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를 좀먹고 있는 알코올·마약·도박·인터넷 등 4대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중독대상이 확대되고 새로운 유형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중독. 실례로 지난해 6월 육아정책연구에 게재된 '유아의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한 어머니의 인식(이원석·성영화)'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만3~5세 영유아의 스마트폰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영유아 15.1%,매일 스마트폰 즐겨
이 논문에서 서울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3~5세 유아 25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영유아 스마트폰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5.1%가 '아이가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톨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인간의 뇌 안에는 보상회로가 있는데 여기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쾌감을 느낀다"며 "어릴 때부터 손쉽게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면 인터넷,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 에너지음료 가세…알코올중독 기승
중독자 155만명, 사회·경제적비용만 23조4000억원에 이르는 알코올중독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식품연구소가 홍대·이태원 지역의 64개 주류판매업소를 방문 조사한 결과 조사업체의 75%가 에너지음료를 섞은 폭탄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전문의들은 에너지음료와 알코올을 섞어 마실 경우 체내흡수율이 증가해 심장질환이나 폭력적 성향이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적·법적문제를 야기하는 주취자는 연간 100만명에 이르지만 매년 입건되는 주취소란자 50만명이 교육 등 단기개입이나 치료연계 없이 훈방처리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문화·법적인 관대함은 범죄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 대검찰청 강력범죄자 주취비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의 38.6%가 음주상태였고 강간·강제추행범죄자의 31.3%도 음주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알코올중독이 사회범죄를 유발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중독, 개인의지로 해결할 수 없다"
개인은 물론 가정·사회·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4대 중독문제가 우리사회에서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독자들의 자기부인과 함께 중독문제를 개인문제로 국한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영철 교수는 "대다수 중독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의지로 버틸 수 있는 한계는 3개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중독자가 자신의 상태를 인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까지 5년 정도가 걸린다고 말한다. 중독자 개인의 의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독자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중독이 심각한 병임을 인식해야한다"며 "자신이 중독에 빠져 있음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중독을 치료하고자하는 이들을 위한 의료·재활시스템이 구축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영유아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중독 빠질 위험 크고
에너지음료 섞은 폭탄주, 알코올중독·폭력성 높여
전문가들 "범죄로 발전해도 개인사 치부하는 인식 문제"
적극 치료 캠페인과 함께 의료·재활 시스템 구축해야
△ 부실덩어리 중독치료시스템 개선 절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4대 중독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알코올사용장애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10만433명으로 추정환자의 6.5%에 불과했다. 또 알코올상담센터가 설치돼 있지만 2011년 기준 센터에서 치료받은 사람은 5521명으로 전체 추정환자의 0.36%에 불과하다.
2007년 410명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해 2011년 치료보호실적이 81명에 불과한 마약중독 치료시스템도 문제다. 정부는 마약자 단순수용에서 탈피, 치료시스템 전환을 목표로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법당국과 전담부서인 복지부 간의 취약한 협력체계로 인해 유명무실화된 상황이다.
2011년 도박중독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서비스를 제공받은 사람이 706명에 불과한 도박중독치료서비스 현실은 더욱 비참하다. 2012년 기준 국내 전체 성인 중 남성 도박중독자는 약 205만명, 여성은 약 69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인구 수 대비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비율은 남성 0.16%, 여성 0.036%로 턱없이 부족하다.
인터넷중독자의 경우 일부 심리검사 등에 대한 지원 외에는 의료기관 연계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독포럼 자료에 따르면 1년 동안 인터넷전문상담센터에서 개인상담서비스를 받은 150명 중 9명만이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데 그쳤다.
"알코올중독치료를 4년간 받으면서 가정에서 버림받고 사회에서 퇴출당한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한 달에 한번 병원을 찾는 일 밖에 없다. 요즘은 알코올중독이 아니라 인터넷중독에 걸릴까 겁난다." 서울 대형병원 정신과 외래에서 만난 한 중독자의 말이다.
인간의 아주 깊은 내면에서 시작돼 인간의 가장 깊숙한 욕망을 자극하는 4대 중독. 24시간 술을 마실 수 있는 나라,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 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앞 다퉈 사행사업을 장려하는 나라,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마약을 구할 수 있는 나라…. 누가 나는 중독자가 아니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을까.
< 헬스경향 김치중 기자 bkmin@k-healt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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