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자산 2억1131만 원, 빚 3246만 원, 연평균 소득 3649만 원, 연간 지출 2613만 원, 10명 중 2명은 완전 은퇴….’
이는 한국 50대의 자화상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김시원 연구원팀이 2005, 2006년 50대 이상 5133가구를 조사해 최근 발표한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경제 사정이 드러나 있다. 본보는 이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 많이 벌고 많이 쓰는 50대
50대 이상의 보유 자산은 50대 후반(55∼59세)에 2억2297만 원으로 정점을 이루다 60∼64세는 1억7139만 원으로 줄어드는 등 60대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자산 형태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4세에는 88.9%였지만 80세 이상이 되면 92.9%로 커져 늙을수록 부동산 자산 의존도가 높아졌다. 금융 자산의 비중은 8.5%에서 6.1%로 줄어 ‘집 한 채에 소득은 별로’인 노후상이 드러났다.
소득액도 50대에서 정점을 이뤘다. 예를 들어 근로·사업 소득 가구주의 경우 50대에서 3051만 원으로 정점을 이루다 60대(1283만 원), 70대 이상(255만 원)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지출도 50대에선 2613만 원이었으나 70대 이상에선 903만 원으로 떨어졌다.
○ 늙을수록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 영세업
50대로 접어들면서 단순 노무자가 크게 늘어났다. 단순 노무자의 비율이 50대 초반에는 32.3%였지만 50대 후반엔 51.9%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비율은 65∼69세에 79.9%로 급증했다.
완전히 일을 떠난 ‘완전 은퇴자’의 비율은 50대 이상에선 10명 가운데 3명꼴(27.4%)이었다. 완전 은퇴자들의 평균 은퇴 연령은 59.3세였다. 완전 은퇴자의 약 70%는 60세 이상이었다. 건강 악화로 인한 은퇴 비율은 직장 근로자의 경우 55.9%, 자영업자의 경우 70.4%였다.
자영업자는 50대 이전에는 제조업 및 건설업, 도소매, 음식점 등에 종사하다 50대 이후엔 농업, 어업, 임업, 수렵 등으로 이동했다.
○ 소비 지출액 상위-하위 20% 5배 차이
50대 이상 연령대의 연평균 소비 지출액은 하위 20%가 602만5000원, 상위 20%가 2904만5000원으로 약 5배의 차이가 났다. 이들 집단을 비교할 때 식비는 3배, 문화 생활비는 20배, 보건 의료비는 2배, 교통 통신비는 7배, 교육비는 12배 안팎의 격차가 났다.
50대가 생각하는 노후 1인당 최소 생활비(기본적인 의식주만 해결)는 83만8000원, 적정 생활비(문화 생활비까지 포함)는 120만7000원이었다. 부부를 기준으로 할 때는 각각 127만5000원, 184만7000원이었다.
1인당 최소 생활비는 60대가 72만 원, 70대가 62만 원이었다. 적정 생활비는 이보다 더 높아 60대가 105만 원, 70대가 90만 원이었다. 부부의 경우 1인 가구에 비해 1.5배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최소 생활비와 적정 생활비 격차가 줄었다.
자녀에게서 생활비 도움을 받는 비율은 50∼54세 27.0%, 55∼59세 47.5%, 60∼64세 64.5%, 65∼69세 73.8%, 70∼74세 79.3%, 80세 이상은 84.1%에 달했다. 60대부터는 절반 이상이 도움을 받고 있었다.
○ 70대 이상 기대수명 84.5세
주관적인 기대 수명은 50대는 77.8세, 60대는 78.9세, 70대 이상은 84.5세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졌다. 50대의 주관적인 평균 수명은 79.3세로 통계청이 내놓은 기대수명 78.6세와 비슷했다.
50세 미만의 경우 단독주택 거주가 34%에 불과했으나 70세 이상은 67.7%여서 나이가 들수록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높았다. 자기 집을 가진 가구주는 60대 78.5%였으나 70대에서는 66.2%로 떨어졌다. 가구주의 주택 가격 평균은 50세 미만이 1억6447만 원이었으나 50대는 1억5794만 원, 60대는 1억4406만 원, 70세 이상은 9868만 원이었다.
○ 자영업자가 만족도 높아
생활 전반의 만족도는 직장인(33.3%)보다 자영업자(41.0%)가 높았다. 집에 대한 만족도(직장인 43.0%, 자영업자 52.0%)와 경제 상태 만족도(직장인 19.1%, 자영업자 24.0%)도 자영업자가 높았다.
직업 만족도는 직장인(37.1%)이 자영업자(35.6%)에 비해 다소 높았다. 만성질환이나 육체적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 응답은 직장인(23.9%)이 자영업자(33.8%)에 비해 낮았다.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직장인 16.3%, 자영업자 20.4%가 좋지 않다고 대답해 자영업자의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가입한 비율은 직장인이 높았지만 민간 저축 가입률은 자영업자가 높았다.
주관적 기대수명은 자영업자가 79.4세, 직장인은 78.4세여서 자영업자가 다소 오래 살 것으로 예측했다. 은퇴 연령은 직장 근로자는 58.57세였지만 자영업자는 60.39세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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