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초신응식 ▒

흐려진 달 -석초(石艸) 신응식(申應植) (1909~1975)-

천하한량 2007. 5. 3. 16:24
        
    흐려진 달 
                     -신석초-
하룻밤 내가 달을 쫓아서
이름도 모를 머언 바닷가
모래 위에다 장미꽃으로
비밀의 성을 쌓고 있더니
밤이 깊도록 내가 모래성에서
다디단 술에 취하여 있을 때
문득 구름이 몰려와서
내달을 흐리다
아아 내 꿈은 덧없음이런가
바다의 신이 나를 시기하였음이런가
심연으로 달은 빠지다
달이여 너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헤매다 나는 보다
물결쳐 움직이는 바다의 그 사나운 양을 

신석초(申石艸, 1909 ~1975).

 

본명은 응식,
호는 유인(唯仁), 석초(石艸).충남 서천 출생.경성제일고보 입학,
일본 법정대학 철학과 졸업. 1932년,유인이라는 이름으로
<문학창작의 고정화에 항(抗)하여>라는 평문을 썼으며, 1933년 이후
카프 회원으로 활약하다가 1933년 박영희와 함께 카프를 탈퇴.
그 후 <자오선>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 <석초시집>(1946),<바라춤>(1959),<폭풍의 노래>(1970),
<처용은 말한다>(1974),<수유동운(水踰洞韻)>(1974) 등과 이외에
그의 저작으로는 <발레리 연구>,<임어당산고>등 에세이 다수와
<석초집>,<자하시집>,<시전> 등의 번역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