉帛之無益(이후지자녀옥백지무익) : 자손과 재보가 쓸 데 없음을 알 것이다
채근담2-078.
眞空(진공) : 진공은
不空(불공) : 공이 아니며
執相非眞(집상비진) : 형상에 집착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며
破相亦非眞(파상역비진) : 형상을 파하는 것도 또한 진리가 아니다
問世尊(문세존) : 묻노니 세존은
如何發付(여하발부) : 무엇이라 말했던가
在世(재세) : 세상에 있으면서
出世(출세) : 세속을 벗어나라 하였거늘
徇欲是苦(순욕시고) : 욕망을 따르는 것도 괴로움이요
絶欲亦是苦(절욕역시고) : 욕망을 끊는 것도 괴로움이라
聽吾儕善自修持(청오제선자수지) : 우리는 스스로 닦는 길을 따를 것이니라
채근담2-079.
烈士讓千乘(열사양천승) : 열사는 천승의 나라도 사양하고
貪夫爭一文(탐부쟁일문) : 탐욕한 사람은 한 푼의 돈을 다투나니
人品星淵也(인품성연야) : 그 인품은 하늘과 땅의 차이로되
而好名不殊好利(이호명불수호리) : 명예를 좋아하는 것이 재리를 좋아하는 것가 다를 것이 없다
天子營國家(천자영국가) : 천자는 국가를 경영하고
乞人號饔飱(걸인호옹손) : 거지는 끼니를 구걸하니
位分霄壤也(위분소양야) : 신분은 하늘과 땅의 차이로되
而焦思何異焦聲(이초사하리초성) : 애타는 생각이 초조한 소리와 무엇이 다르리오
채근담2-080.
飽諳世味(포암세미) : 세상 맛을 샅샅이 알고 나면
一任覆雨翻雲(일임복우번운) : 손바닥을 뒤집는 듯한 세태에
總慵開眼(총용개안) : 그만 눈을 뜨고
會盡人情(회진인정) : 보기조차 성가시고 인정을 다 알고 나면
隨敎呼牛喚馬(수교호우환마) : 소라 하든 말이라 하든
只是點頭(지시점두) : 그저 다만 머리만 끄덕거릴 뿐이니라
채근담2-081.
今人專求無念(금인전구무념) : 지금 사람은 오로지 무념을 찾으나
而終不可無(이종불가무) : 끝내 얻지 못하리니
只是前念不滯(지시전념불체) : 다만 앞의 생각을 남기지 않고
後念不迎(후념불영) : 뒷생각을 맞지 않고
但將現在的隨緣(단장현재적수연) : 현재의 인연을 따라
打發得去(타발득거) : 처치해 나갈 수 있다면
自然漸漸入無(자연점점입무) : 자연히 차츰 무로 들어갈지니라
채근담2-082.
意所偶會(의소우회) : 우연히 뜻에 맞는 곳에
便成佳境(변성가경) : 곧 가경을 이루나니
物出天然(물출천연) : 천연에서 나오는 것이라야
纔見眞機(재견진기) : 참다운 기틀을 보게 된다
若加一分調停布置(약가일분조정포치) : 만일 조금이라도 순서와 위치를 바꿔놓으면
趣味便減矣(취미변감의) : 취미가 곧 감해지는 지라
白氏云(백씨운) : 백낙천이 말하기를
意隨無事適(의수무사적) : 마음은 일 없음을 따라 자적하고
風逐自然淸(풍축자연청) : 구름은 자연을 따라 오는 것이 맑다 하였으니
有味哉(유미재) : 맛이 있구나
其言之也(기언지야) : 그 말이여
채근담2-083.
性天澄徹(성천징철) : 천성이 맑으면
卽饑喰渴飮(즉기식갈음) : 기갈을 면할 정도만을로도
無非康濟身心(무비강제신심) : 심신을 건강하게 하지만
心地沈迷(심지침미) : 심지가 어두우면
縱談禪演偈(종담선연게) : 비록 선을 말하고 게를 풀이할지라도
總是播弄精魂(총시파롱정혼) : 이는 모두 정신을 희롱하는 것일 뿐이니라
채근담2-084.
人心有個眞景(인심유개진경) :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의 진실한 묘경이 있어
非絲非竹而自恬愉(비사비죽이자념유) : 거문고나 피리가 없더라도 절로 즐거울 수 있으며
不烟不茗而自淸芬(불연불명이자청분) : 향이나 차가 없더라도 스스로 청향에 묻힐 수 있나니
須念淨境空(수념정경공) : 모름지기 생각을 밝게 갖고
慮忘形釋(려망형석) : 듣고 봄에 얽매이지 않고 물욕을 잊어 형해에 집착하지 않으면
纔得以游衍其中(재득이유연기중) : 비로소 그 속에 소요할지니라
채근담2-085.
