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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신용경색 확산, 美·EU·日 중앙銀 개입 긴급자금 수혈

천하한량 2007. 8. 10. 19:17

韓·中·日등 亞경제 영향 촉각
미국發 신용경색…국제 금융시장 출렁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

10일 오전 주가가 급락하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김호웅기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고 10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급락하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긴급자금을 지원하며 개입에 나서 파장이 주식시장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부실사태가 과거 롱텀캐피털매니지펀드 위기, 러시아 국채상환 중단 등에 버금가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국제금융시장 위기감 확산 =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9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을 일시 중단하는 바람에 미국 다우존스 주가가 전날보다 2.83%나 폭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충격을 받고 있다.

또 주식시장 급락사태에 대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중은행에 240억달러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단일 시장개입으로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1308억달러를 공급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지난 100년간 일어난 최대 국제금융위기인 러시아 국채상환중단과 롱텀캐피털매니지펀드 위기, 1930년초 대공황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 신용경색-국제금융시장 확산 - 변동성 증가에 뒤이어 최종적으로 중앙은행이 개입하는 사태로 발전하는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국내 소비감소에 따른 경기악화 등 실물경제로까지 번져 달러가치가 하락할 경우 일본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외국의 고금리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거래)의 청산우려감이 번질 경우 글로벌 증시에 2차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 정부당국 대응책 마련 절실 =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외국인 매도사태가 이어지고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미국발 신용경색이 실물경제로까지 파급되거나 중국 등 다른 경제권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세계적으로 투자심리의 악화가 불가피하며 일본의 금리인상에 따른 엔캐리 자금청산 우려감과 겹칠 경우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 국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고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계속 나타날 수 있다”며 “사태가 어느 단계까지 번질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만큼 언제든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사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재경부, 한국은행, 금융감독 당국이 합동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장영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일단 한국금융기관들의 위험노출은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의동·박선호기자 phil21@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10

 

 

미국發 신용경색 확산… 美·EU·日 중앙銀 개입

세계증시 동반추락 여파… 긴급자금 수혈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발(發) 신용경색 사태로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폭락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유럽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했고 10일 오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가도 급락했다. 신용경색 사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캐나다 중앙은행이 긴급자금 수혈에 나서는 등 파장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시나리오별 파급효과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 한국·아시아 = 10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1.21포인트(3.73%) 급락한 1837.47을 기록했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의 펀드환매 중단사태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국 증시가 2%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2458억원을 팔았고, 기관도 3247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매수에 나선 개인은 536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폭락세를 보여 일본 닛케이지수가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448.64포인트(2.61%) 급락한 1만6721.96을 기록했고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312.33포인트(3.40%) 급락한 8870.27로 개장했다.

◆ 미국·유럽 =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387.18포인트(2.83%)하락, 지난 2월27일 글로벌 증시 폭락사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급락은 BNP파리바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손실에 대한 우려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 등을 일시 중단키로 하면서 신용경색 여파가 세계로 확산됐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유럽도 영국의 FTSE 100지수,독일의 DAX지수, 프랑스의 CAC지수가 각각 2%이상 폭락했다.

신용경색이 확산되자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캐나다은행 등 중앙은행 3곳은 긴급자금을 시장에 푸는 등 유동성 확대에 나섰다.

ECB는 기준 금리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이날 기준금리 4%에 950억유로(1308억달러)를 긴급 지원했다. 미국의 FRB도 금융시장에 초단기 자금 120억달러를 공급했다. 캐나다은행도 14억5000만 캐나다 달러의 자금을 유동성 지원을 위해 공급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사태로 선진국에서 촉발된 시장심리 악화가 한국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모니터링 인력을 평소보다 크게 늘리고 사건에 대한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추정하고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한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는 않지만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시장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 시절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의 주택 마련을 위해 처음 만들어진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신용이 좋은 사람들이 받는 일반 모기지보다 선불금은 적은 대신 이자율은 2~4%포인트 높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이용한 저소득층의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주택값이 떨어지면서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 대출마저 어려워지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급등했다.

이에따라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기반을 둔 각종 상품에 투자한 헤지펀드가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사 게재 일자 2007-08-10
 
 
주가 ‘뚝뚝’… 막차 탄 개미들 ‘발동동’
주식시장 객장 표정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사태 여파로 10일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각 증권사 객장마다 투자자들의 걱정과 탄식이 쏟아져 나오고있다. 특히 “요즘 돈 되는 건 주식뿐”이라는 말만 듣고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개미투자자들은 혹시나 원금 만저 까먹는 건 아닌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0일 오전 9시15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신증권 객장. 객장안은 간밤에 전해진 국제금융시장의 악재를 걱정해 찾은 투자자들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투자상담사들은 미처 객장에 나오지 못한 투자자들의 근심어린 전화를 받느라 손을 놓을 틈이 없었다. 매 순간 주가가 떨어졌고 화면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인천에서 왔다는 50대 투자자 박모씨는 수첩에 적힌 보유 종목 주가를 비교하는 중이었다. 그의 검고 낡은 수첩에는 보유 종목의 주가가 날짜별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주식투자 5년째라는 박씨는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이 빠졌다”며 당혹스러워했다.

다른 투자자들도 입을 꾹 다문 채 주식시황판을 주시하고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보유 종목을 체크한 뒤 휴대전화로 다급히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0여명의 투자상담사들도 저마다 전화를 받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김영우(30) 상담사는 “주가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고객 전화를 여러통 받았는데, 대부분 보유 종목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왜 떨어졌는지를 물어왔다”고 밝혔다.

전화받느라 분주하던 고재성(32) 차장도 “쇄도하는 전화 대부분이 주가급락세가 언제까지 갈지를 묻는 것”이라며 “보유 종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와 왜 떨어졌는지 묻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소연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주식이 돈 된다는 이야기를 들고 지난달 2억여원을 투자했는데 ‘막차’를 탄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