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60대 노부부가 '시신을 대학에 기증하겠다'는 유서를 남긴 뒤 목을 매 숨졌다. 25일 오후 10시51분쯤 인천 남구 숭의동 모 주택에서 여모씨(69)와 아내 김모씨(68)가 숨져 있는 것을 이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 김모씨(49)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여씨는 부엌에서 목을 매 숨져 있었으며, 김씨는 거실에서 눕혀진 채 숨져 있었다. 여씨는 아내 김씨가 숨진 뒤 유서 2장과 시신기증 서약서 등을 남겼다. 유서에서 여씨는 "몇 년 전부터 동반자살을 준비해 왔다. 부검하지 마라. 인하대에 시신을 기증했다. 아내가 먼저 목을 매 죽었다"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경 찰은 이들 노부부가 생활고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통장 잔고는 '3000원'에 밖에 없었으며, 가재 도구도 모두 정리돼 동반 자살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노부부는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 주변에서 이들 노부부를 아는 사람이 없을 만큼 외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숨진 노부부는 지난 5월25일 인하대에 시신기증 서약서를 썼다. 경찰은 생활고 때문에 여씨 부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여씨가 아내 김씨를 숨지게 한 흔적이 있다며 김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 한편 이들 노부부의 가족을 찾고 있다.
<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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