金自鑛出(금자광출) : 금은 광에서 나오고
玉從石生(옥종석생) : 옥은 돌에서 생기니
非幻(비환) : 환이 아니면
無以求眞(무이구진) : 진을 구할 수 없느니라
道得酒中(도득주중) : 술 가운데서 도를 얻고
仙遇花裡(선우화리) : 꽃 속에서 신선을 만났다 함은
雖雅(수아) : 비록 풍아한 듯하나
不能離俗(불능리속) : 능히 속됨을 떠나지 못하였다
채근담2-086.
天地中萬物(천지중만물) : 천지 중의 만물
人倫中萬情(인륜중만정) : 인륜 중의 만정
世界中萬事(세계중만사) : 세계 중의 만사를
以俗眼觀(이속안관) : 속안으로 보면
紛紛各異(분분각이) : 분분하여 각각 다르지만
以道眼觀(이도안관) : 도안으로써 보면
種種是常(종종시상) : 그 여러 가지가 다 같음이니
何煩分別(하번분별) : 어지 번거로이 분별하며
何用取捨(하용취사) : 어찌 취하고 버림을 쓰리오
채근담2-087.
神酣(신감) : 정신이 왕성하면
布被窩中(포피와중) : 베 이불 속에서도
得天地冲和之氣(득천지충화지기) : 천지의 바르고 맑은 기운을 얻을 것이요
味足(미족) : 만족을 느낀다면
藜羹飯後(려갱반후) : 명아주 국을 먹고서도
識人生澹泊之眞(식인생담박지진) : 인생의 담박한 참 맛을 알 것이다
채근담2-088.
纏脫只在自心(전탈지재자심) : 괴로움에 얽매임도 벗어남도 다만 제 마음에 있나니
心了則屠肆糟店(심료칙도사조점) : 마음을 깨우치면 푸줏간이난 주막도
居然淨士(거연정사) : 거얀히 정토가 되고
不然(불연) : 그렇지 못하면
縱一琴一鶴̖一花一卉(종일금일학̖일화일훼) : 비록 거문고와 학을 벗 삼아 꽃을 심어 즐겨서
嗜好雖淸(기호수청) : 그 즐김이 아무리 맑더라도
魔障終在(마장종재) : 악마의 장애를 끝내지 벗어나지 못하리니
語云(어운) : 옛말에 이르기를
能休(능휴) : 능이 쉬게 하면
塵境爲眞境(진경위진경) : 진세도 선경이 되고
未了(미료) : 깨닫지 못하면
僧家是俗家(승가시속가) : 절간도 속세의 집이 된다고 하니
信夫(신부) : 질리이로다
채근담2-089.
斗室中(두실중) : 좀더 좁은 방일지라도
萬慮都捐(만려도연) : 모든 시름 다 버리면
說甚畵棟飛雲̖珠簾捲雨(설심화동비운̖주렴권우) : 채새한 들보에 구름 날고 구슬 발 걷어 올려 비를 본다는 이야기를 어이 말하리오
三杯後(삼배후) : 석 잔 술에 얼근하여
一眞自得(일진자득) : 한편의 진심을 자득하면
唯知素琴橫月̖短笛吟風(유지소금횡월̖단적음풍) : 거문고를 달빛에 이겨 타고 단소를 청풍에 읊조리릴 줄만을 알리라
채근담2-090.
萬籟寂廖中(만뢰적료중) : 모든 소리가 적적한 가운데
忽聞一鳥弄聲(홀문일조농성) : 홀연 한 마리 새 소리를 들으면
便喚起許多幽趣(변환기허다유취) : 문득 허다한 그윽한 정취가 일어나고
萬卉摧剝後(만훼최박후) : 온갖 꽃이 다 떨어진 뒤
忽見一枝擢秀(홀견일지탁수) : 홀연 한 가지 꽃이 피어 있음을 보면
便觸動無限生機(변촉동무한생기) : 문득 무한한 생기를 느기나니
可見性天未常枯槁(가견성천미상고고) : 이로서 사람의 천성은 항시 메마르지 않고
̖機神最宜觸發(기신최의촉발) : 기동하는 정신은 사물에 접응하여 가장 잘 나타남을 알 것이다
채근담2-091.
白氏云(백씨운) : 백락천은 이르기를
不如放身心(불여방신심) : 몸과 마음을 놓아 버리고 것이 상책이다 하였고
冥然任天造(명연임천조) : 되어 가는 대로 맡기는
晁氏云(조씨운) : 조보기는 말하기를
不如收身心(불여수신심) : 몸과 마음을 굳게 거두어 응
凝然歸寂定(응연귀적정) : 연히 정적으로 돌아감이 상책이다 하였으니
放者(방자) : 방임이란
流爲猖狂(류위창광) : 그 폐단이 미치광이로 흐르기 쉽고
收者(수자) : 굳게 거둔다는 것은
入於枯寂(입어고적) : 그 폐단이 따분하여 생기가 없기 쉬운지라
唯善操身心的(유선조신심적) : 다만 심신을 잘 다루어야
杷柄在手(파병재수) : 자루를 잡고 있는 것과 같아
收放自如(수방자여) : 마음대로 할 것이다
채근담2-092.
