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라호이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

천하한량 2013. 2. 2. 20:35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55·사진)가 과거 수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은 라호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집권 국민당의 마리아 돌로레스 데 코스페달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숨길 것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기자회견은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국민당의 비밀 회계장부를 입수하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엘파이스는 건설사 등 대기업이 2009년까지 국민당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으며 재무책임자가 이를 소속 정치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폭로했다. 회계장부에는 라호이 총리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2만5200유로(약 38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코스페달 사무총장은 "엘파이스가 보도한 비밀 회계장부 사진은 가짜"라며 "국민당이 갖고 있는 회계장부는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코스페달 사무총장도 2008년 몇 차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호이 총리의 대변인은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이번 의혹으로 라호이 총리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스페인은 재정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인상공무원 임금 삭감 등 긴축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실업률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최악인 26%에 이른다.

스페인 국민들은 자신들에게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요하고 있는 집권당이 불법자금 수수와 탈세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시민들은 라호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검찰은 수일 내로 집권당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라호이 총리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