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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 울 수 있는 남자가 되라

천하한량 2008. 2. 29. 18:57
 

 

 

자신을 위해 울 수 있는 남자가 되라

개인사업을 하는 이(59)사장은

우연히 자기 회사의 김(47)이사가

수년 전부터 죽은 사람의 염(殮)을 해주는

자원봉사를 해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간혹 40대 중반이 넘어서까지

그림을 그린다거나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갖고 있던

친구들을 부러워한 적은 있지만,

염을 해준다는 말에

이사장은 너무 충격을 받았다.

 

김이사를 그 일에 뛰어들게 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그 일을 하면서 그는 무엇을 느낄까,

무엇을 느끼기에 수년간 그 험한 일을

대가도 없이 계속 하고 있는가….

끝도 없이 의문이 몰려들었다.

그의 삶에 비하면 자신의 삶은

얼마나 형편없는 피상적적인 삶이었는가.

 

 

 



‘외형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것에서

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단순한 상투적인 말만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면의 세계를 깨닫게 해주고,

자신의 실체를 느끼게 해주는

남자의 중년은 인생 전체로 볼 때 행운의 시기다.

 

미국의 어느 학자 이야기다.

그의 아내는 늘상

 “내가 50이 되기 전에 에베레스트에 오르겠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아내의 말을 가당치도 않은 얘기로 치부했다.

간혹 “당신이 제 정신이냐,

그렇게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실제로 50이 되던 해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11명의 등반대원과 함께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그는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찍은 사진속 아내의 얼굴에서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행복한 표정을 감지하고 깊이 감동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짜릿하고 강렬한 쾌감은

‘나를 느끼게 하는’ 종류의 경험일 것이다.

얼핏 지루하고 고단해 보이는 마라톤도

뛰다 보면 ‘자신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중독된다고 하며,

한번 시작하면 그만두기 어렵다고 한다

 

 사교춤은 춤추는 남자로 하여금

‘자신이 남자로 느껴지게’ 하고,

여자에게는 자신이 ‘여자로 느껴지게’하는

마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쾌감은

‘자신의 실체를 느끼는 것’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은 아니다.

 

 

 지금 중년이라고 불리는 남자들은

‘삶의 황홀경’을 경험할 수 있는

인생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겠는가.

어느 시인은

‘몸은 늙지만 마음이 늙지 않아서, 그게 고맙다’고 했다.

 

 

 

 

바로 그렇다.

마음은 늙지 않는다.

중년의 남자 하면

흔히 떠올리는 퀴퀴한 이미지나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고,

마감하기에는 너무 빠른 나이’

따위의 속설에 현혹되지 말라.

 

처음 세제가 세상에 나왔을 때는 세탁거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세탁이 잘되는데도 불구하고

거품이 없으면 비누보다 세탁이 잘 안되는 듯한

소비자의 느낌을 고려해 거품이 생기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거품은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껍데기일 뿐이다.

거품은 그래서 거품인 것이다.

 

자신을 위해 울 수 있고,

자신의 내적 욕구가 무엇인지를 아는

남자의 삶에는 거품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중년의 사춘기를

잘 넘긴 남자의 마음은 절대 늙지 않는다.

 

 

9월이 오기전에,

생의 한복판에 서 있는 모든 중년남성들이여

꿈과 사랑 그리고 축복과 함께

마음의 에너지를 보내고 싶다.

 

 

오래된 잡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