當雪夜月天(당설야월천) : 눈 내린 위에 달 밝은 밤을 당하면
心境便爾澄徹(심경변이징철) : 심경이 문득 맑아지고
遇春風和氣(우춘풍화기) : 봄바람의 화창한 기운을 만나면
意界亦自冲融(의계역자충융) : 마음도 또한 절로 부드러워지나니
造化人心(조화인심) : 자연과 인심이
混合無間(혼합무간) : 혼연히 융합되어 틈이 없을 것이다
채근담2-093.
文以拙進(문이졸진) : 글은 졸함으로써 나아가고
道以拙成(도이졸성) : 도는 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一拙字(일졸자) : 하나의 졸자에
有無限意味(유무한의미) : 한 없는 뜻이 있으니
如桃源犬吠̖桑間鷄鳴(여도원견폐̖상간계명) : 도원에 개가 짖고 상전에 닭이 운다는 것이
何等淳龐(하등순방) : 얼마나 순박하며
至於寒潭之月̖古木之鴉(지어한담지월̖고목지아) : 차가운 못에 달이 비치고 고목에 까마뒤 우는 것에 이르러서는
工巧中(공교중) : 공교롭기는 하나 그 중에서
便覺有衰颯氣象矣(변각유쇠삽기상의) : 문득 쓸슬하고 처량한 기상을 느끼게 된다
채근담2-094.
以我轉物者(이아전물자) : 내 자신 외물을 부리는 사람을 얻었다 하여도
得固不喜(득고불희) : 원래 기뻐하지 아니하고
失亦不憂(실역불우) : 잃었다하여도 또한 근심하지 아니하니
大地盡屬逍遙(대지진속소요) : 이는 대지가 다 거니는 동산이 되는 까닭이다
以物役我者(이물역아자) : 외물로써 자신을 부리는 사람은
逆固生憎(역고생증) : 역경을 미워하며
順亦生愛(순역생애) : 순경도 또한 아끼나니
一毛便生纏縛(일모변생전박) : 털끌만한 일도 문득 자신을 얽어매기 때문이다
채근담2-095.
理寂則事寂(이적칙사적) : 도리가 적막하면 사물도 적막하니
遺事執理者(유사집리자) : 사물을 버리고 이치에먄 집착하려는 것은
似去影留形(사거영류형) : 그림자를 버리고 형체를 남겨 두려는 것과 같고
心空則境空(심공칙경공) : 마음이 비면 환경도 비니
去境存心者(거경존심자) : 환경을 버리고 마음을 두려는 것은
如聚羶却蚋(여취전각예) : 비린 것을 모아놓고 모기나 파리를 쫓는 것가 같다
채근담2-096.
幽人淸事(유인청사) : 은자의 맑은 흥치는
纔在自適(재재자적) : 겨우 유유자적하는 데에 있다
故酒以不勸爲歡(고주이불권위환) : 그러므로 숲은 권한다고 무턱대고 마시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바둑은 승패를 다투지 않는 것으로 이김을 삼으며
棋以不爭爲勝(기이부쟁위승) :
笛以無腔爲適(적이무강위적) : 피리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적당하다 하고
琴以無絃爲高(금이무현위고) : 거문고는 줄이 없는 것으로 고상하다 하며
會以不期約爲眞率(회이불기약위진솔) : 만나는 것은 기약하지 않는 것으로 참되다 하고
客以不迎送爲坦夷(객이불영송위탄이) : 손은 마중 배웅이 없는 것으로 스스럼이 없다 하니
若一牽文泥跡(약일견문니적) : 만일 한 번 번문에 끌리고 형적에 잡히면
便落塵世苦海矣(변락진세고해의) : 곧 진세고해에 떨어진다
채근담2-097.
試思未生之前(시사미생지전) : 이 몸이 생겨나기 전에
有何象貌(유하상모) :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생각하고
又思旣死之後(우사기사지후) : 또 죽은 뒤에
作何景色(작하경색) : 무슨 꼴이 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則萬念灰冷(칙만념회랭) : 곧 만 가지 생각은 사라져 식은 재와 같이 되고
一性寂然(일성적연) : 본성만이 적연히 남아
自可超物外遊象先(자가초물외유상선) : 스스로 물외에 초월하여 상선에서 놀게 될 것이다
채근담2-098.
遇病而後思强之爲寶(우병이후사강지위보) : 병든 뒤에 건강이 보배로운 줄을 생각하고
處亂而後思平之爲福(처란이후사평지위복) : 난에 처하고서야 평화가 복되는 줄을 아니
非蚤智也(비조지야) : 이는 일찍 앎이 아니라
倖福而先知其爲禍之本(행복이선지기위화지본) : 복을 바라는 것이 재앙의 근본이 되는 줄을 먼저 알고
貪生而先知其爲死之因(탐생이선지기위사지인) : 삶을 탐내는 것이 죽음의 원인이 되는 것임을 아는 것이
其卓見乎(기탁견호) : 그 탁견일 것인저
채근담2-099.
