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원일 사범 |
스페인 하면 바르셀로나(Barcelona)와 마드리드(Madrid)라는 큰 도시부터 소개가 된다. 우리나라의 스페인 이민 역사는 바르셀로나에 많은 태권도 사범들이 진출하며 시작되었다. 그 외 이슬람과 가톨릭의 두 문화가 융합된 가장 스페인적인 전통 도시 안달루시아(Andalucia) 지방의 그라나다(Granada), 코르도바(Cordoba), 세비야(Sevilla)와 돈키호테의 고장 카스티야(Castilla de la mancha)의 갈리시아(Galicaia), 파이스 바스코(Pais Vasco) 등을 꼽는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46년이 넘는 짧지 않은 역사 동안 이곳에 정착하여 대한민국의 태권도를 이 땅에 심고 태권도 보급의 선구자로서 훌륭한 태권도의 지침과 전통을 가르치며 민간외교에 앞장섰던 스페인 태권도 개척 사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들의 도전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스페인 태권도는 세계가 인정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페인의 현 상황을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사실도 가감 없이 전달해 스페인에 관심을 가진 태권도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다.
스페인 태권도는 1966년도~1973년 바르셀로나의 조흥식(고인), 전영태, 이임선(고인), 최원철, 이영래, 이영우, 이원일, 마드리드의 조용훈(미국 이민), 김제원, 조영식, 발렌시아의 김일홍, 빌바오(Bilbao)의 유일훈(한국 귀국), 갈리시아의 윤효봉(카나다 이민), 사라고사(Zaragoza)의 노원식 등으로 비롯되었으며 이들을 스페인 태권도 역사의 개척자로 꼽는다. 그 후 선임자들과 이어진 관계로 실력 있는 사범들이 초청되어 태권도의 질적인 향상을 꾀함으로써 오늘날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초기엔 스페인유도협회에 존속되어 가라테와의 대립 속에서 태권도가 ‘가라데 코레아노(Karate Coreano)’로 불렸었다. 국가적인 자존심은 물론 한국 태권도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던 당시 한국인 사범들이 받은 모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상한 자존심을 참고 지내야했다. 내 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에서 살자니 부딪쳐야할 설움도 많던 정말 힘든 시기였다.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인 여건의 열세로, 그리고 언어 능력의 부족으로 표현을 다 하지 못하는 취급에 무시당했고 한국의 단증이 인정을 못 받는 현실에 더욱 자존심이 상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패자가 되는 것이라는 갈등 속에 귀국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스페인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살려면 스페인 유도협도협회에서 주최하는 교육과 단증을 받아야만 했다. 그들이 발부하는 교육수료증이 없는 사범들은 이곳에서 추방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어처구니없게도 스페인인 초단이 한국인 5단 사범을 교육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존엄성 없는 스페인의 무도정신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유감스러운 일은 불과 한 걸음 먼저 이곳에 왔다는 동족의 사범이 자기는 교육을 안 받아도 되는 조건으로 손을 써 놓고는 다른 사범들은 교육을 받아야하게끔 모든 애로사항(비자, 노동허가 취득 등)을 스페인협회장에 밀고하고, 한국인들을 쉽게 다룰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 당시 스페인 유도협회에 더부살이하던 태권도를 손에 넣고 있던 악명 높은 마누엘 마르코 사일라(Manuel Marco Saila) 회장을 등에 없고 한국인 사범들을 자기가 흔들어 보자는 비열한 동족 사범이었는데 지금도 용서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이민사의 한 단면이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길들여 자리 잡은 스페인태권도협회 운영에서 한국인 사범들은 지금까지도 배제되고 있다. 스페인협회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에게 한국인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 그 사범의 행위를 기억해 보면 통곡할 일이다. 피해당한 사람들의 잊을 수 없는 긴 세월에서 신체적인 것보다 정말 마음의 상처가 켰다.
정든 내 조국을 떠나 좀 더 잘살아 보겠다고 내 나라 내 형제 내 친구를 멀리하고 도복 한 벌로 이곳에 정착하였는데 국기원 단증 불인정을 비롯하여 실력 있는 많은 사범들이 이 땅에서 꽃을 못 피우고 살고 있는 것이다.
