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특효약은 가족 격려” [중앙일보]
교수 대신 담배와 전쟁 ‘미스터 금연’ 서홍관 박사
“발암물질 덩어리인 담배는 폐암을 일으킵니다. 폐암은 많이 발병하는 6대 암(위암·폐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암) 가운데 사망원인 1위입니다. 더 나쁜 건 조기 검진도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5mm는 돼야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발견되는데 그 정도면 이미 곳곳에 퍼진 뒤입니다. 발견 자체가 사망선고와 같은 거죠.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도 폐암 선고를 받고 나서 금연을 했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폐암은 퍼지는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사실 서 박사는 담배 제조와 판매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국회에 입법청원도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심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실상은 그보다 더 심각합니다. 담배는 시중에 판매되는 유일한 발암물질입니다. 현재 확인된 담배의 발암물질만 69종입니다. 사약에 쓰던 비소, 독가스로 쓰였던 청산가스에 페놀·부탄가스 등등. 이런 유해 성분들은 혈관을 상하게 하고 피떡을 만들어 결국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막아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담배가 일으키는 질병은 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간접흡연 피해는 어떤지. “비흡연 여성이 흡연 남편과 결혼해 30년이 흐르면 폐암 발병률이 비흡연 남성과 결혼했을 때의 3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답니다. 기관지염, 천식발작, 영아 돌연사 증후군 발생 가능성도 현저히 높아집니다.” 장수마을 보도를 보면 100세를 사는 흡연 노인도 있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완전한 오해입니다. 장수노인 가운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숫자가 훨씬 적어요. 비흡연자는 당연히 장수하는 것이고, 흡연 장수노인은 신기해보이니 그렇게 보도하는 거겠죠. 담배를 피우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은 없습니다.” 담배가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닌지 물어봤습니다. “저도 성인이 되면서 남들 따라 12년 정도 하루 반갑 정도 피웠습니다. 그러다가 레지던트 시절 담배에 관한 발표를 하게 되면서 관련 논문을 뒤져보니 흡연이란 게 맨정신에 할 일이 아니더군요. 마침 처가 첫 아기를 가졌기에 가족을 위해 곧바로 끊었습니다.” 자, 그럼 어떻게 끊어야 잘 끊을 수 있을까요? 서박사의 경험과 연구, 임상경험에 기반한 조언입니다. “한 번에 확 끊으세요. 가급적 스트레스를 덜 받는 주말을 ‘D데이’로 미리 정해두고, 그 날이 오면 담배를 들지도 사지도 마세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편하게 있으면서 끊어보세요. 그렇게 시작해서 3개월 이상 안 피우고 금단증상을 이겨냈다면, 성공입니다.” 금연은 여럿이 함께 하는 게 좋다네요. 서박사의 중년 환자가 하루에 세 갑 이상을 피우다 약물 처방을 받고 금연에 성공하자, 그분의 친구 예닐곱 명이 함께 치료를 받아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동료집단이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집단 금연이 필수적이라네요. 서 박사가 흡연자들에게 주는 충고. “담배가 생각날 때는 이를 대체할 수 있게 자기가 좋아하는 행동을 정해놓으세요. 음악을 듣거나 산책하는 것도 좋습니다. 오이나 당근 같은 식감 있는 야채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음식물 찌꺼기가 입 안에 남아 있으면 흡연욕구를 유발하니 꼭 양치질을 하세요. 생각이 간절하게 나면 심호흡을 두세번 하시면 편해질 겁니다.” 하루 두 갑 이상 태우는 분은 국립암센터 금연 콜센터(1544-9030)에 전화해서 의사들과 상담하거나 방문해 진료·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프로피온·바레니클린이라는 보조 약품도 있다는군요. 금연은 불안·초조·짜증·트집잡기 등 금단증상 때문에 가족들의 응원이 필수랍니다. 금연 시도자 가족 여러분께 서박사가 드리는 말씀. “보채는 아기 달랜다고 생각하세요. 아기가 칭얼댄다고 때리는 부모는 없지 않습니까? 조금 짜증내고 엉뚱한 트집을 잡는다고 해도 우리 남편 장하다고, 우리 아빠 멋지다고 얘기해주세요. 저도 그런 도움을 받아 끊었습니다.” 글·사진=전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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