優人傳粉調咮(우인전분조주) : 배우가 분 바르고
效姸醜於豪端(효연추어호단) : 연지 찍어 곱고 미운 것을 붓 끝으로 흉내내다
俄而歌殘場罷(아이가잔장파) : 문득 노래가 끝나고 막이 내리면
姸醜何存(연추하존) : 곱고 미운 것이 어디 있으며
奕者爭先競後(혁자쟁선경후) : 바득 두는 이가 앞 뒤를 다투면서
較雌雄於著子(교자웅어저자) : 바둑 알로 자웅을 겨룰지라도
俄而局盡子收(아이국진자수) : 이윽고 대국이 다 하여 바득을 거두면
雌雄安在(자웅안재) : 자웅이 어디 있던가
채근담2-100.
風花之瀟洒̖雪月之空淸(풍화지소쇄̖설월지공청) : 풍화의 깨끗함과 설월의 맑음은
唯靜者爲之主(유정자위지주) : 오직 고요한 사람만이 이의 주인이 되고
水木之榮枯̖竹石之消長(수목지영고̖죽석지소장) : 수목의 영고와 죽석의 서멸과 성장은
獨閑者操其權(독한자조기권) : 홀로 한가로운 사람만이 그 권리를 잡느니라
채근담2-101.
田夫野叟(전부야수) : 시골 사람들은
語以黃鷄白酒(어이황계백주) : 닭이나 막걸리를 이야기하면
則欣然喜(칙흔연희) : 흔연히 기뻐하나
問以鼎食(문이정식) : 훌륭한 요리를 말하면
則不知(칙부지) : 알지 못하고
語以縕袍短褐(어이온포단갈) : 누더기와 담방이를 이야기하면
則油然樂(칙유연락) : 슬며시 좋아하나
問以袞服(문이곤복) : 예복을 말하면
則不識(칙부식) : 알지 못하나니
其天全(기천전) : 그 천성이 온전함인지라
故其欲淡(고기욕담) : 그러므로 그 욕망이 담백함이니
此是人生第一個境界(차시인생제일개경계) : 이것이 인생의 제일가는 경계니라
채근담2-102.
心無其心(심무기심) : 마음에 그 마음이 없으면
何有於觀(하유어관) : 무슨 관심이 있으리오
釋氏曰(석씨왈) : 부처가 이르기를
觀心者(관심자) : 마음을 보라고 말한 것은
重增其障(중증기장) : 그 장애를 거듭 더 했음이요
物本一物(물본일물) : 물은 본래 일체이거니
何待於齊(하대어제) : 무슨 가지런함을 기다리리오
莊生曰(장생왈) : 장생이 이른
齊物者(제물자) : 물을 가지런히 하라 말한 것은
自剖其同(자부기동) : 스스로 그런 것을 쪼갠 것이니라
채근담2-103.
笙歌正濃處(생가정농처) : 젓대 불고 노래하며 흥이 한참 무르익은 술자리에서
便自拂衣長往(변자불의장왕) : 문득 옷을 떨치고 자리를 뜨는 것은
羨達人撤手懸崖(선달인철수현애) : 달인이 탈을 휘젓고 낭떠러지를 거님과 같아 부러운 일이요
更漏已殘時(갱누이잔시) : 시간이 다 했는데
猶然夜行不休(유연야행불휴) : 빈등거리고 밤중에 쏘다니는 것은
咲俗士沈身苦海(소속사침신고해) : 속된 사람이 스스로 제 몸을 고해에 잠그는 것과 같아 우스운 일이다
채근담2-104.
把握未定(파악미정) : 마음이 가라앉지 못하였거든
宜絶迹塵囂(의절적진효) : 마땅히 번잡한 곳을 떠나
使此心不見可欲而不亂(사차심불견가욕이불란) : 자기 마음으로 하여금 욕심날 만한 것을 보지 않게 하고 어지럽지 않게 함으로써
以澄吾靜體(이징오정체) : 고요한 마음의 바탕을 맑게 할 것이고
操持旣堅(조지기견) : 마음이 이미 가라앉았거든
又當混跡風塵(우당혼적풍진) : 마땅히 번잡한 곳으로 나와
使此心見可欲而亦不亂(사차심견가욕이역불란) : 자기 마음으로 하여금 욕심날 만한 것을 보고도 또한 어지럽지 않게 함으로서
以養吾圓氣(이양오원기) : 원기를 기를 지니라
채근담2-105.
喜寂厭喧者(희적염훤자) :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이는
往往避人以求靜(왕왕피인이구정) : 흔히 사람을 피하여 공함을 구하니
不知意在無人(부지의재무인) : 뜻이 사람 없음에 있다면
便成我相(변성아상) : 곧 자아에 사로잡힘이 되는 것이요
心着於靜(심착어정) : 마음이 고요함에만 집착한다면
便是動根(변시동근) : 이것이 어지러움의 뿌리가 되는 것임을 모름이니
如何到得人我一視(여하도득인아일시) : 어찌 사람과 나를 하나로 보고
動靜兩忘的境界(동정양망적경계) : 동과 정을 둘 다 잊는 경지에 이르리오
채근담2-106.
