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제작+감독:Sydney Pollack/주연:Harrison Ford + Julia Ormond
음악: John Williams/127분
“나는 두 번씩 리바이벌 하지 않아“ 라는 우리나라의 고 이주일 님의 코미디 대사가
생각이 나는데, 리메이크 또는 리워크 라고 표현해야 할 기존 영화의 재 제작
작업 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만만한 작업은 분명히 아닌 것 같다.
특히 기존의 원작에 출연하였던 주연배우가 수퍼 스타 였을 경우에는,
(본인 생각에) 그 영화는 잘 만들어 보았자 본전 밖에 않될테니, 아예, 미리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영화제작자들의 욕심은 또 그게 아닌 모양이다.
1954년에 원작이 개봉 된지 41년 만에 만든 이 영화 'Sabrina 1995' 도,
거장, 시드니 폴락 감독(1934, 인디애나)이
괜히 씰 데 없이 손을 대었다가, 그간, '도망자'(1963/TV) 에서부터
The Way We Were(1973), Out of Africa(1985/제작), 'Havana'(1990),
등으로 쌓아올린 그 명성에 흠집만 내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도대체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1993)이 과연 누구인가?
요정 같은 그녀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 로마의 휴일 (1953) 과 바로 이 유명한
사브리나 (1954)이다 보니 아무래도 흑백이던 영화를 컬러화 한다는 의미 외에는
이 영화의 리메이크는 애당초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감히 말할 수가 있겠다.
또 헵번이 1963년도에 출연하였던 샤레이드(Charade) 를 다시 리메이크한
‘찰리의 진실’(2003)도 역시 우리들에게는 박 중훈이 출연 하였다는 것 외에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였으니 (거기다 헵번의 역을 대신한 여배우는 차라리
그나마 이 ‘Sabrina ’95‘가 백번 낳을 정도로 한심한 캐스팅)
앞으로도 헵번 같은 거물들이 출연하였던 영화들은 리메이크 라는 단어조차도
꺼내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또 어차피 리메이크를 한다면 차라리 덜 알려졌던(배우포함) 영화를 신세대용으로
기획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또 기왕 한다면 영화음악도 역시 신세대용으로
완전히 최신 스타일(랩 버전 등)로 갔으면 하는 바램 이다.
이 영화같이 예전 음악을 쓰면서 또 새로운 음악을 추가하는 방식은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촬영기법과 배우만 새로워진다는 식의 ‘재 제작’은 현실적으로
(흥행에도) 성공을 할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줄거리도 기왕이면 약간이라도 좀 바꾸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현대화된 이 영화 에서도 역시 볼거리라고 해봤자 오리지널과 같이 한 미운
오리새끼가 중년의 어느 바람둥이를 매개로 얼마나 눈부시게 백조로 변모 하느냐
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게 아쉽다.
어쨌든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빌리 와일더(Billy Wilder/1906-2002) 가 직접 각본을 쓰고 또 제작,
감독까지 한 1954년도의 명 고전작품 사브리나 (위의 포스터)가
이렇게 41년 만에 새롭게 리메이크 되였다. 험프리 보거트(1899-1957)의
중년의 멋과 오드리 헵번의 청순미가 흑백 화면 가득히 물씬 풍기던 오리지널을
대신하여 1995년도 판 이 작품에선 같은 역을
해리슨 포드(1942, 시카고)와
줄리아 오몬드(1965, 영국)가 이를 대신하였는데,
남자는 모르겠지만( 더 낳다 는 평도 있긴 있었다.) Sabrina Fairchild 역 에는
역시 오몬드 가 좀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전년도에 ‘가을의 전설’(1994)에서 Brad Pitt (1963. 오크라호마) 와
호흡을 잘 맞추었다고 해도, 이런 큰 역은 아무래도 시기상조가 아니었나 생각되는데
이 영화 자체가 빛을 못 보아서 그런지 아직도 활동은 계속하는데도 이렇다 할
대박은 없는 것이 측은해 보인다.
영화음악은 오리지널 편에 비해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는데
우선 여러 번의 오스카 수상에 빛나는 거장,
존 윌리엄스(1932, 미국 뉴욕)를
동원 한 자체가 눈에 띠고 중량감이 있어 보인다. 노구를 이끌고 직접 작곡과 편곡,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하면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듯하고, 또 큰맘 먹고 당시에 인기 절정이던 매력적인 남성가수,
스팅(Sting/1951, 영국)까지 기용하여
부드럽게 불러준 재즈 발라드,
‘(In the) Moonlight’을 주제곡 같이 사용하였는데, 희한한 것은 같은 시기에
개봉이 된 Leaving Las Vegas"(1995) 와는 달리 스팅 역시도 (노래는 좋은데)
썩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 곡은 감미로운 오케스트라 연주곡으로도 여러 번 흘러나온다.
(아래 노래와 가사 참조)
또한 Rachmaninoff 의 잘 알려진 ‘Rhapsodie on A Theme Of Paganini’ 와
Dvorak 의 ‘제9번 교향곡, 제4악장’ 같은 클래식음악도 영화의 분위기를
고급화하려는 시도로 등장을 하는데 그러나 오리지널 편인 1954년의
‘사브리나’ 에서도 주제곡같이 인용된바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샹송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이
역시 많은 삽입곡들의 하이라이트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프랑스 유학 장면에서 다시 한번 등장을 하는 이 유명한 곡 대신에
차라리 다른 프랑스 샹송을 썼으면 어떠 했을까하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든다.
왜냐하면 이 대 명곡은 1945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편의 영화에 이미
사용이 되었으므로 원작과는 좀 다른 분위기를 주기 위해서라면 훨씬 더 현대적인
분위기가 나는 샹송이 좋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La Vie en Rose’의 더 많은 버전들은 사랑할 때 버려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 Gotta Give/ 2003) 과 Love Me If You Dare (Jeux D' Enfants/ 2003)
그리고 Sabrina 등의 리뷰에서 좀 더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 시리즈로 젊은 나이에 일약 거장 감독이 된
Peter Jackson(1961, 뉴질랜드)도 잘 알려져 있는 ‘King Kong’의 리메이크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고, 또 이외에도 몇몇 유명 감독들이 무슨 유행처럼
현재 리메이크에 매달리고 있다는데(‘알렉산더 대왕’등) 과연 (흥행 이)잘 될까
의심스럽고 걱정도 된다. 한편, 국내의 모 영화 관련 잡지에서 얼마 전,
리메이크 작 Best 5 와 Worst 5 를 기사로 다룬 적이 있는데,
이 ‘Sabrina ’95‘ 가 그 Worst”쪽에서 1위로 Tim Burton(1958, 미국) 의
‘혹성 탈출’(2001)등과 함께 나란히 불명예스러운 차트에 올라가있다.
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1930, SF)의 출세작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 가 잘 만든 리메이크로 손꼽혔는데 전적으로 본인 역시 공감하는
바이다. 그러니 앞으로 리메이크를 하고 싶은 자들은 아래 기사를 반드시 참고해야만
올바른 정답이 보일 것 같다.
* REMAKE BEST 5 :
1.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1964)
2. Far From Heaven(2002)
3. Scarface(1983)
4. Ghost Dog(1999)
5. Body Snatchers(1993)
* REMAKE WORST 5 :
1. Sabrina '95
2. Gloria(1999)
3. Breathless(1983)
4. 혹성 탈출(Planet of the Apes/2001)
5. City of Angels(1998)
*다음은 OST 수록곡 들:
01 THEME FROM SABRINA
02 MOONLIGHT - 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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