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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자정 이후엔 금지' 추진에 비난 봇물

천하한량 2007. 4. 16. 17:10

"온라인게임 자정 이후 허용 절대 안된다고?"

문화관광부가 마련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가청소년위원회 등이 "청소년 보호에 미흡하다"라고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위헌적 발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청소년위원회와 교육계 등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을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제한하고, ▲청소년의 PC방 출입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7시로 앞당기는 조항을 삭제할 것 등이다.

문광부는 청소년의 PC방 이용 시간을 앞당기는 문제는 "청소년들의 PC방 이용 시간을 확대하면 게임 중독 청소년들의 등굣길 일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청소년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처지다.

■온라인 이용 시간 제한에 비난 봇물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이용 시간을 자정 이후 제한해야 한다는 소위 '셧다운제'에 대해서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각계 각층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의 이용 시간 제한이라니 말도 안된다. 청소년의 PC방 출입 시간 제한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마당에 가정에서 하는 게임을 어떻게 국가가 나서서 규제한단 말인가. 부모의 양육권과 청소년의 행복 추구권에 대한 무시다. 엄연히 헌법 위반이다"라고 비판했다.

마포에 사는 한 학부모는 "게임을 아예 봉쇄하란 말이냐. 게임을 마치 술이나 마약으로 생각해 무작정 격리해야 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청소년의 건강과 수면권이 문제라면 EBS방송이나 11시 넘어 하는 학원도 다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용산의 한 PC방 업주는 "PC방 업자에게도 직업의 자유가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 때문에 건전한 온라인게임장까지 영업을 하지 마라는 거냐. 청소년 권리도 중요하지만 성인 권리도 있고, 영업자의 권리도 있고, 학부모의 권리도 있다. 청소년이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획일화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장희 놀이미디어 교육센터 소장은 "셧다운제는 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 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도 중요하므로 국가가 나서서 규제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회교와 힌두교 신자가 많아 야간 활동을 제한하는 싱가포르 정도다. 태국의 경우는 가정에 인터넷 인프라가 없어 PC방에서만 게임할 수 있어 셧다운제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중국의 경우도 셧다운제는 도입된 바 없다. 다만 최근 피로도시스템 인증제를 도입하여 게임을 지나치게 이용할 경우 아이템 획득률이나 경험치를 떨어뜨려 과도한 게임 이용을 예방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피로도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업계가 자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청소년위의 이의 제기 시점과 성명서 대표성

청소년위의 이의 제기 시점과 성명서를 낸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시행령이 차관회의에 올라가고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하고 20일 시행 예정이었다. 그런데 청소년위에서 11일 갑자기 고쳐야 할 의견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그 다음날 청소년위의 주장과 유사한 내용의 성명서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성명서를 주도한 단체는 게임물등급제도개선시민연대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였다. 그런데 문화부 조사 결과 74개의 협의회인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의 경우 사무총장도 성명서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제도개선연대 측은 "성명서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와 공동으로 발표된 것은 실무자의 실수다. 그동안 같이 성명서를 많이 낸 적이 있어 실무자가 이번에도 단체명을 입력할 때 당연히 같이 하는 것으로 보고 넣은 것 같다. 실무자가 잘못 기입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명의 도용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연대 측은 "청협에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지 않았다. 내용상으로는 동의할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항의하면 뺄 것"이라고 대답했다.

성명서에는 청소년 PC방 출입 시간과 시험용 온라인게임에 청소년 참여 제한 등이 담겼지만 온라인게임의 이용 시간 제한은 빠져 있다.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내주 초 국무조정실에서 안건을 조정한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이달 27일께 시행될 예정이다.

 

출처 : 미디어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