山居(산거) : 산 속에 살면
胸次淸洒(흉차청쇄) : 가슴이 맑고 깨긋하여
觸物皆有佳思(촉물개유가사) : 보는 것 듣는 것이 모두 재미가 있나니
見孤雲野鶴(견고운야학) : 구름과 학을 보면
而起超絶之思(이기초절지사) : 초절한 생각이 생기고
遇石澗流泉(우석간류천) : 바위 틈에 흐르는 물을 만나면
而動澡雪之思(이동조설지사) : 씻어버리는 생각이 동하여
撫老檜寒梅(무노회한매) : 늙은 전나무와 찬 매화를 어루마니면
而勁節挺立(이경절정립) : 굳센 절개가 솟아나고
侶沙鷗麋鹿(려사구미록) : 갈매기나 사슴을 벗하면
而機心頓忘(이기심돈망) : 번거로운 마음이 없어지니라
若一走入塵寰(약일주입진환) : 그러나 만일 한 번 진세로 달려들면
無論物不相關(무론물불상관) : 외물과 상관하지 않을지라도
卽此身亦屬贅旒矣(즉차신역속췌류의) : 이 몸은 곧 소용 없이 될 것이다
채근담2-107.
興逐時來(흥축시래) : 흥취가 때로 일어나서
芳草中(방초중) : 맨발로 풀속을
撤履間行(철리간행) : 거니노라면
野鳥(야조) : 새도
忘機時作伴(망기시작반) : 겁내지 않고 와서 벗이 되고
景與心會(경여심회) : 경치가 마음에 맞아 옷깃을 헤치고
落花時(락화시) : 낙화 속에
披襟兀坐(피금올좌) : 우드커니 앉아 있으면
白雲(백운) : 구름도
無語漫相留(무어만상류) : 말 없이 곁에 와서 머문다
채근담2-108.
人生福境禍區(인생복경화구) : 인생의 복과 재앙은
皆念想造成(개념상조성) : 모두 마음에서 이루어진다
故釋氏云(고석씨운) : 그러므로 불교에서 이르기를
利欲熾然(이욕치연) : 이욕이 불같이 타오르면
卽是火坑(즉시화갱) : 그것이 곧 불구덩이요
貪愛沈溺(탐애침닉) : 탐애에 빠지면
便爲苦海(변위고해) : 그것이 곧 고해가 되며
一念淸淨(일념청정) : 한 마음이 맑으면
熱焰成池(열염성지) : 불꽃도 못이 되고
一念警覺(일념경각) : 한 마음이 각성하면
船登彼岸(선등피안) : 배는 피안에 오른다 하였으니
念頭稍異(염두초이) : 생각이 조금 달라지면
境界頓殊(경계돈수) : 경지는 갑자기 변하는 것인지라
可不愼哉(가불신재) : 가히 삼기 않을 수 있겠는가
채근담2-109.
繩鋸木斷(승거목단) : 새끼도 톱 삼아 오래 쓰면 나무를 끊고
水滴石穿(수적석천) : 낙수물도 오래 떨어지면 돌을 뚫는다
學道者(학도자) : 도를 배우는 이는
須加力索(수가역색) : 모름지기 힘써 찾음을 더 할 것이요
水到渠成(수도거성) : 물이 모이면 도랑이 되고
瓜熟蒂落(과숙체락) : 오이는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니
得道者(득도자) : 를 얻으려는 이는
一任天機(일임천기) : 도하늘에 일임할 것이다
채근담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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機息時(기식시) : 마음을 잠 재우면
便有月到風來(변유월도풍래) : 곧 달이 뜨고 바람이 부나니
不必苦海人世(불필고해인세) : 이럴 대는 반드시 고해의 인생이 아니요
心遠處(심원처) : 마음으로 멀리하면
自無車塵馬迹(자무차진마적) : 수레 티끌 말굽소리 절로 없나니
何須痼疾丘山(하수고질구산) : 이렇다면 어찌 산을 찾으리오
채근담2-111.
草木纔零落(초목재영락) : 초목이 영락하였는가 싶으면
便露萌穎於根柢(변로맹영어근저) : 문득 싹이 뿌리에서 돋아나오고
時序雖凝寒(시서수응한) : 시절이 바뀌어 겨울일지라도
終回陽氣於飛灰(종회양기어비회) : 마침내 봄 기운은 비회에 돋아나니라
肅殺之中(숙살지중) : 숙살의 가운데서도
生生之意常爲之主(생생지의상위지주) : 생생의 뜻이 항시 주가 되나니
卽是可以見天地之心(즉시가이견천지지심) : 이것으로 곧 천지의 마음을 볼지니라
채근담2-112.
