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소문으로만 떠돌던 스크린 골프 사기도박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스크린 골프 프로그램을 조작, 사기도박을 벌여 2억60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사기)로 주범 강모(54), 정모(44) 씨, 사기도박기술자 허모(68) 씨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공범 박모(51) 씨 등 6명을 불구속기소하고 3명을 수배했다.
검 찰에 따르면 강 씨는 2011년 3월쯤 허 씨와 공학석사 출신인 허 씨의 아들(39·회사원·구속)에게 의뢰해 스크린 골프에서 순간적인 프로그램 조작이 가능한 특수 리모컨과 컴퓨터 삽입용 무선수신장치를 개발했다. 이 리모컨은 일반 리모컨보다 훨씬 규모가 작아 호주머니 속에 숨겨서도 조작이 가능하고 버튼을 눌러도 소리가 나지 않는 신개발품이다.
강 씨는 박 씨 등과 사기도박팀을 구성해 2011년 9월까지 자신이 관리사장으로 있는 부산 금정구 모 스크린 골프장에서 재력가 A 씨를 끌어들여 친목을 가장한 내기 골프로 수십만 원의 돈을 잃어 줬다. 이어 강 씨는 '복수전' 명목으로 1타당 5만∼10만 원의 대형 도박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스크린 골프기계에 무선수신장치를 꽂고 특수 리모컨을 이용, 11차례에 걸쳐 A 씨로부터 1억820만 원을 갈취했다. 강 씨는 A 씨가 백스윙을 할 때 리모컨을 눌러 화면, 방향, 거리를 순간적으로 바꾸는 수법으로 엄청난 타수를 유발토록 해 돈을 딴 것으로 드러났다. 언더파까지 치는 '고수'인 A 씨는 자신의 실력만 믿다 이처럼 지능적인 사기행각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와 허 씨 등은 이 장비 20대를 제작해 100만∼400만 원을 받고 임대하거나 판매까지 했다. 검찰은 이미 접수된 피해사례만 4∼5건에 금액은 수억 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추가 범죄에 대한 전면수사에 착수했다. 정 씨는 스크린 골프업체에서 2006년 한 해 동안에만 생산됐다가 점수조작 우려로 중단된 규격 리모콘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였다. 정 씨는 지난 3월 B 씨를 내기골프에 끌어들여 돈을 잃어준 뒤 1타당 무려 10만∼100만 원을 걸고 게임을 진행해 2차례에 걸쳐 B 씨로부터 1억5200만 원이나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 찰 관계자는 "강 씨 등이 개발한 신형장비는 전국 대부분의 스크린 골프장에서도 무선수신장치만 꽂으면 사용이 가능해 스크린 골프 제작업체에 리모컨 조작을 방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과 보안장치를 장착할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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