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악몽이 유럽 시장에 이어 22일 아시아 주식 시장을 강타했다.
22일 서울 주식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4.54(4.43%) 하락한 1609.02로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일보다 100 포인트 하락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도 37.07 포인트(5.69%) 하락한 614를 기록하는 등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주가 급락에 따라 사이드카(단기간내에 주가가 과대 폭락할 경우 일시적으로 주식 거래를 정지시키는 것)가 발동됐다.
이러한 폭락 장세는 서울 주식 시장 외에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도 주식 시장은 22일 개장하자마자 주식 시장이 9% 이상 하락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오후 2시 현재 일본 니케이 지수도 5.09% 하락한 12647를 기록했으며, 홍콩 H 지수는 전일보다 11.78% 폭락한 11937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 주식 시장의 폭락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한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국제경제 상황이 심각하고, 이 타격이 선진국을 넘어서서 신흥시장 국가들까지 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동한 뒤 “세계 각국이, 특히 선진국들의 경우 분명히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초부터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950원대로 상승했다.
원.엔 환율도 2년3개월만에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원화가 달러화와 엔화 모두에 대해 초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외국인의 증시 이탈에 따른 환율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경우 미국 경제 부진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재개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6년 10월25일 955.70원 이후 1년3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10.80원 급등한 899.20원을 기록했다.
2거래일간 100엔당 17.80원 급등하면서 2005년10월31일 899.40원 이후 2년3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화가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는 외국인들이 주식 매각대금을 대거 달러화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사상 최대 규모인 약 30조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들은 지난 3일 이후 14거래일 동안 6조7천500억원(약 71억달러)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엔화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거래가 청산되면서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100엔당 740원대였던 원.엔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장중 한 때 900원대로 급등했다.
◇ 당분간 상승세 지속..장기 하락 전망 유지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국내외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증시 이탈 추세가 진정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4년9개월만에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가 이달들어서도 20일까지 4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세를 유지시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엔화 역시 엔캐리 청산이 지속될 여지가 있는 데다 달러화를 대신할 안전자산으로서 인식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원.엔 환율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980원대까지 상승하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과장은 “미국 경제 악화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달러화 매수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원.달러와 원.엔 환율 모두 고점을 지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965원선을 넘어설 경우 98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원.엔 환율은 935원선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수년간 지속된 세계적 달러화 약세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미국 경제 둔화만으로 좁혀질 경우 달러화 매집세가 완화되면서 원화도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환율은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 등으로 상반기에는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 경우 원화 등 신흥시장국 통화 역시 엔화나 유로화 등 금융불안에서 비켜나 있는 통화들처럼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을 만큼 급작스레 찾아온 증시폭락에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증권사 창구에는 펀드환매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작 환매는 많지가 않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허탈해 할 뿐이다.
○..시장 폭락에 증권사 영업사원 자살설까지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이자 시장에는 각종 괴담도 잇따랐다. 증권사 영업직원의 자살설까지 나도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이와 관련, N증권사 관계자는 "자살인지 심장마비인지 사망원인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주식시장 폭락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차분한 객장‥"무조건 기다리자"
부산에 위치한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객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냥 웃습니다. 오늘 좀 오르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가졌던 투자자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많이 빠져버리까 허탈한 웃음만 나오네요."
손을 써볼 수 없을 만큼 시장이 급락하면서 중중 투매 분위기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일단 관망하면서 사태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송도 IFEX 오영수 지점장은 "고객분들이 어제 오늘 급락에 따른 매도타이밍을 놓친 상태라 매도에 동참을 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며 "관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진짜 선수들 "매수 타이밍 노린다"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시장이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펀드 환매에 대한 문의가 많기는 하지만, 매수하고 싶다는 고객분들이 문의도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한 지점장 역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오지만, 실제 환매 고객은 거의 없다"며 "일부 현금을 가진 고객들은 펀드 가입시점을 저울질하고있다"고 말했다.
○..일부선 "이참에 주식에서 아예 손뗄까"
주식시장이 예상보다 급하게 내려가자 이참에 주식시장에서 아예 손을 떼고 안전한 예금상품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도 나온다.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세는 아니지만 예금 창구는 작년 말부터 고금리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관심은 많아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펀드에 대한 환매 질의는 어제보다 많이 늘었지만 급하게 몰리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은행창구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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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터진지 반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들 금융기관에 드러나고 있는 것일까.
◇소씨에떼제네럴 등 유럽 금융회사, 모기지 관련 CDO에서 큰 손실
프랑스 은행 중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시에떼제네럴은 지난 21일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서브프라임과 관련한 복합 금융상품에서 21억9000만달러 규모의 부실상각이 발생할 것"이라고 관측함에 따라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소시에떼제네럴은 서브프라임 부실과 관련한 자산담보부증권(CDO) 상각에서 손실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독일의 IKB나 작센LB, 영국의 노던록 등 CDO 등에 투자했던 은행들은 대규모의 부실을 상각 처리했다.
유럽 은행들의 추가적인 부실 상각 발표는 글로벌 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심어주고 있는 상황. 내달 스웨덴의 UBS, 영국의 바클레이즈,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실 상각을 발표할 것을 관측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은행(BOF) 대변인은 "프랑스 은행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상품에 `제한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큰 문제 없이 현재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행들 투명성 `의구심` 커져
예기치못한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손실은 중국 은행들의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중국은행의 미국 서브프라임 투자에 대한 총 손실은 아시아 금융 기관중 가장 높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같은날 중국 3위 은행인 중국은행(BOC)도 대규모 부실을 상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은행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조달한 80억달러 중 4분의 1을 상각해야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시 중국은행이 예상한 손실액 3억2200만달러를 크게 뛰어넘는다.
중국은행의 미국 서브프라임 손실은 서브프라임 신용 위기 이후인 지난해 8월 명확해졌지만 은행은 당시 "높은 신용 등급의 채권만 취급하고 있어 손실은 적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중국은행에 비해 손실규모는 작지만 공상은행(ICBC)과 건설은행도 이러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 공상은행의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 규모는 12억3000만달러, 건설은행은 10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중국 "손실, 더 이상 감출 수가 없다"
이처럼 서브프라임 손실이 드러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4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면서 더이상 손실을 감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잠재적 손실 추정에서 미 모노라인(채권보증회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이들이 보증한 채권이 부실채권(정크본드)로 떨어지게 돼 추가 상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는 은행들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바탕으로 한 자산담보부증권(CDO)에 대해 위험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없이 미국 금융회사들의 투자전략을 추종했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금융회사들 역시 투자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남아돌아가는 유동성으로 고위험성 투자를 했다. 이로 인한 손실을 감추어오다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은행들은 현행 법규 상 2007년 실적을 오는 4월에 발표한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손실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손실을 공개하지 않아도 됐다.
JP모간증권(아시아)의 사무엘 첸은 "중국은행은 20억 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을 상각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찰린 추 피치 레이팅스 차이나 이사는 "중국은행은 보유 증권의 20~30%를 상각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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