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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초산·면도칼…` 엽기적인 자가처방 백태

천하한량 2007. 12. 1. 17:20
빙초산·면도칼…` 엽기적인 자가처방 백태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가 풍부해지면서 자가 처방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경험담이 늘고 있다. 점을 빼기 위해 빙초산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직접 칼로 긁어내고, 여드름과 기미에 좋다는 마늘을 빻아 직접 얼굴에 붙였다가 벌겋게 얼굴에 독이 오르는 사례도 있다. 치아미백을 저렴하게 하기 위해 소독약을 직접 치아에 바르거나 입에 머금기도 한다.

■ 빙초산·면도칼로 점 빼기 ■

얼굴의 점은 피부과에서 레이저시술을 이용해 손쉽게 빼낼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다 빙초산으로 뺐다더라’는 말을 듣고 빙초산과 밀가루를 이용해 집에서 직접 점을 빼는 경우도 적지않다.

“빙초산과 밀가루를 걸쭉한 농도로 섞어서 면봉에 묻혀 점위에 묻힌 후 굳어지면 떼어내세요.” “면봉에 묻히면 너무 크게 묻어서 흉터가 남을지도 모르니 꼭 이쑤시개를 이용해야합니다.” 인터넷 포탈사이트 지식검색에 나오는 ‘빙초산으로 점 빼기’ 요령들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방법. 빙초산의 강한 산 성분이 피부를 녹여 피부가 움푹 파이는 흉터가 생기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점 하나 빼려다 자칫 더 큰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빙초산이 눈에 들어가면 실명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되는 방법이다.

더 용감한(?) 사람들도 적지않다. 칼이나 콤파스로 점을 직접 긁어내는 경우까지 있다. 이 방법 역시 빙초산과 마찬가지로 점을 빼려다 더 큰 흉터를 만들 수 있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절대로 삼가야한다.

빙초산은 무좀치료에도 종종 사용된다. 빙초산을 물에 희석시켜 발을 담가놓는 것. 빙초산이 무좀의 원인균인 곰팡이가 기생하는 각질층을 벗겨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과 물집을 줄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좀의 근본적 치료를 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피부를 약하게 만들어 2차적인 세균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 다진 마늘로 기미 여드름 치료 ■

마늘은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피를 맑게 함으로써 고운 피부를 유지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마늘에 포함되어 있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은 강력한 살균작용을 한다. 때문에 마늘을 복용하면 거친 피부, 잔주름, 기미 등의 예방 및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마늘을 ‘먹는 화장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마늘의 살균작용을 믿고 여드름· 기미· 검버섯 등을 없애기위해 직접 다진 마늘을 얼굴에 붙이는 대담한 방법을 쓰는 이가 적지 않아 문제다. 전문가는 “마늘이 여드름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진 마늘을 얼굴에 붙였다가 염증이 더 심해져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있었다”며 “마늘을 피부에 직접 바르면 마늘의 매운 성분이 피부에 심한 자극을 줘 피부가 따갑고 붉게 부풀어오르는 화학적 화상을 입게 되므로 절대 삼가야한다”고 당부했다.



■ 비듬샴푸로 코에 마사지 ■

자가처방으로 최근 급속도로 유행하는 것이 ‘비듬샴푸로 블랙헤드 없애기’다. 비듬이 많고 지루성두피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비듬제거용 샴푸가 코에 블랙헤드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라는 것. 샴푸를 직접 손가락으로 덜어내 코에 대고 10분 정도 문지른 후 세안을 하면 블랙헤드가 없어진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비듬제거용 샴푸의 주요 구성성분은 항진균효과의 비듬억제제와 방부제, 세정성분의 계면활성제. 기름기를 잘 빨아들이는 계면활성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피지가 제거되는 듯한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두피용으로 이루어진 성분들은 두피에 비해 연약한 얼굴피부에 큰 부담과 자극을 줄 수 있다. 피부가 거칠어지거나고 피부타입에 따라 피부가 붉어지고 따가운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 본드로 붙인 아말감, 잇몸파괴 촉진 ■

충치 치료 후 빈 공간을 때운 아말감이나 금 등의 인공물질이 떨어져나갔을 때 본드나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인 충치 치료법은 썩은 부위를 갈아내고, 그곳을 인공 물질로 때우는 것 홈을 메우는 데 사용되는 인공물질로는 수은과 주석, 카드뮴 등의 합금인 아말감이나 금, 세라믹 등이다.

