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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탐구(42)] 백반증

천하한량 2007. 4. 6. 01:21
[질병탐구(42)] 백반증
멜라닌 세포 줄어들면 피부 하얗게 변해
인터뷰 | 우보한의원 일산점 이계석 원장

‘20세기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은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씩 모습을 드러낼 때도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난다. 기형적인 얼굴 모습과 탈색된 피부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추정되기도 하지만 잭슨은 백반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백반증이 심한 환자는 사람 만나기를 꺼리기 때문에 주위에서 환자를 보기 힘들지만 백반증은 100명에 1명꼴로 생기는 흔한 질환이다.

피부색은 카로틴 등의 착색물질과 혈액순환 정도,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백반증은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가 없어져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흰색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백납이라고도 부른다.

백반증은 피부 증상 외에 특별한 고통은 없으나 외형상 문제가 되며 대부분의 경우 점차 질환 부위가 번지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몸통처럼 옷으로 가릴 수 있는 곳에 생기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얼굴이나 손과 같은 노출 부위에 생기는 경우 환자는 생업에 지장을 받거나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 그림·박상철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세포가 고장 나 엉뚱하게도 자기 몸을 공격한다는 자가면역설, 신경세포가 내뿜는 독소 탓이라는 신경체액설, 색소세포가 스스로 파괴되는 것이라는 자가파괴설 등이 있다. 이렇게 여러 가설이 있으나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최근에는 아토피, 건선 환자가 증가하듯이 백반증 환자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봐선 환경악화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반증은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의 흰색 반점이 주로 목과 가슴, 얼굴 등의 노출부위와 상처가 자주 생긴 부위에서 나타난다. 특히 손·발·무릎·팔꿈치 등 뼈가 돌출된 부위와 눈 주위, 입 주위 등에 자주 발생한다.

종류는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국소형, 동일한 종류의 신경 분포 방향을 따라 생기는 분절형, 주로 손발이나 귀끝 같은 인체의 말단부에 나타나는 사지말단형, 몸의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분포되는 전신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눈썹이나 머리카락이 하얗게 탈색돼 자라기도 하는 백반증은 흰 점 한두 개로 시작하여 점점 주변으로 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반증은 단순히 피부의 탈색을 초래하는 경우 외에도 눈의 홍채와 망막의 색소 이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백반증 환자는 갑상선기능 저하나 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원형탈모증, 홍반성 낭창, 피부경화증 등의 자가면역성 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높다.

백반증은 색소성 결함일 뿐 피부에 다른 이상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또 몸에 흰 반점이 나타난다고 다 백반증은 아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도 많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 체크 및 환부검사, 암실에서 자외선의 반사를 보는 우드등 검사, 곰팡이 검사, 조직검사 등을 거쳐야 확진할 수 있다.

양방에서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치료법은 광화학요법 치료, 스테로이드 치료, 외과적 치료,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광화학요법은 빛을 접하면 특정 작용을 하는 광감작제인 소랄렌을 먹거나 바르고 자외선을 쏘이는 방법으로 비교적 효과가 뛰어나지만 환자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레이저 치료법은 피부 깊숙이 존재하는 멜라닌 색소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항염 작용과 면역 억제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제를 바르거나 주사해 치료하기도 한다. 백반증이 안정화돼 번지지 않는 경우 허벅지 등 정상 피부의 표피만을 떼어내 백반증이 있는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다.

한방에서는 백반증의 원인을 피부에 혈기가 조화되지 못해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백반증을 백전풍(白癲風)이라고 하며 ‘풍(風)으로 인해 피부에 백색반점이 생기는 질환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이 가렵지도 아프지도 않은 병’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표피적인 치료에 국한하지 않고 내부적 문제까지 치유하여 자연적인 재생능력을 갖도록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를 한다. 한약, 침 등으로 신체의 잘못된 면역 기능을 교정하여 근본 치료를 하는 것이다.

백반증의 발병과 악화는 계절과 관계없으나 자외선에 더 악화될 수 있다. 백반증 부위는 햇빛에 대한 내성이 약해 화상을 입거나 염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또 꽉 조이는 허리띠나 브래지어, 장신구 등은 피부를 자극해서 백반증을 번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계나 목걸이 같은 장신구를 착용하지 말고 헐렁한 옷차림으로 지내도록 한다. 남자들의 경우 면도칼보다 전기면도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밝은 색의 머리 염색약은 백반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박준동 주간조선 기자 jd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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