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한의원 ‘문닫기’ 속출 |
불황에 약재 불신 등 겹쳐 판매 급감… 경영난 가중 |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 |
알레르기와 아토피 전문병원을 내세우며 서울 등 수도권에 5곳의 분원을 열고 지방 21곳 한의원과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C한의원은 최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 대치동 본원의 문을 닫았다. 지난 2004년 개원한 이 한의원은 알레르기 등 치료로 인기를 끌어왔지만 한의약 업계 불황으로 3년을 버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C한의원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총명탕 등 학생용 보약을 팔아오던 또다른 한의원도 얼마 전 대치동을 떠났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20여곳에 가까운 이 일대 한의원 중 매년 두세 곳은 주인이 바뀐다”며 “지금도 두세 곳은 매물로 나와 있다”라고 말했다. ◆문닫는 한의원들 속출 = 병원을 능가하는 고소득을 올려오던 한의원이 계속되는 불황과 소비자들의 한약소비 변화 등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불황을 잘 타지 않는다는 서울 강남구에서만 지난 2004년 한의원 49곳이 문을 닫은데 이어 2005년 41곳, 2006년 74곳의 한의원이 폐업신고를 했다. 올해는 7월말 현재 53곳의 한의원이 간판을 내리는 등 문을 닫는 한의원이 급증하고 있다. 한의사 박모(35)씨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요즘은 주변의 오래되고 이름난 한의원들마저도 매출이 30% 정도씩 줄었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보약판매 등을 위주로 해왔던 한의원으로서는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약보다는 비타민, 글루코사민 등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 소비패턴 변화도 한의원에 타격을 줬다. 김모(34·회사원)씨는 “한약은 맛이 쓰고 휴대가 불편해 때맞춰 먹기 어려운데 반해 비타민 등은 휴대가 편해 자주 사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1조1000억원이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5년만에 두배이상 증가했다. 약재 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이같은 경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발표한 한약재 조사에 따르면 총 600개 중 93개 한약재의 납·카드뮴·비소·수은 등 중금속 잔류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유모(33·회사원)씨는 “잊을 만 하면 약재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와 한약 먹기가 꺼려진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한의사들 = 한약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한의사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00년 이전에는 700명을 넘지 않던 한의대 졸업생이 2004년 790명, 2005년 877명, 2006년 845명으로 800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 한의사는 “한의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나 한약 소비가 예전만 못한데도 아무런 대책없이 한의대 졸업자 수만 늘리고 있다”며 “고학력 실업자 양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수범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규격 한약재의 엄격한 사용 등으로 한약재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시럽과 과립 등 새로운 형태의 한약시장을 창출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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