1966년에서 1970년대 초 여권을 발급받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출국 시 세관검열에서 금액 휴대 제한은 미화 300달러였고 더 이상의 금액을 휴대했을 때는 출국금지를 당하게 됐다. Control은 여권 뒷면에 기재 확인도장이 찍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경제 속에서 더 이상의 금액을 갖고 나갈 형편도 못 되었으나 심한 컨트롤은 나라가 가난했을 때였기에 국민으로서 이해를 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바야흐로 21세기로 바뀌며 가난했던 나라가 기적적으로 부강해졌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세계가 인정하게 되었다.
1981년 서울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인 당시 IOC 위원장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는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이며 당시 IOC 집행위원인 김운용 위원과 각별한 유대관계에 있었다. 노태우 한국올림픽위원장이 사마란치 IOC 위원장을 찾아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에는 탁나현 대사는 물론 바르셀로나의 원로사범인 최원철, 이영래, 이영우, 이원일 씨 등 태권도 사범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1988년 서울의 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다. 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스페인은 한국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되어 지금까지도 활발한 국제교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1985년 마침내 스페인태권도협회가 스페인 유도협회로부터 독립되어 체육성으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아 결성되었다. 유도협회의 제재와 가라테와의 대립에서 시원하게 독립된 태권도협회의 발걸음은 유럽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태권도에 도전하게 된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국가보다 외국인 체류 비자가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한국 언론에 스페인이 소개되면서 실력 있는 한국 사범들이 밀물과 같이 스페인을 찾아왔다. 개척 사범들로부터 기본기가 다져진 스페인 태권도 수준은 이들 젊고 능력 있는 새 사범들을 맞아 급성장하게 되었다.
그때 가르침이 바탕이 되어 스페인에 처음 본격적인 태권도 선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훌륭한 사범의 지도 아래 훌륭한 제자가 배출되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스페인 태권도 실력을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스페인의 경제침체로 도장이 줄어들고 2005년을 전후로 한국인 사범들이 썰물처럼 떠나가 지금은 1980년 이전으로 돌아간 허전한 느낌이다.
스페인은 1986년 유럽연합에 가입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2002년 1월 1일 스페인 화폐(페세타)가 유로화로 대체되면서 15개국과 함께 유로 존으로 편입되어 스페인 경제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게 된다. 유로존 편입은 스페인에 새로운 경제성장을 가능케 했다. 도입 후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EU 평균을 웃돌았지만 지나치게 늘어난 국부 팽창으로 2007년 대외 적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2012년 현재까지 그에 따른 악영향을 겪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경제회복을 예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1966년에서 2012년에 이르기까지 끈임 없이 태권도와 국위 선양에 앞장섰던 우리의 개척 사범, 원로 사범들을 존경하며 무도적인 태권도 정신에 입각하여 각주 태권도회를 비롯하여 주 스페인 한인태권도협회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편견 없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적 훈련에 매진하며 올바른 태권도 역사, 기술과 소중히 땀 흘려 배운 실력과 겸손, 그리고 지성과 감성으로 균형을 이룬 수련의 기풍을 후학들에게 물려줄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태권도 수련자들에게 도움이 되어 주고자 태권도 교서 3권을 펴내기도 했다. 저자로서 태권도 진흥원에 3권의 책을 증정하게 된 점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원일
1967년 주월 한국군 맹호부대 태권도 교관
1971년 인천공업전문학교 초대 태권도 코치, 감독
1973년 인천체육전문학교 초대 태권도 코치, 감독
1973년 11월 태권도 사범으로 스페인에 진출
1975년 태권도 교재 ‘TAEKWONDO HYONG’ 스페인어 펴냄
1978년 태권도 교재 ‘ TAEKWONDO TECNICAS SUPERIOR’ 스페인어 펴냄
2012년 태권도 교본 ‘TAEKWONDO 24 TULS’ 스페인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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