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시모음 ▒

나의 어머니

천하한량 2007. 5. 11. 02:23

나의 어머니 /글*구암
고향을 떠나올 때 
길가에 하얀 서리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서걱거린다. 
고샅에서 남몰래 
옷섶을 훔치시던 어머니의 오열이 
여명을 적시던 그 해 
보리밭 이랑 사이로 
자운영꽃이 붉게 피면 
내 어머니 다시 뵐까 
재너머 무논에 
뜸북새 자지러지게 울어대면 
내 고향을 찾을까 
그 어머니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마주할 수 있는데 
낙타 등처럼 굽은 허리에 
초라하게 작아져버린 내 어머니 
서글프다 
유성의 파편처럼 
깨어진 거울처럼 
저려오는 가슴이 소리없이 끝도 없이 
조각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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