雨餘(우여) : 비 갠 뒤에
觀山色(관산색) : 산색을 보면
景象便覺新姸(경상변각신연) : 경상이 문득 새로움을 느끼고
夜靜(야정) : 밤이 고요하여
聽鐘聲(청종성) : 종소리를 들으면
音響尤爲淸越(음향우위청월) : 울림이 더욱 맑고 높다
채근담2-113.
登高(등고) : 높은 데 오르면
使人心曠(사인심광) :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臨流(임류) : 흐름에 임하면
使人意遠(사인의원) : 사람의 뜻이 멀어지며
讀書於雨雪之夜(독서어우설지야) : 비나 눈이 오는 밤에 글을 읽으면
使人神淸(사인신청) : 정신이 맑아지고
舒嘯於丘阜之嶺(서소어구부지령) : 언덕 마루에서 휘파람을 불면
使人興邁(사인흥매) : 흥이 높아진다
채근담2-114.
心曠(심광) : 마음이 넓으면
則萬鍾如瓦缶(칙만종여와부) : 만종의 녹도 기와나 항아리쪽 같고
心隘(심애) : 마음이 좁으면
則一髮似車輪(칙일발사차륜) : 터럭 하나도 수레바퀴마냥 크게 보인다
채근담2-115.
無風月花柳(무풍월화류) : 풍월과 화류가 없으면
不成造化(불성조화) :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요
無情欲嗜好(무정욕기호) : 정욕과 기호가 없다면
不成心體(불성심체) : 심체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只以我轉物(지이아전물) : 다만 내가 물을 움직이고
不以物役我(불이물역아) : 물이 나를 부리지 않으면
則嗜欲莫非天機(칙기욕막비천기) : 기욕이 천기 아님이 없고
卽是理境矣(즉시리경의) : 진정도 곧 이것이 이상의 경지다
채근담2-116.
就一身了一身者(취일신료일신자) : 일신에 대하여 일신을 깨달은 이는
方能以萬物付萬物(방능이만물부만물) : 바야흐로 능히 만물로써 만물에 붙일 수 있고
還天下於天下者(환천하어천하자) : 천하를 천하에 돌리는 이는
方能出世間於世間(방능출세간어세간) : 세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채근담2-117.
人生太閑(인생태한) : 사람이 너무 한가하면
則別念竊生(칙별념절생) : 딴 생각이 슬그머니 생기고
太忙(태망) : 너무 바쁘면
則眞性不現(칙진성불현) : 본성이 나타나지 않나니
故士君子不可不抱身心之憂(고사군자불가불포신심지우) : 그러므로 사군자는 심신의 걱정을 가지 않을 수 없고
亦不可不耽風月之趣(역불가불탐풍월지취) : 또한 풍월의 취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채근담2-118.
人心多從動處失眞(인심다종동처실진) : 사람의 마음은 흔히 움직임에서 참을 잃는다
若一念不生̖澄然靜坐(약일념불생̖징연정좌) : 만일 아무 생각 없이 맑게 고요히 않다 있으면
雲興而悠然共逝(운흥이유연공서) : 구름이 일어남에 유연히 함께 가고
雨滴而冷然俱淸(우적이냉연구청) : 빗방울 떨어짐에 냉연히 같이 맑아지며
鳥啼而欣然有會(조제이흔연유회) : 새 지저귐에 흔연히 늘김이 있고
花落而瀟然自得(화락이소연자득) : 꽃이 짐에 소연히 스스롤 얻음이 있으니
何地非眞境(하지비진경) : 어는 곳인들 진경이 아니며
何物非眞機(하물비진기) : 어느 것인들 진기가 아니리오
채근담2-119.
子生而母危(자생이모위) : 자식이 생길 때 어머니가 위태롭고
鏹積而盜窺(강적이도규) : 돈이 쌓이면 도적이 엿보니
何喜非憂也(하희비우야) : 어느 기쁨이 근심이 아니랴
貧可以節用(빈가이절용) : 가난은 가히 절용하고
病可以保身(병가이보신) : 병은 가히 몸을 보전하나니
何憂非喜也(하우비희야) : 어느 근심이 기쁨이 아닐까
故達人當順逆一視(고달인당순역일시) : 그러므롤 달인은 순과 역을 같이 보고
而欣戚兩忘(이흔척양망) : 기쁨과 근심을 둘 다 잊는다
채근담2-120.
耳根似颷谷投響(이근사표곡투향) : 귀는 광풍이 골짜기에 메아리를 던짐과 같아서
過而不留(과이불류) : 지내 보내고 난 뒤 머무르지 않으면
則是非俱謝(칙시비구사) : 시비가 모두 없어지고
心境如月池浸色(심경여월지침색) : 마음은 달빛이 못에 잠김과 같아서
空而不著(공이불저) : 비어 붙음이 없으면
則物我兩忘(칙물아양망) : 물과 나를 둘 다 잊나니라
채근담2-121.
