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종양 떼내는게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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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하 조직 단면도에서 지방이 둥그렇게 뭉쳐 있는 형태의 지방종이 보인다. 지방종은 팔과 상체 등 인체의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는 양성종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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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자니 해 없는데‥
두자니 께름칙한데‥
양성종양을 어찌하오리
용종, 근종, 지방종, 섬유선종, 물혹(낭종)과 같은 양성종양들을 몸속 깊숙이 또는 피부 쪽으로 자리잡은 형태로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대장의 점막을 뚫고 튀어나온 용종만 해도 일반 건강검진 대상자의 4분의 1에서 발견되고 있다. 자궁의 근육에서 자라나는 근종은 중년여성의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고 한다. 또 지방이 뭉쳐 뒷덜미 등의 피부 위로 불룩하게 나와 혹으로 불리는 지방종도 쉽게 눈에 띄고, 유방의 섬유선종은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져 병원에 오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의 하나다.
이밖에 난소를 비롯해 간, 신장, 갑상선, 유방, 췌장, 비장 등에서 흔히 발생하는 물혹, 관절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끈적끈적한 액체 주머니가 관절 밖으로 삐져나온 갱글리온 등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성종양들이다.
양성종양은 암으로 불리는 악성종양과 달리 떼어내지 않아도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드물다. 외모에 영향을 주거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대로 둔 채 정기 검사를 통해 추후관찰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각종 건강검진을 통해 양성종양을 발견하기만 하면 열이면 열 모두 께름칙한 느낌을 떨쳐내지 못한 채 절제수술을 원한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고집에 의해 떼낼 필요가 없는 양성종양을 떼내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최아무개(51)씨는 예외적 사례의 하나다. 그는 여성의 상징이라고 하는 자궁의 절제술을 권유받을 정도로 심각한 증세의 자궁 근종을 갖고 있었으나 근종 절제수술도 받지 않은 채 자궁을 보존했다. 자궁 내막 가까이에 지름 7㎝가 넘는 커다란 근종이 생겨 생리 때 과다출혈이 발생해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병원에 실려가 수혈을 받고 자궁절제술을 권유받은 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궁을 지켜낸 것이다.
최씨는 자궁을 드러내는 수술을 거부한 채 과다출혈로 인한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 철분제제를 복용하며 버틴 끝에 폐경기가 되면서 근종이 저절로 작아지고 과다출혈 증세도 회복됐다. 자궁 근종은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작아지는 것에 비춰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양성종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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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로부터 등에 생긴 지방종, 손목에 생긴 갱글리온, 내시경으로 들여다 본 대장 용종, 난소 물혹의 초음파 영상. 세브란스병원 제공 |
내몸의 비밀 '양성종양'
떼내도 곧잘 재발 부작용
더불어 사는 지혜 필요하나
'악성 발전' 대장 용종은 예외
최씨가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자궁을 지켜낸 것은 아니다. 빈혈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자궁 근종의 상태를 점검하는 수고를 마다지 않은 것이다. 이런 추후관찰 과정에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암으로 발전하는 조짐이 나타났다면 자궁절제수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임기간에 생긴 자궁근종의 경우, 임신을 원하는데도 불구하고 근종이 나팔관을 막아 불임의 원인이 된다든지,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거나 조산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에는 근종만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 임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성종양은 떼어낼 경우 재발하는 경우가 드물다고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양성종양의 경우 절제수술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양성종양 중에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워 다시 발생하거나, 완전히 제거해도 비슷한 부위에 재발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경우 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박아무개(55·남)씨는 목 뒷덜미의 지방종을 떼어내는 수술을 두 차례나 했지만 그 자리에서 다시 더 큰 지방종이 생겨나 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중이다.
김아무개(44·여)씨는 유방에서 손으로 만져지는 섬유선종에 신경이 쓰여 절제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뒤 시간이 갈수록 절제한 주변으로 섬유선종이 여러 개 새로 생겨나자 추가 수술보다는 체념하고 느긋하게 사는 쪽을 택했다.
조아무개(43·여)씨는 눈 밑에서 땀샘의 기형으로 인해 좁쌀 같은 돌기가 돋아나는 비립종이 발생해 레이저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해져 성형수술을 받았으나 수술자리가 오히려 더 커져 화상을 입은 것처럼 흉해졌다.
일반적으로 양성종양을 발견했을 때에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절제수술보다는 추후관찰을 통해 진행 양상을 지켜보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다만 대장 용종은 예외다. 용종은 주로 소화기관 안에서 생기는 양성종양을 지칭하는 데 위 용종은 거의 암으로 발전하지 않지만, 대장 용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절제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자료로는 대장 용종은 크기가 2㎝ 이상일 경우 관 모양이냐 융모성이냐의 조직 형태에 상관없이 암이 될 확률이 30%를 넘는다고 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도움말=강희철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손희정 성균관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미령 새빛방사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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