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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의 적벽부 行楷書 작품

천하한량 2013. 1. 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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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의 行楷書 작품  <대만 고궁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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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임술년(1082년) 가을 7월 기망(16일)에 손님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에서 놀고 있는데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 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擧舟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술을 들어 손님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의 시를 외고 요조(窈窕)의 장(章)을 노래하였내,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에 떠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를 배회하면서

 
白露橫江 水光接天
백로횡강 수광접천
 
흰 이슬은 강가에 비끼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 니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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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 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일엽편주 가는 대로 풀어놓고, 망경창파 망연히 헤치니,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탄 듯 탁 트여, 그 멈출 바를 모르고,

 
飄飄乎 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 飮酒樂甚 舷而歌之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가붓가붓 나부껴 인간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니, 신선(神仙)되어 오르는 듯 하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더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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歌曰 桂棹兮蘭桨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 노에 난초로 만든 삿대여,

물에 잠긴 달을 치고 흐르는 빛을 거스르네. 

아득한 나의 생각은 하늘 저편에 미인을  바라보듯..."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손님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따라 화답(和答)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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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蘇者 愀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소자 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그 여음(餘音)이 가냘프게 실타래처럼 끊어지지않고 

깊은 골짜기의 물에 잠긴 교룡(蛟龍)을 춤추게하고 외로운 배를 의지해 살아가는 과부를 울리는듯.. 

나는 처연한 마음으로 옷깃을 바루고 곧추앉아 손님에게 묻기를 "어찌 그러한가?" 하니,


 客曰 :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왈 :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손님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 까마귀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것은 조조의 시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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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上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이 어우러져 짙푸르군요.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요?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軸로千里 旌旗蔽空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바야흐로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가,

물결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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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강위에서 술을 마시고 긴 창을  가로들고서는 시를 짓습니다.

진실로 일세(一世)의 영웅(英雄)일 진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요?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같이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니 말입니다. 

 

駕一葉之輕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가일엽지경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일엽편주를 타고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합니다,

하루살이 삶을 천지(天地)에 의지하니 아득히 넓은 바다에 좁쌀 하나 떠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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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부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우리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장강(長江)의 끝없음을 부러워하노라.

신선과 더불어 노닐고, 밝은 달을 얼싸안고 길게 살고자하나,

이 또한 문득 얻어질 수 없음을 알고 여음을 슬픈 바람에 실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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蘇者曰: 客亦知夫水與月乎?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그러면 님도 역시 저 물과 달을 아십니까?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가는 것은 이와 같으되 일찍이 가지 않았으며,

차고 기우는 것은 저와 같으니 마침내 줄고 늘어남이 없으것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
천지증불능이일순

 
무릇 변하는 것에서 보면 천지도 한 순간일 수 밖에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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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비록 한 터럭일지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속의 밝은 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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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그것을 보면 색이 되니,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者之所共適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이는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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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손님이 기뻐 웃으며  잔을 씻어 다시 술을 권하니 안주는 이미 다하였고

술자리는 어지러워졌다내. 서로 기대어 뱃속에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이 작품은 송나라 원풍(元豊, 송의 연호) 5년(1082) 가을 7월 16일의 달 밝은 밤에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며 삼국의 영웅인 조조(曹操)와 주유(周瑜)의 풍류에 비겨

자신의 덧없는 인생을 생각하고,

결국은 저들이나 자신이 다 무한한 생명 앞에서는 모두 덧없는 존재라는 것과,

무한한 본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만물이 다 같은 것임을 깨닫고

시름을 잊는다는 내용을 술회한 명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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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앞 5행(전체는 66행)의 36자가 파손되어서 문진명선생이 보충해서 써넣었다

 

 

명대(明代) 서화가 전곡(錢谷)의 <적벽도(赤壁圖)> 선면(扇面)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肴核旣盡  杯盤狼藉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효핵기진  배반낭자

 

우리네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장강의 가이없음을 부러워하네 …

무릇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하늘과 땅도 한순간일 수밖에 없고

불변의 관점에서 보면 사물과 우리가 모두 다함이 없으니

새삼 부러워 할 것이 뭐 있으랴  고기와 과일 안주는 이미 다하고
술잔과 소반만이 어지러이 뒹구는구나 …

 

소동파(蘇東坡),  <적벽부(赤壁賦)> 중에서 

 

북송(北宋) 때의 화가 양사현(楊士賢)의 <적벽도(赤壁圖)> 권(卷)

 

 

金나라 화가 무원직(武元直)의 <적벽도(赤壁圖)>. 소식과 그 일행이 적벽 아래 강에 배를 띄우고 경개(景槪)를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 소동파의 <적벽부>는 그가 직접 삼국시대의 적벽대전(赤壁大戰) 현장을 찾아가 옛날을 회억(回憶)하며 읊은 것으로 전해온다.

하지만 실상 그가 찾아간 곳은 대전(大戰)의 현장이 아니었다. 호북(湖北)에는 네 곳의 적벽(赤壁)이 있다.

대전의 현장은 호북(湖北) 가어(嘉魚)현이다. 소동파는 황강(黃岡)현의 적벽을 찾아갔던 것이다.

이곳말고도 무창(武昌)현과 한양(漢陽)현에도 적벽이 있다.-

 

명대(明代) 화가 구영(仇英)의 <적벽도(赤壁圖)> 수권(手卷)

 

명대(明代) 화가 문징명(文徵明)의 <적벽도(赤壁圖)> 권(卷)

 

명대(明代) 서화가 전곡·설명익(錢谷·薛明益)의 <적벽도 적벽부(赤壁圖 赤壁賦)> 합권(合卷)

 

송(宋)나라 때 그려진 작자 미상의 그림 <적벽도(赤壁圖)> 

 

명말(明末) 문인화가 주일시(朱一是)의 <적벽범주도(赤壁泛舟圖)> (1622年作)

 

 

소동파蘇東坡 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중국 송나라 시대의 시인은 본 이름이

<소식蘇軾1037~1101>입니다.

아버지 <소순 蘇洵>이 당송팔대가의 한사람으로 이미 유명한 문인이었고, 

동파의 동생 <소철 蘇轍> 또한 뛰어난 문인으로 이 세부자를 중국역사상

<삼소三蘇>라 일컬어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송나라 원풍(元豊, 송의 연호) 5년(1082) 가을 7월 16일의 달 밝은 밤에

소동파가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며 삼국의 영웅인 조조(曹操)와 주유(周瑜)의 풍류에 비겨

자신의 덧없는 인생을 생각하고,

결국은 저들이나 자신이 다 무한한 생명 앞에서는 모두 덧없는 존재라는 것과,

무한한 본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만물이 다 같은 것임을 깨닫고

시름을 잊는다는 내용을 술회한 명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