世人爲榮利纏縛曰(세인위영리전박왈) : 세상 사람은 영리를 위하여 속박되어 이르기를
塵世苦海(진세고해) : 걸핏하면 진세고해라 말하지만
不知雲白山靑(부지운백산청) : 알지 못함인지라, 구름 희고 산 푸르며
川行石立(천행석립) : 냇물은 흐르고 돌은 서 있고
花迎鳥笑̖谷答樵謳(화영조소̖곡답초구) : 꽃이 새를 반기며 마중하고 골짜기가 초군의 노래 소리를 화답하는 줄을
世亦不塵(세역불진) : 세상은 진세가 아니고
海亦不苦(해역불고) : 바다 또한 고해가 아니거늘
彼自塵苦其心爾(피자진고기심이) : 제 스스로가 그 마음을 진고로할 뿐이다
채근담2-122.
花看半開(화간반개) : 꽃은 반쯤 핀 것을 보고
酒飮微醺(주음미훈) : 술은 적당하게 취하도록 마실 것이다
此中大有佳趣(차중대유가취) : 이런 가운데에 한없는 맛이 있다
若至爛漫酕醄(약지란만모도) : 만일 꽃이 활짝 피고 술이 엉망으로 취하면
便成惡境(변성악경) : 도리어 악경을 이루는 것이어늘
履盈滿者(리영만자) : 절경의 자리에 있는 이는
宜思之(의사지) : 마땅히 이것을 생각할 것이다
채근담2-123.
山肴不受世間灌漑(산효불수세간관개) : 신나물은 사람들이 가꾼 것이 아니요
野禽不受世間豢養(야금불수세간환양) : 들새는 사람들이 기른 것이 아니지만
其味皆香而且冽(기미개향이차렬) : 그맛은 모두 향기롭고 또 맑으니
吾人能不爲世法所點染(오인능불위세법소점염) : 우리도 세상에 물들지 않았다면
其臭味不逈然別乎(기취미불형연별호) : 능히 그 품위가 훨씬 높고 각별하지 않을 것인가
채근담2-124.
栽花種竹̖玩鶴觀魚(재화종죽̖완학관어) : 꽃을 가꾸며 대를 심고 학을 구경하고 고기를 바라봄에
又要有段自得處(우요유단자득처) : 또한 일단의 스스로 얻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若徒留連光景̖玩弄物華(약도류연광경̖완농물화) : 만일 광경에만 사로잡히고 그 때의 경치만을 구경한다면
亦吾儒之口耳̖釋氏之頑空而已(역오유지구이̖석씨지완공이이) : 우리 유가가 입과 귀의 학이요 불가의 완공일 뿐이니
何有佳趣(하유가취) : 무슨 참된 맛이 있으리오
채근담2-125.
山林之士(산림지사) : 산림의 선비는
淸苦而逸趣自饒(청고이일취자요) : 청고하게 살므로 스스로 고상한 취미가 많으며
農野之夫(농야지부) : 들의 농부는
鄙略而天眞渾具(비략이천진혼구) : 꾸밈이 없이 천진함을 그대로 지녔으니
若一失身市井駔僧(약일실신시정장승) : 만일 한 번 몸이 시정의 거간으로 떨어지면
不若轉死溝壑̖神骨猶淸(不若轉死溝壑̖신골유청) : 구렁에 굴러 죽어 신골이 오리혀 맑음만 같지 못하니라
채근담2-126.
非分之福̖無故之獲(비분지복̖무고지획) : 분에 맞지 않는 복과 까닭 없는 소득은
非造物之釣餌(비조물지조이) : 조물주의 낚시 미끼가 아니면
卽人世之機阱(즉인세지기정) : 곧 세상사람들의 함정이다
此處(차처) : 이런 곳에
著眼不高(저안불고) : 눈을 높이 떠 보지 않으면
鮮不墮彼術中矣(선불타피술중의) : 그 꾀임 속에 바지지 않을 자가 드물다
채근담2-127.
人生原是一傀儡(인생원시일괴뢰) : 인생은 원래 하나의 꼭두각시니
只要根蒂在手(지요근체재수) : 다만 근본을 손에 쥐어야 한다
一絲不亂(일사불란) : 한 가닥 실도 흩어짐이 없어야
卷舒自由̖行止在我(卷舒自由̖행지재아) : 당기고 늦춤이 자유롭고 가고 머무는 것도 내게 있나니
一毫不受他人提掇(일호불수타인제철) : 털끝만치도 남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면
便超出此場中矣(변초출차장중의) : 곧 그 마당을 벗어나리라
채근담2-128.
