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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난민수용소 인권 사각지대

천하한량 2008. 1. 3. 00:18

유럽 난민수용소 인권 사각지대

감독.운용규정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 장기 억류
유럽전역 224개 난민캠프에 3만명이상 수용

(브뤼셀=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 유럽에 몰려드는 난민들과 불법이민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난민수용소들이 감독도 제대로 받지않고 운용규정도 거의 없는 인권의 사각지대로 비판받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불가리아까지, 또는 핀란드에서 스페인까지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난민수용소는 총 224개로 수용인원은 3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역내 난민 시설 최대 수용인원은 3만871명, 낮에 외출했다가 밤에 돌아와야 하는 개방형 수용소까지 포함할 경우 4만979명에 각각 달하고 있다.

   거주허가를 기다리는 난민들과 추방될 운명에 처한 불법이민자들은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열악한 수용시설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신분을 감추는 불법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수용여건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통일된 규정이 없는 관계로 가장 좋은 시설도 감시카메라와 철조망이 설치돼 있고, 더 열악한 곳은 쥐 등 해충이 들끓고 의료시설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등 국제기준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

   지금은 폐쇄됐지만 그리스 사모스 섬의 한 수용소에 억류됐던 이란인들은 지난 2006년 열악한 환경과 장기 억류조치에 항의, 두 입술을 철사로 꿰맨 채 단식 투쟁을 벌여 전세계적 이목을 끌기도 했다.
난민 또는 불법이민자들의 수용기간은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추정하고 있다
국가별 난민수용기간은 프랑스 32일, 스페인 40일, 이탈리아 60일, 그리스 3개월 등 나라마다 제각각으로 아예 통일된 규정이 없다. 독일은 아예 난민신청자를 언제까지 수용하는 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몰타의 한 수용소에선 5년이상 억류된 외국인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수용소 크기도 최대 1천100명에서 수십명에 이르기 까지 천차만별이며 시설 역시 새롭게 지은 현대식 건물에서 곡식창고 또는 버려진 공장, 감옥소 부속 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선 정박된 선박이 난민수용소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주로 수용소들이 몰려 있는 곳은 동유럽과 남유럽의 접경지역이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들이 터키,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우크라이나 등 접경 국가들에 난민들을 떠넘기기 위한 협정을 체결하거나 모색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터키는 비유럽인들을 난민정책에서 제외하고 있고, 리비아는 난민지위에 관한 제네바 협정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최근 리비아에 난민 캠프를 2개 더 설립하기 위한 비밀협정을 체결했다.
유럽 각국은 난민캠프의 열악한 환경을 감추기 위해 난민수용소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당국자들은 불법이민을 억제하기 위해 수용소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등지에서 필사적인 이민의 물결을 감안하면 열악한 환경 또는 장기 억류 등이 불법이민을 억제하는데 거의 효과가 없다고 인권단체들은 반박한다.

   난민과 불법이민자들을 한 곳에 수용해놓고 있는 점도 문제점들로 지적되고 있다. 동시 수용 캠프들이 난민신청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통역및 법률적 지원 등을 거의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