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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불법복제, '무엇을 남겼나?'

천하한량 2007. 4. 30. 16:23

◇ 불법복제물 정크아트 '생각하는 사람' ⓒ 문화관광부


인터넷의 보급은 음반시장은 물론 영화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비디오 대여 시장의 소멸은 물론 DVD 시장의 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 이른 데는 불법복제 파일의 힘이 가장 컸다. 비디오를 빌리지 않고도 안방에서 간단히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으며 DVD를 구입하지 않고도 집에서 DVD에 버금가는 화질의 영상을 CD에 담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 대부분, ‘불법복제 이용’

최근 인터넷영화관 ‘씨네웰컴’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5%가 ‘인터넷 공유사이트 다운로드’를 주된 영화감상 방법으로 꼽았다. 그러나 ‘주로 극장에서 본다’고 답한 44% 대부분도 ‘인터넷 공유’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개봉도 되지 않은 영화가 인터넷에 고화질 영화파일로 뜨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보니 영화사의 손해는 막대하다. 해외 서버를 이용하고 메신저, 비공개 공유 등 갖가지 방법으로 행해지는 공유를 막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더욱 힘겨운 상황.

불법 복제 파일은 대부분 DVD 동영상 파일을 DivX 및 XViD 코덱을 사용하는 AVI 파일로 변환한 것으로 최신작의 경우엔 외국에서 출시된 DVD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외국영화들의 국내 개봉은 3개월에서 1년 가까이 늦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외에서 이미 DVD로 출시된 경우가 많고 이는 곧 불법파일의 유통으로 이어진다. 할리우드가 한국에 대해 민감한 부분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2000년대 들어 할리우드 영화는 한국영화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섰다. 국내에서 최초 개봉하는 한국영화의 경우 고화질의 영화파일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반면에 외국영화의 경우 쉽게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10대~20대 사이의 한국 관객 중 상당수가 ‘한국 영화는 극장에서 외국영화는 다운로드 받아서 본다’고 생각한다. 특히 20대는 영화의 승패를 좌우하는 최대 수요층이기도 하다.


◇ 최근 개봉된 <스파이더맨 3> ⓒ 소니픽쳐스


할리우드, 불법복제 문제에 민감한 반응


상황이 이렇다보니 할리우드는 최근 국내 개봉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탕에는 한국영화계의 위상이 높아져서라기보다는 불법복제 파일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는 상업적 속셈이 깔려 있다.

25일 오후 열린 <스파이더맨 3> 기자시사회에서 있었던 소지품 검열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캠코더,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카메라 기능이 있는 핸드폰까지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불법복제파일에 대해선 지나칠 정도로 민감해졌다.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영화에 비해 더 큰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한국 영화계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국내 DVD 시장이나 음반 시장 등 부가 산업이 붕괴되다 보니 극장에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극심한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

이는 개봉 첫 주에 흥행 승패가 좌우될 정도로 급박한 한국영화계 풍토에선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 한국 영화계의 질적 하락, 더 나아가 한국영화계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영화는 물론 게임, 음반 등 문화 전반에 퍼져 있다. 특히 국내 음반시장은 거의 붕괴된 상황. 인터넷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인터넷 폭군’ 이미지로 변질되지 않도록 좀 더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출처 : 미디어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