一事起(일사기) : 한 가지 일이 생기면
則一害生(칙일해생) : 이로움도 있으나 해로움도 있다
故天下常以無事爲福(고천하상이무사위복) : 그러므로 천하는 항상 일이 없는 것을 복으로 삼는다
讀前人詩云(독전인시운) : 옛사람의 시에 이르기를
勸君莫話封侯事(권군막화봉후사) : 그대에게 권하니 봉후하는 일일랑 말하지 말라
一將功成萬骨枯(일장공성만골고) : 한 장수가 공을 이룸에는 만 사람의 백골이 마른다고 하였고
又云(우운) : 또 이르되
天下常令萬事平(천하상영만사평) : 천하로 하여금 항상 일이 없을 것이라면
匱中不惜千年死(궤중불석천년사) : 갑 속에서 천년을 썩어도 아깝지 않으리라 하였으니
雖有雄心猛氣(수유웅심맹기) : 비록 웅심과 맹기가 있을지라도
不覺化爲氷霰矣(부각화위빙산의) : 알지 못하는 사이 눈처럼 녹을 것이다
채근담2-129.
淫奔之婦(음분지부) : 음란하던 여인이
矯而爲尼(교이위니) : 극단에는 여승이 되고
熱中之人(열중지인) : 열중하던 사람이
激而入道(격이입도) : 분격하고는 불도에 드나니
淸淨之門(청정지문) : 맑고 깨끗해야 할 문이
常爲婬邪淵藪也如此(상위음사연수야여차) : 항시 음사의 소굴됨이 이같으니라
채근담2-130.
波浪兼天(파랑겸천) : 파도가 심할 때
舟中不知懼(주중부지구) : 배 안에 있는 사람은 두려움을 모르나
而舟外者寒心(이주외자한심) : 배 밖에 있는 사람이 마음을 죄인다
猖狂罵坐(창광매좌) : 미처 날뛰는 자가 욕을 할 대
席上不知警(석상부지경) :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깨닫지 못하나
而席外者咋舌(이석외자사설) : 밖에 있는 사람이 혀를 개무나니
故君子(고군자) : 그러므로 군자는
身雖在事中(신수재사중) : 몸은 비록 일 속에 있을지라도
心要超事外也(심요초사외야) : 마음은 일 밖에 벗어나야 할 것이라
채근담2-131.
人生減省一分(인생감생일분) : 사람이 일생중 무슨 일이고 한 푼을 덮어 적게 하면
便超脫一分(변초탈일분) : 그만큼 한 푼을 벗어나니
如交遊減(여교유감) : 만일 교유를 줄이면
便免紛擾(변면분요) : 시끄러움을 면하고
言語減(언어감) : 말을 줄이면
便寡愆尤(변과건우) : 허물이 적어지고
思慮減(사려감) : 생각을 줄이면
則精神不耗(칙정신불모) : 정신이 소묘되 않고
聰明減(총명감) : 총명을 줄이면
則混沌可完(칙혼돈가완) : 본성을 완전히 할 것이니
彼不求日減而求日增者(피불구일감이구일증자) : 저 날로 덜함을 구하지 않고 날로 더함을 구하는 이는
眞桎梏此生哉(진질곡차생재) : 참으로 이 생명을 속박하는 것이다
채근담2-132.
天運之寒暑易避(천운지한서이피) : 천운의 한서는 피하기 쉬우나
人生之炎凉難除(인생지염량난제) : 인정의 염량은 제하기 어렵고
人生之炎凉易除(인생지염량이제) : 인정의 염량은 제하기 쉬우나
吾心之氷炭難去(오심지빙탄난거) : 내 마음의 변덕은 버리기 어렵나니
去得此中之氷炭(거득차중지빙탄) : 마음속의 변덕을 버릴 수 있다면야
則萬腔皆和氣(칙만강개화기) : 가슴 가득히 모두 화합한 기은으로서
自隨地有春風矣(자수지유춘풍의) : 가는 곳마다 절로 춘풍이 있을 것이다
채근담2-133.
茶不求精(차불구정) : 차를 극히 좋은 것만 구하지 않는다면
而壺亦不燥(이호역부조) : 차 주전자가 마르지 않을 것이고
酒不求冽(주불구렬) : 술도 맛이 좋은 것만을 구하지 않는다면
而樽亦不空(이준역불공) : 술단지는 비지 않을 것이니
素琴無絃(소금무현) : 흰 거문고는 줄이 없어도
而常調(이상조) : 늘 고르고
短笛無腔(단적무강) : 단소는 구멍이 없어도
而自適(이자적) : 절로 맞나니
終難超越羲皇(종난초월희황) : 비록 복희씨를 넘기는 어려워도
亦可匹儔稽阮(역가필주계원) : 죽림칠현은 짝할 만하다
채근담2-134.
釋氏隨緣̖吾儒素位四字(석씨수연̖오유소위사자) : 불가에서 말하는 수연 우리 유가에서 말하는 소위 이 넉 자는
是渡海的浮囊(시도해적부낭) : 이 거친 바다를 건너는 부낭이다
蓋世路茫茫(개세로망망) : 대개 세상길은 망망하여
一念求全(일념구전) : 한 생각에 완전을 구한다면
則萬緖紛起(칙만서분기) : 만 가지 실마리가 분연히 일어나니
隨寓而安(수우이안) : 인연에 다라 편안히 하면
則無入不得矣(칙무입부득의) : 가는 곳마다 얻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