이들 재료는 엿처럼 단단하고 끈적끈적한 것들을 씹을 때, 그 음식물에 달라붙어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있다. 외부 충격으로 이탈되는 수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침이나 음식물 등에 의해 때운 부분이 부식돼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집에서 본드나 순간접착제를 이용해 떨어져 나온 아말감이나 금 등을 빠진 부분에 붙이는 것이다. 손쉽게 할 수 있을뿐더러 치아와의 접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입안에 사용되는 재료는 개인별 구강 상태에 적합해야 하고, 인체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접착제는 화공 약품을 쓰지 않고 순수 자연식물성으로 만든 것이다. 인체무해성이나 생체접합성 같은 테스트도 거친 특수 접착제다. 하지만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본드나 순간접착제는 상황이 다르다. 치아 건강을 해칠뿐더러 몸에도 좋지 않다. 접착제에 함유된 독성이 입안에 고여 있는 침과 함께 몸속으로 들어갈 경우 장기 손상을 나을 수 있다.



■ 과산화수소, 치아 손상 초래 ■

약국에서 소독용 ‘과산화수소’를 구입해 미백효과를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과산화수소를 물에 희석시키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사용법이 다양한 것. 물에 희석시킨 과산화수소를 입안에 넣고 30분 동안 머금은 뒤 뱉어내거나 짧은 시간 헹군 뒤 뱉어내는 것을 되풀이하는 방법, 솜이나 천 등에 묻혀 치아를 골고루 문지르는 방법 등 여러 가지다. 또한 네이버, 다음, 야후 등 인터넷 포털에서는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치아미백 방법을 묻는 내용과 그에 대한 댓글이 수백 개에 달할 정도다.

치과용 과산화수소는 약간의 탄성과 견고성을 지닌 고체나 반고체 상태의 겔식으로 만들어져 치아주위의 연조직에 잘 흘러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치아미백의 경우 시술 받기 전 주위 연조직에 과산화수소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특수처리를 한다. 고농도의 과산화수소가 직접 잇몸에 들어가게 괴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산화수소는 액체 형태다. 연조직이나 경조직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반점이나 시린 증상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 안마기, 척추 손상 초래할 수도 ■

허리가 쑤시고 어깨가 결리는 근골격계 통증이 나타나면 가장 손쉽게 택하는 게 안마하기다. 가정용 안마기가 많이 보편화되면서 몸이 결릴 때마다 사용하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너무 센 강도로 장시간 안마기를 사용하면 척추에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안마기는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하므로 사용상 별 무리가 없지만, 일부 안마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안마기는 약한 강도에서 시작해 몸의 상태를 봐가면서 세기를 조절해야 한다. 세기가 강할수록 시원해지는 느낌이 더 크다고 여겨 무턱대고 세게 하다가는 척추뼈에 금이 가거나 부서질 수 있다. 또한 한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사우나나 수영장 등에서 주로 애용하는 강한 물줄기도 척추에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강한 물줄기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믿음 때문에 목이나 등에 세찬 물줄기를 맞는다. 그러나 인대와 뼈가 약하거나 허리 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행위는 독이 된다.



■ 온찜질, 잘못하면 허리에 독 ■

일반적으로 요통은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완화된다. 이 때문에 요통을 다스리는데 온찜질이 특효약이라는 믿음이 팽배하다. 그러나 모든 요통에 온찜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 무턱대고 온찜질을 할 경우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단순한 근육통은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혈관과 근육을 이완해 통증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 부위에 염증이 있는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온찜질로 혈관이 확장돼 지혈이 잘 안 되고, 대사 기능이 활발해져 부종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엔 혈관을 수축해 통증과 염증을 줄여주는 냉찜질이 적합하다.

도움말 - 공병준 나은병원 원장 (www.naeunhospital.com)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 www.drlove.co.kr)

이중근(아름라인클리닉 원장/ www.arumline.com)



[이수경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