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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50위 건설사 대부분 부도 위기 직면"

천하한량 2011. 8. 22. 17:40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
국내 주요 건설회사들 대부분이 부도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최근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제공 받은 상위 50개 건설사 경영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가 13개에 이르고 올해와 내년 안에 부도가 날 위험에 직면해 있는 건설사가 추가로 19개, 당장 부도 위험은 없지만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건설사도 13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건설사는 5개에 그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액은 2010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했으며 기성액도 올해부터 감소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여파로 이미 주거용 건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위주로 하는 건설사들 중심으로 부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이 연구소는 "2008년부터 중소형 건설사들 중심으로 부도가 급증하다가 2010년부터는 중견 건설사들로 확장됐고 올 들어서는 상위 50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위 50위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가 13개에 이르고 올해와 내년 안에 부도가 날 위험에 직면해 있는 건설사가 추가로 19개, 당장 부도 위험은 없지만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건설사도 13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는 "심각한 자금난과 부도 위험에 직면한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무리하게 주택 분양을 늘리고 상업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건설사들 연쇄 부도를 막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는 "상위 50위권 건설회사들 대부분이 이미 부도가 났거나 파산할 위험에 놓여있다"면서 "건설사 전체가 총체적 부실에 빠져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선 건설사들은 SK건설과 두산건설, 금호산업, 한진중공업, 쌍용건설, 동부건설, 경남기업, 코오롱건설, 벽산건설, 풍림산업, 한신공영, 삼성중공업, 신동아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남양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남광토건, STX건설, 고려개발, 서희건설, 한일건설, 진흥기업, 삼호, LIG건설, 동일토건 등 26개나 됐다. 이 연구소는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곳은 부도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PF 대출 보증액이 자기자본의 100%가 넘는 건설사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한화건설, 금호산업, 쌍용건설, 경남기업, 한라건설, 현대엠코, 코오롱건설, 계룡산업건설, 벽산건설, 풍림산업, KCC건설, 신동아건설, 극동건설, 남양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한양, 남광토건, STX건설, 고려개발, 임광통건, 한일건설, 진흥기업, 삼호, 화성산업, 금광기업, LIG건설, 동일토건 등 33개나 됐다.

이 연구소는 "2008년 이후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분양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건설사들이 수도권 지역으로 분양을 늘리고 있는데 분양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부도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건축 허가 및 착공이 빠르게 늘아나고 있는데 올해 들어 5월까지 주택 착공 호수를 살펴보면 서울 17.5%를 포함, 수도권 지역이 47.4%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수도권 아파트 분양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한 결과로 자칫 대규모 연쇄 부도 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연합뉴스.

업계 상위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 상태고 GS건설은 PF 비중이 높아 요주의 건설사로 지정됐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큰 폭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위험 건설사로 분류됐다. 두산중공업은 이자 비용 부담이 커서 손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됐고 쌍용건설과 경남기업, 한라건설, 코오롱건설 등은 PF 보증 부담이 위험 수위를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광수 소장은 "부도가 난 건설사들을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로 지정해 수명을 연장시키면서 정상적인 건설사들까지 파산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파산한 건설사들은 다른 건설사들에 인수합병되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명박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 건설회사들을 구제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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