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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꼴불견' 되기 싫다면 이렇게 하라

천하한량 2012. 11. 15. 23:56

수험생활에서 벗어난 해방감과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접하는 청소년이 많아지는 시기다. 음주습관은 첫 단추가 중요하다. 곧 성인이 될 자녀에게 부모가 나서 주도(酒道)를 가르치길 전문의들은 권한다. 얼큰하게 취해 사발에 막걸리 가득 따라주는 위험한 주도가 아니라 몸과 마음 지키며 술자리를 즐기는 건강한 주도 말이다. 알코올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의 도움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꼭 일러줘야 할 건강한 주도 10계명을 소개한다.

▲ 많이 마시는 사람보다 조절하는 사람이 되거라.

처음 술을 접하는 자녀는 몸이 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르니 과감한 도전보다는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알코올 함량과 마시는 속도가 인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급하게 마시면 다량의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갑자기 증가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몸에서 심장박동과 혈액순환이 빨라지며 혈관에 대한 압박이 커진다. 심하면 혼수상태에까지 빠질 수 있다.

▲ 술은 천천히 마시고, 안주는 자주 먹거라.

안주로 배를 채워두면 술을 마셔도 위가 덜 상한다. 식사 전 술부터 마시면 알코올에 내장이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위궤양이나 간경화에 걸리기 쉽다. 단 비만 방지를 위해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으로 고르는 게 좋다.

▲ 술 마실 때만은 수다쟁이가 되거라.

대화를 많이 하면 술 마시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다. 말을 하면서 에너지도 소비하므로 덜 취한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 정도는 대화하는 동안 호흡을 통해 배출될 수 있다.

▲ 주량을 알고 그 이상은 넘지 말거라.

주량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유전적 능력과 음주를 반복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잔 수를 세어가며 천천히 마셔야 주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자는 알코올 섭취량이 하루 60g, 여성은 40g 이상이면 위험음주라고 경고한다. 소주 한 잔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10~12g이니, 소주로 치면 남성은 하루 5잔, 여성은 4잔 정도가 적당하다.

▲ 술 종류에 맞는 잔에 마시거라.

소주는 소주잔에, 맥주는 맥주잔에 마셔야 주량을 지킬 수 있다. 맥주잔에 여러 술을 섞어 만든 이른바 폭탄주는 알코올이 몸에 흡수되기 가장 좋은 도수(10~15도)가 돼 음주 속도가 저절로 빨라지게 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여러 번에 나눠 마시는 게 그나마 주량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술자리는 1차로 끝내거라.

기분이 적당히 좋은 상태에서 술자리는 파하는 게 바람직하다. 1차는 소주, 2차는 맥주 등으로 주종을 바꾸는 것보다 한 종류만 마시는 편이 건강에도 낫다. 정 피할 수 없다면 독한 술에서 약한 술로 바꾸는 것보다 약한 술부터 시작하고 독한 술로 이어지도록 한다. 자리를 옮겨가며 술을 많이 마시는 일이 반복되면 뇌는 음주 순간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계속 술을 찾게 되고, 뇌세포가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웬만큼 마셔도 취하지 않고 견딜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주량이 늘지만, 간이나 뇌세포 파괴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 강제로 먹여서도, 억지로 마셔서도 안 된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사람마다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간의 알코올 제거 능력이 달라서다. 음주 후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며 가슴이 뛰는 건 알코올이 아니라 몸이 알코올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빨리 취하고 얼굴이 빨개지면 간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몸에 수분이 적어 같은 양의 알코올을 먹어도 체내 농도는 높아진다.

▲ 기분이 안 좋을 땐 술잔을 놓아라.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슬플 때 술을 마시면 감정이 오히려 격해진다. 많이 마실수록 뇌의 기능이 점점 억제돼 주변 자극을 자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고력, 판단력이 저하되며 감정 조절도 더욱 어려워진다. 기분 좋을 때 분위기 돋을 만큼만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 취해서 한 행동은 반드시 후회한다.

보통 소주 2잔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0.04%가 되며, 물체를 순간적으로 피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3~5잔 마시면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에 힘이 빠져 발을 헛디딜 수 있다. 주량 이상의 술이 들어갔을 땐 말이 많아지고 졸음이 밀려오며 시선의 초점이 불분명해진다. 음주로 기억상실이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 술을 마시며 담배 피우지 말거라.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이를 해독하기 위해 간에 산소가 많이 필요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오히려 산소가 부족해진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음주 후 속이 쓰린 증상을 만들기도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